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당연히 이토 유키히코의 방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유키히코가 다리를 절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이런 시기에 바로 이렇게 큰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유키히코의 딸은 자신의 딸 소민지와 비슷한 어린 나이이니.. 이런 경우에 바로 결단을 내리고 프로젝트를 다짜고짜 밀어붙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자 소수도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은 그동안 푹 쉬셔야죠. 맞습니다. 구체적인 협력 사항은 회장님이 퇴원하면 다시 논의하도록 하지요. 그때 다시 찾아 뵙고 협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떻겠습니까?”그러자 유키히코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예, 제 몸이 회복되었을 때 대표님이 오시면 저도 꼭 제대로 대접하겠습니다..!”"그럼 그때 잘 부탁드립니다~ 참,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 하나 더 이야기할 것이 있는데..”“예, 대표님 말씀하세요.""제가 알기로는 LCS 그룹도 우리처럼 국제 해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 예상이 맞다면.. 그 쪽에서도 회장님과 접촉하고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할 겁니다.” 잠시 멈칫하고, 소수도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말이죠.. LCS 그룹은 우리보다 훨씬 실력이 뒤쳐져요.. 그러니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은 이쪽 일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합니다. 일단 회장님은 몸조리하는 것에 전념하시고 회복된 후에 우리 그룹과 전면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이토 유키히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지었다. "예 대표님 말씀이 맞습니다. 솔직히 저도 LCS 그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냥 허풍 뿐이더라고요~ 국제 해운 업무는 전혀 전개되지 않았고, 그저 엘에이치 그룹이 하겠다고 하니 필사적으로 따라할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그들은 이 일에 발을 들이면 딱히
소수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요. 도쿄 경찰청과 일본 국토안보부도 이 사실을 깨달아야 할 텐데 말이에요. 어떤 때는 꼭 필요한 수술을 해야 할 경우가 있어요. 암으로 변한 조직이 몸 안에 있으면, 몸 전체를 짓누를 뿐이고.. 그러니 나는 단지 일본에 날아와 도쿄에 정확한 치료를 한 번 해 준 것뿐이죠.”이토 유키히코는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지만, 속으로는 ‘이 소수도 개 같은 자식, 갈수록 뻔뻔하군!’하고 생각했다.소수도는 시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 아직 몸에 상처가 낫지 않았으니,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가져온 이 보양식은 모두 굉장히 좋은 천연 약재와 식재료들입니다. 잘 챙겨 드시면 회복이 빨리 될 겁니다~ 우리는 서로 깊이 협력할 의향이 있으니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시죠~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예 알겠습니다. 언제나 소통하시죠~”"그래요!" 소수도는 하하 웃으며 인사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유키히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안녕히 가십시오. 배웅해드리지는 않겠습니다!""예 회장님 나오지 마시고 푹 쉬시고 몸조리 잘하세요!" 소수도는 급하게 유키히코의 어깨를 두드렸다.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이토 에미에게 말했다. "에미, 대표님을 좀 배웅해드려라.”"네, 오빠!"그러자 소수도는 일어나 유키히코와 악수를 나눈 뒤 이토 에미의 안내를 받으며 병실을 나섰다.때마침, 시후와 이토 나나코도 막 병원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토 에미는 소수도와 조일명을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데려다 주며 "대표님, 제가 오빠를 돌봐야 하니 모셔다 드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소수도는 "예, 여사님 빨리 돌아가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을 돌봐주세요."라며 웃었다.이토 에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90도로 인사했다.