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은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전 대표,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릴게요. 저는 좋아하는 것이 없어요. 좋아하는 물건이 있어도 전 대표가 사줄 필요 없이 저 스스로 구매할 수 있어요.”“고 대표 스스로 산 건 제가 사준 것이 아니잖아요. 제가 드린 것은 제 마음이잖아요. 이 꽃을 받으세요. 저도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겁니다.”고현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전 대표, 저도 처음으로 남자에게서 꽃을 선물 받아봐요.”“남자가 남자에게 꽃을 주면 안 될 게 뭐 있어요? 남자도 사람이니 꽃을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고현은 전호영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눈앞의 남자는 아주 뻔뻔했다.“전 대표, 제가 너무 바빠서 이만 돌아가세요.”고현은 어두운 얼굴로 전호영을 내쫓다시피 했다.“제가 여기서 고 대표 일에 영향이 가지 않게 조용히 앉아 있을게요. 아무 소리도 없이 고 대표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우리 저녁에 함께 식사해요.”고현은 말을 이었다.“전 대표, 자꾸 이런 식으로 행동하시면 제가 경호원을 부를 수밖에 없어요.”전호영은 빙그레 웃으며 고현을 바라보았다.고현의 말을 귓등으로 듣는 것이 분명했다.고현은 전호영의 표정에 무척 화가 났다.고현은 전호영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전씨 가문에서 나온 남자답게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전호영이 이렇게 질척거리는 사람인 줄 몰랐다.고현은 아까 말한 대로 경호원 팀에 전화해서 전호영을 데리고 나가라고 지시했다.“고 대표, 경호원을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저 혼자 스스로 나갈게요. 제가 회사 입구에서 고 대표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테니 우리 하루 호텔로 가서 저녁 식사해요. 고 대표가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안배해 놓을게요”전호영은 말을 다 마치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경호원을 청할 필요 없었다.그렇게 되면 너무 창피했기 때문이다.전호영은 강성 사람은 아니지만 전씨 가문은 강성에서 여러 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전호영은 요식업을
전호영이 다시 돌아올까 봐 걱정되었다.비서는 예의 갖춰 전호영에게 자신의 뒤를 따라오라고 말했다.전호영은 꽃다발을 안고 고현을 향해 웃으며 비서의 뒤를 따라 대표 사무실을 나섰다. 고현은 전호영이 비서에게 묻는 말을 들었다.“이 꽃 예쁘지 않아요? 고 대표는 왜 제가 그녀에게 준 꽃을 받지 않죠?”고현은 사무실 문을 힘껏 닫았다.자리에 앉자마자 고현의 또 다른 핸드폰이 울렸다. 고빈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형, 내가 오늘 회사로 돌아가지 못해 회의에 참석 못 했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장면을 놓치다니! 너무 아쉬워.”고빈의 소식은 엄청 빨랐다. 전호영이 고빈의 누나에게 꽃을 선물한 장면을 모든 고위층 인사들이 보았고 고빈과 사이가 좋은 사람이 그에게 알려주었다.고현은 굳은 얼굴로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고빈아, 다시 한번 말한다면 네 입은 갈기갈기 찢어 놓을 거야!”“알았어. 알았어. 안 웃을게. 형도 화내지 마. 형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반할 미모를 가지고 있어서 그래. 내 친구들도 형이랑 같이 오래 못 지내겠대. 형 좋아할 것 같다면서.”고빈은 지금 친구들과 함께 있어서 누나라고 부르지 못했다. 친구들이 눈치챌까 봐 걱정되었다.“형, 전호영 형이 선물한 장미 꽃다발이 아주 크고 예쁘다고 들었어. 가격이 꽤 될 것 같던데, 형 정말 그 꽃다발 안 받았어?”고빈은 누나에게 농담하면서 말했다.그제야 고현이 왜 항상 전호영을 경계하는지 이해했다.여자의 직감은 항상 정확했다.고현은 분명 전호영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기에 전호영을 경계한 것이었다.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승마장으로 놀러 갔을 뿐인데 전호영은 오늘 바로 고현에게 구애하기 시작했던 것이다.만약 고현이 여자의 신분을 회복했다면 전호영이 지금 하는 행동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고현은 지금 남자의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전호영이 남장을 한 고현에게 꽃을 선물했기에 곧 모두의 화제로 된 것이다.“뒤질래!”고빈은 씩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농담 안 할게
