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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진철은 이 흉측한 얼굴이 자부심의 훈장이라면서 치료할 생각이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 말들이 절망에 빠진 그가 자신에게 건네는 위안뿐이라는 걸 사실 그는 알고 있었다.

왜 가면을 벗고 싶지 않고 햇빛을 다시 보고 싶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수도 없는 치료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그는 완전히 희망을 버리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윤도훈이 그에게 일말의 희망을 주었다.

평소 성격이 괴팍한 진철도 이 순간만큼은 말 잘 듣는 어린아이처럼 그의 말을 따랐다. 윤도훈이 움직이지 말라고 하자 입을 꾹 다물고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곧이어 윤도훈이 침을 하나 꽂을 때마다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

진철 얼굴의 흉터가 옅어졌고 삐뚤어진 이목구비도 눈에 띄게 천천히 제자리를 잡아갔다.

용의 기운이 윤도훈의 체내에 있을 때는 온화하지만 은침을 통해 진철의 몸속으로 들어간 후에는 조금 난폭하게 변해버렸다.

“이... 이거 꿈 아니지?”

지연이 두 눈을 깜빡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 와중에 방해될까 큰 소리로 말하지 못했다.

“이건 의술이 아니라 선술이잖아!”

송가네 할아버지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시간이 1분 1초 지나갔다...

윤도훈은 진철의 얼굴에 은침 20개를 놓은 후에야 드디어 멈췄다. 침을 맞는 사이 진철은 얼굴이 저리고 가려우며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힘든 세월을 견뎌낸 사람은 역시 달랐다. 아무리 괴로워도 꼼짝달싹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한 시간 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던 진철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은 그지만 이 순간만큼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하... 하하... 이거 나야? 거울 속 사람이 정말 나란 말이야?”

진철은 이미지와 위엄 따위 신경 쓰지 않고 큰소리로 호탕하게 웃었다.

아직 이목구비가 완전히 제자리를 잡아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훨씬 많이 나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피부도 반들반들해졌고 주름도 많이 적어졌다. 양 볼의 커다란 흉터도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옅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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