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오는 상대방이 발걸음을 돌리는 것을 보고, 은시후가 도망치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소리를 지르며 “저 놈을 잡아라! 감히 나에게 트집을 잡다니, 누군가 뒤에서 시킨 것이 분명해!”라고 말했다.“네가 아무리 그렇게 날뛰어봤자, 날 못 건드려.”“못 건드려? 허허.. 한국에서 내가 못 건드리는 사람은 없어!” 그리고 진동오는 이어 말했다. “저 자식을 잡아서 다리를 하나 부러뜨린 다음, 한 번 물어봐. 대체 어떤 놈이 감히 우리 그룹에 이렇게 짜증나는 일을 만들고 싶어하는지.”그는 은시후를 자신의 그룹을 시기하는 경쟁사가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그가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했던 일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말인가?경호원 몇 명이 즉각 움직여 은시후의 앞을 가로막았다.또 다른 경호원 2명은 김상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거칠게 그를 잡아 끌었다.김상곤은 굉장히 놀랐다. 골동품을 찾아냈다고 좋아하다가 이런 화를 자초하다니...경호원이 김상곤을 잡으려 하자 은시후는 싸늘한 눈빛으로 앞을 가로막고 있던 큰 키의 남자를 걷어차고, 서너 걸음을 간 뒤 김상곤을 붙잡고 있던 사내들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퍽!”경호원은 김상곤을 잡으려다 갑자기 뺨을 한 대 맞고 코피를 쏟으며, 자신의 얼굴을 감싼 채 뒤로 물러섰다.또 다른 보디가드는 은시후가 주먹을 날리자 재빨리 전기봉을 꺼내 은시후를 향해 세차게 가격했다.“아!” 김상곤은 “시후야, 조심해라!”라고 소리쳤다.장인어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은시후는 날렵하게 몸을 돌리며 날아오는 봉을 피했고, 다른 손으로 보디가드의 왼쪽 손목을 잡아당겨 약간 힘을 줬다.“파악!”전기봉를 든 경호원은 어깨로 넘어진 채 땅에 부딪혔고, 고통에 이를 악물고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김상곤은 말문이 막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청년이 자신의 사위가 맞는지 반신반의했다.우리 사위가 언제부터 이렇게 싸움을 잘했지?시후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있던 전기봉을
주변에서 있던 구경꾼들은 모두 은시후의 말이 사실인 줄 알고 하나같이 집에 돌아가 다시 한번 그 채널을 자세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멍하니 서있던 진동오는 정신을 차리고는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이게 웬 망신이야!? 거금을 들여서 경호원을 데리고 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TV에서 기술을 배운 풋내기에게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가 당할 줄이야?!진동오는 이런 싸움과 관련된 지식에는 문외한이라 은시후의 수준을 알아차릴 수 없었지만, 경호원들은 그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고 느꼈다. 전문가들은 손만 잡아봐도, 서로의 실력을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한 눈에 봐도 은시후가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분명 고단수다!’그러자 경호원 몇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은시후를 바라보며 경외하는 표정을 지었다.김상곤이 옆에서 보고 있자니, 그 역시 진동오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었기에, 자신의 사위가 정말 싸움을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힘이 세서 그런 것인지 그의 실력을 알 수가 없었다.은시후는 이때 진동오에게 “자 그럼 덤벼 보시지? 누가 먼저 선빵 칠래?”라며 미소를 지었다.“너..너, 오지 마! 거기 서!”진동오는 놀라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의식적으로 몇 걸음 물러섰다.그의 이런 꼬락서니를 보고 은시후는 피식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진동오는 겁에 질려 그를 노려보다가 황급히 뒷걸음질쳤다.자기가 만약 그에게 당한다면, 분명 보름 정도는 병실 신세를 져야 할 것이 뻔했다!그 때.. 검은색 세단이 천천히 다가와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섰다.기사가 뒷문을 열자 누군가가 차에서 걸어 나왔다.이를 본 진동오는 크게 기뻐하며, “누나! 누나! 나 지금 이 자식에게 맞았어.. 흑..! 빨리 와서 나 좀 구해줘!”은시후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사람들이 양 옆으로 갈라서 길을 내주고 있었고,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성이 두 사람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
