Share

제542화

Penulis: 적매화
소한의 주먹은 그대로 소하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 탓에 소하는 몸 전체가 뒤로 쓰러졌다.

소하의 뒤에 서 있던 소 씨 부인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소하!”

그녀는 서둘러 소하를 부축하였다.

눈물이 고인 채로 소한을 노려 보았다.

“한아! 이게 뭐 하는 짓이야!.어찌 네 형과 주먹다짐을 한단 말이냐?!”

소한은 소 씨 부인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사실 소하는 공격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허나, 그가 공격을 피했다면 소 씨 부인이 맞았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소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동시에 타오른 분노가 점점 사라지고, 진정을 되찾았다.

소하는 소한의 주먹에 맞아 입가에 피가 터졌다.

소 씨 부인은 그를 일으켰다.

걱정하는 눈빛으로 소하를 바라보았다.

“괜찮느냐.”

소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소한을 한번 바라보았다.

소한은 여전히 씩씩거렸다.

허나 방금 전 주먹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

만일 힘을 실었다면 이빨이 뽑혔을 지도 모른다.

소 씨 부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소한을 바라보았다.

“어서 네 형에게 사과하지 못하느냐!”

소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소하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분명 잘못을 한 자는 형이다, 어찌 자신이 먼저 사과를 한단 말 인가.

그의 모습에 소 씨 부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소한을 쫓아가며 “이 놈이!” 라며 말했다.

허나 그의 발걸음이 빠른 탓에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했다.

이때, 소하가 소 씨 부인을 안심 시켰다.

“어머니, 성을 내지 마시옵소서.”

“어찌 성을 내지 않을 수 있단 말이냐, 저 자식의 행실을 보거라!”

그녀는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허나 그녀는 소한이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인지 알고 있다.

단이가 장양강에 빠지고부터 생사를 알기 위해 매일 장양강에 찾아간다.

허나, 어찌 찾을 수 있겠는 가.

이미 살과 뼈가 으스러지고,.물고기의 사료가 되었을 것이다!

십중팔구 모두 단이가 죽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허나, 두 형제는 귀를 닫고 있다.

잠시 생각하던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43화

    소 씨 부인의 마음 한켠에는 죄책감이 자리를 잡았다.허나, 아무리 많은 눈물을 흘려도 돌이킬 수 없었다.소한은 소하의 마당에서 나와서 관저의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뛰어오는 임학이 보였다.소한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게 다가갔다.“단이의 소식이 있는 것이오?”예상과는 달리 임학은 그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원이는 어디 있소?”소한이 눈살을 찌푸렸다.임학의 손을 뿌리치고는 인상을 쓰며 답했다.“폐하께 여쭤보시오!”임원은 동래로 추방되었다.황제가 내린 명이었기에 소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임학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원이가 실종 되었단 말이오! 원이를 데려 간 관차가 어젯밤에 납치 당하였다고 하였소, 진정 자네가 한 짓이 아니란 말이오?!”소한은 임학을 밀어냈다.“내가 어찌 임원 낭자를 납치 한단 말이오?”“자네가 아니면 대체 누구란 말이오!원이가 단이를 다치게 하였으니, 단이를 대신하여 복수를 하고 싶었겠지!소한, 원이도 무고하오... 그 계집도 산녀 한테 깜빡 속은 것이오!”그의 말에 소한은 방금 전 다 쏟아내지 못한 분노가 다시 끌어 올랐다.주먹을 쥐어 그대로 임학을 향해 가격했다.“단이가 그 계집한테 그렇게 당했는 데, 아직도 그 계집의 편을 드는 것이오? 내가 보아하니, 자네는 미친 것이오! 똑똑히 알려주겠소, 나는 그 여인을 납치한 적이 없소이다! 만일 내가 어디선가 마주친다면, 당장이라도 칼로 두 동강을 낼 것이오!”임학은 주먹을 맞았는데도 전혀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자네가 알긴 하오?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이미 딸을 하나 잃었소. 어찌 두 딸을 모두 잃을 수 있겠소?”진산군 관저는 임원을 미워했다.만일 임원이 관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단이도 이러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허나 그들은 침착함을 되찾고, 임원의 말을 들어 보았다.일리가 있는 말이었다.아무것도 몰랐고, 산녀가 모든 것을 감추었다는 사실이었다.임원은 아무런 잘못이 없지 않은가.여러 해를 지내면서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44화

