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11화

Author: 노혜아
"내가 언제 귀찮다고 했지?"

신문한이 그녀의 말을 끊자 신주리는 잠시 반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

"그래서 귀찮지 않아요? 당신도 나한테 감정이 있어요?”

"쓸데없는 소리. 이 사람이 널 싫어한다면 어젯밤에 너를 속여 자기 집으로 데려갔겠어?"

육경서가 말했다.

릴리는 얼굴이 붉어지고 눈 밑에 어두운 빛이 돌았다.

"그러게요, 게다가 오늘 아침에...”

육경서와 신주리가 입을 모아 말했다.

"아침에?”

신주리는 릴리의 수줍은 표정을 보고 목소리가 무너져서 꼬치꼬치 캐물었다.

"아니, 어젯밤에 같이 안 잤다고 하지 않았어? 어젯밤에 여기에서 자지 않았다며?”

릴리는 자리에 앉아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머리를 숙인 채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그가 말한거지 나도 잘 사실 몰라요. 그리고 개의치도 않고요!”

"..."

"..."

신문한은 자신이 그들의 리듬을 전혀 따라갈 수 없다고 느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담담하게 신주리를 심문해 화제를 돌리려 했는데 웬일인지 화제의 방향이 이상하게 돌아가더니 이젠 진짜로 잔게 되었다.

그는 가슴이 답답했다.

이 두 사람이 따라오는 건 그야말로 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다.

"어디 가? 어디서 내리게?"

그래서 그들을 더 이상 자기 일에 끼어들지 않게 그냥 쫓아냈다.

"벌써부터 우리가 거추장스러워? 우리를 따돌리려고?”

신문한이 말했다.

"주소 안 말하면 앞 길목에 내려준다.”

신주리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제 설명도 안 해? 내가 동생인데 이렇게 날 속이다니. 양심 있어? 엄마가 여자 친구 찾으라고 재촉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게 감정적으로 무책임해서는 안 돼.”

사거리.

신주리와 육경서가 차에서 내렸다.

검은 차가 떠나자 두 사람은 길가에 서서 배기가스를 한 모금 마셨다.

신주리가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신문한 딱 기다려. 내가 엄마한테 말할거야. 네가 다른 사람의 명성을 망치고 소녀의 감정을 속인다고.”

육경서는 그녀가 차도로 돌진할까 봐 급히 손을 들어 그녀를 붙잡았다.

신주리는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2화

    차 안.릴리는 뒷좌석에 무릎을 꿇고 앉아 차 뒷유리에서 멀어져 가는 사람들을 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신문한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오늘 아침, 뭐 어쨌는데요?"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끌어당겼다. 그가 그녀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그 말을 추궁했다.릴리가 윙크를 했다. "오늘 아침, 내가 방안의 장식품을 보고 당신이 여자를 집에 데려온다고 오해한 것을 알고 나에게 해명했잖아요?”신문한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게 해명이라고요?”"당연하죠! 안 그러면 주리 언니 얘기는 왜 해요? 그냥 나랑 아침 먹고 싶은 거 아니에요?”"..."신문한은 말하지 않았고 부인도 하지 않았다."그런 말을 하면 쉽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거 알아요?”"무슨 오해요? 그럼 아까는 왜 설명 안 했어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내가 지금 전화해서 주리 언니한테 직접 해명할까요?”"됐어요."릴리가 머리를 기울여 그를 바라보았다. "왜 해명하지 않는 거죠? 부모님 재촉때문에 나를 거절하지 않는거예요?”"거절했어요.”"아, 그래요. 깜빡했네.”"..."두 사람은 가는 길에 말이 없었다.도착한 후, 신문한은 주차장에서 내리지 않고 백미러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이제 우리 둘 사이는 정리된겁니다.""무슨 정리?”"어젯밤 당신 기분을 상하게 한 거에 대해 사과할게요.”"누가 정리를 그렇게 해요? 경찰 아저씨는 모두 이렇게 오만해요?”“...”신문한이 얼굴을 찡그렸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언짢았다."이게 직업이랑 무슨 상관이죠?"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항상 이렇게 강요하는 타입이에요? 사과하려고 하는거면 내가 당신한테 뭘 요구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당신이 생각하기에 정리되면 다 정리되는 거에요?”신문한이 차갑게 입술을 오므렸다."상의하고 있잖아요.”방금 어떻게 하면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물었는데 그녀는 자신의 경호원이 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건 누가봐도 무리였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3화

