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훈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오늘 주선미의 태도가 엄청 이상하다고 느꼈다.이혼하지 않았던 그 몇 해 동안에도 주선미는 이런 적이 없었다. "쳇, 아직도 숨기고 있어?"주선미는 말하면서 온몸을 윤도훈의 몸에 붙였다.윤도훈은 그녀를 밀치며 차갑게 말했다. “너 도대체 왜 찾아왔는데? 볼 일 없으면 그냥 꺼져!”이 말을 들은 주선미는 갑자기 언짢아졌고 미움이 찬 말투로 얘기했다. “여보, 왜 그래?” "너 왜 나보고 여보라고 불러? 우린 이미 이혼했고 지금 네 남편은 유현이야! 함부로 부르지 마!”윤도훈은 냉소하며 말했다."여보, 설마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사실 내 마음속에 있는 남자는 줄곧 자기뿐이었어. 여보랑 이혼한 것도 다 유현 오빠한테서 돈을 얻어서 우리 율이 병 치료에 쓰려고 한 거였어.”자기는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건데? 자기가 할 수 없이 공장을 매각하고 우리 집이 파산됐을 때 내가 얼마나 자기를 안타까워했는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자기는 모르지? 그래서 나도 할 수 없이 모질게 자기랑 이혼하고 유현 오빠랑 결혼했어! 내가 요 며칠 동안 유현 오빠 앞에서 억지로 웃느라고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자긴 알기나 해?"주선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윤도훈의 팔을 잡고 애처롭게 하소연했다.윤도훈은 그런 주선미를 바라보며 마음이 흔들렸다. 비록 윤도훈은 주선미가 연기하고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마음속 어딘가가 조금 불편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주선미가 돈을 받아서 율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과 이혼했다고? "허허, 그날 내가 돈을 빌리려고 네게 전화했을 때, 너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윤도훈은 싱겁게 물었다.매정한 주선미 때문에 윤도훈은 할 수 없이 죽음을 무릅쓰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돈을 갈취했다. "자기가 나한테 전화했을 때 유현 오빠가 바로 옆에 있었어! 나도…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 주선미는 억울하다는 듯이 설명했다."그럼 그 후에 사람 불러 나를 때린 일은?
염량세태을 겪으면서 철저히 절망한 윤도훈은 아무래도 이성적일 수밖에 없었다.윤도훈은 방금 율이를 만났을 때 주선미가 보인 반응이 떠올랐다. 두 팔을 쫙 벌리고 신나게 엄마의 품을 향해 달려가는 율이와 달리 주선미는 그저 무덤덤하게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을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그녀의 시선은 계속 이진희의 벤틀리 뮬산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게 과연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치욕을 참은 어머니의 반응일까?잠깐 사이에 윤도훈의 흔들렸던 눈빛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다시 침착해졌다. 차가운 눈으로 방관하듯 주선미의 연기를 바라보았다."선미야, 너 유현한테서 돈을 얼마나 얻었어? 그거 얼른 나 줘!” 윤도훈은 주선미를 자기 몸에서 밀어내고 그녀의 어깨를 잡으며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말이 떨어지자 주선미는 "어?" 하고 멍해졌다.엄청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윤도훈을 바라보았다. 주선미는 윤도훈이 벤틀리에 오르는 것을 보았고, 은표 무리 앞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았기에 그가 돈이 부족한 상황일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윤도훈에게 무슨 기회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지위가 있는 대단한 존재로 되었다!그리하여 마음이 흔들린 주선미는 윤도훈를 찾아와 재결합을 제의하게 되었다. 물론 주선미는 아직 유현과 헤어지지 않았다. 윤도훈과 재결합이 결정될 때 주선미는 유현을 정리하려고 마음먹었다.그런데 그런 윤도훈이 예상 밖으로 자신에게 돈을 달라고 얘기하다니? 이놈 아직도 돈이 부족한가?"왜 그래? 돈을 모아서 율이의 병을 고치려고 유현한테 시집간 거 아니야? 그럼 돈은? "윤도훈은 초조함이 섞인 말투로 물었다. "너 돈 없어? 아니 그리고 율이 이젠 다 나았잖아?” 주선미의 눈빛은 흔들리기 시작했다."아직 안 나았어! 특효약을 썼기 때문에 잠시 좀 나은 것뿐이야! 그리고 매치에 성공한 골수 증정자를 찾으면 그땐 또 큰 지출이 생기게 돼!”"선미야, 내가 계속 너를 오해한 것 같아”딸을 위해서 넌 홀로 이런 치욕을 참고 무거운
