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아는 언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가 디저트를 뱉을까 봐 정말 두려웠는데 그렇지 않아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언니가 디저트를 뱉게 된다면 면접을 보러 온 젊은 요리사들에겐 전혀 기회가 없을 것이다.선우민아는 포크로 디저트 한 조각을 더 잘라 입에 넣었다.“언니, 맛있죠?”선우정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묻자 언니인 선우민아가 대답했다.“모양이 정교하고 맛도 좋은데 약간 퍽퍽하네.”선우정아는 즉시 언니한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면서 웃으며 말했다. “좀 퍽퍽하긴 하네요. 그 사람 디저트 만드는데 솜씨가 없는 것 같지만 언니가 먹을 수 있다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네요.”“내가 대충 물어봤는데 그사람은 어릴 때부터 부엌에 들어가 일을 도우면서 요리를 따라 배웠다고 했어요. 그래서 지금 서른 살밖에 안 됐지만 요리 방면에서는 십여 년을 깊이 연구했다고 했어요.”“요리사 집안이야?”선우민아는 두 번째 디저트를 계속해서 먹고 있었다. 아마 그녀가 지금 정말 배가 고팠던 것인지 아니면 이 디저트의 맛이 정말 괜찮아서 계속 먹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조금 있다가 또 회의를 해야 되는데 그 시간이 길기에 디저트로 배를 채우지 않아 회의 도중에 배에서 계속 소리가 난다면 아주 창피할 것이다.“저는 요리사 집안인지 묻지 않았지만 그 사람 할머니가 그들에게 스스로 밥을 짓고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요구했대요. 또 할머니는 입이 특히 까다롭기에 잘하지 못하면 혼난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본인도 요리를 정말 좋아해서 계속 연구하고 있으며 많은 셰프들에게 배운 적도 있다고 말했어요.” “십여 년이나 배웠어? 어쩐지 내가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제가 보기에는 나이가 좀 더 들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지금 몇 살이야?”“언니랑 비슷해요.”“그렇게 젊다고?”그녀는 상대방이 비록 서른 살이 못 되더라도 20대 후반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과 나이가 비슷할 줄은 생
요리 실력이라…선우 민아는 그가 만든 디저트만 먹어봤을 뿐, 제대로 된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기에 요리 실력은 아직 미지수다.어쩌면 그는 디저트만 잘할 뿐 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요리사보다는 실력이 뛰어나겠지만, 선우 가문의 주방장에 비하면 조그만한 차이가 있을 수있을 것이다. 만약 그의 요리가 현재 주방장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는 이곳에서 일할 수 없을 것이다.선우 민아는 동생에게 말했다.“잠시 후 집사에게 내일 오후에 다시 그 요리사한테 시험을 안배하라고 말해. 저녁엔 내가 집에 돌아가서 직접 요리를 맛볼 거니까 그는 아무한테도 도움을 시청하지 못하고 밥부터 반찬까지 전부 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해.” 선우 정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일 저녁에는 함께 집으로 그사람의 요리를 맛봐요.”비록 요리사를 교체하는 건 장녀의 결정이지만, 자매들의 입맛도 까다롭다. 게다가 자주 큰아버지 집에서 식사하곤 하니 새로운 요리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건 당연했다.그러자 선우 민아가 말했다.“기숙사에 있는 몇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동생들 불러 같이 먹자.”기숙사에 있는 사촌 동생들을 떠올리며 선우 정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4명 정도만 함께 맛볼 수 있겠네요. 다들 아직 학생이라 기숙사에 살고 있으니 집까지 오려면 너무 멀어서 굳이 부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선우가문의 두 형제는 먼 곳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기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선우씨 가문에는 일곱 명의 자매가 있다. 현재 세 명이 가족 기업에 들어가 회사를 운영 중이고 나머지 네 명은 아직 졸업하지 않았다.집안 어른들은 미식 가이긴 하지만 딱히 편식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늘 민아에게 이렇게 말했다.“너 입맛이 이렇게 까다로워서 나중에 시집을 어떻게 가겠느냐? 어느 집에 가야 네 입맛에 맞는 요리를 매일 해줄 대단한 주방장이 있을까?”현재 선우 민아는 가문의 주인이지만 그녀의 남동생이 성장해 제 역할을 하게 되면 그녀는 이
