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리는 신주리로부터 주소를 달라고 했다.여자들이 가십을 좋아한다는 걸로 미루어 봤을 때 신주리가 가만 있을리가 없다.그리고 그녀는 자기 친구나 남자를 데리고 올지도 모른다.그러자 그가 말을 보충했다."세 명 혹은 그 이상.”이쪽에서는 한가하게 내기나 하고 있었지만 앞차의 분위기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차 안에 네 사람.한 사람이 운전을 하고, 다른 세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져 서로 다른 생각을 했다.조수석에 앉은 육경서는 운전석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의 무표정이 없어지는 모습을보고싶어 안달났다.뒷좌석에 앉은 신주리는 옆자리의 릴리를 보며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다.결국 그녀가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그래서 그를 잡기 위해 원칙도 포기한 거야?”"아니. 네 오빠가 어젯밤에 같이 안 잤다고 했는데. 아마 여기서 안 잤을 거야."조심스레 웃는 얼굴은 평소 날뛰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났다."아마도?”신주리는 목소리를 높였다.“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아?”그녀는 강유리로 부터 이 두 사람이 어젯밤에 같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릴리가 귀국할 때 그녀는 그들이 만나지 않도록 조심했지만, 그렇게 만반의 대비를 했어도 여전히 막지 못했다.게다가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다."내 술버릇 너도 알잖아. 나는 주사없어."릴리가 설명을 계속한다."하지만 그는 남자야. 술주정을 하든 말든 만약 그가 야만적이면 어떡해? 너는 평소에 똑똑해 보이는데 어떻게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니? 너희 언니가 너랑 우리 집 사람 사이가 복잡해졌다는 걸 알게 되면 나랑 절교하지 않겠어?”“...”이 말을 듣자마자 신문한도 어리둥절해졌다.무슨 뜻이지?전에 여동생이 릴리랑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주의를 줬었다. 그녀를 조심하라고, 그녀에게 감정을 주지 말라고 했다.하지만 지금 이런 오해가 생겼을 때, 그녀가 걱정하는 것은 그가 아니라 릴리였다.그가 따지기도 전에 조수석의 육경서도 입을 열었다. "한문이 형, 평소에는 점잖게 보였는데 뜻밖에도 이
"내가 언제 귀찮다고 했지?"신문한이 그녀의 말을 끊자 신주리는 잠시 반응하지 못했다.오히려 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그래서 귀찮지 않아요? 당신도 나한테 감정이 있어요?”"쓸데없는 소리. 이 사람이 널 싫어한다면 어젯밤에 너를 속여 자기 집으로 데려갔겠어?"육경서가 말했다.릴리는 얼굴이 붉어지고 눈 밑에 어두운 빛이 돌았다. "그러게요, 게다가 오늘 아침에...”육경서와 신주리가 입을 모아 말했다."아침에?”신주리는 릴리의 수줍은 표정을 보고 목소리가 무너져서 꼬치꼬치 캐물었다."아니, 어젯밤에 같이 안 잤다고 하지 않았어? 어젯밤에 여기에서 자지 않았다며?”릴리는 자리에 앉아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머리를 숙인 채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그가 말한거지 나도 잘 사실 몰라요. 그리고 개의치도 않고요!”"...""..."신문한은 자신이 그들의 리듬을 전혀 따라갈 수 없다고 느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담담하게 신주리를 심문해 화제를 돌리려 했는데 웬일인지 화제의 방향이 이상하게 돌아가더니 이젠 진짜로 잔게 되었다.그는 가슴이 답답했다.이 두 사람이 따라오는 건 그야말로 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다."어디 가? 어디서 내리게?"그래서 그들을 더 이상 자기 일에 끼어들지 않게 그냥 쫓아냈다."벌써부터 우리가 거추장스러워? 우리를 따돌리려고?”신문한이 말했다."주소 안 말하면 앞 길목에 내려준다.”신주리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이제 설명도 안 해? 내가 동생인데 이렇게 날 속이다니. 양심 있어? 엄마가 여자 친구 찾으라고 재촉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게 감정적으로 무책임해서는 안 돼.”사거리.신주리와 육경서가 차에서 내렸다.검은 차가 떠나자 두 사람은 길가에 서서 배기가스를 한 모금 마셨다.신주리가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신문한 딱 기다려. 내가 엄마한테 말할거야. 네가 다른 사람의 명성을 망치고 소녀의 감정을 속인다고.”육경서는 그녀가 차도로 돌진할까 봐 급히 손을 들어 그녀를 붙잡았다.신주리는
