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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작가: 십일
도겸은 재벌 가문 출신이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다 그 자신의 노력 덕분이었다.

그는 이순정과 철봉 같은 사람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른다.

입으로는 그럴 듯하게 말하지만, 사실 흥정을 할 때 돈을 더 달라고 말할 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순정은 눈알을 굴렸다.

“이렇게 시원시원하니 나도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겠다. 넌 이미 내 딸에게 상처를 입혔고, 배상하는 것도 마땅하지. 우리가 원하는 것도 많지 않아. 이거면 충분해...”

그녀는 한 손을 내밀었다.

도겸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50억, 한 푼도 적으면 안 돼!”

“허...”

이번에 도겸은 정말 웃음이 나왔다.

화가 난 게 아니라 정말 웃겼기 때문이다.

철봉도 이순정이 말한 숫자에 놀라 아연실색했다.

‘전에 그냥 5천만 원만 달라고 하지 않았어? 왜 공이 두 개 더 많아진 거지?!’

“왜 웃는 거야? 우리 연희는 자신의 청춘, 몸, 건강까지 바쳤어. 이것은 돈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도겸은 입술을 구부렸다.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없는 거예요 아니면 전혀 가치가 없는 거예요? 똑똑히 생각하고 다시 말해봐요.”

연희는 도겸을 몇 번이나 속였고, 그는 그래도 연희가 자신을 한동안 따라다녔던 것을 봐서 따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사람들이 찾아와서 돈을 요구하다니?

‘정말이지 거지가 다름없군!’

“그게 무슨 소리야?”

이순정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우리 딸이 가치가 없다고?!”

“천한 것 주제에, 더러운 수단을 써서 내 아이를 임신했으니까요. 그리고 또 잔꾀를 부리다가 아이를 직접 죽였고요.”

이순정은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분명히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도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도 그렇게 억울해 보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순정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바로 버럭 했다.