소수도는 손을 흔들며 엘리베이터에 발을 들여놓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소수도는 아무 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소수도가 앞장서서 나왔다.시후는 엘리베이터가 오는 것을 보고, 옆에 있는 이토 나나코를 먼저 들여보내려고 했는데 소수도가 이미 밖을 향해 먼저 걸음을 내디딘 순간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을 나서는 순간, 소수도는 시후와 눈이 마주쳤다. 이 순간, 소수도는 미소를 짓고 있다가 순식간에 얼굴을 찌푸렸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운 때문에 불안감을 느꼈다. 반면에, 시후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를 몰랐지만 상대방의 눈빛에 경계심이 가득하고 의아해하는 것을 보고 상대방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었다. 맞은편에 서 있는 사내는 나이가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고, 평범한 생김새와 몸매에 옷차림은 화려하고, 미간에서는 약간의 흉악함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한 눈에 봐도 무자비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았다.두 사람은 서로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시후는 이토 나나코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이 사내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나나코와 함께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소수도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엘리베이터 쪽을 돌아보았다.그러자 조일명이 물었다. "대표님, 왜 그러십니까?"소수도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이상한데.... 방금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놈.. 뭔~가 낯익은 느낌이 들어......""일본에도 지인이 있었습니까?”"아는 사람은 많은데.. 이렇게 젊은 사람은 없었지? 아까 그 녀석이 스물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지 않았어? 우리 지빈이와 비슷한 나이이거나, 지빈이보다 한두 살 위 정도 될 텐데.."조일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과 비슷한 나이인 것 같기는 하던데요..”"모르겠어.." 소수도는 입술을 깨물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알던 친구 녀석과 꽤 비슷한 얼굴이더군..”"친구..요..? 누굽니까?”"혹시.. 은서준 상무라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 소수도는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조일명은 나이가 많지 않은데, 아직 마흔이 안 되었다. 따라서 시후의 아
자신이 한 여자에게 청혼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기다리고 있다고 대중 앞에서 말하는 수치스러운 일로 인해, 소수도는 아직도 이 치욕스러운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은서준을 뼛속까지 미워하기 시작했다.그 후, 은서준은 곧 결혼을 하게 되었다.그날 밤, 박혜정은 정말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눈물을 흘리며 한 달 동안 방문을 닫은 채 집 밖을 나서지 않았다..!소수도는 매일 꽃을 들고 박혜정의 집을 찾아 만나자고 했고, 39일을 꾸준히 노력하며 장미꽃 39송이로 마침내 박혜정의 마음을 열게 되었다..! 20kg 가까이 살이 빠진 박혜정은 방을 나와 집을 나서며 문밖에 꽃을 들고 있는 소수도에게 한마디를 했다. 그건 바로 그녀가 평생 은서준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결혼할 의향이 있느냐는 말이었다.소수도는 이를 악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그 후 박혜정은 소수도와 약혼을 했고, 한 달 뒤 결혼했다! 신혼 시기, 소수도는 밤마다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머리맡에 있는 아내가 꿈속에서 은서준이라는 세 글자를 부를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곧 현실이 되었다. 결혼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소수도는 매일 꿈 속에서 흐느끼며 은서준의 이름을 부르는 박혜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수도는 그 시기 멘탈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큰 아들 소지빈이 태어났다. 박혜정은 그제서야 마침내 은서준에게서 아들에게로 모든 관심을 옮겼다. 그때부터 소수도는 마침내 밤마다 편히 잘 수 있었다. 한밤중에 울어 대는 아들의 울음소리는 심지어 그에게 가장 아름다운 자장가가 되었다. 