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 당장 행동을 취하는 것은 좀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올리비아와 윌리엄의 음모도 아직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처음부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겠는가? 사람들에게도 약간의 시간을 주고 적응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에 시후는 "두 분이 이야기하실 것들이 많을 테니 저는 감히 끼어들지 않겠습니다. 하하.."라고 웃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헬레나를 안심시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를 본 헬레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고 "그럼 올리비아와 저는 할머니를 먼저 뵙고, 우리는 저녁식사 때 다시 봬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알겠습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경비병들에 의해 성 3층에 있는 객실로 안내되었다.이때 올리비아는 헬레나와 함께 성의 최상층인 6층으로 올라갔다. 이 층은 왕실 전체의 일상 생활을 위한 전용 공간이다. 이제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여왕은 최상층의 호화로운 스위트룸에 있었는데, 스위트룸의 절반은 중환자실로 바뀌어 있었다.올리비아는 헬레나를 데려왔지만 바로 방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대신, 그녀를 다른 방으로 데려가 신하에게 명령했다. "몸을 수색해!”신하는 즉시 앞으로 나아와 헬레나의 몸 전체를 확인했다. 신하는 헬레나가 가지고 있는 것은 휴대폰 하나 뿐이라는 것을 알고 올리비아에게 휴대 전화를 건네며 정중하게 말했다. "공주님, 이것이 유일한 것입니다.”올리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럼 휴대폰을 챙겨둬요." 이렇게 말한 뒤 올리비아는 헬레나에게 손을 흔들며 "나를 따라와."라고 말했다.헬레나는 올리비아를 따라 병동의 문으로 갔다. 올리비아는 헬레나를 병동으로 인도하기 전에 경비병들을 병동 바깥으로 보내고 근무 중이던 의사 몇 명을 밖으로 내보냈다.병실에는 백발의 노파가 무표정한 얼굴로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매우 말랐고 얼굴에 산소마스크를 쓴 채 숨을 쉴 때 가슴이 살짝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헬레나는 올리비아가 할머니의 심각한 질병과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진 배후에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되자, 헬레나는 극도로 화가 나게 되었고, 동시에 그녀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그녀는 자신의 사촌이 실제로 이렇게 사악하고 악독한 여자라는 것을 결코 몰랐던 것이다..! 현재 올리비아는 자신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노르웨이를 통치하는 여왕인 할머니에 대한 음모도 꾸몄던 것이다..! 헬레나는 극도로 화가 나서 올리비아를 가리키며 화가 나서 소리쳤다. "올리비아, 여왕을 살해하는 것이 반역죄라는 것을 알고나 있는 거야? 옛날이었다면 너는 교수형에 처해졌을 거야!"올리비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경멸적으로 비웃었다. "꺄하하하하하!! 내가 교수대에 가면 좋겠어? 사실 이 노파의 운명은 완전히 내 손에 달려 있어. 만약 내가 그녀를 오늘 죽게 만든다면, 내일까지 목숨이 붙여 있지 못하겠지. 그리고 내일 죽으라고 하면 모레까지는 살 수 없는 거야! 그러면 나는 즉시 노르웨이의 여왕이 될 거라고! 그럼 누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헬레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잊지 마! 왕실은 이 나라의 상징일 뿐이야. 여왕이라 할지라도 넌 여전히 이 나라의 시민이라고. 그러니 너도 이 나라의 법을 준수해야 해! 네가 저지른 이런 일들이 바깥 세상에 알려지면, 비록 왕위에 올라 여왕이 되더라도 넌 반드시 잡혀 재판을 받게 될 거야!"올리비아는 경멸적인 태도로 물었다. "그런데 말이야.. 외부인이 누가 알 수 있다는 거야? 언니..? 언니가 뭐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언니 말을 믿을 거라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올리비아는 헬레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비웃었다. "아 참, 그런데 외부인과 대화할 기회는 없을 거야. 이제부터 언니는 궁전 밖으로 반 걸음도 나갈 수 없으니까. 그리고 외부 세계와 어떠한 접촉도 허용되지 않을 거야!”헬레나는 비웃었다. "뭐? 나를 여기에 가두