문을 열고 들어간 이원은 윤도훈을 보자 콧방귀를 뀌었다."다행이다. 너 여기에 있었네!"윤도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처남, 왜 이렇게 화내고 그래?"이원은 싸늘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노려보았다. "꺼져! 누가 네 처남이야! 네까짓 게? 우리 누나가 네 쇼에 맞장구 좀 쳐줬다고 해서 나까지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씨발 넌 그냥 우리 누나가 찾은 꼭두각시일 뿐이고 심지어 다른 속셈을 가진 꼭두각시잖아!” 이 순간 이원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이진희는 이원과 가장 친한 누나였고 이원은 이진희를 엄청나게 잘 따르고 끔찍이 아꼈다.이가네 모두가 이진희를 허가네로 시집 보내려고 할 때도 이원은 여전히 확고하게 자기 누나 편에 섰다. 그 정도로 두 오누이의 사이는 아주 각별했다.그래서 누군가가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누나에게 접근하는 것을 발견한 이원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하여 직접 사람을 데리고 야밤에 윤도훈을 잡으러 나왔다!"꼭두각시? 무슨 꼭두각시?"주선미는 이원의 말을 듣고 의문이 찬 어조로 윤도훈과 물었다. 윤도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얘기했잖아, 내가 다른 사람에게 몸을 팔았다고. 그 사람이 바로 이씨 집안 아가씨야. 난 지금 이진희의 약혼자인 척하고 있어. 아, 맞다. 물론 그냥 사위는 아니고 데릴사위야.”“이 벤틀리도 이진희 거고 난 그냥 운전기사일 뿐이야.”이 말을 들은 주선미의 낯빛은 엄청 안 좋았다. 주선미는 무서운 눈빛으로 윤도훈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럼 전에 그 은표라는 사람은…”"아마도 이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겠지. 필경 이씨 가문은 도운시의 유망한 가문이니까!”윤도훈은 이렇게 얘기하면서 주선미의 어깨를 잡았다. “선미야, 이것저것 계속 물어보지 말고! 몸을 팔아 번 1억 6천만 원은 이미 다 써버렸어. 율이 앞으로의 치료는 네가 부담해야 할 것 같아! 어서, 너 유현한테서 돈을 얼마 가졌어?”"넌 아직도 가난뱅이였구나! 게다가 염치없는 기둥서방이었어! 데릴사위로 된 것도
이원은 신뢰하는 부하 한 명을 남겨 두고 이곳에서 율이를 보호하도록 했다.윤도훈은 순순히 따라갔고 심지어 상대방더러 자신의 두 손에 수갑을 채우도록 했다. 차에 올라탄 그는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윤도훈은 이원과 이 총들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저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짐작 못 할 뿐이다. 다만 이원은 필경 이진희의 동생이기에 윤도훈은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하여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원이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나는 네 매형이야.”윤도훈은 수갑을 찬 채로 뒷좌석에 앉았다.차에 올라탄 이원은 윤도훈의 옆에 앉고선 칼처럼 예리한 눈으로 윤도훈을 매섭게 쳐다보았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날 원이라고 불러?"이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총을 꺼내 윤도훈의 이마에 들이댔다. “ 어서 말해! 너 대체 정체가 뭐야? 우리 누나에게 접근하는 목적은 뭔데?”"내가 살고 있는 곳까지 다 찾아낸 거 보면 이미 내 뒷조사도 다 끝낸 거 아냐? 그럼 내 정체를 잘 알고 있겠네. 아니야?”윤도훈은 담담하게 물었다.“당연히 네 뒷조사를 다 해놨지! 너 씨발 송영태 쪽 사람이더라? 걔가 시켰지? 너 보고 우리 누나에게 접근하라고.”이원은 매섭게 물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멈칫하다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처남, 이상한 음모론을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아니라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너와 송가네 집안은 계속 은밀하게 왕래를 하고 있었어. 너 같은 일반인이 뭔 수로 송가네 집안과 같은 그런 급의 사람을 만나겠어?”이원은 총으로 윤도훈을 협박하며 기세등등하게 얘기했다. “그냥 순순히 인정하면 내가 봐줄 수도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제대로 괴롭혀 줄 테야.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말해봐. 우리 누나를 어떻게 해치려고 계획했어? 아니면 우리 누나의 힘을 빌려 나를 상대할 계획이었어?”윤도훈은 이원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내가 너를 상대할 계획이었음 굳이 너의 누나를 힘
이 말을 들은 이원은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이런 젠장! 이젠 동생님에서 동생으로 됐어? 그러나 윤도훈의 이 말은 시간이 있고 장소가 있어 신빙성이 높은 것 같다.이씨 집안 도련님은 갑자기 정말 반신반의하였다."네가 송가네 할아버지를 구했다고? 그럼 너 의술도 할 줄 알아?“도박도 할 줄 알고, 무예도 할 줄 알고, 의술도 할 줄 안다니. 너 씨발 미쳤다?” 이원은 야유하며 물었다."칭찬 고마워! 아니면 너희 누나가 왜 나한테 반하겠냐?”윤도훈은 입을 헤벌리며 겸손함이라곤 하나도 없이 웃었다. "씨발!"이원이 보기엔 이 녀석은 칭찬과 디스를 구분 못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원은 윤도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도 안 믿어! 