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다. 진미도 방금 상황을 통해 운기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운기 오빠, 방금 저희 아빠가 그렇게 욕하고 책망했는데, 왜 저희를 도와주시려는 거예요?”진미가 쑥스러워했다.“난 남궁 가문을 도우려는 게 아니라 진미 너를 도우려는 거야.”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 이전에 조인강한테 잡힐 뻔했을 때, 진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운기는 지금쯤 감옥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JY 그룹을 인수하는 것도, 진미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절대 운기의 힘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 서연도 누명을 벗을 수 없었을 것이다.운기는 이 모든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었다. 앞으로 진미를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도와줄 것이다.마침 주강철과 원한이 있었던 운기는, 이 기회를 빌어 주씨 가문을 혼내줄 생각이었다.지하 권투 시합은 백운각이 주최하였는데, 수원 8대 가문 외에 다른 유명한 가문들도 모두 참가한다.이 시합은 강자들만의 싸움이었다.수원에서 줄곧 무시당했던 운기는, 어쩌면 이번 시합을 빌어 수원을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운기는 자신의 실력으로 분명 지하 권투 시합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 그럼 돌아가서 아빠한테 얘기해 볼게요.”진미가 말했다.“그래.”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야기를 마친 후, 운기는 진미를 차에 태워 보냈다. 진미가 떠난 후, 운기는 하나 남은 화시단을 사용해 독용의 시체를 처리했다.화시단은 엄청 유용했기에, 운기는 시간을 내서 더 만들기로 결정했다. 초급 단약인 화시단은 운기의 지금 실력으로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다른 한편.남궁 가문 정원, 본관 회의실 안.남궁 정민이 가장 앞에 앉았고, 그 옆에는 남궁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이 앉아 있었다.그곳의 분위기는 너무 무겁고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남궁 정민은 모두에게 공손 가문과의 혼인이 취소된 일을 말해주었다.“가주님, 모두 임운기라는 녀석 때문이에요. 그놈만 아
“네!”남궁 가문의 구성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이때 한 경호원이 회의실 안으로 뛰어들어, 남궁 정민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뭐? 진미가 사라졌다고? 너희들은 애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한 거야?”남궁 정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가주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경호원은 깜짝 놀라며 얼른 허리를 굽혔다. 이때 구성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진미도 참, 이런 상황에 또 사고를 치다니.”“진미가 임운기라는 녀석과 다정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공손 가문과 파혼될 리가 없잖아.”“맞아, 공손 가문이 파혼한 건 진미의 책임이 커.”...바로 이때, 회의실 문이 다시 열리더니 진미가 안으로 들어왔다. 진미는 얼굴 부상 때문에 모자를 쓰고 얇은 천으로 얼굴을 가렸다.“진미, 넌 병원에 있어야지 도대체 어딜 갔었던 거야?”남궁 정민이 엄숙한 표정으로 꾸짖었다. 이때 첫 줄에 앉아 있던 중년 남자가 일어섰다. 남궁 정훈은 진미의 큰 삼촌이자 남궁 가문의 두 번째 핵심 구성원인데, 줄곧 남궁 정민과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었다.“남궁 진미, 넌 그렇게 큰 사고를 친 것도 모자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거야?”남궁 정훈이 큰소리로 꾸짖었다.“저, 전 아빠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온 거예요.”진미는 고개를 숙이고 변명했다.“농촌에서 제대로 교육도 못 받고 커서 그런지, 애가 어른한테 대들기나 하고 말이야. 이번 일은 모두 네 탓이야. 네가 임운기라는 녀석과 가까이하지만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 리가 없잖아.”남궁 정훈은 계속해서 진미를 꾸짖었다.“혼약도 있는 녀석이 다른 남자와 가까이하는 건 꽃뱀이랑 뭐가 달라?”“이 일은 진미 탓이 맞아요! 진미가 얌전히 있었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 리가 없잖아요!”“맞아요!”...회의실에 앉아있던 구성원들은 남궁 정민의 눈치를 보느라 줄곧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남궁 정훈이 먼저 말을 꺼내자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진미는 그런 말을 듣자 눈물이 핑 돌았다. 남궁 가문의 모두가 보는