“너무 약하잖아?!” 은시후는 짜증을 내며 순식간에 몸을 옆으로 휙 돌렸고, 곧이어 다리를 들어 진설아의 엉덩이를 걷어차 그녀를 날려버렸다.이 상황에 놀라 하마터면 턱이 빠질 뻔한 진동오는 물끄러미 이 장면을 바라보며, “저..저게... 말도 안 돼!”라며 나지막이 말했다.진설아는 수치스러움에 분노했다. 무술을 배운 후 지금까지 이렇게 굴욕적인 적이 없었던 데다가, 상대방이 조금 전 발로 걷어찬 곳도 민망한 부위였기 때문이다.그녀는 분노로 가득한 얼굴로 일어나자마자 은시후를 향해 돌진했고, 그녀는 내심 오늘 반드시 이 자식에게 자신을 망신 준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결심했다!“설아야! 그만둬라!! 은 선생님께 무례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라는 목소리가 들리며 갑자기 중년의 사내가 달려와 진설아를 붙잡았다.“아버지, 저리 비켜요~~~! 내가 저 자식을 죽여버릴 거라고!!”“아버지도 내 엉덩이를 감히 걷어찰 수 없어! 그런데 저 자식이 내 엉덩이를 찼다고요!! 아직도 아픈데?!! 그런데 지금 날 말리고 있어, 아버지?!”“입 다물어!”중년 남성은 진설아를 노려보며 호통을 쳤다.이어 겸손한 얼굴로 은시후에게 다가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여기서 또 뵙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 딸과 조카를 대신하여 사과를 드립니다.. 돌아가서 제가 잘 타이르고 교육시키도록 하겠습니다.”진설아와 진동오는 지금 이 상황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를 지켜봤다.자신들의 아버지는 손꼽히는 재력가에 그만큼 능력도 좋은데, 어찌 저 촌뜨기에게 이렇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가?은시후는 이 중년 남자가 누구인지 한 눈에 알아보았다.앞서 송민정과 감정을 하러 갔을 때 만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의 이름은 진원호였다.그러자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어르신, 아무래도 저 진동오라는 조카는 확실히 잘 가르치셔야 할 것 같습니다..”진원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진설아를 노려보았다. “어서 와서 은 선생님에게 사과하거라.”
진원호는 은시후의 말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우리 그룹이 망할 것이라고?대가가 너무 참담할 정도로 큰 것이 아닌가?진원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가 한참 뒤에 한숨을 내쉬었다. “제 평생 한 번도 양심에 거슬리는 일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매일매일 선행을 하면서 덕을 쌓아 왔는데.. 어찌 이런 꼴이 됐는지 정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은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 로만 글라스 건도 다 집안에 일어나고 있는 불길한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서였습니까?” 진원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한 지는 거의 일 년이 다 되어갑니다.. 제가 여러 수단과 방법을 다 써봤지만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다만 은 선생님을 만나기 전 까지요.” 지난 번 그는 은시후를 그저 골동품에 조예가 깊은 젊은이로만 생각했기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하지만, 오늘 그가 불길한 기운을 사라지게 만들고 나서야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자신의 가문을 구할 방법에 대해 그에게 묻게 된 것이다.그는 재빨리 은시후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붙잡으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제발 저희 그룹을 살릴 수 있도록 한 번만 도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말을 마치자, 그의 옆에 있던 보디가드가 귓속말로 그에게 몇 마디를 속삭인 뒤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은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집안의 일은 직접 해결하시죠.”그와 진원호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그저 지난 번 로만글라서 건으로 만난 것이 다일 뿐이었다.더구나 눈앞에 있는 진동오는 자신에게 잘못까지 저지르지 않았던가.한편, 진원호 옆에 서 있던 놀란 표정의 진설아는 매우 아름다웠다. 그녀는 성격이 조금 거칠기는 했지만, 여리여리한 몸매와 흰 피부에 검은색 긴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모두는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이 자신과 무슨 상관이겠는가? 자신의 아내도 아니며, 더욱이
은시후의 장인도 눈만 껌벅거리며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평생 이런 일은 당해본 적이 없었는데....은시후는 팔찌를 보고도 받지 않고, 웃는 듯 마는 듯 진원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어르신의 가문을 살릴 수 있다고 어찌 그렇게 확신 아시는지요?”진원호는 “은 선생님께서 못하신다면 아마 이 세상에 아무도 이 일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며 경건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은시후는 담담하게 웃었다. 사실 진원호의 말은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지난 번 예인당에서 읽었던 『구현보감』에 이러한 살기와 관련된 내용과 이것을 푸는 방법에 대한 기록이 있었기 때문이다.