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봐. 알아듣게 말을 해. 무슨 병? 그게 대체 무슨 뜻인데?”강주호는 그늘진 얼굴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사모님이 그쪽이랑 석 달 동안은 사랑을 안 나눴죠? 그거 다 사모님이 더러운 병에 걸려서예요. 다 낫기 전에는 사랑을 나눌 수가 없으니까. 정 안 믿겠으면 사모님 옷을 한번 들춰보세요. 그리고 그 병이 어떻게 걸렸는지는 제가 굳이 말을 안 해도 잘 아시겠죠? ㅋㅋ.......”줄곧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던 손도연은 겁에 질린 얼굴로 윤도훈을 쳐다보았다.아니 이 남자가 어떻게 이 일을 알고 있는 거지?솔직히 손도연은 오로지 강주호의 재산 때문에 강주호와 결혼한 것이었다.하지만 강주호가 나이가 많은 탓에 부부 생활이 그렇게 행복한 건 아니었고 외로움을 참지 못했던 손도연은 강주호의 돈으로 밖에서 남자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병도 그래서 옮은 거고.“도연아. 대체 어찌 된 일이야?”강주호는 차디찬 시선으로 손도연을 쳐다보았다.“여보. 이 사람이 헛소리 하는 거예요! 저 아무런 병도 없어요. 제가 왜 병에 걸려요?”손도연은 옷의 밑자락을 꽉 움켜쥔 채 고개를 흔들었다. 마치 뭐라도 숨기고 있는 사람처럼. 강주호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그는 손도연의 손을 뿌리치고 옷을 걷어 올렸다.윤도훈의 말이 맞았는지 강주호의 그늘이 진 얼굴색이 더 어두워졌다. 그러고는 있는 힘껏 손도연이 위에 걸친 옷을 찢었다.손도연의 피부를 보던 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순식간에 더 커졌다.“더러운 년! 너 오늘 내 손에서 죽을 줄 알아!”강주호는 분노에 차오른 채 손도연을 향해 뺨을 갈겼다.“아!”“여보, 잘못했어요! 이거 그냥 피부관리 받으며 남은 자국이에요! 저 바람 피운 적 없다구요! 진짜예요!”손도연은 땅에 주저앉아 아프다며 통곡하기 시작했다.“어디서 발뺌이야? 나 오늘 널 때려죽이고 말거야!”강주호는 절대 안 믿는다며 주위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안 쓰고 계속 내리 때렸다.윤도훈은 손으로 율이의 두 눈을 가
“아니. 난 너희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재운 거야.” 윤도훈은 정색한 얼굴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차디찬 말투로 대답을 했다.바로 이때,누군가가 룸 밖에서 문을 잠는 소리가 들려왔다.종업원인 척 들어온 킬러는 총 여덟 명.모두 다 살기가 흘러넘치는 시선으로 윤도훈을 노려보고 있다.앞장선 건 사악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잔뜩 풍기고 있는 긴 머리 청년이었다.“참 어디에서 나온 자신감인지 모르겠네.”긴 머리 청년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내며 이진희를 바라보았다.“진희 님, 이번엔 진짜 도련님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셨어요. 그래서 도련님이 진희 님 앞에서 이 남자를 죽이라고 명을 내리셨어요. 진희 님 때문에 이 남자가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시라고.”이진희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비록 이들이 그 도련님이 누군지는 안 말했지만 이진희는 알 수 있었다. 그 도련님이 바로 허승재임을.“누구도 이 사람 건들 수 없어! 이 사람을 꼭 죽여야 한다면 차라리 날 먼저 죽여!”이진희는 이를 악물며 눈 앞의 킬러들을 노려보았다.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나약한 몸으로 윤도훈의 앞에 막아섰다.“윤도훈 씨. 어서 율이를 데리고 창문으로 도망쳐요! 이들이 저를 건들 수 없어요.”이진희는 이원한테 도움 요청하려고 급히 핸드폰을 뒤졌다. 하지만 핸드폰을 꺼내든 순간 이진희의 얼굴색이 변해버렸다.누군가가 이 방의 신호를 차단해 버린 듯했다.절망과 자책에 빠진 이진희는 또 누군가가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워졌다.비록 애초에 윤도훈이 자신의 목숨을 중히 여기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윤도훈더러 도와달라고 한 건 맞지만 정작 이런 순간이 들이닥치니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더군다나 근래에 들어서 윤도훈한테 말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감정이 싹을 텄으니.“당신 한 명으로 여덟 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냥 율이를 데리고 안전한 곳에 가서 숨어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이진희가 두려움에 빠져 안절부절못하고
