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화는 가끔 정윤혁에게 물건을 보내 이윤미에게 가져다주라고 했다.예전에 이씨 가문 대저택에 있을 때 정윤혁은 이은화의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이은화는 무조건 도움을 줄 것이다.그래서 고민을 거듭한 그들은 이윤미를 죽이지 않고 살려두었다.그러나 그들은 이윤미에게 잘해주지 않았다. 이윤미가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목숨이 단단하고 운이 좋았기 때문이고 또 이웃집 할머니와 삼촌들이 관심해 줬기에 그녀는 굶어 죽지 않았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에 돌아갔을 때 어린 시절 그녀를 돌봐줬던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다. 하지만 할머니의 자녀들이 살아 있었기에 이윤미는 그들에게 큰 금액의 돈을 주었다.그리고 자신의 명의 아래 있는 회사에서 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주었다.어릴 때 그녀를 지켜주고 돌봐주며 먹을 것을 줬던 그들의 어머니에게 보답한 셈이었다.“아무리 그래도 키워줬잖아요! 엄마는 지금 연세도 있으시고 돈도 없는데. 윤미는 돈도 많으면서 일전 한 푼도 주려고 하지 않아요.”큰오빠인 정지훈은 불만을 터뜨렸다.작은오빠인 정현호도 불만을 터뜨리며 말했다.“윤미는 엄마의 친딸이 아니라서 주지 않는다고 해요. 그러나 윤정은 우리가 가족이란걸 알면서 우리를 만나러 오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돈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제에게 일자리도 마련해주지 않았어요.”“우리에게 편안하고 수입이 높은 일자리를 마련해 줬더라면 형과 나도 매일 삼시세끼를 위해 이렇게 뛰어다니며 고생하지 않아도 되잖아요.”김현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윤정이는 어릴 때부터 이씨 가문에서 호의호식하며 자랐어. 줄곧 자신이 후계자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우리가 진짜 가족이란 걸 알았어. 이 사실을 윤정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거야.”“이 가주는 윤정이를 떠나보내기 아쉬워했어. 그래서 윤정이를 둘째 딸로 받아들였지. 윤정이는 이 가주에게 잘 보이기도 바쁠 텐데 언제 우리까지 돌볼 겨를이 있겠어?”“이젠 윤정이 유골함을 가지고 돌아가자.”자신이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이윤미는 창문으로 내려다보았다.김현미와 정 씨 형제가 떠나는 것을 보고 몸을 돌려 책상 앞에 다가가 앉았다.이윤미는 우선 방윤림에게 어머니가 멀리 여행을 떠난 후 아무 행동도 하지 말라고 문자를 했다.하예진의 말을 들은 그녀는 자신이 어머니가 파놓은 함정에 빠질 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평상시에 이은화는 먼 길을 떠나도 가족들과 어디 가서 뭐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이은화가 지난번에 관성에 갔을 때 이윤미에게 회사를 잘 관리하라고 했다. 그것은 전씨 가문에서 보내온 청첩장 때문이었고 그들은 청첩장을 모두 보았기에 알고 있었다.정태윤의 결혼식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기에 숨길 필요가 없었다. 이은화는 결혼식에 참가하러 가기 전 그녀에게 회사 일을 당부했다.이은화는 이번에 여행을 떠나면서 그녀에게 오래된 지인을 만나러 간다고 말해줬다.그녀는 어머니가 자신을 인정하고 신뢰한다고만 생각했다.이은화는 많은 일들을 겪은 후 그들이 모녀 사이이기에 친딸인 이윤미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윤미는 이은화가 자신을 믿고 있다고 생각했다.이은화가 의심이 많고 마음이 깊다는 것을 간과했다.‘나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는 것일까?’모녀 사이에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방윤림에게 문자를 보낸 후 이윤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커피잔을 들고 일어나 커피를 끓이려고 다용도실로 갔다.어제저녁 그녀는 잠을 설쳤다.방금 하예진과 커피를 마셨지만 여전히 부족했다.그녀는 커피 한잔을 더 마셔야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따가 회의하러 가야 하고 점심에는 식사 자리도 있다.그녀의 일정은 꽉 차 있었다.이은화가 회사에 돌아와야만 그녀는 비로소 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일들이 그녀에게 몰렸다.회사의 몇몇 원로들은 여전히 그녀를 인정하지 않고 때때로 그녀에게 트집을 잡으며 함정을 팠다. 이윤미는 매일 회사에 돌아오면 전쟁이라도 하듯 매사에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했다.“따르릉...”내선 전화가 울렸다.이윤미는 다용도실에서