은시후는 팔찌를 힐끗 쳐다보고는 덥석 받았다.팔찌가 반짝이는 것이 유나의 팔목에 있으면 정말 예쁠 것 같았다.이 진원호라는 사람은.. 솔직히 말하면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그저 가문의 후손을 잘 다스리기만 한다면 큰 죄는 아니게 될 것이다.이렇게 부탁하는 이상 그를 도와주어도 무방할 것 같았다. 그러자 은시후는 “자, 어르신께서 이렇게 정성으로 부탁하시니..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그리고는 팔찌를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시후가 팔찌를 받자 진원호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소리쳤다. “선생님! 이번 생에 선생님의 가문을 대신해 해결할 일이 있다면 저희가 힘을 다해 돕겠습니다!!”그의 큰 목소리는 사방에 서 있던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만들었다.저렇게 필사적으로 돕는다고? 은시후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은 이렇게 되긴 했지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어르신의 집안도 이렇게 쉽게 망하지는 않을 겁니다.”진원호는 “선생님께서 말하시는 대로 저희가 따르겠습니다!”라며 머리를 조아렸다.은시후는 옆 골동품 가게에서, 노란 종이와 붉은 주사(朱砂)를 얻어와서, 주사를 찍은 붓으로 종이에다 용과 봉황이 날고 있는 그림을 몇 장 그렸다. 그리고는 그 그림들을 진
진원호는 “저희는 선생님의 도움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오늘은 급하여 준비하지 못했으니 내일이라도 저희 그룹에 한 번 모실 수 있는지요? 크게 대접해 감사를 표하고 싶은데요.”“괜찮습니다. 전 또 볼일이 있어서요.”은시후는 냉정히 고개를 저었다. “오늘 일은 어르신께서 덕을 많이 쌓으신 분인 것 같아 도와드린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이 일에 대해 떠벌리고 다니시는 건 저도 원치 않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진원호는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언젠가는 저희 그룹이 도움을 드릴 만한 곳이 있을 테니 그 때가 되면 저희를 찾아오십시오.”그러더니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내밀었다. 은시후는 명함을 보지도 않고 받아 든 뒤 돌아서서 장인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진원호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진동오를 매섭게 노려보며 “이후에 저 선생님을 뵙게 되면 무조건 공손히 인사를 하고 절대 사고 치지 말 거라! 알아들었니?”라고 쏘아붙였다.진동오는 풀이 죽은 채로 말했다. “전 그냥 거리에 매대에서 물건 하나 샀을 뿐인데.. 이렇게도 큰 죄가 되는구나....”한편 진설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은시후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은시후의 능력에 감탄하기는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은시후가 자신의 엉덩이를 걷어찬 일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자존심 센 여자에게는 이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진원호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위로했다. “후우.. 설아야, 복수는 생각도 하지 마라.. 우리 가족의 앞날은 선생님의 손에 달렸어...”“정말 저 사람이 한 말이 효과가 있을까요?”라며 진동오는 투덜거렸다.진원호는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하면, 방금 전에 말한 것처럼 네 다리를 분질러 버리겠다!”라며 욕설을 퍼부었다.진동오는 깜짝 놀라 목을 움츠리며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진설아는 치욕스러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알았어, 아빠... 건드리진 않을게요...”하지만, 여전히 쓰라린
잠시 후 은시후의 몸속의 에너지가 폭발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느꼈다.이..이게 바로 옛 사람들이 말하던 영기라는 건가?!다시 그 돌을 꺼냈을 때, 은시후는 돌이 이미 기운을 거두어 들이고 보통 돌멩이와 같아졌다는 것을 깨달았다.은시후는 『구현보감』에 기록되었던 내용을 머리 속에서 다시 돌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물 안에서 영기를 다시 뽑아내는 방법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은시후는 돌멩이를 다시 주머니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직감적으로 그는 이 물건이 평범하지 않다고 느끼긴 했지만, 당시 연구가 부족했기에 영기가 다시 느껴질 때 한 번 더 연구해보기로 했다.온몸에서 끈적끈적함이 느껴지자, 시후는 샤워를 하러 급히 달려갔다. 이미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 때 유나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나는 먼저 지금 엠그란드 그룹에서 사업 내역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실 그녀가 전화한 요지는 5부제로 자차를 몰고 출근할 수 없었기에, 혹시 장인의 차를 타고 자신을 좀 데리러 올 수 있냐는 것이었다.