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은 물론이고 릴리마저 이 이야기가 너무 환상적이라고 생각했다.이 소식을 들었을 때 그들은 막 은하 타운에 도착했다. 육시준은 서재에 있고 강유리는 거실 소파에 앉아 태블릿 PC로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언니.”강유리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왜?”릴리가 물었다.“고정남이 혹시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걸까요, 아니면 정신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죠?”강유리는 그제야 손가락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그녀에게 말했다.“결과가 나왔어? 모두 공개한 거야?”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절레절레 저었다.“공개만 한 게 아니에요.”“그럼 자상한 아버지인 척 너한테 보상이라도 줬어?”언제나 그래왔듯이 고씨 가문에서는 이익보다 체면을 더 중히 여겼다.“보상해 줬지만 그것만이 아니라서요.”“...”강유리는 그녀의 말에 구미가 당겨 냉큼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다가와 물었다.“뭘 더 줬어?”릴리는 보고 있던 핸드폰을 그녀에게 넘겨줬다.“고성 그룹의 대표 자리를 저한테 넘겨줬어요.”강유리는 핸드폰을 건네받고 순간 멈칫했다.“대표 자리요?”“네, 상속자가 아니라 현 대표 자리요.”“...”강유리는 멍한 얼굴로 핸드폰을 들여다봤다.화면은 병원 입구였고 인터뷰하는 고정남의 빨간 눈이 매체 카메라에 담겼다. 한순간에 십 년은 늙은 것 같았다.그리고 불쌍한 척 호소했다.“이 아이도 어머니를 닮아 아주 영특한 아이입니다. 제가 진작에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소홀했던 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여기까지 말하다가 그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기자의 릴리는 왜 이 자리에 지금 없는지,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물음에 그는 더욱 슬퍼하며 답했다.“그 애는 DNA 채취가 끝나고 바로 돌아갔습니다. 두 모녀가 아직 저와의 만남이 불편한 것 같은데 저는 다 이해합니다...”애틋한 감정으로 호소하면서 눈물 쇼를 마친 뒤 그는 곧바로 회사 일에 대해 발표했다.영상 속의 기자들도
결혼식에서 막말하던 그 사람을 아직 처리하지 않았다....고우신도 릴리와 마찬가지로 이 일이 매우 놀랍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하여 차에 올라타자마자 그는 불같은 화를 냈다.“아버지! 미쳤어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계집애가 무슨 능력으로 고성 그룹을 관리한단 말이에요? 그룹 안에 그 늙은 여우들, 그리고 셋째 삼촌이 데려온 사람들이 무조건 그 애를 엄청 괴롭힐 거라고요!”말하다가 자기도 어딘가 이상했는지 다시 말을 이었다.“그것뿐만이 아니라 너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게 아닌가요? 어떻게 이런 걸 마음대로 혼자 결정하실 수 있어요?”고정남은 뒷좌석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네 아빠이기도 하고 LK그룹의 최고 권력자로서 이런 결정은 나 혼자 스스로 내려도 된다고 보는데.”고우신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마음속으로부터 알 수 없는 분노가 마구 끓어올랐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화를 분출할 면목이 없었다.당시 그룹을 관리하고 싶지 않고, 가업을 받아들일 수 없고, 짐을 지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말했던 사람이 본인이기 때문이다.하여 대표 자리를 누구에게 주는지에 대해 그는 말할 자격이 없다.오직 놀음에만 정신이 팔렸다가 이런 발언권까지 잃은 자신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그러다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그에게 다시 화를 냈다.“그럼 아버지께서는 진작에 이런 결정을 내리고 제 클럽까지 닫게 했나요? 그리고 리오픈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끝나면 다시 생각하겠다고 하셨잖아요!”“그 여자애가 지금 너랑 사이도 안 좋은데 나중에라도 이 클럽을 가지고 물고 늘어질까 봐 먼저 닫으라고 한 거야. 나중에 기회를 봐서 다시 오픈하면 되잖아.”“...”고우신은 그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그녀의 옹졸한 성격을 보면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의 체면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그의 클럽을 박살 내는 것으로 복수할 것이다.근데 분명 그를 위한 일인데 어딘가 계속 찝찝했다.‘왜일까?’분명 그가 소유한 모든
