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아내가 수줍음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런 쪽으로는 경험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윤우선이 말하는 것을 견딜 수 있겠는가? 그러자 그는 급히 말했다. "장모님, 유나 씨는 이런 걸 엄청 부끄러워해요. 그러니 그만 두세요~”윤우선은 빙그레 웃으며 "유나야, 봤지? 은 서방이 이렇게 널 많이 생각한다고~~~! 그럼 여기서 그만하고 나는 팔찌 사진이나 잘 찍어 올리련다~ 너희들도 어서 쉬어~"라며 기지개를 켰다.그 때 김상곤이 새 보스 수트를 입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김상곤은 세 사람을 보자마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입구를 한 바퀴 돌며 웃었다. "이것 봐, 이 양복은 정말 맞춤 제작한 것 같아! 이 몸매 좀 봐라! 어딜 봐서 내가 중년이라고 하겠냐?”김상곤은 키도 큰 편에다 지금은 고급스러운 정장을 잘 차려 입었고, 몸매 관리까지 잘해 얼핏 보면 40대의 젊은 청년 같았다. 하지만 시후는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장인 어른은 사실 게으른 사람이고, 평소에 운동을 전혀 안 해서 몸매를 이렇게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완전히 오랜 세월 동안 윤우선에게 시달린 것이라는 걸.. 지금의 윤우선은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예전의 윤우선은 그야말로 여포와 같았다. 아마 장인 어른은 윤우선을 만나 굉장히 짜증나고 힘들었을 것이다. 밥 먹는 것조차 입맛이 없을 정도이고 살이 찌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것이다. 그러자 시후는 그를 칭찬하며 말했다. "장인 어른, 이렇게 차려 입으니 마흔 살 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그렇지?! 우하하하하!" 김상곤은 웃으며 "내가 당시 대학을 다닐 때 엄청 유명한 훈남이었어~ 지금도 젊은 녀석들 보다 뒤지지 않을 거라고~”유나는 "아빠, 좀 겸손해질 수 없어요? 아빠 입으로 그런 말을 하면 웃음거리가 될 거라구요!"라며 어이없는 듯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김상곤은 입을 삐죽거렸다. “뭐가 무서워서 그래?! 네 아빠가 요즘 늙은이들 사이에서 얼마나 돋보이는 존재인지 알아? 이게 바로 군계일학이라고
집으로 오는 길에 고모와 안세진의 전화를 듣지 않았다면, 지금 시후는 전화 속의 이 여성의 반가움과 열정이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자 시후는 깜짝 놀라는 척 웃으며 물었다. “고모요?? 어떻게 이렇게 전화를 주셨어요?"은소리는 사실 시후에게 전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안세진에게 명령을 전달했고, 안세진에게 내일 직접 시후에게 버킹엄 호텔에 가서 식사 하자고 지시만 내리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화를 건 까닭은 은 회장이 조금 전 그녀에게 꼭 직접 시후에게 전화하라고 이야기를 했고, 이렇게 해야 더 성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시후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미리 전화를 걸어 조금 더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미리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는 것과 같을 테니, 앞으로 시후에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논리였다.그러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시후야, 이렇게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이 고모는 항상 널 걱정했어~ 원래는 진작에 너를 만나러 가고 싶었는데, 박상철 집사가 네가 당분간 돌아오기 싫은 것 같다고 해서.. 그냥 귀찮게 하기 싫었지~ 시후야, 어떻게 지냈니?"은소리는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시후는 다소 속이 메스꺼웠지만 예의를 지키며 답했다. "다 괜찮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모.”은소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었다~ "어머~ 잘 지내고 있다니 이 고모가 더 기쁘기 그지없다! 후후훗~ 아 참, 이 고모가 전화한 건 내가 내일 서울에 가거든~ 너랑 저녁 한 끼 먹으려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내일 서울에 오세요?" 시후가 놀라 물었다."응응!! 사실 이 고모는 안세진 부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조카를 이렇게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잖아~ 그래서 직접 전화를 해 봤어~”시후는 웃으며 "그렇군요~ 내일 언제 오세요? 제가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내일 저