네가 의술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 한 난 믿을 수가 없어. 증명해 봐. 못하면 난 갖은 수단을 다 써서 우리 누나 곁에서 널 쫓아낼 거야!”윤도훈은 입을 삐죽거렸다 “이걸 어떻게 증명해? 네 불면증을 치료해 줄까? 이건 별로 어렵지 않은데!”이원의 낯빛을 통해 윤도훈은 이원이 요 며칠 잠을 잘 자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원은 순간 멈칫하다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얘기했다. “어려운 걸 원해? 그래 좋아! 널 데리고 한 사람을 만나러 갈 테니 그녀를 치료해 줄 수 있다면 그땐 너를 믿어주지!”"너를 믿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넌 나의 매형이고, 난 너의 동생이 되는 거야. 네가 내 뺨을 때리더라도 난 찍소리도 안 하고 다 받아줄 수 있어!”윤도훈은"어?"라는 말을 하고 입을 헤벌리며 얘기했다. “그럼 넌 틀림없이 내 동생이 되겠네!” ............윤도훈은 이원이 자신을 데리고 도운시 교외의 군사 요지에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여긴 도운시의 방위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이 틀림없다! 이씨 집안 도련님 이원이라고 할지언정 이곳에 오면 규칙을 지켜야 한다. 그들은 랜드로버를 몰고 들어왔고 몸에 지녔던 총은 모두 다른 부하들에게 맡겨 미리 가져가도록 했다.
2층 방에 오니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침대에 누워있는 한단비의 이목구비는 매우 아름다웠지만 얼굴색은 파랗게 질려 약간 무섭게 보였다.아예 인사불성이 된 식물인간처럼 눈을 꼭 감고 있었다.침대 옆에는 청색 가운을 입은 의사가 그녀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었다.옆에는 점잖고 품위 있는 중년 남성이 서 있었는데 평소엔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였으나 지금의 얼굴은 온갖 기대와 근심으로 차 있었다.이 중년 남성이 바로 도운시 방위사령부 사령관인 한영이었다.이 외에도 침대 반대편에는 한 청년이 앉아 있었다.청년은 애석함과 슬픔이 가득 찬 눈빛으로 침대 위의 사령관의 딸을 보고 있었다.청년은 심길이라고 하는데 한단비와는 대학 동창이었고 지금도 동료로서 도운시의 생물과학 기술연구소에서 함께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동시에 한단비를 좋아하고 있으며 이 둘은 호감의 관계로 발전하였다.이원은 들어온 후 먼저 침대에 있는 한단비를 한번 보았다.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진 그녀를 보니 이원의 마음은 삽시간에 초조함과 걱정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시선을 심길 쪽으로 돌렸는데 그 시선에는 미묘한 적대감이 들어있었다. 그 시선과 마주친 심길이 싱거운 콧방귀를 뀌었다."아저씨, 단비는 어떻게 됐어요?"이원은 관심과 걱정이 한껏 담긴 어조로 물었다. 사령관은 그를 한 번 보고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원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설령 한 성깔 하는 이씨 집안 도련님이라고 해도 이곳에서는 얌전하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영은 무시할 수 없는 신분과 지위를 갖고 있었고 방위부대의 군사력을 지휘하고 있었다. 이원은 물론이고 이 씨 가문도 그의 안중에는 없었다.게다가 이원도 한단비를 좋아하고 있는 입장인데 어찌 감히 미래의 장인어른 앞에서 버릇없이 굴 수가 있겠는가?그리고 이원은 한영이 많은 음지의 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자신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고 이런 자신이 한단비와 접촉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이원, 좀 조용히 해 줄래? 손
한단비에게 완치 가능성이 생겼단 얘기를 들은 이원의 얼굴에는 흥분한 기색이 띠었다. 다만 그가 윤도훈을 데리고 온 의미가 없어졌다.심길은 더없이 뿌듯해하고 감격스러워하며 한단비의 손을 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단비야, 너무 잘 됐다! 너 드디어 깨어날 수 있게 됐어!”윤도훈은 그런 심길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심길은 비록 최선을 다해 즐거운 척을 했지만, 그의 표정에서 잠깐 비친 조롱은 윤도훈의 눈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조롱은 누구를 향한 조롱일까? 이때 손명의는 은침 한 벌을 꺼내 소독한 후 침을 놓으려 했다!그러나 바로 이때, 윤도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큰 소리로 만류했다."손 선생님, 안 됩니다! 선생님이 이 몇 군데에 침을 놓으면 아가씨는 깨어나지 못할뿐더러 생명 위험까지 생기게 될 겁니다!”윤도훈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랐고 다 같이 그를 바라보았다."자네, 방금 뭐라고 얘기했나?"손명의의 낯빛은 어두워졌고 화난 표정으로 물었다."이원, 이 사람은 누군가?"한영은 좋지 않은 표정을 하며 물었다. 자기 딸이 깨어날 가능성이 생겼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이렇게 재수없는 말을 들었는데, 사령관의 기분은 좋을 리가 없었다."