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모양은 조금 전 나나코가 껴 보았던 크기, 스타일까지 완전히 같았다! 이 반지를 보자마자 나나코는 마치 이 반지가 정말 시후가 자신에게 선물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굉장히 행복하고 즐거워했다.가와나 쿠레이는 이 반지를 보고 반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나나코를 보고 물었다. "아가씨, 어떻게 티파니 같은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거예요? 이 브랜드는 사실 그냥 흔한 보석 브랜드잖아요? 게다가 이 반지는 딱히 비싸지도 않고.. 어디 가서 다이아반지라고 말도 못 할 것 같은데..”사실 가와나 쿠레이의 말이 맞았다. 이 정도 금액의 다이아몬드 반지는 말 그대로 평범하지만 돈이 조금 있는 부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사실 정말 돈 많은 재벌들은 이런 반지를 끼는 것을 신경도 안 쓸 것이다. 유럽, 미국, 일본을 비롯하여 한국의 재벌들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고급 악세서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어떤 것들은 매우 순도가 높고, 절단하기 위한 공정도 최상급에 달하기에. 한 개에도 1000만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진짜 부자라면, 이런 다이아몬드를 사서 특별한 반지를 만들 것이다. 그래서 내로라하는 재벌들이 착용하는 다이아몬드 반지는, 일반적으로 수 천만 원이 넘고 이런 금액쯤은 별 것 아니었다. 부자들은 다이아몬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석을 좋아하는데, 에메랄드, 루비, 사파이어 등 화려한 보석들도 좋아했다. 최고급 보석들은 놀라울 정도로 금액이 높은데, 이런 보석들로 만든 팔찌는 수천만 원 이상, 심지어 수억 원이 넘는 것들도 있었다. 부자들에게 이런 보석은 자신의 재력을 과시할 수 있는 용도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가치가 상승할 여지도 크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을 받는다. 이토 그룹은 일본 최고의 재벌가이고, 나나코는 그들의 외동딸이지만 이런 평범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좋아한다는 것은 정말 가와나 쿠레이의 나나코에 대한 인식을 초월하는 것이었다.나나코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들고 수줍게 말했다. “어떤 것은 그 가치로 측정할 수 없는
원래 소이연의 계획은 나머지 동료들과 함께 오사카로 간 다음 개인 비행기를 몰아 오사카에서 모두 함께 김해 공항으로 들어간 뒤, 창원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현재 도쿄 경찰청에서는 자신을 비롯한 다른 엘에이치 그룹 관련자들을 잡지 못하고 있었고 기간이 길어진다면, 분명히 출국 기록들을 샅샅이 뒤지며 조사할 것이었다. 결국 그렇게 되면 오사카에서 김해로 가는 직항 노선은 도쿄 경찰청의 눈에 가장 의심스러운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소이연은 함께 한 동료들과 모두 도쿄에서 오사카 공항으로 간 다음 먼저 울릉도 공항으로 잠시 경유하기로 결정했다.일본 정부는 자국 관련 항공편만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론상 일본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들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울릉도에 도착한 후에 김해로 간다면, 이 항공편은 국내선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따라서 일본에서도 자신들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사라지게 될 것이었다.소이연은 전화가 도청당할 만한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VIP 라운지에서 주변 5미터 이내에 아무도 없는 구석을 택해서 전화를 하고 있었고, 일부러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었다. 그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방금 자신이 말한 음량으로는 3미터 이내에 있는 사람이라도 들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 사람과 불과 1미터 거리에 있지 않는 한.. 게다가 소이연은 너무 민감한 정보는 노출시키지 않았다. 그저 먼저 울릉도로 간 뒤, 나중에 창원으로 가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낮은 목소리로 전화했지만,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앉아 있는 시후가 이것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예상하지 못했다.시후는 그녀의 말을 듣고 바로 이 여성이 분명 엘에이치 그룹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 도쿄 전체가 출국 통제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것은 엘에이치 그룹이 마츠모토 요시토의 집안을 멸족 시켜버린 일 때문이었다. 그러니 지금 일본을 떠나려고