    임학은 비틀거리며 관저로 돌아갔다.문을 열자마자 진산군과 마주쳤다.임학이 돌아오자, 진산군이 다가갔다.“어찌 되었어? 소 장군께서는 뭐라고 하시더냐?”임학의 두 눈에 핏줄이 보였다.“아버지께서 임원을 납치하였다 했습니다.”진산군은 소한이 한번에 알아맞힐 줄 몰랐다.그 바람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그 말을 믿는 것이야?”허나, 당황하는 진산군의 모습을 임학이 모를리가 없었다.그는 작게 중얼거렸다.“아버지,이 어찌 된 일이옵니까. 주상 전하께서 아시기라도 하면, 온 집안이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옵니다!”임학은 소한이 계획한 일 인줄 알고 있었다.자신의 아버지가 그럴 줄은 전혀 몰랐던 눈치다.“조용히 하지 못할까!”진산군도 작게 으름장을 놓았다.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어찌 할 도리가 있겠느냐. 원이가 동래로 추방되고 나서, 네 어머니는 눈물로 밤을 지내셨다. 단이는 이미 사고가 났고, 만약 원이라도..”“그렇다고 하질 언정, 온 집안의 목숨을 가지고 농을 할 수는 없지 않사옵니까!”임학이 작게 꾸짖었다.“하물며 단이의 일은 원이 때문입니다! 원이가 한 마디만 해주었더라면, 단이가 오랜 시간 동안 그 많은 수모를 당하지도 않았을 터. 동래에 추방된 것은 오히려 원이에게 잘된 일이 아니옵니까?”“네가 어찌 이리 말할 수 있느냐!”진산군이 낮게 꾸짖었다.“원이는 네 누이로 삼 년을 지냈다. 이 삼 년은 네게 아무것도 아니더냐.”“단이야말로 제 누이이옵니다!”임학이 소리를 높였다.“생사조차도 모르옵니다. 지금 제가 해야 할 것은 서둘러 단이를 찾는 일 이옵니다! 시체가 되어도 집으로 데려갈 것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희 집안 전체가 단이에게 죄를 지었나이다! 이제 그 일로 찾지 마시 옵소서. 임원이 명일 동래에 나타나지 않으면, 윗분들께 알린다고 소한이 일러 두었나이다. 황천길 떠나도 단이를 다시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시옵니까?”“허나..허나 임원도 무고하지 않느냐! 그 산녀가 이 진산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45화

    임원이 처벌을 받는 것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곤욕을 겪고 차마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임원도 산녀에게 속았기 때문에 그녀를 탓할 수는 없었다.허나..단이도 무고하기는 마찬가지다.그가 제일 보상해야 줘야 사람은 임원이 아니라 단이 이지 않은가.단이야말로 마음속의 1위 여야 했다.잠깐 생각하고는 임학은 걸음을 멈추었다.그리고 품에서 작은 보따리를 꺼냈다.보따리는 그의 체온에 따라 따뜻했다.그는 손으로 어루만졌다.동시에 마음의 상처가 점점 퍼져 나갔다.단아, 네 오라버니가 꼭 찾을 것이다, 네가 죽든 살든 다시 집으로 데려올 것이야.…김단은 날이 밝고 나서야 알았다.어젯밤, 최지습에게 맞은 사람이 춘 숙모의 아들인 칠복이었다.춘 숙모는 남편과 사별하여, 혼자서 아이를 키우셨다.사내처럼 밭일을 하고, 집안일도 하는 바람에 아이를 교육할 시간이 없었다.심지어 칠복이 허튼짓을 하는 것도 몰랐다.들켰을 즈음에는, 온갖 농간을 익힌 뒤였다.다행인 것은 밖에서 무슨 일을 저질러도, 집 안으로 끌어들인 적은 없었다.최지습이 시내로 곰을 팔았다는 소식이 그의 심보를 건드렸던 것이다.다른 촌의 도둑들과 손을 잡아, 최지습의 집에 몰래 들어온 것이다.이전이면 감히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그가 마당에서 잠을 청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결국 방 안에는 촌으로 도망쳐 온 여인만 있다는 점을 알고, 대담하게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하필, 달빛에 비친 김단의 용모에 욕망이 생겨나고 말았다.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 듬었던 것이다.그때 김단이 눈을 뜬 것이었다.춘 숙모는 맞아 얻어터진 칠복의 얼굴을 보며, 눈물이 멈출 줄 몰랐다.“내가 미안하오.” 춘 숙모는 훌쩍 거리며, 자신에게 있던 은을 모두 꺼냈다.“이거라도 받아서 진정하시오.”최지습은 받지 않았다.“잃어버린 것은 없나이다.”김단이 서둘러 대답했다.“저도 괜찮사옵니다.”그들의 말에 칠복은 김단을 한번 보았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46화

