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은 한때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빈민가였다. 현재는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뉴욕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치안이 나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부 브루클린은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많아 뉴욕의 각종 갱단의 인력이 공급되는 주요 근원지였다. 이곳의 많은 청소년들은 12~13살에 이미 총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며 갱단의 예비병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14~15살 정도가 되면 싸움을 일삼거나, 절도, 강탈 등 악행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이곳의 치안 상태는 매우 열악해서 길거리에서 젊은 남성 10명을 무작위로 골라봐도 총이 11자루 정도 나올 정도이고, 평소에 일반 시민은 물론, 경찰조차 순찰을 꺼리는 지역이다.핫토리 카즈오가 시후의 요구에 따라 배한빈을 이곳 브루클린으로 부른 이유이기도 했다. 배한빈은 메시지를 보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누군가 제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호영이의 행방을 알고 싶다면 브루클린으로 오라고요!” 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책상을 탁 치며 분노했다. “가! 당장 준비해! 그리고 전화번호를 정보 부서에 넘겨서 이 번호의 위치를 즉시 추적하게 하고!” 배한빈은 잠시 망설이며 물었다. “아버지, 제가 가야 합니까?” “당연하지!” 배해산은 말했다. “네가 안 가면 내가 가야 한다는 말이냐?” 배한빈은 다소 불안하게 말했다. “브루클린은 치안이 너무 나쁘고, 저는 이게 함정일까 봐 걱정이 됩니다...” 배해산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걱정할 것 없다. 넌 그냥 가기만 하면 돼. 무술가들을 모두 데리고 가고, 보디가드 두 팀을 붙여 너를 비밀리에 보호하도록 해. 이 정도 상황이면 특수부대라도 너를 납치하지 못할 거다!” 배한빈은 아버지의 확고한 태도에 따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구체적인 주소를 물어보겠습니다.” 그는 전화번호를 페이 가문의 정보팀에 넘기면서 메시지를 답장했다. 하지만 메시지를 보낸 후로는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
배한빈의 차량 행렬이 브루클린에 진입했을 때, 많은 거리의 청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브루클린에서는 갱단 보스만이 롤스로이스를 살 수 있지만, 그들의 차량 번호는 지역 갱단들이 이미 외우고 있었으므로 이 차량들이 외지에서 온 것을 단번에 알아챘기 때문이다. 몇몇 갱단 멤버들은 이 차량들을 보고 탐욕스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반대편에도 6대의 차량이 있는 것을 보고 이성을 되찾은 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배한빈의 차 안으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새로운 번호에서 라는 메시지가 왔다. 미국의 모텔은 가장 저급한 호텔로, 허름한 방과 치안이 나쁜 곳에 위치하고 관리가 소홀한 것이 특징이다. 모텔에 숙박할 때는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가 없으며, 차를 주차한 뒤 현금을 내고 방 열쇠를 받는다. 모텔 주인도 신경 쓰지 않고 돈만 받을 뿐, 손님의 신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에는 도망자, 매춘부, 마약 중독자들이 모이기 마련이었다. 배한빈은 상대방이 이런 곳을 만남 장소로 정한 것에 놀랐고, 상대의 번호를 정보팀에 전달해 위치를 추적하도록 했다. 그러나 상대방이 또 다시 전화를 꺼버려, 추적은 실패로 끝났다. 결국 배한빈은 꺼림칙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월튼 모텔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텔은 노스 브루클린 외곽에 위치했다. 호송대가 모텔에 도착하자마자, 입구에는 최소 7~8명의 여성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서 있었다. 이 여성들은 남자가 운전하는 차가 보이면 손을 흔들며, 남성 운전자들은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내용은 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지와 그에 대한 비용에 관한 것이었다. 합의가 되면 여성들은 남성의 조수석에 타거나 모텔 방으로 함께 들어가 거래를 진행했다. 배한빈은 주변 환경을 보며 혐오감을 느꼈고, 그때 몇몇 여성들이 그들의 차량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비록 대부분은 자신들이 롤스로이스 차주에게 선택 받지 않을 것
배한빈은 방금 받은 문자를 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길가에 서 있는 여자들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금발에 앞니 두 개가 빠진 여자가 바로 자신이 탄 차의 창문을 두드려 겁에 질리게 했던 그 여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대가 에이즈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그는 메스꺼움을 느꼈고, 거의 구토를 할 뻔했다. 하지만 아들을 납치한 인물이 그 여자의 옷깃에 돈을 넣으라는 요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욕설을 내뱉었다. “사람을 가지고 놀잖아! 줄 게 있으면 그냥 내놓으면 되지, 왜 굳이 그 여자의 몸에 돈을 넣으라는 거야?” 경호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또 문자를 받으셨습니까?” 배한빈은 창 밖에 있는 여자를 지긋지긋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개자식들이 그 여자한테 1000달러를 넣고 뭔가를 받으라고 하잖아! 정말 어이가 없군!” 경호원은 급히 말했다. “대표님,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저 여자는 아마 누군가로부터 1000달러를 받으라는 말을 들었을 테니, 누가 넣든 상관없을 겁니다.” “안 돼..” 