헬레나는 올리비아와 함께 연회장으로 내려왔다. 올리비아의 위협으로 인해 헬레나는 조금 불안해졌다. 그녀는 연회장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시후의 그림자를 찾기 시작했다. 시후를 보고 나서야 그녀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연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올리비아의 아버지 리차드는 헬레나를 보자마자 즉시 미소를 지으며 "헬레나, 돌아왔구나!"라고 말했다.헬레나는 리차드를 바라보며 할머니를 깊은 혼수상태에 빠뜨린 일에 그가 관여했는지는 몰랐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그를 매우 경계하며 말했다. "리차드 삼촌, 잘 지내셨어요?”리차드는 조용히 한숨을 쉬며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더 걱정되는 것 빼고는 다 괜찮은 것 같구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만 라모비치가 두 사람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먼저 헬레나를 매혹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리차드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리차드 왕자님! 저는 아만 라모비치입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리차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아만 라모비치 씨의 이름을 오랫동안 들어왔지만 오늘 드디어 이렇게 만나게 되었군요." 리차드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나는 당신이 이번에 지원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팀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영국에 가서 라이브 경기를 보는 것도 좋겠군요!"아만 라모비치는 놀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왕자님께서도 축구를 좋아하십니까? 그러면 다음 주에 여유 되시면 런던으로 오셔도 됩니다. 공교롭게도 다음 주에 팀이 홈 경기를 합니다!"리차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실에 다른 일이 없다면 잠시 쉬기 위해 런던에 꼭 가고 싶군요." 이어 그는 한숨을 쉬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하아.. 그런데 왕실은 매일 할 일이 너무 많아서요.. 나는 요즘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휴식은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아만 라모비치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곧 여름이 다가오고 있
리차드는 시후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동양인의 모습을 한 시후가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즉시 그가 LCS 그룹 출신임을 짐작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 신사가 LCS 그룹 출신인 건가..?”"네." 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들어왔을 때 누군가 저를 찾으시는 것 같던데..?”옆에 있던 올리비아는 즉시 "은시후 씨, 이 분은 내 아버지이자 노르웨이 왕실의 리처드 왕자입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리차드 왕자님, 저와 할 이야기가 있으신가요?"리차드는 넥타이를 조정하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LCS 그룹과 약혼했을 때, 우리는 LCS 그룹이 실제로 블랙 드래곤과 같은 용병 조직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우리 노르웨이 왕실은 늘 성실함을 유지해 왔으며, 그러한 조직과 연루된 적도 없고요! 따라서 왕실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당연히 LCS 그룹과의 계약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바이오. 당신이 돌아간 후에 LCS 그룹의 대표에게 내 말을 전해주기를 바라오." 그는 말하면서 헬레나를 쳐다본 뒤 다시 말했다. “헬레나는 귀국했기에 이번에 왕실에 남을 것이고, 당신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리처드 왕자님, 우리 LCS 그룹이 권력을 잃은 것을 보니 일방적으로 약혼에 대한 계약을 후회하시는 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직설적으로 말씀하시면 되지, 왜 블랙 드래곤까지 끌어 들여 LCS 그룹을 짓밟으십니까..?" 시후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블랙 드래곤이 왕자님께서 이 약혼을 파기하기 위해 그들을 방패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아서 그들의 리더가 기분이 상하기라도 한다면, 그는 당신을 죽여 버리겠다고 고집할 지도 모릅니다~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리차드의 표정은 즉시 바뀌었고 그는 당황하고 말았다. 원래 그는 LCS 그룹과의 약혼을 취소할 핑계를 찾으려 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LCS 그룹이 권력을 잃고