“그래, 이 이기적이고 무정한 남자 같으니라고! 양심을 어기는 일을 했으면서 오히려 우리에게 덮어씌우려 하다니? 너 같은 사람은 진작에 우리 마을에서 난봉에 맞아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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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뭘 알아!” 이순정은 콧방귀를 뀌었다.“지금 5천만 원으로 뭘 할 수 있겠어? 고급차 하나도 살 수 없다고! 넌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거야?”“그럼 우리가 가격을 높게 불러도 주지 않잖아! 차라리 쉽게 그 5천만 원을...”“임마, 넌 미래를 봐야지! 이 빌딩 좀 봐, 그리고 서영숙이 사는 그 집. 이것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강도겸이 끼고 있는 그 시계 좀 생각해 봐, 가치가 전부 5천만 원 넘잖아? 어차피 그들은 돈이 많으니, 우리가 좀 더 달라고 하면 뭐가 어때서? 마지막에 50억을 주지 않아도, 5억 정도는 건질 수 있지 않겠어?”철봉은 마음이 흔들렸다. 50억에 비해 5천만 원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를 전혀 상대하지 않잖아. 5천 원도 안 주는데, 어떻게 50억을 주겠어...”철봉은 약간 풀이 죽었다.그러나 이순정은 자신감이 넘쳤다.“넌 이 호족들이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는지 알아?”“뭔데?”“체면! 돈 많은 사람일수록 체면에 더 신경을 쓰거든. 아무튼 네 누나는 피해자이고, 강도겸이 나쁜 사람이니까, 우리에게 기회가 있어! 전에 호텔에서 서영숙을 찾으러 갔을 때, 너 영상을 찍지 않았어? 사람 찾아서 편집한 다음 인터넷에 올리자. 지금 네티즌들은 다 구경꾼이야. 특히 명문가의 일이라면 더욱 야단이 날 거야! 이 일이 커지면, 그 사람들이 계속 가만히 앉아있을 것 같아? 천만에!”철봉은 얼른 자신의 건달 친구들에게 연락했다.“엄마, 너무 대단해, 이런 방법까지 생각해 낼 수 있다니! 야, 전태야, 나 좀 도와줘...”오후 3시, 철봉은 자신의 계정을 통해 영상 하나를 올렸다.영상에서,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한 중년 여자가 귀부인을 붙잡고 그녀의 아들이 자신의 딸을 임신시켰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그리고 옆에 한 무리의 귀부인들이 줄지어 서서 흥미진진하게 이를 구경하고 있었다.영상을 녹화한 사람은 피해자이 동생으로, 누나를 위해 불평을 했다.[J시 최고의 귀부인이 매를 맞다니, 그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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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순간, 철봉은 도겸 변호사의 전화를 받았다. 그들은 이미 증거수집을 마쳤으니 철봉의 법적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했다.마지막으로 또 철봉을 경고했다. 분수를 지키지 않으면, 그들도 절대로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고.철봉은 놀라서 오줌을 지릴 뻔했다.그러나 이순정은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뭐가 무서운 거야? 변호사들은 그저 입으로만 그렇게 말할 뿐인데. 너도 참 겁이 많아! 계속 보내! 삭제하면 우리도 계속 올리는 거야.”그러나 현실은 잔혹했다.그들이 하나를 올릴 때마다 영상은 바로 삭제되었다.보상을 받기도 전에 철봉은 100만 원을 썼다.“계속 올려!”“엄마! 나 돈 없어... 돈 좀 줘...”“아니다,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이건 아닌 것 같아. 돈을 쓰자마자 바로 삭제됐으니 너무 낭비잖아?”“그럼 어떡해?”이순정은 눈알을 굴렸다.“계정을 몇 개 더 만들어. 이번에 우리는 올리기만 하고 돈을 쓰지 않는 거야.”“성공할 수 있을까?”돈을 쓰지 않으면 검색어 순위에 올라갈 수 없었다.그럼 사람들의 관심도 얻지 못할 것이다.‘상대방은 또 어떻게 우리에게 돈을 주겠어?’도겸은 이순정과 철봉이 꾸민 짓을 보며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여론으로 날 협박하려고? 흥, 꿈이나 깨!’“대표님, 지금 다른 계정으로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제 어떡하면 좋습니까?”“아무도 관심하지 않은 이상, 그냥 내버려둬.”“네.”그러나 이순정 모자가 쓸데없는 짓을 한 건 아니다.적어도 도겸이 직접 나섰고, 그룹 변호사까지 출동했으니까.강씨 가문은 현재 강구염이 주요한 권력을 잡고 있었다.강씨 가문의 가주로서, 그는 매일 바쁘게 움직여야 했고, 모두 수천억이 넘는 비즈니스를 계약했다. 그러니 강구염은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질 리가 없었다.하지만 강구염에게 아주 유능한 비서가 있었다.철봉의 영상이 올라오자마자, 비서는 즉시 발견했고, 바로 강구염에게 보고했다. 또 홍보팀에게 만일을 대비해서 해결방안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통지했다.강구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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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성의를 원하는 거죠?” 서영숙은 이를 갈며 물었다.그녀가 화가 날수록 이순정은 마음이 후련했다.[지금 빨리 가격을 정해서 일찍 이 일을 끝내고 싶은 건 알겠는데, 우리는 J시에 온지 이미 반달이나 되었지만 줄곧 병원병실에서 지내고 있었거든. 병실의 간호침대가 얼마나 불편한지, 내 허리가 시큰거리고 다리까지 쑤시고 있단 말이야. 며칠 전에 당신의 기사 때문에 많이 놀라서, 그야말로 몸과 마음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거든. 몸을 잘 휴양해서 당신과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솔직하게 말해요!”서영숙은 이순정의 말을 듣자마자 이마에 핏줄이 솟구쳤다.이순정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나와 내 아들에게 호텔 하나 예약해 줘. 참, 최고급 호텔이어야 하고, 그 뭐지... 스위트로 정해줘.]철봉은 옆에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스위트룸.”[그래, 스위트룸!]서영숙은 이미 자신이 몇 번째로 심호흡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좋아요!”그녀는 즉시 집사에게 호텔을 예약하라고 했다.그날 저녁, 이순정과 철봉은 병원 근처의 W호텔에 들어갔다.최고급 스위트룸은 전부 다 예약되었기 때문에, 집사는 공손하게 두 사람과 상의를 했다. 이순정은 상대방의 태도가 좋은 것을 보고, 그제야 일반 스위트룸에 입주하는 것에 동의했다.그러나 모자는 여전히 그 호화로움에 놀랐다.“세상에, 침실이 두 개가 있고, 화장실이 세 개라니! 그리고 독립된 헬스장과 수영장까지...”철봉은 입이 쩍 벌려졌다.“부자들은 이렇게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어?!”‘똥 싸고 오줌 싸는 데가 세 군데라니! 설마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뉘는 건 아니겠지?’이순정은 침을 삼키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이것도 일반 스위트룸일 뿐이야. 이것보다 더 좋은 스위트룸은 얼마나 화려할까? 어머, 하룻밤 묵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 거야?”“얼마든 어차피 우리가 낼 필요가 없잖아! 엄마, 빨리 와서 이거 좀 봐. 여기에 메뉴도 있어. 위에 음식은 아예 들어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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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후, 서영숙은 확실히 이순정의 전화를 받았지만, 결코 돈 때문이 아니었다.“지금 뭐라고요?!”[나와 우리 철봉이 데리고 지난번에 당신 귀부인들이 모였던 그 호텔에 가자고. 우리 그곳의 디저트가 먹고 싶단 말이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서영숙은 핸드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그 호텔은 회원이 아니면 못 들어간단 말이에요!”[그래서?]“당신은 회원이 아니잖아요!”[그럼 회원 하나 만들어주면 되잖아?]서영숙은 이가 깨질 것만 같았다.‘회원을 만들어달라고? 말이 쉽지! 그 호텔에서 4억원을 소비해야만 VIP 회원이 될 수 있는데, 이순정 그 여자가 뭔데? 그럴 자격이 있긴 한 거야?’[아 몰라, 어차피 나 오늘 거기에 가서 디저트 먹을 거니까 당신이 알아서 해!]결국 서영숙은 자신의 회원 카드로 모자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갔다.마침 오늘 귀부인들이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서영숙은 이순정과 서철봉을 데리고 들어가다 그녀들과 딱 부딪쳤다.“서 여사? 어머, 정말 서 여사였네!”“방금 우리가 줄곧 불렀는데. 반응이 없길래 난 또 사람을 잘못 본 줄 알았지.”서영숙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실제로는 쪽팔려서 당장이라도 땅굴을 파서 숨고 싶었다.“나 불렀어? 미안, 못 들었어...”“이 두 분은?” 이때 한 귀부인의 시선이 이순정과 철봉에게 떨어졌다.“낯이 좀 익은 거 같은데요?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죠?”서영숙이 제일 원하지 않던 상황이 발생했다.이순정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지난번에 여기서 만났었죠. 서 여사님과 갈등이 좀 있어서 내 목소리가 좀 컸어요. 그때 여사님도 그 자리에 있었어요?”이 말이 나오자, 귀부인들은 그제야 기억이 난 것 같았다.서영숙을 바라보는 눈빛은 의아와 의심이 담겼다. 사람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이에 서영숙은 더욱 불안해졌다.“그럼 이제 화해한 거예요?”한 귀부인이 물었다.서영숙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순정이 직접 대답했다.“에이, 그럼요! 진작에 화해했죠!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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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시간 후, 이순정과 철봉은 수많은 쇼핑백을 들고 백화점에서 나왔다.그러나 이때 이순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차! 목걸이 하나 사는 거 잊어버렸네! 얼른 돌아가자...”철봉은 두 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 있었고, 다리는 거의 부러질 정도였다.“엄마, 오늘은 그만하자. 이미 이렇게 많은 물건을 샀잖아. 힘들어 죽겠어.”“하지만...”이순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손에 가득한 쇼핑백을 보고 있으니 확실히 불편했다.그녀는 눈알을 굴리다 시선이 서영숙의 목에 떨어졌다.“어? 당신 목에 있는 이 목걸이 꽤 괜찮아 보이는데, 그냥 나 줘. 당신은 하나 더 사면 되잖아.”서영숙은 두 눈을 부릅뜨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의 목걸이는 까르띠에 한정판이었다. 4개월 동안 기다렸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십억을 써서야 손에 넣을 수 있었다.‘이 여편네 지금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자기가 원하면 다냐고?! 대체 얼마나 뻔뻔하길래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이순정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지금 그게 무슨 표정이야? 난 그저 목걸이 하나를 달라고 했을 뿐, 당신 목숨을 달라는 게 아니잖아! 게다가 나도 당신이 꼈다고 뭐라 하지 않았고. 지금 당신에게 새로 살 기회를 주고 있는데 오히려 그런 표정을 짓다니?”“아이고, 아까우면 그냥 관두자. 원래 당신과 잘 상의해서 가능한 한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 싶었는데. 지금 보면 당신은 성의가 아예 없는 것 같아. 그래, 그럼 이렇게 질질 끌지 뭐, 어차피 난 하나도 급하지 않으니까.”말을 마치자 이순정은 철봉을 바라보았다.“철봉아, 이따가 돌아가서 그 동영상을 다시 올려보자.”간단한 말 몇 마디였지만, 협박과 공갈이 가득했다.서영숙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그들에게 빨리 꺼지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이때, 머릿속에 강구염의 경고가 떠올랐다.그녀는 몇 차례 심호흡을 하고서야 겨우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며 목걸이를 벗었다.“그래! 당신은 재벌 집 사모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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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숙은 길치였다.이렇게 큰 정원은 말할 것도 없고, 가본 적이 없는 작은 골목에 들어서도 늘 길을 잃곤 했다.“엄마, 어떻게 길을 찾으신 거예요?”이미숙은 단번에 말문이 막혔다.“나도 모르겠어. 그냥 이렇게 가면 된다는 직감을 받아서? 그런데 바로 나올 줄은 몰랐어...”소진헌도 감탄을 했다.“역시 아내를 믿어야 되는 거야!”부녀는 모두 이미숙이 운 좋게 맞혔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미숙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정교한 정원, 은폐된 작은 문, 이 모든 것은 전부 그녀의 기억 속 깊은 곳에 숨겨 있었던 장면이었다....같은 시간, 같은 정원에서.현빈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시고 예전에 살던 정원에 왔다.십여 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두 노인은 본관의 인테리어가 여전히 예전과 똑같다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그리움을 드러냈다.당시 이 정원을 상납할 때, 그들은 요구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본관의 물건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 미숙이가 돌아와서 이 낯선 집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괴로워할까?’봉수진은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그들 가족이 십여 년 동안 살았던 이 곳을 똑똑히 보려고 했고, 머릿속에는 이미숙이 어렸을 때 정원에서 놀던 장면이 가득했다.“미숙아, 물고 좀 봐. 대나무 잎을 따서 누구에게 주려고?”“아빠한테 줄 거예요, 헤헤!”딸의 웃음소리는 여전히 귓가에서 맴돌았고, 그때의 기억도 마치 어제 금방 일어난 일인 것만 같았다.“당신,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난 자꾸만 미숙이가 우리 곁에 있는 것 같아요...”봉수진은 복도 기둥을 만지며 말했다.“봐요, 미숙이가 그린 그림이 아직 남아 있잖아요.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가능하다면 봉수진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그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봉수진은 딸을 지키며 딸에게서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미숙이 우리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잘 보호할 거야! 미숙아, 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동안 잘 지내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91화