    춘 숙모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최지습은 어찌 해결을 해야 할지 몰랐다.덩치가 큰 사내가 어찌할 줄을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다행히도 김단이 춘 숙모를 달래 주었다.그제야 그녀도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시간이 이미 늦었기에 더 이상 머물지 않았다.최지습은 숙모를 보내고 나서, 마당의 서쪽으로 가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이곳에서 비를 피할 수 있는 움막을 세울 준비를 하였다.만일 비가 온다면 더 이상 잘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바쁘게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보며,김단은 입을 열었다.“백도령께서는 진정 칠복이 빚을 갚으려 하는 것을 믿으십니까.”사실은 김단은 지적할 자격이 없었다.허나, 자신의 은인이 속임수를 당하는 것을 지켜볼 순 없었다.최지습은 몸을 계속 움직였다.그는 작게 대답했다.“또 다시 노름을 하러 간 것이오.”그의 말에 김단이 깜짝 놀랐다.“어찌 다 알고 계신 데도 은을 주신 것이옵니까?”“조금 있으면 다 알게 될 것이오.”최지습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어딘가 수상 쩍었다.늦은 밤이 돼서야 칠복이 다시 돌아왔다.허나 이번에는 여러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그의 뒤에 서있었다그들은 칠복을 밀치고, 욕을 하면서 최지습의 마당으로 들어왔다.최지습을 보자마자 칠복은 털썩거리며 무릎을 꿇었다.“백도령 제발 살려 주시 옵소서. 이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 합니다.”마당의 인기척에 춘 숙모가 서둘러 달려왔다.그녀는 칠복의 모습에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최지습은 칠복을 힐긋 보았다.“어찌 내가 은을 주지 않았느냐, 부족한 것이냐.”“백도령, 제가 잘못했나이다.”칠복은 무릎을 꿇고, 최지습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다리를 껴안으며 울부짖었다.“노름에서 이겨서 백도령에게 돌려줄 생각이었나이다. 허나 질 줄은 전혀 생각 못했사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시 옵소서.”허나 최지습은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았다.“이번에는 얼마나 빚을 진 것이야.”칠복은 쭈뼛쭈뼛 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백 이십..”춘 숙모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47화

    곧이어 칠복의 뒤에 있던 무리들에게 말했다.“여기에 도끼도 있고,칼도 있소이다. 그러니 그대들이 알아서 하시오.”뒤에 있던 사내들이 칠복을 잡았다.칠복은 깜짝 놀라 계속 울부짖었다허나 그들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한 손으로 칠복의 손을 잡고 그대로 바닥으로 눌렀다.도끼를 높게 들은 탓에 번쩍 빛이 났다.그리고 아래로 내려쳤다.“아!”칠복이 소리쳤다.그는 바지에 그만 지리고 말았다.그리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허나 그의 손은 멀쩡했다.이때, 무리 중 한 명이 말했다.“이후에는 절대로 봐주지 않을 것이오.”또 한 명의 사내가 품 안에서 돈 주머니를 꺼냈다.그리고 최지습에게 건네었다.“형님,여기 있사옵니다.”“수고했네.”최지습이 담담하게 대답했다.“같이 밥이라도 먹자꾸나."“예, 알겠사옵니다. 셋째가 술안주를 사올 것이 옵니다.”사실 그들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다.곧이어 사내들이 부엌으로 들어가, 음식 준비를 하였다.춘 숙모는 그제야 제정신을 차렸다.서둘러 칠복을 향해 기어갔다.그리고 바닥에 주저앉은 칠복을 때리고 꾸짖기 시작했다.“정신 안 차릴래!”칠복도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듯했다.저 사내들이 최지습의 무리 인 것인가.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두려움이 서려있었다.최지수가 입을 열었다.“운이 좋은 걸로 하자구나, 다음에는 다른 사람의 손에 손이나 발이 팔려 나갈 것이야.”그리고 칠복을 향해 돈주머니를 던졌다.“빌려주는 걸로 하자, 명일부터 나와 함께 사냥을 하자구나.”칠복은 어쩔 줄 몰라 했다.심지어 돈 주머니를 건네받아도 손이 떨렸다.“백도령, 고맙소이다.”춘 숙모는 칠복을 부추겨서 일으켰다.한 사내가 삽을 들고 칠복이 지린 곳을 흙으로 덮었다.몇몇은 부엌에서 바삐 움직였다.나머지는 최지습을 도와 움막을 세웠다.작은 마당이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뜨거운 날씨에 사내들의 땀냄새를 김단은 적응하지 못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갔다.김단이 안으로 들어가자 사내 하나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48화

