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요한의 말에 시선을 피하던 육연희는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윌리엄 요한의 눈길과 마주쳤다.귓바퀴를 큰 손으로 쓰다듬으며 귓가에 엎드려 속삭이는 탓에 안 그래도 섹시한 가슴 근육이 더욱 적나라하게 보였다.육연희는 배우진과 헤어진 후에 그 어떤 남자한테도 관심이 생기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윌리엄 요한의 가슴 근육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양 볼은 불이라도 붙은 듯 뜨거웠다.하지만 육연희는 담담하게 윌리엄 요한을 흘겨보더니 전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요. 샤워
육연희는 두 손으로 이불을 꼭 쥐었다.윌리엄 요한은 육연희의 긴장감을 느끼기라도 한 듯 부드럽게 바라보며 물었다.“나 때문에 무리하지 마. 가면 쓰고 자면 돼.”육연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적응하면 돼요.”육연희는 얼굴을 이불속으로 파묻었다.하지만 공포심에 떨리는 몸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육연희가 어렸을 때 잘못을 저지르자 가짜 임다윤이 육연희를 하룻밤 꼬박 깜깜한 오두막에 가둬 놓았었다.육연희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였다.그날 밤은 육연희의 인생에서 제일 무서운 밤이었다.캄캄
다른 한편.육씨 가문 사람들은 박서준의 집으로 돌아갔다.박주영은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딸이 시집가면 엄마로서 슬픈 건 당연한 거지만, 육연희는 남자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정략결혼이라니.박주영의 한숨에 육문주는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윌리엄 요한이라는 사람에 대해 제가 다 조사해 봤어요. 믿을만한 사람이고 누나한테도 진심이에요. 두 사람 행복할 거예요.”박주영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랬으면 좋겠어. 안 그러면 연희한테 미안해서 어떡하니.”육상근은 걱정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박서준이 웃으며 천우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부드럽게 말했다.“삼촌이 장난친 거야. 화내지 마.”천우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내일 또 디즈니랜드에 데려가 주시면 용서해 드릴게요!”“근데 내일 집으로 돌아가는 거 아니었어?”“삼촌이 쓸쓸한 외톨이라서 저라도 남아서 같이 있어 드려야 하지 않겠어요?”그 말을 듣고 박서준은 웃으며 천우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아빠가 허락하면 삼촌은 너무 좋지.”지난번에 디즈니랜드에 다녀왔지만 여전히 미련이 남아 있던 천우는 금세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박서준
박서준은 곽서연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눈길이 머물렀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물었다.“온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야?”곽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건 2년 전이었어요. 여기 온 것도 그 사람 때문인데, 막상 만나 보니 그 사람이 절 전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박서준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이마를 톡 치고는 단호하게 말했다.“2년 전이면 네가 몇 살이었냐? 공부나 열심히 할 생각은 안 하고 쓸데없는 데 신경을 쓰고
천우는 박서준의 목소리를 듣자 깜짝 놀라 손으로 입을 막았다. 까맣고 큰 눈이 반짝이며 박서준을 바라봤다.박서준은 천우를 번쩍 들어 올려 작은 엉덩이를 한 번 툭 치고 웃으며 물었다.“삼촌이 늙었다고? 다시 말해봐!”천우는 금세 작은 목소리로 살살 빌며 말했다.“안 할게요. 삼촌, 제발 용서해 주세요.”“그래? 네가 무서워하는 것도 있구나. 근데 말 안 들으면 어쩌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다 없으니까, 삼촌이 혼내줄 거다.”천우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고 간청했다.“말 잘 들을게요! 삼촌도 많
“너무 좋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내가 조금 더 커서 어른이 되면 이야기하자.”“알겠어요.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 비밀 꼭 지킬게요. 삼촌한테 누나가 삼촌 아내 되고 싶어 한다는 말 절대 안 할게요.”“제발 그 얘기는 하지 말자!”곽서연은 당황한 표정으로 천우의 입을 막고 서둘러 계단을 내려왔다.아래층에서 박서준이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내려오자, 박서준은 약간 놀란 듯 말했다.“뭐 그렇게 꾸물거려? 배 안 고파?”곽서연은 식탁 쪽으로 다가가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감탄했다
곽서연은 방금 입안에 넣은 우유를 뱉을 뻔하다가 그대로 목에 걸려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천우는 깜짝 놀라 작은 손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누나, 이 아줌마 때문에 놀란 거예요?”곽서연은 한참 동안 기침을 멈추지 못해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얼굴은 창백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붉게 달아올랐다.그녀는 천우를 진정시키려 애쓰며 겨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너무 급하게 마셔서 그런 거야.”박서준은 기침을 멈춘 곽서연을 보며 무표정하던 얼굴을 살짝 누그러뜨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누가
천우는 더 이상 겁먹지 않고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박서준을 노려봤다.“흥! 이제는 고모님이랑 고모부님이 제 편이에요! 삼촌, 저 못 괴롭힐 거예요.”박서준은 천우의 기세에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네가 누가 편을 들어준다고 해서 내가 못 할 줄 알아? 밤에 네가 잠들면 몰래 널 택배 상자에 넣어서 고국으로 보낼 거야.”천우는 깜짝 놀라 윌리엄 요한의 목을 양손으로 꼭 껴안고 애원하듯 말했다.“고모부, 살려주세요!”윌리엄 요한은 천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웃었다.“걱정하지 마. 고모랑 내가 있잖아. 삼촌도 감히 널
