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879화

Author: 고능비
하예정에 대한 소개를 들은 정겨울은 말했다.

“전이진 씨가 예정 씨의 남편분 동생이 되죠? 이제 돌아가거든 대신 전해줄래요? 이제 40일이 지나면 꼭 전이진 씨 약혼녀의 눈을 치료하러 갈 거라고요.”

“네, 꼭 전할게요. 이진 도련님도 오래 기다렸을 거예요.”

옆에서 아들을 안고 있던 예준일의 표정이 굳어졌다.

정겨울이 흘겨보자 예준일은 또 아무렇지 않은 척 아들을 달랬다.

신의는 작은 소리로 용정에게 말했다.

“넌 앞으로 나의 강임함을 이어받아야지 넷째 작은아버지처럼 아내를 무서워해서는 안 된다.”

용정은 모연정을 어머니라고 불렀고 예준일을 넷째 작은아버지라고 불렀다. 그러다 스승인 정겨울이 예준일의 아내가 되자 뭐라고 불렀으면 좋을지 난감했다. 이에 정겨울은 제자에게 그저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라고, 만약 예준일이 뭐라 하면 자기한테 말하라고 했다.

정겨울의 태도에 예준일은 아내가 자기보다 다른 집 남자를 더 좋아한다고 투덜댔다.

예씨 일가의 남자가 아니랄까 봐, 척하면 질투했다.

이때 예준일이 작은 소리로 변명했다.

“어르신, 이건 제가 아내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거예요. 저를 위해 힘들게 아이를 낳았는데...”

이때 품 안의 아기가 또 울먹이기 시작했다.

예준일은 바삐 달래지만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울보 아들을 안고 방 안을 왔다 갔다 하였는데 울음이 그치지 않자 할 수 없이 아들을 신의에게 맡겼다. 아기는 신의의 품에 안기자마자 울음을 그쳤다.

“이것 봐봐, 자네는 아이 하나 안을 줄도 모르는가? 이게 모두 자네가 안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는 거라고. 울면 울보라고 탓하지, 안 울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자네 이러면 안 되는 거야.”

“아니요, 지연이는 이렇게 잘 울지 않아요.”

예준일은 무의식 간에 한마디 했다.

사실 그들 부부는 모두 예지연처럼 말을 잘 듣는 아기를 낳기를 바랐다. 그리고 아들도 갓 태어났을 때는 잘 울지 않았다. 예준일은 먹고 자고 하는 아들을 보며 다른 조카보다 훨씬 얌전하다고 생각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0화

    어린 친구가 집에 왔다는 말에 용정은 매우 즐거웠다.그도 일찍이 집에 돌아가 여동생을 보고 싶었다. 자기가 집에 없는 틈을 타 누군가가 여동생을 데려갈까 봐 걱정했다.하지만 신의는 병원에서 갓 태어난 남동생을 돌보고 싶어 했다.용정은 신의도 분명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이모를 따라 예진 리조트로 온 우빈이는 용정이라는 친구를 만났다. 나이가 비슷한 두 아이는 자라면서 사이가 점점 좋아졌고, 이는 두 명문가 후손의 연계를 뜻하기도 했다.비록 우빈이가 전씨 일가의 아이는 아니지만, 이모는 전씨 일가 미래의 안방마님이다.우빈이가 모연정의 양자와 친구가 되었다는 것은 두 일가의 왕래가 한층 더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해가 서쪽으로 지면서 노을이 하늘을 불태웠다.하예정은 한없이 부드러운 눈길로 두 어린이가 멀지 않은 곳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언제 나도 아이가 생길까?’할머니가 가장 신뢰하는 점쟁이는 전태윤 부부가 나중에 아들과 딸을 둘 다 가지게 될 운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하지만 아직 아무런 미동도 없는 배를 보며 하예정은 걱정이 들었다.‘정말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 잘못 짚은 거면 어떡하지?’“이모부!”우빈이가 갑자기 이모부를 불렀다.이에 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빈아, 이모부 여기 안 계시니까 이모부 보고 싶거든 우리 조금 일찍 집에 돌아갈까?”다만 우빈이는 이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말로 이모부가 보였으니까.멀리서부터 걸어오는 이모부의 몸 위로 석양이 드리워 마치 금빛 옷을 입은 듯했다.전태윤을 발견한 용정이는 그쪽으로 달려가려는 우빈이를 붙잡으며 물었다.“우빈아, 너 저 사람 알아? 낯이 익은 얼굴 같기는 해... 전씨 아저씨?”“내 이보부야. 음... 이모부가 전씨 성인 게 맞는 것 같기는 해. 다른 사람이 항상 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었거든.”“그럼 전씨 아저씨가 틀림없어.”용정은 우빈이를 잡았던 손을 놓고는 우빈이보다 더 빠르게 전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1화