유나가 부를 때 시후는 거절하기가 어려웠다.그리고는 전화를 끊자마자 즉시 장인어른을 찾아가 차 키를 받은 다음 차를 몰아 엠그란드 그룹의 건물로 갔다.주차장에 도착한 시후는 휴대폰을 꺼내 유나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나는 처음엔 받지 않았지만 곧 카톡으로 답장을 보냈다.시후는 유나에게 답장을 보낸 뒤 차 밖에서 잠시 그녀를 기다렸다.그 때 엠그란드 그룹 부회장 이태리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혹시 회사에 오셨나요?”은시후가 궁금한 듯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물었다.이태리는 “제 사무실에 있는데 마침 회장님의 차가 보이더라고요.”은시후는 “혹시 볼 일이 있나요?”라며 웃었다.이태리는 “아마, 사모님께서는 아직 회의 중이셔서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은시후는 자신을 뒤따라오는 발자국 소리에 옆의 유리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을 뒤따라오고 있는 권여빈을 발견했다.젠장!권여빈이 여기에 있는 자신을 알아차리게 되면 분명 자신이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이라는 것을 연상하게 될 것이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LCS 그룹의 자제라는 것까지 알아낼 것이다!이건 정말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그래서 자신을 쫓아오는 권여빈을 보면서 시후는 발걸음을 재촉해 회장실로 들어간 다음 문을 잠가버렸다.권여빈은 회장이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에 들어갈 줄은 몰랐다. 회장과 말 한마디 나누려고 쫓아갔던 것인데.. 이미 순식간에 사무실로 들어가버린 그였다.그녀는 회장이 이미 사무실로 들어가버린 것을 보고 실망하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야.. 이상하잖아.. 일부러 나를 피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뭐야...?”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사무실 문 앞으로 다가가 노크하며,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 부임해온 경영 본부장 권여빈이라고 합니다. 제가 보고드릴 내용이 있어서요.”라고 말했다.은시후는 일부러 목소리를 깔며 “이태리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셨나요? 그런 내용은 당연히 자신의 상사에게 먼저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설마 이런 내용도 모르는 건가요?”“아!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깜빡하고..”권여빈은 그의 말에 겁에 질려 긴장하며 생각했다. ‘회장님이 너무 까칠한 거 아냐? 대체 왜 화를 내는 거지? 보고를 직속 상사에게 바로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이렇게 얼굴도 안 보여주고 화를 내다니..”권여빈은 회장실 앞에 더 이상 머물 엄두가 나지 않아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은시후는 권여빈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마터면 권여빈 씨에게 정체를 탄로날 뻔 했어.. 오늘은 진짜 위험했다!앞으로도 종종 엠그란드 그룹에 들르게 될 터인데.. 권여빈은 현재 경영 본부장으로 자신과 같은 층에서 사무실을 쓰고 있었기에 더더욱 신경이 쓰였
유미경은 곧 이상한 점을 눈치챘는데, 클럽의 모든 직원들이 테이블의 손님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이는 듯했던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손님들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클럽을 떠났다.유미경은 긴장한 나머지 낮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말했다. “그들이 벌써 찾아온 것 같아요. 저기 직원들이 뭔가 수상해 보여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긴장하지 마세요. 이제 막 재미있는 일이 시작될 겁니다.” 그는 말하면서 샴페인을 한 잔 더 따라 홀로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얼마 지나지 않아, 클럽 안의 다른 손님들은 거의 다 떠났고, 남은 것은 시후와 유미경의 부스뿐이었다. 바로 이어서, 천장에 있던 모든 조명이 순간적으로 켜지며 어두운 클럽 내부가 대낮처럼 밝아졌다. 쾅쾅 울리던 강렬한 음악도 멈췄고, DJ와 직원들은 직원 전용 통로를 통해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곧이어 수십 명의 칼을 든 깡패들이 몰려들어 시후와 유미경을 철저히 둘러쌌다. 시후는 여전히 느긋하게 앉아 있었지만, 옆에 있던 유미경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조심하세요, 저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비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미경 양, 성격 참 대단하시네요.” 이 목소리와 함께, 60대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당당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전통 의상을 입고 두 손을 뒤로 깍지 낀 채로 걸어왔다.