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는 오늘 예쁜 옷차림이었다. 하지만 결혼식 하객과 비교했을 때 하객보다는 식사를 하러 온 사람 같았다. 그녀는 청첩장조차 없었기에 호텔 책임자는 미루나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게다가 사람이라면 보아 낼 수 있었다, 화려한 옷차림으로 꾸몄지만 초라하기 그지없는 여자가 어떻게 오늘 결혼식에 참여하는 손님이겠는가?미루나는 몇 번이나 레드 카펫에 가까이 다가가 문안의 결혼식 현장을 보려고 했지만 매번 호텔 경비원에게 쫓겨나고 말았다.이번에는 또 경비원이 주차 안내를 하는 틈을 다 미루나는 또 고개를 들이밀며 안을 들여다보았다.그러다 결국 서준명에게 발견되었다.“대체 뭘 하려고 이러는 겁니까!”성격이 좋은 사람이었던 서준명은 미루나 때문에 화가 치밀고 말았다.미루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뻔뻔스러우면서도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준... 아니 서씨 도련님 전... 전 들어갈 생각 없었어요, 전 그냥 밖에서 볼 생각이었어요... 어쨌든 저도 배우이기도 하고... 유명하기까지 하니까요, 전 그냥 호화로운 결혼식 현장이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지금 많이 배워두면 연기할 때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미루나 씨는 어쩜 그렇게 뻔뻔하죠?”서준 명은 돌직구를 날려 버렸다.미루나가 입을 열었다.“저... 사실 말 잘 들어요, 저와 만나면서 아셨겠지만요. 도련님께서 반드시... 만족할 수 있도록 할 테니, 저에게... 기회 한 번만 주시면 안 되나요?”서준명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분노가 치밀었다.어쩌다 이렇게 미천한 여자를 만난 걸까!정말 역겨워!너무 역겹단 말이야!“방금 전엔... 배우려고 왔다더니 어떻게 1초 만에 화제를 저한테로 돌릴 수 있는 거죠? 미루나 씨, 오히려 제가 묻고 싶네요, 제가 대체 그쪽한테 무슨 짓을 했다고 이렇게 집착하며 밤낮없이 망령처럼 따라다니는 거죠?”미루나의 표정은 매우 풍부했다.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은 역시나 난처함과 진심이었다.“서씨 도련님, 저를 싫어하신다는 거 알아요,
“선희 씨가 죽으면 전 평생 결혼하지 않을 겁니다! 아, 퉤퉤퉤! 제가 지금 그쪽이랑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아내를 저주하다니! 당신이야말로 죽어 마땅해요!”서준명은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당신 같은 여자는 죽어 마땅해요! 본인이 못생겼으면서 감히 제 아내가 못생겼다는 말을 해요? 제 아내가 아무리 예쁘지 않더라도 당신처럼 못생기진 않았어, 당신은 진짜 너무 못생겼어, 평소에 거울도 안 봐? 못생긴 게! 정말 못생긴 것들이 더 한다니까! 꺼져!”서준명은 한바탕 소리를 지른 뒤 경비원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경비원님, 이리 와서 얼른 이 못생긴 여자를 쫓아내주세요! 제 형님의 결혼식 현장에 들어가려고 하면 바로 경찰서로 보내주세요!”미루나는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두 볼을 매만졌다.시뻘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서준명을 바라보다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제가... 제가 너무 못생긴 거죠?”서준명은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그는 원래 매몰차고 까칠한 사람이 아니었다. 주요하게는 집착하는 미루나에게 악독한 말을 해서 미루나의 마음을 단념시킬 생각이었다.이렇게 생각하자 서준명은 다시 마음을 굳게 먹었다.“맞아요! 너무 못생겼어요, 어찌나 못생겼는지 역겨울 정도니까 얼른 가버려요!”미루나는 몸을 돌리더니 비틀거리며 떠났다.멀어지는 미루나를 보며 서준명이 말했다.“앞으로 더 이상 저를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당신뿐만 아니라 어리고 예쁘든, 돈과 권력이 있든 남성의 어떤 여자라도 저는 원하지 않아요, 전 그냥 제 아내 선희 씨만 있으면 되니까. 당신도 이제 나쁜 마음을 갖지 말고 연기에 더 신경을 써서 성공하길 바라요! 알아서 잘하세요!”미루나가 멀어진 걸 본 서준명은 그제야 호텔 안으로 들어가 염선의와 엄선우와 함께 손님들을 맞이했다.염선의와 엄선우의 결혼식은 매우 성대하게 치러졌고 순리롭기까지 했다. 특히 엄선우의 부모님은 너무 기뻐 입을 다물지 못했다.아들은 곧 마흔이다.부모님은 아들이 한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자 두 명의 경비원이 머리에 잔풀이 가득하고 진흙투성이인 여인을 끌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염선의도 여자에게 다가갔다.“미루나 씨... 맞죠?”화가 난 경비원이 말했다.