“큰 언니는 요리사를 고용하는 거지 남편을 찾는 게 아니니까 멀어도 상관없어요.”선우 정아는 웃으며 말했다.“그가 만든 요리가 맛나고 언니가 먹고 질리지만 않으면 그게 최고예요.” 전창빈의 모습을 아직 보지 못했기에 선우 민아는 그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그의 관청 출신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을 뿐이었다. “나도 질리지 않는 요리사가 있었으면 좋겠어... 매번 요리사를 바꾸지 않아도 되고.”선우 민아는 자신의 입맛에 대해 한숨을 쉬며 말했다.“왜 이렇게 까다로운 입맛을 갖게 된 건지 모르겠어.”“언니, 이제 더 이상 디저트 안 드세요?”선우 정아는 언니가 디저트를 더 이상 먹지 않자 물었다.“지금은 안 먹을래, 회의 시간이 다가와서.”선우민아는 시간을 보며 말했다.“곧 회의가 시작하니 넌 집에 돌아가지 말고 나랑 같이 회의실 가자.”“네.”선우 정아은 디저트를 가져가며 말했다.“언니가 더 안 드시면 제가 다 먹을게에요. 제가 보기엔 아주 맛있는것 같아요. 전창빈은 디저트를 잘 만들지 못한다고 했지만 언니가 먹는 것을 보니 그는 아마 꽤 실력이 있는 것 같네요.”선우민아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내가 배가 고파서 그런 거지.”“언니가 입맛이 까다롭다고 유명한데 전창빈이 만든 디저트가 맛있지 않으면 절대 먹지 않았을 것일 거요.”선우 민아는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사실 그 말이 맞았다. 전창빈이 만든 디저트는 약간 퍽퍽하긴 했지만 맛은 정말 좋았기에 점점 전창빈이 만든 요리가 기대 되였다.생각을 정리한 선우 민아는 핸드폰을 들어 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면접 본 요리사에게 내일 오후에 다시 시험 보러 오라고 말해줘. 내일 저녁에 집에 가서 그가 만든 요리를 먹을 것이니 필요한 재료만 도와주고 나머지는 모두 그가 직접 준비하게 해야되. 그리고 그가 요리하는 걸 지켜봐줘.”집사는 존경의 말을 하며 대답했다.“즉시 전창빈 씨에게 연락드릴게요. 모든 면접자의 전 과정을 우리가 지켜보고 있으니 그들이 허짓으로 준비해도
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내일 어떤 요리를 해야 선우 민아의 입맛을 사로잡고 선우씨 가문의 요리사 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자신이 가장 잘하는 요리를 할가 아니면 덜 자주 하는 요리를 할까 고민했다.천천히 향긋한 차를 음미하며 전창빈은 중간 정도의 수준으로 요리 하기 결정했다. 만약 너무 처음부터 가장 잘하는 요리를 보여버리면 나중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질 것 같았기에 가장 잘하는 요리는 마지막에 남겨두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요리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이미 십여 년을 연구해 왔다. 비록 나이가 젊지만 그가 중간 수준으로 만드는 요리는 보통 사람들에 비하면 맛있는 요리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오늘 만든 디저트도 그가 가장 잘하는 요리가 아니었지만 선우 민아가 그가 만든 디저트를 먹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그렇지 않았다면 선우 민아가 집사보고 그에게 내일 오후에 다시 시험을 볼러 오라는말을 할 수가 없었다.오늘 처음 A시에 도착한 전창빈은 경쟁자가 있는지 알아볼 시간이 없었기에 자신 외에 다른 경쟁자가 있을지 궁금했다. 그러나 만약 있다고 하여도 선우 민아는 한꺼번에 그들한테 복수 시험을 참가시키지 않을 것이다.그때 그의 휴대폰에 형이 보낸 음성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면접 합격했어?”전창빈은 전화를 걸어 형에게 답했다.“어떻게 됐어?”전창빈은 웃으며 대답했다.“형이 제 요리 실력을 못 믿으세요?”“형은 네가 잘할 거라고 믿어. 하지만 네가 상대하는 건 나 가아니고 선우 민아 이잖아.”전창빈은 대답했다.“아직 그분을 만나보지 못했어요. 방금 도착해서 호텔에서 좀 쉬다가 저녁을 먹고 면접 보러 갔는데 선우씨 가문의 집사와 선우정아 씨밖에 보지 못했어요. 실제 결정을 내리는 선우 민아을 보지도 못하고요.”전태윤은 웃으며 말했다.“자신만만하게 갔는데, 정작 본인은 못 만났다고?”“그게 정상이죠. 누군가나 전 씨 그룹 면접하러 가면 바로 형을 만날 수는 없잖아요? 먼저 아래 관리들과 만나고 단계적으로 올라가야 형을 만날 수 있잖아요.”