다음 날, 유나는 일찍 일어나 회사에 출근했다.시후는 윤우선이 만든 아침을 먹고, 오전 내내 은소리가 자신에게 전화 준 일에 대해서 생각했다. 사실 박상철 집사가 자신을 찾은 이후로 지금까지 그룹은 자신의 삶에 직접 나타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LCS 그룹과 맞닥뜨릴 필요가 없는 이런 상황에 굉장히 만족했다. 하지만, 은소리는 이번에 자신과 LCS 그룹의 침묵을 깼고, 이는 LCS 그룹이 이미 자신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시후의 생각으로는 어떤 목적으로든 그룹은 이렇게 계속 유나의 곁에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었다. 게다가 오늘 자신이 고모를 만나 그녀의 요구를 거절한다고 하더라도 LCS 그룹은 앞으로 오랜 골칫거리가 될 것이었다.......오후 5시 반, 시후는 장모 윤우선에게 인사를 하고 저녁에 일이 있어서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혼자 집을 나서 택시를 타고 버킹엄 호텔로 향했다. 원래 안세진은 차로 그를 데리러 오려고 했지만, 시후에게 거절당했다. LCS 그룹은 안세진을 그들의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안세진이 자신에게 너무 친근하게 행동하면 LCS 그룹 가족이 이상 징후를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시후가 버킹엄 호텔의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을 때, 안세진은 이미 직접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가 도착하자 안세진이 다가와 공손하게 물었다. "도련님 오셨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고모는? 도착했나요?"라고 물었다.“도착하셨습니다..” 안세진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속삭였다. "고모님께서 좀 피곤하다고 하셔서 스파로 모셔다 드렸는데, 한 3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시후는 싱긋 웃으며 "그래요? 그럼 먼저 룸으로 데려가 줘요."라고 말했다.그러자 안세진이 다급히 말했다. "오늘 밤 두 분.. 헤븐 스프링스의 스카이 가든에서 식사하기로 되었습니다.”이 말을 듣자 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왜냐하면 시후는 스카이 가든을 기억하고
그리고 나서 시후는 안세진을 따라 호텔 내부로 들어갔다. 레스토랑과 케이터링 부서들은 다른 날과 다르게 확실히 텅 비어 있었다. 게다가 직원들도 오늘따라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안세진에 따르면 종업원이 너무 많으면 은소리가 짜증을 낼까 봐 걱정이 되어서 일찍 퇴근시킨 것이라고 했다.시후는 외부의 레스토랑을 지나쳐 중앙에 위치한 스카이 가든으로 향했다. 스카이 가든에 있던 100개의 연회식 테이블은 완전히 철거되었고, 정중앙에 하나의 테이블만 남아 있었다. 시후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100개의 연회석 테이블과 의자를 철거한 건 고모의 명령 때문일 테니까.. 그래서 시후는 이 상황을 맞닥뜨리자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시후는 아직 고모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고모의 행세는 시후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 시후는 카드에 현금이 700억 정도가 들어 있었지만 허세를 부리고 싶지 않았다. 외식을 하는 것조차 번거롭다고 생각했고, 비용이 많이 들기에 차라리 길가에 있는 국밥집에 가서 소고기 국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모는 자신과 밥 한 끼 먹기 위해 버킹엄 호텔 전체를 빌려다 쓰고, 스카이 가든을 이렇게 모두 비워 버린 건 오히려 시후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킬 뿐이었다. 시후는 안세진과 함께 이 유일하게 세팅 된 테이블로 왔다. 테이블은 가로 약 2미터, 세로 약 1미터 폭으로 양 끝에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안세진은 직접 시후가 앉을 의자 하나를 끌어 내며 말했다. "도련님, 여기서 잠시 기다리셔야 합니다.”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네, 가서 일 보세요. 저는 그냥 혼자 휴대폰을 좀 보면서 기다리면 되니까요.”"도련님, 먼저 마실 것 좀 드릴까요?""그럼 따뜻한 차 한 잔만 주세요.""네 도련님."시후는 테이블에 혼자 앉아 심심해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마침 이토 나나코에게서 카톡 한 통을 받았다. 시후는 그녀의 메시지를
안세진은 그녀의 곁을 따라다니며 매우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시후와의 거리가 얼마 안 남았을 때 은소리는 웃음 지으며 말했다. "어머 시후야!! 너무 오랜만이다~~~!! 벌써 멋진 청년이 되었네~~~?”시후는 은소리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곧 28살이니 더 이상 총각은 아니죠.. 하하!”은소리는 다정하게 웃음지었다. "어머.. 그런데 너 진짜 아버지를 빼다 박았다~”“고모도 제가 어릴 때 본 후로 변한 게 없어 보이세요.”"호호호~ 눈 깜짝할 사이에 10~20년이 흘렀는데, 나도 벌써 50이 다 되어 간다 얘~ 그러니 내가 어떻게 예전과 똑같을 수 있겠어?”이때, 안세진은 이미 한발 앞서 은소리가 앉을 의자도 조심스럽게 꺼내 주었다.은소리는 자리에 앉은 뒤에 시후를 한 번 쳐다보았는데, 시후가 계속해서 의자에 앉아 있었고 자신이 앉기 전에 일어서지도 않자 속으로 불만을 느꼈다. 왜냐하면 은소리는 밥상머리에 앉아 있을 때는 어른들이 오실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윗사람이 말을 하면 아랫사람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윗사람이 자리에 앉아야 아랫사람은 주변을 살폈다가 자리를 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오히려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 있는 것처럼, 일어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러자 은소리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실 시후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후가 계속 실종된 채로 영원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자식이 실종된 지 이렇게 오래되었다가 갑자기 그룹의 재산을 쪼개는 원인 제공자가 될 줄이야..! 게다가 더더욱 그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은 회장이 시후에게 엠그란드 그룹과 현금을 준 것도 모자라 이제 집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평범한 옷차림에 무식하고, 예의
