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삶은 행복하고 순탄할 것이다.다른 한편.천우가 눈을 떠보니 아림은 이미 깨어나 그의 곁에 엎드려 뺨을 괴고 그를 보고 있었다. 천우는 눈을 비비며 물었다.“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오늘에는 유치원에도 안 가는데?”아림은 입을 오물거리며 말했다.“천우 오빠, 어제 받은 돈으로 쌍둥이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어. 난 지금 언니니까 언니답게 굴어야 하잖아.”천우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짧은 다리로 침대 옆으로 달려가 서랍에서 돈 봉투를 꺼내 침대 위에 던졌다.“나도 이렇게 많아. 너랑 쌍둥이들을 위해서 아껴놓은 거야.
방금까지도 설레던 마음이 송학진의 말 한마디에 금세 사그라진 차서윤은 화가나 그의 가슴을 치며 말했다.“왜 이렇게 밝혀요. 이런 사람인 줄 몰랐네요.”“아직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어디 한번 제대로 밝혀봐?”“싫어요. 빨리 일어나서 짐 싸고 출발해야죠.”몇 가족은 차를 몰고 곧장 해변에 있는 별장으로 향했다.허연후는 차에서 내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해양 섬을 바라보며 한지혜의 배를 어루만졌다.“여보, 저기가 우리 추억이 담긴 곳이잖아. 그때 저기서 너한테 고백했었는데 기억나?”오랜만에 추억을 떠올리자 한지혜는 괜
“네. 알았어요. 삼촌, 내가 짐을 같이 옮겨줄게요.”“아니야. 괜찮아.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돼. 넌 옆에서 쉬어.”박서준은 트렁크의 짐을 하나하나 들어내어 차 옆에 놓았다.곽서연은 트렁크에 가득 찬 짐을 보며 놀랐듯 물었다.“뭐가 이렇게 많아요? 나는 캐리어 하나밖에 없는데.”“애만 셋이잖아. 쌍둥이들 물건이 제일 많아. 먹을 분유에 갈아입힐 기저귀에. 거기다 우리 형이 또 딸 바보라 치마만 한 캐리어를 넣었어. 사진 찍어준다고. 휴, 전부 다 내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은 하나도 안 하지.”박서준의 말에 곽서연은 웃으
곽서연은 웃으며 박서준의 팔을 잡고 말했다.“삼촌이 있으면 두려울 거 하나도 없어요. 서핑하러 가요.”두 사람이 함께 해변에 도착하자 몇 명의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노느라 정신이 팔려 아무도 두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았다.곽서연은 고개를 들어 박서준을 보며 말했다.“삼촌, 나도 서핑하고 싶은데 같이 가면 안 돼요?”박서준은 백사장에 유유히 앉아 있는 곽명원을 보며 말했다.“너희 삼촌한테는 왜 안 가는 거야?”“우리 삼촌은 숙모도 보살펴야 하고 유나도 보살펴야 하는데 나를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어요. 다들 한집 식구잖아요
조수아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천우의 통통한 볼을 꼬집었다.“서연 누나가 둘째 숙모가 되면 너는 유나를 고모라 불러야 하고 명원 삼촌을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해. 그래도 좋아?”조수아의 말에 방금까지만 해도 흥분하던 천우는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왜 어른들의 세상은 이렇게 복잡한 거야? 유나 고모는 싫은데.’하지만 천우는 곽서연을 둘째 숙모로 삼고 싶었고 둘째 삼촌의 솔로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었다.‘아, 어떡하지?’여기까지 생각한 천우는 작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안 부르면 안 돼요?”조수아는 웃으며 천우의
곽서연의 말에 박서준은 막 물을 마시려다 다시 내뿜고 멍하니 곽서연을 쳐다보며 의아한 듯 되물었다.“뭐라고?”곽서연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삼촌, 연후 삼촌도 눈치를 챘는데 삼촌은 왜 아무것도 몰라요? 나 삼촌 좋아해요.”곽서연의 말에 충격을 받은 박서준은 그녀의 예쁘장한 얼굴을 한참 뚫어지라 쳐다보다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너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고 하는 거야?”곽서연은 더는 애매하게 박서준의 옆에 있고 싶지 않았고 이미 일이 여기까지 벌어진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삼촌,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
곽서연의 고집에 화가 난 박서준은 주먹을 꽉 쥔 채 가만히 서서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화난 마음이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얼마가 지났을까, 박서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별장에 들어갈 때 목욕 수건 걸치고 들어가. 감기 걸리고 열나도 상관하는 사람 없어. 난 이만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말을 마친 박서준은 몸을 돌려 떠났고 곽서연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쳤다.“삼촌, 좋아해요. 내 마음은 평생 변하지 않을 거예요.”곽서연의 외침에 박서준은 더욱 빠른 걸음으로 별장으로 돌아왔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
곽서연은 밤새 박서준의 거절하는 모습이 떠올라 한잠도 자지 못한 채 온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비록 이렇게 될 줄 알고는 있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고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박서준은 곽서연에게 있어 로망 같은 존재였고 그와 함께 있기 위해 많은 걸 바치기도 했다. 고향을 떠나 M 국에 온 것도 언젠가는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기 때문이었다.곽서연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침대에서 일어나 부은 눈을 보며 세수하러 가려는 찰나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곽서연은 박서준이 밤새 고민한 끝에 자신에 관한 생각을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