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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이것 좀 봐. 네 여동생이 잘못됐으면 어쩔 뻔했어!”

“...”

바론은 누군가를 애틋하게 여길 줄도 몰랐고 누군가를 먼저 걱정할 줄도 몰랐다.

그러나 딸이 엉엉 울면서 엄살을 부리는 데는 면역이 없었다. 지금처럼 말이다.

그는 바로 릴리의 편을 들면서 일을 제대로 처리 못 했다는 이유로 육시준을 나무랐다.

강유리는 원래 육시준에게 화를 낼 생각이었으나 릴리와 바론이 손을 잡고 자기 남편을 탓하자 순간 원망스러운 마음이 줄어들었다.

특히 경호원 네 명이 다른 두 명을 상대할 수 있었고, 릴리 본인도 실력이 좋았기에 확실히 목숨이 위험할 뻔한 건 아니었다.

그녀는 망설이는 눈빛으로 뒤쪽을 살짝 훔쳐보았다. 이때 신하균은 상처 부위의 소독을 거의 다 끝마친 상태였다.

희고 보드라운 손을 보니 손아귀 쪽이 살짝 붉은 것을 제외하면 큰 상처는 없었다.

그래서 원망스러운 마음이 사라진 강유리는 곧바로 육시준의 편을 들었다.

“경호원이 네 명인데 왜 네가 나선 거야?”

릴리는 시선을 내려뜨리며 자신의 손을 치료해 주는 신하균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제가 나서면 안 될 이유가 있나요? 저 엄청 강하다고요.”

릴리는 아주 당당했다. 그러나 그녀를 사실 살짝 찔렸다.

그녀가 먼저 나서서 싸웠기 때문에 다친 것이지, 경호원들이 본인의 의무에 충실하지 않아서 그녀가 다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는 육시준이 한 말을 잊고 상대에게 덤볐었다.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이런 상황을 혼자서 감당하려고 했던 것이 버릇이 된 탓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강유리 등을 유인하려고 파놓은 함정이라는 말을 듣자 충동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조금만 더 상황을 지켜봤었더라면 자기편을 알아봤을 텐데 말이다.

“네가 강하다고? 그렇게 강하면 다치지 말았어야지! 별거 아닌 걸로 엄살을 부리고, 자기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고 남을 탓하기나 하고 말이야!””

강유리가 작게 투덜댔다.

릴리는 시선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

“언니 변했어요. 조금 전에는 절 걱정했잖아요.”

강유리는 입을 비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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