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이 누구인지 모르는 학부모들은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먼저 유혹한 사람은 저 여자야. 우리 아들이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니 때리라고 이남자한테 지시까지 했는데 이렇게 쉽게 끝날 수 없어!”박서준은 검은 눈동자로 냉랭하게 그들을 흘겨보며 말했다.“나의 변호사가 그들이랑 잘 해결해 볼 거니 절대 쉽게 넘어갈 수는 없을 거야!”공공장소에서 낯선 여자를 희롱한 것도 모자라 술병으로 때리려고 했는데 이대로 쉽게 끝날 수는 없지.”그의 말투를 들은 몇몇 학부모들은 연합하여 욕하기 시작했다.“헛소리하지 마! 분명히 이 불여우가 이
이 말을 들은 박서준은 입꼬리를 심하게 실룩거리며 천천히 박서연의 옆으로 걸어가 온기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상후의 진료비는 이미 수납이 끝났고 그가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후속 치료도 사람을 시켜 지켜볼 거니 걱정하지 마.”곽서연은 그의 눈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 삼촌. 잠시 후 저는 선배랑 함께 학교에 돌아갈 거니 먼저 가서 일 보세요.”“나한테 할 말 없어?”그의 질문을 들은 곽서연은 방금 그녀가 한 말을 박서준이 다 들었다는 것을 알았다.입술을 꿈틀거리며 병실에서 나온 곽서연의 눈시울
박서준이 나타나자 입가에 우아한 미소가 번진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준아, 일하는 데 방해한 건 아니지?”낯익은 기숙사를 한번 바라본 박서준은 말했다.“아니, 괜찮아. 왜 호텔 아닌 기숙사에 투숙한 거야?”“교류 시간이 길다 보니 호텔비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호텔비 부담하기가 힘들어. 이 학교 기숙사는 조건이 좋아서 나는 무척 마음에 들어.”“마음에 들면 됐어. 내가 밥 살 테니 얼른 차에 타.”차에 타려는 순간 뒤에서 학생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심 선생님.”고개를 돌린 심은하는 그들
이 광경을 본 곽서연은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심하게 찔린 것만 같았고 이 순간 눈시울도 못난 듯이 붉어졌다.곽서연은 박서준이 감정이 없는 기초에서 심은하에게 저렇게 친밀한 행동을 할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기에 그는 진심으로 마음이 설렜고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이런 생각을 하자 곽서연의 온몸은 얼음물에 흠뻑 젖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심장 가장 깊은 곳까지 빠르게 퍼졌다.기숙사 입구에 숨은 그녀는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천천히 눈을 감아 그녀를 덮치는 마음속의 따끔한 아픔을 느끼고 있었
심은하는 온화한 표정으로 곽서연을 바라보았다.“남자 친구랑 바로 전에 헤어져서 얼마나 기다리지 않았어. 휴식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으면 돼.”남자 친구라는 말을 들은 곽서연의 손끝은 자신도 모르게 떨렸다.그녀의 예상대로 그들은 진짜 교제하고 있었다.소녀 시절부터 좋아했던 남자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고 미래에 그들은 결혼도 할 것이다.이 생각들을 하자 곽서연은 방금 정리한 정서가 다시 파도처럼 밀려오고 눈시울도 순간 뜨거워졌다.그녀의 기분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심은하는 바로 걱정스러운 눈길로 말했다.“서연아, 혹시 어디
[넌 불안감을 안고 달려온 나한테 이 모든 것이 가치가 있다고 너의 키스로 나에게 증명해 줬어]똑같이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같은 사람에게 달려왔지만 그녀는 거절당하고 심은하는 박서준의 끈끈한 사랑을 얻었다. 비교가 없으면 상처도 없는 법이다.박서준이 심은하와 교제하는 것은 그녀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 곽서연은 그제야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박서준은 진심으로 심은하와 만날 생각이었다.곽서연에게는 더는 기회가 없었다그토록 오랫동안 좋아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키스하고 또 다른 사람과 결혼까지 한다고 생각하니 곽
그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떨렸고 그 이름을 십여 초 동안 쳐다보았다.박서준은 요즘 왜 자꾸 그 애가 생각나는지 자신도 몰랐다.자신을 쫓아다니던 그녀의 모습과 자신한테 거절당한 후 괴로워하던 그녀의 표정이 떠오른 박서준의 마음은 따끔거렸다.그는 며칠 동안 곽서연이 어떻게 지내고 있고 자신에 대한 미련을 버렸는지 궁금했다.박서준은 예전처럼‘삼촌’이라고 다정하게 부르는 곽서연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었다.곧 대회 날이 되자 박서준은 혼자서 차를 운전해 대회가 열릴 장소에 도착했다.연주 홀에 들어서자 검은색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의아해하는 박서준의 모습을 본 심은하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서연이는 조만간 크면 연애도 할 거야. 게다가 두 사람은 말도 잘 통하고 상후도 서연이에게 잘해주니 시름 놓고 그녀를 맡겨도 돼.”자신의 시야에서 그들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순간 박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이 느낌이 곽서연의 연애에 대한 걱정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이 문제로 박서준은 곽명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서연에게 잘해주기만 한다면 그들은 따로 의견이 없다고 하였다.곽명원이 그렇게 말했기에 더 이상 막을 이유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