순간 킬러 한 명이 칼을 들고 윤도훈의 복부를 향해 달려들었다.몸놀림으로 봐서는 분명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게 틀림없었다.하지만 훈련이 아무리 전문적이라 해도 인체의 한계는 절대 뚫을 수 없는 법이다.당연히 윤도훈은 제외하고.이는 이미 용의 기운 때문에 “슈퍼맨”이 된 셈이었다. 더군다나 근래에 매일같이 용혼소울링의 수련에 전념해서 몸이 강해진 것뿐만 아니라 살인 기술도 많이 익힌 상태였다.팍!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윤도훈은 정확히 달려드는 킬러의 손을 잡았다.그러고는 있는 힘껏 상대방의 손목을 분질러 상대방이 칼을 놓아버리는 순간 바로 칼을 앗아갔다.푹!눈 깜빡할 사이. 칼은 살을 파고드는 소리와 함께 킬러의 목에 꽂혔다.분질러진 손목이 가져다주는 아픔 때문에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린 킬러는 소리도 못 낸 채 두 눈을 부릅뜨고 입만 뻐끔거리다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목엔 피가 철철 흐르고 얼굴엔 불만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고스란히 남긴 채로.“쉿. 자고 있는 우리 딸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윤도훈은 차가운 얼굴로 죽어가는 킬러를 보며 말했다.“X발. 뭐야. 훈련 좀 받아 본 자식이잖아! 야. 다들 같이 덤벼. 봐주지 말고 그냥 죽여!”긴 머리 청년은 그제야 얼굴색이 변해서는 소리를 쳤다.처음엔 그냥 간신히 목숨만 붙여두고 괴롭히다 죽이려 했는데 금방 윤도훈의 깔끔한 손놀림을 보고 나서는 순간 생각을 바꾼 듯했다.......한편 샤브샤브 가게 앞에서 손도연을 죽도록 때리고도 화가 안 풀린 강주호는 씩씩거리며 차에 올라타서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비록 바람을 피운 손도연이 죽도록 미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에게 망신을 준 윤도훈이 제일 증오스러웠다.“감히 나에게 망신을 주다니! 내가 반드시 복수한다!”“그래 주호야. 무슨 일인데?”핸드폰 건너편으로부터 위엄이 그대로 묻어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문 회장님. 저 좀 도와주세요! 저 오늘 망신을 당했습니다!”강주호는 화가 잔뜩 나서 대답했
한편 다른 누군가가 또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는 윤도훈은 룸 안에서 킬러들과 격렬히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이진희는 눈앞의 광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오전에 윤도훈이 특전사 출신의 구명진을 제압했을 때 이미 엄청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면 오전의 일은 그냥 새 발의 피였으니까.순식간에 사냥꾼이 된 윤도훈은 되려 사냥감이 된 일곱 명의 킬러들과 피를 날리며 격렬히 승부를 나누고 있었다.푹!다시 한번 칼이 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일곱 번째 킬러가 피구멍이 난 목을 움켜쥔 채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정말 킬러들이 자고 있는 율이를 깨울까 봐 걱정됐는지 윤도훈은 그들과 물고 늘어지지 않고 간단하고 깔끔하게 목을 공격해 단번에 숨을 지게 했다.긴 머리 청년만 남겨두고.그리고 그 긴 머리 청년은 윤도훈이 다른 킬러를 죽이고 있는 기회를 타 이를 악물고 있는 힘껏 칼을 들고 윤도훈의 등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는 일곱 명의 킬러들과 달리 실력이 유단자 중에서도 훌륭한 축에 들었다.푹!청년이 들고 달려든 칼이 끝내 윤도훈의 몸속으로 찔러 들었다.이에 청년은 기쁨의 웃음을 드러냈다.하지만 청년의 웃음은 길게 지속되지도 못하고 입가에 굳어버렸다.윤도훈의 몸속으로 찌른 칼이 아무리 힘을 줘도 더는 깊게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밖에 남겨진 칼이 변형되기까지 했다.마치 잘 들지 않는 칼로 고무를 찌르고 있는 것처럼.말도 안 돼. 이 자식이 이 정도로 강하다고?칼에 찔린 윤도훈은 긴 머리 청년이 놀라움에 멍을 때리는 틈을 타 발로 그를 힘껏 차버렸다.이에 청년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하지만 청년이 쓰러진 곳이 그다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윤도훈은 이맛살을 살짝 찌푸렸다.상대방을 공격할 때의 힘 조절이 아직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군.율이를 안고 있는 이진희 씨 옆으로 쓰러지다니.긴 머리 청년은 다른 킬러들과 달리 고수라서 그런지 윤도훈의 공격에 큰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기절하지는 않았다.