이 남자는 바로 홍콩의 유명한 범죄조직 홍문의 리더, 홍원산이었다. 그와 함께 들어온 사람은 장소운의 아버지 장운추와, 홍원산이 애써 자신의 휘하에 끌어들인 임 사범이었다.유미경은 홍원산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홍원산은 홍콩에서 워낙 유명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유미경은 단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홍원산이 직접 나타난 것을 본 유미경은 무척 긴장했다. 그녀는 판단해 볼 때 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기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홍원산 대표님, 대체 무슨 일이시죠?”
이때, 란콰이펑에 위치한 LP 클럽. 소식을 받은 후, 클럽은 모든 일반 손님들의 입장을 금지했다. 근처에 있던 홍문의 여러 조직원들은 급히 클럽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클럽의 모든 출입구를 철저히 봉쇄하여, 시후와 유미경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했다. 한편, 임 사범 역시 부하들을 데리고 홍화령에서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시후는 그 시각 클럽의 소파석에 앉아 무척이나 여유로운 모습으로 아르망드 브리냑 한 병 들어 올리며 유미경에게 물었다. “미경 씨, 한 잔 할래요?” 유미경은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아요.”시후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지었다. “무서워서 그래요?”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요....” 그러면서 그녀는 시후에게 물었다. “아버지를 부르는 게 좋을까요?” “그럴 필요 없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조금 있으면 누군가가 분명 아버님께 연락을 할 테니까요.” 유미경은 마지못해 말했다. “아니면 아버지가 와서 이 난장판을 수습하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집에 가면 아버지한테 혼날 각오는 해야겠어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오늘 밤 난장판은 일어나겠지만, 그 모든 걸 당신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시후는 말하면서 자신의 잔에 샴페인을 반쯤 채우고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더니, 8시 30분이 된 것을 보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는 성도민에게 문자를 보냈다. 성도민은 즉시 답장을 보냈다. 10분 후, 검은색 SUV 한 대가 LP 클럽 맞은편에 멈춰섰다. 차에는 총 5명이 타고 있었는데, 조수석에는 시후가 준 약을 먹고 소경계를 넘어선 실력이 된 성도민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워커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뒷좌석에는 또 다른 멤버 첸과 5 스타 급 장군
그 때, 홍콩 전체에 있는 홍문 멤버들에게 동일한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그 메시지는 바로 YJ 에스테이트의 장녀 유미경의 행방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미경이 이 시각 홍문이 운영하는 클럽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직원이 막 시후가 주문한 세트 메뉴와 음료를 가져왔고, 클럽 매니저도 정중히 다가와 말했다. “친애하는 귀빈 여러분, 저는 이 클럽의 매니저 케빈입니다. 필요한 것들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시후는 손짓하며 말했다. “됐어요. 가서 볼일 보세요.”클럽 매니저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손님.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말이 끝나자마자 카운터로 돌아갔고, 곧바로 홍문에서 발송한 메시지를 받았다. 그 메시지는 바로 대표의 명의로 홍문 전체에 유미경과 그녀와 동행한 젊은 남성의 단서를 찾으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클럽 매니저는 이 정보를 거의 고민도 없이 상부에 보고했다.곧, 임 사범은 자신이 찾던 사람이 바로 란콰이펑에 있는 홍문 클럽에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임 사범은 지체하지 않고 이 사실을 홍원산에게 보고했다.홍원산은 이야기를 듣고 크게 분노하며 차갑게 말했다. “이 YJ의 계집애와 그 정체 모를 자식이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내 증손자를 납치하고도 감히 내 클럽에서 술을 마셔? 이건 죽고 싶어 환장한 거야!”장운추가 이 말을 듣고 다급히 말했다. “대부님, 어서 부하들에게 저 두 사람을 잡으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제 아들의 행방을 캐물어야 합니다!”홍원산은 손을 흔들며 느긋하게 말했다. “이 일은 서두르면 안 된다. 잊지 마라, 유미경은 유가휘의 딸이다.”장운추는 화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 “유가휘가 뭐라고요? 돈이 저보다 조금 많다는 이유로 대부님께서 그를 두려워하시는 겁니까?”