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후는 불안한 마음에 죽사는 일은 다른 간호사에게 맡기고 다급하게 병원을 나섰다.그가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관람차는 금방 한 바퀴를 다 돌고 손님들이 하나둘씩 관람차에서 내리고 있었다.커플들이 한 쌍씩 짝지어 내려오는 모습을 보며 허연후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수많은 커플 사이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한지혜를 발견하자 허연후는 잽싸게 달려가 손목을 잡아끌었다.허연후는 한지혜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지혜 씨, 왜 혼자 왔어요?”눈앞에 허연후가 서있자 한지혜는 차갑게 그를 내치면서 취기 가득한 눈으로 노려보았다.“그럼
허연후의 허스키하고 매혹적인 목소리는 한지혜의 마음을 간지럽혔다.“지혜 씨, 지금 부끄럽죠? 얼굴은 왜 이렇게 빨개요?”허연후는 가볍게 한지혜의 뜨거운 볼을 꼬집었다. 그는 코끝을 그녀의 이마에 비비적대며 피식 웃었다.“설마 제가 방금 한 말 때문에 설렌 거예요? 지혜 씨 저 좋아해요?”아직도 의식이 몽롱한 한지혜는 잘생긴 얼굴이 눈앞에서 흔들거리자 넥타이를 잡아당겼다.한지혜는 핏기 서린 눈으로 허연후를 빤히 바라봤다.그녀의 뜨거운 숨결은 허연후의 쇄골에 닿았다.어여쁜 얼굴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24시간 편의점을 지나친 허연후는 얼른 차를 세우고 쏜살같이 달려 들어갔다.그는 콘돔 하나를 집어 들고 재빨리 편의점을 나왔다.한지혜는 조수석에 기대어 앉아 취기가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머리가 찌근거리고 아팠지만 정신은 멀쩡했기에 그들이 무엇을 하게 될지 잘 알고 있었다.한지혜는 문득 머뭇거려졌다.허연후와 성관계를 맺고 나면 더는 일을 더 이상 되돌릴 수 없게 된다.생각에 잠긴 한지혜는 방금까지도 불타오르던 욕망이 점차 식어갔다.다만, 집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기 바쁘게 허연후는 그녀를 덥석 품에 안았다.허연후는 다
허연후는 득의양양하게 웃었다.“좋아요. 이렇게 좋은 날, 지혜 씨와 제가 꼭 참석해야죠.”전화를 끊은 뒤, 조수아는 한참 멍하니 서 있었다.반나절이 지나서야 조수아는 놀란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마침 귀가한 육문주는 넋이 나간 조수아를 발견했다. 그는 한걸음에 달려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 배를 감싸안았다.“무슨 생각해? 왜 이렇게 넋이 나가 있어?”조수아는 활짝 웃으며 육문주에게 소식을 전했다.“문주 씨가 정말 딱 맞췄어. 지혜와 연후 씨가 사귄대.”육문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사귄다는 게 정확히 어떻게
조수아가 어떻게 생각하던 이 일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는 충분히 있었다.설매는 조수아의 친어머니이고 처음으로 모성애를 느끼게 해준 사람이었다.육문주는 단 한 번도 조수아에게 이 일에 대해 숨길 생각은 없었다.한껏 찌푸려진 육문주의 미간 사이에 진 주름을 보며 조수아는 마음이 아팠다.조수아는 새하얀 손을 내밀며 조심스럽게 그를 다독였다.“요즘 회사에 무슨 일이 있어? 왜 자꾸 미간을 찌푸리는 거야?”육문주는 서글픈 표정으로 조수아를 바라보았다.조수아의 통통한 볼살과 눈빛에서 육문주를 아끼는 게 훤히 보였다.육문주는 가슴
허연후는 고개를 숙여 키스를 퍼부었다.한지혜가 아무리 발버둥 쳐보아도 허연후는 열심히 혀끝을 굴리며 그녀의 입을 열었다.얼마 되지 않아 한지혜는 순한 고양이가 되어 허연후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허연후는 큰 손을 한지혜의 부드러운 가슴에 올려두어 끊임없이 문지르며 신음을 섹시하게 냈다.“지혜 씨, 이제 술 좀 깼어요?”한지혜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허연후는 피식 웃으며 한지혜와 입을 맞췄다.“좋아요. 그럼 술을 더 잘 깰 수 있게 제가 실력 발휘 좀 해볼게요.”그러자 허연후는 넥타이와 벨트를 한꺼번에 풀었다.
허연후의 말을 듣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육문주는 혀를 끌끌 찼다.“도대체 얼마 만에 성관계한 거라서 힘을 다 뺀 거야? 이 내려온 다크서클 좀 봐, 힘도 없고 숨 쉬는 것마저 벅차 보여. 잠시 후에 굴 먹고 힘 좀 내.”허연후는 화를 못 참고 육문주를 발로 걷어찼다.“방금 달려 오느라 숨이 찬 거야. 온 밤 하는 것도 모자라 나흘 내내 성관계를 해도 나의 허리는 절대로 지치지 않아.”그러자 송학진은 다리를 들어 허연후의 허리를 차자 허연후는 아파서 펄쩍 뛰었다.“송학진, 내가 드디어 연애하니까 샘이라도 난 거야
육문주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육상근에게 건넸다.“요즘 박 여사님과 자주 만나던데 무슨 단서를 못 찾았어요? 박 여사님 정체가 도대체 뭐예요?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정말 아무 기억도 안 나요?”육문주는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여주자 육상근은 길게 한 모금 들이켜고는 입을 뗐다.“주영 씨는 나의 작은 습관도 속속들이 알고 있어. 하지만 나 역시 주영 씨를 만난 기억이 없어. 이 정도 되니 내가 기억을 잃은 게 아닌가 싶어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봤는데 뇌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어. 나도 어떻게 된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