긴 머리 청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날려간 자기 오른손을 쳐다보았다. 놀라움과 두려움을 얼굴에 잔뜩 담은 채.윤도훈은 신속히 다가가 긴 머리 청년이 비명을 지리기도 전에 목을 짓눌렀다.“쉿!”그러고는 무정하게 청년의 목을 비틀어버렸다.“왜 다들 총이 칼보다 더 빠르다고 하는데 난 그 말을 못 믿겠지?”윤도훈은 차디찬 웃음을 지은 얼굴로 땅에 쓰러져있는 청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청년은 입을 한참 뻐끔거리다 끝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숨을 거두었다.무언가를 떠올렸지만 그 이름을 내뱉지도 못한 채로.종사!기운을 물체에 주입한 후 직접 가까이에 가지 않아도 물건으로 사람을 죽이는 수단! 이건 종사만이 해낼 수 있는 수단이었는데!도련님이 우리더러 죽이라고 했던 사람이 종사였다니!“겨우 다 정리했네. 근데 당신 혼자서 처리할 수 있겠어?”윤도훈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물티슈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물었다.이진희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놀라움과 의아함이 묻은 채로.내가 대체 어떤 위험한 남자를 약혼남으로 들인 거지?하지만 놀라움이 가시고 난 후 이진희의 눈빛은 더없이 밝아졌다.눈앞에 서 있는 남자 덕분에 처음으로 자신의 발버둥이 희망이 있어 보여서.“이들이 우릴 죽이려 했잖아? 내가 알아서 처리해 줄게.”윤도훈의 말에 이진희는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뭔가가 생각이 났는지 쓴웃음을 지었다.“이젠 제 동생이 더는 당신을 보호하지 않아도 되겠네요.”이렇게도 강한 사람인데. 누구의 보호가 필요하겠어?......“X발, 그 새끼가 뒤에 이원이 있다고 우리를 무시한 거잖아! 나 오늘 무조건 그 새끼를 망가뜨려 복수한다!”“강 대표 걱정 마! 내가 반드시 복수해 줄게!”샤브샤브 가게 안의 복도에 갑자기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나타났다.앞장선 남자의 얼굴엔 칼에 베인 허물이 아주 선명하게 나 있었다.바로 문 회장 밑에서 일하고 있는 태석이었다.그리고 태석이 옆엔 강주호. 그 뒤엔 태석이의 똘마니들.샤
이진희는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는 멍하니 서 있는 무리를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보는 눈이 너무 많아. 골치 아픈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강 대표님과 태석이 오빠네요. 여기서 뭐 하는 거죠?”이진희는 율이를 품에 안은 채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때마침 윤도훈이 피를 닦던 물티슈를 버리고 아무런 표정이 없는 얼굴로 문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순간 강주호는 다리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윤도훈의 시선에 왠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이룸엔 세 사람밖에 없고. 이진희와 이진희 품속의 어린 여자애는 절대 이 많은 사람을 죽일 힘이 없어!그렇다면 답은 너무 뻔해! 가능성이 제일 많은 사람은 바로...윤도훈!강주호는 그다지 이쁘지 않은 미소를 지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저...저야 당연히 윤도훈 씨한테 고마움을 표시하러 왔죠! ”“저한테요? ”윤도훈이 웃으며 되물었다.“당...당연하죠! 윤도훈 씨가 나서서 손도연 그년의 나쁜 짓을 밝히지 않았더라면 전 아직도 아무것도 모른 채 병에 옮았을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 윤도훈 씨는 저의 은인입니다! ”강주호는 정말로 고마웠다는 듯 격정적으로 대답을 했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진짜 고마워서 이런다고 오해할 만큼.이에 윤도훈이 물었다.“근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 거죠?”“윤도훈 씨는 모를 겁니다. 손도연 그년이 이쁜 얼굴로 얼마나 많은 양아치들과 붙어 다니는지. 그래서 그년이 양아치들을 불러다 윤도훈 씨를 난감하게 할까 봐 걱정되어서 태석이 형을 부른 거예요. 윤도훈 씨와 이진희 아가씨를 보호해 드리려고. 그렇죠 태석이 형?”강주호는 태석이를 향해 눈치를 주며 물었다.이에 태석이는 식은땀을 닦으며 대답했다.“맞아요! 그년이 진짜 사람을 보냈네. 그래도 윤도현 씨가 잘 처리해 둬서 다행이네요. 하하...하하...”그러고는 속으로 강주호한테 엄지를 내밀었다.사업을 하는 놈은 역시 머리가 잘 돌아간다니까.태석이는 타이거 문의 뒤를 따라다니며 어둠의 세상
“긴장 풀어요. 저희 다른 룸으로 옮기고 싶은데요.”이진희는 덤덤하게 시체를 보며 말했다.......십 분 뒤.이진희는 이미 사람을 불러 시체들을 처리하게 했고 샤부샤부 가게 쪽에서도 오늘의 일에 대해서는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비록 경찰을 불러도 윤도훈은 무혐의로 풀려나겠지만 그래도 조사는 받아야 하는 거니까 될수록 번거로운 일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다른 룸으로 옮기고 나서야 윤도훈은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깨웠다.때마침 주문한 음식들과 사장이 특별히 말해 놓은 서비스들도 같이 올라왔다.잠에서 깨어난 율이는 쑥스러웠는지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율이가 왜 잠들었지?”