배한빈은 즉시 말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속임수를 쓰면 호영이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다.” 경호원이 말했다. “하지만 대표님, 직접 가셔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저 여자가 살인자이거나 몸에 폭탄이라도 지니고 있다면, 당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듣자 배한빈은 갑자기 무서워졌다. 혹시라도 이게 자신을 노린 함정이라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아들이 생명의 위협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만약 자신이 이 일을 따르지 않으면 아버지가 실망할 것이라는 사실도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배해산은 결단력이 강하고 과감한 성격을 가졌으며, 겁 많고 소심한 사람들을 싫어했다. 게다가 배한빈은 외아들이 아니었고, 두 명의 동생들이 늘 후계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러
보디가드는 긴장한 채 말했다. "대표님, 그냥 가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제가 먼저 가서 그 여자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볼까요?""그럴 필요 없어..." 배한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인 배해산이 이미 그렇게 하라고 명령한 상황에서 만약 다른 사람을 보내 여자를 확인하게 한다면, 혹시라도 이 소식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 아버지가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 두려웠다. 결국 배한빈은 마음을 굳히고 차 문을 열어 내려가 도로변에 서 있던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케딜락에서 중년 남자가 내려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자 여성들은 하나같이 환심을 사기 위해 아양을 떨며 윙크를 보냈다. 배한빈은 이 모습을 보고 속이 메스꺼워 온몸이 가려웠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금발의 여자를 찾아가 손에 든 천 달러를 그녀의 옷깃 안으로 밀어 넣었다.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다른 여인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도 백 달러도 벌기 힘든데, 이 남자는 와서 바로 천 달러를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자 금발 여자는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나, 당신이 바로 배한빈 씨인가요?"배한빈은 여자의 입에서 나는 악취에 놀라 한 걸음 물러나며 토할 것 같은 충동을 억누르고 물었다. "돈은 줬으니 이제 물건을 줘. 누가 나에게 뭔가를 주라고 하지 않았나?"여자는 기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날 속이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은 몰랐어..” 그러자 그녀는 배한빈에게 다가와 갑자기 그를 세게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보디가드들은 여자가 배한빈에게 뭔가 위협을 가하는 줄 알고 총을 들고 차에서 뛰쳐나왔다.배한빈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밀쳐내고 입을 닦으면서 분노에 차서 외쳤다. "퉤퉤퉤! 이 미친 여자야?! 왜 키스를 하는 거야!" 그리고 배한빈은 여자의 팔에 바늘 자국이 가득한 걸 보고 더 크게 경악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배한빈은 끊임없이 침을 뱉으면서 자신을 털어내며 소리쳤다. "너 에이즈 환자 아니야? 혹시라도 에이즈
그 여자는 총을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겁에 질려, 허름한 크로스백에서 떨리는 손으로 구겨진 피임약 상자를 꺼냈다.배한빈은 상자 위에 그려진 피임약 상자의 사진을 보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 개자식이 너한테 주라고 한 게 이거야?""네 맞아요.." 여자는 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한마디를 전해달라고 했어요.."배한빈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빨리 말해! 더 망설이면 당장 죽여버릴 거야!"여자는 온몸을 떨며 말했다. "그가 말하길.. 미안하지만 배한빈 씨, 시간이 촉박해서 적당한 용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상자는 초라하지만 안에 있는 물건은 정말 소중하다고 했어요.."배한빈은 상자를 가져가려다 그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였다. 그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자를 땅에 내려놔!"여자는 순순히 상자를 땅에 내려놓았다. 배한빈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오른손으로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야 할 때가 되자, 그는 왼손으로 직접 상자를 열기가 꺼려졌다. 에이즈가 이런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검은 장갑을 건네 주었다. 배한빈은 안심하며 장갑을 끼고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어두운 환경 탓에 상자 속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벼운 물체가 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상자를 살짝 흔들어보다가 오른손으로 상자를 뒤집고 왼손으로 받쳤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물건을 쏟아냈다. 갑자기 두 개의 물체가 그의 손바닥에 떨어지자, 배한빈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물체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것은 바로 피투성이가 된 두 개의 귀였다.주변에 있던 여자들도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보디가드들도 충격을 받았고, 상자 안에 사람의 귀가 들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한빈은 몸을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확인한 뒤,