남궁 정민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진미야, 장난도 정도껏 쳐야지! 고작 재벌 집 도련님인 놈이 권투 시합에 참가한다는 게 말이나 돼? 그놈은 분명 널 가지고 노는 거야! 정신 좀 차려!”진미는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자 매우 조급해 보였다.“아빠, 운기 오빠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오늘 밤 오빠가 싸우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이때 남궁 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꼬듯이 말했다.“남궁 정민, 보아하니 네 딸은 또 그놈을 만나러 간 거였네. 정신 못 차리는 딸 단속이나 좀 잘해. 괜히 우리 남궁 가문을 창피하게 만들지나 말고.”이 말을 들은 남궁 정민은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다.“장 집사, 당장 진미를 경인 병원으로 데려가 엄격하게 단속해. 권투 시합이 시작되기 전까진 병원을 한 발자국도 나서선 안돼. 진미가 또다시 도망친다면 장 집사가 책임을 져야 할 거야.”남궁 정민이 엄하게 꾸짖었다.“네, 어르신.”장 집사는 놀란 마음에 연거푸 고개를 끄덕인 후, 경호원들을 시켜 진미를 강제로 끌고 나갔다....다른 한편.공손 우빈의 집.이때는 이미 새벽 2시가 넘었다. 하지만 공손 우빈은 거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며 매우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우빈은 독용이가 운기의 시체를 들고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기다렸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젠장,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 거야! 이쯤이면 이미 해결했을 텐데.”우빈은 손목에 찬 시계를 보았다.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불안하고 초조해지기만 했다.평소대로라면 12시 전엔 무조건 돌아올 독용이 연락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빈은 이튿날 점심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독용을 만나지 못했다. 그는 초조한 마음에 밤새 잠들지 못했다.12시 10분에 거실 문이 세게 열리더니, 산뜻한 옷차림에 카리스마를 가진 남자가 두 손을 짊어지고 빠른 걸음으로 거실에 들어섰다.“아버지,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다급하신 거예요?”우빈은 남자를 보고 얼른 인사를 건넸다.
“네가 얼마나 큰 사고를 쳤는지 알기나 해? 독용은 은거하는 공손 가문이 수원에 있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보내온 수사야. 은거하는 공손 가문이 독용이 죽은 걸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하겠어?”“그리고 이번 지하 권투 시합도 독용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독용이 죽었으니 이제 어떡할 거야?”독용은 공손 가문이 지하 권투 경기에 내세우려고 했던 고수다. 후천 기련인 독용은 늘 지하 권투 시합에서 쉽게 우승을 따낼 수 있었다.공손 가문은 최근 몇 차례의 지하 권투 시합에서 독용의 도움으로 모두 1등을 따냈었다.“아버지, 저,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모두 임운기 그 녀석 때문이에요! 그 녀석이 제 약혼녀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독용 삼촌마저 죽여버렸어요. 그 녀석을 반드시 없애야 해요!”우빈이 다급하게 말했다.“넌 좀 가만히 있어! 권투 시합이 곧 시작될 예정이니, 일단은 은거하는 공손 가문에게 연락해 기련인 수사를 보내달라고 부탁해야 해. 그리고 어제 은거하는 공손 가문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수원에서 나타난 단광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어. 우선은 이 두 가지 일부터 처리해야 해!”공손 무일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도 수사이지만 후천 골련 일뿐이었다. 그 나이에 골련인 것은 실력이 매우 부족한 것이기에, 공손 무일은 은거하는 공손 가문의 뜻대로 수원 공손 가문의 가주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단광이 나타났다고요? 소문으로만 듣던 연단사가 진짜로 나타난 거예요?”우빈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수사로서 그는 연단사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나도 직접 보진 못해서 잘 몰라. 은거하는 공손 가문이 직접 분부한 일인 만큼 제대로 조사해 봐야 해.”공손 무일은 잠시 생각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독용을 죽인 놈은 언젠가 해결할 것이니 너무 서두르진 마. 우선은 지하 권투 시합이 끝날 때까진 가만히 내버려둬. 그런 놈은 시합이 끝난 뒤 아무 죄명이나 씌워 감옥에 보내면 그만이야.”“알겠어요, 아버지.”우빈은 고개를 끄덕일 수