이윤미의 목소리가 다용도실에서 들려왔다.“아직 업무 전이라 내가 직접 했어.”정일범이 그녀에게 말했다.“누군가 너의 커피에 독이라도 탈 까봐 두려운 거지.”“나는 비서가 커피에 독을 타는 것이 두렵지 않지만, 오빠가 나에게 독을 탈 까봐 두려워.”이윤미의 말을 들은 정일범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정일범은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너의 친오빠야, 왜 너에게 독을 타겠어?”비록 정일범은 그의 동생인 이윤미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녀의 털끝 하나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적어도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그녀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만약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윤미가 그 자리를 물려받아 이씨 가문의 가주가 된다면 그녀를 해치려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윤미가 그에게 손을 쓰지 않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인 것이다.이윤미는 다용도실에서 가볍게 웃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일범이 한참 동안 기다린 후에야 이윤미가 다용도실에서 나왔다.커피 두 잔을 손에 들고나온 이윤미는 소파 앞에 다가가 한잔을 정일범 앞에 놓았다.그리고 정일범 건너편에 앉았다.그녀는 건너편에 앉은 정일범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그녀가 위아래로 훑어보는 것이 싫었던 정일범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기분이 언짢은듯 말했다.“왜 그렇게 오빠를 쳐다보는데? 오빠를 몰라보기라도 한 거야?”“응, 모르겠어, 오빠가 그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이윤미는 거침없이 말했다.“어젯밤에 형수님에게 너무한 거 아니야? 아무리 형수님에게 감정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오빠랑 애를 낳아 키운 오빠의 아내야, 오빠랑 십몇 년을 부부로 살면서 오빠한테 미안한 짓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오빠는 밖에서 여자를 만나 외도하면서 잘못을 저질러도 형수님은 자녀를 위해 참고 이혼하자고 하지 않았어. 그러나 오빠는 그런 형수님을 어떻게 대했는데? 나는 오빠의 동생이지만 여자이기도 해, 여자로서 오빠가 하는 걸 보면 진짜 한심해.”정일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생의 말을 들은 정일범은 할 말이
“오빠!”이윤미는 엄숙하게 말했다.“만약 오빠가 윤정이와 바람피우지 않고 그런 일을 하지만 않았다면 형수님이 윤정의 가족들에게 연락해서 데려가라고 했겠어?”“그리고 형수님이 윤정의 가족들을 부른 건 엄마의 뜻이었어, 형수님을 원망하지 말고, 배짱이 있으면 엄마한테 따져봐.”“윤정이가 죽으니 마음 아파? 그래, 오빠들 마음속에 동생은 오직 윤정이뿐이었지.윤정이만 이뻐했으니깐. 나 까짓거 친동생이 뭐라고?”“하지만 윤정이는 오빠들의 동생이 아니야. 형수님이야말로 오빠랑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야. 오빠와 형수님 사이에는 성장 중인 자녀들도 있어. 형수님을 그렇게 대하면, 형수님과 자녀들한테 미안하지 않아?”“엄마는 외부 사람들이 윤정의 죽음을 초래한 사람이 오빠라는 것을 모르게 했어,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말고, 자신이 잘못을 생각해 봐. 오빠가 윤정이와 외도하지만 않았어도 형수가 따지러 갔겠어? 그러면 윤정이도 죽지 않았겠지. 그래서 윤정이는 오빠가 죽인 거야.”“왜? 윤정이를 대신해 복수라도 해주고 싶어? 진짜 복수하고 싶다면 윤정이가 추락사 당한 곳으로 가서 뛰어내려, 그러면 윤정이 대신 복수할 수 있어. 윤정이를 죽인 사람은 오빠니까.”“나는 오빠들이 윤정이를 이뻐한다는 것은 알아. 윤정이가 무일푼으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사는 것을 마음이 아파 볼 수가 없었겠지. 하지만 몰래 윤정이를 도와줬다면 엄마와 형수님이 알게 되더라도 기껏해야 야단을 치시고 이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거 아니야?”정일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미야.”정일범이 이윤미에게 물었다.“너의 형수가 어젯밤에 가져간 그 사진은 누가 준 거야? 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은 엄마 쪽 사람 아니면 너의 쪽 사람밖에 없어.”“나는 아니야. 나는 오빠 같은 바람둥이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어.”이윤미는 선을 그었다.“엄마의 비서가 찍은 사진이야. 엄마가 사진을 보고 화나서 어젯밤에 저녁도 드시지 않았어. 그 뒤로 엄마는 형수님을 불러서 사진을 건네주며 처리하