전태윤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너의 성공을 기원할게. 빨리 선우 민아를 데리고 우리와 만나길.”전태윤은 약간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아직 멀었어요. 어쨌든 올해 설날에는 혼자 올 것 같아요.”“지금 설날이 다가오니까 올해 네가 사귈 수 있는 건 기대하지 않았어. 내년엔 가능하면 사귈수 있지 않을까? 너의 다른 형들도 이번 년에도 혼자 일거야.”전이혁이 아내를 쫓는 이야기는 철저히 숨겨져 있기에 전태윤도 그의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당연 그도 동생들의 사생활을 상관하고 싶지도 않았다. 동생들이 먼저 찾아와서 말하지 않는 한 동생들의 감정적인 일은 묻지 않겠다고 했다.“형이 바쁘니까 방해 안 할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서 얘기하고. 참, 부모님께 안부 전해 드렸어?”동생이 원림 성의 A시에 면접 보러 가면서 민아를 쫓으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의 어머니는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비록 지금 동의를 했지만 때로는 할머니가 멀리 떨어진 원림성에서 아내 선택했다고 투덜투덜 불평하기도 한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어머니께 말씀드렸어요. 재시험에 성공하면 다시 전화하겠다고요.”“형 먼저 가서 일 보세요. 제 일은 제가 잘 처리할 수 있으니까.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니고... 저는 벌써 스물 몇 살이에요.”전태윤의 친동생으로서 전창빈은 어릴 때부터 큰형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았다.비록 큰형이 그에게 많은 개인적 공간을 주었지만 전위안은 큰형 눈에서는 다 크지 못한 아이라고 생각했다.전태윤은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야. 어느 새로 스무 살이 넘었네. 그래 너 좀 휴식해 형은 일하러 갈 거니까.”전태윤은 곧 통화를 끝냈다.그는 일이 매우 바쁘다. 매일 시간을 내어 임신한 아내를 돌보기 위해 그는 가능한 낮에 일을 끝내려고 한다. 하지만 전 씨 그룹의 책임자로서 일이 너무 많기에 낮에 시간을 다투어 일분일초를 낭비하지 않더라도 낮에 다 처리할 수 없어 저녁에 될수록 일찍 집에 갈 수밖에 없었다.밤 10
“실례합니다. 안에 혹시 전창빈 씨 계십니까? 저는 전창빈 씨와 같이 선우씨 가문에 면접 보러 갔던 사람입니다.”전창빈은 순간 멈칫했다.‘나랑 같이 면접 보러 갔던 사람?’전창빈은 분명 혼자 택시를 타고 선우씨 가문의 대저택 대문 앞에 도착해 신분을 등록한 후, 집사가 준비한 차를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선우씨 가문 대저택은 비록 서원 리조트만큼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큰 대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대문에서 저택까지 걸어가려면 꽤 먼 거리였기에 방문객들은 각자 선우씨 가문의 집사가 준비한 차량에 앉아 안으로 들어갔었다.전창빈은 금세 상황을 파악했다. 문 앞에 있는 사람은 그와 같은 차를 탄 사람이 아니라, 그와 같은 면접을 본 경쟁자였다.이미 전창빈에 대해 알고 있다니, 그의 상대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상대도 선우씨 가문의 셰프 자리를 두고 어지간히 필사적인 모양이었다.전창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족히 마흔은 넘어 보이는 중년 남성 한 명과 갓 스무 살을 넘긴 듯한 앳된 얼굴의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둘이 닮은 걸 보니, 전창빈은 앞에 있는 두 사람이 부녀 관계일 거라고 추측했다.“어떻게 찾아오셨는지?”전창빈을 보자 앳된 여자의 눈빛에 순간 놀라움이 스쳤다. 전창빈의 준수한 외모 때문일까? 아니면 그가 예상보다 너무 젊어서일까? 전창빈은 예리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훑어보더니 시선을 남자 쪽에 고정했다.“아이고, 실례합니다. 저는 송일우라고 합니다. 옆에 이 아이는 제 딸 송지아입니다.”송일우는 예의를 지키며 자신을 소개했다.전창빈은 두 사람에게 번갈아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나눴다.“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전창빈은 송일우가 어떻게 자신에 대해 알아냈는지 묻지 않았다. 이미 그의 이름은 물론이고 머무는 곳까지 알아냈다는 건 송일우도 인맥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이 관성 전씨 가문의 여섯 번째 도련님이라는 사실만 모른다면