    정은은 다시 한번 자세히 훑어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이미숙은 걸어가서 자신의 딸과 함께 전시판 앞에 섰다.“전쟁이 끝난 후, 이원은 이씨 가문의 후손들에게 돌려주었다고 적혔는데, 돌려준 이상 이 정원은 개인 정원인 거잖아?”‘개인의 것이니 왜 모든 관광객들이 참관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티켓을 살 필요도 없고. 마치 자선하는 것처럼 말이야. 정말 이상해!’그러나 이미숙도 깊이 연구하지 않고, 일가족은 계속 동쪽으로 걸어갔다.이 정원은 정말 컸는데, 10여 분을 걸어서야 다음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건물 옆에는 작은 대나무 숲이 있었는데, 대나무 숲 밖에는 청석판이 깔려 있었고, 대나무 숲 깊은 곳까지 뻗어 있었다.구불구불한 길은 신비한 느낌을 더해주었다.바람이 불자, 대나무 잎도 따라서 소리를 냈다. 바람도 대나무의 맑은 향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일가족은 안내판을 따라 앞으로 걸었고, 소진헌은 사진을 찍으면서 감탄했다.“정말 너무 예쁘네!”세 식구가 작은 정원을 지나, 좁은 문을 나가자, 눈앞이 탁 트였다. 평지의 끝에는 기품 있는 집이 하나 있었다.웅장하면서도 화려했다.한가운데에 현판이 걸려 있었는데, 위에는 ‘본관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안에는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그들은 바깥에서 참관할 수밖에 없었다.이미숙은 천천히 다가가더니, 노란색 선 밖에 멈춰 섰다.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수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도저히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그녀는 망연히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그 익숙한 느낌이 갈수록 강렬해졌다.나... 여기에 온 적이 있는 것 같은데?’정은은 여전히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이미숙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심지어 곤혹을 드러내고 있었다.“엄마?” 그녀가 소리쳤다. “왜 그래요?”소진헌도 고개를 돌렸다.“햇볕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좀 쉴까?”이미숙은 웃으며 고개를 살며시 흔들었다.“괜찮아요, 그냥... 여기가 너무 예뻐서 그래요. 만약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90화

