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48화

Author: 십일
다음 순간, 철봉은 도겸 변호사의 전화를 받았다. 그들은 이미 증거수집을 마쳤으니 철봉의 법적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또 철봉을 경고했다. 분수를 지키지 않으면, 그들도 절대로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고.

철봉은 놀라서 오줌을 지릴 뻔했다.

그러나 이순정은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뭐가 무서운 거야? 변호사들은 그저 입으로만 그렇게 말할 뿐인데. 너도 참 겁이 많아! 계속 보내! 삭제하면 우리도 계속 올리는 거야.”

그러나 현실은 잔혹했다.

그들이 하나를 올릴 때마다 영상은 바로 삭제되었다.

보상을 받기도 전에 철봉은 100만 원을 썼다.

“계속 올려!”

“엄마! 나 돈 없어... 돈 좀 줘...”

“아니다,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이건 아닌 것 같아. 돈을 쓰자마자 바로 삭제됐으니 너무 낭비잖아?”

“그럼 어떡해?”

이순정은 눈알을 굴렸다.

“계정을 몇 개 더 만들어. 이번에 우리는 올리기만 하고 돈을 쓰지 않는 거야.”

“성공할 수 있을까?”

돈을 쓰지 않으면 검색어 순위에 올라갈 수 없었다.

그럼 사람들의 관심도 얻지 못할 것이다.

‘상대방은 또 어떻게 우리에게 돈을 주겠어?’

도겸은 이순정과 철봉이 꾸민 짓을 보며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여론으로 날 협박하려고? 흥, 꿈이나 깨!’

“대표님, 지금 다른 계정으로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제 어떡하면 좋습니까?”

“아무도 관심하지 않은 이상, 그냥 내버려둬.”

“네.”

그러나 이순정 모자가 쓸데없는 짓을 한 건 아니다.

적어도 도겸이 직접 나섰고, 그룹 변호사까지 출동했으니까.

강씨 가문은 현재 강구염이 주요한 권력을 잡고 있었다.

강씨 가문의 가주로서, 그는 매일 바쁘게 움직여야 했고, 모두 수천억이 넘는 비즈니스를 계약했다. 그러니 강구염은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질 리가 없었다.

하지만 강구염에게 아주 유능한 비서가 있었다.

철봉의 영상이 올라오자마자, 비서는 즉시 발견했고, 바로 강구염에게 보고했다. 또 홍보팀에게 만일을 대비해서 해결방안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강구염은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49화

    말을 끝내자, 도겸은 바로 가버렸다.서영숙은 방금 남편에게 한바탕 꾸지람을 들은 데다가, 지금은 또 아들의 원망을 받으니 하마터면 확 나서 숨이 넘어갈 뻔했다.“너희 부자는 정말 잘났구나! 지금 모두 내 탓을 하는 거야?! 내가 이렇게 한 것은 다 누구 때문인데? 너희들은 내 마음을 전혀 모르다니!”“그래, 다 가버려 앞으로 다신 돌아오지 마! 남편과 아들이 다 이 모양이라니. 이제 내 손자도 없어졌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거야?!”서영숙은 소리를 지은 다음 힘없이 소파에 주저앉았다.하지만 처리해야 할 일은 처리해야 했다.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집사에게 이순정의 연락처를 조사하라고 했다.곧 서영숙은 핸드폰 번호 하나를 받았다.서영숙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전화를 했다.[여보세요? 누구야?]이순정은 짜증을 내고 있었다. 영상을 그렇게 많이 올렸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기 때문이다.“이 여사님, 안녕하세요, 나 서영숙이에요.”이순정은 눈빛이 갑자기 밝아졌다. 초조함과 짜증은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전부 사라졌다.[아.]이순정은 일부러 천천히 말을 했다.[당신이었군, 무슨 일이지?]‘아무런 효과가 없다니, 물고기가 스스로 걸려들었잖아? 영상 올리길 잘했어!’“우리 얘기 좀 하죠.” 서영숙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순정은 철봉과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무슨 얘기를 하자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할 말이 있지?]서영숙은 화를 냈다.“지금 발뺌을 하는 거예요? 돈을 원해서 그 많은 일을 저지른 게 아니에요?!”이순정은 눈알을 굴렸다.[에이, 말을 함부로 말하지 마. 난 내 딸을 위해서 그런 것일 뿐인데. 돈을 달라고 그런 게 절대 아니라고.]“흥, 발뺌하긴!” 서영숙은 냉소를 지었다.이순정은 이를 악물었다.[말 좀 똑바로 하지 그래. 지금 당신이 나에게 부탁하고 있는 거야. 당신의 주제를 알라고!]“쓸데없는 말 할 필요 없어요. 말해봐요, 얼마나 원하는 거죠? 우리 가문은 매년 자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50화