    전태윤은 용정을 품에 안았다.바로 우빈이도 달려왔다.“이모부.”전태윤은 웃으며 다른 한 손으로 우빈이를 품에 안았다.하예정이 일어나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남편이 두 아이를 안고 그녀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어? 어떻게 내가 여기 있는 걸 알고 찾아온 거지?’전태윤은 두 아이를 안고 다가와 다시 허리를 굽혀 땅에 내려놓으며 말했다.“자, 놀러 가.”우빈이는 용정의 팔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용정아, 우리 놀러 가자.”용정이도 활발한 성격이라 노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예진 리조트에는 아이가 몇 명 있었지만 용정을 제외한 나머지는 아직 젖먹이였다.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여 용정이는 그들과 노는 게 재미없었다.모처럼 나이 또래의 친구가 왔으니 용정이는 우빈이와 미친 듯이 뛰어놀았다.하예정은 남편을 잠시 바라보더니 물었다.“우리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전태윤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말했다.“말 한마디 없이 가버리면 어떡해? 당신 보려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더니 당신은 이미 할머니를 따라가 버렸지 뭐야. 그러다 당신이 나에게 전화했을 때,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걸 보고 예진 리조트에 왔다는 걸 알았어.”전태윤은 원래 찾아올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아내와 함께 있는 날들에 익숙해졌는지 너무 지루한 나머지 찾아오게 된 것이다. 하예정이 떠난 지 하루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몇 년 동안 헤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리움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개인 비행기를 타고 예진 리조트에 왔다.“지호의 울음소리를 들은 거네요.”예지호가 울고 있을 때라 전태윤이 들을까 봐 급히 전화를 끊었는데 그래도 한발 늦었다.“방금 도착하셨나요?”“응, 예씨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먼저 만나 뵈었어. 그리고 허락받고 당신을 찾아온 거야.”전태윤은 근처에 있는 두 아이가 즐겁게 노느라 주의하지 않은 틈을 타 하예정을 품으로 당겨와 힘써 껴안고는 바로 놓아주었다.“여보, 앞으로 다시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2화

    하예정은 아이들이 장난치는 것을 볼 때마다 자기는 언제쯤이야 아이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곤 한다.전태윤은 아내를 너무나도 잘 알아 위로하는 말을 한마디 한 것이다.하예정은 머리를 남편의 어깨에 기댔다.놀다가 지친 두 아이는 다시 어른들 쪽으로 뛰어왔다.용정은 너무 빨리 달린 나머지 부주의로 작은 돌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우빈이는 얼른 친구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전태윤과 하예정도 벌떡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달려갔다. 우빈이는 아직 어려 포동포동한 용정이를 일으켜 세울 수가 없었다. 결국 하예정이 용정이를 땅에서 일으켜 안았다.용정이는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예정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넘어진 게 아프지 않냐고 묻자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긴 것만 같았다. 이에 용정이는 눈가에 눈물이 맺혔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저으며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하예정은 용정 옷의 먼지를 털어주었고, 눈가에 눈물이 고여있는 것을 보고 또 휴지를 꺼내 부드럽게 눈물을 닦아 주었다.“등이 다쳤어 아니면 머리가 다친 거야?”용정이는 뒤로 넘어졌다.하예정은 어디 다친 데는 없나 확인하려고 용정이의 옷을 위로 당겨 올렸다. 아이의 등에 알 수 없는 문양들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멍해졌다.전태윤도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전씨 그룹의 대표가 아니랄까 봐 반응이 빠른 그는 침착하게 용정의 등을 한번 쭉 훑어보아 등에 상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옷을 내려 등의 도안을 가렸다.“이모부, 용정의 등에...”“아무것도 아니야, 우빈이도 아무것도 못 본 척 절대 입 밖에 내지 마, 알겠어?”전태윤은 처음으로 엄숙한 태도로 우빈이에게 요구했다.우빈이는 이모부의 엄숙한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절대 다른 사람과 말하지 않을게요.”하예정은 원래 몇 마디 묻고 싶었지만 남편이 조카에게 하는 말을 듣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그들 부부는 용정의 머리 쪽도 확인해 보았는데 아무 곳도 다친데가 없었다. 꼬마 녀석은 그저 넘어진 게 아픈 것뿐인 것 같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3화