LCS 그룹은 성도민에게 죽음에 이를 정도로 호된 공격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성도민을 언급하며 자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겁주는 것은 정말 쉽게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헬레나 옆에 앉은 아만 라모비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시후 씨, 약혼 자체는 계약입니다. 계약을 이행할 수도 있고, 물론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만약 쌍방이 계약 위반을 하게 되는 경우,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당사자는 계약 조항 약관에 따라 보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계약 위반 조항이 없으면 우리는 모두 자유로운 결정을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그렇게 위협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은 뭐야? 누가 여기서 끼어 들라고 했지..?”아만 라모비치는 어린 소년 같았던 시후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모욕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시후는 이제 겨우 20대처럼 보였지만, 아만 라모비치는 이미 50세가 넘었고 시후보다 거의 20살이 더 많았다. 그러니 나이 만으로도 당연히 그는 시후에게 굴욕을 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을 쾅 내리치며 화를 냈다. "어이! 여기는 유럽이야!? 아직도 여기가 한국인 줄 알아? 방금 나한테 무례하게 굴었던 것 만으로도 나는 널 이곳에서 죽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시후는 아만 라모비치가 이를 가는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갑자기 앞으로 나서서 그의 멱살을 잡고 그의 얼굴을 세게 갈겨 버린 후에 그를 뒤로 밀어 넘어지게 만들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말문이 막혔다. 시후가 바로 이런 일을 저지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호스트로서 리차드도 당황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아만 라모비치 역시 시후가 감히 자신을 공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맞은 자리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눈 앞에 별이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뒤로 넘어지면서 온 몸의 뼈가 다 부서지는 듯한
시후가 아만 라모비치를 짓누른 이유는 사실, 노르웨이 왕실 사람들에게 자신 앞에서 과시를 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시후는 이제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늘 이곳에 있는 사람은 10~20명 정도로,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이 사람들을 모두 바닥에 짓밟은 다음 죽어가는 노르웨이 여왕을 다시 부활시켜 헬레나를 도와 왕좌에 오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즉시 헬레나가 범죄를 저지른 그들을 모두 체포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핵심 인물들을 시후가 직접 나서 최면을 건 뒤에 미쳐버리게 만들어 두고, 그 누구도 문제의 원인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시후는 리차드가 브레인스토밍에 능숙하여, 즉시 블랙 드래곤이 시후의 후원자일 것을 파악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차드의 추측은 현실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는 블랙 드래곤이 LCS 그룹을 통합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블랙 드래곤을 통합한 것은 바로 시후였기 때문이다.이 아이디어가 떠오른 뒤 리차드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아만 라모비치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아만 라모비치가 구타를 당하고 체면을 되찾기 위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어이 은시후! 감히 나를 때려? 나는 즉시 전직 KGB 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널 죽여.. 읍읍읍..!!” 아만 라모비치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처드는 그의 입을 막아 버렸고, 그는 손에 입이 막혀 작은 소리만 낼 뿐이었다. 화가 난 아만 라모비치는 리차드의 손을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리차드는 재빨리 그의 귀에 속삭였다. "아만 라모비치! 내 친구여! 당신은 절대로 은시후 씨를 자극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재산의 절반을 블랙 드래곤에 바치고 있어요. 그러니 결국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겁니다! 블랙 드래곤은 LCS 그룹을 지원하고 있을 것이고요. 그럼 전직 KGB 요원이 모두 소집되어 줄을 서더라도, 블랙 드래곤과의 격차를 절대 메울 수 없을 겁니다..!”아만
