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34화

매번 회식이 끝날 때쯤이면 임유진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동료들을 향해 운전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 후 직접 대리기사님을 불러주곤 했었다. 그런 그녀가 음주운전에 사람을 죽였다니.

하진우는 임유진만큼은 절대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다고 굳게 믿었었다.

하지만 그의 확고한 믿음도 강지혁이라는 두려움을 이기진 못했고 구린 냄새를 풀풀 풍기는 사건에 자신마저 휘말리게 될까 봐 끝내는 몸을 사렸다. 그러고는 S 시에서 강지혁을 건드릴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임유진이 잘 못 걸린 것뿐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했다.

...

요 며칠 동안 점심시간만 되면 강지혁네 회사의 비서는 윤이 식당에서 음식을 시켰고 그걸 임유진이 배달을 했다. 그러고는 매번 강지혁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임유진은 이미 몇 번이나 강지혁한테 이러지 말아 달라고 눈치를 줬지만, 강지혁은 그럴 때면 그녀를 향해 예쁜 얼굴을 들이밀고는 물었다.

"누나는 나와 같이 점심을 먹는 게 싫어? 난 우리가 같이 식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데."

"..."

사람을 홀리는 듯한 얼굴로 저런 말을 내뱉는 건 반칙이었다.

임유진은 요즘 강지혁을 보면 자신의 의지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이런 마음을 메시지로 한지영한테 토로했더니 한지영이 곰곰이 생각하다 이내 결론을 내렸다.

「그야 당연히 네가 강지혁 씨의 플러팅에 넘어가서 그런 거겠지.」

「플러팅이라고?」

임유진이 얼굴을 찌푸리며 한지영을 향해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연예계를 봐봐. 솔직히 강지혁 씨처럼 잘생긴 남자가 몇 명이나 될 것 같아? 그런데 너는 매일매일 그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거잖아. 당연히 홀릴 수밖에 없지.」

임유진이 가만히 생각해보더니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보다 너 대체 강지혁 씨랑 지금 어떤 관계인 건데? 난 왜 자꾸 강지혁 씨가 너한테 진심인 것처럼 느껴지지? 단순히 너랑 누나 동생 놀이를 하려는 거면 네 말 한마디에 그 난리를 치며 나를 찾겠다고 나서지는 않았을 거잖아. 백연신 씨하고도 부딪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