성신영은 갑자기 목이 메었다. 억지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한참 뒤 고우신이 전화를 끊으려는데 성신영이 울먹이며 말했다."그러니까, 당신도 이 보고서를 믿는 거군요."고우신이 발끝을 내려다보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너도 진작에 눈치챘잖아. 미리 준비라도 해놓지 그랬어?"고정남이 릴리를 대하는 태도와 성신영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다르다.오늘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도 쭉 그래왔다.그래도 성신영은 어리광 한번 부리지 않았다. 그저 가끔 어머니에게 말대꾸를 했을 뿐이다.고우신은 성신영이 억압받고 무시당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자신의 이익을 쟁취할 줄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제의 통화 이후로 그는 새로운 추측이 생겼다.어쩌면 성신영은 일찍이 자신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고정남의 의도를 알고서도 자의로 고성 그룹의 아가씨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제가 뭘 준비할 수 있는데요? 저는 원래도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오빠, 저는 이제 오빠밖에 없어요! 강유리 그년이 육경서까지 운청으로 파견해 버렸다고요! 이제는 고성그룹에도 손을 대는 걸 보면 이 모든 게 다 계획된..."고우신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육경서가 운청에 파견되었다고?"성신영은 그의 말을 듣고 바로 울먹이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직도 모르고 있었어요? 당신이 차량을 대량 주문했던 게 알려져서 육시준이 육경서를 그룹 명예 훼손으로 운청에 파견했잖아요! 이제부터 본부의 어떤 결정도 그는 참여할 권리가 없어요!"고우신은 의아해하는 표정에서 싸늘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후계자를 이렇게 빨리 새로 임명하신 건가?"고성그룹과 LK그룹의 정략결혼은 깨졌지만 고성그룹은 LK그룹의 도움이 여전히 필요하다. 그래서 육시준에게 조종당해 이런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강유리와 릴리 그 두 자매는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다.소식을 듣고 고우신은 릴리가 고성그룹의 늙은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하고 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
시스템이 복구된 후 네티즌들은 발칵 뒤집혔다.많은 사람들은 고성그룹의 진정한 아가씨가 돌아왔다고 감탄했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이런 큰 선물을 받는다니 역시 핏줄은 다르다며 또 감탄했다.[언니 진짜 대단해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원하는 것을 다 이뤘다니!] [당신한테도 부자 제부와 공작 아버지가 있었다면 원하는 걸 다 이룰 수 있었을걸요!]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이 아가씨가 옛날 캐번디시 집안의 공주였단 걸. 근데 갑자기 고성그룹의 진짜 아가씨가 됐다고요? 너무 드라마틱한거 아니에요!] [나만 그 가짜 딸의 결말이 궁금한가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누가 좀 말해주시기 바람. 누가 잘못한 거죠?] [귀걸이 때문에 고우신 도련님이 잘못 알아본 거로 기억하는데요. 증거 사진은 여기 있어요!] [제 친구가 강유리 친구라서 들었는데 그 귀걸이는 사실 강유리의 것이라고 하네요! 성신영은 중요한 자리에 참석할 때마다 늘 강유리의 물건을 가져다 썼대요. 무슨 말인지 다들 알아채셨죠?] [이제야 말이 통하네요! 강유리와 릴리는 사촌이라서 사이가 아주 좋아요. 물건을 함께 두는 것도 지극히 정상이죠!] [뭔가 복잡하네요. 그러니까 성신영이 일부러 가짜 아가씨 노릇을 자초한 건가요?] [릴리가 친아버지를 찾아서 공작이 강유리에게 자리를 물려준 건가요?] [강유리가 바론 공작의 친딸이라는 소문 다들 들으셨나요?] [위층. 헛소문 내다가 계정 삭제되는 수가 있어요!] [...] 사적인 원한이 많아 네티즌들의 화제도 처음 화제와 점점 멀어져갔다.많은 수식어들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고성그룹 진짜 아가씨의 귀환##고성그룹 진짜 아가씨 집권 임박##고성그룹 최고 이사 집권자 교체 직접 선언##바론 공작 어쩌다 보니 고성그룹 아가씨를 키웠다##강미영 시종일관 얼굴 안 비침#...이 수식어들은 점점 더 과장되어 갔다. 원래도 충격적이던 보도에 이어 곧 또 다른 보도가 전해졌다.LK그룹 이사회가 육경서를 운청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이 일은 실시간 검색어에서 며칠이나 올라와 있었다.그리고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오히려 증가했다.