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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내가 언제 귀찮다고 했지?"

신문한이 그녀의 말을 끊자 신주리는 잠시 반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

"그래서 귀찮지 않아요? 당신도 나한테 감정이 있어요?”

"쓸데없는 소리. 이 사람이 널 싫어한다면 어젯밤에 너를 속여 자기 집으로 데려갔겠어?"

육경서가 말했다.

릴리는 얼굴이 붉어지고 눈 밑에 어두운 빛이 돌았다.

"그러게요, 게다가 오늘 아침에...”

육경서와 신주리가 입을 모아 말했다.

"아침에?”

신주리는 릴리의 수줍은 표정을 보고 목소리가 무너져서 꼬치꼬치 캐물었다.

"아니, 어젯밤에 같이 안 잤다고 하지 않았어? 어젯밤에 여기에서 자지 않았다며?”

릴리는 자리에 앉아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머리를 숙인 채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그가 말한거지 나도 잘 사실 몰라요. 그리고 개의치도 않고요!”

"..."

"..."

신문한은 자신이 그들의 리듬을 전혀 따라갈 수 없다고 느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담담하게 신주리를 심문해 화제를 돌리려 했는데 웬일인지 화제의 방향이 이상하게 돌아가더니 이젠 진짜로 잔게 되었다.

그는 가슴이 답답했다.

이 두 사람이 따라오는 건 그야말로 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다.

"어디 가? 어디서 내리게?"

그래서 그들을 더 이상 자기 일에 끼어들지 않게 그냥 쫓아냈다.

"벌써부터 우리가 거추장스러워? 우리를 따돌리려고?”

신문한이 말했다.

"주소 안 말하면 앞 길목에 내려준다.”

신주리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제 설명도 안 해? 내가 동생인데 이렇게 날 속이다니. 양심 있어? 엄마가 여자 친구 찾으라고 재촉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게 감정적으로 무책임해서는 안 돼.”

사거리.

신주리와 육경서가 차에서 내렸다.

검은 차가 떠나자 두 사람은 길가에 서서 배기가스를 한 모금 마셨다.

신주리가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신문한 딱 기다려. 내가 엄마한테 말할거야. 네가 다른 사람의 명성을 망치고 소녀의 감정을 속인다고.”

육경서는 그녀가 차도로 돌진할까 봐 급히 손을 들어 그녀를 붙잡았다.

신주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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