    “무슨 성의를 원하는 거죠?” 서영숙은 이를 갈며 물었다.그녀가 화가 날수록 이순정은 마음이 후련했다.[지금 빨리 가격을 정해서 일찍 이 일을 끝내고 싶은 건 알겠는데, 우리는 J시에 온지 이미 반달이나 되었지만 줄곧 병원병실에서 지내고 있었거든. 병실의 간호침대가 얼마나 불편한지, 내 허리가 시큰거리고 다리까지 쑤시고 있단 말이야. 며칠 전에 당신의 기사 때문에 많이 놀라서, 그야말로 몸과 마음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거든. 몸을 잘 휴양해서 당신과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솔직하게 말해요!”서영숙은 이순정의 말을 듣자마자 이마에 핏줄이 솟구쳤다.이순정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나와 내 아들에게 호텔 하나 예약해 줘. 참, 최고급 호텔이어야 하고, 그 뭐지... 스위트로 정해줘.]철봉은 옆에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스위트룸.”[그래, 스위트룸!]서영숙은 이미 자신이 몇 번째로 심호흡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좋아요!”그녀는 즉시 집사에게 호텔을 예약하라고 했다.그날 저녁, 이순정과 철봉은 병원 근처의 W호텔에 들어갔다.최고급 스위트룸은 전부 다 예약되었기 때문에, 집사는 공손하게 두 사람과 상의를 했다. 이순정은 상대방의 태도가 좋은 것을 보고, 그제야 일반 스위트룸에 입주하는 것에 동의했다.그러나 모자는 여전히 그 호화로움에 놀랐다.“세상에, 침실이 두 개가 있고, 화장실이 세 개라니! 그리고 독립된 헬스장과 수영장까지...”철봉은 입이 쩍 벌려졌다.“부자들은 이렇게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어?!”‘똥 싸고 오줌 싸는 데가 세 군데라니! 설마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뉘는 건 아니겠지?’이순정은 침을 삼키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이것도 일반 스위트룸일 뿐이야. 이것보다 더 좋은 스위트룸은 얼마나 화려할까? 어머, 하룻밤 묵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 거야?”“얼마든 어차피 우리가 낼 필요가 없잖아! 엄마, 빨리 와서 이거 좀 봐. 여기에 메뉴도 있어. 위에 음식은 아예 들어본 적이 없어.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51화

    이틀 후, 서영숙은 확실히 이순정의 전화를 받았지만, 결코 돈 때문이 아니었다.“지금 뭐라고요?!”[나와 우리 철봉이 데리고 지난번에 당신 귀부인들이 모였던 그 호텔에 가자고. 우리 그곳의 디저트가 먹고 싶단 말이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서영숙은 핸드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그 호텔은 회원이 아니면 못 들어간단 말이에요!”[그래서?]“당신은 회원이 아니잖아요!”[그럼 회원 하나 만들어주면 되잖아?]서영숙은 이가 깨질 것만 같았다.‘회원을 만들어달라고? 말이 쉽지! 그 호텔에서 4억원을 소비해야만 VIP 회원이 될 수 있는데, 이순정 그 여자가 뭔데? 그럴 자격이 있긴 한 거야?’[아 몰라, 어차피 나 오늘 거기에 가서 디저트 먹을 거니까 당신이 알아서 해!]결국 서영숙은 자신의 회원 카드로 모자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갔다.마침 오늘 귀부인들이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서영숙은 이순정과 서철봉을 데리고 들어가다 그녀들과 딱 부딪쳤다.“서 여사? 어머, 정말 서 여사였네!”“방금 우리가 줄곧 불렀는데. 반응이 없길래 난 또 사람을 잘못 본 줄 알았지.”서영숙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실제로는 쪽팔려서 당장이라도 땅굴을 파서 숨고 싶었다.“나 불렀어? 미안, 못 들었어...”“이 두 분은?” 이때 한 귀부인의 시선이 이순정과 철봉에게 떨어졌다.“낯이 좀 익은 거 같은데요?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죠?”서영숙이 제일 원하지 않던 상황이 발생했다.이순정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지난번에 여기서 만났었죠. 서 여사님과 갈등이 좀 있어서 내 목소리가 좀 컸어요. 그때 여사님도 그 자리에 있었어요?”이 말이 나오자, 귀부인들은 그제야 기억이 난 것 같았다.서영숙을 바라보는 눈빛은 의아와 의심이 담겼다. 사람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이에 서영숙은 더욱 불안해졌다.“그럼 이제 화해한 거예요?”한 귀부인이 물었다.서영숙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순정이 직접 대답했다.“에이, 그럼요! 진작에 화해했죠! 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52화