    “이모.”우빈이는 질투로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용정에게 이모를 빼앗겼다고 생각한 것이었다.우빈이도 참지 못하고 이모의 품으로 들어갔다. 용정과 겨룰 기세였다.하예정은 웃으면서 조카를 한 번 껴안고는 두 어린 녀석을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따라 일어나 한 손에 한 사람씩 잡고 말했다.“밖에서 충분히 오래 놀았으니까 이젠 집으로 돌아가자.”전태윤은 우빈이의 다른 한쪽 손을 잡았다.부부는 아이 둘을 거느리고 있으니 네 식구처럼 보였다.집안으로 돌아온 하예정은 모연정에게 용정이 넘어진 것을 알려주었다.모연정은 급히 끌고 와서 검사하려고 하다가 뭔가 생각났는지 용정의 옷을 들어보려다 멈추고 용정의 어깨를 잡고는 관심 조로 그에게 물었다.“넘어진 곳은 아프지 않아?”“아파요, 하지만 예정 이모가 안아주니까 아프지 않아졌어요.”꼬마는 이렇게 대답한 후 잠시 생각을 하더니 한마디 더 보탰다.“예정 이모 몸에서 엄마와 같은 냄새가 나요. 예정 이모 너무 좋아요.”모연정은 웃으며 말했다.“누구든 만나기만 하면 좋은 거야?”그녀의 두 어머니, 은서윤 등 사람들을 대할 때에도 용정은 모두 좋다고, 너무 좋다고 말하곤 했다.사실 용정은 자기에게 진심으로 잘해주는 사람이기만 하면 누구든지 좋아했다. 비록 그는 아직 어리지만 누가 자신에게 진심인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그저 밖으로 말하지 않을 뿐이었다.어떤 일은 굳이 말할 필요 없이 마음속으로만 알고 있으면 됐다.용정은 어머니의 웃음에 약간 쑥스러웠지만, 여전히 뻔뻔스럽게 어머니의 목을 껴안고 그녀의 품에서 애교를 떨며 말했다.“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어머니뿐이에요.”모연정이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용정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큰 도련님이라고 공손히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곧 모연정의 품에서 빠져나왔다.그러고는 우빈의 손을 잡고 말했다.“우빈아, 동생들 보러 가자.”준성 아저씨는 그가 어머니의 품에서 애교 부리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용정은 예준성을 많이 무서워했다.예준성은 사실 용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4화

    예준성은 또 전태윤 부부와 인사를 나눈 후에야 마침내 사랑하는 아내 옆에 앉았다.모두들 수다를 떠니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귀한 손님이 방문했기에 예씨 집안의 사람들은 모두 중앙의 본채에서 떠들썩하게 식사를 했다.그중 두 할머니가 가장 기뻐했다. 나이가 든 탓일까? 둘은 자손들이 온 집안에 가득 찬 장면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저녁이 되고 하예정은 조카를 재우는 사이에 자신도 잠시 졸았다.문 여는 소리에 깨어나자 전태윤이 문을 밀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아직 안 잤어?”전태윤은 부드럽게 말했다.“준성 씨와 얘기가 길어져서 당신 먼저 잠든 줄 알았어.”“우빈이를 재우다가 잠이 들 뻔했어요.”전태윤이 다가오자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용정의 등에 있는 알 수 없는 문양은 뭘까요? 문신을 새긴 것 같은데... 어린애 등에 그런 것을 새겼으니 그때 얼마나 아팠을까요?”전태윤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어찌할 방법이 없는 이상 누가 자기 핏줄에게 그런 것을 새겼겠어.”“용정의 신분은 수수께끼일 뿐만 아니라 절대 원만한 신분도 아닐 거야. 예준성 부부가 용정이를 친자식처럼 대하면서도 곁에 두고 키우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어떤 일에 연루될까 봐서일 거야. 용정은 아직 어리고 계속 감싸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릴때 부터 미리 기초를 다져둬야지.”“겨울 의사가 용정을 마음에 들어 해서 모연정은 용정이를 정겨울에게 제자이자 아들로 보낼 생각인 것 같아. 신의 세대의 괴짜들에 대한 전설도 적지 않잖아. 필요할 때가 오면 나서줄지도 몰라. 한 사람을 건드리기만 하면 한 무리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셈이라 감히 건드리는 사람은 많지 않아. 게다가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라 어디를 가든 기척을 남기지 않아. 그러니 용정이 신의를 따라가는 것이 훨씬 안전해.”하예정은 겁에 질린 듯 조용히 물었다.“설마 누군가가 용정을 쫓는 것은 아니겠죠? 아직 세 살도 안 되는 아인데.”전태윤은 깊이 잠든 우빈이를 바라보았다. 우빈이는 용정과 사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5화

    “내일, 내일 우리 우빈이을 데리고 관성으로 돌아가요.”하예정은 조카을 데리고 예진 리조트를 떠나기로 했다. 어린아이는 일을 오래 기억하지 못해 관성에 돌아간 후 용정과의 접촉이 줄어들면 자연히 이 일을 잊게 될 것이다.전태윤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좋다고 하면 당신이 내가 당신들이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고 말할까 봐 무서워. 또 안 된다고 하면 우빈이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용정에게 물을까 봐, 혹시라도 용정의 옷을 들춰볼까 봐 두려워. 아이의 호기심은 매우 강하니까.”“본의 아니게 이런 비밀을 알게 되지만 않았더라면 예정된 날짜를 따라 돌아가려 했어요.”하예정은 자신이 용정의 등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용정의 등에 문신을 새긴 사람은 틀림없이 용정의 가족일 것이다.전태윤의 말처럼 오죽하면 그렇게 어린아이에게 문신을 새겼을까?“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이틀간은 더 놀아도 돼. 예진 리조트에 있는 이상 두려워할 것이 없어.”전태윤은 와이프를 위로했다.“아마도 하늘의 뜻인가 봐.”온 지 이틀 만에 떠나면 너무 서두르는 것 같고 게다가 모연정과 함께 내일 아이들을 데리고 선우 집에 가서 은서윤을 찾아 놀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갑자기 마음을 바꾸면 의심이 생기기 쉬웠다.“그럼 이틀만 더 놀아요.”전태윤은 응하고는 말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일찍 자.”그는 아내 곁에 앉아 그녀를 껴안고 볼에 뽀뽀를 하고는 나지막이 말했다.“여긴 남의 집이니까 잠시 참는 거야.”하예정은 서둘러 남편을 밀어내고는 우빈의 옆으로 가 누웠다.전태윤은 작은 소리로 웃었다.밤이 조용히 흘러갔다.어둠이 지나고 동으로 떠오르는 해가 눈부신 아침 햇살을 비췄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강성.아직 꿈속에 있던 고현은 휴대폰 벨 소리에 잠이 깼다.그녀는 화가 잔뜩 났다.평일에는 일이 바빴기에 일요일이 되어야만 푹 쉬고 늦잠을 잘 수 있었다.그런데 이른 새벽에 누군가가 전화를 하다니... 그녀는 눈도 뜨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6화

