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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작가: 동과
그날 밤 석지훈은 별장에서 자지 않고 윤승민이 가져온 헬리콥터를 타고 한밤중에 동성을 떠났다.

떠나기 전에 내가 물었다.

“어디 가요?”

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핀란드.”

또 핀란드에 간다고...

나는 망설이며 물었다.

“언제 돌아와요?”

“월말에.”

그런데 지금은 12월 초였다.

매번 며칠 함께 있지도 못하고 그는 떠났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아쉬운 듯 그를 바라봤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헬리콥터 옆에 서 있던 그는 윤승민이 보는 앞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팔을 벌렸다.

내가 영문을 몰라 그 자리에 서서 그를 바라보자,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리 와. 안아보자.”

다른 사람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석지훈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나는 달려가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

그는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집에서 기다리고 무슨 일 있으면 승민이한테 연락해.”

나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그래. 무슨 선물 받고 싶어?”

석지훈이 선물을 묻다니... 처음이었다.

나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빠요.”

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

“오빠가 빨리 돌아오는 게 내겐 선물이에요.”

그 말을 들은 석지훈은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알았어.”

나는 하늘에서 한 바퀴 돌고 떠나는 헬리콥터를 계속 바라봤다. 이때 윤승민이 갑자기 내 옆에서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연수아 씨, 저는 석 대표님의 저런 모습은 처음 봐요.”

나는 웃으며 물었다.

“내가 알던 그 사람과도 달라요! 윤 비서님, 오빠는 저랑 진심으로 만나고 있어요.”

윤승민이 대답했다.

“네. 대표님은 진심이세요.”

윤승민과 나는 잔디밭에서 한참 동안 감상에 젖어 있다가 그와 함께 산에서 내려와 동성 시내로 돌아왔다.

아파트로 돌아온 나는 한약을 마시고 나서 강해온에게 문자를 보냈다.

[집사님 건강은 어때요?]

강해온은 곧바로 답장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한 달 정도 입원해서 경과를 지켜보면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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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그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원태웅은 갑자기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기쁨이 넘치는 얼굴로 물었다.“방금 형이 무슨 말을 했는지 맞혀볼래?”나는 그를 흘겨보며 답했다.“얼른 알려줘요.”“네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어.”이건 석지훈에게 꽤 어려운 일이었다.나는 웃으며 물었다.“그거 말고 또 있어요?”“그리고 오늘 밤에 한 말이 너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냐고 하더라? 네가 형 앞에서 몇 번이고 그 얘기를 했다고.”석지훈은 이혼한 여자를 좋아할 이유가 있냐고 했었다.나 역시 그 말을 생각하면서 그의 앞에서 계속해서 언급했다. 나는 궁금한 듯 물었다.“그럼 뭐라고 대답했어요?”“답을 못 할 뻔했지. 눈치도 못 채고 되레 형한테 물었단 말이야. 다른 여자한테 고백했다가 차였냐고?”나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그리고 오빠는 전화를 끊었겠죠?”“내가 방심했나 봐! 바로 둘째 형한테 메시지 보낼 거야. 누구든지 그 말을 들으면 기분 나쁘지, 특히 예쁘고 자존심 강한 여자는 더욱 상처받을 거라고 해야겠어.”원태웅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오빠들은 항상 둘째 오빠 앞에서 내가 예쁘다고 말하네요.”원태웅은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원래 예쁘잖아. 아무래도 우리가 너를 특별하게 생각하니까 형도 궁금해하지 않을까?”“괜찮아요, 이미 나에게 관심을 가진 것 같은데요?”이제는 그냥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우리 수아 자신감 넘치는데?”“당연한 거 아닌가요? 유진 씨도 저를 형수님이라고 부르는데요. 오늘 깜짝 놀랐잖아요, 다행히 잘 넘겼지만.”그 말을 꺼내자마자 원태웅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네가 말 안 했으면 까맣게 잊었을 거야, 유진 때문에 둘째 형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지금 당장 전화해서 경고해야겠어.”원태웅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다른 한편...통유리 창 너머로 반짝이는 온 도시의 네온 불빛과 달리 집 안은 깜깜했다. 유일하게 석지훈의 핸드폰만 불빛을 내고 있었다. 그는 영상을 보고 나서 원태웅이 보낸 메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8화