항공 정보 자체는 기밀이 아니고, 심지어 개인 항공기의 항로 역시도 공항 직원과 공항의 운항 시스템으로부터 숨길 수 없다. 그래서 안세진은 빠르게 정보를 찾아 시후에게 보냈다. 안세진이 시후에게 보낸 정보에 따르면, 오늘 밤 오사카에서 울릉도로 가는 개인 비행기는 모두 4대라고 했다. 이 중 두 대는 승객을 태울 수 없는 소형 관용기이고 10명 안팎의 승객을 실어 나른다고 했다. 엘에이치 그룹의 무술 고수들의 수가 많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이 이런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시후는 이 두 항공기는 걸러 내기로 했다. 나머지 두 대는 모두 에어버스를 개조한 개인 비행기인데, 개조된 좌석의 수는 모두 40~50개였다. 그래서 시후는 오늘 밤 엘에이치 그룹 인원들이 탄 비행기가 이 두 개의 비행기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래서 그는 안세진에게 두 비행기의 자료를 자세히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이 두 비행기는 모두 울릉도에 등록되어 있었는데, 그 중 한 대는 국내의 한 개인 항공사의 명의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한 고급 여행사를 위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비행기는 어제, 김포 공항에서 40명의 여행객들을 태워왔으며, 오늘은 다른 여행객들을 태우고 다시 김포로 들어가는 스케쥴이었다. 또 다른 한 대는 경남에 있는 대형 부동산 업체의 명의로 되어 있었으며, 항공기는 오늘 다른 스케쥴이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운항 스케쥴이 변경되었고, 오사카에서 울릉도로 가는 항로로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시후는 이 변경사항을 보자마자, 마지막 비행기가 바로 엘에이치 그룹에서 준비한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 때, 시후는 갑자기 입꼬리에 차가운 웃음을 한 웃음을 머금고 잔인한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그는 안세진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린 뒤 입가에 계속해서 웃음을 머금고 자신의 자리에서 눈을 살짝 감고 잠이 들었다. 20분 뒤, 그의 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등석 승객들의, 우선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해당 승
소이연은 시후의 행동을 비웃었지만, 시후의 이런 모습으로 인해 그에 대한 경계심을 살짝 완화했다. 이어 그녀는 시후에게 다가왔고,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앉자마자 소이연은 내색하지 않고 시후를 곁눈질로 살짝 훑어보았다. 이건 시후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조심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딜 가나, 가장 먼저 주변을 탐색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래야 더 많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먼저 시후를 관찰한 결과, 그가 정말 잘 생겼고 외모도 매우 마음에 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저 가끔 자기 자신을 쳐다볼 때 그 직접적인 눈빛이 좀 보기 불편할 뿐.. 그러자 소이연은 얼굴을 돌려 시후를 바라보며 웃으며 물었다. "혹시 서울에 사세요?”소이연은 엘에이치 그룹의 이 여성 킬러가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말을 걸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기에, 마침 일부러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 제가 서울에 사는 건 어떻게 아셨죠..? 제가 인천으로 바로 가는 것도 아닌데..?”그러자 소이연은 빙긋 웃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음.. 일본 남성들과 한국 남성들이 꽤 차이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일본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눈썹을 다듬고, 헤어스타일과 스타일도 한국인들과는 좀 다르니까요. 그런데 당신은.. 뭐랄까.. 서울에 사는 젊은 남자들에게서 나는 특유의 세련됨이 있네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아가씨는 관찰력이 꽤 뛰어나시네요..?”그러자 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다시 질문했다. “혹시 한남동 주변에 살고 계신가요?”“주변에 살기는 하죠..?”"오? 그래요??" 소이연은 눈썹을 살짝 치켜 뜨더니 웃으며 말했다. "한남동.. 정말 좋은 곳이죠.. 돈 많은 사람들도 많이 살고.. 참, 그럼 오송 그룹도 잘 알고 계시겠네요?” 소이연은 오랜 실전 경험이 있는 숙련된 전문가이고, 시후가 자신을 소개하는 것을 듣고,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려고 했다. 그녀는 만약 옆에
그러나 소이연은 시후가 알고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 정말 알고 싶었다..! 그래서 소이연은 대체 무엇이 더 놀라운 사실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에, 마음속의 혐오감을 억누르고 몸을 그에게로 살짝 다가가서는 차갑게 말했다. “얼른 말해봐요!”그러자 시후도 일부러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귀에 대고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며 말했다. "얼마 전, 최우식 대표의 처남이요.. 남두산이라고.. 그리고 그와 함께 죽임을 당한 그의 아내, 그리고 그 인간의 패거리들이 깡패 집단들과 연루되어 있던 모양인데.. 그들이 다 살해당했다고 하더라고요?!”소이연은 즉시 시후 쪽에서 몸을 거둬들였고, 시후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 일이요?! 그건 예전에 영상으로 인터넷에서 돌아다녔잖아요? 그걸 모르는 사람이 또 있나?”그러자 시후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 그래요? 