    고씨 집안 저택에 가서 뭘 하는 거지?부모님이 전호영을 좋아한다는 것을 생각하자 고현은 더 이상 침대에 앉아 있을 기분이 아니었다. 더 이상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부모님이 말만 번지르르한 전호영에게 넘어갈까 봐 두려웠다.고현은 부모님이 자기 결혼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20년 넘게 남장을 해온 그녀는 일찍이 남자로서의 생활에 익숙해졌다.하지만 그녀보고 아내를 찾으라면 그것 또한 불가능했다.어떻게 말해도 그녀는 여자니까 결혼한 후 아내에게 진정한 결혼 생활을 줄 수 없다.하지만 고현은 누구에게 시집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여자로서 생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살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치마를 입은 적이 없었다.게다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를 만나지도 못했다.부모님도 그녀가 너무 훌륭해서 그녀와 어울릴만한 남자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그리하여 그녀의 혼사를 걱정하면서도 재촉하지는 않았다.만약 전호영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고현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고 평생 솔로로 살 수 있었을 것이다.전호영은 전씨 일가의 셋째 도련님으로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 그녀도 사실 전호영의 재능에 대해 마음속으로 인정했다. 전씨 일가는 가풍도 좋아 비록 두 집안의 거리가 좀 멀다고는 하지만 부모님이 전호영을 사위로 삼으려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주말엔 부모님을 만나러 고택에 갈 줄 알았어요. 그래서 여기로 찾아온 거예요. 대표님, 아줌마가 아침 같이 먹자고 하셨어요, 일찍 오세요, 기다릴게요.”전호영은 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었다.고현은 안색이 안 좋았다.전호영은 그녀의 집을 아예 자기 집으로 여기고 있었다.고현은 일어나기 싫었지만 최대한 빨리 일어났다. 그녀는 남자로 분장할 시간이 좀 필요했다. 30분 후.고현은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큰 별장을 떠나 고씨 일가의 저택으로 향했다.집에 채 들어가기도 전에 부모님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묻지 않아도 전호영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남자는 사람을 참 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87화

    고현은 표정이 어두워지며 꽤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엄마, 저는 주말에 되어서야 겨우 쉬잖아요. 주말엔 스스로 깨어나고 싶을 때까지 자고 싶어요. 그리고 보통 하루 쉬고는 나가서 놀곤 하거든요. 이게 출근하는 것보다 더 피곤해요. 게다가 호영 씨도 바쁜 사람인데 어떻게 감히 호영 씨에게 부탁할 수 있어요?”그러자 아버지가 말을 받았다.“확실히 호영 씨가 고현이를 데리고 놀러 다니게 할 수는 없는 일이지. 고현이가 호영 씨를 데리고 노는 건 어때? 여긴 강성이니까 호영 씨보다는 고현이가 더 잘 알지 않겠어?”고현은 굳은 얼굴로 말하지 않았다.전호영은 웃으며 말했다.“필요할 때 고현 대표님께 가이드를 부탁해야겠네요.”“어디로 놀러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고현이에게 말해요. 차갑고 상대하기 싫어하는 태도이긴 하지만 어쨌든 강성 사람이니 어느 곳이 재미있는지, 어느 가게가 맛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거든요.”“이렇게 말씀하시면 앞으로 정말 사양하지 않을게요.”진미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 내가 호영 씨 제일 좋아하는 거 알죠?”그녀의 두 아이의 말솜씨는 전호영 한 사람에게도 미치지 못했다. 전호영은 그 어떤 화제라도 말을 받을 수 있었기에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진미리는 이 아이가 마음에 쏙 들었다.“엄마!”부모님의 전호영에 대한 태도는 고현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부모님은 아예 전호영을 사위처럼 대한다고 생각되었고 심지어 그녀를 한시라도 빨리 전호영의 침대로 보내고 싶어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현은 이제 겨우 28살이다.늙은 나이도 아닌데 뭐가 그리 급한 걸까?만약 꼭 시집가야 한다면 서른 살이 된 후에 다시 고려해 볼 생각이었다.“고현아, 호영 씨는 멀리서 온 손님이니 잘 대접해야지. 얼굴 좀 펴고, 빚이라도 진 듯한 얼굴 하지 말어.”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딸이 남장하도록 묵인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그는 딸이 잠시 남장하다가 말 거로 생각헸는데 20년 동안 남장을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6화