    “뭐가요?” 선우는 영문을 몰랐다.“그때 정은과 헤어진 거 말이야, 내가 잘못한 거야?”“형...”도겸을 바라보는 선우의 눈빛은 많이 복잡했다.“그걸 이제야 깨달은 거예요?”도겸은 말을 하지 않았다.“정은 누나가 얼마나 좋은 여자인데! 나 같으면 어디 다칠까 봐 평생 아껴줄 거예요...”말실수 했다는 것을 깨달은 선우는 즉시 말을 바꾸었다.“물론 난 누나에게 그런 마음이 있는 게 아니에요. 그냥 그렇다는 거지. 내가 만약 형이었다면, 정은 누나를 꽉 붙잡았을 거예요.”좋은 여자는 흔한 존재가 아니었기에, 손을 놓은 순간,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이끌 것이다.“그때 내 생일날 말이에요, 정은 누나는 기분 좋게 와서 내 생일을 축하해 주었는데, 형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헤어지자고 말했잖아요. 나 그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동건이 형도 그래요! 그날 후에 조용히 나에게 말했는데, 형이 조만간 후회를 할 거라고.”다만 그런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다.두 사람도 꽤 오랫동안 사귀었으니, 6년이 지난 지금, 누가 뭐라 해도 그들은 다시 화해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에 정은이 정말 떠났을 줄이야.“도겸이 형, 지금 심정을 잘 알겠는데, 지금 정은 누나는...”“난 이미 잘못을 깨달았고, 또 잘못을 인정했어.”도겸은 눈을 드리우며 손에 든 담배를 꽉 쥐었다.“그러나 정은은 여전히 날 용서하려 하지 않잖아... 선우야, 내가 어떻게 해야 이 일을 만회할 수 있을까?”이 질문에 선우도 골치가 아팠다.‘정은 누나는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하지만 그는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슬퍼해하는 도겸을 보며 선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형, 사실 좋은 여자는 엄청 많아요. 이제 앞을 보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또 다른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도겸은 가볍게 웃었다. 담배는 이미 구겨졌고, 부스러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그래, 좋은 여자는 많지만 정은은 하나밖에 없잖아.”선우는 어안이 벙벙했다.‘이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9화