전창빈은 송일우 부녀를 굳이 자신의 방으로 들이고 싶지 않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었다.“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방에 핸드폰만 좀 챙기겠습니다. 1층 호텔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시죠.”송일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시죠. 좋습니다.”전창빈은 금방 방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챙겨 나왔다.“가시죠. 커피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그는 방문을 닫고 먼저 걸음을 앞으로 옮겼다.송일우 부녀도 전창빈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송일우는 따라가면서도 머쓱한 듯 전창빈에게 말했다.“아닙니다. 저희를 대접하다니요.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으니, 당연히 제가 사야죠.”전창빈은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그저 커피 한 잔 인데요 뭘. 사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송일우도 피식 웃었다. 그는 전창빈이 비록 자신보다 어리지만 참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았다. 하지만 경쟁상대로서 전창빈의 요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사실, 송일우는 어떻게든 선우씨 가문의 총괄 셰프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선우씨 가문의 총괄 셰프가 된다는 건 돈과 명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일우는 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요리를 배웠고, 그가 요식업계에 발을 들인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는 자신의 요리 실력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송일우의 딸, 송지아 역시 요리에 흥취를 가지며, 어릴 때부터 송일우를 따라 요리를 배워왔다. 그리고 송지아도 앞으로, 본격적으로 요식업에 뛰어들 계획이었다.송일우는 지금 자신의 명성을 널리 알려, 훗날 딸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A시에서 요리를 좀 한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아무리 요리 실력이 좋다고 한들, 선우씨 가문 아가씨의 입맛을 만족시켜야지만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어.”까다로운 심사 기준에 걸맞게, 선우씨 가문이 내세운 급여와 복지도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했다.그래서 송일우는 이번 면접
전창빈은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나는 이미 몸의 절반은 무덤에 들여놓은 늙은이야. 하루라도 더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해. 그러니 너희들은 나를 너무 간섭하려고 하지 말고 먹고 싶은 건 그냥 먹게 놔두렴.”능수능란한 할머니 앞에서 큰형도 꼼짝할 수 없었으니 전창빈 같은 어린 손자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었다.가끔 할머니는 장난스럽게 으스대기도 하셨다.“너희들은 전부 내 손에서 자란 꼬맹이들이야. 모두 내 손바닥 안에 있지. 이 늙은이를 통제하려는 생각은 접어둬. 너희들은 어림도 없어.”전창빈의 물음에 송지아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좋아요. 그럼, 몇 가지만 주문할게요. 여기 디저트 맛이 궁금하네요.”사실 송지아는 디저트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직접 디저트 가게까지 열었고 지금은 제법 장사도 잘 되고 있었다.전창빈의 세심한 배려는 송지아에게 꽤 좋은 인상을 안겨주었다.송지아는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몇 가지 디저트를 주문했다.웨이터가 떠난 후, 송일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전에 전창빈 씨가 면접 보러 들어갈 때 사실 저도 그 근처에 있었어요. 마침 전창빈 씨가 들어가는 걸 봤죠. 그때 저는 이미 면접을 마치고 나온 참이었거든요.”송일우는 오늘 면접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는 신경이 쓰여 바로 떠나지 못하고 선우씨 가문 대저택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 전창빈이 면접을 보러 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송일우는 전창빈의 얼굴을 기억한 후, 전창빈에 대해 세심히 알아보았다. 그러다 전창빈이 자신과 같은 호텔에 묵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실례를 무릅쓰고 전창빈의 방문을 두드렸다.송일우는 경쟁자로서 전창빈의 실력도 가늠해 볼 겸 전창빈과 이야기를 나누며 또 다른 경쟁 상대에 대한 정보도 얻어 갈 생각이었다.전창빈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러셨군요. 사실 저도 어떻게 저를 아셨는지 궁금했거든요.”“그런데 송일우 씨 면접 결과는 어떻게 되셨나요?”송일우는 머쓱하게 웃으며 답했다.“아직