아이의 울음소리에 그는 편히 잠들 수 있었지만, 아내가 은서준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것은 그에게 악몽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난 날의 굴욕을 생각하면 소수도는 비록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분노가 가득히 느껴졌다..! 조일명은 소수도의 표정이 음산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도 시후는 조금 전 만났던 그 사내를 떠올렸다. 그는 자신이 상대방을 알지 못한다고 확신했는데, 왜 그 사람은 자기를 보자마자 적의를 품은 듯 표정이 일그러졌을까..? 시후는 상대도 은둔 고수가 아닐까 싶었는데, 아마도 자신이 가진 특별함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했다. 왜냐하면 그 사내는 강한 분위기가 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실력으로 봤을 때 평범한 사람일 것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잠시 뒤 생각을 접어두고 엘리베이터를 나와 나나코와 함께 이토 유키히코가 있는 병실로 갔다.이때 유키히코는 병상에서 욕을 해대고 있었다. 그는 이토 에미에게 소리쳤다. "저 소수도 자식은 입만 살아서 능글맞은 개 같은 놈이야! 저런 놈과 있으면 있을수록 내 몸이 불편해! 어휴!!”이토 에미도 고개를 끄덕였다. "소수도는 확실히 음흉한 분위기가 있었어. 그리고 다정하게 웃을수록 등골이 서늘하더라고? 특히 그가 마츠모토 가족에게 한 짓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온몸이 오싹해져~”막 들어온 시후는 이 말을 듣자마자 큰소리를 치며 물었다. "방금 그 남자가 엘에이치 그룹의 소수도라고요?”이토 유키히코와 이토 에미 둘 다 깜짝 놀랐고, 두 사람은 그제야 시후와 나나코가 들어왔다는 것을 알았다.그러자 유키히코는 물었다. "선생님도 소수도 대표를 아십니까?”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목소리까지 차가워졌다.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온 그 남자가, 바로 소수도라고?!?!"이토 에미는 "엘리베이터에서 누구를 만났는지는 모르지만, 소수도 대표가 방금 떠난 것은 맞아요."라고 말했다.시후는 그 말을 듣고 즉시 몸을 돌려 병실을 뛰쳐나갔다. ‘소수도! 당시 반 LCS 연맹의 리더!!!!’ 시후는 이 생각을 하자 온몸에 한이 솟구쳤다. 그는 지금 당장 그를 쫓아가서 대낮에 소수도의 경호원을 죽여서라도 그 개자식을 잡아서 왜 자기 부모를 겨냥했는지 묻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에게도 이런 비참한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것은.. 그가 아무리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다음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시후는 마음속으로 맹세했다. ‘소수도..! 다시 한번 너와 마주할 기회가 생긴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시후가 병실로 돌아왔을 때, 이토 유키히코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선생님, 소수도 대표와 아는 사이입니까? 아니면 무슨 인연이 있나요?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신 거죠?”이토 에미와 이토 나나코 역시도 모두 시후를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시후는 이를 보고 자조하며 억울한 듯 말했다. "잊지는 않으셨죠? 제가 무의식 중에 그의 아들, 딸을 구했는데 이렇게 돈이 많으니, 이치대로 따지면.. 어떻게 해서든 나에게 1억 달러 정도는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돈 도 못 받고 이렇게 도망치게 하다니.."유키히코는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 그는 시후의 말을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왜냐하면 시후는 그의 눈에 굉장히 뛰어났지만, 돈에 대해서는 굉장히 탐욕스러웠기 때문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뻔뻔하거나 심지어 악의적으로 돈을 강탈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가 소지빈과 소민지를 구했는데, 그의 성격상 돈을 달라고 하지 않는다면 정말 시후가 아닐 것이다.나나코도 이 말을 듣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시후 군, 너무 돈을 밝히는 거 아니에요? 방금 소수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마치 아버지를 죽인 원수처럼 행동했는데.. 알고 보니 돈을 받으러 간 거였어요??”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젠장, 아쉽게도 도망치게 했지만 별거 아니에요.. 앞으로 언젠가 볼 기회가 있을 테니 이 빚은 갚을 수밖에 없겠죠. 초파리처럼 피하더라도 몇 번 피할 수 없을 거예요.”나나코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이토 유키히코에게 말했다. "아버지, 오늘 식사를 챙겨 왔어요. 하나는 아버지께 다른 하나는 다나카 코이치 씨에게 주려고요. 그를 보러 가도 될까요?"