    밖에 나오자, 세 사람은 모두 술을 마셨기에 각자의 전화로 대리운전을 불렀다.기다리는 사이에 선우는 갑자기 담배를 피우고 싶었다. 그는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려 했지만 라이터를 찾지 못했다.동건에게 달라고 할 때, 그는 자신의 차를 가리켰다.“뒷좌석에 있으니까 혼자 가지러 가.”선우는 차 문을 열고 라이터를 찾았다.“아, 여깄었네...”그는 담배에 불을 붙인 다음 라이터를 동건에게 돌려주었다.방금 뒷좌석에서 본 숄을 떠올리며 선우는 입가를 실룩거렸다.“형 이제 차에서 그런 짓 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야?”동건은 영문을 몰랐다.“그런 짓? 무슨 말을 하는 거야?”“모르는 척할 거예요? 뒤에 숄이 있잖아요? 그건 여자만 입는 거 아니에요? 그것도 노란색. 솔직히 말해요, 어느 여자가 남긴 거예요?”동건은 어이가 없었다.“헛소리 하지 마.”“어머, 인정 안 하는 거 좀 봐요, 이건 형 답지가 않은데.”“인정하긴 개뿔! 그거 정은 씨 어머니의 숄이야. 내일 돌려주려고 했다고. 그런데 무슨 더러운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너 야동 좀 그만 봐!”선우는 깜짝 놀랐다.“정은 누나 어머니요? 그 분의 물건이 왜 형의 차에 있는 거죠?”한쪽에 있던 도겸은 저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웠다.동건은 방금 입을 열려고 했는데, 선우와 도겸이 모두 궁금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 헤헤 웃으며 갑자기 말하고 싶지 않아졌다.“글쎄, 그건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선우는 계속 추궁했다.“무슨 이유인데요?”“아니, 왜 질문이 이렇게 많아? 너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당연히 상관이 있죠! 난 이미 오랫동안 정은 누나의 소식을 듣지 못했거든요. 지난번에 다리가 부러져 이주 넘게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정은 누나가 병문안 하러 왔었거든요. 날 그렇게 걱정하고 있으니 나도 당연히 누나를 관심해야 하지 않겠어요?”“뭐? 정은 씨가 병문안을 갔었다고?” 동건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하며 곁눈질로 줄곧 도겸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는 몸을 살짝 기울이더니, 눈썹을 치켜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8화

