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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선수금만 내준다면서요?"

하예정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비싼 거 아니라 그냥 일시불로 했어."

하예정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금액의 반은 돌려줄게요."

전태윤은 그녀를 보고 말했다. "됐어."

하예정은 눈을 깜빡이였다.

‘됐다고? 그럼, 지금 나에게 차 한 대를 선물하는 거야?’

아무리 안 비싸다 해도 2천만 원은 한다. 아무리 부부라고 하지만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다. 그리고 반년 후에 갈라지기로 계약서에 사인까지 하였다.

전태윤이 갑자기 큰돈을 써서 그에게 2천만 원의 차를 선물해 주는 데 하예정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그래서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 물었다. "태윤 씨 왜 저한테 갑자기 차를 선물해 주는지 물어봐도 돼요? 말해주지 않으면 저도 마음 편히 차를 쓸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쪽에게 큰 신세를 질까 봐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세를 갚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다.

전태윤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한참을 지나서야 시선을 옮겼다. 하예정은 그의 잘생긴 얼굴에 살짝 빨간빛이 도는 것을 발견했다.

"......"

"어제저녁에, 어, 내가 널 오해했어......"

하예정은 문득 깨달았다. "태윤 씨가 나를 오해했다고 미안해서 이렇게 갑자기 차를 선물하고 사과하는 거예요?"

전태윤은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다행히 그녀는 똑똑해서 바로 알아챘다.

"어제저녁에 우리는 이미 오해를 풀었고 당신도 나한테 사과했어요. 당신에게 정말 화가 많이 났었지만, 나중에는 괜찮아졌어요. 그러니 이렇게 큰돈을 쓰면서 나한테 차를 선물하고 사과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도 차가 있으면 더 편하잖아."

차가 있으면 편하다는 것은 하예정도 알고 있다.

"정말로 이 차를 산다면 돈은 꼭 갚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안 사요. 그리고 태윤 씨가 반년 후에 이혼하면 지금 당신이 몰고 있는 차를 나에게 넘기기로 했으니, 나에게도 차가 있는 것과 같은 거예요."

전태윤은 말문이 막혔다.

계약서는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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