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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회

“근데 운기야, 쟤 네가 우리를 이렇게까지 치욕스럽게 하는데 우리가……”

훈오는 괴로움에 이를 갈고 달갑지 않았다.

“같은 생각이야, 나도 창양대의 일원으로서 우리 학교를 짓밟는 것은 용납하지 못하거든.”

운기는 실눈을 뜨고 말했다.

말을 하자마자 운기는 몸을 돌려 상대팀의 팀장인 남걸 쪽으로 당당히 걸어갔다.

남걸의 키는 대충 190센티는 넘어 보였는데 운기는 겨우 170밖에 되지 않았으니 남걸의 앞에서는 운기가 훨씬 왜소해 보였고 그의 기세에 눌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운기도 굴하지 않았고 전혀 기세에 눌리지 않았다는 듯이, 의젓하게 앞에 나섰다.

“얘는 또 누구냐?”

남걸은 운기를 눈을 내리 깔고 쳐다보았다.

“누구인게 뭐가 중요해, 그냥 하나만 알려주고 싶었서, 행동을 함에 있어서 선을 좀 지켜, 오늘 우리가 진 것은 맞지만, 그래도 상대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은 갖췄으면 좋겠어.”

운기는 차분하게 말을 전했다.

“네가 뭔 데 나보고 이래라저래라 야? 존중을 받고 싶다면 실력으로 우리를 이겨봐!”

남걸은 오만하면서도 사나운 표정을 짓고는, 운기를 향해 중지를 치켜 세웠다. 이에 운기는 어이가 없어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다들, 창양대 녀석들은 진 것을 인정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이젠 내기도 무르게 생겼어! 우리는 이런 X신X끼들이랑 굳이 싸움하지 말고 그냥 갈까?”

남걸이 손을 흔들자 그가 데려온 10여 명의 팀원들은 싸움에서 이긴 싸움닭처럼 모두 고개를 쳐들고 가슴을 쭉 펴고는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경기를 구경하던 창양대 학생들은 모두 화를 내면서 길을 터 주지 않았다.

“창양대 학우분들, 길을 열어주세요. 경기에서 졌더라도 자존심은 지켜야죠! 다른 사람들이 우리 창양대가 비겁하다는 말은 하지 못하게 해야죠!”

운기가 말을 하자 그 학생들은 분주하게 길을 비켜주었다.

“에휴, 난 운기가 우리 학교를 위해 앞서서 나설 줄 알았는데.”

“나도, 우리 학교의 명예를 지켜줄 줄 알았어.”

……

경기를 구경하는 학생들은 모두 조금 실망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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