"그룹으로 돌아간다고요..?" 시후는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 지었다. 은소리는 시후의 가식적인 웃음을 보고 입을 열었다. "시후야, 원래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잖아~ 어렸을 때 그룹에서 나간 뒤에 너도 이제 나이가 꽤 들었어~ 원래 너의 집을 떠난 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돌아가서 가족들도 만나고 해야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모의 말씀이 맞아요. 이렇게 오랫동안 떠나 있었으니 시간을 내서 그룹에 한 번 가 봐야죠.” 그리고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여유 있을 때 방문하는 걸로 할 게요 고모.” 지금 시후의 말은 마치 은소리의 제안에 동의한 것 같아 보였지만, 그저 시간을 미루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시후는 일단 여유 있을 때 만나자는 핑계로 오늘을 이렇게 넘기고, 다시 시간을 정하자고 할 생각이었다. 이런 식으로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결국 만날 기약이 없는 것과 같았다. 은소리도 당연히 시후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즉시 입을 뗐다. "어머 시후야~ 다시 집안으로 돌아오는 걸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 가족들이 얼마나 너에게 관심이 많은데~~ 그리고 네 할아버지 좀 봐?! 널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빠르게 연락을 하셨니? 박상철 집사에게 엠그란드 그룹과 블랙 카드까지 보냈잖아~~ 그러니 너도 할아버지를 한 번 뵙고 인사는 드려야 하지 않겠니??”그러자 시후가 은소리에게 물었다. "음.. 고모.. 뭔가 간과하시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냥 제가 그룹에 잠시 방문만 하면 이 일이 해결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이 말을 듣자 은소리는 속에 점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보기에 시후는 감사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녀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LCS 그룹은 이렇게 자신을 보내서 이 녀석을 집안으로 초대했고, 이렇게 식사 자리까지 만들어 호의를 베풀고 있는데.. 이 녀석이 조금만 눈치가 빠르고 상식적으로 행동할 줄 알았다면 곧 바로 자신의 제안을 승낙하고,
은소리는 검지 손가락을 펴며 오만하게 말했다. "우선 엠그란드 그룹과 관련된 문제야. 사실 이건 이태리 부회장에게 계속 부탁해도 될 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보기에 이태리 부회장이 꽤 능력자거든~ 그리고 그동안 엠그란드 그룹은 이태리 부회장 밑에서 잘 크고 있어. 그러니까 넌 안심하고 모든 걸 맡겨도 돼.” 이어 은소리는 중지를 펴 V자 모양을 만들었다. "다음! 네 아내 김유나의 가족들 문제야. 우리가 WS 그룹에 대해서 조사를 좀 했지~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수준 낮은 인간들이 어떻게 LCS 그룹의 사돈이 될 수 있을지 정말 이해가 안 되더라??” 은소리는 이미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씰룩 대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난 네가 가능한 빨리 그 김유나라는 여자와 이혼하고 그 가족과는 인연을 끊을 것을 추천해. 뭐.. 그런 집안 인간들이라면 돈도 요구하겠지~ 그럼 넉넉하게 돈을 좀 쥐어 주고 영원히 바이바이 하도록 해~! 누구라도 그 인간들 때문에 우리 LCS를 조롱하지 않도록 말이야?”시후는 은소리의 선을 넘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안색이 안 좋아졌고, 목소리도 점점 싸늘하게 변했다..! "고모, 그런데 결혼과 관련된 건 제 사적인 일입니다. 그러니 고모를 비롯하여 LCS 그룹과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 그러니 그룹은 제 일에 간섭할 자격이 없다고요.”은소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시후야..? 그렇게 고자세로 굴지 말고, 너도 곰곰히 잘 생각해봐! 너는 LCS 그룹의 피가 흐른다고! 우리나라 재벌 2세들을 다 모아서 Top 10을 뽑는다고 하면, 그 중에 분명 네 자리가 있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그런 수준 떨어지는 여자애가 어떻게 너랑 어울려?? 그런 애라면 네 가정부조차 될 자격이 없어~!”그러자 시후는 약간 화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모, 유나씨는 제 아내이고 제가 인생의 바닥을 맛보고 있을 때 저와 결혼해 준 사람이에요. 그러니 저는 절대 그녀와 이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말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으세요.”