    릴리는 잠시 동작을 멈췄다. "저랑 같이 안 가시나요? 데려다주기만 하시는 거예요?”신하균이 담백하게 말했다. "저는 아직 볼일이 남아서요."릴리는 눈썹을 찡긋하고는 신하균을 꼿꼿이 쳐다보았다. 지금 휴가 중이라고 알고 있는데, 무슨 할 일? 릴리는 신하균이 정말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차를 가지러 온다는 핑계로 나를 데려온 것은 내가 자기 집에 눌러 있을까봐 두려워서겠지?릴리는 자기를 비웃듯이 살짝 웃었다. 자신이 이렇게 미움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릴리의 장점은 아무리 좋아도 매달리지 않는 것이다. 이전의 연애에서도 아무리 아쉬운 상대라도 모두 깔끔하게 헤어져 주었다.신하균도 마찬가지다.안영 언니의 말이 맞다. 세상에 남자가 몇인데, 정 안되면 바꾸면 그만이지.게다가 릴리는 나이도 어리니 한 남자에 목맬 필요는 더더욱 없다.릴리는 가방을 들고 우아하게 차에서 내렸다.두 걸음쯤 걸어 나온 릴리는 무엇이 떠올랐는지 되돌아가 차창을 두드렸다. 운전석 창문이 내려오자, 릴리는 작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교환권이요."신하균은 잠시 멈칫한 뒤, 차에서 미리 준비한 분홍색 카드를 꺼내 릴리에게 주었다.릴리와 판매원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신하균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정말로 혼자 갔다고?예전의 릴리라면 반드시 애교를 부리며 가장 순진한 말투로 그를 협박하여 그가 차마 거절할 수 없게 할 것이다.게다가 같이 오기까지 했는데 더구나 혼자 들어갈 이유가 없다.그런데...이렇게 갑자기 쿨하게 포기한다고?신하균은 아직 조금은 적응이 안 됐다.그리고 이런 자신을 의식하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자기가 이렇게 모순이 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신하균은 차에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유턴하자마자 익숙한 롤스로이스에 길이 막혔다.롤스로이스는 길 한가운데를 가로막았다. 조수석 문이 열리고 연두색 옷을 입은 여인이 차에서 내려 하이힐을 밟으며 다가왔다.신하균은 사람이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4화

    별빛 정원은 어젯밤에 릴리가 묵었던 아파트 이름이다.육시준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신하균은 더 이상 피하지 않았다. 신하균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그러자 강유리는 곧장 본론을 말했다. 릴리가 어젯밤에 신하균의 집에서 잤냐고 물었다.신하균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정하지 않았다."그럼 너는?" 강유리가 또 물었다.신하균은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대답했다. "나는 경찰서 휴게실에서 하룻밤 잤어."강유리는 이 말을 듣고 얕게 웃으며 예의 바르고도 거리감을 잃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실례가 많았어. 앞으로는 술에 취해서 아무 데나 돌아다니지 못하게 주의할게. 그래도 릴리는 술버릇이 좋은 편이어서 민폐를 끼치지는 않았지?"신하균은 잠시 강유리를 쳐다보다 말했다. "응, 고성그룹에 가겠다고 했었는데 그쪽은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아서."강유리가 웃었다. "그래, 뭔가 이상하다 했어! 릴리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외박한 적이 없었고, 낯선 사람과 단둘이 보낸 적도 없었어! 아마도 네가 자기 제부와 친한 친구니까 오빠처럼 느껴서 경계심이 없어진 것 같아! 어쨌거나, 릴리를 챙겨줘서 고마워. 다음에 남편한테 저녁 한번 대접하라고 할게!"강유리는 예의 바르게 선을 그었다. 고마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선을 또렷하게 그었다.그는 사실상 남이다. 릴리는 그가 육시준의 친구라고 생각하여 경계심이 없어진 것 같다.방금 릴리를 거절할 때는 신하균이 우세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강유리가 예의 바르고 주도면밀한 말로 전세를 역전했다.강씨 집안 여자들은 정말 기세가 눌릴 때가 없다...신하균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형수님, 별말씀을."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보며 말했다."둘이 더 얘기해, 나는 안에 들어가서 릴리를 보러 갈게."육시준이 대답했다. "알겠어."주차장에는 곧 두 사람만 남았다.육시준은 차에 기대어 한 손을 주머니에 꽂고,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신하균을 쳐다보았다.육시준은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5화