그러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들을 발견했는지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율이 맛있는 거 먹고 싶어요!”윤도훈은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율이 먹고 싶은 거 다 말해봐, 아빠가 집어 줄게.”“네!” 율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옆에 앉아있던 이진희는 부드럽고 애정이 넘친 얼굴로 율이를 쳐다보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순간 착각이 드는 것만 같았다. 아까 벌어진 일들은 전부 다 꿈이었다는 착각......같은 시각 골든 비치 클럽에서.핸드폰 벨 소리에 이원은 수신 번호를 한번 보고는 공손한 태도로 전화를 받았다.“네. 아버지. 무슨 일이시죠?”전화를 걸어온 건 다른 사람이 아닌 이원과 이진희의 아버지 이천수였다.“너희 누나 또 약혼할 남자를 찾았다며? 뭐 하는 놈인지 알아?”이천수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잘...모르겠습니다. 저도 조사하는 중입니다.”“그래서 뭘 조사했는데?”“딱히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그냥...평범한 놈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공장을 차렸었고 딸이 병에 걸린 것 때문에 파산당해서 전 부인이랑 이혼하고...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이원이 이천수의 물음에 뜸을 드리며 대답을 했다.“개소리 치지 마! 그 자식이 그렇게 평범할 리가 없어! 네 누나가 전에 찾았던 두 전 남편과는 달라. 계속 파 봐. 조상 신분까지 싹
저녁을 다 먹고 난 후 윤도훈은 먼저 이진희를 별장까지 바래다주고 나서 율이와 함께 셋방으로 향했다.돌아가는 길에 윤도훈은 별장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우리도 시간이 나면 집을 사야겠다. 장기적으로 셋방에서 지내는 건 아닌 것 같네. 그래도 우리만의 집이 있어야지...중요한 건 집을 살 돈도 있고.그날 송가네로 갔었을 때 윤도훈이 여러 번 사양을 했지만 끝내 송가네 가주의 뜻을 못 이기고 카드 두 장을 받아왔었다.그래서 지금의 윤도훈한테는 1억에 달하는 돈이 있고, 집 한 채를 사고도 남을 액수였다.미래의 집에 대한 계획을 짜며 셋방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저녁 여덟 시였다.집 앞에 누군가가 와있었다.차에서 내린 윤도훈은 단번에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알아봤다.그리고 알아본 순간 이마살을 찌푸렸다.아직 차 안에서 나오지 않은 율이는 잠깐 놀라더니 금세 기쁜 얼굴로 소리를 쳤다.“엄마! 엄마다!”“아빠! 엄마 왔어!”율이가 진심으로 신나 하는 모습을 보며 윤도훈은 억지로 같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율이는 흥분한 나머지 직접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뛰어내려 앞으로 달려갔다.“엄마!”집 앞에 서 있던 사람이 바로 주선미였다.어린아이들은 참 단순하다.엄마가 아무리 매정하게 떠났어도 엄마라고 기억하는 걸 보면.윤도훈은 시동을 끄고 아무 표정도 없는 얼굴로 차 문을 닫았다.“엄마. 율이 보러 온 거예요?”율이는 주선미의 앞까지 달려가 두 팔을 벌리며 신나서 물었다.율이는 엄마와 아빠가 예전에 자주 다퉜었고 그래서 갈라진 것까진 알지만 이혼 한 줄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엄마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있고.그것도 그럴 것이 율이의 여린 마음을 지키기 위해 윤도훈은 주선미가 매정하고 잔인하게 율이를 버리고 떠났다는 사실을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었다.“우리 착한 율이.”두 팔을 벌리고 달려온 율이를 바라보며 주선미는 그냥 손을 들어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기만 했다.그러고는 윤도현과 그 뒤에 세워진 벤틀리에 시선을
대공급 흡혈귀 강자는 종합 전투력이 원영 중기에 필적한다. 그러나 윤도훈과의 정면 충돌에서, 결국 한 주먹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윤도훈과 부딪혔던 오른팔은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일 정도로 굽어버렸고, 뼈는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졌다. 심지어 팔꿈치 부근에서는 피로 물든 뼈의 단면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이 흡혈귀 대공은 순간적으로 비명을 질렀고, 급히 몸을 뒤로 물렸다. 이런 부상은 흡혈귀에게 있어 심각한 부상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교전에서 보여진 이 엄청난 실력 차이는, 모든 흡혈귀의 마음을 경악하게 만들었다.‘설마, 대공마저도 윤도훈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인가. 심지어 압도당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인가?’그 순간, 대공급 강자는 몸을 뒤로 물리면서, 오른팔의 상처를 복구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회복 능력이 어떤 힘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것은 바로 윤도훈의 공격에 담겨 있던 죽음의 힘이었다. 이 죽음의 힘은 모든 곳으로 침투할 수 있는 힘으로, 생명을 빠르게 파괴하며 죽음을 상징하는 힘이었다.또한, 이 힘은 생사에 관여하는 법칙 중 하나로, 천지간에서 가장 강력한 법칙 중 하나로 여겨진다. 