은소리는 시후가 감히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시후가 말하길 자신이 그룹 재산의 4분의 1 정도는 상속받아야 한다고 말하자, 더욱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야!! 너 너무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거 아니야?! LCS 그룹의 자산 4분의 1을 네가 물려 받는다고? 하!! 네가 뭔데?!""저요? 제 이름은 은시후.. 제 아버지는 은서준 상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오래됐는데~?!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와서 LCS 그룹의 재산을 상속 받겠다고??! 넌 그럴 자격 없을 걸?!"시후는 은소리를 보며 비웃었다. "제 아버지께서는 LCS 그룹을 위해 열심히 싸우셨어요. 그러니 제가 보기에 LCS 그룹의 주인이 될 정도의 자격이 충분했죠! 오히려 고모야 말로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지 않을까요? 사실 회장님께서도 딸이 시집가면 출가외인이라고 하시는 세대 아니세요??! 왜 제게 이래라저래라 하시는 건지..?”‘출가외인’이라는 말은 은소리가 평생 가장 싫어했던 말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늘 그룹의 재산 상속에 대해서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남편과 헤어진 뒤 그녀는 자신의 미래 희망을 모두 LCS 그룹의 재산 상속에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LCS 그룹의 첫째 은정공, 셋째 은정운, 넷째 은정천은 은소리를 적대시해 왔고, 그들은 늘 은소리가 재산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은근히 상기시켰다. 왜냐하면 은소리는 결국 누군가와 결혼 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은소리는 당연히 이런 말들에 대해서 결코 수긍하지 않았다..! 이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은소리는 지금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은 회장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어르신의 비위를 맞추어서 자신이 죽기 전에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유산을 물려주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은소리가 필사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룹을 떠난 지 20년 가까이 된 이 녀석이 감히 자기 앞에서 이런 건방진
변지현은 유가휘가 시후를 그의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만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시후를 대신해 마음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건 대표님이 시후 씨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시고 결정하세요.”“알겠습니다!”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홍콩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어서 말했다. “좋습니다. 제 비서의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시면 찾아갈 겁니다.”“그렇게 하시죠. 문제 없습니다!” 유가휘는 바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가정부들에게 2층의 제일 큰 객실을 서둘러 정리하라고 전해. 귀한 손님을 모실 거야!”방가흔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귀한 손님이길래 직접 마중 나가고, 집에까지 모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말했다. “TS Shipping 쪽 사람인데, TS Shipping의 두 대주주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라고 하더군. TS Shipping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재벌가라고 불리고 있어. 그러니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 손님에게 달렸고.”방가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우린 이미 사업을 잘하고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유가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몰라. TS Shipping이 설립된 이후로 아시아의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어. TS Shipping은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해운 운송에 관련된 자원을 통합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블랙 드래곤은 현재 전세계 무장 호위 업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TS Shipping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제공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가 TS Shipping과 협력할 수