    최지습이 처음 전쟁에 나갔을 때는 고작 열여섯이었다.비록 왕자의 신분이어도 든든한 배경이 없는 탓에, 그의 형제들을 이길 수 없었다. 만일 계속 한양에 남아 있었다가는,남의 손아귀에 놀아났을 것이다.그리하여 그는 자진하여 상장군의 휘하에서 좌군 선봉을 맡게 되었다.그 해에 북방의 오랑캐들이 잇달아 침노하자, 여러 백성들이 힘든 생활을 했었다.그는 전쟁으로 들어가 검을 휘날리며 적의 몸을 베었다.동시에 뼈가 갈리는 소리마저도 들렸다.뜨거운 피가 눈에 들어가서 마치 세상이 붉게 물든 것 같았다.그는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고, 이것이 공포인지 아니면 흥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서로 죽고 물어뜯는 전쟁에서, 그는 늙은 백성을 죽이고, 열 몇 살의 소년도 죽였다.험악한 눈빛을 보기도 하였고, 전장에 내몰려 공포에 질린 낯빛도 본 적이 있다.전쟁을 하면 할수록 그의 마음은 피로 가득 차서 굳어졌다.왕위의 자리다툼에 그는 참여하지 않았다.그저 끝까지 나라를 지키기만 하였다.허나 그가 한양으로 돌아오고 나서 들은 것은, 자신이 다섯 명의 형들과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는 영원히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두려움 또는 미련에 가득 찬 형들의 얼굴이다.창 끝이 살을 꿰뚫는 순간, 유년 시절 함께 했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왔다.마치 악마가 되어 그의 온몸을 찢는 것 같았다.또한 팔 황자가 숨을 거두 기 전, 피를 토하면서도 웃어 보였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원군, 내가 밑에서 기다릴게.”그는 그제야 알아차렸다.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 또한 삶을 마쳐야 함을.오왕의 난이 있고 나서, 결국 왕의 위협으로 남게 될 것이다.살육이 뒤따르고 죄가 씻을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면, 죽음이 그에게는 일종의 해방이었을 지도 모른다.허나 그의 뒤로는 그의 피를 나눈 것 같은 형제들이 있었다.그는 그들이 자신과 같이 죽는 것이 두려웠다.그래서 도망쳤다.전쟁을 피하고, 조정을 떠나고, 이전에 모든 전쟁에서 도망쳐서,삼 백리 멀어 있는 촌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49화

    ‘촌부’,두 글자로 그들의 모습을 형상할 수 있다.김단은 그들의 모습에 얼이 빠졌다.한편, 최지습은 김단을 등을 지고 있었기에 알지 못했다.이때, 그의 반대편에 앉은 사내가 최지습을 향해 턱을 끄덕거렸다.최지습은 그제야 몸을 돌렸다.미소 짓고 있는 김단을 향해 무엇인가를 알아차린 듯, 주위 사람들을 밀쳤다.“조용히 마시 자구나.”그들도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듯했다.이곳에 여인이 한명 있다는 것을 깜빡 잊은 모양이었다.서둘러 그녀에게 사과를 건넸다.“미안하오, 이게 우리 습관이라서 그랬소.”“그냥 농으로 생각 해주시오.”“네 농이 제일 재미가 없다는 건 알고 있소?”“입 다물지 못해!”순간 모든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김단은 그들을 바라보았다.거칠긴 해도 이러한 화목한 분위기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부드러운 말투로 대답했다.“소인은 아랑곳하지 마시고, 마음껏 즐기시옵소서.”그녀의 다정한 말투의 그들은 멈칫했다.자리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최지습은 김단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았다.이때, 옆에 있던 삼수리가 그를 살짝 밀쳤다.그리고 목소리를 낮추어 그에게 말했다.“살면서 저런 다정한 목소리는 처음 듣사 옵니다. 만일 위에서 온 사람이 아니라면, 받는 것이 어떠 신지요.”최지습이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말을 하는 것이야.”“저희는 모두 가족이 있으나, 형님은 없지 않습니까?”최지습의 옆에 있던 이현이 작게 속삭였다.“설마 노총각으로 사실 생각이시옵니까?”옆에 있던 육진수도 말을 더 했다.“분명히 마음이 있으실 거야, 그렇지 않고서 여인을 이렇게 오랫동안 묵게 할 순 없지 않느냐. 깨면 바로 내쫓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거늘”최지습은 육진수를 노려 보았다.그는 목소리를 깔고 입을 열었다.“저 여인의 목에는 정암의 평안 고리가 걸려 있네.”그 이야기를 듣고 사내들은 깜짝 놀랐다.혹여 김단에게 들킬까 봐 고개를 돌지도 못 했다.정암에 대해서 그들은 알고 있었다.최지습과 함께 산에서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550화