“윤미야, 내가 네 오빠야. 너처럼 오빠를 도와주지 않고 남을 도와주는 동생이 어디 있어? 설령 너의 형수라고 해도 너한테는 남 일뿐이야.”정일범은 이윤미가 자신을 돕지 않는다고 비난했다.사실 그는 이윤미에게 자신의 아내를 설득해 달라고 할 생각이었다.‘아이들도 다 컸는데 이혼한다니! 앞으로 밖에서 여자를 적게 만나면 될 것을!’“너도 조카들이 온전한 가족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것을 원하지 않잖아? 너의 형수한테 이혼하지 말라고 해줘, 윤이는 아직 젊은 줄 아는가 본데, 이혼하면 재혼할 수 있을 거 같아? 재혼한다 해도 늙은 영감탱이들과 결혼할 수밖에 없을 거야.”“너의 형수가 이혼하면 젊은 남자를 만날 수 있겠어? 나는 너의 형수랑 달라. 나는 사업도 성공했고 돈도 많기에 이혼해도 열여덟 살쯤 되는 젊은 여자와 다시 결혼할 수 있지만 너의 형수는 열여덟 살쯤 되는 젊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리고 또 아이들도 다 컸는데 무슨 이혼이야? 애들이 창피를 당하고 마음에 상처받는 것이 두렵지도 않은 건지?”정일범의 말을 들은 이윤미는 앞에 놓인 커피를 들어 올려 그에게 뿌렸다.정일범은 이윤미가 자신에게 커피를 뿌릴 줄 몰랐다.그는 아무 준비도 없이 이윤미가 뿌린 커피에 맞았다.커피가 뜨거워도 그의 피부가 화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커피에 얼굴을 맞은 정일범은 뜨거워서 펄쩍 뛰었다.커피는 그의 볼을 타고 내려와 화이트 셔츠와 겉옷을 적셨다.“이게 뭐 하는 짓이야?”정일범도 커피를 들어 이윤미에게 뿌리고 싶었지만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이윤미를 보고 감히 그러지 못했다.이윤미는 그의 어머니 이은화처럼 잔인해지기 시작하면 상대가 누구이던지 상관하지 않았다“그걸 말이라고, 오빠는 어쩜 그렇게 뻔뻔스러워?”이윤미는 정일범을 비난했다.“뻔뻔스럽게 나를 비난할 자격이 있어, 내가 오빠 부부를 이혼하라고 했어?”“지금 형수한테 아이들 감정을 생각하라고 하면서, 오빠는 윤정이와 바람을 피울 때 아이들을
이윤미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오빠의 그 따위 일은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정일범은 그녀를 한참 매섭게 노려보다 화가 나서 밖으로 나갔다.‘동생이라면서 이 오빠는 안중에도 없어.”정일범이 다녀가자 이윤미는 화가 났다.소파에 몇 분간 앉아 있다가 일어난 이윤미는 사무실을 서성이었다.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 마신 후에야 화가 사그라지고 마음이 안정됐다.“이런 개자식!”이윤미는 정일범을 욕했다.“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랑 형수님이 이혼하지 않는다면 나는 형수님을 두 번 다시 안 볼 거야.”이런 것도 남편이라고 곁에 둘 필요가 있을까?이은화는 자식 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하나같이 나빴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아마도 이은화의 문제일 수도 있었다.조윤은 이윤미를 찾아오지 않았다.친정에 돌아간 조윤은 정일범과 이혼할 것이라고 말했다.친정 부모 앞에서 숨길 필요가 없었기에 조윤은 정일범이 저지른 일들을 샅샅이 폭로했다.정일범이 이윤정과 외도한 사실을 안 조윤의 친정 부모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특히 정일범이 이윤정을 위하여 그들의 딸을 죽이려고 했기 때문이다.조윤의 친정 부모님은 참을 수가 없었다.그들은 조윤이 이혼하는 것을 찬성했다.비록 조윤의 친정은 이씨 가문보다 못하지만 그들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잘못은 그들의 딸이 아닌 정일범이 했기 때문이다.정일범은 외도를 자주 했기에 누구였어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그 아빠에 그 아들이라고!정군호가 바람둥이라서 그가 낳은 아들도 착한 X 한 명 없었다.친정 식구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은 조윤은 이 씨 대저택으로 돌아와 이은화를 찾아갔다.이은화는 문을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그 사람이랑 관련된 모든 물건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분명 그가 보면 기억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이로써 그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했다.물건이 많지 않았기에 간단히 정리를 마친 이은화는 서재에서 글씨 쓰는 연습을 했다.기분이 언짢으면 그녀는 글씨 쓰는 연습을 하곤 했다. 자신이