“네!” 유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봐요.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면서요? 지금 30분밖에 안 남았잖아요.”“알았어요.” 시후는 차에서 내렸다. 유나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보, 그럼 먼저 갈게요. 돌아가는 길 조심해서 운전해요.”유나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 끝나면 미리 연락해요. 돌아오는 날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요.”“그래요!”시후는 유나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공항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 그는 성도민이 준비해 둔 전용기에 탑승했다. 정각 8시,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홍콩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14시간 후, 홍콩 현지 시각은 이미 오전 10시가 되어 있었다. 시후가 탄 전용기는 홍콩까지 약 1시간 정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곧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며, 유가휘를 공항으로 보내 자신을 마중 나오게 할 것을 요청했다.그 때 유가휘는 여전히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미국 이민국에 이중열의 송환 절차를 요청한 후로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밤마다 잠들기 어려워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중열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자신이 겪은 조롱과 멸시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만약 법률의 제약이 없었고, 홍콩 대중들의 시선이 아니었다면 그는 직접 이중열에게 보복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만 그는 자신의 분노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날 꿈속에서 유가휘는 이중열이 마침내 홍콩으로 송환되어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이중열의 비참한 죽음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 이중열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꺼내 이중열에게 겨누었다. 유가휘는 들뜬 마음으로 이중열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구들이 갑자기 모두 자신을 향했다. 유가휘가 깜짝 놀란 와중, 이중열은 냉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짓했고 사람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
유나와 홍콩에 가기로 상의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성도민이 다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사모님과 상의는 잘 끝나셨습니까? 혹시 오실 수 있는 겁니까?"시후는 대답했다. "아내와 상의는 끝났습니다. 마침 장모님께서 미국에 오셔서 아내를 돌봐 주실 수 있는 상황이라 다행히 갈 수 있게 되었네요."성도민은 크게 안도하며 말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은 선생님, 언제가 편하신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미국에서 전용기를 준비하겠습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용기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가 비행기 표를 사서 가면 되니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재빨리 말했다. "만약 경유해서 오신다면 최소 20시간 이상 걸릴 겁니다. 게다가 가장 빨리 홍콩으로 오는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하실 수도 있으니, 전용기가 훨씬 빠를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지금 급한 상황이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부탁하죠. 내일 아침에 출발하도록 해 주세요."성도민은 주저 없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현지 시간으로 아침 8시에 출발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성도민은 기뻐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가겠습니다!"시후는 말했다. "그럼 홍콩에서 뵙죠." 전화를 끊고 나서,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저 고객의 상황이 꽤 급한 것 같아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할 것 같아요."유나는 아쉬움과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한다니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뿐인데, 힘든 일도 아니죠. 게다가 고객이 전용기를 준비해 준다고 하니, 편하게 쉬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네요."한편, 옆에 있던 윤우선은 "전용기"라는 말을 듣자 흥분하며 말했다. "그래! 전용기는 정말 편하지! 앉고 싶으면 앞에 있는