    그런데 릴리는 어디 가서 손해 볼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왜 모를까?...릴리는 판매원을 따라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교환권을 건네고는 전시장의 차들을 둘러보았다.릴리는 여유로운 말투로 말했다.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페라리 한 대 가져오라고 하세요. 제일 좋은 차형으로 부탁드려요. 부족한 돈은 제가 더 낼게요."판매원은 손에 쥐어진 교환권을 바라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번 행사는 어제 이미 끝났습니다."릴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끝났다고요?"릴리는 상대방이 브랜드 교체를 거부할지도 모르고, 쉽게 교환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예상했었다.하지만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은 몰랐다.판매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정말 죄송합니다."릴리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이 교환권 위에는 행사 마감일 같은 것은 쓰여있지 않아요. 그리고 육사장님의 결혼식에서도 그런 말은 없었고요."게다가, 그날 교환권을 얻은 사람은 적지 않았다.전부 2, 3일 만에 교환을 했다고?게다가 교환하러 온다고 해도, 매장에는 차량 재고가 그렇게 많지 않을 텐데, 다른 지점에서 옮겨오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 않나?"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매장에 있다고 교환권위에 쓰여 있습니다.""..."릴리는 이 한 줄을 보고 웃었다.최종 결정권이 매장에 있다고 해도 이렇게 발뺌할 수는 없는 일이다.이 일이 소문이 나면 매장 이미지는 어쩌려고?무슨 말이라도 하려는데 때마침 젊은 부부 한 쌍이 손에 교환권을 들고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 찬 얼굴로 들어왔다.이들은 옆에 있던 판매원에게 물었다. "상품 교환하러 왔는데 혹시 여기가 맞나요?"판매원은 친절하고 능숙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번 행사는...""죄송합니다, 이틀 동안 당첨자 수가 너무 많아서 지금 재고가 부족합니다. 두 분 먼저 VIP실에서 쉬고 계시면 저희가 바로 지점에서 차를 가지고 오겠습니다."릴리가 두 걸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6화

    매니저는 안색도 변하지 않고 능글맞게 대답했다. "고위층의 분부라 저희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고객님께서 허락 없이 매장을 대표해 장담을...""상사가 누군데요. 불러오세요."릴리는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 턱을 살짝 치켜들고는 분부했다. 매니저는 릴리의 오만한 태도에 잠시 멍해졌지만, 요 며칠 동안 이미 몇 명의 까다로운 당첨 고객을 상대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계속 말했다. 어린 계집이 무서울 게 뭐가 있다고. "고객님, 제 상사도 본부의 지시에 따를 뿐입니다. 즉 LK그룹 고위층의 지시라는 뜻입니다. 누구를 찾으셔도 소용없습니다.""그런가요?"릴리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위층의 뜻이 확실한가요?"매니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저희의 행동 하나하나가 LK그룹의 이미지고 행사의 진행은 그룹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당연히 고위층의 결정에 따라야지요. 하지만 고객님께서는 사사로이 장담하시는 바람에 지금 저희만 곤란한 게 아니라, LK그룹의 신용성에도 문제가 생기겠어요...""어머나, 신용이라는 말도 아시네요!"릴리는 비꼬면서 휴대폰을 집어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매니저가 아까보다 더 강하게 나왔다. "지금 소란을 피우신다면 저희도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릴리는 그를 향해 진정하라는 손짓을 했다. "소란 피우지 않을 거예요. 그냥 좋게 좋게 가자고요.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당신과 쓸데없는 말을 할 겨를이 없네요."매니저는 릴리를 쳐다보았다. 그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전화가 연결되었다."뭐 하고 있어요?"저쪽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릴리가 계속 말했다. "지금 상품을 교환하러 왔는데 문제가 좀 생겼어요. 혹시 괜찮으시면 지금 오면 않 돼요? 아, 제부도 같이요. 제부가 정 바쁘시면 비서가 와도 되고요.""5분이요? 설마 지금 근처에 있어요?""네, 알겠어요.""..."전화를 끊고 릴리는 여유롭게 기대어 앉았다. "기다리세요, 곧 당신이 말한 고위층이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7화

