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금단과 맞붙어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한번 붙어볼 수밖에 없어.”운기가 말했다.사실은 그도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정문을 구하기 위해 운기는 상대가 금단이라 할지라도 이를 악물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이때 독고 가문의 두 장로가 가까이 다가왔다.“운이 형, 저희 먼저 시작할게요.”울프와 샤크는 말을 마친 후 모두 앞으로 돌진하여 독고 가문의 두 장로와 맞붙었다.“펑펑!”순식간에 네 사람이 한데 맞붙었다. 두 사람은 결국 실단이기에 운기와 샤크는 좀 힘들었지만 한동안 버틸 순 있었다.“젠장! 이 두 사람도 이렇게 강하다니!”두 장로는 한바탕 맞붙은 뒤 욕설을 퍼부었다.그들은 허단인 울프와 샤크를 상대하는 것은 매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싸움은 생각보다 더욱 힘겨웠다.그들이 조금 우세를 점하고 있었지만 정말 미세한 차이였기에 짧은 시간 내에 승부에 영향을 주기는 부족했다.옆에서 지켜보던 독고 가문의 자제들도 놀란 눈치였다.“이 두 사람 정말 강한 가봐, 두 장로께서 직접 나섰는데도 그들을 어찌할 수 없다니.”“그래, 분명 허단일 뿐인데 어떻게 실단과 막상막하로 싸울 수 있는 거지?”……독고 가문의 자제들은 모두 감탄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수사로서 허단이 실단과 막상막하로 싸우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고 있었다.독고 경준조차도 감탄하였다.“이 두 사람이 독고 가문의 자제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독고 경준은 운기를 해결한 후 이 두 사람을 독고 가문에 영입시키기로 몰래 결정을 내렸다.천 미터 밖의 산꼭대기.“임운기 씨 옆의 두 분이 실단인 장로를 막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해!”노인은 싸우는 네 사람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저 두 분이 독고 가문의 두 장로와 막상막하라 해도, 아직 금단인 가주가 있잖아요. 설마 임운기 씨는 허단인 실력으로 금단인 가주와 싸우려는 건 아니겠죠? 승부는 딱 봐도 뻔하잖아요.”흰옷을 입은 여자는 이해할 수 없는 눈치였다.그들은 독고 경준과 운기가 싸우는 것이 가장
운기는 애써 몸을 안정시켰지만 검을 든 오른손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더불어, 팔 전체가 마비된 것만 같았다.운기는 현무 검존이 전수해 준 강대한 공법이 있었기에 실단과 맞먹을 수 있었지만, 독고 경준은 금단인 강자다.실단과 금단 역시 큰 차이가 있었다.운기는 손에 든 적혈 검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적혈 검이 있어서 다행이야. 이 검이 위력을 조금 줄여주지 않았다면 난 분명 더 낭패 해졌을 거야.’적혈 검은 현무 검존이 사용했던 보검으로서, 사용한 재료는 지구상에서 찾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무 검존의 세계에서도 가장 최고급이고 진귀한 재료를 사용한 것이다.적혈 검은 강인함과 날카로움 외에도 가장 큰 장점이 하나 있었다.바로 상대방의 위력을 흡수하는 것이다.적혈 검은 상대의 위력 중 30%를 흡수하여 검을 든 자를 도울 수 있다.30%의 위력은 엄청난 것이 분명하다.만약 상대가 만 근의 힘을 썼다면 적혈 검은 주인을 도와 3000근을 삭감할 수 있다.이 특성 덕분에 적혈 검은 보검으로 불릴 수 있다.만약 이 30%의 위력을 흡수하지 않았다면, 운기는 분명 팔이 저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뭐? 내 검을 견뎌내고도 전혀 다치지 않았다고?”독고 경준은 운기가 괜찮아 보이자 놀란 기색을 보였다.그는 방금 최선을 다해 검을 휘둘렀기에, 실단인 수사라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분명 한 수로 운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운기는 검을 당해냈을 뿐만 아니라 다치지도 않았다.주변의 독고 가문의 자제들도 운기의 모습을 보자 떠들썩했다.천 미터 밖의 산꼭대기.“어머, 저렇게 강력한 한 수를 이겨낸 것도 모자라 전혀 다치지 않다니.”흰옷을 입은 여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방금 그 한 수는 나였어도 막지 못하고 다쳤을 거야. 그런데 허단인 임운기 씨가 그걸 막다니, 정말 평범한 사람은 아닌가 보네!”노인은 온통 충격 가득한 표정을 보였다. 노인은 실단인 수사다.그들은 모두 운기가 독고 경준의 한 수를 이