    나만 손해를 보게 될 거라고?나를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내가 손해 보는 게 그와 무슨 상관이지?나는 몰래 눈물을 훔쳤다. 순간 그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내게 경고하듯 귓가에 울려 퍼졌다.“이 세상에는 항상 더 강한 사람이 있는 법입니다. 비록 지금은 수아 씨가 석씨 가문을 쥐고 있지만 그것을 빼앗을 능력이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여지를 두는 게 결국 좋을 겁니다.”강가에 파도가 미세하게 일렁였다.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석씨 가문을 빼앗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 지훈 씨라는 건가요? 그럼 한번 해보세요. 지훈 씨도 잘 알잖아요. 결과는 두 사람 모두 상처만 남게 될 거라는 걸, 그리고 제가 왜 가만히 있어야 하죠? 그때마다 항상 사람들에게 당하기만 했는데 이제 석씨 가문을 제 손에 쥐었는데 제가 왜 참아야 하죠?”석지훈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표정이 굳어졌다.“정말 고집이 심하네요.”나는 귀찮은 듯 대답했다.“지훈 씨 마음대로 하세요.”석지훈과 처음 만난 건 우리가 강에 빠졌을 때였다.그때 나는 강에서 그에게 키스했었고 그 일이 그의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방금 내가 했던 말이 상처가 됐을지 몰라도 나는 그와 다시 가까워지고 싶었다.나는 서로를 다시 느끼고 싶었다.석지훈은 내 태도에 한참을 멈춰 서 있다가 얼굴이 어두워졌다. 나는 그가 잠시 방심한 틈을 타서 강에 뛰어들었다.차가운 강물에 휩쓸려 몸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수영을 거의 할 줄 몰랐다. 석지훈이 구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내 경호원들이 주변에 있었지만 그가 있으면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석지훈이 나를 구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호흡이 점점 더 거칠어지며 물을 삼키기 시작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쯤 누군가 내 허리를 단단히 감싸며 나를 물 위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나는 급히 그의 목을 끌어당긴 채 가볍게 입을 맞췄다. 물속에서는 아무 느낌도 없었지만 분명히 그에게 입을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7화

    나는 잠시 멈춘 뒤 말했다.“한씨 가문 쪽은 함 집사에게 맡겨. 어르신께서 운성시를 떠나지 않으면 그냥 두고, 만약 떠나려고 하면 지훈 씨가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가두어 두면 돼. 참, 아까 어르신께서 에르크 별장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비서가 설명했다.“오늘 금방 운성시에 도착했습니다.”나는 눈을 감고 속에 쌓인 분노를 가라앉혔다.고현성은 내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내 손을 꼭 잡은 채 위로를 건넸다.“수아야, 나 때문에 화내지 마. 그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든 상관없으니까 네가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이제 와서야 나에게 이렇게 잘해 주다니.나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괜찮아, 화 안 났어.”그리고 곧장 물었다.“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고현성은 키가 크고 이목구비도 훤칠했다.비록 정신이 온전치 않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멀쩡한 사람처럼 보였다.“아까 민영이 따라 쇼핑몰에 갔다가 민영이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나보고 잠시 기다리라고 했거든. 그때 갑자기 그 여자가 나타난 거야. 나를 수아한테 데려다주겠다고 했어.”그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덧붙였다.“그 여자는 나를 속이지 않았어. 난 수아를 만났고 수아는 내 손도 잡아 줬잖아.”그는 우리가 맞잡은 손을 살짝 들어 보였다.나는 그의 순진한 표정을 보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고개를 돌린 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나는 비서에게 지시했다.“집까지 데려다주세요.”그러자 고현성은 서운한 듯 물었다.“수아야, 나를 보내려고? 이제 금방 만났는데...”그는 예전에도 종종 약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그는 내가 이런 모습에 약하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고 곁에 있던 비서가 나를 대신해 말했다.“현성 씨, 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대표님께서 현성 씨를 걱정하는 마음에 그러는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시간 나면 곧 찾아가실 겁니다.”그는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수아야, 정말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6화