    “기자들이 모여있든 말든 저는 상관없어요. 저의 경호원들과 회사 경비실 직원들이 제가 회사에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보장할 거예요. 하지만 저한테서 답을 얻지 못하면 호영 씨에게 매달릴지도 모르니 호영 씨도 조심하세요.”고현이 연예기자를 처음 상대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긴장하지 않았다.전호영은 그녀의 남자 친구이다.연예 기자들도 전호영의 곁을 맴돌며 혹시 그도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그녀에게 구애하지 않았냐며 그에게 매달릴 것이다.전호영은 웃으며 대답했다.“저는 무서울 것 하나도 없어요. 저에게 그런 물음을 물어본다면 제가 바지를 벗겨보지도 못했는데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으면 기자들이 더는 물어보지 못할 거에요. 어차피 사람들은 우리를 동성애자라고 생각할 텐데 제가 그런 말을 하면 기자들도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이미 저를 게이로 보고 있기도 하고 고현 씨가 여자인 걸 알았다고 해도 뭐 어쩔건데요? 저도 어제 금방 알았다고 말하면 기자들도 믿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고현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하긴, 전호영은 말재주가 좋아 연예 기자들은 몇 번이나 그의 손에 놀아났는지 모른다.전호영이 말하고 싶지 않으면 기자들이 제아무리 애써봤자 그의 입에서 실오라기 하나도 건질 수 없을 것이다.그리고 전호영은 화제를 돌려 연예 기자들의 주의력을 딴 곳으로 끌어가면서 기자들을 되돌려 보낼 것이다. 그러다가 기자들은 떠난 뒤에야 또 그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예전에 고현과 전호영의 일에 관해 연예 기자들에게 쫓겨 다녔을 때 연예 기자들은 모두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녀의 주위를 맴돌지언정 친근해 보이고 그들을 배척하지 않는 전호영의 주위를 맴돌지 않았다.연예 기자들은 왠지 전호영이 그들을 원숭이 놀리듯 조롱당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는 전호영을 찾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현은 옷을 갈아입고 욕실에서 늠름하고 멋진 예전의 모습으로 나왔다.전호영은 사랑하는 여인을 보며 휘파람을 불며 농담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5화

    전호영은 정돈을 마친 후 노크했다.“현이야, 나야, 호영이”방금 잠에서 깨나 침대에 아직 누워 있던 고현은 노크 소리를 들고 마지못해 일어나 문을 열었다.“좋은 아침!”전호영은 꽃다발을 내밀면서 그윽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꽃처럼 매일 환하게 웃을 일이 가득하길 바랄게.”고현은 호영과 꽃다발을 번갈아 보다가 꽃을 건네받으면서 물었다.“고작 이 꽃 선물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찾아온 거야?”“아침 같이 먹으려고 왔지, 꽃은 덤으로 선물하는 거고. 내가 선물 한 꽃이 향도 좋고 예쁘다고 했잖아. 매일 선물 해줄게. 매일 싱싱하고 이쁜 꽃다발을 받는 게 좋지 않아?”고현은 꽃다발을 든 채 뒤돌아서서 말했다.“내가 싫다고 해도 매일 보낼 거잖아.”전호영은 구애하는 데 있어서 고현의 말을 들은 적이 없이 줄곧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왔고 고현은 그런 전호영이 귀찮다 못해 한 대 패주고 싶을 정도였다.맨 처음 호영은 고현의 부모님을 공략해 자신의 편을 들어주게끔 만들더니 나중에는 고씨 그룹도 자유롭게 출입하곤 했다.“네가 없이도 난 아침밥 잘만 먹었어.”고현은 입으로는 전호영이 너무 강압적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꽃 선물을 한다고 나무랐지만 어느새 꽃을 꽃병에 꽂아 넣고 한 발짝 멀리서 구경했다.방으로 들어온 전호영은 아직 잠옷 차림인 고현을 보더니 옷방에서 옷을 꺼내 건네 주며 말했다.“요즘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 아침에는 특히 더 추워, 얼른 옷 갈아입어,그러다 감기 걸리겠다.”고현은 별다른 얘기 없이 옷을 건네받고는 말했다.“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어, 옷 갈아 입고 올게.”“그래.”어젯밤 일이 생각 난 호영은 큰 목소리로 말했다.“어제 네가 여자 옷을 입은 일이 강성에 다 퍼졌어, 오늘 아마 인기 검색어가 돼 있을 거야, 너희 회사랑 고성 호텔에 기자들이 잔뜩 모여 있을걸. 오늘 회사 나가지 말고 하루 쉬는 건 어때?”회사랑 고성 호텔은 고현이 매일 가는 두 곳이었다.연예기자들은 고현이 여자가 맞는지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4화