윤우선은 진지하게 말했다. "젊었을 때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지. 젊어서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나중에 늙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늦게 된다니까?! 네 아빠처럼 인생을 대충대충 살면 안 돼!"유나는 갑자기 어떻게 엄마의 말에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시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는 성도민이었다. 시후는 곧바로 전화를 받고 말했다. "여보세요? 네, 성 선생님. 안녕하세요."전화 너머에서 성도민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은 선생님이십니까? 저는 안세진 부장님께서 소개해 주셔서 연락을 드렸는데.. 저희 집 풍수를 좀 봐주셨으면 해서 연락 드렸습니다."시후는 얼른 대답했다. "아, 안세진 부장님의 지인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혹시 댁의 상황이 대략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설명했다. "저희가 홍콩 쪽에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시훈도라는 곳에 위치한 약 8000평 규모의 저택이고요. 최근에 가족들이 이유 없이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잦아졌고, 일도 여러모로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안세진 부장님께서 선생님이 이 분야에서 매우 전문가라고 추천해 주셨지요!"시후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 "홍콩에 투자를 하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성도민은 재차 물었다. "혹시 선생님께서 요즘 여유가 있으실까요? 저희도 정말 급한 상황이라 직접 방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저희가 상황이 굉장히 급해서요...."시후는 곤란한 듯 대답했다. "안세진 부장님께서 말씀을 안 해주셨나 봅니다.. 제가 지금 미국에 있어서 홍콩까지 가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그러자 성도민은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발 시간을 내서 한 번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가족들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유나는 스피커 너머에서 성도민의 목소리를 희미하게 들었고, 남편이 의뢰를 받아들일지 긴장한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
윤우선의 성격은 다소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데, 그 본질은 강한 자존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50년을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 특히 WS 그룹에 시집온 이후로 그런 일은 더 심해졌다. 시댁의 멸시와 남편의 무능함은 그녀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고, 이는 그녀의 성격을 더욱 거칠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체면에 대한 집착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켰다.이제 그녀는 비로소 개인 전용기를 타보게 되었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 만큼 반드시 제대로 즐기고 이 상황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제대로 자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항공기 승무원들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들은 이런 항공편에서 일할 때, 윤우선 한 명을 상대하며 얻는 수입이 민간 항공기 한 대에서 수백 명을 상대하며 버는 것보다 몇 배 더 많았기에, 윤우선을 마치 황후처럼 떠받들며 대우했다.만족스럽게 영상을 찍은 윤우선은 가족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후, 유나, 김창곤을 따로 멀티 프로필 설정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프로필에 라고 한 줄을 남겨두었다. 글과 사진을 올린 후, 그녀는 사무장에게 물었다. "저기, 우리 이륙하면 인터넷이 안 되는 거죠?" 사무장은 서둘러 대답했다. "비행기 이륙과 상승 단계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지만, 안정 비행에 들어가면 객실 와이파이를 켜드릴 겁니다. 그때 인터넷을 사용하실 수 있어요." 윤우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요, 그럼 기장님에게 이륙해 달라고 해주세요." 그녀는 속으로 흐뭇해하며 생각했다. ‘이미 사진이랑 글은 올렸으니, 하늘에 올라가 인터넷이 연결되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겠지? 그럼 다들 얼마나 부러워할까?’ 이렇게 생각하며 윤우선은 휴대폰을 옆에 두고 창밖 풍경을 보며 기분이 한껏 들떴다.비행기는 곧바로 이륙 우선권을 얻어 구름 위로 올라갔다. 약 30분 후, 비행기가 1만 1