    두 시간 후, 이순정과 철봉은 수많은 쇼핑백을 들고 백화점에서 나왔다.그러나 이때 이순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차! 목걸이 하나 사는 거 잊어버렸네! 얼른 돌아가자...”철봉은 두 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 있었고, 다리는 거의 부러질 정도였다.“엄마, 오늘은 그만하자. 이미 이렇게 많은 물건을 샀잖아. 힘들어 죽겠어.”“하지만...”이순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손에 가득한 쇼핑백을 보고 있으니 확실히 불편했다.그녀는 눈알을 굴리다 시선이 서영숙의 목에 떨어졌다.“어? 당신 목에 있는 이 목걸이 꽤 괜찮아 보이는데, 그냥 나 줘. 당신은 하나 더 사면 되잖아.”서영숙은 두 눈을 부릅뜨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의 목걸이는 까르띠에 한정판이었다. 4개월 동안 기다렸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십억을 써서야 손에 넣을 수 있었다.‘이 여편네 지금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자기가 원하면 다냐고?! 대체 얼마나 뻔뻔하길래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이순정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지금 그게 무슨 표정이야? 난 그저 목걸이 하나를 달라고 했을 뿐, 당신 목숨을 달라는 게 아니잖아! 게다가 나도 당신이 꼈다고 뭐라 하지 않았고. 지금 당신에게 새로 살 기회를 주고 있는데 오히려 그런 표정을 짓다니?”“아이고, 아까우면 그냥 관두자. 원래 당신과 잘 상의해서 가능한 한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 싶었는데. 지금 보면 당신은 성의가 아예 없는 것 같아. 그래, 그럼 이렇게 질질 끌지 뭐, 어차피 난 하나도 급하지 않으니까.”말을 마치자 이순정은 철봉을 바라보았다.“철봉아, 이따가 돌아가서 그 동영상을 다시 올려보자.”간단한 말 몇 마디였지만, 협박과 공갈이 가득했다.서영숙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그들에게 빨리 꺼지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이때, 머릿속에 강구염의 경고가 떠올랐다.그녀는 몇 차례 심호흡을 하고서야 겨우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며 목걸이를 벗었다.“그래! 당신은 재벌 집 사모님이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53화

    이순정은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녀는 이런 문물에 흥미가 없었기에 오히려 짜증이 났다.“아이고, 얼른 나가자...”서영숙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그들과 함께 떠나려던 참에 갑자기 익숙한 누군가를 보았다.정은이 수민과 함께 서 있었고, 두 사람 뒤에는 나이가 좀 많은 중년부부가 따라다녔다.남자는 쇼윈도 앞에 서서 핸드폰으로 안에 있는 전시품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도 가까이서 감상을 하며 무척 집중했다.자세히 보면 여자의 생김새는 정은과 많이 비슷했다.‘이 두 사람이 바로 소정은의 부모님인가?’소진헌은 사진을 찍으면서 감탄했다.“이 청자 어룡 모양 주자는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군... 이 어룡, 이 색깔, 이 양식 좀 봐... 와, 감탄이 절로 나오네.”며칠 전에 정은은 이미 그들을 데리고 구경을 하러 왔는데, 오늘 또다시 찾아왔던 것이다.그러나 소진헌은 여전히 흥미진진했다.이때 한 노인 관광단이 다가왔다. 그들은 소진헌의 소개를 듣고 저마다 웃으면서 더 많이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노인들은 눈이 좋지 않아 글이 잘 보이지 않았기에 해설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들의 가이드와 흩어졌다.“우리는 듣는 것을 좋아하니까 계속 설명해 보게!”‘그냥 좋은 일 한 셈 치자.’그렇게 생각한 소진헌은 전시품 옆의 문자를 읽었을 뿐만 아니라 위에 없는 지식까지 보충했다.“이 주자는 단순한 생활 공예품이 아니에요! 이것은 상형청자의 독자적 미감을 오롯이 드러내고 있어서 그야말로 고려인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죠. 상형청자는 인물, 동물, 식물 등 형상을 본떠 만든 청자를 의미하는데, 청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빼어난 조형성과 고려 특유의 맑고 푸른 유약이 더해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요. 실용성과 심미성을 모두 겸비한 보기 드문 도자이기 때문에, 당시의 향, 차, 술을 음미하던 문화, 문인들의 섬세한 취향 등이 어우러졌어요. 상형청자가 바로 당시 소유자의 권위와 품격을 드러내는 기물이었죠.”짝짝짝-소진헌이 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54화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정은 일행은 다음 목적지로 가려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몸을 돌리자마자 서영숙과 부딪쳤다.수민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냈다.정은은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는데, 잠시 후 침착하게 시선을 돌렸다.그녀와 서영숙은 이제 낯선 사람일 뿐, 기본적인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만나도 그저 모르는 척만 하면 됐다.그럼 누구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서영숙은 귀신에 홀린 듯 앞으로 다가가더니 웃으며 정은에게 인사할 줄이야.“정은아, 너도 박물관 구경하러 왔어?”소진헌과 이미숙은 눈을 마주쳤다.‘정은이와 아는 사람인가? 하지만 정은이는 이런 사람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는데.’두 사람은 더욱 궁금해졌다.이를 본 수민은 조용히 그들의 귓가에 대고 무슨 말을 했다.그 순간, 서영숙을 바라보는 이미숙의 눈빛이 달라졌다. 소진헌도 웃음을 거두며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서영숙은 어색해서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이순정이 옆에서 짜증을 내며 재촉했다.“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거야? 빨리 나가자고. 이 안은 너무 답답하고 덥잖아. 아, 곰팡이 냄새 때문에 죽겠네!”“그러게!” 철봉은 맞장구를 쳤다.“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호텔에서 놀걸. 죽은 사람들의 물건이 뭐가 희한하다는 거야? 엄마, 나 배고파.”이순정은 턱을 들며 서영숙에게 명령했다.“근처에 레스토랑 없어? 가서 우리 철봉이에게 먹을 거 좀 사줘. 비싸고 좋은 음식으로 말이야!”만약 땅굴이 있다면, 서영숙은 이미 창피해서 파고 들어갔을 것이다.정은과 수민은 눈을 마주쳤고, 모두 이 말에 깜짝 놀랐다.‘강씨 집안의 사모님이 이렇게까지 참고 있다니? 찍소리도 못하고 있잖아! 이 두 사람 대체 정체가 뭐야?’수민은 눈을 깜박이더니 웃으며 철봉을 바라보았다.“안녕하세요, 성함이 어떻게...”미녀가 주동적으로 말을 걸자. 철봉은 즉시 미소를 지었다.“저 서철봉이라고 하는데! 아가씨는요?”‘아, 성이 서 씨구나...’서연희와 많이 닮은 그 얼굴을 보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55화