고빈이가 얻는 소식이 빠른 것처럼 소정남도 정보수집 능력이 매우 강했다.소정남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 지으면서 전태윤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전태윤! 전태윤! 웃기는 소식 하나 있어. 웃겨 죽을 지경이야.”전태윤은 고개를 들어 소정남을 쳐다보다가 다시 서류를 보면서 말했다.“무슨 소식이길래 그렇게 웃겨? 넌 몸을 조심해야 해. 너의 부인 뱃속에 네 핏줄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소정남이 버럭 소리쳤다.“뒬질래! 날 저주하냐! 난 백발노인이 될 때까지 오래오래 살 거야! 우리 효진이랑 백 살까지 장수할 거야. 아니, 아니. 난 백 세 넘어 살아야 해. 난 효진이보다 몇 살 위니까.”부부는 같은 곳에서 같은 베개를 베고 같은 날에 살고 같은 날에 죽어야 했다.퉤! 전호영은 이런 듣기 싫고 불길한 소리를 듣는 것을 무척 배척했다.“욕심이 그렇게 많아? 난 아흔 살까지만 살면 될 것 같은데. 오래 사는 사람은 드물어.”전태윤은 겉으로는 소정남에게 이렇게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자신과 하예정이 200살까지 살기를 바라고 있었다.소정남은 전태윤 사무실 의자에 앉아 웃으면서 말했다.“방금 받은 소식인데 맞춰봐!”“너도 말했잖아. 웃겨 죽는 소식이라고.”소정남이 말을 이었다.“맞혀봐!”“재미없거든.”전태윤은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아내에게 먼저 메시지를 회답했다. 그제야 전태윤은 소정남을 보면서 말했다.“말해봐. 진지하게 들을게. 너의 그 웃겨 죽는 소식이 무엇인지.”“전호영, 너의 셋째 동생 말이야. 고씨네 큰 도련님에게 구애하러 갔대. 고씨 그룹의 대표, 고씨 그룹 이사님의 아들 말이야. 그 집 네 식구도 내 결혼식에 와서 축하주를 마셨는걸.”“너희 같은 테이블에 앉지 않았어?”전태윤이 대답했다.“맞아. 호영이가 고 대표의 관심을 끌려고 했다고?”“호영이가 고 대표에게 장미 꽃다발을 선물했대. 듣는 바에 의하면 마침 고 대표가 회의하고 있어서 전호영이 VIP룸에서 고 대표를 오래도록 기
“고씨 집안 친척들조차도 고현이가 남자인 줄로 알 걸.”고씨 집안의 먼 친척들은 고현이 남자인 줄로 알고 여자 친구를 소개해서 중매를 서주려고 했다.“모든 사람들이 고현이가 남자라는 것에 익숙해졌을걸. 나도 까맣게 잊어버렸어.”소정남은 자신의 지력 때문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호영이가 게이라는 누명까지 뒤집어쓰면서도 아내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것에 내가 정말 감탄하게 되네.”전태윤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게이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 테니까. 호영이가 이렇게 하는 것은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야. 많은 시간과 정력을 들여 고현의 여성 신분을 밝히는 것보다 나아.”“고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거야. 어려서부터 20년 넘게 남자 분장을 하면서 살아왔다 해도, 앞으로 평생 남자 신분으로 산다고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이상 여자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어.”“호영이가 이렇게 관심을 끌다 보면 고현도 어쩔 수 없이 여성 신분으로 회복할 수밖에 없을 거야. 그렇지 않다고 해도 호영이는 분명 고현이 여성 신분을 인정하게 만들 방법을 생각해낼 테니까.”전태윤은 동생의 결혼에 관해 걱정한 적이 없었다.전씨 가문의 남자가 만약 한 여자를 마음에 담아둔다면 그 여자는 절대 전씨 가문을 벗어날 수 없었다.전호영은 결혼하지 않았고 고현도 시집 안 갔고 게다가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손자며느리기 때문에 전호영은 마음 놓고 과감하게 고현에게 구애해도 되었다.전태윤은 맏형으로서 동생의 결혼 축하주를 마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 되였다.소정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감탄했다.“응. 너희 형제들의 애정사는 참 다채로워. 비바람도 몰아치잖아. 내 사랑 이야기는 너희와 달리 너무 순조로운 것 같아.”너무 순조로웠다.전태윤은 소정남을 노려보면서 짜증 내며 말했다.“너무 잘난 척이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너와 효진 씨의 순탄한 사랑을 부러워하는지 모를 거야. 설마 연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연적이 필요하다면 내가 효진