나나코의 말에 시후는 빙긋 웃기만 할 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나나코는 다나카 코이치와 잠시 잡담을 나눈 뒤 "다나카 코이치 씨, 시후 군이 오늘 밤 한국으로 돌아가니 같이 가서 선물들을 좀 사야겠어요. 그럼 이만 실례할 게요~ 저녁에 다시 찾아뵙죠."라고 말하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다나카 코이치는 다급하게 말했다. "아가씨, 선생님하고 일 보세요. 저를 신경 안 쓰셔도 되고 일부러 찾아올 필요도 없습니다.”“괜찮아요,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다나카 코이치는 감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시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 밤 귀국하실 때 제가 모시러 갈 수 없으니, 조심히 가십시오!""네,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뵙겠습니다.”"네, 선생님 기회가 되면 다시 뵙겠습니다.”다나카 코이치의 병실을 떠나자, 나나코는 시후와 함께 도쿄 번화가로 향했다. 일본에 온 지 며칠이 지났지만, 시후는 쇼핑을 나온 것은 이번에 처음이었다. 지난 번에 아내 유나에게 에르메스 세트를 사줬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방류와 같은 사치품은 제외하고 다른 걸 사주고 싶었던 시후는 보석 코너를 둘러보다 티파니의 하트 다이아몬드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 다이아몬드 반지의 다이아몬드는 순중량이 3캐럿으로, 순도가 매우 높아 그리 크지 않지만 매우 정교하고 하트 모양도 매우 예뻐서 한눈에 봐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결혼 후 시후는 지금까지 유나에게 결혼 반지를 선물하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고, 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유나에게 주고 싶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이 반지의 가격은 1000만 원 정도로 비싸지 않았다. 그래서 시후는 이 반지를 사려고 했다.옆에 있던 나나코는 부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 군은 이 반지를 부인께 선물하려는 거죠..?”"맞아요. 나와 결혼한 지 꽤 되었지만 그녀에게 반지를 선물한 적이 없어서요.”나나코는 감탄하며 "시후 군이 부인께 정말 잘해주셨구나.."라고
반지가 약지의 손가락을 통과하여 그녀의 손에 끼어진 순간, 나나코의 두 눈에는 이미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녀는 급히 고개를 숙여 시후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시후를 매우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녀는 시후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시후가 이번에 일본에 와서 교토까지 자신을 보러 온 이유는 결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동정하고 자신을 안타까워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시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서로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이어서 생긴 공감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감이라는 것이 뭘까..? 그건 바로 처지를 바꾸어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레이서가 다른 레이서가 교통사고를 당해 경기장에서 중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것을 본다면, 그는 부상자에 대한 공감대가 보통 사람보다 더 크고 깊을 것이다. 같은 이치로, 만약 병사가 자신의 전우나 다른 병사가 전투에서 다치고 장애를 입은 것을 보면 마음으로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나코가 경기 중에 중상을 입어 경기장에서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갈 때, 그는 엄청난 동정심을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자신을 치료할 수 있으니 이번에 일본에 와서 짬을 내 교토에 온 것이고, 자신을 구하고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준 것이다. 그래서 나나코는 시후가 자신에게 잘해주지만, 대부분은 공감에서 비롯된 동정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랑에 푹 빠진 여성은 상대방의 동정을 싫어할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사랑 말고 다른 어떤 감정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지금 이 순간 시후는 나나코의 표정을 볼 수 없었고, 그의 관심은 온통 그녀의 손가락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는 나나코의 손에 끼어져 있는 반지가 조금 큰 것을 보고 그것을 살짝 빼내어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크기를 조금만 줄여주세요.”"네, 고객님." 직원은 반지를 받고 크기를 조정하기