“이 여자는 잔디밭 맨 끝 인공 강 옆에 있는 낮은 풀숲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오늘 결혼식이 성대하게 치러질 것을 미리 알고 오래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같아요, 상습범임에 틀림없습니다. 사모님, 일단 귀중품부터 확인해 보세요, 제가 이 상습 도둑을 경찰서로 보내겠습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저는 상습범도 아니고 도둑도 아니에요.”미루나가 말을 더듬거리며 몇 번이나 설명했다. 그녀의 눈빛은 비천하면서도 진지했다.그녀는 필사적으로 경비원의 손에서 벗어나며 염선의를 바라보았다.“엄씨 사모님, 사모님은... 사모님은 제가 상습 도둑범이 아닌 걸 아시잖아요, 저를 만난 적 있으시죠? 실례지만 제가 상습 도둑범이 아니라는 걸 저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세요, 전 상습 도둑범이 아니라 배우라고요. 저는 지금도 인기가 있는 편이고 앞으로는 더 유명해질 배우예요. 전 실력이 있고 앞으로... 반드시 유명한 배우가 될 겁니다.”미루나의 말에 염선의의 마음속에는 갑자기 말할 수 없는 쓰라림이 느껴졌다. 그녀는 남들 앞에서 자신의 명백을 밝히기에 급급했던 자신의 과거를 보는 것 같았다.염선의는 안타까워하며 물었다.“미루나 씨도 참, 자신의 직업도 있고 연기 실력도 괜찮은데 왜 자꾸 준명 오빠에게 집착하는 건데요, 준명 오빠는 아내가 있다고 말도 해드렸잖아요, 왜 이렇게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는 거죠?”염선의도 누군가에게 매달린 적 있었기에 그녀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각 미루나의 행동으로 인해 충분히 짜증이 났지만 그녀를 너무 나무라지 않았다.미루나는 목을 가다듬더니 조금 민망해하며 말했다.“저는 배우입니다. 저는 그저 성대하고 호화로운 결혼식장을 보고 싶었고 제 연기에 관련해 경험을 쌓고 싶었을 뿐 다른 뜻은
“유리만 행복할 수 있다면 F 그룹을 계승하지 않는 게 무슨 대수겠어? 공석으로 비어있는 동안 우리도 좋은 관리자를 찾으면 되는 거야. 이 세상은 원래 능력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 법이고 그게 내부인이든 외부인이든 그저 F 그룹을 크게 발전시킬 수만 있다면 다 좋아.”부소견은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었다.“알겠습니다, 부 대표님, 저도 이 방면에 더 많은 공을 들여 대표님을 위해 천천히 사람을 찾아보겠습니다.”엄선우가 공손하게 말했다.“좋아.”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말을 나누는 동안 경비원은 이미 떠났다.경비원에게서 풀려난 미루나는 손을 비비며 당황스러운 눈치로 염선의에게 사과했다. 사과를 마친 그녀는 엄선희의 부모님을 주시했다.“안... 안녕하세요.”“당신이 바로 내 사위한테 자꾸 시집을 가겠다고 한 사람이지?”엄위민은 화를 내며 미루나를 바라보았다.미루나는 침을 삼키더니 입을 열었다.“저... 저... 저를 믿어주세요, 저도... 엄씨 사모님처럼 보살펴드릴 수 있어요, 전... 준명 오빠와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그냥...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은 것뿐이에요. 저는 준명 오빠가...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요, 평범한 친구 사이가 되고 싶어요. 일단은 친구 사이부터 되어야죠...”엄위민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비록 예순이 넘은 나이였지만 알고 있었다, 지금 어떤 업계와 직업이든지 경쟁이 심했고 그건 연예계도 마찬가지라는걸.모두 살아남기 어려웠다.누군가 어떤 스타는 높은 지위를 위해 이랬네 저랬네 하며 말을 하지만, 사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 업계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외계인이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결백을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똥오줌을 뒤집어쓰는 경우가 많았다.워낙 어수선한 업계였으니.누가 옳고 그름을 제대로 구별할 수 있겠는가?눈앞의 이 여인은 비록 못생기고 피곤함으로 찌들었으며 온몸이 더러웠지만 엄위민은 여전히 그녀의 눈빛에서 진심과 갈망을 보아낼