장 대표는 주차 후, 하이힐로 갈아신고 가방을 챙겨 차에서 내렸다.“엄마!”아들은 달려와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애틋하게 말했다.“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모자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도 아침과 밤뿐이었다. 낮에는 장 대표가 바쁜 업무로 인해 집에 올 수 없었고, 아이는 시부모님과 보모가 보살폈다.아들은 속이 깊어 쉽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서운함이 남아 있었다. 아빠를 잃은 후, 엄마도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엄마는 항상 바빴고, 같이 놀러 간지도 이미 오래전이었다. 주말에 학교는 쉬었지만, 엄마는 고객을 접대하거나, 골프를 치고, 각종 연회에 참석하며 여전히 바쁜 일정 속에서 살고 있었다. 장 대표는 작고 가냘픈 아들을 끌어안으니 가슴이 아려왔다.아들은 아홉 살이 다 되었지만, 키는 여전히 일곱 살짜리 아이처럼 작았다. 장 대표는 자신이 사업에 매달리느라 아들에게 충분히 신경을 쓰지 못한 탓이라며 자책했다.장 대표는 하예진처럼 아들을 잘 돌봐줄 좋은 동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예진은 든든한 동생이 있었기에 안심하고 사업을 할 수 있었지만, 장 대표는 아니었다. 그녀의 친정 식구들은 오히려 도움이 되기는커녕, 그녀가 떠난 남편의 사업을 물려받자, 어떻게든 재산을 뜯어낼 생각밖에 없었다.비록, 장 대표의 친정도 부유한 편이었지만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이용하려 들었고, 그녀의 시댁마저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재벌가의 갈등이란, 결국 다 비슷한 법. 하지만 전씨 가문은 특별했다. 관성 명문 가문들 사이에서 전씨 가문만큼 깔끔하고 평온한 집안은 드물었다.그것은 모두 전씨 할머니 덕분이었다. 전씨 할머니는 집안을 엄하게 다스렸고, 자손 교육은 물론, 며느리와 손주며느리 전부 그녀의 안목이었으며,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인품이었다.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철저히 할머니의 가르침을 따랐다. 덕분에 하늘도 그들을 축복했는지, 그들이 맞이한 아내들은 모두 현모양처에, 외모까지 훌륭했다.훌륭한 며
우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이모, 강아지는 이제 살이 빠져서 그렇게 뚱뚱하지 않아요. 고양이만 뚱뚱해요.”하예정의 애완동물들은 숙희 이모가 신경 써서 조절해 줬지만, 고양이는 몰래 간식을 훔쳐 먹곤 했다.“우리 마침 날씬해진 강아지도 볼 겸 나가서 산책할까?”하예정은 그림을 내려놓은 후, 조카의 손을 잡고 같이 마당으로 산책을 나섰다.전태윤의 별장은 워낙 넓어 정원에서만 산책해도 꽤 오랜 시간 걸렸다.그리고 마침, 우빈이도 자주 들락거리고 하예정도 임신한 덕분에 전태윤은 아이들을 위해 정원 한쪽을 놀이터로 개조했다. 비록, 정원에 있는 놀이터라 리조트에 있는 놀이공원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두세 명이 놀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하예정과 우빈이가 집에서 나서자,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다. 우빈이도 하예정의 손을 뿌리치고 강아지에 달려갔다. 그리고 금세 강아지와 함께 바닥을 뒹굴며 장난을 쳤다.우빈이는 강아지 위에 올라가 말이라도 탄 듯한 자세를 취했다. 강아지도 거부하지 않고 우빈이가 자기 등에 올라타도록 했다. 하지만 우빈이가 떨어질까 봐 움직이지 않은 채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기만 했다.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하예정은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배 위에 올렸다.“아가야, 건강하게 자라서 우리 내년에 다 같이 만나자. 그리고 우빈이처럼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태어나렴. 절대 네 아빠의 무뚝뚝한 성격은 닮지 마. 네 아빠는 엄마한테만 다정할 뿐이지, 다른 사람 앞에서는 말수가 없거든.”하예정은 아이가 자신을 닮아 밝고 활기찬 성격이기를 바랐다. 물론, 전태윤의 남자다운 기세와 잘생긴 외모까지 닮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다....밤 9시, 장 대표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는 가족과 함께 큰 별장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이 떠난 뒤로 집 안에는 늘 적막감으로 감돌았다. 하루 종일 밖에서 바쁘게 일하고 돌아왔지만 정작 집에서도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었다.