    병실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밤은 깊어져 가고 북적이던 도시도 점점 고요해져갔다.다음 날, 마이바흐 한 대가 고현의 별장 앞에 세워져 있었다.손에 꽃다발과 예쁜 쇼핑백을 든 전호영이 차에서 내려 벨을 눌렀다.한참이 지나서야 문을 연 집사는 문 앞에 서 있는 전호영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좋은 아침이에요, 전 대표님, 저희 대표님께서 아직 주무시고 계셔요.”고현은 어젯밤 늦게 집에 돌아왔다. 사실 일도 바쁘고 접대도 많아서 매일 집에 늦게 돌아오곤 했다.고현은 어젯밤 파티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았었다.그녀는 친분이 있는 몇몇분의 대표님들과 인사를 건넨 뒤 비즈니스를 나누고는 전호영과 같이 파티장을 떠났다.고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온 그녀는 곧바로 남장으로 바꿔 입었다. 대신 가짜 복근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워낙 살쪄 보이지 않는 데다가 날씨도 추워서 옷 한 벌 더 입고 겉에 양복을 걸치면 남들 눈에는 여전히 멋진 고씨 집안 도련님이었다.그 후 고현은 여의 팰리스로 돌아와 잠을 잤다.전호영은 웃으며 집사와 얘기했다.“괜찮아요, 안 깨울 거예요. 제가 일찍 도착한 거예요. 늦게 오면 아침을 같이 못 먹을까 봐서요.”집사는 전호영의 차를 보고는 물었다.“대표님, 안쪽에 주차해 드릴까요?”“괜찮아요, 밖에 세워둬도 아무 일 없어요.”그곳에 주차하면 기자들이거나 고씨네 친척들이 별장 문 앞에 모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오히려 방지할 수 있었다.집사는 별장 문을 닫았다.“이모님, 무슨 얘기 못 들으셨어요?”전호영은 집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집사는 전호영이 자신과 고현의 연애에 관해서 물어보는 줄 알고 대답했다.“얘기 많이 들었어요. 전 대표님과 저희 도련님 두 분께서 좋으시면 되죠, 남들 신경 쓸 필요가 뭐가 있어요.”전호영과 만나기 시작한 후로 고현의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졌다.전호영은 웃으며 답했다.“하긴 그렇죠. 내 갈 길 가는데 남들이 뭐라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집사는 아직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3화

    “윤미의 결혼을 생각하면 나도 걱정이 태산이야. 걔는 보통 사람들이랑은 달라.”윤미는 혼자 아이를 낳아 후계자로 둘 생각이었다. 남편 없이 아이만 원하는 윤미의 생각에 이 가주도 머리가 아주 복잡했다.비록 이 가주와 정화의 오랜 결혼생활에도 결국 금이 생겼지만 수십 년간 부부생활을 해온 만큼 사랑까지는 아니라도 정은 남아있었다.노년이 됐을 때 동반자가 있으면 적어도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자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나이가 들면 다들 가정을 차리게 되고 또 일과 육아 때문에 부모는 뒷전일 게 분명했다.결국 곁에 남는 것은 동반자일 뿐.정화와 윤정의 해프닝이 있고 난 뒤에도 결국에는 윤정이만 내쳐지고 정화는 수술하는 것에 그치고 집에서 쫓겨나지는 않았다.이 가주는 정화가 나중에 해코지할 걱정도 없었다. 그녀는 이씨 집안의 실세이고 윤미가 후계자가 된다고 할지라도 윤미는 이 가주랑 더 친하고 정화랑은 아무 감정도 없었기 때문이다.정화가 이 가주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은 것을 고려하면 이 가주가 나이가 들어 걷지 못할 때가 온다고 해도 어쩌면 그땐 정화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이 가주는 윤미가 그냥 아무 남자나 만나 후계자가 될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결혼해서 남편이랑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보내기를 바랐다.정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친딸이랑 친하지도 않았고 또 그녀의 결혼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도 아니었다.얼마 전에도 남자 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하자 좋아하기는커녕 상대가 돈만 많고 능력 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나무랐다.이씨 집안은 데릴사위를 찾는 상황인데 데릴사위가 되기를 원하는 남자가 몇이나 되겠는가?이씨 가문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면 정화도 애당초 데릴사위가 될 일은 없었다.정화는 자신과 이 가주의 친딸이 나중에 이씨 가문의 주인이 되면 젊었을 때 체면이 구겨졌더라도 그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아이가 뒤바뀌었고 다시 제자리로 되돌려졌을 때에는 이미 부녀지간의 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2화