한참을 침묵하던 이 가주가 말했다.“들여보내.”이은화의 허락을 받은 조윤은 문을 열고 서재로 들어갔다.마음이 차갑게 식은 조윤은 정일범과 이혼을 결심한 후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옷차림이 소박해졌고 예전처럼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다.아무리 아름답게 꾸며 입어도 정일범은 여전히 바람을 피웠다.그런 남편에게 잘 보일 필요가 있을까?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서재에 들어간 조윤은 이은화의 뒤로 다가가 글씨 연습을 하는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았다.잠시 바라보던 조윤은 이은화에게 말했다.“어머님이 쓰신 글씨가 아주 엉망이에요, 기분이 나쁘시면 억지로 글씨 연습을 하지 마세요. 누구든 기분 나쁠 때가 있어요.”이은화는 마지막 글자를 쓴 후 붓을 내려놓았다. 자신이 쓴 글씨를 감상하고 지금 기분이 나빠 쓴 글씨가 평소와 다르게 이쁘지 않다고 인정했다.이은화는 그 종이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몸을 돌려 서재에 있는 소파로 다가가서 앉았다.조윤도 뒤따라와서 앉았다.“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야?”이은화는 차분하게 물었다.“저와 일범 씨의 일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머니, 저 일범 씨랑 이혼할 거예요. 저 더 이상 버티고 싶지 않고 견딜 수도 없어요, 지금 저는 일범 씨를 보면 윤정 씨를 도와 저를 목 졸라 죽이려고 했던 장면만 떠올라요.”“일범 씨는 저한테 이미 오래전부터 감정이 사라졌어요.”“제가 지금까지 이혼하지 않고 버텨왔던 건 아이들 때문이지만, 이제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참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한참을 침묵하던 이은화는 조윤에게 물었다.“일범이도 이혼을 동의하는 거야?”“동의하지 않아요, 제가 쓸데없는 난동을 일으킨다면서요. 어머니, 저 지금 일범 씨만 보면 구역질이 나와요.”“만약 원만하게 이혼할 수 없다면 저는 이혼 소송을 할 거예요. 어머님이 일범 씨를 설득해서 저랑 좋게 좋게 갈라서라고 하세요. 일범 씨가 저와 이혼하면 결혼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나이가 어리고 이쁜 여자를 만날 수 있어요
이은화의 결혼생활은 엉망이었다. 그녀는 강력한 수단으로 정군호에게 고추를 자르라고 강요했다. 앞으로 그가 바람을 피울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그러나 부부의 연이 끊겼다.이은화는 정군호가 마음속으로 그녀를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정군호도 이은화를 배신했기에 그녀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다만 그녀는 나이가 들어 이혼을 고려하지 않고 정군호를 방어하기만 하면 된다.자신의 구역에서 그녀는 충분히 정군호를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수십 년이 지났어도 정군호는 그녀의 감시 속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이제 중년인 아들 부부는 감정이 깨져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에게 자신처럼 살라고 요구할 수 없었다.“엄마는 곧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 아마 열흘이나 보름 정도 지나야 돌아올 거야.엄마가 돌아오면 그때 일범이와 한번 얘기 나눠볼게. 엄마 없는 동안 너희들도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지금 이혼도 숙려기간이 있기에 너희들도 숙려기간이라 생각해. 그리고 신혼집으로 이사해도 돼. 그러면 매일 일범의 얼굴을 마주할 필요도 없으니까.”“엄마는 첫눈에 네가 마음에 들어 너랑 일범이를 맞선보게 했어. 너희들이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잘 살 줄 알았어...엄마가 너를 망쳤어.”조윤은 이은화가 정일범을 설득하겠다고 약속할 줄을 몰랐다. 그녀는 이은화가 이혼은 안 된다고 강력하게 반대하리라 생각했다.조윤은 이은화에게 말했다.“어머니 잘못 아니에요. 일범 씨의 마음을 붙잡아 두지 못한 제 잘못이에요. 저도 애초에 일범 씨가 이씨 가문 큰 도련님이라서 결혼한 거 아니고 일범 씨를 사랑해서 한 거예요.”그 당시 사랑 때문에 이씨 가문에 시집왔다.이씨 가문의 아들들은 가업을 이어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윤은 정일범에게 시집왔다.그녀는 정일범이 권력을 탈취하려고 할 때도 그를 도왔다.조윤이 보기에는 정일범이 이윤정과 이윤미보다 못난 것이 없었다.원래 그들 부부는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장 대표는 주차 후, 하이힐로 갈아신고 가방을 챙겨 차에서 내렸다.“엄마!”아들은 달려와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애틋하게 말했다.“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모자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도 아침과 밤뿐이었다. 낮에는 장 대표가 바쁜 업무로 인해 집에 올 수 없었고, 아이는 시부모님과 보모가 보살폈다.아들은 속이 깊어 쉽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서운함이 남아 있었다. 아빠를 잃은 후, 엄마도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엄마는 항상 바빴고, 같이 놀러 간지도 이미 오래전이었다. 