운기는 YJ 신약의 발매일을 지하 권투 시합의 이튿날로 정하였다. 분명 운기만의 의도가 따로 있었다.지하 권투 시합이 시작되기 전날.주씨 가문의 집 앞.강철과 그의 아버지 주국건, 그리고 주씨 가문의 몇몇 어르신들은 모두 입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아버지, 그분이 정말 공손 가문의 독용을 이길 수 있나요?”강철은 반신반의했다.“물론이지. 그분은 은거하는 고수인데 우리가 엄청난 대가를 제시해 겨우 모셔온 분이야. 공손 가문의 독용 따위는 쉽게 이길 수 있을 거야.”주국건이 말했다.“그렇다면 이번 지하 권투 시합은 저희 주씨 가문이 승리하겠네요!”강철은 매우 기뻤다.“내가 고작 남궁 가문을 이기려고 그분을 모셔왔을 것 같아? 이번 권투 시합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당연히 1등을 해서 모든 자원들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지.”주국건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강철도 몹시 흥분되었다.이때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도착했다. 차 문이 열리자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마른 몸매인 노인이 도복을 입은 채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노인의 뒤에는 마찬가지로 도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있었는데, 남자는 노인의 제자다,“윤 대사님!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주국건이 미소를 지은 채 노인에게 인사를 건넸다.“윤 대사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강철과 주씨 가문의 몇몇 어르신들도 모두 노인에게 인사를 건넸다.“윤 대사님이 매우 강하시다고 들었는데, 실력을 조금이라도 보여주실 수 있나요?”강철은 윤서진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싶었다.“무슨 헛소리야. 윤 대사님의 실력은 아무나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야!”주국건은 강철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가주님, 이 분이 아드님이신가 봐요? 아드님께서 궁금해하는 것 같으니 가볍게 보여드리죠.”윤서진은 두 손을 등에 짊은 채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옆에 있는 버드나무의 나뭇잎 하나를 땄다.그가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자, 나뭇잎은 부메랑처럼 날아가 버드나무의 줄기에
“그럼요. 제 방에 아직도 약 냄새가 엄청 심하잖아요.”운기가 씩 웃으며 말했다.“운기 씨, 이 약이 출시된다면 분명 전 세계 사람들이 놀라게 될 거예요!”서연이 흥분해하며 말했다.“그럼요.”운기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참, 운기 씨께서 오늘 권투 시합에 참가하신다고 들었는데, 꼭 조심하셔야 해요. 전 운기 씨가 시합에서 이기는 것보다, 다치지 않고 돌아오는 게 훨씬 더 중요해요!”서연이가 진지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운기는 앞으로 나가 서연을 품에 꼭 안았다. 지금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서연을 품에 안을 수 있는 건, 아마 운기밖에 없을 것이다.“반드시 무사히 돌아올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운기는 품에 안은 서연에게 말했다. 서연은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자 운기를 보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변태!”운기는 피식 웃은 뒤 서연을 쳐다보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기에, 서연의 향수 냄새가 운기의 두뇌를 마비시켰다.서연의 얼굴은 가까이에서 보아도 흠잡을 데 없이 정교했다.“뭐, 뭐 하시려는 거예요?”운기가 가까이 다가오자 서연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서연 씨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요. 창양에서 말했듯이 전 서연 씨를 끝까지 책임질 겁니다.”운기는 확고한 말투로 말한 뒤 서연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운기의 심장은 고장이라도 난 듯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호르몬이 치솟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서연은 더 이상 반항하지 않고 운기가 자신에게 키스하도록 내버려두었다.운기는 10여 초가 지나서야 키스를 멈추었다.서연은 고개를 들어 운기를 보며 입술을 깨물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운기 씨는 여자친구가 있잖아요. 전 두 사람의 사이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이 말을 듣자 운기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것이 그와 서연의 사이를 가로막은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지난번에도 서연은 이런 이유로 운기를 거절했었다. 만약 두 사람이 관계를 맺지