홍원산은 냉소하며 말했다. “두려울 리가 있겠니. 그의 딸이 내 증손자를 납치한 일에 연루되었다는 건, 마치 재물의 신이 직접 찾아와 내 문을 두드리는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의 정체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직원은 POS기를 가져와 시후의 카드로 결제한 뒤, 곧바로 세 가지 중요한 소식을 매니저에게 보고했다. 첫 번째 소식은 바로 그 유명한 유미경이 자신들의 클럽에 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소식은 그녀와 함께 온 남자가 최고급 블랙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소식은 바로 유미경과 그 사내가 연인 관계로 보인다는 점이었다.매니저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여직원에게 두 사람을 잘 모시라고 지시했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장소운에게 전화를 걸 준비를 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장소운은 줄곧 유미경을 쫓아다니고 있었는데 상황을 보니, 유미경은 이미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이 사실을 즉시 장소운에게 보고하려고 했지만, 전화를 걸어보니 연결이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장소운에게 문자를 남기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그 시각.임 사범과 그의 일행이 마침내 홍화령에 도착했다. 길가에 세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은 사람들이 산속으로 들어간 흔적을 발견했고, 즉시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본 참혹한 광경은 임 사범과 그의 일행들을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만들었다.항상 당당하고 유명한 오골계는 지금 그릇 정도 두께의 나무에 기대어 절망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나머지 부하들은 대부분 땅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뼈가 여러 군데 부러져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임 사범은 깜짝 놀라 황급히 오골계에게 물었다. “오골계, 대체 어떻게 된 거냐? 도련님은 어디에 있지?!”오골계는 흐느끼며 말했다. “임 사범님.... 제발 복수해주세요, 임 사범님....”임 사범은 눈살을 찌푸리며 즉시 물었다. “도련님은 어디에 있는 거냐? 대표님과 장 선생님이 지금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오골계는 급히 말했다. “도련님은 한국에서 온 어떤 녀석에게 납치당했습니다! 그 녀석은 무슨 격투기와 쌍무 기술을 좀 배운 것 같은데, 저보다
임 사범이 일행을 이끌고 홍화령으로 급히 이동하던 그 시각,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운전해 시후를 란콰이펑으로 데려갔다.차가 LP 클럽 입구에 멈추자, 유미경이 시후에게 물었다. “정말 들어가려는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미 온 이상, 잠깐이라도 안을 둘러보는 게 맞죠.” 그 말을 마치고, 그는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급히 시후의 손을 붙잡고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은시후 씨,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지금 장소운 집안과 홍문은 틀림없이 장소운의 행방을 찾고 있을 거예요. 만약 그들이 홍화령에 도착했다면 우리가 장소운을 데리고 나왔다는 걸 알게 될 거고요. 그때는 홍콩 전체에서 우리를 찾겠죠.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늦지 않을 텐데, 이곳에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 거예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겁내지 마요. 오늘은 당신 생일이니까, 당신을 위해 멋진 연극 한 편 보여주도록 하죠. 이런 연극은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유미경은 시후가 완강한 태도를 보이자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알겠어요. 오늘은 끝까지 함께 할게요.” 유미경은 시후의 손을 놓고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이어서 두 사람은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며 LP 클럽의 입구로 들어섰다. 시간은 저녁 8시로, 한창 클럽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두 사람이 클럽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클럽의 좌석은 80% 정도가 차 있었다.한 여성 직원이 다가와 시후에게 물었다. “손님, 바에 앉으실 건가요, 아니면 부스에 가시겠어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바와 부스는 각각 어떻게 되나요?”직원이 답했다. “바는 자유롭게 쓰실 수 있고, 좌석은 최소 4000 홍콩 달러에서 95,550 홍콩 달러까지 다양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휘저었다. “가장 비싼 걸로 하죠.”직원의 눈이 순간 반짝였고, 그녀는 공손하게 말했다. “손님, 그럼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가장 큰 부스가 마침 예약되
