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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고급져 보이는 롤스로이스 한대가 천천히 들어오더니 고성 개인 병원 앞에 세워졌다.

입구에는 이미 기자들로 가득했고 그들은 차를 발견하자마자 달려가고 찍고 싶었지만 차에서 사람이 내릴 때가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강릴리 씨,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혹시 고 대표님께서 오신 걸 보고 출발하셨나요?”

“강릴리 씨, 고 대표님의 지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오늘 유전자 결과가 사실일 거라고 확신하나요? 과연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

이미 집에서 충분히 시간을 지체한 탓에 릴리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중요한 건 지금 그녀는 매우 배고프다는 사실이다...

아침도 못 먹었는데 샘플을 채취한 뒤 빨리 밥 먹으로 가야 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경호원과같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강유리와 육시준은 그저 그녀의 동행자일 뿐이라 더욱 기자들을 상대할 마음이 없어 그들도 곧장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들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방금 고정남이 들어갈 때보다 더욱 다급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순간 어리둥절했다.

강릴리도 그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거만하지 않았다.

‘그러면 그날 레이싱 클럽에서의 이미지는 연기한 게 아니란 말인가?’

‘그럼 저 사람이 진짜 피해자라고?’

강유리는 당연히 언론사에서의 추측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고씨 두 부자는 이미 오래 기다렸다.

그중 고우신은 그들이 이제야 도착한 모습을 보고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강릴리 씨는 정말 대단해요. 저희를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고! 애초에 그쪽에서 먼저 검사하겠다고 했는지 아니면 우리가 간곡히 해달라고 부탁한 건지 헷갈릴 정도네요?”

릴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다가 어딘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고우신에게 물었다.

“고 대표님께서 방방곡곡 돌아다니면서 저를 찾았던 게 아닌가요? 엄청 간절하게 제 신분을 확인하고 싶어 했잖아요?”

고우신이 차가운 얼굴로 답했다.

“제가 진짜 찾는 사람이 당신인지 두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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