    이 가주는 미소를 띠었다. 어쩐지 마음을 내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사실 속으로는 고현이 자신의 사위가 됐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이 가주가 생각하기에 고현이 윤미를 대하는 매너는 아주 좋았다.윤미는 비록 절세 미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미모 하는 여자였다. 아무렴 정화와 이 가주의 친딸인데 외모가 뒤쳐질 리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젊었을 때는 인물들이 좋았고 특히 정화는 젊었을때 이 가주의 눈에 쏙 들 정도로 아주 꽃미남이었다.이 가주는 윤미가 고현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고현이 그동안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받아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냥 본인이 여자라서 그럴 수 없음을 알게 됐다.“고현이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그럼 왜 전호영이랑 만나는 건데?”“알아맞혀 봐.”“전혀 모르겠는데?”이 가주는 설명에 나섰다.“고현이 오늘 이브닝드레스르 입고 송씨네 파티에 갔는데 송씨네 안주인이 고현의 엄마랑 친분이 있어서 현이한테 몇 마디 했나 봐. 그런데 고현이가 자기는 여자라고, 평소에는 편리함 때문에 그냥 남자처럼 하고 다니는 거라고 했대.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현은 도련님이 아니라 아가씨인 거지. 남장하고 다니는 아가씨. 걔가 여자인데 어떻게 우리 딸을 마음에 두겠어? 전호영이랑 만나는 게 정상인 거지.”정화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고현이 여자라고? 진짜로?윤정이가 알면 얼마나 속상해할까?정화가 맨 처음으로 든 생각은 윤정이가 속상해할 것이었다.사실 윤정이가 지금 어디서 뭐 하고 있는지 아무도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이씨 집안에서 한 푼도 없이 쫓겨난 윤정이는 별장 부근에서 떠돌이 생활하고 있었고 그마나 정일범이 정 때문에 아무도 몰래 윤정이를 자신의 별장으로 데려가 잠시 지내도록 도와주었다.그는 엄마랑 아빠가 병원에서 돌아오고 엄마의 화가 좀 가시면 윤정이에 대해 사정을 들려고 생각 중이었다.집으로 다시 돌아오게는 못해도 살길은 마련해줘야 하지 않겠는가.지금 윤정은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가 되었다.정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1화

    발 없는 말이 천리 가는 법, 모든 여자의 이상형인 고씨 가문의 주인, 고씨 그룹의 대표가 여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소문이 금세 강성 상류사회에 퍼졌다.그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라 턱이 빠질 지경이였다.심지어 병원에서 정화의 병간호를 하고 있던 이 가주도 이 소문을 듣고 깜짝 놀랐다.병실 침대 옆에 앉아 있던 그녀는 갑자기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그런 거였군, 역시 그런 거였어.”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혼자 중얼중얼하는 아내를 보며 정화는 영문을 몰라 당황해했다.정화는 거세함으로써 수십 년간 해왔던 결혼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고 또 자신의 오랜 희생과 맞바꾼 정가네 재부를 지킬 수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단지 아내 곁을 지키는 일만 남았을 뿐.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비록 수술을 했어도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생긴 틈은 결국 완벽히 봉합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내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자신의 실체를 아이들에게 까발리지 않고 체면을 지켜준 것이었다.하지만 그녀가 기분이 나쁘면 언제든지 그와 등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니 병상에 누워 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마음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여보, 무슨 일 있어?”정화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상상도 못 할 빅 뉴스가 있어.”이 가주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십 년이나 늙어 보이는 데다가 이제 남자구실도 못 하는 정화를 바라보자니 이 가주는 깨 고소했다.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남편에게 물었다.“당신이 좋아하는 그 불여우가 고현에게 대시해도 왜 아무런 결과가 없는 줄 알아?”정화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해명에 바빴다.“여보, 나랑 윤정이는 정말 아무 사이 아니야. 사람들이 모함한 거라니까. 그날 밤, 우리 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여보도 잘 알잖아. 게다가 다들 잘 아는 사람들이고. 윤정이는 내가 딸처럼 생각하는 아이야.”정화는 바람둥이가 분명했다. 바람을 피운 전적도 있고 또 항상 기회를 엿보는 사람이지만 윤정이한테까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0화

    오늘 밤 약속 자리에는 원래 고현이 참석해야 했지만, 고현이 오후에 회사로 돌아오지 못하는 바람에 고빈이 나서서 약속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고빈은 고현의 쌍둥이 동생으로 여러 방면에서도 매우 훌륭하지만, 고현과 비교하면 능력이 좀 떨어졌다.“제 형이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우리 형이 문제를 만드신 거예요. 그리고 그 문제가 저를 찾아온 거죠.”고빈의 말이 끝나자마자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그는 또 사람들에게 말했다.“또 전화가 왔네요. 왜 우리 부모님께 전화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저한테 전화를 걸어 뭐 하려는 건지. 저와 저의 형은 20년 넘게 형제로 살긴 살았지만, 함께 잠을 자 본 적도 없고 함께 샤워도 해보지 못했는데 제가 어떻게 우리 형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겠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형이라고 불렀는데...”고진호 부부가 고빈에게 사실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알려주었을 때 고빈은 이미 성인으로 되었다.하지만 고빈은 확인한 적 없었다.고진호 부부가 고현이 여자라고 하니 고빈도 그녀가 여자인 줄로만 알았다.‘우리 부모님이 날 속인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은 대체 여자예요? 남자예요?”고빈은 해명했다.“우리 형이 오늘 밤 연회에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참석했는데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네요. 저에게 우리 형이 호영 씨를 위해 치마를 입은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셨는데 우리 형은 호영 씨를 위해 치마를 입은 것이 분명해요. 호영 씨도 예전에 우리 형을 위해 치마를 입은 적 있거든요. 두 사람이 똑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면 정말 한 가족답네요.”고빈은 말을 마치고 진미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진미리가 휴대전화를 꺼놓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고진호의 핸드폰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 꺼져있었다.“어쩐지 저에게 전화가 오더라니, 우리 부모님께서 전화를 꺼놓으신 거였군요. 이미 예상하셨을 거예요.”또 다른 전화가 걸려오자 고빈은 바로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버렸다.전화가 터질 것만 같았다.고빈은 전화를 바지 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9화