시후가 더욱 강력하게 대할수록, 리차드의 판단은 더욱 확고해졌고, 시후가 분명히 블랙 드래곤의 지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감히 이토록 오만하게 행동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계속해서 일이 끝나지 않을수록 그는 시후가 정말 분노하게 될 까봐 더욱 더 두려웠다. 그렇지 않으면 블랙 드래곤이 정말로 자신을 처리하러 올 것이고, 그는 절대 그들의 힘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말했다. "은시후 씨, 제 태도가 뭔가 잘못됐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그냥 상대하지 말아 주십시오..”올리비아는 아버지가 시후에게 이렇게 허리를 숙여 대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아버지! 왜 저 사람에게 사과를 하시는 거예요!”라고 소리쳤다.그러자 리차드는 "닥쳐!"라고 소리쳤다.올리비아는 아버지의 태도가 이렇게 빨리 바뀔 줄은 몰랐다. 무슨 일이냐고 묻으려던 순간, 이미 리처드 옆에 있던 아만 라모비치는 자신의 뺨을 계속해서 때리기 시작했다..! 아만 라모비치는 시후를 정말 두려워했다. 그는 혹시라도 시후가 불만을 품고 블랙 드래곤을 불러 자신을 직접 처리하게 하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올리비아는 깜짝 놀랐다. 그녀의 아버지와 아만 라모비치는 왜 은시후를 이토록 두려워하는지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만 라모비치가 자신의 뺨을 수십 번 때린 뒤, 그의 뺨이 부어 올랐고 시후에게 말했다. "은시후 씨... 은시후 씨, 이제 만족하십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손을 흔들며 자신이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라고 말했다.아만 라모비치는 마치 사면이라도 받은 듯 재빠르게 의자를 옮겨 긴 테이블 끝으로 달려가 혼자 앉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마음 속에 복수할 생각이 없었고, 시후가 자신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며 조용히 속으로 기도했다. 헬레나를 얻을 수 없다면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헬레나를 얻기 위해서 시후를 화나게 할 수는 없었다.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아만 라
그의 상상 속에서 강력한 힘을 가진 시후 때문에, 리차드는 이제 시후를 마치 역병의 신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지금 리차드는 단지 현 상황을 안정시키고, 시후와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를 원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조용히 올리비아에게 경고하는 표정을 지은 후 시후에게 말했다. "은시후 씨, 그럼 본격적으로 연회를 시작할까요?”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리차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결혼식 전에 친척과 친구들을 위한 연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재빨리 발표했다. 저녁 식사 중에 리차드는 소위 왕실의 지위를 내려놓고 시후에게 자주 건배를 했으며, 그의 표정과 말투는 모두 정중했다.올리비아는 정말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불러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빠, 이게 무슨 일이죠? 왜 은시후에게 그렇게 겸손하신 거예요?”리차드는 경고했다. "아무래도 LCS 그룹과 블랙 드래곤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당분간 은시후 씨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 말도록 해라.”올리비아는 그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해졌고, 서둘러 물었다. "아빠, 헬레나의 결혼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리차드는 "이 문제는 일단 제쳐두도록 하자꾸나. 아만 라모비치의 순종적인 표정을 봐. 헬레나를 데려가라고 해도 그는 감히 그녀를 데려가지 못할 거다..”올리비아는 이를 악물고 마지못해 말했다. "헬레나가 LCS 그룹과 결혼을 하게 되면 블랙 드래곤의 지원을 받게 되는 거 아니에요?”리차드는 딸을 안심시키며 말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은 하지 마. 일단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왕위에 오르는 데 시간을 투자하도록 해라.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 그러니 네가 지금 헬레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헬레나는 이미 심각한 병에 결린 아이야. 아무리 LCS 그룹에 시집을 가서 블랙 드래곤의 지원을 받아도 몇 년을 살 수 있겠니?"이 말을 듣자 올리비아의 표정은 비로소 조금 풀렸다. 그러나 그녀는 시후를 속이려는 약혼자 윌리엄의
제임스는 이어 말했다. “이번 일이 지나고 배 도련님이 무사히 돌아오면, 그에게 얘기해서 더 이상 당신이 페이셔스 그룹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도록 할 게요. 나와 함께 시애틀로 가요.”가정부는 크게 기뻐하며 물었다. “제임스... 진심이예요?!”“물론이지!” 제임스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여자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집에서 가정부를 할 수는 없지.. 당신은 장차 아내가 되어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을 사람이라고, 남을 돌보는 건 당신의 일이 될 수 없지.”제임스의 이 ‘상류층 남자’와 같은 식의 말은 가정부를 단번에 매료시켰고, 그녀는 마치 동화 속에서 왕자를 만난 평민 소녀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데렐라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고, 어릴 적부터 드라마와 소설에서 꿈꾸던 상류층과의 로맨스가 제임스를 만난 덕분에 현실처럼 다가왔다.