천하의 독고 경준이 허단에게 밀리다니.독고 가문의 자제들은 모두 불가사의하다는 표정으로 운기를 보았다.앞서 운기가 독고 경준의 한 수를 견뎌내고 무사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모두를 놀라게 했다.모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금단인 수사가 허단인 수사한테 밀린다는 건 H국의 수련계에서 절대 들어본 적이 없는 일이다.“역시 운이 형이야!”울프와 샤크가 함성을 질렀다.천 미터 밖의 산꼭대기.흰옷을 입은 여자와 옆의 노인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금, 금단인 독고 경준이 허단에게 밀리다니. 도, 도대체 어떻게 한 걸까요?”여자의 말투 속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그녀도 허단인 수사이기에, 허단과 금단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다.“정말 놀라운 일이야. 이 일이 수련계에 전해진다면 임운기 씨는 분명 수련계 전체를 놀라게 할 거야.”노인도 연신 감탄하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그들은 운기가 순식간에 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그러나 운기는 전혀 다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독고 경준을 향해 한 수 선사했다.방금 그 모습들은 두 사람을 놀라게 만들었다.그들은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을 직접 목격한 것 같았다.독고 가문 입구.“현무 검법, 역시 좋은 검법이야.”운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운기가 사용한 검법은 바로 현무 검법의 제1식이다.현무 검존이 직접 창조한 검법이라 그런지 확실히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물론 운기가 독고 경준을 후퇴시킬 수 있었던 것은 검법의 강대함 외에 다른 원인이 있었다.독고 경준은 처음부터 운기가 허단이라며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에, 그 검의 위력을 느낀 후에야 황급히 막아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전력을 다해 저항하지 못한 채 뒤로 몇 걸음 물러난 것이다.“젠장! 젠장!”몸을 겨눈 독고 경준은 곧 노발대발하며 얼굴을 붉혔다.이전에 한 수로 운기를 물리치지 못한 것만으로도 창피했는데, 허단인 운기에게 당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더불어, 이렇게 많은
그러나 운기와 독고 경준의 실력 차이가 너무 크기에, 적혈 검이 30%의 위력을 덜어주었다고 해도 결과는 뻔했다.싸움이 지속됨에 따라 강대한 힘들이 운기 체내의 장기들을 뒤흔들어 놓았다.“네놈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나 봐야겠어!”독고 경준이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그는 운기가 억지로 버티고 있는 데다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었다.독고 경준에게 있어서 이는 결과가 뻔한 싸움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 이기느냐다.“띵!”또 한바탕 겨눈 후, 운기는 연거푸 뒤로 물러서더니 얼굴색이 하얗게 질려 피를 토해냈다.“네놈이 대단하다는 것은 인정해. 그러나 절대적인 경계의 차이 앞에서는 모두 헛수고야. 넌 이미 졌어.”독고 경준이 검으로 운기를 가리켰다.운기는 입가의 핏자국을 닦은 후 천천히 고개를 들어 험상궂은 미소를 지었다.“지다니? 나 임운기는 그렇게 쉽지 지지 않아.”운기는 말을 마친 후 단약 하나를 꺼내 복용했다.이 단약은 현무 검존이 운기에게 남겨준 단약 중 하나인 ‘백전단’이다.‘백전단’을 복용하면 몸을 압착하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 내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효과는 30분밖에 유지하지 못한다.이 단약은 ‘세구단’보다 훨씬 진귀한 데다가, 총 두 개밖에 없었다.물론 이 단약은 부작용이 있다.바로 약효가 지난 후 보름 동안 몸이 매우 허약해지는 것이다.운기는 결정적인 순간이 아니라면 절대로 이 단약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결정적인 순간이 분명했다.“뭘 먹은 거지?”독고 경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디.이전에 운기를 얕잡아보다 손해를 보았기에 그는 좀 더 신중해졌다.“그건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운기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단약이 배속에 들어가자 단약에 내포된 강한 에너지가 순식간에 운기의 몸에 흩어졌다.이 단약은 매우 작지만 그 속에 내포된 에너지는 매우 무섭다.핵무기처럼 작지만 위력은 크다.“뭐야? 어떻게 된 일이야?”독고 경준은 깜짝 놀라고 말