그는 당장이라도 닌자들을 잡아 갈갈이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닌자들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배해산은 주위에 많은 정보통이 있었기 때문에, 배한빈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 일을 전해 들었다. 그는 배호영을 특별히 아꼈는데, 손자의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분노가 극에 달해 서재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모두 부수고 있었다.이 소리를 듣고 놀란 아내는 급히 남편에게 와 상황을 진정시키며 겨우 배해산을 막아 세웠다. 소식을 들은 후 아내는 방 안에 더 부술 물건이 남아나지 않은 것을 보고 배해산을 연신 때리며 울부짖었다. "어떻게든 우리 손자를 무사히 구해 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어버릴 거야!" 배해산은 이미 심란한 상태였는데, 아내가 자신을 더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불만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호영이는 당신 손자이기도 하지만 나의 손자이기도 해.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아이를 구해 올 거야!" 아내는 다시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들이 무자비하게 호영이를... 호영이를..."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배해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들은 돈을 원할 거야. 그들이 돈을 원한다면 호영이를 해치지 않을 거야." 아내는 다급히 덧붙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 놈들에게 반드시 복수해야 해요!" 노부부의 서재에서 난 소란은 곧바로 배호영의 어머니와 다른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배해산은 이들에게도 사건의 상황을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배호영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고, 다른 가족들 역시 몹시 불안해했다. 평소 안락한 생활에 익숙했던 이들은 가족이 납치당하고 심지어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한동안 페이셔스 그룹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배한빈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터넷에는 또 다른 화제가 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의 제목은 매
시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정신과 심리 양쪽으로 압박을 하여 적이 저항하지 못하고 순종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시후는 이미 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의 약점을 정확히 노릴 수 있었다. 대다수 부유층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익과 체면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후가 이번 일을 크게 키우고 페이셔스 그룹에 큰 타격을 주고 싶다면, 그들의 치부를 폭로하는 방법이 최고의 해결책이었다. 배한빈이 집에 돌아와 분노에 가득 찬 가족들을 마주하고 나서야, 그는 이미 인터넷에서 자신이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영상이 인터넷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을 보고 그는 거의 기절을 할 뻔했다. 그는 그 길거리 매춘부가 꼴도 보기 싫어 한참 동안 불쾌했고, 차 안에서도 몇 번이고 토할 뻔했었다. 게다가 손에는 아들의 두 귀가 들려 있었으니,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간신히 버티고 집에 돌아와 즉시 에이즈 예방 약을 복용하려 했지만, 정작 자신과 매춘부의 키스 영상이 먼저 퍼져 나가 있다니... 격노한 배한빈은 거의 발광할 듯이 가족들 앞에서 소리쳤다. “반드시 그 영상을 올린 놈을 찾아내 죽여 버리겠어! 이대로는 절대 참을 수 없어!” 배해산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 영상은 네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찍혔으니, 명백히 너를 노리고 있었던 거다. 아마 그들 중 한 사람이겠지.” 배한빈은 어리둥절하며 말했다. “아버지, 그들이 돈이 필요하다면 그냥 요구하면 될 텐데,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요?!” 그러면서 그는 아들의 두 귀를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잔인하게 호영이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그들과 목숨 걸고 맞서 싸울까 두렵지 않은 걸까요?!” 배해산은 얼굴을 찌푸린 채 말했다. “그들이 호영이의 귀를 자른 건, 우리에게 겁을 주고, 우리가 뭘 해도 감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일 거다.. 우리의 의지를 무너뜨리려는 거지.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사람은 말했다. 심지어 더 악의적인 댓글도 있었다. 온라인에는 각국 언어로 다양한 조롱과 비난이 넘쳐났고, 전 세계 네티즌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페이셔스 그룹에 대한 여론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보며 배한빈은 애가 타서 아버지 배해산에게 말했다. “아버지, 제발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 일이 계속 이렇게 악화되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페이셔스 그룹 전체의 체면이 다 깎이겠습니다..”지금 배한빈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명성이 완전히 망가지는 것이었다. 