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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9 화

작가: 달코
육연희는 가면을 쓰고 있는 윌리엄 요한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봤다.

차가운 가면의 뒤편에서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해야만 나타나는 뜨거운 눈빛이 느껴졌다.

윌리엄 요한이 오늘 육연희한테 첫눈에 반한 게 아니라면, 예전부터 자기를 좋아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육연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윌리엄 요한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 오늘 처음 만난 게 확실한가요?”

육연희의 물음에 윌리엄 요한이 웃자 뜨거운 그의 숨결이 육연희의 얼굴로 흩어졌다.

윌리엄 요한은 육연희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궁금해? 그러면 빨리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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