허단인 운기가 금단인 독고 경준에게 밀리지 않는 것은 그들의 상상을 초월한 일이다.“설, 설마 독고 경준을 이기는 건 아니겠죠?”여자는 작은 입을 가린 채 상황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건 어려울 거야. 임운기 씨는 자신의 최후의 카드를 꺼냈지만, 독고 가문은 은거하는 가문으로서 분명 자신만의 비장의 카드가 있을 거야. 결과가 어떤지는 지켜보면 알게 될 거야.”노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한편 독고 가문 안.“뭐? 가주님이 저 녀석한테 밀리다니?”“그 녀석은 허단일 뿐이잖아!”……독고 가문의 자제들도 모두 놀라 소리쳤다.그리고 여섯 명의 호위 법사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보였다.“말도 안 돼. 저 녀석은 허단일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가 있어!”“괴물이야, 저 녀석은 괴물이 분명해!”그들 여섯 사람은 모두 허단인 수사다.허단인 운기가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자 그들은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고 자괴감을 느끼게 되었다.샤크와 울프는 폭발적인 힘을 드러낸 운기를 보자 놀란 동시에 마음이 놓였다.독고 가문 안.“띵띵!”두 사람은 맹렬한 싸움에 빠졌다.“빌어먹을! 도대체 어떻게 갑자기 강해진 거야!”독고 경준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독고 가문의 가주가 싸움에서 밀리다니.그는 자신의 모든 실력을 선보였지만 여전히 운기를 이길 수 없었다.‘나 선천의 금단에 도달한 수사이자 독고 가문의 가주야. 고작 허단인 수사조차 이기지 못한다면 무슨 자격으로 독고 가문을 지키겠어.’이것은 그에게 있어서 엄청난 치욕이다.“제가 말했었죠. 설마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곳에 찾아왔을 것 같아요?” 운기는 검을 휘두르면서 차갑게 웃었다.단약을 복용한 그는 실단에 도달하였다.더불어, 동굴에서 운기가 수련한 공법은 현무 검존이 전수해 준 강대한 공법이다. 이에 적혈 검의 효과를 이용하여 제1식을 사용하였기에 운기는 우세를 점할 수 있었다.운기는 자신의 모든 실력과 카드를 모두 드러낸 것이다.이때 운기가 계속해
“넌 내가 이 수법을 쓰게 만든 첫 사람이야. 그러니 죽어도 영광인 줄 알아.”독고 경준은 웃으면서 말했다.운기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독고 경준이 선보인 묘기 덕분에 운기의 체내에 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내상이 생기기 시작하면 실력도 마찬가지로 점점 줄어들 것이다.운기는 결국 이대로 지게 될 것이다.“X발, X발!”운기는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하하, 넌 결국 나한테 지게 될 거야. 차라리 항복을 해. 그럼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죽게 해줄 테니.”독고 경준이 말했다.“저 임운기는 죽어도 항복은 하지 않을 겁니다.”운기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럼 죽어!”독고 가문은 말을 마친 후 맹렬한 공격을 개시했다.“펑!”또 한 번 세게 맞붙은 후, 운기는 결국 견디지 못한 채 부딪혀 날아가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운기가 쓰러진 석판에는 거미줄 같은 아작이 났다.운기는 연속 피를 토해내더니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비록 최선을 다했지만 운기는 결국 허단일 뿐이였다.허단은 절대로 금단을 이기지 못한다.천 미터 밖의 산꼭대기.“결국 지게 되었어요.”여자가 고개를 저으며 감탄하자 노인이 말했다.“그래, 오늘 임운기 씨가 선보인 실력은 H국의 수련계에서 천재라 불릴 수 있을 정도야. 얼마 만에 나타난 천재인데, 이렇게 아쉽게 죽게 되다니. 정말 아쉬워.”……한편 독고 가문 입구.운기의 패배가 정해진 반면, 울프와 샤크도 상황이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울프와 샤크가 내력을 너무 많이 소모하였기에 오래 지속될 수 없었던 것이다.오늘의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독고 경준은 손에 검을 들고 운기의 앞으로 다가갔다. 이때 운기는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내력이 이전보다 더 약했다.“임운기 씨, 지금 상태로는 절대로 절 이기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죽을 각오를 하시죠.”독고 경준이 손에 든 검을 들어 올렸다.“당장 멈춰!”커다란 목소리가 갑자기 산꼭대기 전체에 퍼졌다.운기가 고개를 들어보자 샤크의 스승, 양류 도관의