    그는 머릿속에 자연스레 한 사람이 떠올랐다.하지만 '행사의 주인공'이라는 말이 그를 철저히 좌절시켰다.그는 무서운 추측이 떠올랐다. 매니저가 릴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놀라움이 드러났다. "당신, 당신 언니가 혹시...!"릴리는 순수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로비 중앙에서 틀고 있는 동영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 바로 저분이에요!"이곳은 결혼식 상품 교환 센터답게 로비 중앙의 대형 스크린에는 강유리와 육시준의 결혼식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매니저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강유리가 우아하게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옅은 화장을 한 강유리의 얼굴은 도도하고 우아하며 기품이 있었다. 강유리는 이쪽으로 쳐다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초점도 없이 단순히 쳐다봤을 뿐이다.하지만 매니저는 괜히 어깨를 움칠했다."이럴 수가! 사모님과 그의 여동생은 지금 모두 병원에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여기에..."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시장 입구에 누군가가 들어왔다.이 여인은 연두색 원피스를 입었고 몸매가 늘씬했다. 복장은 내추럴하면서도 우아했다. 강유리는 매장 안으로 들어오면서 선글라스를 벗고 내부를 한 번 훑었다.잔잔한 눈빛은 영상 속과 완벽히 일치했다.매니저는 마치 날벼락에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서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하필이면 릴리가 옆에서 약을 올렸다. "아직 안 믿기나요? 지금 왔잖아요. 언니, 이쪽이에요!"릴리는 목소리를 조금 높여서 강유리를 불렀다. 강유리는 이쪽을 쳐다보고는 다가왔다."왜, 무슨 일 생겼어?""..."이 말이 나오자,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매니저였다. 아부하는 웃음으로 재빨리 강유리를 맞이했다. "사모님! 직접 이런 작은 매장에 와주셨는데 마중 나가지도 못했네요..."과하게 열정적인 태도에 강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그러고는 다시 릴리를 보았다.릴리는 이런 매니저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릴리는 강유리의 뒤를 보며 물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8화

    그러고 보니 정말이다.신하균과 함께일 때면 릴리는 늘 수동적인 상태였다.릴리가 무엇을 하든 신하균은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릴리가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래서 신하균의 집에 머무는 하룻밤이 릴리는 왠지 자기가 민폐를 끼친 것으로 느껴졌다. 왠지 자기가 신하균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여 그의 생활을 어지럽힌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은 그가 마음대로 릴리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책임을 물어야할 사람이 신하균이라는 것을 릴리는 방금까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머릿속에 방금 신주리가 차 안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신주리는 자기 오빠의 행동에 놀랐고 믿기지 않아 하며 그를 지적했다.릴리는 심지어 그 당시에 지적받아야 할 사람은 자기라고 생각했다.신주리는 릴리가 자기 오빠와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기 오빠에게 릴리에게 속지 말라고 주의까지 주었으니 말이다.하지만 정작 일이 생겼을 때 신주리는 뜻밖에도 릴리의 편이었다...릴리는 큰 눈을 깜빡이며 강유리를 쳐다보더니 입을 삐죽 내밀고 말했다. "힝... 역시 언니들밖에 없어요! 남자고 뭐고, 다 필요 없어요! 역시 언니들이 최고예요!""굳이 따지자면 신하균이 미덥지 않은 거지. 내 남편은 괜찮아.""..."릴리는 방금의 감동을 1초 만에 거두었다.언니는 사랑을 하더니 변했다.그래도 둘은 여전히 아주 좋은 자매다. 다만 강유리가 사랑에 빠져서 그렇지. 솔로인 릴리는 그 둘에게서 벽을 느꼈다. 릴리는 몇 초 동안 침묵하고는 말했다. "제부한테 믿을 만한 친구 혹시 더 없나요? 소개 좀 해주세요!"강유리는 눈썹을 찡긋하며 물었다. "진심이야?"마음껏 좋아하고 안되면 통쾌하게 내려놓는 게 이제야 릴리답다.하지만 흐름이 왠지 이상한데.어젯밤에 썸타는 상대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오늘 바로 마음을 접는다고?"진심이에요! 연애 공백기가 너무 길었어요. 계속 솔로일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빨리 안목 있는 사람을 찾아서 제 매력을 증명해야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919화