    정은은 재빨리 이미숙의 팔을 안았다.“어렵게 놀러 나오셨으니 저도 당연히 제대로 된 식사를 사드려야죠.”이미숙은 웃으며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소진헌은 담담하게 안으로 들어섰는데, 메뉴를 보자마자 놀라서 입이 쩍 벌어졌다.“이, 이게 뭐야. 제일 싼 스테이크가 50만 원이라니?”정은은 즉시 위로했다.“제가 이 집 회원이라 할인받을 수 있어요.”“아, 그럼 다행이고...”소진헌은 안심을 하며 레몬물을 마시더니 다시 물었다.“얼마 할인받을 수 있지?”“5%요.”“풉...”“아빠! 이미지에 신경 좀 쓰세요!”수민은 이미 옆에서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음식이 올라오자, 소진헌은 비싼 고기가 확실히 맛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다른 한편, 이순정 모자는 밖에서 음식을 좀 먹었지만 맛이 없었기에 전혀 만족을 하지 않았다.한식당에서 나온 후, 그녀는 눈짓을 했고, 철봉은 바로 입을 열었다.“엄마, 나 양식 먹고 싶어! 가장 비싸고 가장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가고 싶단 말이야! 아주머니, 절 속일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다 오늘 집에 돌아갈 수조차 없을 거예요.”서영숙은 미쳐버리기 직전이었다.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인지, 서영숙은 마침 정은 일행이 있는 레스토랑을 골랐는데, 그곳도 그들과 인접한 룸이었다.레스토랑의 룸은 밀폐된 공간이 아니었기에, 인접한 방에서 나이프와 포크가 부딪치는 소리까지 똑똑히 들려왔다. 그러니 대화하는 소리도 더욱 잘 들렸다.종업원은 메뉴판을 들고 와서 주문을 받았다.이순정은 양식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철봉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철봉은 메뉴도, 자신의 엄마도 보지 않았다. 그는 음탕한 눈빛으로 눈앞의 늘씬하고 섹시한 종업원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종업원은 애써 구역질을 참으며 뒤로 물러서더니 철봉과 거리를 두었다.이순정은 철봉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설령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녀는 무슨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철봉은 그저 종업원을 바라보고 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356화

    식사를 마친 후, 수민은 친구의 전화에 불려갔고, 정은은 부모님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무척 힘들었지만, 소진헌은 오늘 찍은 사진들을 보며 여전히 무척 흥분했다.“야, 이 주자 그리고 이 도자기 말이야...”복도에서 소진헌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이미숙은 신이 난 소진헌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정은은 묵묵히 그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었는데, 가끔 소리를 내어 맞장구를 쳤다.세 식구는 웃으며 7층으로 올라갔고, 정은은 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고 했다.이때 맞은편 문이 열렸다.“어? 조 교수, 지금 나가는 길인가?” 소진헌이 반갑게 인사했다.정은은 고개를 돌리자 남자의 웃음을 머금은 눈빛과 마주쳤다.재석은 오늘 하얀 반팔 셔츠에 카키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심플하고 깨끗하며 도도하면서도 차분했다.지난번 정은이 술에 취한 이후로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었다.자신이 그때 취했을 뿐만 아니라 재석을 붙잡고 술주정을 한 것을 떠올리니 정은은 마음이 찔려서 시선을 돌렸다.남자는 더욱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소진헌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네, 실험실에 가려고요.”“이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건가?”“아직 두 조의 데이터가 남았거든요.”“그래. 그럼 얼른 가서 일봐, 다음에 시간 있으면 같이 바둑을 두자!”“네.”...다른 한편, 서영숙은 간신히 이순정 모자에게서 벗어났다.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지쳐서 호텔로 돌아가 쉬어야 했기에 마침내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집으로 돌아온 서영숙은 녹초가 되어 소파에 누웠다. 온몸에 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어지러웠다.“엄마! 나 좋은 소식 하나 있는데”강서정은 위층에서 뛰어내려와 서영숙의 옆에 앉았다.그녀는 오늘 마침내 서비대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았다.전공은 생물정보학이었고 교수님은 송지혜였다.‘그동안 송 교수님에게 인삼과 전복을 드린 보람이 있군!’이것들은 모두 전에 오미선에게 주고 싶었지만 거절을 당한 물건이었다.‘이렇게 되면

