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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9화

하지만 교도소에서 나온 반원명은 하늘도 회색으로 보였다.

이제부터는 다리 밑에서 집 없는 노숙자와 함께 여생을 마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집이란 무엇인가?

반원명에게도 집이 있는 걸까?

도대체 누굴 원망해야 할까?

자기에게 생명을 준 친아빠를 탓해야 할까?

원하지도 않는 아이를 왜 만들었을까?

아니면 자기를 낳아준 친엄마를 원망해야 할까?

원하지 않으면 낳지 말아야 했다.

반원명은 자기가 원해서 이 세상에 온 게 아니다. 왜 아이를 낳아서 잔인하게 팔아버렸을까?

반원명이 무슨 잘못을 했는가?

그는 집이 필요했을 뿐이다. 가족이 있는 가족을 갈망한 것뿐인데 그리도 잘못한 걸까?

왜 그랬을까?

양부 양모는 한 번도 그에게 정을 주지 않았다. 늘 그를 멀리하고 착취했다.

반원명을 상대로 수를 쓰고 나쁜 짓을 했다.

그렇지만 반원명에게는 찾아갈 다른 사람도 없었다.

친부모님을 찾아가야 할까? 평생 친부모를 못 찾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아직 살아있는지도 모른다.

반원명은 너무 지쳤다.

이게 자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노숙자가 자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자생 자멸하고 말아야겠다.

반원명은 혼자 죽어버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집으로 돌아온 건 오직 가족들에게 연을 끊고 남남으로 살자고 말해주고 싶어서였다.

반 씨 집안이 반원명을 데려왔지만, 아무런 합법적인 수속도 밟지 않았다.

그는 반 씨 집안과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부모님을 모시지도 않을 것이다.

좋다.

반원명은 전봉민 전세린 부녀를 보면서 코웃음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그만 돌아가세요. 여긴 반의사 없습니다. 영원히 없어졌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그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반원명은 곧바로 부모님을 향해 걸어갔다.

고독한 뒷모습, 퇴폐적이고 수염이 난 차가운 얼굴, 이 모든 건 큰 도시에서 자란 전세린에게 치명적인 매력이었다.

전세린은 “와, 섹시하다...”하고 감탄했다.

“...” 전봉민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보배 같은 딸한테 화풀이하지 못했다.

전봉민은 분발심이 없고 의기소침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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