음… 제가 찾아온 의사입니다! 단비의 병을 치료할 수 있나 싶어 데리고 왔습니다.” 이원은 어색하게 설명했다.그도 윤도훈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라 그냥 자신이 찾아온 의사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사령관님과 이 녀석이 자기 매형이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허! 여긴 자네 둘은 필요 없네!"한영은 콧방귀를 뀌었고 그들을 쫓아내려고 했다."이원, 넌 어디서 이런 답 없는 녀석을 찾아왔어? 넌 도대체 단비를 구하려는 거야 아니면 해치려는 거야?” 심길은 야유하며 물었다.이원은 붉어진 얼굴로 자기도 모르게 뒤돌아서서 윤도훈을 노려보았다.'이 믿을 수 없는 망할 녀석 때문에 내가 사령관님 앞에서 이렇게 조롱을 당하다니!'"젊은이, 자네도 의산가? 그럼 자네
모두 다 정신을 집중하여 손광성이 단비 아가씨를 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명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은침 하나를 한단비의 관자놀이에 찔렀다.이어 인중, 인당 등 10여 개의 혈 자리에…"됐습니다!"이렇게 한참이 지난 후 손광성은 땀을 닦으며 침착하게 얘기했다. 그는 이번 치료에 대해 자신만만했다! "어... 어..."바로 이때 한단비가 작은 목소리를 냈다."아가씨는 곧 깨어나실 겁니다!”손광성이 웃으며 말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모두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좋습니다! 아주 훌륭합니다! 선생님은 역시 명의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는 의술을 가지고 계십니다! 제가 반드시 크게…”한영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감격에 겨워 얘기를 꺼냈다.그러나 그는 말을 반쯤 하고는 멈추었다.사령관의 안색을 크게 변하였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어! 어..."한단비는 계속 소리를 내었지만, 그 소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이상하게 들렸다.그 소리에는 엄청난 고통과 최선을 다한 발악이 담겨 있었고 소리는 목에 막힌 것처럼 나오지 못했다.그리고 누워있던 한단비는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온몸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시체가 벌떡 일어나기 전과 같았다.결국 한단비의 온몸은 갑자기 굳어지더니 다시 꼿꼿이 누운 채로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이번에는 혼수상태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바이탈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이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사람들은 놀라서 어리둥절했다!"단비야! 단비야, 너 왜 그래?"한영 사령관은 겁에 질려 얼굴색이 하얗게 되었고 온몸을 떨면서 소리쳤다.천국에서 바로 지옥으로 나락 한 기분이었다.그리고 한영은 손광성의 멱살을 잡고 원망하며 물었다. “당신 내 딸한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애가 왜 갑자기 저러는 겁니까?”"어떻게...... 이럴 수가? 이럴 리가 없어. 분명히 완치될 텐데! 왜지? 왜 이러는 거지?”손광성도 놀라서 혼비백산 되었고 바로 한단비의 맥박을 짚어본 그는 너무 놀라
윤도훈은 한참 동안 공격을 받았지만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그는 상대의 공격을 무시한 채, 홀로 이 어둠의 영역의 비밀을 연구하고 있었다.그러나 상대가 이진희를 겨냥하기 시작하자, 윤도훈, 이 아내 바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원래는 조금 더 연구하면 어떤 현문 기술로도 이 어둠의 영역을 파괴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연구할 인내심조차 사라졌다. 윤도훈은 결심했다. 직접적으로 힘으로 이 법을 깨뜨리기로 말이다.“깨져라!”윤도훈이 거대한 소리로 외치며, 오른발로 땅을 세차게 내리찍었다.대지맥동-콰르릉-엄청난 충격파가 윤도훈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땅은 거미줄 같은 균열로 가득 차올랐다. 밖에서 보면, 주변의 건물들이 마치 강도 9 이상의 지진을 겪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건물들이 대규모로 무너지기 시작했다.성의 대강당 내부에서는, 돌조각들이 날아다니며 미친 듯이 요동쳤다. 무시무시한 에너지의 파동이 사방으로 넘쳐흘렀다.퍽-퍽-퍽-윤도훈과 이진희를 묶고 있던 어둠의 영역은 대지맥동의 에너지에 의해 즉시 산산조각났다.한편, 어둠의 영역을 펼쳤던 오거스는 이 진법이 깨진 반작용과 대지맥동의 진동으로 인해 공중으로 튕겨 나가며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또한, 오거스 옆에 있던 로이도 대지맥동의 충격에 의해 그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겨져 즉사했다.나머지 세 명의 히드 조직 신적 경지를 초월한 강자들 역시 대지맥동의 힘으로 공중으로 튕겨 올라가면서 피를 토했다.콰르릉-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무시무시한 진동이 사라지자, 성의 대강당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어 하늘이 훤히 보이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그 폐허 한가운데, 윤도훈과 이진희는 여전히 그 자리에 당당히 서 있었다.“죽어!”윤도훈은 차갑게 말하더니 포탄처럼 남아 있는 세 명의 신적 경지를 초월한 강자들을 향해 날아갔다.“아악!”그 순간, 세 명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들은 윤도훈의 급습에 상처를 회복할 틈도 없이 급히 일어나 즉