    매니저는 부정하고 싶었지만, 할 말이 없었다.어쨌든 그가 한 말이 맞다."정말인가요?" 강유리가 웃으며 물었다. "어떻게 해결할 거라고 하셨는데?""지점에서 차를 가져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내일 오라고 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들이 내일 다시 오면 그때 행사는 오늘 이미...""아가씨!"매니저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릴리가 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중단시켰다.릴리는 그의 말에 깜짝 놀라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 "왜 이렇게 큰 소리로 떠드십니까? 당신이 회사를 위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당신을 위해 덕담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그것 참 감사하네요.이렇게 덕담을 계속하다가는 밥그릇도 지킬 수 없게 될 것이다.강유리는 이 말을 듣고 상황을 대충 짐작했다. 그래서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물었다. "언제부터 행사에 마감일을 정했나요? 누가 당신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했죠?"'모든 고객에게 행사가 종료되었다고 하다니, 대체 언제부터 교환을 멈춘 거야?'이런 태도로 일을 처리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폭탄을 남긴 것이다.이 일이 폭로된다면 가장 심각한 문제는 LK그룹의 평판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다. 강유리의 결혼식이 사람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거다..."결혼식 다음 날부터 교환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육사장님이 LK그룹의 자원이 부족하다고, 자기 처형이 경주용 스포츠카를 급히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품은 아낄 수 있는 대로 아끼라고 하셨습니다."'육경원?'강유리는 눈썹을 찡그리고 말했다. "자기 처형이 차가 필요하다고 했다고요? 그래서 LK그룹에서 가져가겠다고?"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육사장님이 말씀하신 후 고성그룹 도련님이 직접 오셔서 계약금까지 내셨어요. 그래서 저희는 먼저 그들 쪽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강유리는 이 말을 듣고 아무 말이 없었고, 릴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LK 그룹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외부인의 주문 때문에 사장님의 지시를 거

Latest chapter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9화

    신주리는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최근에 일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다음 달에 곧 새로운 촬영을 시작할 거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음 달에 돌아가면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있어요.”육경서는 그들이 두어 마디 말로 일정안배를 끝내가 다급하게 입장을 밝혔다.“나도 있어! 주리가 돌아가지 않으면 나도 안 돌아갈래!”신주리는 흘겨보며 물었다.“넌 바쁘지 않아?”“마침 이 영화가 촬영을 마감할 예정이야. 기타 활동은 중요한 건 뒤로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건 매니저더러 거절하게 하면 돼.”육경서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강유리는 반대하지 않고 귀띔했다.“강덕준 감독이 널 죽일 수도 있어.”육경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괜찮아. 한 달뿐이잖아. 설마 날 따라 여기까지 오겠어?”강덕준이 그를 죽일지는 둘째치고, 어쨌든 지금 바론 공작은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는 그저 예의상 딸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게 했을 뿐인데 결국 딸아이가 다음 달 귀국하는 일정을 안배하게 되다니?병원에서 육시준이 비아냥거리던 말을 그는 실행할 계획이었다. 단계마다 다른 이유로 딸을 만류하고 싶었고 시름 놓고 이곳에서 편히 안태하게 하고 싶었다.그러나 사위는...만약 자기 일을 다 처리했다면 남아있어도 괜찮았다. 부양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지금 덤으로 두 사람이 더 생겼고 또 이 두 사람은 시간 맞춰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지 않으면 재촉당할 것이 뻔하다.“두 분이 바쁘면 굳이 남지 않아도 돼. 유리는 지금 손님 접대하는 게 불편하거든.”그는 정색해서 다시 말했다.그러자 여러 가지 눈빛이 삽시에 바론 공작을 향했다......신주리와 강유리는 제작팀과 반나절만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후에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오전 시간만으로 두 친구가 얘기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강유리는 직접 감독에게 전화해 하루 연장했다.점심시간.신주리는 육시준의 자리에 앉아 강유리의 옆에 누워 계속 절친끼리 이야기를 했다.강유리는 이번에 단도직입적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8화

    저쪽에서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상대방도 자신만큼 놀란 모습을 상상하며 육경서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었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송미연은 놀랐지만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유리 찾으러 갔어?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며 왜 그들을 찾으러 갔어? 거기는 시간이 아직 이르지 않아? 이맘때면 유리는 잠을 잘 자지도 못했을 건데...”송미연은 육경서가 철이 없이 강유리가 잘 쉬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한바탕 야단을 쳤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한 가지 중요한 소식을 알렸다.“진작 알고 있었어요?”“물론이지!”송미연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며느리가 임신했는데 이렇게 큰 소식을 어떻게 바로 나에게 알려주지 않을 수 있겠어? 경고하는데 너무 떠들지 마. 네 형수님을 화나게 하면 안 돼! 그냥 녹화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주리가 널 용서했어? 왜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가십거리를 알아내려고 해! 이번에 돌아와서 주리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넌 아예 돌아오지도 마!”...화제가 자신을 욕하는 방향으로 변해버리자 육경서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고 목소리도 누그러들어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제가 원한 줄 아세요? 이것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잖아요...”“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거야? 모두 네가 자초한 거잖아! 쌤통이야!”“...”“섬에서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넌 주리를 잘 돌봐야 해. 난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살펴보고 있을 테니 넌 주리 괴롭히지 마.”송미연이 또 당부했다.육경서는 머뭇거리다가 정색해서 대답했다.“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송미연은 또 몇 마디 더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육경서는 어두워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잘됐어. 아빠 엄마가 다 주리를 좋아하니 나중에 언제든지 주리는 억울함 당하는 일이 없을 거야. 적어도 내가 있는 한 억울함 당하지 않을 거야...”...점심은 빌라의 셰프가 만든 영양식이다. 맛은 좋지만 오래 먹으면 질릴 수 있어 강유리는 이 음식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7화