나는 모르는 줄 알았지..?”소이연은 불쾌한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았다. 그녀가 보기에 시후가 조금 전 이 일을 핑계로 자신에게 뭔가 다가와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것 같아 보이는데.. 하지만 다행히 시후는 딱히 큰 이득을 얻지 못한 것 같았고, 그래서 소이연도 화를 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 소이연은 시후에 대한 경계심이 더 낮아졌다.시후는 소이연이 말을 멈추자 먼저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쪽은 어디서 오셨어요? 나는 어디 출신인지 추측까지 당하고 다 이야기했는데.. 그럼 당신도 말해줘야죠!”소이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당신이 말했다고 나도 말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에이~~ 너무 그렇게 차갑게 굴지 말아요~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성은 많이 웃어야죠~ 웃으면 훨씬 예뻐 보일 텐데..”그러자 소이연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약간의 불쾌함을 느꼈다. "죄송하지만 난 좀 쉬어야겠어요.” 그리고는 눈을 감아 버렸다.시후는 또 옆에서 물었다. "당신은, 오사카에 왜 왔어요? 오사카로 놀러 온 거예요? 아니면.. 오사카에서 집으로 귀국하는 건가..?”그러자 다시 눈을
곧 비행기는 도쿄공항에서 이륙했다. 한 시간 후, 비행기는 정확한 시각에 오사카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관례에 따라 일등석 손님이 먼저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소이연은 아무런 짐도 없었고,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좌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가 멈추자마자 바로 일어나 바로 해치로 갔다. 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소이연은 걸음을 내디뎠고, 괜히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둘렀다. 엘에이치 그룹에서 준비한 비행기는 30분 후에 이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서둘러 관용기 터미널로 가서 다시 보안 검사를 거쳐야 개인용 비행기 격납고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적 항공기와 일반 항공편의 운항 절차가 다른데, 일반 항공편을 위한 터미널은 일반 공항 여객 서비스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사적 항공기 또는 공무용 관용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일괄적으로 관용기 터미널에서 보안 절차를 거쳐 탑승하게 된다.시후가 캐리어를 들고 기내를 빠져나왔을 때, 긴 도착 통로에서는 이미 소이연의 그림자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시후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생각했다. ‘흐음.. 이렇게 급하게 귀국하고 싶다고..? 그래.. 돌아가고 싶어 안달할수록 나는 널 돌려보내 줄 생각이 없어 지는 걸?’ 이 생각에 그는 관용기 터미널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안세진에게 카톡을 보냈다. 시후가 관용기 터미널에 도착해서 보안 검사를 무사히 통과했을 때, 안세진은 터미널에서 오래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를 보자 그는 곧장 다가와 속삭였다. "도련님, 다른 사람들은 이미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카톡에서 말씀하신 검은 옷을 입은 여성은 조금 전에 보았고요. 조금 전에 보안 검사를 통과하자마자 셔틀버스를 타고 12번 플랫폼으로 갔습니다. 그 안에 주차된 비행기가 바로 도련님께서 찾으시
그러자 기장은 곧바로 기내 안내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12번 플랫폼에서 출발한 비행기 뒤에 줄을 서라는 관제탑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지금 오사카 공항에는 줄을 서서 출발을 대기하는 비행기가 비교적 많이 있습니다. 40분 정도 뒤에 출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시후는 자신이 탄 비행기가 엘에이치 그룹이 준비한 비행기 뒤에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안세진에게 말했다. "그럼 조종석으로 가시죠.”안세진은 서둘러 시후의 뒤를 따라 다소 좁은 조종석 안으로 함께 들어갔다.안세진이 들어오자 그는 기장에게 물었다. "울릉도행 비행기는 어디 있습니까?”기장은 옆 격납고에서 비행기가 막 나와 제자리에서 선회하고 있는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저 비행기입니다.”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비행기가 제자리에서 선회한 뒤 활주로 쪽으로 미끄러져 가는 것을 보고 기장에게 말했다. “그럼 저 비행기를 따라가 주십시오!”기장은 즉시 엔진 추력을 높였고, 비행기는 곧 엘에이치 그룹의 비행기를 뒤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앞쪽에 있는 비행기의 날개가 가벼운 진동을 일으키며 나아가는 것을 보자, 시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지금 엘에이치 그룹이 준비한 비행기 내부에는 50명 정도 되는 엘에이치 그룹의 무술 고수들이 앉아있었다. 