가정부는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제... 제임스... 정말로 저를... 저를 거부하지 않으세요?”“거부할 리가 있겠어!” 제임스는 그녀의 손을 잡고 어루만지며 웃었다. “지금은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배 도련님이 돌아오길 기다리면 돼요. 그러면 그때 가서 말해볼게요. 그가 거절할 리 없어.”“네..” 가정부는 머리를 연신 끄덕이며, 감격에 몸을 떨었다.그때 제임스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제시.. 난 지금 배 도련님이 무척 걱정 되는데..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둘의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예요. 그러니 요즘 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에게 가까이 갈 기회가 있다면, 꼭 주의 깊게 들어줘요. 만약 그들이 닌자에 대해 언급하면 특별히 신경 써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최대한 기억해 둬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알아보고요, 알겠죠?”제임스는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이 동생을 죽인 미스터리의 인물 외에도 일본 닌자들이었다. 만약 이번 사건이 닌자들의 짓이라면
제임스는 세상에 누군가가 배호영의 귀를 자를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런 잔혹한 방법은 너무나도 잔인해서 재벌가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어떤 재벌가라도 집안의 일원이 이런 일을 당하면, 상대와 끝까지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을 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임스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만약 정말 그 닌자들이 한 일이라면, 이렇게 대담할 수는 없었을 거야...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워낙 강력하니까. 아무리 미국과 일본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페이셔스 그룹이 진지하게 공격하려 하면, 이가 닌자 전체가 달려들어도 페이셔스 그룹을 이길 수 없을 텐데..’ 그리고 나서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마 진짜 배후는 닌자들이 아니란 말인가? 만약 그들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위치도 무시할 수 있는 존재라면, 이 미스터리한 인물의 실력은 가늠조차 어려울 거야..’ 그러다 제임스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마음속으로 물었다. ‘설마 제이콥을 죽인 그 사람인가?!’ 그 순간, 제임스는 온몸이 떨리고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만약 배호영을 납치한 배후가 동생 제이콥을 죽이고 이탈리아 조직을 사라지게 한 그 미스터리의 인물이라면, 다음 목표는 분명 자신일 것이다.옆에 있던 가정부는 제임스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 “제임스... 괜찮아요?”제임스는 정신을 차리며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단지... 배 도련님이 이런 일을 당할 줄 몰랐을 뿐이예요...”“그러게요…” 가정부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들리는 말로는, 회장님께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고 하네요…”제임스는 재빨리 물었다. “또 다른 소식은 없나요?”가정부는 생각하며 말했다. “다른 소식은 별로 없어요.. 도련님이 납치된 이후로 집안의 여자 분들을 돌보라는 지시가 내려졌어요. 사모님께서 도련님의 귀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기절하셨거든요. 저는 계속 부인을 돌보고 있다가 이
페이셔스 그룹은 많은 인력을 동원해 브루클린 사건 현장 근처에서 목격자를 수색했고, 사건 발생 당시의 영상을 촬영한 사람들에게 10만 달러의 현금으로 영상을 사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게다가 영상을 제공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개인 정보를 기록하지 않고 현금으로 거래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사람들의 의심을 불식시키려 했다. 이 전략은 효과가 좋았다. 소문이 브루클린에 퍼지자 사건을 촬영한 사람들이 줄지어 페이셔스 그룹에 영상을 팔러 왔다. 불과 20분 만에 페이셔스 그룹은 여덟 개의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사건 영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일부는 배한빈이 거리의 여인과 키스하는 장면부터 촬영했으며, 또 다른 일부는 그가 두 개의 귀를 발견하는 장면부터 촬영했다. 페이셔스 그룹이 원하는 것은 후자의 영상이었다. 그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언론과 대중 앞에서 동정을 유도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페이셔스 그룹이 상상도 못한 것은, 영상을 판매한 8명의 행인 중 네 명이 블랙 드래곤의 일원이었다는 것이다. 