주말에 학교는 쉬었지만, 엄마는 고객을 접대하거나, 골프를 치고, 각종 연회에 참석하며 여전히 바쁜 일정 속에서 살고 있었다. 장 대표는 작고 가냘픈 아들을 끌어안으니 가슴이 아려왔다.아들은 아홉 살이 다 되었지만, 키는 여전히 일곱 살짜리 아이처럼 작았다. 장 대표는 자신이 사업에 매달리느라 아들에게 충분히 신경을 쓰지 못한 탓이라며 자책했다.장 대표는 하예진처럼 아들을 잘 돌봐줄 좋은 동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예진은 든든한 동생이 있었기에 안심하고 사업을 할 수 있었지만, 장 대표는 아니었다. 그녀의 친정 식구들은 오히려 도움이 되기는커녕, 그녀가 떠난 남편의 사업을 물려받자, 어떻게든 재산을 뜯어낼 생각밖에 없었다.비록, 장 대표의 친정도 부유한 편이었지만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이용하려 들었고, 그녀의 시댁마저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재벌가의 갈등이란, 결국 다 비슷한 법. 하지만 전씨 가문은 특별했다. 관성 명문 가문들 사이에서 전씨 가문만큼 깔끔하고 평온한 집안은 드물었다.그것은 모두 전씨 할머니 덕분이었다. 전씨 할머니는 집안을 엄하게 다스렸고, 자손 교육은 물론, 며느리와 손주며느리 전부 그녀의 안목이었으며,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인품이었다.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철저히 할머니의 가르침을 따랐다. 덕분에 하늘도 그들을 축복했는지, 그들이 맞이한 아내들은 모두 현모양처에, 외모까지 훌륭했다.훌륭한 며
우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이모, 강아지는 이제 살이 빠져서 그렇게 뚱뚱하지 않아요. 고양이만 뚱뚱해요.”하예정의 애완동물들은 숙희 이모가 신경 써서 조절해 줬지만, 고양이는 몰래 간식을 훔쳐 먹곤 했다.“우리 마침 날씬해진 강아지도 볼 겸 나가서 산책할까?”하예정은 그림을 내려놓은 후, 조카의 손을 잡고 같이 마당으로 산책을 나섰다.전태윤의 별장은 워낙 넓어 정원에서만 산책해도 꽤 오랜 시간 걸렸다.그리고 마침, 우빈이도 자주 들락거리고 하예정도 임신한 덕분에 전태윤은 아이들을 위해 정원 한쪽을 놀이터로 개조했다. 비록, 정원에 있는 놀이터라 리조트에 있는 놀이공원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두세 명이 놀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하예정과 우빈이가 집에서 나서자,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다. 우빈이도 하예정의 손을 뿌리치고 강아지에 달려갔다. 그리고 금세 강아지와 함께 바닥을 뒹굴며 장난을 쳤다.우빈이는 강아지 위에 올라가 말이라도 탄 듯한 자세를 취했다. 강아지도 거부하지 않고 우빈이가 자기 등에 올라타도록 했다. 하지만 우빈이가 떨어질까 봐 움직이지 않은 채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기만 했다.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하예정은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배 위에 올렸다.“아가야, 건강하게 자라서 우리 내년에 다 같이 만나자. 그리고 우빈이처럼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태어나렴. 절대 네 아빠의 무뚝뚝한 성격은 닮지 마. 네 아빠는 엄마한테만 다정할 뿐이지, 다른 사람 앞에서는 말수가 없거든.”하예정은 아이가 자신을 닮아 밝고 활기찬 성격이기를 바랐다. 물론, 전태윤의 남자다운 기세와 잘생긴 외모까지 닮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다....밤 9시, 장 대표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는 가족과 함께 큰 별장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이 떠난 뒤로 집 안에는 늘 적막감으로 감돌았다. 하루 종일 밖에서 바쁘게 일하고 돌아왔지만 정작 집에서도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었다.
“나도 형부가 그럴 리 없다고 믿어. 형부한테는 오직 언니뿐이야.”하예진은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네가 미리 나를 걱정할 필요 없어. 정말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건 나와 동명 씨 관계를 확인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될 테니까.”“예정아, 너도 굳이 나를 대신해서 감시할 필요는 없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면 돼. 만약 장 대표한테 동명 씨를 빼앗긴다고 해도 나는 할 말이 없어. 하지만 장 대표가 빼앗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나를 찾아올지도 모르지.”