고성그룹의 기자회견이 언제 열릴지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다들 후속 보도는 없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고성그룹.이사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좋지 않았다.특히 고정철 라인의 사람들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회의실 문이 열리며 작고 가녀린 사람이 등장했다. 그녀는 하이힐을 또각이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인사하며 걸어왔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20대 초반이라서 앳된 얼굴이었지만 정장 차림을 하니 그럴싸했다.릴리는 빙그레 웃으며 자리로 걸어갔다. 릴리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한명 한명 훑어보며 방금 본 자료와 매치했다."자세한 건 고 회장님이 말씀해 드렸죠? 지분 양도 등록 변경 절차에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릴리는 두 손을 책상 위에 받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말이에요."밑에 앉아있던 40대 중반의 남자가 책상을 툭 치며 말했다. "문제는 무슨. 나이도 어린 계집이 우리를 협박하려 드는 건가? 고정남이 오냐오냐한다고 우리도 그래야 하는 법은 없다!""그러니까 말이야! 위아래도 없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말이야!""고한빈도 우리를 공손하게 대했는데 계집애가 버릇도 없이!""..."이사들은 릴리를 혹독하게 비판했다.이렇게 협조하지 않는 것은 릴리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것이다.오늘 릴리가 기세가 꺾인다면 앞으로 이 자리에서 이들에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가 되고 말 것이다.릴리가 씩 웃고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고정남이 당신들에게 말하지 않았나요? 당신들은 제가 고정남의 총애를 받아서 이 자리에 섰다고 생각하나요?"릴리의 목소리는 웃음을 머금고 있었지만 눈빛은 싸늘했다. 릴리의 표정에서 그들을 깔보고 있다는 것이 선명히 드러났다.게다가 고정남의 이름까지 직접 부르고 그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방금 릴리를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네 아버지가 너를 이 자리에 오르게 했으면 너는 네 몫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고성그룹이 필요한 것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모두의 존중을 받고 싶다면 너는 능력으로 우리를 설득해야 할 거야!"릴리를 인정하는 것도 같았지만 은근히 릴리를 깎아내렸다.그리고 릴리가 모두의 존중을 받을 만큼의 능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릴리도 자신의 단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제가 능력이 없는 건 사실인데요. 제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건 그저 제 신분 때문인걸요! 그리고 저는 멘탈이 약해서 어릴 때부터 억울한건 못 견뎌요."성진은 릴리가 이렇게 대답할 줄 예상조차 못했다.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너...""제가 오기 전에 저에 대해 조사하지 않으셨나요? 맞아요. 저는 능력도 별로고 성격도 별로예요. 그러니 다들 저를 예뻐해 주시는 편이 좋을거에요.""..."다들 성진만큼이나 안색이 나빴다. 이 계집은 나이는 많지 않아도 꾀는 많다. 그들은 릴리가 무슨 생각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오기 전에 릴리를 조사하긴 했었다. 고정철은 릴리가 고성그룹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그룹을 손안에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야망이 있는 사람은 통제하기 쉽다.그들이 아무리 트집을 잡아도 릴리는 이를 악물고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하지만 릴리는 자료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로 가겠다고 하다니.릴리가 없으면 육시준은 친분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고성그룹은 완전히 끝장날 것이다...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아무도 먼저 침묵을 깨뜨리지 않았다.릴리는 이 상황을 지켜보고 눈썹을 살짝 추켜 세우고는 아까보다 더욱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니 찬성하신 거로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절차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릴리는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등받이에 기대고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훑어보았다. 결국 성진이 먼저 입을 열어 회의를 본론으로 끌어왔다