곧 안경을 쓴 지적인 중년 남성이 두 명의 젊은 여성을 데리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두 여성은 긴장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심스럽게 서 있었다. 양주성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던 유가휘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웃으며 말했다. "가휘! 내가 이번에 새로 계약한 신인 두 명을 소개해 줄게!"유가휘는 손을 흔들며 웃었다. "잠깐! 그보다 먼저 너에게 젊고 유망한 친구 한 명을 소개해 주지!" 그러면서 그는 공손하게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비서님, 괜찮으시다면 제가 당신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양주성은 처음에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시후의 뒷모습만 보며 속으로 원래 사람이 이렇게 무례한 스타일인지 의아해했다. 손님이 들어왔으면 고개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살짝 불쾌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가휘가 그를 ‘비서님’이라고 부르며 극존대하는 것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그가 뭔가 대단한 인물이 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양주성은 즉시 얼굴에서 불쾌한 기색을 지우고, 유가휘 앞으로 다가가 공손한 태도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시후가 겨우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청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욱 깜짝 놀랐다. 그러자 양주성은 즉시 아부하듯 말했다. "아니, 아니, 은 비서님 이렇게 젊으신데 유능하기까지 하시다니! 정말 예상 밖입니다!"시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양주성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양 대표님, 아직 저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면서 어째서 제가 유능하다고 단정 짓는 겁니까?"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저는 가휘를 아주 잘 압니다. 가휘가 은 비서님을 손님으로 극진히 모신다는 것 만으로도, 분명히 보통 인물은 아니실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죠!"유가휘는 웃으며 양주성에게 시후를 소개했다. "주성이, 은 비서님은 TS Shipping의 회장 비서님이시네. 이번에 홍콩에 오신 것은 나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서지."양주성은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살짝 비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유가휘를 따라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흥미로운 점은, 사무실로 가는 길에 만난 직원들이 전부 같은 복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들이었다는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층에서는 남성 직원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이에 시후는 흥미로운 듯 물었다. "회장님, 어째서 직원들이 전부 여성입니까?"“보기 좋잖아요!” 유가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제 직원들은 대부분 승무원이나 미스 홍콩 출신들입니다. 키는 전부 175cm 이상이고, 나이는 28세 이하이지요. 나는 그녀들에게 급여를 두 배로 지급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역할을 맡길 필요는 없어요. 그저 이렇게 예쁘게 차려 입고 나에게 인사하고,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하지요." 그러면서 그는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은 비서님! 제가 말하는 '서비스' 라는 건 절대로 다른 의미가 아닙니다. 오로지 순수하고 정상적인, 건강한 서비스를 뜻합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오기 전에 회장님의 스타일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살짝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오해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은 비서님께서도 혹시 이상한 소문을 들으셨더라도 전부 믿지는 말아 주십시오.""네 알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응답하며 그의 사무실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 "회장님,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TS Shipping과 어떻게 협력하고 싶으신 겁니까?"유가휘는 시후가 예상보다 빠르게 본론을 꺼내자 황급히 태도를 바꾸며 말했다. "아, 네! 은 비서님. 상수리에도 해운 회사가 하나 있긴 합니다만, 운영이 썩 잘되지 않아서 많은 운송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TS Shipping과 깊이 협력하여 TS Shipping이 감당하지 못하는 물량을 우리 쪽에서 일부 맡고 싶습니다."시후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런 협력 자체는 당