한 중년 남성이 맨 앞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소이연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보스, 이번 작전은 보스의 지휘 아래 정말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것 같습니다! 마츠모토 요시토의 가족들을 모두 죽여버리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피해가 하나도 없었죠! 게다가 이번에 이렇게 성공적으로 철수하게 되었으니.. 우리 비행기가 이 땅에서 이륙하여 울릉도에 도착만 한다면, 일본 자식들은 우리를 더 이상 쫓을 수 없을 겁니다!”다른 사람들도 이 말을 듣고 급히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리더! 이번에 보스의 리더십이 굉장히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마 창원으로 돌아가면, 대표님은 반드
이 순간 비행기 안에 있던 50여 명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이 비행기는 곧 이륙할 예정이었고 모두들 일본을 떠난 뒤 국내로 돌아가 엄청난 보상을 받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소이연은 이미 전화로 소수도의 칭찬까지 연거푸 받지 않았던가..? 누가 이렇게 상황이 급변할 줄 알았겠는가..?!십여 대의 일본 자위대 헬기와, 30여 대의 바퀴식 장갑차가 소이연과 동료들이 탄 비행기를 겹겹이 에워쌌다.일본 자위대는 사실 일본 군대로, 일본이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패전한 나라는 군대를 가질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자위대라는 형태로 바뀌어 운영될 뿐이었다. 사실 이름은 자위대라고 하고 있지만, 그들의 장비와 훈련 기준은 정규군에 준할 정도이다. 엘에이치 그룹의 사람들은 매우 강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무술을 연마한 사람들일 뿐이고, 결국 그들의 주먹과 발놀림은 군인들의 총포 앞에서는 그야말로 어린아이들의 소꿉장난과 같을 것이었다. 더구나 지금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는 모두 특수 훈련을 거친 대테러 특전사일 뿐 아니라, 인원도 많기에 공중과 지상을 합치면 최소 수 백명은 될 것이었다. 이들은 거의 일본 자위대의 최정상인 존재였다..! 게다가 그들의 장비는 매우 훌륭해서, 미리 사전에 철저하게 포위망을 깔아 놓았으니, 엘에이치 그룹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쉽게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조금 전 까지만 해도 평온했던 소이연도 이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일본 자위대가 우리를 발견한 거지..?! 누가 정보를 흘린 거야..?!”그들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을 뿐, 누가 소문을 흘렸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끝장이라는 것을..! 가뜩이나 이번에 도쿄에서 벌어진 몇 차례의 잔혹한 범죄 때문에 일본 정부와 도쿄 경찰청은 엘에이치 그룹을 뼛속까지 극도로 혐오하고 있었고, 어떤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
윤우선의 성격은 다소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데, 그 본질은 강한 자존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50년을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 특히 WS 그룹에 시집온 이후로 그런 일은 더 심해졌다. 시댁의 멸시와 남편의 무능함은 그녀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고, 이는 그녀의 성격을 더욱 거칠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체면에 대한 집착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켰다.이제 그녀는 비로소 개인 전용기를 타보게 되었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 만큼 반드시 제대로 즐기고 이 상황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제대로 자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항공기 승무원들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들은 이런 항공편에서 일할 때, 윤우선 한 명을 상대하며 얻는 수입이 민간 항공기 한 대에서 수백 명을 상대하며 버는 것보다 몇 배 더 많았기에, 윤우선을 마치 황후처럼 떠받들며 대우했다.만족스럽게 영상을 찍은 윤우선은 가족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후, 유나, 김창곤을 따로 멀티 프로필 설정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프로필에 라고 한 줄을 남겨두었다. 글과 사진을 올린 후, 그녀는 사무장에게 물었다. "저기, 우리 이륙하면 인터넷이 안 되는 거죠?" 사무장은 서둘러 대답했다. "비행기 이륙과 상승 단계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지만, 안정 비행에 들어가면 객실 와이파이를 켜드릴 겁니다. 그때 인터넷을 사용하실 수 있어요." 윤우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요, 그럼 기장님에게 이륙해 달라고 해주세요." 그녀는 속으로 흐뭇해하며 생각했다. ‘이미 사진이랑 글은 올렸으니, 하늘에 올라가 인터넷이 연결되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겠지? 그럼 다들 얼마나 부러워할까?’ 이렇게 생각하며 윤우선은 휴대폰을 옆에 두고 창밖 풍경을 보며 기분이 한껏 들떴다.비행기는 곧바로 이륙 우선권을 얻어 구름 위로 올라갔다. 약 30분 후, 비행기가 1만 1