Latest chapter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2화

    송지혜가 말했다. “가서 말해 봐. 내가 처분을 받으면, 너도 졸업할 수가 없을 거야!”“누가 못 갈 줄 알아요?”“강서정, 너 뭔가 잊은 것 같은데. 그때 넌 어떻게 대학원 시험에 합격했더라?”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었다.송지혜는 가볍게 웃었다.“너 원래 시험에서 떨어졌잖아. 만약 내가 널 봐주지 않았다면, 넌 네가 오늘 여기에 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그래, 가서 고발해. 나도 널 막지 않을게. 죽으면 같이 죽자고. 내가 학교에서 해임을 당하면, 부정한 수단과 뇌물을 주고 들어온 학생들도 같이 쫓겨나겠지.”서정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정말 악독한 분이시군요!”“악독해?” 송지혜는 피식 웃었다. “너도 마찬가지야.”과제 가산점이 없으니 서정의 기말 성적은 정말 비참했다.세 과목이 F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기타 전공 과목도 대부분 C를 받았다.이 성적은 남의 웃음거리로 될 게 뻔했다.‘신진호 저 앞잡이조차도 나보다 시험을 잘 봤잖아!’매번 서영숙이 기말 성적을 물어볼 때마다 서정은 우물쭈물 했고, 정말 숨길 수 없게 되자 사실대로 말했다.서영숙은 학력뿐만 아니라 성적까지 무척 중시했다.그녀의 딸은 이미 서비대학교에 합격했으니 이미 매우 우수했다. 그러니 시험 따위도 다 잘 볼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날 죽일 작정인 거야?!”서정은 매우 당황하여 아무 핑계를 댔다.“이번 기말 시험 정말 어려웠단 말이에요! 시험을 잘 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만 낮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니라고요.”“소정은은?”서정은 말문이 막혔다.“말해!”“전부 A 받았어요.”서영숙은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지예도 요즘 일이 잘 안 풀렸다.송지혜가 너무 까다로웠던 것이다.그녀 앞에서 이미 가능한 한 조심스럽게 움직였지만, 그래도 욕을 먹어야 했다.욕을 먹어도 울지 못했다.친이모였지만 지예는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다.게다가 학술 성적까지 없어졌다.실험실이 정돈되었기에 지예도 진일의 논문을 자신의 이름으로 제출하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1화

    게다가 송지혜 명의로 된 실험실은 소방 점검 불합격으로 인해 시정서까지 받았다.물론 지금까지 아직 시정을 통과하지 못했다.그러니 그동안 그 어떤 학술적 산출도 없었다.이 때문에 정례 회의에서, 송지혜 팀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진호는 예전에 남을 비웃으며 언제든지 일어서서 사람을 물어뜯을 수 있는 들개와 같았지만, 지금은 여느 때보다 더 조용했다.서정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실험실이 정돈되었기에 그녀가 전에 힘들게 송지혜에게서 쟁취한 과제도 물거품이 되었다.송지혜에게 다른 과제를 안배해달라고 했지만 오히려 엄청난 욕을 먹었다.“과제! 그놈의 과제! 나도 과제를 원한다고! 지금 실험실은 시정서를 받았으니 아무런 과제도 진행할 수 없잖아.”“그러니 내가 어떻게 과제를 얻어오겠어?! 게다가, 설령 나한테 과제가 있다 하더라도, 넌 그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고 확신하니?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냐고?”“그럴 능력이 없으면 과제를 넘볼 생각하지 마. 사람은 자기 주제를 잘 알아야 해! 모든 대학원생이 학술을 하기에 적합한 것도 아니고.”“모든 사람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정말 자신이 학술 천재라고 생각하는 거야? 넌 네가 소정은보다 더 잘난 거야?!”끊임없이 쏟아지는 욕설, 송지혜는 서정의 얼굴에 침까지 튀겼다.다행히 서정은 빨리 피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교수님, 애초에 저에게 사비로 기계를 사라고 했을 때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잖아요. 이것만 똑똑히 아셨으면 좋겠어요. 과제팀에 들어가는 이 일, 저는 교수님에게 부탁하는 것도, 상의하는 것도 아니에요. 이건 완전한 거래라고요.”“저는 돈을 내고, 교수님은 그 보답으로 저에게 과제를 주시는 거죠. 이건 우리 서로가 윈윈하는 거래잖아요. 지금 저는 돈을 냈지만 교수님은 오히려 약속을 어기셨죠. 장사를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서정은 더 이상 송지혜란 사람을 존중하지 않았다.그녀는 권세나 재물에 눈이 멀고 돈이나 탐내며 속이 좁은 학술 깡패로서, 학생들이 존경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0화