윤도훈이 깨우친 이 힘의 초기 형태만으로도 그의 비범함은 짐작이 가능했다.이 힘은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 죽지 않은 상대의 생명력을 끊임없이 침식할 수 있었다. 특히 흡혈귀처럼 회복력이 뛰어난 적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었다.그 순간, 나머지 세 명의 대공급 강자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곧바로 합세했다. 윤도훈이 몰아붙여 이 대공급 강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윤도훈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마. 원거리 공격으로 상대해!”뒤로 물러난 흡혈귀 대공은 등 뒤의 육체 날개를 활짝 펼치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러면서 윤도훈을 향해 두 줄기의 기혈의 힘을 발산했다.펑-, 펑-이렇게 윤도훈은 대공급 강자 세 명과 홀로 싸우고 있었다. 다른 상황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한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윤도훈의 얼굴에는 오히려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보아하니 너희는 두 번째 선택을 한 모양이군.”윤도훈이 조용히 말했다.“좋아! 그럼 죽어라!”말을 마친 윤도훈은 발을 세차게 내디디며 먼저 공격을 감행했다.흡혈귀 황제 마리가 오거스를 이용한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윤도훈은 이미 자신의 선택을 확고히 했다. 유일한 방법은 절대적인 힘으로 흡혈귀 황제 마리뿐만 아니라 흡혈귀 일족 전체를 굴복시키는 것이었다.물론 이 일에 대해 백 퍼센트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은 충분했다. 이곳에 모인 흡혈귀 일족 강자들 중 흡혈귀 황제 마리만이 약간의 위협을 줄 수 있을 뿐, 나머지 흡혈귀 일족 강자들은 한눈에 그들의 수준이 드러날 정도였다.흡혈귀 일족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윤도훈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마치 오거스의 어둠의 영역이 그랬듯이, 아무리 신비롭더라도 절대적인 힘으로 부서질 뿐이었다.붕-윤도훈이 움직이는 순간, 그의 몸에서 강력한 파동이 퍼져 나왔다.후토불멸체가 바로 발동되었다.윤도훈의 몸을 감싸는 진기는 강렬하게 요동쳤으며, 그의 주변에는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그 진기 속에는 후토의 강력함과 뇌전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섞여 있었고, 윤도훈의 모습은 흙빛과 번개의 빛이 어우러져 눈부시게 빛났다. 한편, 윤도훈의 압도적인 기운은 대전에 있는 모든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주목을 끌었다.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조차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봤으며, 바닥에 쓰러져 있던 오거스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오거스는 그제야 깨달았다. 윤도훈은 지금까지 그들과 싸울 때, 자신의 진정한 힘을 전혀 발휘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퍽-한 흡혈귀 일족 백작이 흡혈귀 황제 마리 앞에서 공을 세우려는 욕심에 윤도훈에게 먼저 돌진했지만, 그의 주먹 한방에 바로 공중으로 날아갔다.그리고 그 백작의 몸은 공중에서 폭발하듯 산산조각 났다. 그의 강력한 회복 능력도 이런 강도 앞에서는 아무 소
윤도훈은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말했다.“내 장모님을 이리 데려오라고 명령해!”윤도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기운들이 파도처럼 그에게 몰아쳤다. 이곳에 모여 있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은 모두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고, 일반인이라면 이 압력만으로도 죽을 지경이었다.이때, 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에서 붉은 살기가 피어오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건방진 놈, 지금 나에게 명령이라도 하는 것이냐?”“죽고 싶은 건가? 마리 여왕님를 보고도 아직 절을 하지 않다니!”“여왕님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넌 피 웅덩이에 던져져 썩은 피에 부식되어 죽어야 마땅하다.”“무릎을 꿇어라!”흡혈귀 일족의 고수들이 하나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윤도훈을 꾸짖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질책과 위압을 전혀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오직 마리만을 바라보며 말했다.“명령이라니? 단순한 거래일 뿐이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네 이 잘생긴 장난감 오거스를 살리고 싶다면, 당장 내 장모님을 이리로 데려와!” 윤도훈의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의 요염하지만 사악한 얼굴에 냉소가 떠올랐다.“날 협박하려는 것인가? 