앞으로 사람들이 그를 볼 때마다, 또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매춘부와의 사건을 떠올린다면, 그의 앞날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마치 구설수에 오른 연예인이 되어 버릴 것이고, 그의 아버지 역시 그를 가문의 후계자로 세우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을 도와 이 상황을 반전시켜 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배해산도 걱정스러웠다. 그는 아들의 명성뿐만 아니라 집안의 미래에도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자신이 막 회장직에 올랐고, 외부에서는 그가 권력을 강제로 빼앗았다고 떠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시후는 집안이 번영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바로 내부 결속력이라고 생각했다. 결속의 가장 큰 장점은 내부의 갈등을 최대한 방지하고, 가족들의 모든 에너지를 유용한 일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비록 그 집안은 모두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다 해도, 반드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집안 내부에서 분열과 대립이 일어나면, 대부분의 에너지가 내부 다툼에 소모된다. 그렇게 되면 집안은 유용한 일을 할 충분한 에너지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고, 계속되는 내부 소모로 퇴보의 늪에 빠지게 된다. 결국 내부에서 대량의 자원을 소모하면,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결국 재산이 모두 고갈된다.그래서 시후는 배유현에게 반드시 그룹의 사람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그들이 모두 그녀의 의견을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자비를 베풀지 말고 초기 단계에서 바로 해결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배유현은 시후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도 더 신경 쓰겠습니다." 시후는 배유현이 여전히 불안해하는 것 같아 격려의 눈빛을 보내며 진지하게 말했다. "배유현 씨, 배호영의 문제를 해결한 후, 페이셔스 그룹은 이 사건으로 전례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하지만 난 당신의 능력을 믿습니다. 반드시 페이셔스 그룹을 어려움에서도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겁니다." 배유현은 감사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의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최선을 다해 페이셔스 그룹이 빠르게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시후를 바라보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앞으로 페이셔스 그룹에 대해 어떤 요구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페이셔스 그룹은 모두 따를 것입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알리겠습니다." 그 후 그는 배원중의 옆에 있는 원서훈을 보며 말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이 무술가들 중에서, 선생님의 실력이 가장
그렇게 해야만, 그는 남은 회춘단을 얻어 수십 년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배원중은 90년 이상 살아온 사람으로, 매우 똑똑한 인물이었다. 그는 즉시 시후가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자신을 억제하려는 의도임을 이해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시후의 억제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은 선생님이 나를 억제하지만, 나는 적어도 살아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렇게 제한을 하지 않으면 죽음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은 선생님, 모든 것을 선생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저는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씨, 불만 없죠?"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저... 전 아무런 이의 없습니다... 은 선생님의 계획에 따르겠습니다!" 배유현은 시후가 이렇게 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자신을 보호해 주려는 시후의 의도를 알게 되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꼈다. 순간적으로,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은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나를 도와주시는데, 어떻게 해야 그 은혜의 일부분이라도 갚을 수 있을까...’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사실 저는 페이셔스 그룹을 위해서도 생각한 겁니다. 한 번에 비싼 돈을 들여 회춘단을 구매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테니, 페이셔스 그룹은 곧 큰 명예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피해자의 가족에게 엄청난 보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제게 돈을 준다면 현금 흐름이 어려워지겠죠. 그러면 명예 위기가 끝난 후에도 페이셔스 그룹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 해도 충분한 자금이 없을 겁니다." 이어서 시후는 말했다. "하지만, 회춘단을 나눠서 지급하면, 여러분도 나눠서 구매를 위한 자금을 지급할 수 있죠. 금액이 줄어들면, 페이셔스 그룹에게도 부담이 적어질 것입니다." 그러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말씀대로입니다... 