    “고... 고 대표님, 지금 고 대표님이 여자라고 하신 거죠?”송씨 가문의 딸 송은하는 말을 더듬으며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고현과 송은하는 서로를 쳐다보았다.송은하는 그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아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고현이 제발 말해줬으면 했다.비록 송은하는 고현을 짝사랑하고 고현의 대답도 받지 못해 단념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고현이 남자이기를 바라고 있었다.적어도 자신의 안목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고 싶었다.만약 고현이 정말로 여자라면 송은하의 안목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될 것이고 따라서 고현을 남자로 착각해서 짝사랑하게 된 셈이다.송은하는 생각만 해도 어이가 없었다.그녀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전부 침착할 수 없었다.고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저는 여자예요. 믿지 마실지는 여러분 몫이지만요.”그녀는 더 설명하려 애쓰지 않았다.전호영 때문만 아니라면 고현은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설명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고현은 심지어 전호영의 손을 잡고 높이 들어 모두에게 말했다.“저와 호영 씨는 모두 정상적인 사람이에요. 호영 씨도 게이가 아니고 저도 게이가 아니에요!”많은 사람은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 제가 아는 지인을 봤는데 얼른 가서 인사드리고 올게요.”고현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소화할 시간을 주려고 했다. 그녀는 익숙히 아는 대표님을 보더니 몸을 일으켜 전호영과 함께 그 대표님께 인사하러 갔다.다만 고현이 인사하러 가는 그 대표도 그녀가 치마를 입은 모습을 보더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고현도 설명하기 귀찮아 태연한 모습으로 모두에게 인사하고 사업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예전에 고현은 연회에 참석할 때 다른 사람이 준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전호영과 함께한 뒤로 마시기 시작했다.전호영과 함께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고현은 걱정하지 않았다.전호영은 그 누구에게도 고현을 모함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오늘 밤 사람들은 이 연회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8화

    과연 사실일까?고현은 원래 여자였는데 남자 분장하며 살았다고? 아니면 지금 남자인데도 치마를 입고 여자 행세를 하고 있단 말인가!모두가 고현 때문에 의문을 품었으나 아무도 감히 다가가서 물어보지 못했다.어떤 사람들은 고씨 가문과 사이가 매우 가까웠기에 고진호 부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고진호 부부는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송국호의 안내로 별장 안으로 들어온 고현은 우아하게 자리에 앉았다.송국호의 며느리 김지윤은 고현을 몇 번이고 쳐다보면서 몇 번이나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전부 배속으로 삼켰다.김지윤과 진미리는 함께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해본 사이라 꽤 친한 사이였다.“저한테 하시고 싶은 말 있으면 하셔도 돼요.”고현은 김지윤이 계속 자신을 뚫어지라 쳐다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도 말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송국호도 그의 며느리 김지윤을 바라보았다.김지윤은 쑥스러워하며 말을 건넸다.“드레스가 너무 예쁜 것 같아서 그래요. 전 대표님께서 선물하신 건가요? 어디서 제작하신 거예요? 저도 맞추러 가야겠어요.”전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제가 선물한 치마가 아니라고 고 아주머니께서 사준 거예요.”전호영이 고현에게 치마를 선물해봤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그 뒤로 고현이 겨우 전호영에게 치마를 한 번 입어 보이긴 했지만, 그 치마들을 여전히 받지 않았다.고현이 받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전호영도 그녀에게 치마를 선물하지 않았다.고현은 오늘 밤 치마를 입고 연회에 참석할 계획도 전호영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만약 전호영이 알았더라면 그는 고현에게 더 예쁜 치마 몇 벌을 미리 선물했을지도 모른다.오늘 밤 고현이 입은 이 드레스는 예쁘긴 한데 등도 드러내놓지 않고 너무 보수적이었다. 다른 재벌가 딸들은 어깨나 등을 드러내놓는 드레스를 입었다.김지윤이 되물었다.“고씨 사모님께서 구매한 거라고요?”그녀는 고현이 입은 드레스가 전호영이 선물한 거로 알고 있었다.송씨 가문의 사람들도 남들처럼 고현이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