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문주는 원망 가득한 표정으로 조수아를 보았다.“수아야, 나 상처도 갈라졌는데 약만 바꾸고 사면 안 될까?”“네가 바꿔줘.”조수아는 육문주에게 이렇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면이 있는 줄 몰랐다.이 인간은 침대에서 그녀에게 매달리는 것 외 기타 시간엔 차가웠다.전엔 그녀가 오히려 더 매달렸는데, 지금은 왜 이 정도로 얼굴이 두꺼워졌을까?조수아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이를 악물었다.“밖에 나가서 오른쪽으로 회전한 다음 보이는 두 번째 건물이 바로 병원이야. 거기 가서 바꿔.”그녀는 캐리어를 전부 밖에 밀어놓은 후, 육문주를 사
의심할 필요 없이 이 사건은 확실히 조수아의 이름을 다시 한번 법조계에서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인터넷에서 다시 그녀와 육문주의 관계를 의논하기 시작했다.며칠 후 이러한 파장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침에 일어나고 보니 핸드폰에 각종 플랫폼의 수많은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에 연성빈의 전화가 걸려 왔는데, 그의 목소리는 약간 긴장되어 있었다. “수아야, 인터넷 들어가 보지 마.” 이 말을 듣자, 조수아는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눈에 걱정이 실렸다. “무슨
조수아는 서늘하게 그를 쳐다봤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 송미진이 자살 시도 한번 하면 당신은 또 겁에 질려 목숨 걸고 구하려고? 육문주 씨, 왜 당신이 진 빚을 왜 내가 갚아야 해?”“아니야. 수아야, 앞으로도 송미진 일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네가 상처받게 하지도 않을 거야.”계속 떨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보자, 육문주는 가슴이 아팠다.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큰 손으로 그녀의 등을 큰 등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는 조수아가 병에 걸릴까 무서웠고, 이 사건 때문에 자신과 관계를 끊을까 봐 무서웠다. 그동안
“아빠한테 말씀드리지 못한 게 있어요. 그 여자가 일찍이 절 찾아왔어요. 그 여자가 육엔 그룹에서 청소부로 일할 때 주년 축제에서 저한테 돈을 달라고 목숨으로 위협했어요.”“너무 힘들어서 우울증도 재발했어요. 아빠, 그러니까 저 다시는 그 여자 때문에 흔들리고 싶지 않아요. 상처를 드러내는 건 아프긴 하지만 적어도 전처럼 피하는 것보단 나아요.”이 말을 듣자, 조병윤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자신이 아픈 동안, 딸애가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는 조수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아빠가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보니 송학진이 회색 슈트를 입고 문 앞에 서 있었는데, 그의 눈엔 감출 수 없는 실망과 아픔 담겨 있었다.그는 송미진 앞에 다가가 뒤에 있던 한영미를 가리키며 물었다.“이 여자는 누구야? 왜 본가 지하실에서 나타난 건데?”송학진은 겉으로 보기엔 온화하지만 그저 보이는 모습뿐이라는 걸 동생인 송미진은 잘 알고 있었다.오빠의 독함은 육문주와 맞먹을 정도였다.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젊은 나이에 송씨 가문에 자리를 잡았을 리가 없었다.송미진은 울먹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빠, 문주 오빠가 날 버렸어. 조
육문주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저씨, 제 여자가 괴롭힘당했는데 이대로 물러설 수 없어요. 그러니 각오하시죠.”“육문주, 미진이가 널 구하려다 죽을 뻔했어. 아이를 가질 수도 없게 됐고. 벌써 잊은 거야?”육문주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내 사람을 수없이 건드렸는데 제가 그 따위 은혜를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하십니까?”그의 말은 마치 번개처럼 사정없이 송미진에게 떨어졌다.조수아를 위해서 생명의 은인인 그녀를 내치다니.그렇다면 앞으로 이걸로 육문주를 협박할 수 없잖아!이 모든 것을 깨달은 송미진은 순간 하늘이
조수아의 인스타는 매우 길었고, 육문주도 오래 보았다.그녀는 어머니가 이 가정에 대한 무책임과 아버지와 그녀에 대한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를 얘기하였다.이 글을 올리니 인터넷에서 그녀를 불효하다고 손가락질하던 풍파는 지나갔지만 그들은 또 화살을 그녀의 어머니에게 돌렸다.한영미의 사생활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찾아냈는데 겉으로 보기엔 그녀와 그녀 아버지의 불행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거지만 실은 그녀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녀가 상처를 드러내면서 따라오는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된 육문주는 고민 끝에
육문주가 말했다.“나도 보고 싶어. 근데 네 엄마가 날 보기 싫어하는 것 같아. 밀크, 엄마가 우릴 버리면 어쩌지? 나 어쩌지?”그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고 약간 잠겨 있었으며, 눈빛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담겨 있었다.밀크는 마치 그의 말을 알아들은 듯 육문주의 바지 끝자락을 물고 밖으로 끌어냈다.“밀크, 뭐 하는 거야?”밀크는 그를 향해 멍멍 짖으며 계속 밖으로 끌고 나갔다.지금에서야 육문주는 밀크의 뜻을 알아들었다.밀크는 조수아가 보고 싶었다.그는 잠시 멈칫한 후, 허리를 굽혀 밀크의 목덜미를 만지며 말했다