시후의 질문을 듣고,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은 비서님, 미경이의 가장 큰 문제는 말입니다.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시후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이 먹자골목을 철거하는 것과 미경 씨가 연애를 안 해본 게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유가휘는 서둘러 대답했다. “보십시오. 미경이는 올해 벌써 24살입니다. 이제 곧 결혼을 생각할 나이이가 될 텐데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죠. 그러다 보니 감정적으로 늘 공허함을 느끼고, 그 심리로 인해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겁니다. 이제 24살이나 되었는데도 여전히 매일 먹자골목에 가서 밥을 먹고, 그곳의 상인들과 어울리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이건 그 녀석이 아직도 어머니를 추억하는 감정적 공허함을 채우고 있다는 겁니다." 유가휘는 시후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녀석이 빨리 성숙해지고,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한 번 사랑에 빠지면, 감정적 공백은 사랑하는 남자가 대신 채워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먹자골목도 더 이상 그 녀석에게 그렇게 중요한 장소가 아니게 될 겁니다."시후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회장님, 미경 씨의 말에 따르면, 이 먹자골목은 원래 당신이 그녀에게 선물한 거라고 하던데요? 그러니 엄밀히 따지면 미경 씨의 소유라는 건데, 철거와 재개발은 당연히 그녀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유가휘는 시후가 유미경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속으로 무척 기뻐했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한 태도로 약속했다. "은 비서님, 안심하십시오. 이 문제는 반드시 미경이의 동의를 얻고 진행할 것입니다. 게다가 저는 당장 철거하고 재건축할 생각도 없습니다. 최선은 그녀가 자신의 반려자를 만나고, 가정을 꾸린 후에 그 아이의 의견을 다시 묻는 것이죠." 그러면서 유가휘는 일부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유가휘는 센트럴 지구에 두 개의 오피스 빌딩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그 가치는 200억 홍콩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유가휘의 모든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센트럴 지구의 진정한 보스라고 하기엔 부족했다. 실제로 센트럴을 지배하는 대부는 이미 홍콩을 떠난 Lii 그룹이었다. Lii 그룹이 소유한 센트럴 센터 건물 한 채의 가치만 해도 400억 홍콩달러에 육박했다.차량이 센트럴로 들어서자, 유가휘는 자랑스럽게 시후에게 소개했다. "은 비서님, 여기가 바로 센트럴 지구입니다. 홍콩의 금융 중심지라고 할 수 있지요. 은 비서님께서는 오랜만에 홍콩에 오셨으니,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여기 센트럴 지구의 부동산 가격이야말로 진정한 ‘금싸라기 땅’ 입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곳에 있는 A급 오피스 빌딩의 임대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지요. 뉴욕의 그 유명한 맨해튼보다 무려 60%나 더 비싸거든요. 여기에 회사를 둘 수 있는 기업들은 예외 없이 세계 500대급 기업뿐입니다."시후가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다. "회장님도 이곳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계시겠죠?"유가휘는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원래부터 터무니없이 비싼데, 특히 센트럴 지구에서는 A급 오피스 빌딩이 평방 피트 당 2~3만 홍콩달러 수준입니다. 참고로, 11 평방 피트가 중국의 1㎡로 환산되니, 결국 이곳은 ㎡당 30만 홍콩달러 이상인 셈이죠." 그러면서 그는 길가에 있는 한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올해 초, 저 건물에서 260㎡짜리 부동산 하나가 거래됐는데, 가격이 1억 2천만 홍콩달러나 되더군요."시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260㎡짜리 부동산이 그 정도 가격이라면, 회장님께서 이곳에 보유한 자산 가치는 이미 오래전에 100억 홍콩달러를 훌쩍 넘었겠군요?"유가휘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보유한 두 개의 오피스 빌딩을 합치면, 현재 가치가 대략 140억 홍콩달러 정도 됩니다."시후는 다시 물었다.
그 순간, 시후는 유가휘의 얼굴에서 마치 해방감을 느끼는 일종의 홀가분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유가휘에게 물었다. "회장님, 무척 기분이 좋아 보이시는데요? 오늘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습니까?"유가휘는 손을 흔들며 웃으며 말했다. "하하, 은 비서님과의 협력 외에는 다 별 것 아닌 일이죠! 말할 가치가 없습니다!"시후는 굳이 더 깊이 파고들지 않고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젯밤에는 폭우가 쏟아졌는데, 오늘은 화창한 날씨네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맞습니다, 맞아요!" 유가휘는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아침 특별히 우현당의 우 대사님께 연락하여 점을 좀 봐 달라고 했는데, 저에게 ‘상서로운 기운이 온다’고 하셨습니다. 큰 행운이 올 거라네요!""우현당의 우 대사?" 시후는 다소 놀란 듯 물었다. "그 우 대사께서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혹시 예전에 그 ‘우은찬’이라는 분과 뭔가 관계가 있나요?"유가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은 비서님도 우은찬 대사님의 명성을 들어 보셨습니까?"시후는 살짝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우은찬을 모를 리가 있나. 내가 벼락으로 그를 재가 되도록 만들었는데.’ 