그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표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상표는 장운추를 죽일 생각은 없었고, 단지 그의 팔 하나를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놓았을 뿐이었다. 그때 장운추는 홍원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표의 목숨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장운추는 홍원산이 중재를 하고 상표가 자신과 엮이지 않게만 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홍원산은 장운추의 생각대로가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행동했다. 그는 상표를 죽여버렸고, 그의 시신을 고가도로 공사 현장의 콘크리트 속에 묻어버렸다. 그 일이 생긴 뒤로, 홍원산은 장운추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상표의 이야기를 언급하곤 했는데, 그의 숨은 뜻은 늘 하나였다. 장운추의 약점을 홍원산 자신의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이다.처음에 장운추는 그 사실에 대해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결국 상표를 죽인 건 홍원산이고, 자신은 홍원산에게 단 한 번도 상표를 죽이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노련한 여우처럼 이미 녹음을 해 둔 상태였다. 그 녹음 파일에는 장운추가 홍원산에게 상표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홍원산은 그 녹음 파일을 이용해 장운추를 위협했다. 만약 녹음이 공개된다면, 모든 사람들은 홍원산이 아니라 장운추가 상표를 죽이라고 지시했다고 믿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원산 쪽에서는 대타로 부하를 하나 내세우기만 하면, 홍원산은 책임이 완전히 면제될 것이다.장운추는 현재 성공한 사업가였고, 경찰이 단순 녹음 파일을 가지고 그를 처벌하지 못하더라도 이 일이 폭로되기만 하면 그의 명예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이 사건은 홍원산이 장운추를 협박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카드가 되었다. 그제서야 장운추는 홍원산이 얼마나 잔인한 인간인지 깨달았다. 홍원산은 처음부터 자신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표를 죽였던 것이다. 상표를 죽임으로써 장운추를 협박할 수 있게 되었고, 그를 평생 자기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려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장운추는 이번에도 반드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들이 실종된 상황이라, 홍원산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공손하게 물었다. “대부님, 어떤 도움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러자 홍원산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역시 우리 운추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홍원산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요즘 내가 밀수 냉동육 사업에서 약간의 성과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이 사업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 특히 냉동육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손실이 너무 크고, 밀수 단속 부서가 이 부분을 계속 주시하고 있어서 우리가 많은 물건들을 잃었어. 그래서 네가 홍콩에서 네 이름을 활용해 운송 회사를 하나 등록해 줬으면 한다. 네가 등록한 운송 회사라면 활동 범위가 클 것이고, 그 회사를 통해 내 물건도 조금씩 들여올 수 있을 거야.”그러자 장운추는 크게 충격을 받고 말했다. “대부님! 제가 이때까지 긴 시간 동안 공들여서 어렵게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는데, 이제 와서 밀수를 위해 회사를 등록하라고 하시다니요. 만약 이 일이 들통 나면 저는 완전히 끝장입니다!”홍원산은 손을 저으며 장운추를 안심시키려 했다. “운추야, 그렇게 흥분하지 마라. 내가 너에게 직접 이 일을 하라는 게 아니야. 너는 운송 회사를 등록한 뒤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사업을 운영하면 된다. 나는 누군가 네가 정상적으로 운송하는 화물에 냉동육을 끼워 넣도록 할 거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절대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야.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네 직원들 중 한 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모든 걸 덮어 씌우면 되는 거야! 그가 탐욕에 눈이 멀어 회사 자원을 악용해 밀수에 가담했다고 하면 되지? 그렇게 하면 너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야.”장운추는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말했다. “대부님, 제가 돕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런 일은 저에게 너무 위험합니다. 그리고 홍콩 언론이 어떤지 아시잖아요. 그들은 이런 사건을