    나는 애초에 그들이 이렇게까지 고현성을 모욕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눈앞에서 잔뜩 위축된 채 겁먹은 듯한 그를 보니 가슴 속에 답답함이 차오르며 알 수 없는 연민이 느껴졌다.나는 몰래 눈물을 훔치며 애써 참아냈다. 그리고 한성범을 바라보며 물었다.“고현성을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가 단지 모욕하기 위해서입니까?”한성범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굳이 바보 같은 놈과 엮일 이유가 없지 않니? 스스로 찾아온 거지, 우리 한씨 가문과 무관하네.”주변의 하객들은 대부분 자리를 떠났고, 이 일과 관련 있는 자들만 남아 있었다. 그들 중 나에게 적의를 가진 사람은 단 한 명, 바로 주민솔이었다.그녀는 이미 모습을 감췄고 나는 곧바로 담유미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봤다.“유미 씨가 데려온 거예요?”담유미 역시 나에게 호의를 가질 리 없었다.그녀가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나는 단호하게 말을 끊어버렸다.“거짓말하지 말고 잘 생각하고 대답하세요. 지금 거짓말을 해도 곧바로 사람을 시켜 이 일을 전부 조사할 수 있어요.”그녀의 표정은 침착했지만 눈빛에는 순간적인 당혹감이 스쳐 갔다. 하지만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침묵을 지켰다.그때, 갑자기 고현성이 조용히 나를 불렀다.“수아야, 나 여기서 나가고 싶어. 나 데려가 줄 수 있어?”이 순간, 그는 나를 수아라고 불렀다.나는 전에 그에게 내 이름이 수아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그렇다면... 그의 아내 수아뿐만 아니라 나도 기억하는 걸까?나는 애틋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래, 데려갈게.”그리고 원태웅에게 비켜달라고 말한 뒤, 덤덤한 시선으로 석지훈을 바라보며 내 뒤에 서 있던 비서를 향해 조용히 지시했다.“이 일이 누구의 짓인지 철저히 조사해 주세요. 만약 어르신의 소행이라면 즉시 이 저택을 폭파해 버리세요. 혹여나 담유미 씨가 한 짓이라면 담씨 가문을 매입해서 담현아에게 넘겨주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담유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수아 씨가 아무리 권력을 가졌다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5화

    내가 간신히 화를 참고 있는데 누군가 말했다.“고현성은 이제 끝났어. 잘나가던 인생이 재앙 덩어리를 아내로 맞는 바람에 망한 거잖아!”재앙 덩어리...나는 눈을 감고 화를 가라앉혔다. 그때 고현성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그 사람을 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수아는 재앙 덩어리가 아니야!”그는 모든 것을 잊었지만 수아는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그는 오직 그의 수아만을 옹호하고 있었다.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는 저도 모르게 침묵하는 석지훈을 바라봤다. 그 사람은 내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때 오히려 담유미가 물었다.“그럼 넌 바보야?”바보에게 바보냐고 묻다니.나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입 다물어요!”“왜? 부끄러워서 화내는 거야?”한성범은 이때다 싶어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그럼 고현성이 바보가 아니라는 거야? 연수아, 난 널 초대 안 했으니 나가. 곧 ‘바보극' 공연이 있거든!”한성범은 석지훈의 앞에서도 거침이 없었다.내가 정말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나는 눈앞의 술잔을 집어 그에게 던졌다. 하지만 석지훈은 그를 위해 막아냈다. 마음속에서 갑자기 분노가 치솟았다.그때 고현성이 황급히 일어나 나를 진정시켰다.“저 사람들 때문에 화내지 마. 수아는 재앙 덩어리가 아니야. 수아는 그냥 내 아내일 뿐이야!”나는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차가운 눈빛으로 석지훈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당신은 저 사람을 감쌀 건가요?”석지훈은 차가운 침묵으로 나에게 답했다.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테이블 위의 술잔을 다시 한성범에게 던졌다. 하지만 남자는 가볍게 받아 바닥에 던져버렸다.유리 조각들이 순식간에 바닥에 흩어졌다.그때 담유미가 차갑게 말했다“연수아 씨, 너무 건방지네요.”그러자 담현아가 차갑게 꾸짖었다.“입 닥쳐!”담유미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원태웅은 황급히 나를 껴안으며 말했다.“윤아야, 화내지 마. 우리 여기서 나가자!”나는 눈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4화