히드 조직의 한 신적 경지를 초월한 강자가 윤도훈의 주먹에 무기가 부서지고 한쪽 팔이 망가지자, 오거스를 포함한 다섯 사람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올랐다.하지만 그들은 윤도훈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둠의 영역에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믿었다. 윤도훈이 아무것도 감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전에 공격했던 자는 검은 안개 속으로 물러난 뒤, 놀랍게도 빠른 속도로 오른팔이 회복되었다. 히드 조직의 강자들은 육체의 강도와 회복 능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슈우우-오거스의 분노 섞인 명령이 떨어지자, 또 하나의 공격이 갑자기 윤도훈을 향해 날아왔다. 검은 안개를 뚫고 예고 없이 날아든 이 공격은 방어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공격을 가한 자는 이전보다 더욱 신중해졌다.윤도훈과 근접전을 벌이는 대신 원거리에서 붉은 발톱 그림자를 날렸다. 그 공격은 곧바로 윤도훈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그러나 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주먹을 날려 공격을 산산조각냈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붉은색의 붉은 발톱 그림자이 반대 방향에서 날아와 그의 등을 강타했다.퍽-이 공격은 일반적으로 세속의 고수급 강자를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위력을 가졌지만, 윤도훈의 몸에 닿자마자 작은 소리만 남긴 채 사라졌다.윤도훈의 방어를 전혀 뚫지 못한 것이다.“젠장, 내 공격이 저 놈의 방어를 뚫지 못하다니!”이때, 매혹적이고 요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충격과 믿기지 않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 듯했다.“계속 공격해! 우리는 어둠 속에 있고, 저 놈은 빛 속에 있어! 오늘 어떻게든 윤도훈을 죽여야 해!”오거스는 공격을 멈추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며, 더욱 강한 살기를 드러냈다. 그들에게 윤도훈과 같은 강력한 적을 제거하지 못하면 히드 조직에 있어 큰 위협이 될 것이 분명했다.사실 그들은 자신들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이번에 윤도훈이 F국에 온 것은 히드 조직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 그는 히
타닥타닥타닥...그때,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어둠 속 희미한 촛불 사이로 오거스가 걸어나왔다. 그는 반쪽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쓰고 있었으며, 키가 훤칠했고 검은색 연미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오거스의 뒤에는 로이가 따라오고 있었다.이진희는 이 모습을 보며 실눈을 뜬 채, 로이를 주시하며 물었다.“로이, 이게 무슨 뜻인가요?”그러나 로이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이 하이오스 그룹의 이사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에 아무런 발언권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 순간, 어딘가 비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놀랍군! 정말로 놀라운 일이에요!”“윤도훈 씨, 오늘은 당신의 아내만 잡으려고 했는데, 뜻밖에 당신까지 올 줄은 몰랐네요! 정말 예상 밖의 놀라움이지 않나요?”말하는 이는 반쪽 가면을 쓴 남자, 오거스였다. 그는 히드 조직의 배후 수장 중 한 명이었다. 박수를 치며 이어 말했다.“당신은 누구죠?”윤도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물었다. 오거스가 대뜸 그의 이름을 부르며 공격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대방의 행동에 윤도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외국인과는 거의 교류한 적이 없었는데.’그러다 문득 무언가를 떠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히드 조직의 사람인가요?”윤도훈은 지금껏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심지어 이전에 공장을 운영할 때도 외국인과 교류한 적이 없었다.다만, 유일하게 얽혔고, 심지어 원수로 여길 만한 존재는 영도국과 히드 조직뿐이었다.“보아하니, 꽤나 똑똑한가 보군요. 하지만 우리 히드 조직을 건드린 건, 절대 똑똑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죠. 오늘은 당신 피로, 우리 조직의 죽은 동료들을 기릴 거예요. 게다가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으니, 히드 조직이 그 호의를 저버릴 리 없죠!”오거스의 목소리는 차갑고, 그의 태도와 행동은 여전히 우아했다. 하지만 그 우아함 속에는 짙은 살기가 서려 있었다.“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다고요? 참, 웃기는군. 이제보니 염하어 실력이 많이 좋아졌네요