반나절 후, 소정남이 말했다.“정말 강성에 가서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한번 보고 싶어.”전태윤은 바로 말했다.“넌 호영이가 고 대표에게 장미꽃을 준 지 단 한 시간 만에 이 일을 알아냈어. 이렇게 정보력이 빠르면서도 강성에 달려갈 필요 있어?”소정남은 웃으면서 답했다.“내가 관성에서도 소식을 빨리 접할 수 있다만 그래도 강성에서 직접 보는 것이 더 재미있어서 그래.”“20분 후면 퇴근이야.”전태윤은 갑자기 말을 꺼냈다.“퇴근하면 되잖아. 퇴근하면 아내랑 밥 먹으러 갈 거야. 이런 가십거리를 빨리 우리 아내님에게 가져다 바쳐야 해.”“우리 아내는 이런 일을 가장 즐겨들어. 태윤아. 네가 날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가끔 우리 효진이가 내가 정보 수집하는 능력이 빨라서 나랑 결혼한 거라고 자꾸 의심하게 돼.”전태윤 이내 말했다.“알면서 뭘 또 물어.”소정남은 말을 이었다.“아니야. 우리 효진이는 분명 내가 우수하고 효진이를 사랑하고 성격이 잘 맞아서 나에게 빠진 거야. 그래서 함께 한 거야. 이따위 정보 때문에 결혼한 것이 아니라고.”“물론 같이 이런 가십거리를 들으면 더 재미있지. 20분 일찍 퇴근할게. 나 집에 가서 우리 여보랑 밥 먹어야 해. 길이 너무 막혀. 집에 도착할 때 바로 밥 먹을 수 있겠어.”소정남은 말을 마치며 일어났다.전태윤은 또 꾸지람했다.“맨날 지각하고 조퇴하고 말이야. 직업정신이 그렇게 없어도 돼? 예전의 그 직업정신은 다 어디 간 거야?”“너도 예전에 매일 지각하고 조퇴했잖아. 그런 직업정신을 너한테서 배웠거든. 게다가 여기는 전씨 그룹이야. 소씨 그룹이 아니라고.”소정남은 뻔뻔하게 친구가 조퇴한다고 꾸지람하는 말조차도 개의치 않았다.사무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소정남은 전태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네가 지금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도 예정 씨가 없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예정 씨가 집에 있기만 하면 넌 나보다 더 일찍 퇴근할걸.”전태윤은 웃으면서 대답했다.“빨리 꺼져. 아내가 있는 게 그렇게 대
이제 곧 퇴근 시간이었다. 회사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들락날락하고 있을텐데 전호영의 꽃바다를 본다면 고현이 아무리 애타게 해명해도 절대 오해를 풀 수 없을 것이다.고현은 하루아침에 전호영이 귀신에 씐 것처럼 자신을 공격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현에게 구애한다는 자체가 너무 어이없었다.고현은 지금 남자 신분으로 생활하고 있었고 전호영이 공개적으로 고현에게 애정 공세를 가한다면 세상을 향해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과 다름없었다.“고 대표, 전 대표께서 사람을 많이이 불렀어요. 제 생각에는 전 대표의 꽃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비서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전호영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그는 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자 하루 호텔의 책임자였다.강성은 전씨 가문의 지역이 아니지만 강성에서도 어느 정도 세력을 갖추고 있었다.“지나가는 사람들도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고현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고 냉랭하게 말했다.“전 대표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데려왔든 반드시 가서 저 꽃바다를 부숴버리세요!”비서는 재빨리 대답한 다음 보안팀을 불러 그 꽃바다를 망가뜨리러 갔다.고현은 이대로 앉아 있을 수 없었다.고현은 책상 위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 들고 벌떡 일어나 책상을 에돌아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오늘 오전 고현은 전호영에 의해 두 번이나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자식은 고현이 집을 소개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보답하겠다고 말하더니 이렇게 보답할 줄은 몰랐다.고현은 전호영이 게이라는 스캔들을 일으키려면 아무 남자나 찾으면 될 것을 왜 굳이 자신을 끌어들여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그와 동시에 고현은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생이 전화를 받자 고현은 차가운 태도로 명령했다.“고빈아, 당장 회사로 와. 전호영 그놈은 아직도 떠나지 않고 사람을 시켜 엄청 많은 꽃으로 회사 앞에 꽃바다를 만들고 있어. 게다가 꽃으로 글자까지 새겨놓고 있단 말이야.”“형, 나 지금 바로 회사 문 앞에 있어. 전호영 정말 엄청 많은 장미