    정은은 멈칫하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있어! 당연히 있지! 네가 대신 전해 줄래?”“좋아요!”정은은 또 몇 캔을 꺼내 민지의 차에 놓았다.“헤헤, 정은 언니 짱!”“너와 서준이도 짱인 것 같아.”말을 마치고 정은은 차에서 내려 트렁크를 끌고 아파트를 향해 걸어갔다.민지는 정은의 말을 조금도 알아듣지 못하고, 기뻐하며 핸드폰을 꺼냈다.“어! 쮼! 너 지금 아파트에 있어? 내가 육포와 소고기 소스 보내줄게! 그래... 정은 언니가 준 거야.”맞은편의 서준이 대답했다. “그래, 이리 와.”[오케이! 20분 후에 도착할 거야.]“응.”전화를 끊고 서준은 가장 빠른 속도로 아래층으로 뛰어내려 가더니 외투를 입고 신발을 갈아 신었다.“할머니, 오늘 점심은 나가서 먹을게요. 저녁... 저녁에도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어디 가는 거야?”“아파트예요!”“어? 오늘은 여기 남아서 밥 먹기로 했잖아?”서준은 이미 문을 밀고 나갔는데, 이 말을 듣고 목청을 돋우며 대답했다.“다음에 먹을게요!”“얘도 참... 무슨 일인데 그리 성급한 거야...”...정은은 아래층에 멈춰 서서 잠시 쉬려고 했다.그리고 묵묵히 손에 든 상자를 보더니, 또 고개를 들어 7층을 바라보았다. ‘이따 한 번 더 내려올까?’이렇게 궁리하고 있을 때, 옆에는 이미 누군가가 정은의 크렁크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어?”정은은 멍해졌다.재석은 뒤에 발자국 소리를 듣지 못하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안 올라오고 뭐해?”정은은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쫓아갔다.“가요.”남자는 그렇게 큰 트렁크를 들고도 쉽게 7층까지 올라갔는데, 숨조차 헐떡이지 않았다.이런 여유로운 모습을 보며 정은을 정말 부러웠다.“고마워요, 선배님.”재석은 트렁크를 내려놓고 정은에게 문을 열라고 했다.“안으로 들어가자. 이거 무거워서 너 못들어.”정은은 빨리 열쇠를 꺼냈다.문이 열리자 그녀는 재석을 안으로 초대했다.남자는 익숙하게 슬리퍼를 갈아 신고 트렁크를 거실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9화

    특히 봉수진은 요 며칠 별장에 있으면서, 눈도 좋아졌고 허리도 아프지 않았다.하루 종일 웃으며 뭘 먹어도 맛있었다.이춘재는 더욱 집안의 홈닥터와 운전기사, 경호원을 모두 불렀는데, 오래 지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이미숙은 소진헌이 익숙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그러나.“그럴 리가! 어머님은 나와 함께 꽃을 가꾸시며 채소까지 심으시고, 아버님은 나와 함께 바둑까지 두실 수 있잖아.”겨울방학이라 그는 할 일이 없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이미숙은 대부분 서재에서 키보드를 두드렸으니, 이번에는 채소를 같이 심을 친구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바둑 친구까지 찾았다.‘내가 괜한 생각을 했군.’“헤헤.”정은은 이틀 동안 지내다 사흘 만에 J시로 돌아왔다.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실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논문은 반드시 설 전에 완성해야 했다.소진헌은 온 천하의 부모님처럼, 딸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정은의 트렁크에 맛있는 것을 엄청 많이 챙겨줬는데, 모두 그가 직접 만든 소고기 소스와 육포였다.그리하여 정은은 홀가분하게 돌아왔지만, 떠날 때 짐이 많아졌다.민지는 이 소식을 듣고, 진작에 자신이 새로 산 BMW를 몰고 열차역에 와서 정은을 마중했다.그렇다, 민지도 차를 샀던 것이다.하정남은 원래 그녀에게 페라리를 사주려고 했는데, 차종까지 모두 결정했다.그는 차를 모르지만, 돈을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비싸면 좋은 차였으니까.하지만 민지는 완곡하게 거절했다.“학생은 학생다워야죠, 너무 눈에 띄게 행동하면 안 돼요!”결국 민지는 혼자 매장으로 달려가 BMW를 뽑았고, 심지어 성가비를 가지고 있는 차종이었다.당시 서준이 그녀와 함께 가서 골랐다.카드를 긁고 민지는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물었다.“쮼, 나 살림 정말 잘 하지?”서준이 말을 하려고 할 때, 민지는 계속해서 말했다.“너도 좀 배워.”그래서 이 말이 중점이었다.서준은 침묵했다.“참, 너도 한 대 사지 그래? 아파트에서 실험실로 가려면 아주 멀잖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8화