릴리는 비서가 어색해서 눈빛을 피할 때까지 그를 꼿꼿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을 잘 듣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오늘은 체면을 세워줄게요. 경험을 쌓는 거로 하죠.""..."비서는 멍한 얼굴로 릴리를 바라보았다. 릴리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체면을 세워준다고?릴리는 바로 책상 앞으로 와서 서류 한 권을 들고 훑어보았다.그리고 서류를 비서에게 보여주었다. "팀장들도 통과하지 않은 작은 프로젝트를 나한테 보게 하는게 무슨 경험을 쌓는 거죠? 당신은 내 자리가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요?""그게..."릴리는 그의 변명을 듣지 않고 서류를 퍽 하고 땅바닥에 내던졌다.또 한 권을 집어들고 몇 페이지를 펼쳐보고 릴리는 화가 나서 웃었다.페이지를 넘기며 비서에게 말했다. "이것 좀 보세요. 고성그룹 지사 인턴의 정규직 전환 승인을 내가 왜 처리해야 하는거죠? 밑에 사람들은 월급을 날로 먹는 건가요?"비서는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퍽!서류가 또다시 땅바닥에 던져졌다.릴리는 몇 권을 더 보았다. 전부 하찮은 일들로 그야말로 트집을 잡는 것이었다.서류들은 릴리에게 하나씩 땅바닥에 버려졌다. 릴리는 비서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새하얀 손으로 조금 다르게 생긴 서류 한 권을 들고 몇 페이지를 넘겼다. "음, 이건 좀 그럴듯하네요."비서는 서류 커버 색깔을 보고 릴리를 얕잡아 보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곧 그의 얼굴은 굳어졌다. "이번 입찰은 그저 형식 아닌가요?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고요. 고성그룹이 참석하더라도 망신말고 얻을게 없을 것 같은데요..."비서가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릴리는 작고 가녀린 손으로 서류를 몇 페이지 훑어보고는 다시 땅바닥에 세게 내동댕이쳤다.릴리는 비서를 쳐다보며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입 밖에 낸 말은 경고였다."당신도 알다시피 저는 고성그룹을 맡게 될 거예요. 앞으로 계속 이 자리에서 일하고 싶다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런 쓰레기들
"..."릴리가 이렇게 당당하게 굴 줄은 몰랐다.릴리를 붙잡고 있는 고우신은 기분이 묘했다.이 계집은 언행이 직설적이고 고집도 세서 골치 아파 죽을 지경이다. 하지만 야위고 손목도 가늘어서 살짝만 힘을 줘도 부러질 것 같았다.릴리의 몸부림을 느끼고 고우신은 더 힘을 주었다. "너 때문에 고성그룹 전세가 바뀐 건 알아?! 지금 다들 고성그룹이 망해간다고 난리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나쁜 짓을 하고 악의에 찬 복수를 하는 바람에!""맞아요. 근데 복수한 게 뭐 어때서요? 모두 당신들이 자초한 거잖아요!""너...""아파요! 이거 놔요! 계속 이러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거에요!""..."고우신은 사실 이미 릴리의 신분을 받아들였다.그리고 자연스레 릴리를 가족으로 인정했다.그렇다면 릴리가 고성그룹을 위해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떠들썩한 소문들도 모르고 있다고?자기가 너무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는 건가?고우신은 줄곧 릴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하지만 계속 만나지 못해 여기에서 잠복하고 있었다.이제 겨우 만났는데 릴리는 뜻밖의 태도였다.고우신은 릴리의 태도에 자극받아 분노에 차서 말했다."가만있지 않으면 어쩔건데. 너..."순간 인내심이 바닥난 릴리는 잡힌 손에 주먹을 쥐었다. 힘을 주려던 찰나 비명소리가 들렸다."으악!"고우신이 주먹에 맞아 내동댕이쳐졌다.커다란 그림자가 소리 없이 릴리 옆에 다가왔다.릴리는 문득 생각났다.‘아, 경호원이 있었지. 깜박했네.'"근데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닌가? 으, 보기만 해도 아프네. 어쨌든 피가 섞인 친오빤데. 어리석기는 해도 죽을죄는 아니잖아."릴리는 고우신을 노려보며 눈썹을 찡그리고 중얼거렸다.옆에 있던 ‘경호원'이 말했다. "네가 이렇게 착하니까 바보들이 매달리는 거 아니야."릴리는 순간 몸이 굳었다.남자의 옆모습은 차갑고 의연했다. 칼날처럼 날렵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이고 온몸에 싸늘한 기운이 맴돌아 다른 사람은 감히 접근하지도 못할 아우라를 풍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