전화를 끊고 나서 유나는 서둘러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엄마가 미국에 오면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요? 엄마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잖아요. 괜히 당신 기분 나빠질까 걱정이에요." "아니에요."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장모님이 미국에서 즐겁게 놀다 가시는 것도 좋고, 당신과도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니 괜찮아요. 당신도 집을 떠난 지 꽤 됐으니 장모님이 그리울 거잖아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멀리 오랫동안 집을 떠난 건 처음이라, 마음 한구석에 계속 걱정이 되긴 해요."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은 엄청 크잖아요. 둘이 있으면 너무 휑해서 장모님이 오시면 더 활기찰 거예요." 유나는 시후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고마워요!"......다음 날 오전. 유나는 이미 미국행 비자를 손에 넣었다. 불가리 매장 직원이 그녀에게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늘 오후라는 것을 확인해주자, 윤우선은 점심 무렵 가장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시후가 선물한 에르메스 가방을 메고, 불가리에서 제공한 비즈니스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공항에서 윤우선은 처음으로 VIP 라운지에서의 고급 서비스를 경험했다. 럭셔리 비즈니스 차량은 그녀 혼자만을 위해 활주로까지 데려다 줬고, 두 명의 아름다운 직원이 짐을 들어주며 그녀를 개인 전용기로 안내했다. 이 전용기, 걸프스트림 G650은 이룸 그룹 소유의 비즈니스 전용기였고, 이번에 송민정이 특별히 이 비행기를 배치하여 윤우선이 혼자 탈 수 있도록 준비했다.비행기 내부는 말 그대로 럭셔리 그 자체였다. 윤우선은 비행기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공중에 있는 궁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고 고급스러운 객실에는 그녀 혼자 뿐이었고, 이로 인해 그녀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윤우선이 매우 부드럽고 큰 안락의자에 앉자마자, 세 명의 아름다운 승무원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먼저 윤우선
한편, 윤우선은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카메라에 비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얼굴을 뒤쪽으로 돌려 안약을 몰래 넣었다. 유나는 영상에서 엄마가 외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엄마,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시후 씨가 3천만 원을 드렸잖아요. 고급 투어 상품을 하나 예약해서 푹 쉬다 오세요. 엄마가 충분히 놀다 오시면, 우리도 그때쯤 돌아올 거예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딸내미.. 말이 좋지, 문제는 나에겐 여행 갈 돈이 없다는 게 문제야....’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듯 말했다. "유나야.... 엄마는 지금 여행 갈 마음이 없어.... 엄마는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자 유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엄마, 제 수업이 아직 20일 넘게 남아서 당장은 돌아갈 수 없어요...." 사실 유나는 엄마를 미국으로 부를 수 있을지 잠깐 고민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미국에 오는 게 그다지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선,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미국 비자는 복잡하고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하며 거절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엄마의 다소 시끌벅적한 성격을 알기에, 엄마가 미국에 오면 자신과 시후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질지도 몰랐다. 유나 자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남편 시후가 엄마를 불편해할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허락 없이 엄마를 초대하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런데 이때 시후가 뜻밖에도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가와, 영상 속의 윤우선에게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집에 혼자 계시는 게 외롭다면 비자 신청해서 미국에 오셔서 놀다 가세요." 시후의 말에 유나는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아무런 고민 없이 엄마를 미국으로 오라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윤우선 역시 시후가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흥분해 환호했다. "아이고, 우리 은 서방! 정말이야? 진짜야, 우리 착한 사위?!" "물론이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유가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과대평가했다. 