하예진은 이미 라이벌을 상대해 본 전적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눈에 모래알 하나 들어가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전 남편 주형인이 비서와 바람났을 때도 하예진은 매달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먼저 이혼을 요구했었다. 그녀는 주형인이 이미 마음이 떠나 그녀에게는 인색하면서도 내연녀에게는 아낌없이 퍼주는 모습을 보며 미련 없이 떠나기로 결심했었다.결과적으로 그녀에게 이혼이 나쁜 선택만은 아니었다. 지금 그녀는 이렇게 잘 살고 있지 않은가. 비록, 하예정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설령 동생이 없다고 해도 하예진은 어떻게든 잘 이겨냈을 것이었다.하예진은 이혼의 아픔을 겪은 후 더욱 깨달았다. 여자는 결혼 전이든 후든, 남편한테 의지할 생각만 말고 반드시 자기만의 커리어가 있어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것을.그리고, 여자는 온전히 가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회와 단절된 채 남편에게만 의지하다 보면 이혼할 때도 불리한 위치에 있어 양육권조차 제대로 주장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었다.사랑은 이제 하예진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앞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오직 사업과 가족뿐이었다.“응, 난 그냥 상황만 지켜볼게. 그러다 혹시나 장 대표가 언니를 찾아갈 조짐이 보인다면, 그때는 장 대표가 언니를 찾아가서 괴롭히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손 써야지.”동생의 말에 하예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은 남자 주위에는 언제나 여자가
하지만, 이윤미가 이은화의 친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만약 이은화가 전임 가주를 살해한 게 확실하다면 이윤미는 하예정 일가 사람들과 원수 관계로 지내야 할 게 뻔했다.하예진은 잠시 침묵 후, 입을 열었다.“우빈이는?”“그림 그리고 있어. 집에 오자마자 피아노 연습 좀 하고, 지금은 그림 그리고 있어.”“유치원에서 숙제 안 내줬어?”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무슨 숙제야, 지금 그 나이에 숙제라고 해봤자 1분이면 끝낼 수 있어. 그냥 연필로 동그라미랑 선 몇 개 긋는 게 전부야. 아직 우빈이 나이에는 유치원에서 노는 게 주된 활동이니까.”사실, 우빈이가 글자를 배우는 건 하예정이 따로 내준 숙제였다.비록, 아이들이 유치원에서는 노는 게 전부라고 하지만 관성에서 최고라고 하는 유치원은 아이들은 달랐다. 아이들은 대부분 부잣집 자제들이었고, 장차 가업을 이어받을 후계자들이었다. 그래서 다들 별도로 개인 가정교사를 두고 있었다.우빈이 반 친구들만 봐도, 글자를 모르는 아이가 없었고, 비록 어린아이들이지만 하나같이 다재다능했다.하예정은 조카가 다른 아이들에 뒤처질까, 꾸준히 조카에게 글씨 쓰기를 비롯해 피아노, 바둑, 시 쓰기와 그림을 배우도록 숙제를 내주었다.다행인 건, 우빈이도 그런 것들에 흥취를 느끼며 잘 따라주고 있었다. 특히 타고난 예술 감각으로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여 미술 선생님도 창의성이 뛰어나다고 칭찬할 정도였다.“우빈이 바꿔줄까?”하예정이 물었다.“지금 말고, 조금 있다가 불러줘. 그런데 너 아까 나한테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별거 아니야. 그냥 형부 잘 지키라고 말하려고 했어. 요즘 우빈이가 노씨 그룹에 들르는 걸 좋아하거든. 오늘도 유치원 끝나고 노씨 그룹에 들렀는데, 마침 형부도 프로젝트로 태윤 씨한테 볼 일이 있다고 해서 우리랑 같이 전씨 그룹에 갔어.”하예정은 하예진에게 오늘 있은 일을 말해주었다.“출발하려고 나오는데 장 대표를 만났어. 그런데 장 대표가 형부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더
식사를 마친 후, 전태윤은 경호원에게 하예정과 우빈을 집에 데려다 줘라고 하고 그는 계속 일하러 갔다.집에 돌아온 우빈은 피아노 연습을 한 후 그림을 그렸다.하예정은 소파에 앉아 보석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녀는 보석 산업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모연정도 보석 산업에 투자하여 이미 수익을 내기 시작했으며 대부분은 그녀의 친어머니가 디자인해 주신 것이다.하예정은 보석을 디자인할 줄 모르지만, 성소현은 할 줄 알았다.성소현은 예전에 자신이 보석을 디자인하고 보석 가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단지 예전의 그녀는 전태윤을 쫓느라 바빠서 돈을 버는 데 신경 쓰지 않았고 집에서 그녀가 가장 사랑받기에 쓸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매달 가족들이 그녀에게 주는 용돈만으로도 보통 사람들은 평생 벌 수없는 돈이었다.나중에 하예정은 채소 회사에 투자하고, 성소연은 보석 사업을 잠시 접었다.이제 그녀들은 돈을 벌었기에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싶어 성소연은 보석 사업에 다시 눈을 돌렸다.