“나도 형부가 그럴 리 없다고 믿어. 형부한테는 오직 언니뿐이야.”하예진은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네가 미리 나를 걱정할 필요 없어. 정말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건 나와 동명 씨 관계를 확인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될 테니까.”“예정아, 너도 굳이 나를 대신해서 감시할 필요는 없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면 돼. 만약 장 대표한테 동명 씨를 빼앗긴다고 해도 나는 할 말이 없어. 하지만 장 대표가 빼앗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나를 찾아올지도 모르지.”하예진은 이미 라이벌을 상대해 본 전적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눈에 모래알 하나 들어가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전 남편 주형인이 비서와 바람났을 때도 하예진은 매달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먼저 이혼을 요구했었다. 그녀는 주형인이 이미 마음이 떠나 그녀에게는 인색하면서도 내연녀에게는 아낌없이 퍼주는 모습을 보며 미련 없이 떠나기로 결심했었다.결과적으로 그녀에게 이혼이 나쁜 선택만은 아니었다. 지금 그녀는 이렇게 잘 살고 있지 않은가. 비록, 하예정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설령 동생이 없다고 해도 하예진은 어떻게든 잘 이겨냈을 것이었다.하예진은 이혼의 아픔을 겪은 후 더욱 깨달았다. 여자는 결혼 전이든 후든, 남편한테 의지할 생각만 말고 반드시 자기만의 커리어가 있어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것을.그리고, 여자는 온전히 가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회와 단절된 채 남편에게만 의지하다 보면 이혼할 때도 불리한 위치에 있어 양육권조차 제대로 주장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었다.사랑은 이제 하예진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앞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오직 사업과 가족뿐이었다.“응, 난 그냥 상황만 지켜볼게. 그러다 혹시나 장 대표가 언니를 찾아갈 조짐이 보인다면, 그때는 장 대표가 언니를 찾아가서 괴롭히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손 써야지.”동생의 말에 하예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은 남자 주위에는 언제나 여자가
하지만, 이윤미가 이은화의 친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만약 이은화가 전임 가주를 살해한 게 확실하다면 이윤미는 하예정 일가 사람들과 원수 관계로 지내야 할 게 뻔했다.하예진은 잠시 침묵 후, 입을 열었다.“우빈이는?”“그림 그리고 있어. 집에 오자마자 피아노 연습 좀 하고, 지금은 그림 그리고 있어.”“유치원에서 숙제 안 내줬어?”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무슨 숙제야, 지금 그 나이에 숙제라고 해봤자 1분이면 끝낼 수 있어. 그냥 연필로 동그라미랑 선 몇 개 긋는 게 전부야. 아직 우빈이 나이에는 유치원에서 노는 게 주된 활동이니까.”사실, 우빈이가 글자를 배우는 건 하예정이 따로 내준 숙제였다.비록, 아이들이 유치원에서는 노는 게 전부라고 하지만 관성에서 최고라고 하는 유치원은 아이들은 달랐다. 아이들은 대부분 부잣집 자제들이었고, 장차 가업을 이어받을 후계자들이었다. 그래서 다들 별도로 개인 가정교사를 두고 있었다.우빈이 반 친구들만 봐도, 글자를 모르는 아이가 없었고, 비록 어린아이들이지만 하나같이 다재다능했다.하예정은 조카가 다른 아이들에 뒤처질까, 꾸준히 조카에게 글씨 쓰기를 비롯해 피아노, 바둑, 시 쓰기와 그림을 배우도록 숙제를 내주었다.다행인 건, 우빈이도 그런 것들에 흥취를 느끼며 잘 따라주고 있었다. 특히 타고난 예술 감각으로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여 미술 선생님도 창의성이 뛰어나다고 칭찬할 정도였다.“우빈이 바꿔줄까?”하예정이 물었다.“지금 말고, 조금 있다가 불러줘. 그런데 너 아까 나한테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별거 아니야. 그냥 형부 잘 지키라고 말하려고 했어. 요즘 우빈이가 노씨 그룹에 들르는 걸 좋아하거든. 오늘도 유치원 끝나고 노씨 그룹에 들렀는데, 마침 형부도 프로젝트로 태윤 씨한테 볼 일이 있다고 해서 우리랑 같이 전씨 그룹에 갔어.”하예정은 하예진에게 오늘 있은 일을 말해주었다.“출발하려고 나오는데 장 대표를 만났어. 그런데 장 대표가 형부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더
식사를 마친 후, 전태윤은 경호원에게 하예정과 우빈을 집에 데려다 줘라고 하고 그는 계속 일하러 갔다.집에 돌아온 우빈은 피아노 연습을 한 후 그림을 그렸다.하예정은 소파에 앉아 보석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녀는 보석 산업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모연정도 보석 산업에 투자하여 이미 수익을 내기 시작했으며 대부분은 그녀의 친어머니가 디자인해 주신 것이다.하예정은 보석을 디자인할 줄 모르지만, 성소현은 할 줄 알았다.성소현은 예전에 자신이 보석을 디자인하고 보석 가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단지 예전의 그녀는 전태윤을 쫓느라 바빠서 돈을 버는 데 신경 쓰지 않았고 집에서 그녀가 가장 사랑받기에 쓸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매달 가족들이 그녀에게 주는 용돈만으로도 보통 사람들은 평생 벌 수없는 돈이었다.