윌리엄 요한의 신사적이면서도 절제된 감정 표현은 육연희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의 눈빛에는 깊은 진심이 담겨 있었고,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느낄 수 있었다.그의 시선을 받는 순간, 육연희는 마치 불길에 휩싸인 듯 마음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워 고개를 살짝 숙이며 어색하게 말했다.“아이가 보고 있으니, 좀 신경을 써주세요.”윌리엄 요한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알겠어. 아내 말은 무조건 들어야지.”그는 살짝 장난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윌리엄 요한의 절제된 태도와 배려는 육연희의 마음을 깊이 흔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정을 숨기려 애쓰며 담담히 말했다.“잘 잤습니다. 그런데 당신은요? 눈이 충혈된 것 같은데, 못 주무셨나요?”윌리엄 요한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입가에 미소를 띠며 낮게 웃었다.“연희야, 네가 내 걱정해 주는 거야?”그는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다정한 눈빛을 보냈다. 그의 진지하고 깊은 시선은 보는 이를 빠져들게 했다.육연희는 그의 눈을 피하려 했지만, 그 시선에 갇힌 듯 도망칠 수 없었다.그녀는 그의 충혈
임혜나는 두 사람이 서로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발을 세게 구르며 외쳤다.“박서준, 두고 봐. 이 두 대 그냥 넘어가진 않을 거야!”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홱 돌아서 나가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천우의 귀여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아줌마, 가져온 아침 가져가세요. 안 그러면 제가 또 ‘쓰레기’를 버리러 가야 하잖아요.”이미 화가 치밀어 있던 임혜나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분통이 터졌다. 결국 봉투를 성큼성큼 집어 들고, 쾅쾅거리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저택을 떠났다.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곽
“서준아, 우리 어릴 땐 정말 좋았잖아. 너도 나 잘 챙겨줬고, 뭐든 나한테 양보해 줬어. 그런데 왜 지금은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 거야?”박서준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땐 내가 널 여동생으로 생각했으니까. 우리가 계속 남매처럼 지냈다면 여전히 잘해줬을 거야. 하지만 네가 원하는 건 그 이상이라, 난 줄 수 없어.”임혜나는 사람들 앞에서 거절당하자, 얼굴이 창백해졌다. 손을 꽉 움켜쥐고 눈물이 맺힌 채로 박서준을 쳐다봤다.“그래도 그 약속은 잊지 마. 너 서른 살까지 결혼 안 하면 나랑 결혼하기로 했잖아. 그건 너도 우리
곽서연은 방금 입안에 넣은 우유를 뱉을 뻔하다가 그대로 목에 걸려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천우는 깜짝 놀라 작은 손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누나, 이 아줌마 때문에 놀란 거예요?”곽서연은 한참 동안 기침을 멈추지 못해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얼굴은 창백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붉게 달아올랐다.그녀는 천우를 진정시키려 애쓰며 겨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너무 급하게 마셔서 그런 거야.”박서준은 기침을 멈춘 곽서연을 보며 무표정하던 얼굴을 살짝 누그러뜨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누가
“너무 좋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내가 조금 더 커서 어른이 되면 이야기하자.”“알겠어요.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 비밀 꼭 지킬게요. 삼촌한테 누나가 삼촌 아내 되고 싶어 한다는 말 절대 안 할게요.”“제발 그 얘기는 하지 말자!”곽서연은 당황한 표정으로 천우의 입을 막고 서둘러 계단을 내려왔다.아래층에서 박서준이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내려오자, 박서준은 약간 놀란 듯 말했다.“뭐 그렇게 꾸물거려? 배 안 고파?”곽서연은 식탁 쪽으로 다가가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감탄했다
천우는 박서준의 목소리를 듣자 깜짝 놀라 손으로 입을 막았다. 까맣고 큰 눈이 반짝이며 박서준을 바라봤다.박서준은 천우를 번쩍 들어 올려 작은 엉덩이를 한 번 툭 치고 웃으며 물었다.“삼촌이 늙었다고? 다시 말해봐!”천우는 금세 작은 목소리로 살살 빌며 말했다.“안 할게요. 삼촌, 제발 용서해 주세요.”“그래? 네가 무서워하는 것도 있구나. 근데 말 안 들으면 어쩌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다 없으니까, 삼촌이 혼내줄 거다.”천우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고 간청했다.“말 잘 들을게요! 삼촌도 많
박서준은 곽서연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눈길이 머물렀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물었다.“온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야?”곽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건 2년 전이었어요. 여기 온 것도 그 사람 때문인데, 막상 만나 보니 그 사람이 절 전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박서준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이마를 톡 치고는 단호하게 말했다.“2년 전이면 네가 몇 살이었냐? 공부나 열심히 할 생각은 안 하고 쓸데없는 데 신경을 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