    석지훈은 당연히 대꾸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래에서 위로 그를 올려다보며 비판했다.“오후에 그 일은 당신이 잘못했어요!”그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음?”“나는 그 사람들과 친분이 있어요. 친구처럼. 그들이 나를 유람선에 초대한 건 내가 그들과 어울릴 만한 사람이기 때문이지, 당신 때문이 아니에요! 석지훈 씨라고 했죠? 설마 내가 당신을 좋아해서 당신 주변에 자주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근데 내가 당신의 무엇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당신이 우리 석씨 가문을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요?”내 말은 다소 따끔했고 석지훈의 얼굴은 차가워졌다. 나는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웃었다.“어떤 사람들은 가끔 자기 생각에 빠져 착각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혹시 당신 마음속으로는 나를 좋아하는데 인정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나를 피하고 당신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는 거죠? 설마 마음이 흔들릴까 봐 두려운 건가요?”석지훈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나는 눈치껏 말을 돌렸다.“물론. 나는 당신이 아니니까 당신 속마음을 알 수는 없죠. 됐어요, 당신이랑 말싸움하기 귀찮아요!”그는 차갑게 말했다.“허튼소리.”나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평소에 나한테 신경 끄세요!”석지훈은 돌아서서 가버렸다. 나는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못 참네. 그 성격에 어떻게 여자 없이 지금까지 버텼을까? 아마도 내가 운이 좋은가 봐. 안 그러면 당신을 어떻게 얻었겠어!”‘지훈 씨,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신앙처럼. 당신 말대로 이 길을 따라갈게! 당신이 나에게 아무리 차갑게 굴어도 상관없어! 어차피 다 기억해둘 테니까! 나중에 똑같이 갚아줄 거야!’담현아는 몇 분 동안 통화를 하고 돌아왔다. 나는 놀리듯 물었다.“부부끼리 무슨 달콤한 얘기를 그렇게 오래 해?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네. 이제 푹 빠진 거야?”담현아는 웃으며 물었다.“푹 빠졌다는 게 사랑한다는 뜻이에요?”내가 되물었다.“그럼 아니야?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3화