하지만 이런 말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니, 시후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은찬 대사님은 아주 유명한 도술 대가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뵌 적은 없네요."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우 대사님은 예전에 홍콩에서 유명한 도술 대가셨습니다. 홍콩의 부호들과 연예인들이 그 분이 지내던 집을 자주 드나들었죠. 그래서 저도 그분과 개인적으로 꽤 친했습니다."시후는 호기심이 생겨 다시 물었다. "그럼 지금 그 우 대사님은 어디에 계시죠?"유가휘는 말했다. "작년부터 우 대사님은 보물을 찾아 돌아다니고 계십니다. 얼마 전 우현당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를, 우 대사님께서는 ‘신선의 동굴’을 찾으셨고, 그곳에서 폐관 수련에 들어가셨다고 하
방가흔은 옆에서 웃으며 맞장구 쳤다. “아이참, 여보.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은 비서님도 평일에는 한국에서 할 일이 많겠지만, 주말에는 푹 쉬기도 하셔야죠. 아니면 차라리 당신이 옆에 있는 G7 그룹의 저택을 사서 빨리 리모델링한 뒤에 은 비서님께 선물하는 게 어때요? 그러면 매 주말마다 비행기를 보내고 홍콩에서 휴가를 즐기시도록 하면 되잖아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의 호의는 정말 감사하지만, 이건 저보다 윗분들께 더 어울리는 이야기인 것 같네요.” 그러면서 시후는 화제를 돌려 유가휘에게 말했다. “회장님, 잠시 후에 회사에서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을까요?”“그럼요 문제없죠!” 유가휘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바로 차량을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방가흔이 옆에서 물었다. “여보, 은 비서님과 점심 먹으러 다시 올 건가요? 미리 점심 준비해 놓을까요?”유가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냐, 돌아오지 않을 거야. 점심엔 은 비서님을 ‘룽킹힌’에 모시고 가서 정통 홍콩 요리를 맛 보여드릴 거라.”방가흔이 재빨리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미리 룽킨힌에 가서 준비해 둘까요?”“좋지.” 유가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그럼 미리 준비해 둬. 나중에 미경이도 불러서 같이 가자고 해주고.”“알겠어요.” 방가흔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미경이에게 연락할게요. 당신과 은 비서님은 업무에 집중하면 될 거예요.”유가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기사가 차를 몰고 왔고, 그는 방가흔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여보, 그럼 우리 먼저 가볼게. 필요한 일 있으면 전화해.”방가흔은 웃으며 말했다. “오후나 저녁에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오늘 일정은 전부 비워 놨으니까요.”“알겠어.” 유가휘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당신이 제일 현명해.”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은 비서님, 가실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가휘와 함께 롤스로이스 뒷좌석에 올랐다. 차가
시후는 시훈도를 한 바퀴 돌면서, 이곳이 지리적으로 정말 뛰어난 위치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땅값이 비싼 홍콩에서 시훈도는 전혀 좁은 느낌이 없었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들어선 저택들도 밀집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각각의 저택들은 모두 독립된 문과 정원을 갖춘 대저택이었으며, 따뜻하고 습한 남방 기후 덕분에 이곳의 생활은 조용할 뿐만 아니라 편안하기도 할 것 같았다.시후는 유미경이 말한 G7 그룹의 저택도 발견했다. 그곳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한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듯했다. 비록 외벽은 다소 낡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매우 웅장했다.시후는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유가휘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마침 유미경이 저택에서 나오던 참이었고, 그녀는 시후를 보자 살짝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은시후 씨, 잘 둘러보셨어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네, 괜찮았어요. 그런데 지금 나가시려는 건가요?”“네.” 유미경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아버지 회사에서 뵙도록 할게요.”“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먼저 본인 일에 집중하세요.”“알겠습니다, 은시후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시후는 “운전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시후는 유미경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본 후, 천천히 저택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러자 유가휘가 시후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반갑게 말했다. “은 비서님! 방금 미경이에게 들었는데, 시훈도에서 부동산을 알아보고 계신다면서요?”시후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아니요 아니요, 그냥 둘러봤을 뿐입니다.”그러자 유가휘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비서님! 시훈도는 정말 최고의 장소입니다. 혹시 이곳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가 한 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공짜로 받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요. 그런 비싼 선물을 받을 순 없습니다.”유가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은