미루나가 얼마나 심하게 울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뛰쳐가는 미루나를 바라보던 신세희는 1초 동안 머뭇거렸다. 그녀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루나의 뒷모습, 아니 뒷모습이 닮은 것도 아니지만 그냥 갑자기 엄선희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어디가 닮았는지는 말할 수 없었다.“당신 왜 그래?”부소경이 신세희에게 물었다.신세희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선희 씨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런 가봐요, 당신도 알잖아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 하나 없던 저에게 선희 씨가 가장 친한 친구라는걸요. 선희 씨는 저의 소울 메이트예요, 나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마음속엔 온통 달콤함으로 가득하다고요. 선희 씨를 만났을 때 저는 달콤한 생활은 제가 누릴 수 없는 사치품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선희 씨를 만난 뒤부터 선희 씨는 저에게 달콤한 순간들을 선물했어요. 함께 패스트푸드를 먹고, 함께 정아 씨 얘기도 하고, 제가 힘들었던 시기를 함께 했지만 한 번도 기분 나빠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선희 씨의 기쁨과 환한 웃음, 선희 씨에겐 제가 공주나 다름없었어요, 온 세상이 저를 아껴주었고 그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이죠. 선희 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장수할 수 있어요, 근데 선희 씨는...”이런 생각에 신세희는 더없이 슬펐다.그리고 그녀처럼 슬퍼하고 있는 엄선희 부모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신세희, 부소경, 엄선우 그리고 염선의는 모두 엄위민과 나금희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우리 선희, 이번 생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선의야, 어떻게 그렇게 독한 마음으로 나와 네 아빠만 두고 떠날 수 있어?”나금희는 엄위민의 품에서 울다 지쳐 쓰러질 지경이었다.염선의도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그녀는 엄선희를 직접 본 적 없었고 그저 사진만 본 적 있었다. 사진 속의 엄선희는 작은 태양처럼 확실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방금 신혼부부가 된 그들은 엄위민과 나금희를 부축해
걱정이 가득하던 엄선우의 표정이 더욱 심상치 않아졌다.“준명 씨가 집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어.”그는 핸드폰을 걸어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서준명은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술집은 그와 엄선희 두 사람만 알고 있는 곳이었다.엄선희와 서준명이 첫 키스를 나눈 곳이기도 했다. 남자의 갑작스러운 키스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줬고 바로 이 위의 스위트룸에서 엄선희를 서준명의 여자로 만들었던 것이다,그는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엄선희가 빨간 토마토처럼 부끄러워했던 모습을.그녀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고 아무것도 몰랐다. 처음에는 흐느끼다가 나중에는 낑낑거리다가 또 나중에는 두 팔로 그를 끌어안은 채 헝클어진 머리를 그의 목에 기대며 선포했다.“준명 씨, 준명 씨는 앞으로 내 거야! 내 거라고!”서준명이 웃으며 말했다.“당돌하네요!”엄선희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네, 저 당돌해요!”“아까 낑낑거릴 때는 당돌한 모습이 하나도 없던 데요!”서준명이 피식거리며 비웃었다.“미워요! 비웃지 마세요, 준명 씨는 그럴 권리 없어요, 앞으로 저만 준명 씨를 비웃을 수 있어요, 준명 씨는 뭐든 제 말을 들어야 하고 돈을 벌어 꽃을 사줘야 하고요, 밥도 해먹여야 해요, 옷도 씻어주고, 그리고...”“그리고 침대에서...”“준... 준명 씨 왜 이렇게 나빠요!”엄선희의 볼은 또다시 새빨개져서 토마토가 되어있었다.“선희 씨야말로 나쁜 사람이에요, 작은 악마!”서준명은 사랑 가득한 목소리로 엄선희를 불렀다.지금 이 순간, 이미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서준명은 술병을 끌어안고 부드럽게 웃으며 소리 질렀다.“작은 악마, 작은 악마, 작은 악마...”이렇게 외치던 그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다 큰 성인 남자가 술집에서 울고 있는 모습이 슬프기 그지없었다.“내가 바로 당신의 작은 악마에요, 저 좀 봐요, 준명 씨, 내가 바로 작은 악마잖아요.”마주 앉아있던 여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고 그녀는 그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잠들었는지 얼마나 잤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깨어났을 때 해는 밝았고 바깥의 햇빛은 따뜻할 뿐이었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자 허름한 단층집이었다.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둘러보니 작은 집이었지만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크기만 작을 뿐.