    김단은 아무런 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마당을 나오고 나서, 왼쪽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몇 걸음 가지 않아 크게 외쳤다.“춘 숙모! 춘 숙모!”그녀는 자신이 입을 열기 전까지 전혀 몰랐었다.하얀 목에 가까워지는 검의 인기척을 말이다.김단이 춘 숙모를 부르자, 삼수리는 검을 집어넣고 서둘러 마당으로 돌아갔다.이때, 춘 숙모의 방의 불이 켜졌다.“왜 그러는 것이오? 무슨 일 생겼소?”김단은 송구스러운 얼굴로 춘 숙모를 바라보았다.“백도령과 백도령 동료들이 술에 취해, 마당에서 잠을 자고 있사옵니다.혹여 상한에 걸릴까 봐 걱정이 되어서 그러한데, 도와주실 수 있나이까?”한편, 사내들은 그녀의 말에 서로를 쳐다보며 자신들을 꾸짖었다.“알겠소!”춘 숙모는 잠시 뒤, 문을 열고 나왔다.그녀의 뒤로는 칠복도 따라 나왔다. 허나 전혀 달갑지 않은 표정이었다.아마도 춘 숙모가 억지로 데려온 모양이다.허나 사내들이 무거운 탓에 두 여인의 힘으로는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김단이 마당을 나온 것을 보고, 서둘러 부축해주었다.“다리가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이리 움직이면 안 되지 않소?”“괜찮사옵니다. 그래도 저 자들이 걱정이 되었나이다.”부드러운 말투였다.한편, 사내들은 또 다시 자신들을 꾸짖었다.춘 숙모는 김단을 부축하여 천천히 마당으로 돌아갔다.허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사내들이 하나둘씩 술에서 깬 뒤였다.춘 숙모가 서둘러 말했다.“앉으시오, 나는 해장국을 하겠소.”이때, 사내 하나가 웃음을 지었다.“해,해장에 국은 필요 없소!”그는 비틀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찬 물을 퍼서는 다른 이들에게 부었다.간단한 방식으로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어났다.최지습도 눈을 뜬 채로,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욱, 이제 돌아가겠나이다!”한 사람이 나가자 뒤로 여러 사람이 나갔다.춘 숙모는 걱정이 되었다.“늦었는데, 밤 길 위험 할텐데..”촌에는 강이 하나 있었기에 혹여 그들이 강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다.허

Bab terbaru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4화

    덕빈의 그 한 대는 정말이지 강렬했다.그 탓에 김단이 전하를 알현하러 갔을 때 한쪽 뺨은 눈에 띄게 부어올라 있었다.덕빈이 김단의 뺨을 때린 일은 이미 전하의 귀에도 들어갔다.그런데 김단의 부은 얼굴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그의 미간이 저절로 찌푸러졌다.“이렇게 심하게 때렸단 말이냐?”김단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별일 아닙니다. 이미 약을 발랐습니다.”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그의 스승이 알려준 처방대로 만든 약을 사용했다면 붓기와 열기가 말끔히 사라졌을 것이다.하지만 김단은 전하의 걱정을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부은 얼굴로 그를 만나러 왔고 약을 썼다고 거짓말을 했다.전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짐이 사람을 시켜 확인해 보았다. 손헌이 죽은 시각에 낭자는 궐 안에 있었더구나. 무엇보다 낭자같이 허약한 자가 손헌 같은 자를 해치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손헌은 어찌 되었든 한때 금군을 이끌던 총령이다.김단은 체구도 작고 무공도 제대로 익히지 않았기에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전하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덕빈이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지.”김단은 그 말속에 숨은 의도를 명확히 읽어냈다.전하는 이 일로 덕빈을 엄하게 벌할 생각이 없었다.전하 마음속에서 덕빈은 여전히 큰 존재였다.김단은 그의 뜻을 따라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덕빈마님께서 먼저 자식을 떠나보내셨고 이번에는 동생마저 잃으셨습니다. 일시적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신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그 분노를 삭히지 못해 병이라도 얻으실까 걱정됩니다.”전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깊이 공감하였다.이때다 싶어 김단은 머리를 숙이며 전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간청하옵니다 전하. 전하께서 동의하신다면 제가 덕빈마님을 찾아가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 그리고 겸사겸사 진맥도 해보려고 하는데 괜찮으신지요?”김단의 태도에 전하는 매우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참으로 마음 넓은 아이로구나. 그런 성품을 지녔으니 최지습도 낭자를 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3화

    김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리고 곧 이어진 건 덕빈의 날 선 고함이었다.“천한 계집년이! 대체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단 말이냐! 기아를 죽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동생까지 죽여?”내가 죽였다고?김단의 눈썹이 찌푸려졌다.본능적으로 서원공주를 힐끗 바라본 후 덕빈을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덕빈마님, 부디 진정하세요. 이 일에는 분명히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무슨 오해!”덕빈은 날카롭게 소리치며 다시 김단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다행히 이번에는 김단이 몸을 뒤로 빼며 그 손을 피했다.하지만 덕빈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녀가 거칠게 김단을 향해 달려들려는 순간 뒤늦게 달려온 윤이와 나인들이 덕빈을 제지했다.그러나 덕빈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손헌이 당한 죽음은 너무나도 처참하고 모욕적이었다.그건 단순한 처벌이 아니었다.손 씨 가문 전체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었다.몸이 붙잡혀도 그녀는 계속해서 발악했다.마치 그녀의 살갗을 찢어버리고야 말겠다는 기세였다.이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서원공주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얘기했다.“감히 중전의 침전 앞에서 난동을 부리다니요. 중전마마를 눈에 두지 않는다는 뜻입니까?”“당장 덕빈을 가두거라. 이번 일은 내 직접 아버님께 아뢰어 엄벌을 청할 것이다.”“예.”나인들은 일제히 대답한 뒤 덕빈을 붙잡고 억지로 끌고 갔다.그녀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고함소리는 여전히 귓가에서 메아리쳤다.김단의 뺨은 벌겋게 부어올랐고 화끈거리는 통증도 선명히 남아 있었다.그때 서원공주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괜찮소?”김단은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보았다.“공주님께서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이 정도 상처는 약만 바르면 금방 나을 겁니다.”그 말에 서원공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김단이 집요하게 자신을 응시하자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왜 그렇게 쳐다보시오?”김단은 한숨을 내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대체 공주님께서는 무슨 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2화