“네가 안고 자고 싶다면 될 일이야? 네가 그러다가 이모부한테 쫓겨 나오면 내 잘못 아니다.”둘째와 셋째는 아빠와 천우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고 신바람이 나서 쉴 새 없이 옹알이했다.육문주는 셋째를 끌어안고 볼 뽀뽀를 하며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그래도 딸이 좋아. 역시 우리 보배 딸이 제일이야. 너희 오빠 한번 봐봐. 고작 3살밖에 안 됐는데 아빠 엄마는 안중에도 없고 와이프를 입에 붙이고 살잖아.”셋째는 아빠의 따뜻한 품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입을 비죽이며 뭐라 말했다. 아기의 귀여운 모습에 심장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자리로 돌아간 송학진은 차서윤을 아래 우로 훑어보고 관심 어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는 나한테 연락해야지. 내가 걱정했잖아. 날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거 맞아?”미간을 찌푸린 채 잔뜩 화가 나 보이는 송학진을 차서윤이 빙그레 웃으며 달래줬다.“걱정하지 마세요. 강한나 씨를 만났을 때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어요. 식사하는 내내 자꾸 저희를 보면서 친구들과 뭐라고 소곤거리더군요. 그 사람들이 무슨 수를 쓸 것을 먼저 예상하고 화장실로 간 거예요. 둘째 도련님이 다가올 때 먼저 스프레이를 뿌리고
“지금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전 그런 적 없어요. 바람피우다가 송 대표님한테 잡혀서 저한테 덮어씌우려는 수작인 것 같은데요. 그만하시죠.”차서윤은 장사연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더니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그녀의 뺨을 후려치고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 남자를 이용해서 저를 망가뜨리고 제가 바람났다고 학진 씨를 불러올 수작이었죠. 이런 수작에 제가 넘어갈 줄 알았어요? 제가 바보로 보여요?”말을 마친 차서윤은 화가 가시지 않는지 장사연의 나머지 반쪽 뺨을 후려쳤다.“제가 학진 씨와 결혼한 게 마음에 들지 않는가
강한나와 친구들은 시간이 됐다 싶어 화장실을 찾아가서 문이 잠겨있다며 호텔직원을 불러 모았다.그 소식을 들은 송학진도 아림을 데리고 화장실이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무슨 영문인지 화장실 앞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어서 마음이 놓이지 않은 송학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어떤 여자가 비꼬는 말투로 대답했다.“딱 보면 알리죠. 파렴치한 남녀가 지금 바람피우는 거죠. 정말 이상한 여자가 다 있네요. 방 하나 예약하면 될 일을 굳이 화장실에서 저러잖아요.”“더 스릴 있으니까 그러는 거죠. 저는 이런 장면 많이
강한나가 4년을 기다려 기다려온 것은 송학진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이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그 소식이 가짜라 생각했고 송학진이 다른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강한나는 송학진과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한차례 모욕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오늘 아침에 발생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뺨이라도 처맞은 것처럼 얼굴이 얼얼했고 가슴이 아파 났다.그녀는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내 남자는 영원히 내 것이야. 누구도 빼앗
송학진이 차서윤과 아림을 데리고 행복한 모습으로 레스토랑에 나타난 것을 본 강한나는 치밀어 오르는 질투심을 참을 길이 없었다.오늘 저녁은 친구들이 그녀를 위해 마련해준 자리였다. 그녀의 친구들은 송학진을 알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다.너무나도 거북한 장면에 강한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어색한 웃음을 자아냈다.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송학진을 불렀다.“학진아.”강한나의 부름 소리를 들은 송학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서윤과 아림을 끌어안고 예약한 자리로 갔다.강한나의 친구들
“그런다고 제가 용서해 줄 것 같아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저한테 손대지 마세요.”“여보, 그건 너무했어. 벌써 금욕이라니! 내가 참지 못하고 죽으면 어떡해. 다음에 주의할 테니까 제발 용서해 줘.”두 사람이 차 옆에서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매니저가 아림을 데리고 멀리서부터 다가왔다.아림은 팝콘을 품에 안고 활짝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아빠, 엄마. 얘기 끝나셨어요?”송학진이 허리를 굽혀 아림을 안아 들고 어린이의 볼에 입을 맞춘 뒤 웃으며 대답했다.“응, 얘기 다 끝났어. 근데 어쩌지? 엄마가 아빠 때문에 많이 화
송학진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란 차서윤은 아무런 반응도 못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피팅룸에 놓인 커다란 거울에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거울 앞에서 남자에게 입술을 약탈당하는 모습이 비쳐있었다.거울 속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차서윤은 너무 부끄러워 토마토처럼 목과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키스가 끝나자 수치스러운 마음에 그녀는 송학진의 어깨에 이빨 자국을 남기고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이건 너무했어요!”송학진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잠깐 미간을 찌푸린 뒤 웃으며 대답했다.“미안해.근데 너 아
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말했다.“요놈이 너한테 뭘 가르친 거야. 이제 보면 엉덩이를 때릴 거야.”“천우 오빠 때리지 마세요. 쌍둥이한테 뽀뽀도 할 수 있게 하고 날 엄청나게 예뻐한단 말이에요. 아빠, 쌍둥이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손도 너무 작고 보들보들해요. 나도 여동생을 갖고 싶어요.”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차서윤의 입술에 뽀뽀하고 그녀의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엄마가 허락해야 해. 여보, 우리 오늘 밤에 딸 소원을 들어줄까?”차서윤은 송학진을 흘겨보며 말했다.“애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요.”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