하지만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침대 옆 캐비닛에는 신선한 꽃이 놓여 있어 향긋한 냄새가 풍겼다.꽃들을 보며 몇 초 동안 정신을 차리던 서준명은 갑자기 무언가 깨닫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제야 자신이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아무것도 안 입었잖아!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머리를 제외한 모든 곳이 알몸이었다.어떡해!순간, 서준명의 뇌는 정지하는 것 같았다.이때 문이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미루나는 물 한 대야를 들고 들어왔다.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는 서준명을 보며 그녀는 잠깐 당황해하더니 침을 삼키고는 입을 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쉬어있었다.“일어났어요? 머리는 안 아파요? 따뜻한 물 좀 받아왔어요, 움직이지 마세요, 제가 씻겨드릴게요.”서준명은 말문이 막혔다.“......”서준명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미루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수건을 쥐어짰다. 그러고는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며 자연스러운 손길로 서준명의 이마를 닦아주었다.서준명은 침묵에 잠겼다.“......”그는 벙어리가 된 것만 같았고 그저 멍 때리기만 했다! 할 줄 아는 게 멍 때리는 것 밖에 없었다!그는 심지어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미루나는 그의 이마며 얼굴이나 꼼꼼하게 닦아주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아이를 돌보는 것처럼 다정하고 부드럽게 서준명을 보살폈다. 얼굴까지 닦은 뒤 그녀는 한 손으로 서준명의 팔을 들어 겨드랑이를 닦아주었다.그는 몸이 건장한 남자였기에 겨드랑이 밑의 땀샘이 발달해있었다. 그의 겨드랑이를 닦아줄 때 그녀는 얼굴이 약간 붉어졌지만 여전히 열심히 닦아주었다.그다음은 가슴과 등을 닦아주었다.그러고는 이불을 젖혀 그의 아래 몸을 닦았다.그녀의 얼굴은 아까보다
“난 아내가 있어! 내 아내가 죽었더라도 나는 아내와 저승에 함께 갈 거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당신은 왜 이렇게 비천해? 왜 이렇게 비천하냐고! 내가 당신이랑 자고 나면 데리고 살면서 보호해 주고 애인으로 여길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죽어버려!”서준명은 발을 드니 또 발길질을 하고 싶었다.그냥 죽여버릴까?이 빌어먹을 여자를 발로 차서 죽여버리고 나면 그는 자수를 할 생각이었다, 즉시 사형을 집행했으면 하는 바였다.그렇게 되며 그도 해방이니까!발을 드는 순간, 문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루나야, 안에 있어? 너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서 그러는데 괜찮아? 무슨 일인데 그래, 괜찮아?”여자의 목소리였다.미루나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괜... 해영 언니, 저... 저 괜찮아요, 세숫대야가 떨어진 소리예요, 전 괜찮으니 들어올 필요 없어요. 제가 지금 옷을 갈아입고 있어서 조금 불편하거든요.”“알겠어, 무슨 일 있으면 나 불러, 난 아침 좀 먹고 올게.”“네, 해영 언니, 고마워요.”미루나는 힘겹게 문틈에 기대어 밖을 내다보았다. 옆집 이웃이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그녀는 고개를 돌려 허약한 눈빛으로 서준명을 바라보았다.“서씨 도련님, 저는... 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저는 도련님을 정말 사랑해요,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수 있는걸요. 지금 저를 때려죽인다 해도 저는 기뻐요, 정말 정말 기뻐요. 서씨 도련님은 제가 지금 얼마나 기쁜지 모를 거예요, 도련님은 모르겠지만 저는 맞아죽어도 도련님을 원망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화를 내지 마세요, 그러면 몸이 상해요.”미루나는 서준명의 발을 향해 기어가더니 그의 발을 끌어안았다.그녀가 서준명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평생 모신 신을 보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 서준명은 말문이 막혔다.“......”“당신 혹시 마조히스트야?”그는 이미 화가 많이 나있었다.“아니에요, 도련님, 저는 진짜 도련님을 사랑하는 것뿐이에요.”“하지만 난 내 아내만 사랑해, 내 아내만 사랑한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