이중열은 페이셔스 그룹이 반드시 명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그 방법으로 동정을 유도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계산에 맞춰 진행된 셈이었다.블랙 드래곤의 일원들이 거리의 행인으로 변장해 사건을 촬영한 이유는 바로 페이셔스 그룹에 그들이 원하는 ‘방패’와 ‘무기’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처음 배한빈이 거리의 여인과 키스하는 영상을 공개한 사람도 블랙 드래곤이었다. 배해산은 자신들을 공격하는 자들과 자신들에게 방어 수단을 제공하는 자들이 모두 시후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현재 거대한 힘을 가진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시후에 의해 미로 속에서 놀아나는 쥐와 같을 뿐이었다. 겉보기엔 그들 스스로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모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교하게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한편, 페이셔스 그룹이 영상을 찾고 있는 동안 페이셔스 그룹의 집에 숨어 있는 제임
배해산의 견해로는 오해를 받는 일은 딱히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저 중요한 것은 오해를 빨리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로맨스 영화들을 보면, 남녀 주인공이 처음엔 서로 오해를 하다가 그 오해가 풀리면서 더욱 관계가 깊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인간이란 원래 그렇지 않은가.그래서 배해산은 이번 사건을 위기 관리의 좋은 기회로 보았다. 이번 기회를 잘 잡게 된다면, 그래서 배한빈에게 위대한 아버지라는 이미지를 세워준다면, 배한빈은 분위기의 반전을 이끌어 낸 뒤 승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페이셔스 그룹 또한 더 나은 대중적 지지 기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이때 배해산의 동생 배한산이 말했다. “형님, 기자들을 집으로 직접 부르는 건 너무 의도적이지 않습니까. 비록 인질범들이 화를 내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우리가 일부러 동정을 사고자 하는 것으로 여길 겁니다.”배해산은 반문했다. “그럼 네 생각은 뭐냐?”배한산은 급히 제안을 내놓았다. “형님, 제 생각엔 차라리 영상처럼, 우선 제 3자를 통해 호영이가 납치되었고, 한빈이 아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다는 사실을 먼저 알리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 다음 뒤에서 여론을 부추기면 언론들은 분명 우리를 찾아올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받아 이번 사건의 진상을 공개하면 되죠.”배해산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야! 이렇게 하면 훨씬 자연스러워지겠구나.”배한빈은 이 말을 듣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여러 명이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었어요. 그 사람들은 호영이의 귀를 그 상자에서 꺼내는 장면을 분명히 찍었을 겁니다. 그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가기만 하면, 이 일은 확실히 해결될 것 같습니다!”배해산은 즉시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영상 촬영자를 찾기 위해 10만 달러의 포상금을 걸도록 해라. 그런 다음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알겠습니다!” 배한빈이 대답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사람은 말했다. 심지어 더 악의적인 댓글도 있었다. 온라인에는 각국 언어로 다양한 조롱과 비난이 넘쳐났고, 전 세계 네티즌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페이셔스 그룹에 대한 여론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보며 배한빈은 애가 타서 아버지 배해산에게 말했다. “아버지, 제발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 일이 계속 이렇게 악화되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페이셔스 그룹 전체의 체면이 다 깎이겠습니다..”지금 배한빈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명성이 완전히 망가지는 것이었다. 앞으로 사람들이 그를 볼 때마다, 또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매춘부와의 사건을 떠올린다면, 그의 앞날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마치 구설수에 오른 연예인이 되어 버릴 것이고, 그의 아버지 역시 그를 가문의 후계자로 세우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을 도와 이 상황을 반전시켜 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배해산도 걱정스러웠다. 