또한 이중열에 대한 유가휘의 증오 역시도 과소평가했다. 남편의 손이 자신의 뺨에 닿자, 순간적으로 그녀는 공포에 휩싸였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을 또 다시 잃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급히 유가휘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여보.... 오해하지 마세요.... 정말로 다른 뜻은 없었어요.... 저는 그냥...." 그러자 유가휘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만해! 무슨 뜻이었던 건지는 알고 싶지도 않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야. 앞으로 내 앞에서 이중열이란 이름 석 자를 절대 꺼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던가!"방가흔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유가휘가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비록 자신이 유가휘와 결혼했지만, 재산은 여전히 그의 손 안에 있었다. 유가휘는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전에 이미 모든 공동 재산을 자발적으로 포기한다는 계약서에 서명하게 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유가휘와 이혼하면 그녀는 빈손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유가휘에게 말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마음 풀어요.... 다시는 화나게 하지 않을게요...." 그러자 유가휘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냉정하게 말했다. "한 씨가 아직 승마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방가흔은 급히 대답했다. "맞아요.... 아직 승마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여보, 그럼 저는 먼저 가볼 게요. 저녁에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사람들에게 미리 준비하라고 할게요." "그럴 필요 없어."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기분이 안 좋으니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방가흔은 두려움에 찬 얼굴로 말했다. "알았어요....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당황한 채로 몸을
방가흔은 이중열의 첫사랑이었다. 젊은 시절 그녀는 홍콩에서 여신으로 불리며 수많은 재벌과 엘리트들이 그녀에게 반해 무릎을 꿇게 만들 정도였다. 이중열이 미국으로 떠났을 때,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고, 이어서 유가휘는 자신이 초고액 자산가라는 후광과 막대한 부를 무기로 그녀를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었고 홍콩 호화 저택에 가두었다.그 당시 방가흔은 물질적으로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아침에 런던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럭셔리한 개인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가, 저녁에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낭만적인 에게해로 향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 날 눈을 뜨면 뉴욕이나 도쿄의 명품 매장에서 마음껏 쇼핑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유가휘의 개인 요트를 타고 홍콩에서 인도양의 몰디브나 남태평양의 타히티로 떠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간단히 말해 그녀는 그 당시 원하기만 하면 뭐든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중열이 홍콩으로 돌아오자, 그와의 옛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재점화되었다. 그 때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모든 물질을 소유하더라도, 마음속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공허함의 주인공은 바로 이중열이었던 것이다.결국 그녀는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도망쳤다. 홍콩 전체는 그녀가 왜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린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에 도착한 그녀는 서서히 깨달았다. 마음속에 있던 공허함은 채워졌을지 몰라도, 그 외의 모든 것은 텅 비어 버렸다는 사실을. 그렇게 되자 더 이상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 즉흥적으로 목적지를 골라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그리고 예전처럼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최고의 상품들과 서비스를 즐기는 것 역시도 불가능했다. 그렇게 되자 그녀는 자신이 포기한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단순히 유가휘가 아니었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인류 문명이 수천 년에 걸쳐 발전시키고, 각 분야에서 집약한 궁극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그녀가 탔던 개인 비행기는 세계에