곧 고씨 그룹의 경호원 리더가 경호원 1팀을 데리고 나와 꽃을 부수려 했다.전호영 쪽의 사람들도 자연스레 막아 나섰다.현장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전호영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유 있게 자신의 ‘노동' 성과를 휴대전화로 찍고 있었다.사진을 찍고 난 뒤 전호영은 무심코 사람들 속의 고빈을 보았고 고빈에게로 걸어갔다.고빈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꽃밭에서 꽃 한 송이를 꺾었다. 전호영이 가까이 오자 고빈은 멋진 얼굴로 웃음꽃을 흩날리며 그 꽃을 전호영 앞으로 건네줬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전 대표가 남자를 좋아하신다면 저를 고려해 보시는건 어떠세요?”“제가 전 대표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우리 형은 전 대표에게 안 어울려요. 정상적인 남자라면 보통 우리 형을 좋아하지 않거든요.”전호영은 두 손가락으로 그 꽃을 집었고 몸은 기울여 꽃 냄새를 맡더니 계속해서 말했다.“향긋한 냄새가 나네요.”그러자 전호영은 손으로 고빈의 턱을 만지작거리더니 살짝 들어어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고빈 도련님은 멋있지만 당신 형에 비하면 좀 못해요.”“빈은 싱글벙글 웃으며 전호영의 손을 잡더니 다시 물었다.“제 몸에서 어떤 부분이 못한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해결할 수 있는지 한번 들어볼게요. 우리 형은 매우 진지하세요. 이런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해요.”“만약 전 대표가 이런 스캔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저를 찾으세요. 제가 끝까지 협조해 드릴 테니 우리 형을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고빈도 전호영 앞으로 다가와 속삭였다.“저는 전 대표가 고의로 이렇게 행동하시는 이유를 알고 있어요. 당신 가문의 어른들 결혼 재촉을 피하려고 우리 형을 끌어들인 거잖아요.”“전 대표가 게이라는 스캔들을 퍼뜨리기 위해서요. 이렇게 되면 당신이 전씨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아내감에게 구애하지 않아도 당신 할머니께서 당신을 용서해 주실 테니까.”“좋은 방법이긴 해요. 하지만 남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동이잖아요. 자신의 명성을 훼손시키는 것은
고현은 말을 잇지 못했다.전호영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행동할 줄 알았다면 애초에 그 꽃다발을 받는 것이 더 나을 듯했다. 전호영이 떠난 후에 쓰레기통에 던지면 그만이었다.이렇게까지 큰 소동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대표, 퇴근하셨죠?”전호영은 고개를 들어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올려다보더니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숙이면서 고현에게 물었다.“고 대표, 제가 밥 사드릴게요. 같이 저녁 식사하실래요?“죄송합니다만, 점심 약속이 있어서 안 될 것 같네요.”고현은 바로 거절했다.전호영은 여전히 웃으면서 대답했다.“괜찮아요. 고 대표가 오늘 시간이 없으시면 앞으로 언젠가 시간 있으시겠죠. 고 대표가 저와 함께 식사하는 것을 동의할 때까지 매일 매일 고 대표에게 저녁 식사 초대를 하고 매일 매일 고 대표 회사 앞에서 이런 꽃바다를 만들 거예요.”고현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이가 갈렸다.고현의 품격이 우수했기 때문에 전호영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고현은 전호영과 이제는 말하기 귀찮았다. 전호영이 기필코 자신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생각했다.고현은 손을 흔들어 자신의 회사 경호원에게 지시했다.“이 꽃들을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그리고 고개를 돌려 비서에게 지시했다.“강성 꽃집 주인들에게 연락하세요. 앞으로 아무도 전호영에게 꽃을 팔아서는 안 된다고요. 누가 전 대표께 꽃을 판다면 저를 건드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전해주세요.”전호영은 고현을 꾸지람했다.“고 대표, 꽃집들도 1년에 얼마 벌지도 못할 텐데 너무 하시네요. 저처럼 큰 고객을 만나기도 어려운데 돈 좀 벌게 해주시지 그러세요. 저에게 꽃을 못 판다면 꽃집들의 돈줄을 끊어 놓는 거나 다름없잖아요.”“이렇게 돈줄을 끊어 놓는 것은 그들의 목숨을 끊는 것과 다름없어요. 뒤에서 몰래 고 대표를 향해 평생 아내를 얻지 못하게 하려고 저주하면 어쩌려고요.”고현은 평생 아내를 얻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었다.고현도 여자의 몸이라 장가를 가는 것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