그는 아들의 명성뿐만 아니라 집안의 미래에도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자신이 막 회장직에 올랐고, 외부에서는 그가 권력을 강제로 빼앗았다고 떠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시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정신과 심리 양쪽으로 압박을 하여 적이 저항하지 못하고 순종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시후는 이미 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의 약점을 정확히 노릴 수 있었다. 대다수 부유층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익과 체면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후가 이번 일을 크게 키우고 페이셔스 그룹에 큰 타격을 주고 싶다면, 그들의 치부를 폭로하는 방법이 최고의 해결책이었다. 배한빈이 집에 돌아와 분노에 가득 찬 가족들을 마주하고 나서야, 그는 이미 인터넷에서 자신이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영상이 인터넷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을 보고 그는 거의 기절을 할 뻔했다. 그는 그 길거리 매춘부가 꼴도 보기 싫어 한참 동안 불쾌했고, 차 안에서도 몇 번이고 토할 뻔했었다. 게다가 손에는 아들의 두 귀가 들려 있었으니,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간신히 버티고 집에 돌아와 즉시 에이즈 예방 약을 복용하려 했지만, 정작 자신과 매춘부의 키스 영상이 먼저 퍼져 나가 있다니... 격노한 배한빈은 거의 발광할 듯이 가족들 앞에서 소리쳤다. “반드시 그 영상을 올린 놈을 찾아내 죽여 버리겠어! 이대로는 절대 참을 수 없어!” 배해산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 영상은 네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찍혔으니, 명백히 너를 노리고 있었던 거다. 아마 그들 중 한 사람이겠지.” 배한빈은 어리둥절하며 말했다. “아버지, 그들이 돈이 필요하다면 그냥 요구하면 될 텐데,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요?!” 그러면서 그는 아들의 두 귀를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잔인하게 호영이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그들과 목숨 걸고 맞서 싸울까 두렵지 않은 걸까요?!” 배해산은 얼굴을 찌푸린 채 말했다. “그들이 호영이의 귀를 자른 건, 우리에게 겁을 주고, 우리가 뭘 해도 감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일 거다.. 우리의 의지를 무너뜨리려는 거지.
그는 당장이라도 닌자들을 잡아 갈갈이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닌자들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배해산은 주위에 많은 정보통이 있었기 때문에, 배한빈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 일을 전해 들었다. 그는 배호영을 특별히 아꼈는데, 손자의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분노가 극에 달해 서재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모두 부수고 있었다.이 소리를 듣고 놀란 아내는 급히 남편에게 와 상황을 진정시키며 겨우 배해산을 막아 세웠다. 소식을 들은 후 아내는 방 안에 더 부술 물건이 남아나지 않은 것을 보고 배해산을 연신 때리며 울부짖었다. "어떻게든 우리 손자를 무사히 구해 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어버릴 거야!" 배해산은 이미 심란한 상태였는데, 아내가 자신을 더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불만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호영이는 당신 손자이기도 하지만 나의 손자이기도 해.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아이를 구해 올 거야!" 아내는 다시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들이 무자비하게 호영이를... 호영이를..."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배해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들은 돈을 원할 거야. 그들이 돈을 원한다면 호영이를 해치지 않을 거야." 아내는 다급히 덧붙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 놈들에게 반드시 복수해야 해요!" 노부부의 서재에서 난 소란은 곧바로 배호영의 어머니와 다른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배해산은 이들에게도 사건의 상황을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배호영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고, 다른 가족들 역시 몹시 불안해했다. 평소 안락한 생활에 익숙했던 이들은 가족이 납치당하고 심지어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한동안 페이셔스 그룹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배한빈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터넷에는 또 다른 화제가 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의 제목은 매