유가휘는 변지현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기분 좋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이게 겹경사가 아니고 뭐야! TS Shipping의 변지현이 그녀의 개인 비서를 홍콩으로 보내 조사를 시키겠다니,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 협력을 따내야 해!”비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대표님, TS Shipping이 우리와의 협력에 관심이 있다니 정말 대단한 소식 아닙니까?! 지금 좋은 항로는 모두 TS Shipping이 쥐고 있고, 우수한 항구와 고객 자원도 전부 그들 손에 있지 않습니까. 그들과 협력하면 우리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겁니다!”유가휘는 시가를 깊게 빨아들이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TS Shipping에 있는 여자들이 말이야, 이토 그룹의 이토 나나코는 세상에 둘도 없는 미녀고, 엘에이치 그룹의 소민지 역시 뒤지지 않는 미모라고 했지. 듣자 하니 변지현도 수퍼 모델 같은 미녀라고 하더군. 그래서 TS Shipping과의 협력도 물론 좋지만, 만약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이 정말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될 거야!”유가휘가 말을 끝내자,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그러자 우아하고 기품 있는 중년 여성이 문을 밀고 들어오며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가휘! 도대체 누구를 손에 넣고 싶어서 그렇게 신이 난 거야? 목숨이라도 걸 참이었나 봐?”그때, 중년 여인의 옆에 서 있던 비서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꼭 들어가겠다고 하셔서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유가휘는 고개를 흔들며 비서와 비서에게 말했다. “둘은 나가 있어.”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그런 뒤 유가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중년 여성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여보, 나란 사람 잘 알잖아. 말은 제일 잘 하지. 조금 전에도 그냥 아민이랑 농담한 거라고...”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급히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오늘 한 씨
이중열이 곧 홍콩으로 송환된다는 소식을 알게 된 유가휘의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지난 20년 동안, 그는 자신이 마치 남의 여자를 빼앗은 것 같다는 느낌에 굴욕감을 느껴왔고, 이제 마침내 그 치욕을 씻을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부터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손꼽으며 복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중열이 돌아오면, 홍콩에 자신이 내건 현상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그를 없애려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몰려들 것이다. 그로 인해 이중열이 죽으면, 자신에게 드리운 그 치욕스러운 그림자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유가휘는 대충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거만하게 말했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전화기 건너편에서 변지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 대표님 맞으시죠? 저는 TS Shipping의 변지현입니다.”유가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는 한 손에 시가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쥐며 공손하게 말했다. “아, 누구신가 했더니 변지현 대표님 아니십니까! 제가 정말 오래전부터 존경해 왔습니다. 늘 직접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을 주시다니요!” 그러면서 그는 급히 덧붙였다. “아 참, 대표님. 제 비서가 전에 제 회사의 상황을 간략히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진심으로 TS Shipping과 협력을 희망합니다. 혹시 대표님께서 시간이 되시면, 제가 직접 찾아 뵙고 저희의 장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유가휘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개인 재산은 변지현 같은 직업 경영인을 훨씬 능가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재산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플랫폼과 그가 가진 자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변지현은 개인 자산은 없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강력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TS Shipping의 책임자였다. 따라서 유가휘가 TS Shipping과 협력하고, 변지현으로부터 자원의 일부를 양도받아 유휴 자산을 수익화 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