    동건은 얼마 전에 도겸의 회사에 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운 서연희의 어머니와 양아치 같은 남동생을 떠올렸다.“아이가 없어졌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서영숙은 아마 울다 기절할지도 모른다동건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곧 그가 부른 대리도 도착했다.“저기요! 대표님! 잠시만요!”동건이 뒷좌석 차 문을 열고 앉으려 할 때, 레스토랑 지배인이 그를 불렀다.“무슨 일이에요?”“방금 저희가 룸을 청소할 때 이 숄을 발견했습니다. 그 위에 브로치가 하나 있는데, 아마도 여성분이 빠뜨린 것 같습니다...”정은네 일가는 이미 떠났기에, 지배인은 그들과 함께 밥을 먹은 동건을 보자마자 즉시 그를 불렀다.“이리 줘요, 내가 돌려주면 되니까.’“네, 감사합니다.”동근은 숄을 뒷좌석에 놓고는 내일 사람 시켜 정은에게 돌려주려 했다.“가요, 선생님.”“네.”도중에 선우에게 전화가 왔다.[형! 왜 아직도 안 온 거예요? 지금이 몇 시인데. 우리 지금 형 하나만 기다리고 있단 말이에요! 요 며칠 너무 신나게 놀다가 몸이 약해진 거예요?]선우가 있는 곳은 좀 시끄러웠는데, 클럽이 아니면 술집이었다.“꺼져, 이 미친 자식아! 말도 참 더럽게 하네! 딱 기다려, 곧 도착할 테니까!”동건은 주소를 물어본 다음 직접 대리에게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슬라이드 바에서.선우가 나와서 동건과 어깨동무를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왜 이렇게 급하게 달려온 거예요? 어느 여자의 품에 있다 온 건 아니겠죠?”“꺼져, 정상적인 식사를 했을 뿐이니 함부로 말하지 마.”선우는 입을 삐죽거렸다.“내가 믿을 것 같아요?”“난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니 이상한 루머 좀 퍼뜨리지 마세요.”“가짜 여자친구잖아요?” 선우는 히죽거리며 말했다.동건은 멈칫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누가 그래?”“수민 누나가요.”“언제?”선우는 잠시 생각했다.“지난 주말이었을 걸요? 테니스를 치러 갔는데, 한 남자와 아주 다정하게 옆방에서 공을 치고 있더라고요...”남자는 수민의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7화

