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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신한문이 말하려 할 때 릴리가 먼저 말했다.

"해명은 남들이 믿든 안 믿든 상관없지만 사과는 남들이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니에요?”

그가 자신과 같은 변명을 할까봐, 남들이 믿든 말든 상관없이 해명만 하면 된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방금 그의 퇴로를 막았다.

오늘의 신한문은 유난히 말을 잘 들었고 그녀를 인정해 주었다.

"그렇죠,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받아들일 수 있어요?”

“...”

릴리의 눈꼬리가 가늘어지고 눈 밑은 반짝반짝 빛났다.

”어떻게 해도 되요?”

신한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도덕적 선에 어긋나지 않고, 풍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그럼 내 남자친구는요?”

신한문의 그윽한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

보조개가 진 여자의 웃음은 꽃처럼 보였다. 그녀의 얼굴은 순진하고 단순했으며 웃음은 맑고 깨끗하여 마치 세상 물정에 어두운 소녀 같았다.

물론 눈밑에 감출 수 없는 교활함이 있었지만.

그는 입을 열려고 했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손을 내저었다.

"농담이에요.”

남자는 안색이 어두워지고 언성이 낮아졌다.

“농담 싫어한다고 했는데요.”

릴리의 눈썹꼬리가 가늘어지며 말했다.

"그래요, 앞으로 이런 농담은 하지 않을게요.”

신한문은 차가운 입술이 움직였다가 말을 멈추었다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릴리는 스스로 어색함을 풀고, 한 손으로 뺨을 괴고 생각을 하면서 무엇을 요구하면 좋을지 중얼거렸다.

"이렇게 하죠. 전 꽤 오랫동안 국내에 있을 거에요. 제 경호원이 되어 줄래요?”

신한문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고 차갑게 부정했다.

"나는 직업이 있어요. 한가한 사람이 아니에요 아가씨.”

"하긴, 일이 그렇게 바쁜데.”

신한문이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뭐 하길래 경호원이 필요해요?”

릴리가 눈꺼풀을 늘어뜨리고 작은 손으로 포크를 잡고 음식을 무심코 찌르다가 결국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학교 가기 싫다고 생각해요.”

"학교를 안 다닌다고요? 그러면?”

"언니처럼 사업을 하고 싶어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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