페이셔스 그룹을 위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배원중은 배유현의 단호한 결정에 매우 감격했지만, 그는 또한 마음속으로 한 가지 의문을 품었다. 왜냐하면 배유현은 회춘단을 사겠다고 했지만, 그 회춘단을 누구에게 줄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원중은 최근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일에 대해 더욱 고민이 많아졌다. 그때, 배유현은 그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잠시 후 제가 은 선생님께 금액을 전달할 테니, 이 회춘단은 할아버지가 복용하시면 돼요.” 이 말을 듣고 배원중은 안심하며, 즉시 눈물이 넘쳐 흐를 정도로 감격했다. 그는 정말로 회춘단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회춘단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고, 그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후와 손녀 덕분에 이렇게 큰 놀라운 선물을 받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매우 흥분했고 목이 메어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전 회장님, 먼저 말해두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저는 배유현 씨에게 회춘단을 한 번에 주는 것이 아니라, 네 번에 나누어 줄 것입니다.” 그러자 배원중은 본능적으로 물었다. “네 번에 나누어 준다고요?” “맞습니다.”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부터 3년마다, 배유현 씨에게 4분의 1을 전달하여, 결국에는 한 알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시후는 내심 잘 알고 있었다. 배원중이 오래 살지 못하면, 배유현의 회장직도 결코 안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게다가 시후 자신은 다른 일도 많고, 계속해서 배유현을 보호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배원중이 계속 살아있게 하여,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엔 배유현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한 번에 회춘단 한 알을 모두 준다면, 배원중은 생존 문제를 해결한 후에 내면 깊은 곳에서 권력에 대한 욕망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 그
이렇게 말한 뒤 배원중은 감회가 새로워졌다. “저도 이제 몇 년 살지 못할 것 같고, 이렇게 많은 일을 겪다 보니 돈에 대해선 딱히 미련이 없습니다.”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은 이 나이까지 많은 노력을 하셨고, 지금은 이렇게 나이가 많으시니 벌었던 돈은 사실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오히려 그 돈 때문에 친아들에게까지 살해 위협을 당한 상황이라니, 정말 안타깝습니다.”배원중은 한숨을 내쉬며 우울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말씀대로입니다... 이 나이 정도 되면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죠...”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그렇긴 하지만, 저는 당신에게 돈을 쓸 기회를 드릴 수 있습니다.”배원중은 잠시 당황하다가 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그게 무슨 뜻인가요?”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항상 회춘단을 사고 싶어 하셨지요? 기억이 맞다면, 경매에서 당신이 회춘단을 낙찰 받겠다고 하셨고요.”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확실히 시후의 의도를 모르겠지만, 기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급히 말했다. “맞습니다... 맞아요... 은 선생님... 그때 저는 그 날 쓰러지기 전에 회춘단을 낙찰 받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왜 이 얘기를... 하십니까?”시후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지 않고, 대신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당신이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으로 성공적으로 취임하고, 전 회장님의 모든 자산의 통제권을 가지게 된다면, 축하의 뜻으로 저는 예외적으로 회춘단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바로 기쁨에 빠졌다. ‘회춘단! 은 선생님이 유현이에게 회춘단을 팔겠다고?! 만약 회춘단을 구할 수 있다면, 적어도 십여 년, 이십 년은 더 살 수 있겠군..’ 이렇게 생각한 그는 잠시 후 다시 걱정이 밀려왔다. 시후가 명확하게 말한 대로, 이 예외적인 회춘단 구매 기회는 자신이 아닌, 자신의 손녀인 배유현에게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배유현이
시후의 말에 배유현은 잠시 놀랐다. 그녀는 최근까지 바다에 머물며 부모와 어떤 연락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 돌아와서도 페이셔스 그룹에서 부모와 형제자매도 전혀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큰아버지가 할아버지의 권력을 빼앗은 후, 이미 자신의 가족들을 페이셔스 그룹에서 내쫓았을 것임을 확신했다.재벌가에서는 새로운 회장이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신에게 위협이 되거나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는 형제들을 먼저 제압하는 동시에 몇몇 충직한 형제들을 곁에 두어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세력이 안정된 후에는 이 충직한 형제들마저 몰아내 모든 위협을 차단한다. 그리고 내쫓긴 형제들은 결국 외척이 되어버린다.만약 배유현이 회장 자리에 오르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누가 오르든 그녀의 가족들은 더 이상 페이셔스 그룹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들은 소량의 자산을 가지고 밖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이고, 결국 페이셔스 그룹의 외척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를 깨달은 그녀는 곧 이를 악물고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직을 맡겠습니다!”