성문이 열리자 안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밤하늘 아래 이곳은 마치 거대한 괴물이 웅크리고 앉아, 검은 구멍 같은 입을 벌리고 먹잇감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윤도훈과 이진희는 얼굴을 굳히며 옆에 있던 안내원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그 안내원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심지어 윤도훈의 예리한 감각으로도 그의 움직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치 안내원이 어둠과 하나가 되어 완전히 사라진 것만 같았다.윤도훈과 이진희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이제야 분명해졌다.로이가 초대했다는 이 비즈니스 교류회는 사실상위험한 함정이었고, 게다가 이곳은 윤도훈조차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여보, 조심해. 내 뒤에 붙어있어!”윤도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그런데 우리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이진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에 경계를 띄운 채 주변을 주시했다. 이윽고 그녀는 검은 주머니에서 초혼번을 꺼내 들었다.이진희의 육체적 강함은 이미 윤도훈과 같은 만상 경지에 이르렀다. 이전에 극심한 충격으로 인해 머릿속에서 마치 전생 같은 기억이 떠오르며, 그녀는 새로운 능력을 터득하기 시작했다.그렇게 이진희는 이제 자신의 혼백체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다른 영혼의 에너지를 흡수해 자신의 영혼을 강화하고 이를 육체적 힘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영혼을 흡수할 수는 없었다. 지난번 흡수한 윤연홍의 영혼은 그녀에게 부작용을 남겼기 때문이다.윤연홍의 기억 일부가 이진희의 기억에 강제로 삽입되었고, 그의 부정적인 감정과 아픈 경험까지 그녀가 고스란히 겪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경험은 이진희에게 매우 큰 고통이었으며, 이는 다 단 한 사람의 기억 때문이었다. 만약 무분별하게 영혼을 흡수했다면, 이진희의 정신은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붕괴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진희는 순수한 영혼 에너지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해야 하며, 자아가 없는 잔여 영혼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신비한 암흑 조직 중 하나로 꼽히는 히드 조직은 반드시 복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들은 과거 영도국의 의뢰를 받아 하데스와 블랙 단테라는 두 명의 강자를 파견하여 영도국의 두 명의 대사급 강자와 함께 심은길이라는 영도국 인질을 가로채려 했다.그러나 네 명의 대사급 강자 모두 윤도훈의 손에 의해 전멸했다.그래서 복수를 위해, 그들은 더욱 강력한 신적 경지급 강자인 루시퍼와 총의 여왕을 파견하여 블랙 단테의 복수를 꾀했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 그들은 염하 강주 수도권에서 전멸당했고, 당시의 성주인 현씨 가문 역시 함께 멸망했다.총의 여왕이 준비한 폭탄조차 윤도훈을 죽이는 데 실패했다. 같은 인물에게 네 명의 강자를 잃은 히드 조직은 내부에서 극도의 분노를 일으켰다.하지만 그들은 윤도훈의 실력을 재평가한 뒤,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동안, 그들은 그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윤도훈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정보도 수집되었다.그렇게 로이는 겉으로는 히아오스그룹의 이사 겸 주주로 보였지만, 사실 히드 조직의 일원이다. 로이가 이진희를 도운 이유도 그가 말한 대로 대단히 명예로운 이유 때문이 아니라, 이진희를 속여 신뢰를 얻고 자신의 저택으로 유인해 그녀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였다.이진희를 통제하고 그녀를 인질로 잡으면, 윤도훈이 구하러 오지 않을 리 없었다.또한, 현재 히드 조직이 염하로 파견할 수 있는 최고 강자는 신적 경지급 강자였다.하지만 히드 조직의 배후에는 더욱 강력하고 공포스러운 세력이 존재했으며, 신적 경지를 초월한 강자들은 염하 영토에 쉽게 발을 들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윤도훈을 F국으로 유인한다면, 히드 조직의 진정한 강자들이 마음껏 그를 공격할 수 있었다.“기억해,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해. 절대 실패해서는 안 돼!”가면을 쓴 남자는 시가를 피우며 차갑게 말했다.“오거스 대인, 안심하십시오!”로이는 섬뜩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윤도훈이 이번에 F국으로 올 때 윤도훈의