나중에 하예정은 채소 회사에 투자하고, 성소연은 보석 사업을 잠시 접었다.이제 그녀들은 돈을 벌었기에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싶어 성소연은 보석 사업에 다시 눈을 돌렸다.여성들이 보석을 좋아하는 것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녀들의 보석 디자인이 좋고 가짜를 팔지 않는다면 장사가 나쁘지 않을 것이었다.링링링...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하예정은 잡지를 닫고 휴대폰전화를 들어 전화번호를 보았는데 언니이자 인차 전화를 받았다.“언니 일 끝났어요?”“응, 그 사업을 합의하고 내일 계약을 체결할 거야 방금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했어.지금 회사에 돌아와 시간이 좀 있으니 너한테 전화했어.”하예정은 매우 마음이 아파하며 말했다. “언니, 너무 피곤하지 말고 많이 쉬세요.”“언니는 알고 있어. 보통 밤 10시 30분이 지나면 나는 돌아가서 쉬어.”건강은 혁명의 밑천이다. 하예진은 당장 사업을 시작하고 크게 하고 싶지만, 몸을 상하게 할 수는 없었다.아들은 아직 어리기에 그녀는 아무 일도 없어야 하였다.“언니는 최대한 밤 11시 30분 전에 쉬세요. 너무 많은 밤을 새우지 말고요. 거래가 성사되면 됐어요. 언니가 또 다른 거래를 성사한 것을
할머니께서는 증손자만 예뻐할 것이다.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가자, 전태윤은 다시 우빈을 안았다.“혼자 걷게 놔둬요. 당신은 우빈을 너무 예뻐하는 것 같아요.”우빈은 이모부의 목을 껴안고 여리여리한 소리로 말했다. “이모부가 나를 제일 좋아해요. 이모는 저를 부러워해요.”하예정은 실소를 터뜨리며 그의 작은 얼굴을 살짝 움켜쥐었다.“맞아. 이모부가 너를 가장 예뻐해. 누가 너를 예뻐하지 않겠어?”전씨 가문의 부모, 성씨 가문과 노씨 가문은 모두 이 작은 아이를 예뻐하고 있다. 하여 언니는 우빈이가 버릇없이 굴지 않도록 좀 더 엄격하게 가르치고 있다.전태윤은 쌀쌀하지만, 우빈을 정말 예뻐한다.그녀 뱃속의 아이가 태어난 후 전태윤은 그 아이를 어떻게 예뻐할지 몰랐다.우빈은 남자 동생이라고 하는데 시댁은 그녀가 딸을 낳기를 바라지만 아들이라면 첫째 손자이기에 똑같이 기뻐할 것이다.그들은 관성 호텔에서 밥 먹는 습관이 있기에 전태윤은 일찍 준비하여 호텔에 도착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우빈은 아직 어려서 혼자 밥을 먹을 때 자주 식탁에 가득 쌀알을 흘리고 가끔 어른보고 먹여 달라고 한다.두 입 정도 먹고 그는 작은 그릇을 하예정 앞에 밀어놓으며 먹여달라고 한다. “먼저 혼자 먹고 이모가 배가 부른 후에 먹여줄게.”“혼자서는 천천히 먹어도 다 먹을 수 없어요. ”“작은이모, 먹여주세요. 작은이모가 먹여줘요. ”하예정은 그를 가만히 보았다.우빈은 작은이모를 보고 또 이모부를 보았다.전태윤은 여전히 그 둘을 보고 있었다. 우빈이가 그를 볼 때 그는 급히 젓가락으로 요리를 집어 들고 우아하게 먹으며 못 본 척하였다.이모부는 작은이모를 제일 무서워하기에 그는 이모부가 자신을 도와주기를 기대하지 않았다.우빈은 그릇을 다시 지신의 앞에 가져오며 말했다.“제가 혼자 먹을게요. ”하예정은 음식을 집어 우빈의 그릇에 넣었다.“고마워요. 작은이모.”“천천히 먹어.”하예정은 우빈에게 야채를 집어 주었다. 그러자 우빈은 싫다는 표
“그러니까 우빈은 큰고모 말 듣지 마. 그리고 너의 할아버지 할머니 말들도... 만약 너의 아버지가 네 엄마랑 전 아저씨의 나쁜 말을 한다 해도 듣지 마! 그건 다 그들이 질투하는 것이야.”“작은이모 제가 다 알아요. 이 사람들은 제가 어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다 알아요.”우빈은 누가 그에게 정말 좋은지 누가 거짓인지 알고 있지만 그가 아직 어려서 표현할 수 없었을 뿐이다.하예정은 우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언니한테 그 집 식구들은 막말하는 잘못된 버릇을 고칠 줄 모르는 것 같으니 주씨 집안과 적당히 접촉하도록 말해야 할 것 같았다.하예정은 한때 주서인의 막내아들을 구해주어 그로 인해 그녀가 변할 줄 알았다.하예정이 아직 육동명과 함께 있지 않았을 때 주서인은 자매에 대한 태도가 아주 좋아지면서 오히려 염간지를 상대했다. 그러나 지금의 주서인 은 여전히 예전의 그 주서인이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전태윤은 우빈을 내려놓았다.우빈은 한 손으로는 작은이모의 손을, 다른 한 손으로는 전태윤의 손을 잡았다.비록 엄마 아빠가 곁에 없지만 이모부와 이모가 있어 우빈은 유수 아이의 느낌은 조금도 없이 행복하다고 느꼈다.“창빈은 어떻게 됐어요? 지원했어요?”하예정은 남편에게 물었다.“아직이야. 내일 오후에나 재시험을 본대. 요리사를 모집하는 것뿐인데 선우씨 가문에서는 마치 남편을 모집하는 것과 같네.”“도식하는 사람은 요리사를 더 중하잖아요. 그 사람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있고.”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창빈은 선우 민아를 본 적이 있나요? 몰래 사진을 찍었어요? 저는 그가 그의 숙소를 단체 채팅방에 올린 것만 보았는데... 혼자 사는 거실이 대략 70평방미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매우 좋아 보이네요.”선우씨 가문의 재력은 엄청해 보였다.“아직 못 봤어. 선우 씨 댁은 지금 선우 민아 씨가 집안일을 맡고 있어 아주 바쁠 거야.”하예정은 이해한다. 그녀의 남편도 매우 바쁘기 때문이다.하예정과 결혼한 후, 그녀의 마음을 돌보고