이 말을 마친 후, 임 사범은 두 사람에게 말했다. “대표님, 장 선생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소식이 들어오면 즉시 두 분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임 사범이 떠나자, 홍원산은 초조해하는 장운추를 위로하며 말했다. “운추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장담하건대 홍콩에서는 절대 아무도 감히 그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장운추는 울상으로 말했다. “대부님, 사실 오골계가 용의자가 아니라고 해도, 자신의 목숨보다 돈을 더 원하는 범죄자들이 몸값을 노리고 소운이를 납치해서 돈을 요구할까 봐 두렵습니다!”홍원산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운추야, 설령 누군가 소운이를 납치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임 사범은 내가 거금을 들여 영입한 뛰어난 무술가야. 그가 있는 한, 누가 소운이에게 해를 끼치려 한다면 내가 반드시 그 놈을 매장할 곳도 없이 죽여 버릴 것이다!”장운추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무술 실력이 좋습니까?! 대부님, 어디서 그런 대단한 분을 영입하셨습니까?”홍원산은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임 사범은 예전에 명성이 자자했던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이었다. 그런데 2년 전 규율 위반으로 블랙 드래곤에서 추방된 뒤 홍콩으로 와서 무술관을 열어 생계를 꾸리려 했지. 당시 내 부하들과 충돌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쪽 간부 6명이 갔지만 임 사범이 한 번에 5명을 이겨 버렸다. 결국 내가 얼굴을 구기며 화해를 요청하고, 온갖 방법으로 그의 마음을 얻어 내 밑으로 들였지.” 이 말을 하며 홍원산은 장운추를 바라보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자, 그는 나에게 있어 신과 같은 존재다. 내가 매일 그를 받들며 모시고 있는데, 지금 홍문의 수입 상황이 썩 좋지 않아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렵지. 그래서 앞으로 네가 더 많이 도와줘야 한다.”장운추는 속으로 긴장했다. 그는 그동안 홍원산 밑에 이런 무술가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불안감이 엄습해왔던 것이다.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은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
시후와 유미경이 식사를 마치고 케이크를 자르기 시작했을 때, 홍문의 여러 조직원들은 침사추이의 지하 주차장에서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했다.당시 장소운은 오골계 등과 함께 시후와 유미경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롤스로이스를 타지 않았다. 롤스로이스는 너무 눈에 띄는 차량이라 시후가 미리 눈치챌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유미경의 트렁크에 갇혀 있는 그는 꿈에도 몰랐다. 그들이 출발하기도 전부터 시후는 이미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을 말이다.홍문의 조직원들이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한 뒤 그들은 곧바로 홍원산에게 보고했고, 동시에 주차장 CCTV 영상을 통해 장소운이 롤스로이스에서 내린 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단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그 때, 근심에 사로잡힌 장운추가 홍원산의 집에 도착해 함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곧 선발된 조직원들이 정보를 가져왔다. 놀랍게도 장소운은 홍문 간부 오골계의 차를 타고 오골계와 그의 부하들과 함께 주차장을 떠났다는 것이었다.이 소식을 들은 홍원산은 즉시 옆에 있던 중년 남성에게 명령했다. “임 사범, 빨리 오골계에게 연락해서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임 사범’이라 불린 중년 남성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기에서는 상대방이 통화 가능한 구역에 없다는 음성 안내만 반복됐다. 임 사범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표님, 오골계의 휴대폰이 아마 서비스 지역 밖에 있는 것 같습니다.”“젠장!” 홍원산은 화를 내며 말했다. “오골계의 부하들에게 연락해서 어디에 있는지 물어봐!”임 사범은 즉시 지시를 내렸고, 명령은 층층이 전달됐다. 이어진 보고에 따르면, 오골계와 함께 CCTV에 찍힌 모든 홍문 조직원들이 하나같이 모두 실종되었다는 것이다.이 말을 들은 장운추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대부님! 혹시 오골계가 배신해서 제 아들을 납치한 후 몸값을 요구하려는 것 아닙니까?!”하지만 홍원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