    ‘뺏으라고?’현빈은 웃음이 나왔다.“그래도 뺏을 수가 있어야죠.”“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빼앗을 수 없다고 단정하는 거야?”“왜요? 이모를 뺏으려고요? 쳇. 우선 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나서서 막으실 거예요.”심정훈은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잠시 후, 예리한 눈빛으로 현빈을 바라보았다.“도대체 어떤 여자가 널 차버렸는데? 말해 봐?”현빈은 말을 하지 않았다.“아까 말 잘했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침묵하는 거야?”“말해도 모르시잖아요.”심정훈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잔을 들었다.“자, 우리 부자끼리 모처럼 모였으니 한 잔 하자.”짠.잔이 맞부딪치자, 두 사람은 각자의 걱정거리를 삼켰다.달은 중천에 떠 있었고, 밤은 점점 깊어졌다.현빈은 술을 많이 마셔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오히려 심정훈은 술을 많이 마셨지만, 취기가 전혀 없었고 술을 따를 때도 손이 떨리지 않았다.외모가 우월하고 기질이 출중한 두 남자가 함께 모여 울적하게 비싼 술을 마시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이쪽을 훑어보았다.현빈은 갑자기 술잔을 내려놓았다.“아버지, 어떤 방법으로 한 여자가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할 수 있을까요?”심정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현빈은 또 손을 흔들었다.“됐어요, 아버지한테 물어봐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네요. 아버지 자신도 해결하지 못했으니까.”‘역시 내 아들답네, 정곡만 골라서 찌르다니.’새벽 1시가 되어서야 부자는 술집을 떠났다.현빈은 이미 취했고, 심정훈은 나름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그를 호텔로 데려다줘야 했다.“딸꾹! 아버지, 왜 여기에 계세요?” 방에 들어서자마자 현빈은 잠에서 깨어나더니 갑자기 똑바로 섰다.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심정훈은 어이가 없었다.‘이 자식이 1분이라도 일찍 깨어났다면 혼자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일부러 날 부려먹은 거야?’현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아, 저를 데리고 호텔로 오신 거예요?”“하지만 저는 이제 여자 데리고 놀지 않으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7화

    ”아니, 이 남자가 그렇게 대단해? 술집에 와서 술 마시는데 경호원까지 데려오다니?”“누가 알겠어.”...현빈은 일부러 경호원에게 가까이 서서 지키라고 했고, 주위는 마침내 조용해졌다.그는 또 술 한 잔 가득 채웠다.그러나 어젯밤처럼 들이키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며 담담한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이때, 현빈은 멈칫하더니 눈빛은 멀지 않은 부스 위에 떨어졌다.‘쯧쯧!’심정훈은 누군가의 눈빛을 알아차리고 그곳을 바라보았는데, 뜻밖에도 아들과 눈을 마주칠 줄이야.분위기는 어색해졌다.부자는 동시에 눈을 뗐다.현빈은 생각을 하더니 술병을 들고 심정훈의 옆에 가서 털썩 앉았다.“아, 술 마시러 오셨어요?”심정훈은 담담하게 현빈을 보았다.“무슨 쓸데없는 말을 묻는 거야. 술집에 와서 술 안 마시면? 영화라도 보라고?”“그런데 넌 또 무슨 상황이야?”심정훈은 현빈을 살펴보더니, 내색하지 않고 그의 손에 있는 절반 비어 있는 술병을 보았다.“담배와 술을 끊었다고 하지 않았니?”반년 전, 현빈은 갑자기 술과 담배를 끊겠다고 했는데, 심정훈은 당시 그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뒤에 그가 정말 그렇게 한 것을 보고, 심정훈은 깜짝 놀랐다.‘그런데 얼마 만에 본색이 드러났지?’현빈은 씁쓸하게 웃었다.“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끊을 필요가 있을까요?”심정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의 말을 알아차렸다.“여자에게 차였어?”정말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었다.현빈은 말이 없었다.“허, 진짜 차였어? 재밌네.”“저만 그래요? 아버지도 마찬가지시잖아요.” 현빈은 피식 웃었다. ‘누가 빈정거리래?’심정훈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하룻밤 사이에 S시에서 달려오셨다니, 액셀에서 연기라도 나지 않았어요? 신호등은 몇 번이나 위반하셨죠? 운전면허증은 아직도 갖고 계신 거예요?”심정훈은 말문이 막혔다.“아버지도 참...”현빈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이렇게 필사적으로 무슨 일을 하실 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6화

    지금의 심정훈과 이미숙은 이미 과거의 죽마고우가 아니었다.그들은 각자 결혼을 하여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다.“어렸을 때 우리 커서 뭘 해야 할지 소원을 빌었던 거 기억나?” 심정훈이 먼저 침묵을 깼다.이미숙은 고개를 끄덕였다.“기억하죠. 형부는 천문을 좋아했으니, 졸업 후에 나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잖아요.”남자는 웃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씁쓸함을 띠었다.“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자신이 정말 어리석고 멍청한 것 같아. 꿈은 꿈이 아니라 손에 닿을 수 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했지. 그러나 난 결국 심씨 가문을 물려받았고, 부모님이 원하는 후계자가 되었어.”이미숙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난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심씨 가문은 지금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 이미 20년 전과 전혀 비교할 수 없는 존재로 거듭났잖아요. 형부는 아주 큰 성공을 거뒀어요.”‘하지만 난 널 잃었어...’심정훈은 입을 벌렸으나 결국 그 말을 삼켰다.곧이어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일을 돌이켜 말했다.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약간 넋이 나갔고, 자신이 결국 이미윤과 결혼했다는 것을 생각하니 말할 때 은근히 망설였다.고개를 돌려 이미숙의 잔잔한 눈빛을 보자, 심정훈은 갑자기 물었다.“넌? 그동안 무슨 일을 겪었지? 그때 나와 아버님, 어머님은 모두 네가 외국에 버려졌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가장 외진 N국까지 찾아갔어. 그러나 전혀 네 소식이 없었고. 그런데 네가 뜻밖에도 L시에 있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이미숙은 심정훈을 오빠처럼 여겼기에, 그의 질문에 그동안 있었던 일을 자세히 말했다.그녀가 하룻밤 내내 강에서 떠다니다가 구조되었다는 말을 듣고, 이미 괜찮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심정훈은 여전히 마음이 조여들었다.이미숙은 그런 심정훈을 보며 웃었다.“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나는 지금 잘 지내고 있고요.”심정훈은 말을 하지 않았다.그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겉으로 보기엔 심정훈은 가정이 원만하고, 우수하고 뛰어난 아들이 있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5화