여성들이 보석을 좋아하는 것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녀들의 보석 디자인이 좋고 가짜를 팔지 않는다면 장사가 나쁘지 않을 것이었다.링링링...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하예정은 잡지를 닫고 휴대폰전화를 들어 전화번호를 보았는데 언니이자 인차 전화를 받았다.“언니 일 끝났어요?”“응, 그 사업을 합의하고 내일 계약을 체결할 거야 방금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했어.지금 회사에 돌아와 시간이 좀 있으니 너한테 전화했어.”하예정은 매우 마음이 아파하며 말했다. “언니, 너무 피곤하지 말고 많이 쉬세요.”“언니는 알고 있어. 보통 밤 10시 30분이 지나면 나는 돌아가서 쉬어.”건강은 혁명의 밑천이다. 하예진은 당장 사업을 시작하고 크게 하고 싶지만, 몸을 상하게 할 수는 없었다.아들은 아직 어리기에 그녀는 아무 일도 없어야 하였다.“언니는 최대한 밤 11시 30분 전에 쉬세요. 너무 많은 밤을 새우지 말고요. 거래가 성사되면 됐어요. 언니가 또 다른 거래를 성사한 것을
할머니께서는 증손자만 예뻐할 것이다.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가자, 전태윤은 다시 우빈을 안았다.“혼자 걷게 놔둬요. 당신은 우빈을 너무 예뻐하는 것 같아요.”우빈은 이모부의 목을 껴안고 여리여리한 소리로 말했다. “이모부가 나를 제일 좋아해요. 이모는 저를 부러워해요.”하예정은 실소를 터뜨리며 그의 작은 얼굴을 살짝 움켜쥐었다.“맞아. 이모부가 너를 가장 예뻐해. 누가 너를 예뻐하지 않겠어?”전씨 가문의 부모, 성씨 가문과 노씨 가문은 모두 이 작은 아이를 예뻐하고 있다. 하여 언니는 우빈이가 버릇없이 굴지 않도록 좀 더 엄격하게 가르치고 있다.전태윤은 쌀쌀하지만, 우빈을 정말 예뻐한다.그녀 뱃속의 아이가 태어난 후 전태윤은 그 아이를 어떻게 예뻐할지 몰랐다.우빈은 남자 동생이라고 하는데 시댁은 그녀가 딸을 낳기를 바라지만 아들이라면 첫째 손자이기에 똑같이 기뻐할 것이다.그들은 관성 호텔에서 밥 먹는 습관이 있기에 전태윤은 일찍 준비하여 호텔에 도착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우빈은 아직 어려서 혼자 밥을 먹을 때 자주 식탁에 가득 쌀알을 흘리고 가끔 어른보고 먹여 달라고 한다.두 입 정도 먹고 그는 작은 그릇을 하예정 앞에 밀어놓으며 먹여달라고 한다. “먼저 혼자 먹고 이모가 배가 부른 후에 먹여줄게.”“혼자서는 천천히 먹어도 다 먹을 수 없어요. ”“작은이모, 먹여주세요. 작은이모가 먹여줘요. ”하예정은 그를 가만히 보았다.우빈은 작은이모를 보고 또 이모부를 보았다.전태윤은 여전히 그 둘을 보고 있었다. 우빈이가 그를 볼 때 그는 급히 젓가락으로 요리를 집어 들고 우아하게 먹으며 못 본 척하였다.이모부는 작은이모를 제일 무서워하기에 그는 이모부가 자신을 도와주기를 기대하지 않았다.우빈은 그릇을 다시 지신의 앞에 가져오며 말했다.“제가 혼자 먹을게요. ”하예정은 음식을 집어 우빈의 그릇에 넣었다.“고마워요. 작은이모.”“천천히 먹어.”하예정은 우빈에게 야채를 집어 주었다. 그러자 우빈은 싫다는 표
“그러니까 우빈은 큰고모 말 듣지 마. 그리고 너의 할아버지 할머니 말들도... 만약 너의 아버지가 네 엄마랑 전 아저씨의 나쁜 말을 한다 해도 듣지 마! 그건 다 그들이 질투하는 것이야.”“작은이모 제가 다 알아요. 이 사람들은 제가 어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다 알아요.”우빈은 누가 그에게 정말 좋은지 누가 거짓인지 알고 있지만 그가 아직 어려서 표현할 수 없었을 뿐이다.하예정은 우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언니한테 그 집 식구들은 막말하는 잘못된 버릇을 고칠 줄 모르는 것 같으니 주씨 집안과 적당히 접촉하도록 말해야 할 것 같았다.하예정은 한때 주서인의 막내아들을 구해주어 그로 인해 그녀가 변할 줄 알았다.하예정이 아직 육동명과 함께 있지 않았을 때 주서인은 자매에 대한 태도가 아주 좋아지면서 오히려 염간지를 상대했다. 그러나 지금의 주서인 은 여전히 예전의 그 주서인이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전태윤은 우빈을 내려놓았다.우빈은 한 손으로는 작은이모의 손을, 다른 한 손으로는 전태윤의 손을 잡았다.비록 엄마 아빠가 곁에 없지만 이모부와 이모가 있어 우빈은 유수 아이의 느낌은 조금도 없이 행복하다고 느꼈다.“창빈은 어떻게 됐어요? 지원했어요?”하예정은 남편에게 물었다.“아직이야. 내일 오후에나 재시험을 본대. 요리사를 모집하는 것뿐인데 선우씨 가문에서는 마치 남편을 모집하는 것과 같네.”“도식하는 사람은 요리사를 더 중하잖아요. 그 사람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있고.”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창빈은 선우 민아를 본 적이 있나요? 몰래 사진을 찍었어요? 저는 그가 그의 숙소를 단체 채팅방에 올린 것만 보았는데... 혼자 사는 거실이 대략 70평방미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매우 좋아 보이네요.”선우씨 가문의 재력은 엄청해 보였다.“아직 못 봤어. 선우 씨 댁은 지금 선우 민아 씨가 집안일을 맡고 있어 아주 바쁠 거야.”하예정은 이해한다. 그녀의 남편도 매우 바쁘기 때문이다.하예정과 결혼한 후, 그녀의 마음을 돌보고