2억의 입장료가 바로 커트라인이었다. 일반 사람들은 절대 권투 시합을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쓰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권투 시합을 보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들이다.권투장에 들어가려면 차를 산 밑에 주차하고, 휴대폰과 디지털제품을 잠시 차에 두어야 했다.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대그룹의 대표나 유명한 가문의 가주들이지만, 모두 순순히 규칙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 규칙은 백운각이 정한 것이기 때문이다.운기는 차를 밖에 주차시킨 뒤, 핸드폰을 차에 두고 금속탐지기의 검사를 거친 후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그곳엔 사람들을 산꼭대기까지 데려다주는 버스가 있었다. 버스에는 레이스 치마를 입은 젊은 여자가 앉아있었다. 여자는 서른 살 정도 돼 보였지만, 여전히 탄력이 넘치는 몸매에 티 없이 맑은 피부를 가지고 있어 젊은 여자들보다 더 매력적이었다.“수원에서 처음 보는 얼굴이네요. 혼자서 오셨어요?”여자가 먼저 운기에게 말을 걸었다.“전 수원에서 별로 유명하진 않아서 제가 누군지 모르실 겁니다.”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보통 사람이 아니거든요. 괜찮으시다면 저랑 친구 하실 래요? 제가 나이가 더 많은 것 같으니 편하게 누나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전 YH 인터내셜의 대표 배수아라고 합니다.”수아는 말하면서 가는 손을 내밀어 운기와 악수하려고 했다. 운기는 수아의 손을 보더니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전 임운기라고 합니다. 처음 보는 사이에 악수를 하는 건 불편하니 가볍게 인사만 합시다.”운기는 안 그래도 주변에 여자들이 하도 많았기에, 더 많은 여자들과 접촉하고 싶지 않았다.“하하, 재밌는 분이시네요. 수원에서 저랑 친하게 지내려고 다가오는 사람만 봤었지, 절 거절한 사람은 운기 씨가 처음이에요.” 수아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수아 씨처럼 사업을 성공한 여자분도 정말 드문 것 같네요.”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 운기는 YH 인터내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YH 인터내셜은 국제적인 수출
산꼭대기에 도착하자 커다란 권투장이 보였다. 외관은 체육관처럼 생겼기에, 들어가 보지 않는다면 분명 체육관으로 착각할 것이다.권투장 입구.“이게 누구야? 임운기 잖아?”운기와 수아가 들어가려고 할 때 뒤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역시 강철이었다.운기는 강철의 주변을 힐끗 훑어보았는데, 강철의 곁에는 슈트를 입은 중년 남자가 서있었다. ‘이 남자가 주씨 가문의 가주인가 보네.’‘그리고 도복을 입은 두 사람은 아마 주씨 가문이 권투 시합을 위해 찾은 고수겠지.’운기는 도복을 입은 노인에게서 남다른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임운기, 이곳에서 네놈을 보게 되다니. 네까짓 게 지하 권투 시합에 참가할 자격이라도 있다고 생각해? 차라리 쫓겨나기 전에 제 발로 나가지 그래?”강철이 비웃었다.“왜? 나 같은 놈은 구경조차 하면 안 돼?”운기는 곧 말머리를 돌렸다.“주강철, 요즘은 왜 잠잠해진 거야? 날 죽이려면 계속 사람을 보내야지 왜 멈췄어? 혹시 내가 무서운 거야?”강철은 연속 두 번이나 킬러를 보내 운기를 죽이려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운기는 강철이가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강철은 예상과 달리 잠잠해졌다.이 말을 들은 강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임운기, 요즘은 특별한 시기라 좀 바빴을 뿐이야. 오늘 시합이 끝나면 네놈도 죽게 될 거야.”강철이가 매섭게 말했다. 연속 두 번이나 킬러를 보내 운기를 죽이려 했으나 모두 실패해 버리자, 강철은 더는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어제 윤서진이 주씨 가문에 도착한 후, 강철은 윤서진의 제자한테 엄청난 대가를 제시하여 운기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어쩌지? 주씨 가문은 오늘 시합에서 지게 될 거거든!”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뭐라고? 우리 주씨 가문이 지게 될 거라고? 하하!”강철은 갑자기 크게 웃었다. 옆에 있던 주국건도 재밌는 이야기라도 들은 듯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강철은 득의양양해하며 말했다.“우리 주씨 가문은 오늘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