로이가 떠난 뒤, 이원이 이진희에게 작게 속삭였다.“누나, 저 로이 씨라는 사람이 누나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예요? 누나, 절대로 매형을 배신하면 안 돼요!”이원은 이진희가 절세미인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외국인의 미적 기준이 염하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 하더라도, 이진희가 그들 눈에 보기 드문 대미인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갑자기 온갖 상상을 하며 혼자 생각에 빠졌다.한편, 이 말을 들은 이진희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원을 노려보며 말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로이 씨는 우리를 많이 도와준 분이야. 그런 초대를 어떻게 거절하겠어!”“그건 그렇네요.”이원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그 순간, 세 사람은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원이 윤도훈 이야기를 꺼내자, 이진희는 가벼운 콧소리를 내며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매형이라니! 믿을 수 없는 윤도훈 말인가.”“누나, 그런 말 하면 안 되죠! 매형이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요, 일부러 누나 전화를 안 받는 게 아니잖아요!”이원은 이제 윤도훈의 충실한 신도가 되어, 무슨 말만 하면 무조건 그를 옹호했다.이천수도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혹시 율이가 무슨 사고를 당한 건 아닐까?”이 말을 들은 이진희는 순간적으로 윤도훈에 대한 원망이 모두 사라지고, 걱정으로 바뀌었다. 바로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는 낯선 번호였지만, 발신지 정보는 염하 도운시였다.이진희는 이 전화가 무언가 예감이 드는 듯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여보, 나야!]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윤도훈이었다. 그는 다급한 어조로 물었다.[장모님이 사고를 당했다면서? 지금 상태는 어때? 그리고 너는 괜찮아?]그날 낮에 일어난 사건은 목격자가 많았고, 당국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지만, 이미 일부 상류층 사람들에게 소문이 퍼져 있었다.윤도훈이 황급히 제황원으로 돌아오자, 같은 단지에 사는 한 사장이 그를 알아보고, 낮에 들
로이가 이진희 앞에서 보인 존경과 예의를 본 모든 사람들은 순간 얼어붙었다.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원래 싸울 준비를 하고 있던 이천수와 이원도 서로를 바라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알렉스 자작은 로이에게 내민 손을 그대로 공중에 멈추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얼어붙었다.라니야 부장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하며, 그녀의 눈빛 속에는 당혹감이 스쳤다. 라니야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히아오스그룹의 이사인 로이가 이진희에게 이토록 존경심을 표하며, 그녀를 그린 제약회사의 사장으로 칭하며 말하는 것을 말이다. 또한, 로이의 말투에는 극도의 존중과 칭찬이 담겨 있었다. 이로 인해 라니야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다.알렉스 자작과 몽스트 가문의 사람들 역시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반면 이진희 본인은 놀라움 속에서도 묘한 감정이 떠올랐다. 서지현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녀는 극도로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었고, 마음속 한편으로는 윤도훈에게도 약간의 원망이 있었다. 서지현이 위급한 이 순간에 윤도훈과 연락조차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 로이가 하트라이트 캡슐 덕분에 자신에게 이토록 예의를 갖춘다는 말을 듣고, 이진희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먼 곳에 있는 그 바보 같은 남자가 또 한 번 간접적으로 자신을 도와주었단 말인가?’그 순간, 로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이진희는 차가운 시선을 라니야를 향해 던졌다.“로이 씨, 제가 대신 설명하겠습니다.”앨리스가 나서서 이진희 대신 사건의 전말을 로이에게 설명했다. 이윽고 설명을 들은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헛웃음을 터뜨렸다. 찰싹-사건의 전말을 들은 로이는 망설임 없이 라니야의 뺨을 때렸다.“이 멍청한 것아! 너는 지금 우리 히아오스그룹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어! 누가 너에게 고객을 이렇게 모욕하고 무시할 권리를 줬지? 이진희 사장님께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당장 회사를 떠나게 될 거야!”로이의 말이 끝나자, 라니야는 뺨을 감싸고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