그는 단지 아내를 무서워할 뿐이었다.어쨌든 그에게는 아내가 있는데 얼마나 많은 독신남이 여자 친구도 없어 아내를 무서워 하기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이모부가 그를 도와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였기에 우빈은 입을 벌리고 할 말을 일었다. “이모부 저희와 함께 집에 가지 않아요?”우빈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전태윤은 그의 작은 책가방을 받아 든 후 그를 안고 일어섰다.“이모부는 저녁에 접대하러 가기에 너희들과 함께 밥을 먹은 후 경호원 아저씨가 집까지 데려다줄 거야. 나는 조금 늦어야 집으로 돌아갈 것 같아.”우빈은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어른들은 다 바빠!“시무룩하네.”전태윤은 그의 작은 얼굴에 뽀뽀하고 웃으며 말했다.“주말에 이모부가 너를 데리고 놀러 가는 것 어때?”“시무룩하지 않았어요. 이모부가 돈을 벌어서 어린 동생에게 분유를 사주어야 해요. 주말에는 이모부가 휴식하니 저를 데리고 놀이동산을 가서 놀아요.”“좋아. 주말에 어디 놀러 가고 싶으면 이모부가 다 데리고 가서 함께 놀아줄게.”만약 그가 밤늦게까지 바빠서 돌아오면 하예정은 이미 잠들어서 속삭이는 물론 말도 못 했을 것이다. 때때로 하예정은 그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그녀가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출근하고 우빈을 돌봐야 하므로 매우 피곤할 것이다. 전태윤은 그녀가 자신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저는 이모부가 너무 좋아요.”“이모는 안 좋아?”하예정은 일부러 그를 놀렸다.우빈은 달콤하게 말했다. “우리 작은이모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작은이모예요. 저는 엄마와 작은이모를 제일 좋아해요.”“막냇동생이 태어나면 이모부는 지금처럼 저를 좋아해요?”우빈은 불쑥 물었다.“저의 큰고모는 작은이모가 막냇동생을 낳은 후로는 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가 큰이모와 더 친해져야 한다고 했어요...”하예정은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주서인을 한바탕 욕하고 싶었지만, 우빈 앞에서 헛소리하기 싫었다.정말 개는 똥 먹는 것을 고치지 못한다고 주서언
전태윤의 표정은 하예정에게 장 대표가 조금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알려 주었다.“제가 말했잖아요.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하예정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빈이 왔어요. 집에 가서 다시 말할게요. 저녁에는 언니와 이야기 해서 일깨워줘야 해요.”언니는 지금 강성에 상주하고 있고 노동명은 다리가 불편하기에 두 사람이 만나는 횟수가 적어지면서 하루에 800번 전화 통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장거리 연애는 감정이 쉽게 희석될 수 있었다.그런데 이때 노동명의 신변에 한 여인이 나타나 그를 극진히 보살피고 알뜰히 보살펴 주며 장사에서도 그를 도울 수 있다면 그가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전태윤은 자신의 절친을 대신하여 말했다. “동명은 변심하지 않을 것이야. 나와 그는 수십 년을 알고 지냈으니 넌 나만큼 그에 대해 알지 못해. 그는 이성을 대할 때 매우 진지하니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거야.”“그는 감정에 대해 네가 생각 못 할 정도로 아주 진지하기에 그가 자신이 잘못된 사람과 사랑하여 상처를 받을까 봐 쉽게 마음을 주지 못했어.”“그 무슨 장 대표에 대해 동명은 절대로 아무 감정이 없을 거야. 그의 눈에는 온통 너의 언니밖에 없으니까.”간식을 가지고 오는 우빈이를 보고 전태윤은 그 애가 들을까 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우빈이는 나이가 어려서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누군가 그의 엄마에게서 아저씨를 빼앗으려고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지금 장 대표도 노동명에게 고백을 하지 않았는데 하예정이 조금 예민해져서 장 대표가 노동명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확정되지 않은 일 앞에서 노동명과 장 대표의 명성을 위해 그들은 사적인 대화는 할 수 있었지만,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밖으로 말하지는 말아야 했다.“이건 이모에게 줄 것이에요.”우빈은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을 가지면서 하예정에게도 몇 가지를 가져다주었다.이모부 사무실 안의 작은 간식 선반 위에 놓인 간식들은 모두 그와 작은이모가 즐겨 먹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