배유현은 이 회장 자리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나이, 경험, 인맥으로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어려움에 맞설 수밖에 없었다. 이후의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어떠한 고난과 어려움도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회장직에 임하기로 했다. 물론 어려움은 크겠지만 희망은 있을 것이다.시후는 배유현이 마침내 결정을 내리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배해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재 페이셔스 그룹 회장은 당신이니, 잠시 후 회장 직위 양도의 절차를 잘 처리해야 할 거야. 이런 일은 합법적으로 해야겠지.”“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반드시 진심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 배해산은 비록 마음속으로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이 순간 감히 더 입을 열 수 없었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이를 생각한 배원중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저 또한 유현이가 회장이 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씨,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배유현은 순간 긴장했다. 사실 그녀는 한 번도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직을 노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페이셔스 그룹 역사상 여성이 회장이 된 적은 없었다. 그녀의 생각은 단순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과 부모님,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최대한의 이익을 챙겨주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떠난 후, 자신과 가족들이 소외 당하거나 내쫓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그녀는 페이셔스 그룹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위치를 마련하려 했지, 회장이 되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한동안 어쩔 줄 몰라 머뭇거렸다.시후는 배유현이 송민정이나 헬레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송민정은 부모가 없고 송진묵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큰 야망이 없었다. 단지 작은 사업을 잘 운영해 친척들이 회장이 되었을 때 자신에게 간섭하지 않길 바랐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 바뀐 것은 시후의 회춘단이 송진묵에게 너무 큰 유혹이 되었던 것이었다. 송영예 부자는 송민정을 눈엣가시로 여겼고, 시후의 도움으로 그녀는 이룸 그룹의 회장이 되었다.헬레나는 늘 야망과 포부가 있었지만, 이를 실현할 기회가 없었다. 오히려 동생 올리비아에게 심하게 억눌려 최악의 상황에 놓였던 그녀는 시후의 도움으로 상황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배유현은 이 둘의 중간 정도에 있었다. 그녀는 송민정처럼 야망이 전혀 없지도 않았고, 헬레나처럼 증오로 인해 강한 야망을 품은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적당한 야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페이셔스 그룹 전체를 장악하려는 마음은 없었다.배원중은 배유현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내심 긴장했다. 그는 노련한 경험으로 현재 상황을 꿰뚫어보았다. 시후가 자신을 회장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배유현이 회장이 되는 것
“이... 이...” 배해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회장직을 차지했는지 논의한다면, 그는 당당하게 합법적인 수단으로 얻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는 명분이 있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일을 하기 앞서 늘 명분이 필요했다. 심지어 극악무도한 침략자조차도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기 마련이니, 하물며 배해산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친아버지를 세계 곳곳에서 쫓아다니며 죽이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는 명분이 서지 않는 행위가 될 것이었다. 이런 추문이 드러나면 그는 회장직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없을 것이었고, 자진 사퇴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이를 생각한 그는 마지막으로 노력해보려 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만약 저와 제 아버지가 모두 오점을 남겨 가주로 적합하지 않다면, 제 아들 배한빈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배해산에게 있어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한다면, 반드시 아들에게 자리를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후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며 차갑게 말했다. “뭐라고? 배호영의 일이 막 공개되려는 마당에 배호영의 아버지가 회장을 맡는다고? 당신의 생각엔 오점이 가장 큰 사람이 회장으로 적합하다는 말인가?”“저... 그건...” 배해산은 다시 말문이 막혔다. 그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가 오점에 대한 논란을 꺼낸 순간, 자신과 아버지뿐 아니라 큰아들 배한빈도 이미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그는 이 기회에 둘째 아들을 회장에 제안하려 했으나, 문득 머릿속에서 시후의 의도를 깨달았다. ‘아무래도 이렇게까지 둘러대는 걸 보니 결국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을 유현이로 하려는 거군! 이렇게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이 반박할 틈을 주지 않으려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서 계속 반대 의견을 내다 은 선생님을 화나게 하면 내 처지가 더 나빠질 거다...’이를 깨달은 그는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다면 제가