    전하가 떠난 뒤 서원공주는 김단과 함께 중전에게 예를 올렸다.중전의 침실을 나선 그들 뒤로 윤이와 다른 나인들은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며 걷고 있었다.김단은 직감적으로 공주가 자신에게 따로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아니나 다를까 그들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서원공주는 입을 열었다.“아버지의 몸을 돌보는 일은 후궁들과는 차원이 다르오. 오늘 내가 먼저 나서지 않았다면 낭자 같은 의원이 어찌 아버지의 몸을 돌볼 기회가 있겠소?”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전하를 가까이 뵙기 어려웠겠지만 자신처럼 명의의 제자라고 불리는 사람은 달랐다.그러나 그 진실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는 없었다.김단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모두 공주님 덕분입니다.”서원공주는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앞으로도 잘하시오. 아버지께서 만족해 하신다면 낭자를 어의로 만들어 줄 수도 있소.”그러고는 무언가 떠오른 듯 그녀는 조금 더 목소리를 낮추었다.“그러고 보니 수 어의도 나이가 많지 않소? 몇 해 안에 물러나게 되면 그 자리를 낭자에게 주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오.”그녀는 마치 김단의 미래를 꽃길로 닦아주는 후원자라도 되는 양 자랑스러운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김단은 그런 자리에 관심이 없었다.그녀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뿐이었다.사랑하는 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신의 곁에 있어주는 것.벼슬이나 권세 따위를 목표로 두고 있는 게 아니었다.그럼에도 겉으로는 감격한 듯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김단의 연기를 공주가 눈치챌 리 없었다.여인으로서 관직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 직접 김단을 내의원 원장 자리까지 밀어주겠다고 나섰으니 김단이 감격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서원공주는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그녀는 김단을 바라보더니 낮고 느릿한 말투로 얘기했다.“낭자는 이제 내 사람이오. 그러니 나는 낭자를 돌봐줄 책임이 있소. 이거 하나만은 명심하시오. 말을 잘 듣는 자만이 은혜를 누릴 수 있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1화

    소하의 미간에는 어느새 짙은 근심의 스며들었다.소한은 이제 더 이상 그녀를 억지로 붙잡거나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의 방식은 여전히 극단적이었다.거의 다 나아가던 상처를 일부러 뜯어내어 다시 덧나게 하다니...그렇게 자신의 몸을 해쳐가며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하지만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한은 듣지 않을 것이다.자신의 말은 힘이 없다는 걸 이미 오래전부터 체감하고 있었다.그저 방금 전 김단이 한 말이 소한을 정신 차리게 할 수 있기를 바랐다.시간은 조용히 흘러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이날도 김단은 평소처럼 중전의 약을 들고 그녀의 처소를 찾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중전의 문병을 온 전하와 마주치게 되었다.전하는 중전의 곁에 앉아 나인들이 중전에게 약을 먹이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더니 김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중전의 몸은 어떠하냐? 도대체 언제쯤이면 완전히 회복된단 말이냐?”김단은 머리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중전마마의 기력은 지난 보름 사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지만 중독된 세월이 워낙 오래되었기에 완전히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전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해 보면 십여 년간 몸속에 쌓인 독이 하루아침에 깨끗이 나을 리 만무했다.다만 최근 소하로부터 중전에게 독을 먹인 자가 중전의 외가 친척인 맹씨 집안이라는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문득 그 생각이 떠오르자 전하의 눈썹이 자연스레 찌푸려졌다.그 표정을 본 서원공주는 혹여 김단이 책망당할까 걱정되어 급히 입을 열었다.“아버지, 어머니의 몸은 정말로 전보다 훨씬 나아지셨어요. 제가 직접 지켜봐서 확신할 수 있습니다.”전하는 딸이 김단을 두둔하는 모습이 의외였는지 조금 놀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정말 그러하냐?”“정말입니다.”서원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지금 김단은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그녀를 지켜주는 건 당연했다.“어머니뿐만 아니라 궐 안의 다른 마님들도 얼굴빛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건 아버지께서 가장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0화