차 안.릴리는 뒷좌석에 무릎을 꿇고 앉아 차 뒷유리에서 멀어져 가는 사람들을 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신문한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오늘 아침, 뭐 어쨌는데요?"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끌어당겼다. 그가 그녀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그 말을 추궁했다.릴리가 윙크를 했다. "오늘 아침, 내가 방안의 장식품을 보고 당신이 여자를 집에 데려온다고 오해한 것을 알고 나에게 해명했잖아요?”신문한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게 해명이라고요?”"당연하죠! 안 그러면 주리 언니 얘기는 왜 해요? 그냥 나랑 아침 먹고 싶은 거 아니에요?”"..."신문한은 말하지 않았고 부인도 하지 않았다."그런 말을 하면 쉽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거 알아요?”"무슨 오해요? 그럼 아까는 왜 설명 안 했어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내가 지금 전화해서 주리 언니한테 직접 해명할까요?”"됐어요."릴리가 머리를 기울여 그를 바라보았다. "왜 해명하지 않는 거죠? 부모님 재촉때문에 나를 거절하지 않는거예요?”"거절했어요.”"아, 그래요. 깜빡했네.”"..."두 사람은 가는 길에 말이 없었다.도착한 후, 신문한은 주차장에서 내리지 않고 백미러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이제 우리 둘 사이는 정리된겁니다.""무슨 정리?”"어젯밤 당신 기분을 상하게 한 거에 대해 사과할게요.”"누가 정리를 그렇게 해요? 경찰 아저씨는 모두 이렇게 오만해요?”“...”신문한이 얼굴을 찡그렸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언짢았다."이게 직업이랑 무슨 상관이죠?"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항상 이렇게 강요하는 타입이에요? 사과하려고 하는거면 내가 당신한테 뭘 요구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당신이 생각하기에 정리되면 다 정리되는 거에요?”신문한이 차갑게 입술을 오므렸다."상의하고 있잖아요.”방금 어떻게 하면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물었는데 그녀는 자신의 경호원이 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건 누가봐도 무리였다.
릴리는 잠시 동작을 멈췄다. "저랑 같이 안 가시나요? 데려다주기만 하시는 거예요?”신하균이 담백하게 말했다. "저는 아직 볼일이 남아서요."릴리는 눈썹을 찡긋하고는 신하균을 꼿꼿이 쳐다보았다. 지금 휴가 중이라고 알고 있는데, 무슨 할 일? 릴리는 신하균이 정말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차를 가지러 온다는 핑계로 나를 데려온 것은 내가 자기 집에 눌러 있을까봐 두려워서겠지?릴리는 자기를 비웃듯이 살짝 웃었다. 자신이 이렇게 미움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릴리의 장점은 아무리 좋아도 매달리지 않는 것이다. 이전의 연애에서도 아무리 아쉬운 상대라도 모두 깔끔하게 헤어져 주었다.신하균도 마찬가지다.안영 언니의 말이 맞다. 세상에 남자가 몇인데, 정 안되면 바꾸면 그만이지.게다가 릴리는 나이도 어리니 한 남자에 목맬 필요는 더더욱 없다.릴리는 가방을 들고 우아하게 차에서 내렸다.두 걸음쯤 걸어 나온 릴리는 무엇이 떠올랐는지 되돌아가 차창을 두드렸다. 운전석 창문이 내려오자, 릴리는 작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교환권이요."신하균은 잠시 멈칫한 뒤, 차에서 미리 준비한 분홍색 카드를 꺼내 릴리에게 주었다.릴리와 판매원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신하균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정말로 혼자 갔다고?예전의 릴리라면 반드시 애교를 부리며 가장 순진한 말투로 그를 협박하여 그가 차마 거절할 수 없게 할 것이다.게다가 같이 오기까지 했는데 더구나 혼자 들어갈 이유가 없다.그런데...이렇게 갑자기 쿨하게 포기한다고?신하균은 아직 조금은 적응이 안 됐다.그리고 이런 자신을 의식하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자기가 이렇게 모순이 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신하균은 차에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유턴하자마자 익숙한 롤스로이스에 길이 막혔다.롤스로이스는 길 한가운데를 가로막았다. 조수석 문이 열리고 연두색 옷을 입은 여인이 차에서 내려 하이힐을 밟으며 다가왔다.신하균은 사람이
