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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사태 파악을 마친 양유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도훈이 피식 웃으며 양유나를 옆으로 밀었다.

“양 비서, 자리 좀 비켜줄래?”

양유나는 끝까지 부정하며 문을 막아섰고 태도도 180도 확 바뀌었다.

“윤도훈 씨, 정말 저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 도청기는 제 것이 아니란 말이에요. 억울해요, 저!”

그녀는 몸으로 문을 막아서며 윤도훈을 못 나가게 했고 목소리도 살짝 울먹거렸다.

“나한테 이런 얘기 해봤자 소용없어! 도청기가 네 것이든 아니든 대표님이 알아서 판단할 거야.”

아무런 표정 없이 말하던 윤도훈은 또다시 양유나를 밀어내려 했다. 양유나는 윤도훈에게 애걸복걸 매달리더니 털썩하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윤도훈 씨, 제발 대표님한테는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 무슨 요구든 다 들어줄게요!”

미녀 비서는 윤도훈의 손을 덥석 잡더니 자신의 옷깃 속으로 집어넣었다. 윤도훈에게 매혹적인 윙크를 몇 번 날리면서 끊임없이 그를 유혹했다.

윤도훈은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고는 손을 확 뿌리쳤다.

“꺼져! 너희 대표님이 내 와이프야. 이미 산해진미를 맛봤는데 다시 구정물 마시는 사람 봤어?”

그 말에 양유나의 두 눈에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구정물? 내가 그 정도야? 그리고 넌 뭐가 잘났길래 대표님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 것처럼 말해? 대표님이 너 같은 자식이 터치하게 놔둘 것 같아?’

단지 속으로만 이렇게 생각할 뿐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질 못했다.

“윤도훈 씨, 아니 도훈 오빠, 제발요! 제발 대표님한테는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이 도청기는 정말 제 것이 아니에요!”

눈물을 뚝뚝 떨구며 애원하는 양유나의 모습이 무척이나 처량했다. 윤도훈은 그녀를 빤히 내려다보며 한참 후에 물었다.

“그럼 너 말고 네 옷에 가까이 접근할 만한 사람이 또 누가 있어?”

양유나가 도청기를 처음 봤을 때 표정을 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배신자는 따로 있었다!

양유나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구명진, 명진 오빠요! 대표님의 운전기사 겸 경호원이에요. 명진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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