    소한의 가슴에 감겨 있던 붕대 위로 선홍빛 피가 점점 번져가며 그 면적을 넓히더니 이내 붕대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그 모습을 본 소하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그는 망설임 없이 소한의 팔을 붙잡아 끌며 말했다.“상처가 덧났다. 약 발라줄 테니 가만히 있거라.”하지만 소한은 그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노골적으로 말했다.“형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소하는 천천히 숨을 들이켜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는 소한이 또 김단을 귀찮게 한다는 소문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왔던 것이다.소한의 상처는 대부분 아물었기에 굳이 내의원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방금 그 잠깐의 실랑이로 인해 상처가 다시 벌어질 줄은 소하도 예상하지 못했다.김단은 그런 상황에 이골이 난 듯 차가운 눈빛으로 소한을 노려보다가 결국 담담하게 말했다.“앉으세요 얼른.”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약통과 붕대를 가지러 갔다.소한은 그제야 만족한 듯 조용히 의자에 앉아 상의를 벗고 탄탄하게 다져진 상체를 드러냈다.그의 눈에는 자신이 원하던 대로 김단에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기쁨과 방금 전 그녀의 약병을 깨뜨렸다는 죄책감이 동시에 얽혀있었다.김단은 말없이 다가와 그의 상처를 감싸고 있던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었다.그의 상처가 드러났을 때 김단과 소하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한아, 제정신이냐?”그 상처는 단순한 실수로 인해 벌어진 게 아니었다.누가 봐도 일부러 아물어가던 상처를 다시 찢은 흔적이었다.소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소하를 노려보았다.소하가 여기서 한마디만 더 했다가는 또 싸움이 날 게 뻔했다.김단은 아무 말 없이 붉게 벌어진 상처를 들여다보더니 묵묵히 약을 발라주기 시작했다.그녀는 끝까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소한 역시 그녀의 손길에 몸을 맡기면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상처를 다 치료한 김단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장군이라면 자신의 몸부터 아껴야 합니다.”김단은 짧게 한마디 뱉어버리고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소한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9화

    생각해 보면 참 서글픈 일이었다.한때는 자신의 전부였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가 온갖 꾀를 부리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만 겨우 그녀를 볼 수 있는 꼴이라니.한때 자만심으로 빛나던 젊은 장군이 지금은 초라할 만큼 안쓰러운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었다.김단은 그를 향해 뭐라 질책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차라리 야멸차게 욕을 해서라도 정신 차리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조차 헛되이 들릴 만큼 이 남자의 모습은 너무 진심이었다.그때 소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앞으로… 내가 다치면 낭자가 약 발라주면 안 되겠소?”“안 됩니다.”김단은 단칼에 잘라내듯 대답했다.그녀의 목소리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전 군의관이 아닙니다. 전쟁터에서 다쳤다고 가정을 해보세요. 그때도 한양까지 올라와서 저한테 치료 받으실 겁니까?”그러자 소한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낭자가 내 상처를 봐준다고만 하면 난 얼마든지 참고 버틸 수 있소.”그 말에 김단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때 마침, 문밖에서 들려온 단단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또 다쳤다고?”곧이어 문이 열리고 검은 전투복 차림을 한 소하가 당당히 방 안으로 들어섰다.몸에 딱 맞게 재단된 옷자락이 날렵한 어깨선을 따라 흘러내렸고 허리춤에는 장검이 매달려 있었다.힘 있고 절도 있는 그 걸음에 방 안의 기류가 달라졌다.그를 발견한 김단은 자신도 모르게 환한 얼굴로 인사했다.“소하 도련님.”반면 소한의 얼굴은 순식간에 구겨지더니 찡그린 얼굴로 소하를 노려보며 날을 세웠다.“여긴 왜 왔습니까?”소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김단에게 인사한 뒤 소한을 바라보았다.“네가 다쳤다고 해서 말이다. 많이 다친 것이냐?”그러면서 그는 조용히 손을 뻗어 소한의 옷깃을 젖히려 했다.그러자 소한은 그 손길을 피하기 위해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관심 끄세요. 전 김단한테 치료 받으러 온 겁니다.”그 말에 소하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을 열었다.“김단은 바빠 보이는데? 네 약은 형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8화

    그 두 나인이 집요하게 김단을 괴롭혔던 건 단지 개인적인 악감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그들은 명백히 공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말이다.그리고 그 둘뿐만이 아니었다.세답방에 있던 사람들 중 그녀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이 있었던가?모두가 서원공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김단을 괴롭히고 짓밟는데 앞장섰다.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와중에도 두 나인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찧으며 용서를 구했다.하지만 김단의 머릿속에는 다른 장면이 떠올랐다.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피가 튀고 살이 찢기며 울부짖던 자신의 모습과 그녀의 고통을 즐기던 그 두 나인의 모습이 눈앞에서 다시 재현되는 듯했다.김단은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서원공주가 건넨 채찍을 건네받았다.무릎을 꿇은 두 나인을 잠시 바라보더니 조용히 팔을 들어 채찍을 내리쳤다.무자비하게 휘두르는 것도, 감정을 담아 퍼부은 것도 아니었다.단정하고 절도 있게 한 사람당 다섯 대만 때렸다.두 나인은 땅바닥에서 몸을 웅크린 채 울부짖었다.채찍질을 멈춘 그녀는 채찍을 다시 서원공주 앞에 조용히 내밀었다.그 얼굴엔 분노도 통쾌함도 없었다.서원공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더니 무언의 손짓으로 두 나인을 끌고 가라고 지시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단의 얼굴에는 억눌린 감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그렇다면 분노를 터뜨리듯 채찍을 휘두를 줄 알았건만 김단은 여기서 멈췄다.예상과는 다른 그녀의 반응에 공주가 입을 열었다.“이걸로 충분한 것이오?김단은 천천히 숨을 내쉰 뒤 차분하게 말했다.“공주님께서 명하신 일인데 제가 어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예전에도 제가 말씀드린 적이 있을 겁니다. 저의 원한이 깃든 사람은 저 둘이 아닙니다. 두 나인을 보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이 고통의 시작은 결국 진산군 댁과 임원 낭자입니다.”그 말에 서원공주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김단은 예전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때는 믿지 않았다.단지 자신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거짓말을 뱉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7화