별빛 정원은 어젯밤에 릴리가 묵었던 아파트 이름이다.육시준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신하균은 더 이상 피하지 않았다. 신하균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그러자 강유리는 곧장 본론을 말했다. 릴리가 어젯밤에 신하균의 집에서 잤냐고 물었다.신하균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정하지 않았다."그럼 너는?" 강유리가 또 물었다.신하균은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대답했다. "나는 경찰서 휴게실에서 하룻밤 잤어."강유리는 이 말을 듣고 얕게 웃으며 예의 바르고도 거리감을 잃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실례가 많았어. 앞으로는 술에 취해서 아무 데나 돌아다니지 못하게 주의할게. 그래도 릴리는 술버릇이 좋은 편이어서 민폐를 끼치지는 않았지?"신하균은 잠시 강유리를 쳐다보다 말했다. "응, 고성그룹에 가겠다고 했었는데 그쪽은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아서."강유리가 웃었다. "그래, 뭔가 이상하다 했어! 릴리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외박한 적이 없었고, 낯선 사람과 단둘이 보낸 적도 없었어! 아마도 네가 자기 제부와 친한 친구니까 오빠처럼 느껴서 경계심이 없어진 것 같아! 어쨌거나, 릴리를 챙겨줘서 고마워. 다음에 남편한테 저녁 한번 대접하라고 할게!"강유리는 예의 바르게 선을 그었다. 고마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선을 또렷하게 그었다.그는 사실상 남이다. 릴리는 그가 육시준의 친구라고 생각하여 경계심이 없어진 것 같다.방금 릴리를 거절할 때는 신하균이 우세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강유리가 예의 바르고 주도면밀한 말로 전세를 역전했다.강씨 집안 여자들은 정말 기세가 눌릴 때가 없다...신하균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형수님, 별말씀을."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보며 말했다."둘이 더 얘기해, 나는 안에 들어가서 릴리를 보러 갈게."육시준이 대답했다. "알겠어."주차장에는 곧 두 사람만 남았다.육시준은 차에 기대어 한 손을 주머니에 꽂고,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신하균을 쳐다보았다.육시준은
그런데 릴리는 어디 가서 손해 볼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왜 모를까?...릴리는 판매원을 따라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교환권을 건네고는 전시장의 차들을 둘러보았다.릴리는 여유로운 말투로 말했다.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페라리 한 대 가져오라고 하세요. 제일 좋은 차형으로 부탁드려요. 부족한 돈은 제가 더 낼게요."판매원은 손에 쥐어진 교환권을 바라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번 행사는 어제 이미 끝났습니다."릴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끝났다고요?"릴리는 상대방이 브랜드 교체를 거부할지도 모르고, 쉽게 교환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예상했었다.하지만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은 몰랐다.판매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정말 죄송합니다."릴리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이 교환권 위에는 행사 마감일 같은 것은 쓰여있지 않아요. 그리고 육사장님의 결혼식에서도 그런 말은 없었고요."게다가, 그날 교환권을 얻은 사람은 적지 않았다.전부 2, 3일 만에 교환을 했다고?게다가 교환하러 온다고 해도, 매장에는 차량 재고가 그렇게 많지 않을 텐데, 다른 지점에서 옮겨오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 않나?"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매장에 있다고 교환권위에 쓰여 있습니다.""..."릴리는 이 한 줄을 보고 웃었다.최종 결정권이 매장에 있다고 해도 이렇게 발뺌할 수는 없는 일이다.이 일이 소문이 나면 매장 이미지는 어쩌려고?무슨 말이라도 하려는데 때마침 젊은 부부 한 쌍이 손에 교환권을 들고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 찬 얼굴로 들어왔다.이들은 옆에 있던 판매원에게 물었다. "상품 교환하러 왔는데 혹시 여기가 맞나요?"판매원은 친절하고 능숙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번 행사는...""죄송합니다, 이틀 동안 당첨자 수가 너무 많아서 지금 재고가 부족합니다. 두 분 먼저 VIP실에서 쉬고 계시면 저희가 바로 지점에서 차를 가지고 오겠습니다."릴리가 두 걸