그녀는 다소 놀란 듯이 시후에게 물었다. “은시후 씨, 이렇게 아침 일찍 어디 가시려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냥 밖에 좀 나가서 걸으려고요. 그리고 시훈도에 고급 주택이 얼마나 많은지도 한번 보려고 합니다.”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마 시훈도에 집을 사시려는 건 아니죠?”시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설령 산다고 해도 제가 사는 건 아니겠죠.”유미경은 시후의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가 시훈도에 관심이 있는 듯하여 내심 기뻤다. 그녀는 얼른 말을 이었다. “은시후 씨 여기 집에 관심 있으시면 제가 소개해 드릴 수도 있어요. 우리 바로 옆집이 지금 매물로 나와 있는데, 홍콩 G7 그룹의 소유죠.”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그냥 한 번 돌아다니면서 둘러볼게요.”유미경은 서둘러 물었다. “제가 같이 가 드릴까요?”“괜찮아요.” 시후가 말했다. “조금 있다가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러던 중, 시후는 유미경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는 호기심에 물었다. “미경,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잔 건가요?”유미경은 순간 당황하여 머리를 정리하며 얼버무렸다. “그게.... 어제 밤새도록 비가 내려서.... 잠을 잘 못 잤어요....”시후는 별다른 의심 없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하루 종일 침사추이에서 일하려면 체력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시후는 그녀 앞으로 다가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 손을 나에게 줘요.”유미경은 시후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얼굴을 붉히며 조용히 오른손을 내밀었다.시후는 그녀의 엄지와 검지 사이 부위를 손끝으로 몇 번 꾹꾹 눌러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 부분에는 중요한 혈자리가 많아요. 이곳을 제대로 마사지하면 온종일 활력이 넘칠 수 있죠.” 이렇게 말하는 사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한 줄기 영기가 유미경의 몸속으로 은밀하게 스며
시후는 유미경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유미경은 시후를 두 개의 방문이 마주 보고 있는 중앙으로 안내한 후, 오른쪽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은시후 씨, 여기서 쉬시면 됩니다. 이곳은 약 80m2 정도 되는 스위트 룸으로, 거실과 침실, 그리고 욕실이 별도로 갖춰져 있어요." 그러면서 유미경은 방문을 열고 시후를 안으로 안내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약 30제곱미터쯤 되는 거실이 나타났는데, 상당히 화려했고, 가구와 가전제품 또한 모두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유미경은 시후에게 다정하게 설명했다. "여기를 호텔처럼 편하게 이용하시면 돼요.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가정부들에게 전화하시면 바로 도와드릴 거고요. 그리고 제 방은 바로 맞은편이니까, 필요하면 저를 찾으셔도 돼요."시후는 감사의 뜻을 전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미경 씨. 고마워요."유미경은 살짝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시후 씨, 시간이 늦었으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 푹 쉬세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미경 씨도 편히 쉬세요."그러자 유미경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시후 씨, 제 이름을 굳이 '미경 씨'라고 부르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미경'이라고 불러 주세요.""그럴까요?" 시후는 조금 놀란 듯했지만 곧바로 수락하며 말했다. "그럼 앞으로 우리 서로 이름만 부르도록 하죠. '씨' 같은 호칭은 빼고요."유미경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조용히 말했다. "은시후 씨가 저를 '미경'이라고 부르는 건 괜찮지만, 저는 원래 남성을 부를 때 '씨'라고 붙이는 게 익숙해서요." 그러면서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시후 씨, 혹시 평소에 어떤 메신저를 사용하세요? 왓츠앱?""나는 카카오톡을 자주 써요. 그런데 여기는 왓츠앱을 더 많이 쓰죠?""네." 유미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부분 왓츠앱을 쓰지만, 중국 친구들이 많은 사람들은 위챗도 함께 사용해요." 그러면서 그녀는 핸드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