    “내가 준다 했으면 그냥 받으시오.”서원공주는 김단 앞으로 성큼 다가서더니 망설임 없이 비녀 위에 보요를 꽂아버렸다.금빛이 찰랑이자 세 알의 붉은 보석들이 더 눈부시게 빛났다.그 반짝임은 오히려 김단의 얼굴을 더 하얗고 뚜렷하게 만들어 주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서원공주는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꼈다.김단에게 준 보요는 원래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어릴 적 아버지께서 직접 내려준 소중한 물건이었다.그녀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던 장신구가 김단을 이토록 빛나게 해주니 너무나도 거슬렸다.김단의 머리 위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 보요는 마치 원래부터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다.그 사실이 묘하게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공주의 체면이 있으니 이미 내어준 물건을 다시 거두어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서원공주는 얼굴에 가벼운 불쾌감을 띄운 채 말했다.“나는 공주이니 값비싼 장신구들은 많소. 낭자에게 하나 내준다고 해서 아쉬울 거 없다는 뜻이오.”김단은 이 장신구가 예전에 자신이 모욕당하며 손에 쥐었던 공예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값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보요의 값은 공주에게 있어 그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할 것이다.김단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공주자가의 은혜는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성심을 다해 공주님께 보답해 드릴게요.”그 말은 김단이 의도적으로 뱉은 것이었다.오늘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공주였으니 김단은 그저 그녀의 의도대로 반응해 주기만 하면 된다.아니나 다를까, 서원공주는 김단의 태도에 만족한 듯 얼굴에 흐뭇한 기색이 번졌다.“낭자의 의술 실력이 출중하니 내 눈여겨본 게 아니겠소? 기억해시오. 낭자만 잘한다면 나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을 것이오.”“명 받들겠습니다.”김단은 여전히 정중한 태도로 고개를 숙였다.그러자 서원공주는 아무 말 없이 발길을 돌려 어화원의 안쪽 깊은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김단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렇게 시간이 조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6화

    약 한 시진이 흐른 뒤 김단은 정성껏 달인 약그릇을 조심스레 들고 중전의 방으로 들어섰다.세자는 이미 자리를 비운 뒤였고 중전 곁에는 서원공주만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중전은 독으로 인해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 약을 마시자마자 곧 잠에 들었다.서원공주는 어머니의 이불을 다정히 여며주고 나서야 조용히 밖으로 향했다.김단 역시 자연스레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그녀가 공손히 예를 갖추고 물러나려던 찰나 서원공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윤이야, 김 의원의 물건은 네가 대신 내의원으로 가져가거라. 나는 김 의원과 따로 나눌 말이 있다.”윤이는 고개를 숙이고는 김단이 들고 있던 약그릇을 받아든 뒤 조용히 자리를 떴다.그제야 서원공주는 고개를 돌려 김단을 바라보며 익숙지 않은 미소를 지었다.“나와 잠깐 어화원으로 가지 않겠소?”그녀의 속내가 무엇인지 헤아릴 수 없었지만 공주의 부탁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그렇게 멀찍이 떨어진 나인들을 뒤로하고 가을이 짙게 내려앉은 어화원의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가을 끝자락의 정원은 특유의 고요함과 깊은 색채로 물들어 있었다.노랗게 물든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스치고 마른 낙엽이 조용히 발끝에서 사그라들었다.서원공주는 얼마 걷지 않아 조용히 걸음을 멈췄다.“오늘 오라버니 때문에 많이 놀랐소?”김단은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세자저하께서 중전마마의 병이 걱정되어 그런 것이니 이해합니다.”김단은 정중하게 대답했지만 마음은 결코 편치 않았다.그녀가 진짜 경계하고 있는 대상은 세자가 아닌 바로 눈앞에 있는 공주였다.늘 고고하고 거만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던 사람이 이토록 부드럽게 말을 걸어오고 친절을 베푸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김단은 속으로 의심하고 있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그런데 그 순간 서원공주가 갑자기 김단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그 손은 생각보다 따뜻했지만 김단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갔다.“그동안 어머니 곁을 지켜줘서 고맙소. 낭자가 아니었다면 어머니께서는 아마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