    심정훈은 손을 흔들었다.“아니에요, 내가 하면 돼요...”“뭘 사양하시고 그래요? 다 가족이잖아요.”심정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진헌은 이미 그의 그릇에 밥 두 숟가락 떠주었다.“여보, 제부 얼마나 세심한지 좀 봐요? 어쩐지 우리 미숙이 마음에 들었더라니.” 이미윤은 미소를 지었지만 남편을 바라보는 눈빛은 비웃음으로 가득했다.심정훈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으면서 전혀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이미윤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지만, 또 내색할 순 없어 끊임없이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쉬며 억지로 참았다....점심을 먹고 소진헌은 그릇과 젓가락을 치웠고 정은이 도왔다.이미숙도 가만히 있지 않았는데, 부녀가 설거지를 하자 자신은 식탁을 닦으며 과일을 깎았다.두 노인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현빈은 다 먹고 나서 볼일이 있다며 떠났기 때문에 지금은 심정훈과 이미윤 부부밖에 없었다.봉수진은 그제야 입을 열어 물었다.“정훈아, 네가 미숙이 집을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찾아온 거야?”“당연히 제가 알려줬죠.” 이미윤은 웃으며 말을 받았다.봉수진은 의아하게 그녀를 보았다.“어머니, 그게 무슨 눈빛이세요? 미숙이를 찾았으니, 정훈 씨는 형부로서 당연히 이 사실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하물며 그동안 미숙이를 찾기 위해 정훈 씨도 엄청 힘을 썼잖아요!”“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그렇지 않으면 제가 또 무슨 생각을 할 수 있겠어요? 두 사람 예전의 관계? 지금 다시 만난 이상, 다시 옛정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하고 의심을 해야 하나요?”이춘재와 봉수진의 안색이 동시에 변했다.심정훈의 눈빛은 순식간에 극도로 차가워졌다.“이미윤, 말 똑바로 해! 주의 좀 하라고!”“난 소란을 피우지도 않고 떠들지도 않았는데, 말을 똑바로 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데요? 정훈 오빠~ 이렇게 불려야 마음에 드는 거예요?”“정말 억지를 부리는군!”이미윤도 화가 나지 않았다. 이미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두 노인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4화

    기억은 마치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소년과 소녀는 20대였고, 눈에는 서로밖에 없어, 누군가 먼저 고백을 하면 인연이 정해질 수 있었다.심정훈은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무슨 말을 하려다가 이미숙이 일어서는 것을 보았다.“내 정신 좀 봐... 이제 형부라고 불러야겠죠? 소개할게요. 내 남편 소진헌이에요.”‘형부’, ‘남편’이란 말에 심정훈은 숨이 멎었다.그러자 이미숙 옆에 있던 남자에게 시선이 떨어졌다.소진헌은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오히려 열정적으로 심정훈을 자리에 앉혔는데, 또 그를 위해 깨끗한 그릇과 젓가락을 가져왔다.심정훈은 입가를 실룩거렸지만 결국 고맙다는 인사밖에 하지 못했다.소진헌의 요리 솜씨는 원래 괜찮았는데, 오늘 더욱 신경을 썼다.그러니 맛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두 노인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식사하는 도중, 소진헌은 이미숙과 정은을 돌보았는데, 세심하게 아내를 도와 새우를 까주었고, 정은에게 집어준 음식도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요리였다.정은은 작은 산처럼 쌓인 그릇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아빠, 저 아직 다 못 먹었어요.”“나한테도 집어주지 마요. 남으면 당신이 다 먹을 거예요?”“그럼.”소진헌은 웃으며 대답했다.평소에 이미숙이 음식을 남기면 전부 소진헌이 해치웠다.소진헌은 오히려 습관이 되어 별다른 생각하지 않았지만, 남들은 그렇지 않았다.심정훈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이미윤은 비아냥거리며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지금 사랑을 과시하고 있는 거야?’현빈은 열심히 밥을 먹고 있었는데, 너무 진지해서 주위의 모든 것에 무관심했다.오히려 이춘재와 봉수진은 참지 못하고 눈을 마주쳤다.전에는 소진헌이 이미숙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바보 사위가 ‘괴롭힘’을 당하면서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소진헌이 이미숙 앞에서 꼼짝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소진헌은 여전히 허허 웃으며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정말 단순한 사람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