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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강유리는 돌아서서 그녀를 한번 째려보며 말했다.

방금 두 사람이 문밖에서 나눈 대화를 그녀도 어렴풋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도 육시준과 일치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자꾸 소안영 따라 하지 마. 여자한테는 괜찮아도 남자한테 그런 저질 농담하면 안 돼.”

릴리는 입을 삐쭉거리면서 이리저리 마음에 드는 치마를 고르기 시작했다.

“이미 습관이 된 걸 어떡해요?”

“너랑 사귀었던 남자들이 왜 하나같이 너한테 나쁜 마음만 품었는지는 알고 있어?”

강유리가 갑자기 물었다.

하지만 릴리는 그녀에게 다가오면서 딴소리했다.

“지금 입고 있는 게 제일 이뻐요. 이걸로 하죠!”

강유리는 이 상황이 너무 웃겼다. 그녀도 릴리의 말뜻이 뭔지 알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소안영이 너한테 가르쳐준 남자 꼬시는 방법은 오직 친한 사람들한테만 먹히는 거지 너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한테는 안 어울려...”

“하지만 전 이미 열 명도 넘는 남자랑 사귀어 봤는데요!”

릴리가 정색하며 말했다.

사실 말하고 싶었던 말은 자신이 그리 순진한 아이가 아니란 소리다.

강유리도 그녀의 말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열 명의 남자애들이 그저 손만 잡고 뽀뽀도 못 하고 헤어졌지.”

이런 연애 방식은 국내에서도 쇼킹한 수준인데 하물며 남녀 사이가 매우 개방적인 Y 국이면 더욱 놀랄 것이다.

릴리가 발끈하며 외쳤다.

“제가 뽀뽀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순간 강유리는 입술에 틴트를 바르다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되물었다.

“해봤어?”

감정 면에서 보면 릴리는 확실히 백지장과도 같았다.

특히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언급하는 것도 매우 어색했다.

“그, 그럼요! 제가 제일 좋아했던 남자 친구가 제 이마에 뽀뽀하면서 잘 자라고 했어요!”

말하면서 부끄러운지 강유리를 솜방망이로 톡톡 때렸다.

강유리는 자꾸 자기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말에 맞장구쳤다.

“음, 그것도 했다고 할 수 있지.”

릴리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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