그는 단지 아내를 무서워할 뿐이었다.어쨌든 그에게는 아내가 있는데 얼마나 많은 독신남이 여자 친구도 없어 아내를 무서워 하기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이모부가 그를 도와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였기에 우빈은 입을 벌리고 할 말을 일었다. “이모부 저희와 함께 집에 가지 않아요?”우빈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전태윤은 그의 작은 책가방을 받아 든 후 그를 안고 일어섰다.“이모부는 저녁에 접대하러 가기에 너희들과 함께 밥을 먹은 후 경호원 아저씨가 집까지 데려다줄 거야. 나는 조금 늦어야 집으로 돌아갈 것 같아.”우빈은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어른들은 다 바빠!“시무룩하네.”전태윤은 그의 작은 얼굴에 뽀뽀하고 웃으며 말했다.“주말에 이모부가 너를 데리고 놀러 가는 것 어때?”“시무룩하지 않았어요. 이모부가 돈을 벌어서 어린 동생에게 분유를 사주어야 해요. 주말에는 이모부가 휴식하니 저를 데리고 놀이동산을 가서 놀아요.”“좋아. 주말에 어디 놀러 가고 싶으면 이모부가 다 데리고 가서 함께 놀아줄게.”만약 그가 밤늦게까지 바빠서 돌아오면 하예정은 이미 잠들어서 속삭이는 물론 말도 못 했을 것이다. 때때로 하예정은 그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그녀가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출근하고 우빈을 돌봐야 하므로 매우 피곤할 것이다. 전태윤은 그녀가 자신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저는 이모부가 너무 좋아요.”“이모는 안 좋아?”하예정은 일부러 그를 놀렸다.우빈은 달콤하게 말했다. “우리 작은이모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작은이모예요. 저는 엄마와 작은이모를 제일 좋아해요.”“막냇동생이 태어나면 이모부는 지금처럼 저를 좋아해요?”우빈은 불쑥 물었다.“저의 큰고모는 작은이모가 막냇동생을 낳은 후로는 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가 큰이모와 더 친해져야 한다고 했어요...”하예정은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주서인을 한바탕 욕하고 싶었지만, 우빈 앞에서 헛소리하기 싫었다.정말 개는 똥 먹는 것을 고치지 못한다고 주서언
전태윤의 표정은 하예정에게 장 대표가 조금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알려 주었다.“제가 말했잖아요.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하예정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빈이 왔어요. 집에 가서 다시 말할게요. 저녁에는 언니와 이야기 해서 일깨워줘야 해요.”언니는 지금 강성에 상주하고 있고 노동명은 다리가 불편하기에 두 사람이 만나는 횟수가 적어지면서 하루에 800번 전화 통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장거리 연애는 감정이 쉽게 희석될 수 있었다.그런데 이때 노동명의 신변에 한 여인이 나타나 그를 극진히 보살피고 알뜰히 보살펴 주며 장사에서도 그를 도울 수 있다면 그가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전태윤은 자신의 절친을 대신하여 말했다. “동명은 변심하지 않을 것이야. 나와 그는 수십 년을 알고 지냈으니 넌 나만큼 그에 대해 알지 못해. 그는 이성을 대할 때 매우 진지하니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거야.”“그는 감정에 대해 네가 생각 못 할 정도로 아주 진지하기에 그가 자신이 잘못된 사람과 사랑하여 상처를 받을까 봐 쉽게 마음을 주지 못했어.”“그 무슨 장 대표에 대해 동명은 절대로 아무 감정이 없을 거야. 그의 눈에는 온통 너의 언니밖에 없으니까.”간식을 가지고 오는 우빈이를 보고 전태윤은 그 애가 들을까 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우빈이는 나이가 어려서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누군가 그의 엄마에게서 아저씨를 빼앗으려고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지금 장 대표도 노동명에게 고백을 하지 않았는데 하예정이 조금 예민해져서 장 대표가 노동명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확정되지 않은 일 앞에서 노동명과 장 대표의 명성을 위해 그들은 사적인 대화는 할 수 있었지만,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밖으로 말하지는 말아야 했다.“이건 이모에게 줄 것이에요.”우빈은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을 가지면서 하예정에게도 몇 가지를 가져다주었다.이모부 사무실 안의 작은 간식 선반 위에 놓인 간식들은 모두 그와 작은이모가 즐겨 먹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