    이미숙은 이렇게 말했다.“뭘 먹을지 모르겠으면 제일 비싼 레스토랑으로 정해. 가격은 모든 것을 대표할 순 없지만 적어도 성의를 표시할 수 있으니까.’그래서 동건은 레스토랑의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또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이미숙은 감사 인사를 해야 했으니 틀림없이 식사 자리를 비싼 곳으로 정할 것이다.금요일, 저녁.동건은 10분 앞당겨 도착했는데, 정은네 일가는 그보다 더 일찍 도착할 줄이야. 그들은 이미 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원래 정은은 수민까지 불렀지만, 그녀는 너무 바빠서 이미 연속 이틀동안 야근을 했기에 정말 시간이 없었다.“정말 안 올 거야? 고동건 씨도 있는데.”수민은 눈을 부라리더니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그래서? 그 남자가 있으면 내가 가야 하는 건가?]“두 사람 지금 사귀고 있잖아. 다 먹으면 동건 씨는 또 네 기사가 되어 널 집에 데려다줄 수 있고.”[쳇, 누가 데려다 달라고 했어? 나한테 차가 없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우리는 가짜 커플이잖아. 넌 그걸 모르는 것도 아닌데, 지금 자꾸 비아냥거릴 거야...]룸 안에서.동건은 웃으며 인사를 했다.“두 분도 참, 저도 간단하게 도와드렸을 뿐인데, 이렇게 특별히 밥을 사주시다니!”“당연히 그래야지.”소진헌은 웃으며 그와 악수했다.‘네가 나석천 편집장님을 정은에게 소개해준 덕분에 지금의 『7일담』이 있게 된 거야.”이미숙도 옆에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부부는 동건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젊었다.소진헌은 훤칠하지만 우아한 기질을 선보이고 있었다. 옷이든 하는 말이든 모두 지식인만이 가지고 있는 기질을 내뿜었다.이미숙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파란 원피스에 긴 머리를 걷어올린 채로 소진헌의 곁에 서 있으니 침착하면서도 도도했다.그녀가 서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곧 음식이 올라왔다.소진헌은 좋은 술 한 병을 가지고 왔다. 가득 따른 후, 그는 먼저 마시며 동건을 바라보았다.“작은 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6화