“뭐라고 했어요?”이진희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날카로운 빛을 내뿜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천수와 이원 역시 분노로 가득 찼다.비록 알렉스와 라니야가 한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들의 태도와 말투를 보니 절대 좋은 말은 아니란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오? 이 염하 여자가 우리 멋진 F어를 알아들을 줄이야?”알렉스 자작은 잠시 멈칫하더니, 오만하고 건방진 태도로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너희들이 우리와 명단을 두고 다툴 자격이나 있냐고. 설령 너희들이 먼저 왔다고 해도, 여기 리알프스 시에서는 우리 몽스트 가문을 건드릴 사람은 아무도 없어.”“순순히 기다리든가, 아니면 꺼져. 그렇지 않으면 라니야 부장님이 나서지 않아도, 내 경호원들이 너희를 개처럼 쫓아낼 거야!”후-그 말이 끝나자, 이진희의 절세의 미모가 얼음처럼 차갑게 굳어졌다. 그녀의 여린 몸에서 나오는 차디찬 기운과 살기 어린 분위기가 주변을 뒤덮었다. 주먹을 꽉 쥔 이진희는 분노와 살인의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라니야에게 물었다.“내게 하는 비하와 모욕은 상관없어요. 하지만 묻겠습니다. 다음으로 인체 냉동을 받을 사람이 누구죠?”“알렉스 자작님의 아버지, 존귀한 도툴스 경입니다. 왜요?”라니야는 옆에 서 있는 무장한 보안 요원들을 보며,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하하하, 들었어? 내 아버지야! 네 어머니라고? 내 손에 죽고싶어 안달난 건가? 그럴 시간에 차라리 네 어머니를 끌고 가서 염하에서 무덤 자리나 찾아보는 게 어때?”알렉스 자작이 비웃으며 말했다.몽스트 가문은 F국의 유서 깊은 가문으로, 리알프스 시에서는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알렉스는 이진희 같은 염하 사람들을 상대로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죽고 싶어?” 이진희는 이를 악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순간, 홀 한쪽에 원래 닫혀 있던 금속문이 열렸다. 이윽고 몇 명의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나왔다. 선두에 선 중년 남자는 지적이고 학문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라니야의 태도 차별을 본 이진희 일행은 물론이고, 앨리스마저도 마음속 깊이 분노와 불만이 치밀어 올랐다. 특히 그녀가 다음 순서가 알렉스 자작의 아버지라고 말했을 때, 그들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그 순간, 알렉스 자작이 다시 물었다.“다음 순서요? 다음 순서가 언제입니까? 제 아버지에게는 5시간도 남지 않았습니다.”그러자 라니야가 냉정하게 답했다.“자작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순서는 항상 하나씩 진행되는 겁니다. 오늘 냉동 작업을 담당하는 톰 박사는 지금 다른 환자를 대상으로 냉동 수술을 진행 중입니다. 최대 30분 정도면 끝날 겁니다.”“그리고 수술이 끝나면 바로 자작님의 아버님 차례입니다. 냉동 수술 자체는 3시간이면 완료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으신가요?”이 말을 듣고 알렉스 자작은 긴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라니야 부장님.”알렉스와 함께 온 사람들 역시 연신 감사를 표했다.“라니야 부장님, 당신은 우리 몽스트 가문의 천사입니다.”“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결제하고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알렉스 자작의 아버지는 폐암에 걸려 여러 치료를 받아왔지만, 오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병원에서 위급 통보를 받았다.남은 시간은 고작 5~6시간.그러나 라니야가 30분 안에 수술이 시작될 수 있고, 3시간이면 완료된다고 말하자, 알렉스 자작과 몽스트 가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행이라고 여겼다하지만 이진희, 이천수, 그리고 이원의 얼굴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만약 냉동 작업이 여러 환자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면, 그들은 라니야의 태도 차별에 불만은 있더라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상황은 하나씩 진행해야 하는 구조였다.게다가, 알렉스 자작의 아버지는 자신들보다 나중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제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그런 상황에서 라니야가 알렉스 자작에게 다음 순서라고 확언해 버린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이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