전화를 끊고 나서 유나는 서둘러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엄마가 미국에 오면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요? 엄마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잖아요. 괜히 당신 기분 나빠질까 걱정이에요." "아니에요."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장모님이 미국에서 즐겁게 놀다 가시는 것도 좋고, 당신과도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니 괜찮아요. 당신도 집을 떠난 지 꽤 됐으니 장모님이 그리울 거잖아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멀리 오랫동안 집을 떠난 건 처음이라, 마음 한구석에 계속 걱정이 되긴 해요."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은 엄청 크잖아요. 둘이 있으면 너무 휑해서 장모님이 오시면 더 활기찰 거예요." 유나는 시후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고마워요!"......다음 날 오전. 유나는 이미 미국행 비자를 손에 넣었다. 불가리 매장 직원이 그녀에게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늘 오후라는 것을 확인해주자, 윤우선은 점심 무렵 가장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시후가 선물한 에르메스 가방을 메고, 불가리에서 제공한 비즈니스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공항에서 윤우선은 처음으로 VIP 라운지에서의 고급 서비스를 경험했다. 럭셔리 비즈니스 차량은 그녀 혼자만을 위해 활주로까지 데려다 줬고, 두 명의 아름다운 직원이 짐을 들어주며 그녀를 개인 전용기로 안내했다. 이 전용기, 걸프스트림 G650은 이룸 그룹 소유의 비즈니스 전용기였고, 이번에 송민정이 특별히 이 비행기를 배치하여 윤우선이 혼자 탈 수 있도록 준비했다.비행기 내부는 말 그대로 럭셔리 그 자체였다. 윤우선은 비행기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공중에 있는 궁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고 고급스러운 객실에는 그녀 혼자 뿐이었고, 이로 인해 그녀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윤우선이 매우 부드럽고 큰 안락의자에 앉자마자, 세 명의 아름다운 승무원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먼저 윤우선
한편, 윤우선은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카메라에 비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얼굴을 뒤쪽으로 돌려 안약을 몰래 넣었다. 유나는 영상에서 엄마가 외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엄마,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시후 씨가 3천만 원을 드렸잖아요. 고급 투어 상품을 하나 예약해서 푹 쉬다 오세요. 엄마가 충분히 놀다 오시면, 우리도 그때쯤 돌아올 거예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딸내미.. 말이 좋지, 문제는 나에겐 여행 갈 돈이 없다는 게 문제야....’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듯 말했다. "유나야.... 엄마는 지금 여행 갈 마음이 없어.... 엄마는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자 유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엄마, 제 수업이 아직 20일 넘게 남아서 당장은 돌아갈 수 없어요...." 사실 유나는 엄마를 미국으로 부를 수 있을지 잠깐 고민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미국에 오는 게 그다지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선,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미국 비자는 복잡하고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하며 거절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엄마의 다소 시끌벅적한 성격을 알기에, 엄마가 미국에 오면 자신과 시후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질지도 몰랐다. 유나 자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남편 시후가 엄마를 불편해할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허락 없이 엄마를 초대하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런데 이때 시후가 뜻밖에도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가와, 영상 속의 윤우선에게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집에 혼자 계시는 게 외롭다면 비자 신청해서 미국에 오셔서 놀다 가세요." 시후의 말에 유나는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아무런 고민 없이 엄마를 미국으로 오라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윤우선 역시 시후가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흥분해 환호했다. "아이고, 우리 은 서방! 정말이야? 진짜야, 우리 착한 사위?!" "물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