    담현아는 의리가 있었다. 그녀는 나와 함께 홀을 나와 뒤뜰을 찾아갔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갑자기 고현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담현아가 먼저 그를 언급했던 것이다.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나 아저씨한테 고현성의 현재 상황을 들었어요. 그의 지금 상황이... 아저씨는 아주 괴로워하더라고요. 결국 하나뿐인 동생이니까. 수아 언니는 어때요?”담현아는 내 마음이 아픈지 묻고 싶어 했다내 마음이 안 아플 리가 있겠는가?그가 아무리 잘못했어도 내 전남편인데.아무렇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게다가 지금의 고현성은 변하고 있었다.그는 예전의 그 남자와는 완전히 달랐다.그는 심지어 아이를 나의 생일선물로 돌려주기까지 했었다.나는 담현아 앞에서 고현성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기분이 다운될 것 같았던 것이다. 그래서 다른 얘기를 꺼냈다.“아무렇지도 않아. 근데 희연이가 요즘 연락 오던?”“네. 흉터 제거 수술을 받아서 아이스랜드에서 한동안 머물러야 한대요. 왕자현 씨가 옆에서 계속 돌봐주고 있다고 하더라고요.”담현아가 왕자현을 언급하자 나는 흥미가 생겨 말했다.“왕자현 씨 집안이 엄청 부자라며?”담현아는 뭔가 아는 듯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왕씨 가문은 세력은 없어도 돈은 엄청 많죠.”돈이면 다 되지. 돈이 곧 힘인데.담현아가 뭔가 더 말하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급히 일어서며 고정재의 전화라고 했다.담현아가 남편 전화를 받으러 뒤뜰을 나가자 앉아서 할 일이 없던 나는 일어나려고 했다. 바로 그때 나는 2층 발코니에서 고독한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나는 미소를 짓고 떠나려 했다.그런데 그가 뜻밖에도 나를 불러 세웠다.“연수아 씨.”나는 걸음을 멈췄다. 석지훈이 나를 부른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웠다.오후에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았던가?그가 그렇게 차가우니 나도 굳이 아부할 필요는 없었다.나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우리가 그렇게 친했나요?”그는 내 질문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2화

    담현아는 옷을 갈아입고 싶어 했다. 내 차에도 여벌 옷은 있었지만 우린 키 차이가 있었고 예지한도 여기 살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녀를 근처 쇼핑몰에 데려갔다.담현아는 쇼핑이 빨랐다. 핑크색 롱드레스를 입으니 정말 예쁘고 귀여웠다. 그녀는 또 반지 몇 개를 손가락에 끼고는 나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어때요? 예뻐요?”담현아는 워낙 예뻤기에 뭘 입어도 예뻤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말했다.“아주 예뻐.”담현아는 바보같이 웃으며 말했다.“저는 꾸미는 걸 잘 안 해서...”그녀는 쇼핑몰 화장대에서 가볍게 화장을 하고 나서야 나와 함께 한씨 가문으로 갔다. 그리고 경호원을 많이 데려오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오늘 한씨 가문에는 일부러 트집 잡으러 가는 거라 나도 준비를 해뒀다. 휴가가 방금 끝난 비서에게 문자를 해두었던 것이다.한씨 가문에 도착하니 비서는 이미 와 있었다. 내 옆에 있는 23명 외에도 비서는 꽤 많은 사람들을 데려왔다.비서는 우리 뒤를 따라 들어가고 나머지는 입구를 지켰다. 담현아는 초대장을 내고 들어가자마자 담유미를 발견했다.흰색 이브닝드레스에 진한 화장을 한 담유미는 큰 키 덕분에 드레스가 참 잘 어울렸다. 담현아는 그녀를 불러 세우며 물었다.“담유미, 너 엄마 아빠 앞에서 무슨 말을 했어?”담유미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너 지금 언니한테 따지는 거야?”“미안하지만, 난 오빠밖에 없어.”담현아의 말은 너무 매몰찼다.담유미의 얼굴은 굳어졌지만 곧 설명했다.“난 네 일에 관심 없어. 부모님은 오빠한테 네 남자친구 얘기 들으신 거야.”담현아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너랑 상관없는 일이네!”담현아의 말투는 꽤나 퉁명스러웠지만 담유미는 별말 없이 얼굴만 굳힌 채 가버렸다.그녀가 가고 나서야 담현아가 말했다.“우리 집의 골칫거리는 바로 저 여자인데 집안 사업까지 쥐고 흔들고 있죠. 하지만 뭐, 나쁘진 않아요. 어차피 나랑 오빠는 담씨 가문의 사업에는 관심 없으니까!”담유미에게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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