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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나는... 정말 유진 씨가 좋아요. 내가 유진 씨에게 대단한 무언가를 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유진 씨에게 안정적인 행복은 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어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유진 씨를 지킬 거고요. 유진 씨는 어떻게 우리는 안 될 거라고 그렇게 단정을 지을 수 있어요? 나와 연애를 해본 것도 아니잖아요. 아직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잘 모르잖아요.”

떨리는 목소리는 그가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고백하고 있는지 충분히 보여주고 있었다.

임유진은 아직 이 세상에 누군가는 자신을 이렇게나 좋아해 주고 있다는 사실에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곽동현은 여태껏 그 무슨 이유에도 굴하지 않고 줄곧 그녀를 좋아해 줬고 그녀가 가장 볼품없을 때 색안경을 끼지 않고 그녀를 존중해줬다.

임유진은 그를 밀어내지 않고 그의 품에 자신을 맡겼다. 너무나도 따뜻한 품이었다.

하지만 그 품이 너무 따뜻해서 곽동현이 언젠가는 이 따뜻함을 받을 자격이 있는 여자를 만나기를 바랐다.

“동현 씨, 나 좋아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나는 이렇게 동현 씨 품에 안겨 있어도 설레는 감정을 느끼지 못해요. 이런 나인데 굳이 연애까지 해볼 필요가 있을까요?”

임유진의 말에 곽동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그녀를 끌어안고만 있었다.

한편 멀지 않은 곳에는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정차되어 있었다. 그리고 차 안에 남자는 곽동현과 임유진이 껴안는 모습을 보고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

늦은 저녁, 임유진은 자신의 월세방 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맡에는 스탠드가 켜져 있었다. 강씨 저택에서 나온 뒤로 불을 켜고 자는 습관이 또 시작된 것이다.

스탠드의 불빛 아래의 임유진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때 월세방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누군가가 그녀의 집 안으로 들어섰다.

현관문 쪽의 자동 센서 등이 켜지자 강지혁의 잔뜩 가라앉은 얼굴이 드러났다.

강지혁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침대 곁으로 다가가 잠이 든 임유진의 얼굴을 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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