    “정말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전...”재석은 잠시 멈칫했다.“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뭐?!” 소진헌은 갑자기 흥분해졌다.“정말이야? 고백은 했어? 왜 아직도 사귀지 않은 거야?”잇단 질문에 재석은 말문이 막혔다.‘이럴 줄 알았으면 대답하지 말걸 그랬어.’네 사람은 집 앞에서 헤어졌다.재석은 왼쪽으로 향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고, 정은네 일가족은 명이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이미숙은 웃으며 그에게 감사를 표시했다.“오늘 덕분에 잘 먹었어.”“에이,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저는 오늘 아주머니의 사인을 받았잖아요.”이 말 한마디에 이미숙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정은은 샤워하러 갔다.평소처럼 머리를 묶고 머리가 젖지 않도록 샤워모자를 썼다.그러나 손을 뒤로 뻗은 순간, 딱딱한 집게핀을 만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머리가 이미 묶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정은은 고개를 힘껏 흔들었다. 그러나 머리카락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음, 정말 대단한 수법이야. 그런데 왜 나만 못하는 거지? 말도 안돼, 이건 너무 말이 안 되잖아! 짜증나!’이미숙과 소진헌은 씻은 다음 이미 방으로 돌아가 누워있었다. 부부는 불을 켜고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나석천이 이때 문자를 보내왔다.[이 작가님, 축하드립니다!][『7일담』은 오늘 판매량이 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미 몇 개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이 책의 영화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받고 싶다고 했어요.][30분 전에 출판사의 전화를 받았는데, 첫 번째로 인쇄한 책은 이미 품절되었고, 공장은 밤새 인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가님의 다른 배당금도 이미 도착했고요. 잠시 후에 계좌로 넣어드릴게요.][원래 전화로 말하고 싶었지만, 이 시간에 이미 주무셨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이렇게 문자를 보냈어요. 내일 전화로 말할 수도 있지만, 정말 너무 흥분해서요.]이미숙은 문자를 보고 나서 자신의 남편을 꽉 껴안았다.소진헌은 갑작스런 포옹에 흠칫 놀랐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85화

    “자.”정은은 목을 움직이더니 또 고개를 저었다. ‘어, 정말 안 떨어지네. 꽤 단단하게 묶었나 봐.’“어머! 아가씨 남자친구는 정말 빨리 배웠네요. 나보다 더 잘 하는 것 같아요!” 사장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재석도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정은은 설명하려 했다.“제 남자친구 아닌...”그러나 사장님은 그녀에게 말을 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예전에는 시집간 여자들이 머리를 걷어올렸어요. 시집간 후, 금슬이 좋다면 남편이 직접 부인을 위해 머리를 묶어주었고요. 이게 다 의미가 있는 거예요. 우리 고향에서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빗겨주며 백년해로하고 영원히 한마음을 맺는다는 뜻이 있어요.”“안타깝게도 지금 이 남자들은 머리를 묶어주긴커녕 빗으로 간단하게 빗겨주는 것도 귀찮다고 하니 정말 게으름뱅이와 다름이 없다니깐요. 하지만 아가씨 남자친구는 정말 대단해요.”사장님은 재석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빨리 배울 뿐만 아니라 인내심이 있어서 직접 아가씨를 위해 머리를 말아올렸잖아요.”“이 사람은 제 남자...”“아가씨, 이 총각 꼭 소중히 여겨야 돼요. 요즘은 좋은 남자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정은은 속이 답답해졌다.‘내 말을 끝까지 들어줄 순 없는 거야?’두 사람은 노점을 떠나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재석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제 할 줄 아는 거야?”“뭘요?”“머리카락을 걷어올리는 거.”정은은 말을 하지 않았다.‘난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배우라는 거야?!’재석이 말했다.“내가 다시 한번 가르쳐줄까?”“아니요!” 정은은 얼른 손을 흔들었다.‘굳이 안 걷어올려도 되니까 그냥 마음대로 묶으면 되지.’“날 못 믿겠어?”정은은 쓴웃음을 지었다.“나 자신을 믿지 않아서 그래요.”재석은 말문이 막혔다.어차피 봐도 제대로 배울 수 없으니 차라리 포기하는 게 더 나았다.두 사람은 걷다가 멈추었고, 거리를 나갈 때에야 이미숙, 소진헌과 합류했다.“엄마...”“어? 이 집게핀은...”이미숙은 바로 정은의 걷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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