그래서 배해산이 가장 두려운 것은 시후가 갑자기 끼어들어 자신이 회장직을 잃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자신의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배원중 또한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 그는 자신이 회장직을 되찾아 반격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시후가 직접 말을 꺼내지 않는 이상 자신은 그 말을 꺼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후가 입장을 밝히길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 혼자, 그리고 손녀의 지원만으로는 회장직을 다시 차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두 사람이 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가운데, 시후가 갑자기 두 사람을 향해 입을 열었다. “두 사람.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현직 회장이고, 다른 한 명은 전 회장인데, 배호영이 두 사람의 코앞에서 이렇게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어. 두 사람 모두 관리 부실의 책임이 있지. 두 사람은 무슨 말을 할까?”배해산은 깜짝 놀라 황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된 지 아직 보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책임이 저에게 돌아오는 것은 부당합니다. 부디 명확히 판단해 주십시오!” 말을 마친 그는 배원중을 힐끔 보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호영이가 살아 있던 20여 년 동안 거의 99%의 시간 동안 저희 아버지께서 회장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 일은 아버지가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몹시 어두워졌다. 아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그를 분노하게 했고, 시후의 말뜻도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호영의 일은 한 두 번이 아니라 수년간 이어져 온 일이었고, 그동안 자신은 회장직에 앉아 있었으면서도 배호영의 만행을 조금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는 분명 자신이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 “은 선생님, 제 아들의 말이 맞습니다. 이 일은 제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부디 처벌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당신을 처벌하지는
시후의 생각에, 배호영과 같은 부류의 인간 말종들은 반드시 죽여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미국 사법기관에 맡기더라도 아무도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지 사법기관의 느슨한 집행 태도와 암묵적 거래를 고려할 때, 돈 많고 권력 있는 자들은 종신형을 선고받더라도 교도소 안에서 호화롭게 지낼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시후는 블랙 드래곤에게 이들을 한꺼번에 제거하고, 한 명도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이들의 정보를 모두 파악했습니다. 대부분 뉴욕에 머무르고 있으니, 즉시 인력을 배치하여 오늘 밤부터 이 짐승 같은 놈들을 사냥하겠습니다!”옆에 있던 배유현이 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이 문제는 언제 공개하고, 영상 자료는 언제 공개할 계획이신가요?” 시후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들의 파장이 클 적당한 때를 골라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게 할 겁니다. 배호영이 이전에 납치된 사건의 여론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은 분명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겁니다. 그때 이 사건에 연루된 자들은 법적 제재를 피하려고 가미국을 떠나려 할 것이고, 바로 그 틈을 타서 그들을 한꺼번에 잡아들일 계획이예요.” 말을 마친 시후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당부했다. “페이셔스 그룹은 사건이 공개된 후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사람들이 페이셔스 그룹이 사건이 터진 뒤 위기 관리에 나섰다고 믿도록 해야 해요. 미리 준비한 흔적을 보이면 불필요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배유현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주의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성도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케이. 성도민 씨, 여기 일은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사람들을 데리고 작전을 펼치도록 하세요. 단, 어떠한 짐승도 도망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성도민은 즉시 대답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이번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