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짜릿함이 가슴을 타고 온몸으로 번지자 육연희는 참지 못하고 작게 신음 소리를 냈다.육연희는 윌리엄 요한의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 안으며 잠긴 목소리로 외쳤다.“윌리엄 요한.”육연희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윌리엄 요한은 그녀의 민감한 부위를 한 번 더 자극했다.육연희는 온몸이 욕망에 불타는 것처럼 뜨거워졌다.몸에 걸친 잠옷이 천천히 벗겨지고, 방안의 불도 어두워졌다.윌리엄 요한은 가면을 벗고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거침없이 입을 맞췄다.처음에는 부드럽게 입을 맞추더니 나중에는 전혀 통제되지 않았다.윌리엄 요한은
마치 어린 소녀가 화가 나서 투정을 부리는듯한 말투로 말했다.윌리엄 요한은 화내기는커녕 그녀의 입술을 살짝 깨물고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그럼 앞으로 날 더 미워하게 만들어 줄게. 미움은 사랑이고, 미움이 깊을수록 사랑도 더 깊어지는 거야. 여보, 내 말이 맞지?”육연희는 미간을 찌푸렸다.솔직히 말하면 육연희는 윌리엄 요한에 대해 미움도 거부감도 없었다.그 싸늘한 마스크만 빼고.육연희가 장님도 아니고 감정이 없는 냉혈인도 아닌데, 윌리엄 요한이 그녀에 대한 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육연희는 윌리엄 요한이 자기를 위해
윌리엄 요한의 말에 머루는 고집부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 윌리엄 요한의 품에 엎드려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윌리엄 요한은 머루를 안고 수의사에게 다가갔다.머루는 수의사가 주사를 놓을 때도 짖지도 않고 조용하게 검고 반짝이는 큰 눈으로 윌리엄 요한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눈을 깜박이는 사이에 윌리엄 요한이 사라질까 봐 두렵기라도 한 듯 빤히 쳐다봤다.불쌍한 머루의 모습에 마음이 아파 난 윌리엄 요한은 머루의 귓가에 속삭였다.“앞으로 다른 사람한테 안 보낼 거야. 엄마 아빠랑 같이 살자. 좋지?”머루는
“그래. 기다릴게.”30분 뒤.웨이브펌을 한 노란색 머리카락의 누군가가 에바를 찾았다.그는 손에 든 물건을 에바한테 넘기며 말했다.“나, 이거 큰돈 주고 산 거야. 그러고 보니까 이상해. 너랑 윌리엄 요한은 많은 행사에 함께 참석했었는데 왜 사진이 한 장도 없지?”에바의 눈에는 냉랭한 빛이 역력했다.“그걸 말해야 알아? 누군가 여왕 폐하가 보기라도 할까 봐 두려워서 다 없앤 거겠지.”“윌리엄 공자 사람 마음을 갖고 노네. 너랑 했던 약속은 다 잊었다는 거야? 역시 좋은 남자는 하나도 없어. 진심이라고는 전혀 없이 다 이
훤칠한 키에 잘생긴 남자가 여자를 안고 있는 사진이었다.안긴 여자는 다름 아닌 에바였고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누는 듯했다. 육연희가 충격받은 이유는 키스 때문이 아니라 남자의 손목에 찬 시계를 봤기 때문이었다.그 시계는 윌리엄 가문의 최고 명품으로 시가가 사백억 정도 나가는 전 세계에 딱 하나밖에 없는 시계였다.항상 윌리엄 가문의 도련님인 윌리엄 요한의 손목에 걸려 있다는 걸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이라면 전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물론 육연희도 시계를 찬 윌리엄 요한을 본 적이 있었다.‘그러니까, 사진에 있는 이 남자가 윌
두 사람은 맞장구를 치며 모든 책임을 에바에게 떠넘겼다.화가 치밀어 오른 에바는 얼굴빛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육연희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망칠 계획이었던 에바는 육연희가 윌리엄 부부를 초대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윌리엄 부부는 두세 마디 말로 에바와 윌리엄 요한의 관계에 대해 선을 그으며 에바를 희생양으로 만들었다.애당초 술로 에바를 취하게 한 뒤 윌리엄 요한과 관계를 맺게 했던 건 윌리엄 부부였는데 에바가 여왕의 자리를 빼앗기자 두 사람은 그 과거를 잊기라도 한 듯 인제 와서 이 모든 일을 에바에게 떠넘기고 있었다.하
육연희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결혼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주는 신혼 축하 선물이라니.조사를 멈춰주길 바라는 윌리엄 부부의 속내가 너무 뻔히 드러나는 제안이었다.윌리엄 부부는 윌리엄 가문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큰 보석 사업을 갑자기 넘겨줄 정도로 이일을 추적하는 게 두려웠다.‘여기에 내가 모르는 다른 비밀이라도 있는 건가?’여기까지 생각한 육연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면 윌리엄 요한을 대신해 고맙게 받을게요. 별일 없으시면 두 분 식사하고 돌아가세요.”모든 일이 끝나고 육연희는 침실로 돌아왔다.
기선에 올라탄 몇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섬을 떠났다.윌리엄 요한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나미연을 자리에 앉히고 연고를 상처에 발라주었다.그녀의 몸에 난 상처를 보며 윌리엄 요한은 눈물을 머금은 채 쉰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내가 꼭 복수해줄게요.”나미연은 윌리엄 요한의 머리를 쓰다듬고 웃으며 말했다.“너와 연희만 잘 지낸다면 내가 한 고생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돌아가면 날 귀국시켜줘. 그리고 나는 누구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하게 지낼 거야. 그러니 절대 날 만나러 올 생각하지마. 괜히 신분이 들키기라도 하면 큰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