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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고개를 든 신세희는 말간 눈을 몇 번 깜빡거렸다. 나비 같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신세희는 이 남자가 누군지 몇 초 동안 고민해야 했다.

"조의찬 씨."

디자인 디렉터는 마치 태자 전하라도 본 듯한 태도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도련님, 여긴 어쩐 일로...? 혹시 시찰하러 오신 겁니까?"

"방금 무슨 일이에요?"

조의찬이 지나가듯 물었다.

"학력도 낮고 경험도 전무한 신입이 글쎄 무단결근까지 했습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 회사에 채용할 순 없습니다."

디자인 디렉터가 대답했다.

"앞으로 다시는 무단결근하지 않겠습니다. 현장에서도 열심히 일할게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 신세희가 애원했다.

"고작 디자이너 어시스턴트라면서요? 우리 같은 대기업은 포용력도 넓어야 하잖아요. 신입에게 기회는 줘야죠, 누구나 실수할 때가 있잖아요. 잘못은 고치면 그만이고요, 안 그래요?"

건들건들한 태도로 옳은 말만 해댔다.

디자인 디렉터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조의찬이, 이 궁상맞은 여자와 아는 사이라는 걸 눈치챘다. 조의찬이 감싸는데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가 사무적으로 말했다.

"다음은 없어요. 이게 다 도련님 덕분인 줄 알아요. 얼른 감사드리지 않고 뭐 해요!"

그 말을 들은 신세희는 조의찬에게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디렉터님, 저는 일하러 가보겠습니다."

"일단 자리에 앉아 있어요."

디렉터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신세희가 나가자 디렉터는 다시 조의찬에게 공손하게 물었다.

"도련님, 외람되지만 신세희 씨와는 관계가 어떻게 됩니까? 조금 쉬운 일거리를 맡길까요?"

'쉬운 일거리라고?'

조의찬은 사무실 속 꽃 같은 여자들을 질리게 봐왔었다. 매번 회사에 올 때마다 그들은 벌떼처럼 몰려와 사근사근 말을 걸었다. 마침 코를 찌르는 향수 냄새에 진절머리가 나던 참이었다.

그래서 그는 입맛을 바꾸기로 했다.

고분고분한 것 같으면서도 또 차갑고 보수적인 이 가난한 여자가 그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이 여자는 그저 제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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