매니저는 안색도 변하지 않고 능글맞게 대답했다. "고위층의 분부라 저희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고객님께서 허락 없이 매장을 대표해 장담을...""상사가 누군데요. 불러오세요."릴리는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 턱을 살짝 치켜들고는 분부했다. 매니저는 릴리의 오만한 태도에 잠시 멍해졌지만, 요 며칠 동안 이미 몇 명의 까다로운 당첨 고객을 상대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계속 말했다. 어린 계집이 무서울 게 뭐가 있다고. "고객님, 제 상사도 본부의 지시에 따를 뿐입니다. 즉 LK그룹 고위층의 지시라는 뜻입니다. 누구를 찾으셔도 소용없습니다.""그런가요?"릴리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위층의 뜻이 확실한가요?"매니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저희의 행동 하나하나가 LK그룹의 이미지고 행사의 진행은 그룹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당연히 고위층의 결정에 따라야지요. 하지만 고객님께서는 사사로이 장담하시는 바람에 지금 저희만 곤란한 게 아니라, LK그룹의 신용성에도 문제가 생기겠어요...""어머나, 신용이라는 말도 아시네요!"릴리는 비꼬면서 휴대폰을 집어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매니저가 아까보다 더 강하게 나왔다. "지금 소란을 피우신다면 저희도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릴리는 그를 향해 진정하라는 손짓을 했다. "소란 피우지 않을 거예요. 그냥 좋게 좋게 가자고요.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당신과 쓸데없는 말을 할 겨를이 없네요."매니저는 릴리를 쳐다보았다. 그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전화가 연결되었다."뭐 하고 있어요?"저쪽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릴리가 계속 말했다. "지금 상품을 교환하러 왔는데 문제가 좀 생겼어요. 혹시 괜찮으시면 지금 오면 않 돼요? 아, 제부도 같이요. 제부가 정 바쁘시면 비서가 와도 되고요.""5분이요? 설마 지금 근처에 있어요?""네, 알겠어요.""..."전화를 끊고 릴리는 여유롭게 기대어 앉았다. "기다리세요, 곧 당신이 말한 고위층이
그는 머릿속에 자연스레 한 사람이 떠올랐다.하지만 '행사의 주인공'이라는 말이 그를 철저히 좌절시켰다.그는 무서운 추측이 떠올랐다. 매니저가 릴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놀라움이 드러났다. "당신, 당신 언니가 혹시...!"릴리는 순수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로비 중앙에서 틀고 있는 동영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 바로 저분이에요!"이곳은 결혼식 상품 교환 센터답게 로비 중앙의 대형 스크린에는 강유리와 육시준의 결혼식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매니저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강유리가 우아하게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옅은 화장을 한 강유리의 얼굴은 도도하고 우아하며 기품이 있었다. 강유리는 이쪽으로 쳐다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초점도 없이 단순히 쳐다봤을 뿐이다.하지만 매니저는 괜히 어깨를 움칠했다."이럴 수가! 사모님과 그의 여동생은 지금 모두 병원에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여기에..."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시장 입구에 누군가가 들어왔다.이 여인은 연두색 원피스를 입었고 몸매가 늘씬했다. 복장은 내추럴하면서도 우아했다. 강유리는 매장 안으로 들어오면서 선글라스를 벗고 내부를 한 번 훑었다.잔잔한 눈빛은 영상 속과 완벽히 일치했다.매니저는 마치 날벼락에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서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하필이면 릴리가 옆에서 약을 올렸다. "아직 안 믿기나요? 지금 왔잖아요. 언니, 이쪽이에요!"릴리는 목소리를 조금 높여서 강유리를 불렀다. 강유리는 이쪽을 쳐다보고는 다가왔다."왜, 무슨 일 생겼어?""..."이 말이 나오자,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매니저였다. 아부하는 웃음으로 재빨리 강유리를 맞이했다. "사모님! 직접 이런 작은 매장에 와주셨는데 마중 나가지도 못했네요..."과하게 열정적인 태도에 강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그러고는 다시 릴리를 보았다.릴리는 이런 매니저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릴리는 강유리의 뒤를 보며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