천 미터 밖의 산꼭대기.“저, 저 사람 손영준이잖아. 손영준이 나타나 임운기를 도와주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야.”노인이 감탄했다.“손영준? 그게 누구예요? 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에요.”여자가 물었다.“20년 전에 H국 수련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천재야. 자신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20년 전에 은거하여 산속 도관에서 살고 있었던 분이야. 너희 젊은 세대의 수사들은 잘 알지 못할 분이야.”노인이 대답했다.“그렇군요.”여자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손영준 씨도 금단인데, 그가 임운기 씨와 손을 잡는다면 독고 가문의 가주가 위험해질 겁니다. 이 싸움은 갈수록 흥미진진하네요.”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독고 경준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오늘 독고 가문 전체가 위험해질 거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알 거야.”두 사람은 오늘의 싸움이 이렇게 많은 반전을 일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 싸움의 결과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독고 가문 입구.주위에서 구경하던 독고 가문 자제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다.그들은 독고 경준이 운기와 손영준에게 밀리는 것을 보고 모두 걱정하고 있었다.2대 1이 되어버리자 독고 경준은 매우 곤란하게 되었다.“윽!”2대 1의 상황에 지친 나머지 독고 경준은 부주의로 도장의 검에 찔렸다.도장의 검은 독고 경준의 배를 찔렀다.“푹!”독고 경준은 바로 피를 토해냈다.도장이 검을 뽑자 독고 경준은 뒤로 대여섯 걸음 물러선 뒤에야 자신의 손에 든 검으로 몸을 지탱했다.그러나 선혈은 이미 그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어떡해! 가주님께서 지게 되다니!”“이걸 어떡해, 가주님도 그들을 이기지 못한다면 누가 그들을 막을 수 있겠어!”옆에서 지켜보던 독고 가문의 자제들은 칼에 찔린 독고 경준을 보자 매우 조급해졌다.가주는 그들의 버팀목이자 독고 가문에서 가장 강한 존재다.그들의 눈에 독고 경준은 지고 무상의 존재다.가주가 쓰러지면 독고
운기는 어두운 눈빛을 보이더니 말했다.“그래요? 그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디 한번 저를 이겨보시죠.”곧이어 운기를 검을 휘두르며 독고 경준을 향해 돌진했다.독고 경준은 방금 칼에 맞은 탓에 실력이 크게 떨어졌기에, 운기는 혼자서도 그를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독고 경준은 운기가 달려오자 부상을 지닌 채 칼을 휘둘러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띵띵!” 여러 번 맞붙자 독고 경준은 연이어 뒤로 물러서게 되었다.한 걸음 물러설 때마다 발밑의 석판이 깨지기도 했다.“윽!”가까스로 몸을 겨눈 후, 독고 경준은 또 피를 뿜어내더니 얼굴색이 더욱 창백해졌다.독고 경준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기세지만 억지로 버티고 있었을 뿐이다.“독고 경준 씨, 비장의 카드라고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꺼내세요. 안 그러면 오늘이 당신의 제삿날이 될 겁니다.”운기가 검으로 독고 경준을 가리켰다.“일이 이 지경이 된 이상, 독고 가문의 생사를 위해 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어.”독고 경준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옥패 하나를 꺼내 깨뜨렸다.……독고 가문 뒷산 금지구역의 한 동굴 안.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머리를 풀어헤친 노인이 동굴에 앉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보통 사람들이 그를 본다면 분명 조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바로 이때, 그 노인은 눈을 뜨더니 곧 매서운 기운을 내뿜었다.곧이어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로 솟구쳐 올라 산굴을 나섰다.……독고 가문 입구.독고 가문의 자제들은 가주가 진 것을 보자 모두 인심이 흉흉해지고 두려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독고 가문 안.“너 이 자식, 모두 네가 자초한 일이야. 원래 좋게 이야기로 넘어가려 했지만, 네놈이 기회를 포기한 거야. 이제 죽음을 맞이할 준비나 해.”독고 경준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말했다.“독고 경준 씨,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고 계신 거죠?”운기는 그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도장과 울프, 샤크조차도 독고 경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지금 상황대로라면 분명 운기가 이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