내가 저 놈의 목숨에 연연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우리 흡혈귀 일족엔 잘생긴 남자가 많아. 죽이고 싶다면 죽여. 하지만 그 댓가로 너도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네가 오거스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애?”마리의 말에 윤도훈은 실눈을 뜬 채 말했다.“아니, 넌 오해하고 있어. 난 오거스를 인질로 삼은 이유가 내 장모님을 되찾기 위해서일 뿐이지, 너희가 나를 공격할까 두려워서가 아니다.”말을 마친 윤도훈을 오거스를 쓰레기를 버리듯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던졌다.퍽-오거스는 마리의 발치에 떨어졌다. 그녀는 윤도훈의 이 행동에 잠시 놀란 듯 실눈을 뜬 채 바라봤다. 흡혈귀 일족 고수들도 모두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흡혈귀 일족의 영지
윤도훈은 죽은 개처럼 질질 끌려가는 오거스를 손에 들고 성으로 향했다.사유지 경고 표지판 앞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한 명의 흡혈귀 일족 경비원이 윤도훈의 앞을 막아서며 차갑게 경고했다.“여긴 사유지다. 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썩 물러...”그러나 경비원은 말을 마치지 못했다. 경비원의 눈길이 윤도훈의 손에 들려 있는 오거스를 보자, 그의 표정은 즉시 경악으로 물들었다.“오거스 백작님, 이게. 이게.”경비원은 말을 잇지 못했고, 윤도훈을 경계하며 물었다.“넌 누구냐? 오거스님께 무슨 짓을 한 거냐?”이때 오거스가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흡혈귀 황제께 보고해. 우리 흡혈귀 일족에게 귀한 손님이 왔다고. 어서 가.”흡혈귀 일족 경비원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윤도훈을 한 번 더 쳐다본 뒤, 몸을 날려 성으로 빠르게 달려갔다.윤도훈은 조용히 코웃음을 치며 그를 막거나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여전히 오거스를 손에 들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잠시 후, 날개를 펄럭이며 빠르게 날아오는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에 온 이는 분명히 흡혈귀 일족 내에서도 백작 이상의 고수였다.달빛 아래에서 이 장면을 누군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 인터넷에 올렸다면, 틀림없이 큰 논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윤도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은 땅에 내려서자마자 윤도훈의 손에 들린, 사지가 부러진 오거스를 보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곧바로 냉랭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여봐, 네 용기가 대단하군. 오거스 백작을 이런 꼴로 만들어 놓고도, 감히 이곳에 데려오다니! 목적이 뭐지?”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의 말이 끝나자, 윤도훈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 하고, 여기서 결정권을 가진 자를 데려와!”오거스도 힘없이 말했다.“우리를 흡혈귀 황제께 데려가라.”그러자 긴 머리의 백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럼 따라오시든지.”긴 머리 백작은 윤도훈을 성
흥미로운 점은, 같은 육체 경지에서 만상 단계로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진희는 육체의 장력과 같은 체술 무공을 깨우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진희는 특별한 체질인 개혼체를 통해 강화를 이룬 덕분에, 진정한 체술 고수들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오거스가 수많은 박쥐로 변해 흩어지자, 이진희는 당연히 그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윤도훈이 그 박쥐들을 강제로 끌어당겨 모두 붙잡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 순간, 이진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그의 강력함에 경외감과 감탄이 섞인 특별한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이번에 돌아온 남편이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오거스는 윤도훈의 발 아래로 떨어졌고, 그는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혀 있었다.“안 돼! 너는 나를 죽여선 안 돼!”오거스는 고개를 흔들며 손을 내저었다.“왜 안 되는데?”윤도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갑게 웃었다.“나는 흡혈귀 백작 오거스야! 내 뒤에는 강력한 흡혈귀 흡혈귀 일족이 있다. 너는 전에 히드 조직의 고수들을 죽였다고 해서 괜찮을지 몰라도, 나를 죽인다면 강력한 흡혈귀 일족이 절대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오거스는 허세를 부리며 위협했다.“오? 하지만 난 이미 흡혈귀 일족의 사람들을 죽였는데? 너 하나 더 죽이는 게 뭐 대수겠어.”윤도훈은 비웃으며, 자신이 두 동강 낸 다른 세 명의 흡혈귀 일족 고수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안 돼! 그건 다르다고! 나는 흡혈귀 황제의 총애를 받는 사람이야. 너는 저 세 명을 죽여도 괜찮지만, 나를 죽이면 흡혈귀 황제가 너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야!”오거스는 다급하게 외치며,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 애썼다.“흡혈귀 황제? 그게 뭔데? 그럼 날 찾아오기를 기다리지.”윤도훈은 냉소를 머금고 말했다.“아니, 아니! 나를 죽여선 안 될 또 다른 이유가 있어! 오늘 너를 상대하기 위해, 로이라는 놈이 두 가지 준비를 했다. 너의 장모님, 즉 그 지현 부인은 이미 우리 손에 넘어왔어. 그러니 만약 네가 나를 죽인다면,