그 여자는 총을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겁에 질려, 허름한 크로스백에서 떨리는 손으로 구겨진 피임약 상자를 꺼냈다.배한빈은 상자 위에 그려진 피임약 상자의 사진을 보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 개자식이 너한테 주라고 한 게 이거야?""네 맞아요.." 여자는 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한마디를 전해달라고 했어요.."배한빈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빨리 말해! 더 망설이면 당장 죽여버릴 거야!"여자는 온몸을 떨며 말했다. "그가 말하길.. 미안하지만 배한빈 씨, 시간이 촉박해서 적당한 용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상자는 초라하지만 안에 있는 물건은 정말 소중하다고 했어요.."배한빈은 상자를 가져가려다 그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였다. 그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자를 땅에 내려놔!"여자는 순순히 상자를 땅에 내려놓았다. 배한빈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오른손으로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야 할 때가 되자, 그는 왼손으로 직접 상자를 열기가 꺼려졌다. 에이즈가 이런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검은 장갑을 건네 주었다. 배한빈은 안심하며 장갑을 끼고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어두운 환경 탓에 상자 속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벼운 물체가 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상자를 살짝 흔들어보다가 오른손으로 상자를 뒤집고 왼손으로 받쳤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물건을 쏟아냈다. 갑자기 두 개의 물체가 그의 손바닥에 떨어지자, 배한빈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물체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것은 바로 피투성이가 된 두 개의 귀였다.주변에 있던 여자들도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보디가드들도 충격을 받았고, 상자 안에 사람의 귀가 들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한빈은 몸을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확인한 뒤,
보디가드는 긴장한 채 말했다. "대표님, 그냥 가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제가 먼저 가서 그 여자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볼까요?""그럴 필요 없어..." 배한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인 배해산이 이미 그렇게 하라고 명령한 상황에서 만약 다른 사람을 보내 여자를 확인하게 한다면, 혹시라도 이 소식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 아버지가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 두려웠다. 결국 배한빈은 마음을 굳히고 차 문을 열어 내려가 도로변에 서 있던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케딜락에서 중년 남자가 내려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자 여성들은 하나같이 환심을 사기 위해 아양을 떨며 윙크를 보냈다. 배한빈은 이 모습을 보고 속이 메스꺼워 온몸이 가려웠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금발의 여자를 찾아가 손에 든 천 달러를 그녀의 옷깃 안으로 밀어 넣었다.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다른 여인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도 백 달러도 벌기 힘든데, 이 남자는 와서 바로 천 달러를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자 금발 여자는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나, 당신이 바로 배한빈 씨인가요?"배한빈은 여자의 입에서 나는 악취에 놀라 한 걸음 물러나며 토할 것 같은 충동을 억누르고 물었다. "돈은 줬으니 이제 물건을 줘. 누가 나에게 뭔가를 주라고 하지 않았나?"여자는 기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날 속이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은 몰랐어..” 그러자 그녀는 배한빈에게 다가와 갑자기 그를 세게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보디가드들은 여자가 배한빈에게 뭔가 위협을 가하는 줄 알고 총을 들고 차에서 뛰쳐나왔다.배한빈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밀쳐내고 입을 닦으면서 분노에 차서 외쳤다. "퉤퉤퉤! 이 미친 여자야?! 왜 키스를 하는 거야!" 그리고 배한빈은 여자의 팔에 바늘 자국이 가득한 걸 보고 더 크게 경악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배한빈은 끊임없이 침을 뱉으면서 자신을 털어내며 소리쳤다. "너 에이즈 환자 아니야? 혹시라도 에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