윤도훈은 한참 동안 공격을 받았지만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그는 상대의 공격을 무시한 채, 홀로 이 어둠의 영역의 비밀을 연구하고 있었다.그러나 상대가 이진희를 겨냥하기 시작하자, 윤도훈, 이 아내 바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원래는 조금 더 연구하면 어떤 현문 기술로도 이 어둠의 영역을 파괴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연구할 인내심조차 사라졌다. 윤도훈은 결심했다. 직접적으로 힘으로 이 법을 깨뜨리기로 말이다.“깨져라!”윤도훈이 거대한 소리로 외치며, 오른발로 땅을 세차게 내리찍었다.대지맥동-콰르릉-엄청난 충격파가 윤도훈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땅은 거미줄 같은 균열로 가득 차올랐다. 밖에서 보면, 주변의 건물들이 마치 강도 9 이상의 지진을 겪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건물들이 대규모로 무너지기 시작했다.성의 대강당 내부에서는, 돌조각들이 날아다니며 미친 듯이 요동쳤다. 무시무시한 에너지의 파동이 사방으로 넘쳐흘렀다.퍽-퍽-퍽-윤도훈과 이진희를 묶고 있던 어둠의 영역은 대지맥동의 에너지에 의해 즉시 산산조각났다.한편, 어둠의 영역을 펼쳤던 오거스는 이 진법이 깨진 반작용과 대지맥동의 진동으로 인해 공중으로 튕겨 나가며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또한, 오거스 옆에 있던 로이도 대지맥동의 충격에 의해 그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겨져 즉사했다.나머지 세 명의 히드 조직 신적 경지를 초월한 강자들 역시 대지맥동의 힘으로 공중으로 튕겨 올라가면서 피를 토했다.콰르릉-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무시무시한 진동이 사라지자, 성의 대강당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어 하늘이 훤히 보이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그 폐허 한가운데, 윤도훈과 이진희는 여전히 그 자리에 당당히 서 있었다.“죽어!”윤도훈은 차갑게 말하더니 포탄처럼 남아 있는 세 명의 신적 경지를 초월한 강자들을 향해 날아갔다.“아악!”그 순간, 세 명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들은 윤도훈의 급습에 상처를 회복할 틈도 없이 급히 일어나 즉
히드 조직의 한 신적 경지를 초월한 강자가 윤도훈의 주먹에 무기가 부서지고 한쪽 팔이 망가지자, 오거스를 포함한 다섯 사람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올랐다.하지만 그들은 윤도훈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둠의 영역에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믿었다. 윤도훈이 아무것도 감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전에 공격했던 자는 검은 안개 속으로 물러난 뒤, 놀랍게도 빠른 속도로 오른팔이 회복되었다. 히드 조직의 강자들은 육체의 강도와 회복 능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슈우우-오거스의 분노 섞인 명령이 떨어지자, 또 하나의 공격이 갑자기 윤도훈을 향해 날아왔다. 검은 안개를 뚫고 예고 없이 날아든 이 공격은 방어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공격을 가한 자는 이전보다 더욱 신중해졌다.윤도훈과 근접전을 벌이는 대신 원거리에서 붉은 발톱 그림자를 날렸다. 그 공격은 곧바로 윤도훈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그러나 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주먹을 날려 공격을 산산조각냈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붉은색의 붉은 발톱 그림자이 반대 방향에서 날아와 그의 등을 강타했다.퍽-이 공격은 일반적으로 세속의 고수급 강자를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위력을 가졌지만, 윤도훈의 몸에 닿자마자 작은 소리만 남긴 채 사라졌다.윤도훈의 방어를 전혀 뚫지 못한 것이다.“젠장, 내 공격이 저 놈의 방어를 뚫지 못하다니!”이때, 매혹적이고 요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충격과 믿기지 않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 듯했다.“계속 공격해! 우리는 어둠 속에 있고, 저 놈은 빛 속에 있어! 오늘 어떻게든 윤도훈을 죽여야 해!”오거스는 공격을 멈추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며, 더욱 강한 살기를 드러냈다. 그들에게 윤도훈과 같은 강력한 적을 제거하지 못하면 히드 조직에 있어 큰 위협이 될 것이 분명했다.사실 그들은 자신들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이번에 윤도훈이 F국에 온 것은 히드 조직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 그는 히
타닥타닥타닥...그때,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어둠 속 희미한 촛불 사이로 오거스가 걸어나왔다. 그는 반쪽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쓰고 있었으며, 키가 훤칠했고 검은색 연미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오거스의 뒤에는 로이가 따라오고 있었다.이진희는 이 모습을 보며 실눈을 뜬 채, 로이를 주시하며 물었다.“로이, 이게 무슨 뜻인가요?”그러나 로이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이 하이오스 그룹의 이사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에 아무런 발언권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 순간, 어딘가 비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놀랍군! 정말로 놀라운 일이에요!”“윤도훈 씨, 오늘은 당신의 아내만 잡으려고 했는데, 뜻밖에 당신까지 올 줄은 몰랐네요! 정말 예상 밖의 놀라움이지 않나요?”말하는 이는 반쪽 가면을 쓴 남자, 오거스였다. 그는 히드 조직의 배후 수장 중 한 명이었다. 박수를 치며 이어 말했다.“당신은 누구죠?”윤도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물었다. 오거스가 대뜸 그의 이름을 부르며 공격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대방의 행동에 윤도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외국인과는 거의 교류한 적이 없었는데.’그러다 문득 무언가를 떠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히드 조직의 사람인가요?”윤도훈은 지금껏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심지어 이전에 공장을 운영할 때도 외국인과 교류한 적이 없었다.다만, 유일하게 얽혔고, 심지어 원수로 여길 만한 존재는 영도국과 히드 조직뿐이었다.“보아하니, 꽤나 똑똑한가 보군요. 하지만 우리 히드 조직을 건드린 건, 절대 똑똑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죠. 오늘은 당신 피로, 우리 조직의 죽은 동료들을 기릴 거예요. 게다가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으니, 히드 조직이 그 호의를 저버릴 리 없죠!”오거스의 목소리는 차갑고, 그의 태도와 행동은 여전히 우아했다. 하지만 그 우아함 속에는 짙은 살기가 서려 있었다.“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다고요? 참, 웃기는군. 이제보니 염하어 실력이 많이 좋아졌네요
성문이 열리자 안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밤하늘 아래 이곳은 마치 거대한 괴물이 웅크리고 앉아, 검은 구멍 같은 입을 벌리고 먹잇감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윤도훈과 이진희는 얼굴을 굳히며 옆에 있던 안내원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그 안내원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심지어 윤도훈의 예리한 감각으로도 그의 움직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치 안내원이 어둠과 하나가 되어 완전히 사라진 것만 같았다.윤도훈과 이진희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이제야 분명해졌다.로이가 초대했다는 이 비즈니스 교류회는 사실상위험한 함정이었고, 게다가 이곳은 윤도훈조차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여보, 조심해. 내 뒤에 붙어있어!”윤도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그런데 우리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이진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에 경계를 띄운 채 주변을 주시했다. 이윽고 그녀는 검은 주머니에서 초혼번을 꺼내 들었다.이진희의 육체적 강함은 이미 윤도훈과 같은 만상 경지에 이르렀다. 이전에 극심한 충격으로 인해 머릿속에서 마치 전생 같은 기억이 떠오르며, 그녀는 새로운 능력을 터득하기 시작했다.그렇게 이진희는 이제 자신의 혼백체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다른 영혼의 에너지를 흡수해 자신의 영혼을 강화하고 이를 육체적 힘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영혼을 흡수할 수는 없었다. 지난번 흡수한 윤연홍의 영혼은 그녀에게 부작용을 남겼기 때문이다.윤연홍의 기억 일부가 이진희의 기억에 강제로 삽입되었고, 그의 부정적인 감정과 아픈 경험까지 그녀가 고스란히 겪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경험은 이진희에게 매우 큰 고통이었으며, 이는 다 단 한 사람의 기억 때문이었다. 만약 무분별하게 영혼을 흡수했다면, 이진희의 정신은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붕괴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진희는 순수한 영혼 에너지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해야 하며, 자아가 없는 잔여 영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