    그러나 앉은 자리가 아직 따뜻해지기도 전에 육경서는 흥분된 듯 바로 일어나 소리쳤다. “뭐? 임신했다고?” 바론 공작은 짜증 섞인 눈길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 뭘 그렇게 놀라!” 그는 지금까지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실 소식을 들었을 땐 당황하고 흥분했던 걸 그가 모를 리 없었다. 육경서는 입을 막으며 어색하게 다시 앉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반짝이며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드러났다. ‘나 이제 삼촌 된다! 삼촌 된다!’ “의사가 말하기를 첫 3개월은 불안정하니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도 이 소식을 공개하지 말고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셨다.” 바론 공작은 드물게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그는 그 말을 끝내며 신주리를 한번 훑어봤다. “그래서 나는 유리를 위해 사람들을 안배해 가까이서 돌보게 한 거다.” 그의 시선을 느낀 신주리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공작을 한 번 보고 다시 눈을 내리깔며 강유리의 아랫배를 바라봤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마치 한번 만져보고 싶은 듯했지만 참았다. 그녀의 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육경서와 같이 흥분과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강유리의 아랫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이 안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거야?” “맞아.” 강유리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주리는 표정은 진지했지만 눈 속에 담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만져봐도 돼?” 육경서도 순간 정신을 차리며 손을 내밀었다. “나도...” “안 돼!” “안 돼!” 두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차갑게 외쳤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바로 거절했다. 강유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두 남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들에게 체면을 차리지 않았고 대신 신주리에게만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만져도 돼.” 육시준과 바론 공작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우리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나?’ 육경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유리를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6화

    육경서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채 입을 열려던 순간 정원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 사람은 유창한 한국어로 두 사람에게 따뜻하게 인사했다. “이쪽이 둘째 도련님이랑 신주리 씨 맞으시죠? 강유리 아가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 부탁드려요.” 신주리가 부드럽고 예의 있게 대답했다. 육경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 왜 이렇게 때맞춰 나타나는 거지? 다른 때는 왜 안 오고, 바로 이때 오냐고!’ “잠깐만요. 저희 형수 말고 일단 먼저 빌라를 둘러보고 싶어요!” 그가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안내하는 집사를 붙잡았다. 집사는 그의 눈을 한 번 쳐다본 뒤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멈췄다. 신주리는 미소를 띤 채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낯을 가려서 그래요.” 육경서는 혼란스러웠다.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낯을 가린다고? 왜 그렇게 갑자기...’ 집사는 이해한 듯 웃으며 공작님도 그들의 방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해 오늘 특별히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육경서는 그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았고 눈앞의 신주리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주리는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너무 쉽게 대답해서 다시 부정하려는 건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섰고 이곳은 여전히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쪽에서 차와 다과가 준비된 작은 테이블이 보였다. 강유리는 햇볕을 가린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육시준이 전화를 끊고 있었다. 바론 공작이 불만을 표하며 입을 열었다. “하루 종일 그 전화기 들고 있으면 안 돼! 그렇게 바빠? 전자기기 방사선이 얼마나 해로운지 알지? 의사 선생님이 말했잖아. 첫 세 달은 불안정하다고, 푹 쉬어야 한다고!” 육시준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지난달에 돌아갔으면 이미 처리했을 일인데요.” 바론 공작은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쳤다. “일이라는 게 끝날 수 있나? 돌아가면 내 딸과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까 몰라!” 육시준이 말하려던 순간 강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5화

    감독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강하게 반박하지도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녹화 중에는 제작진 팀을 이탈하면 안 됩니다.” 역시나 신주리는 가볍게 되물었다. “녹화 시작할 때 그런 규정은 없었잖아요? 갑자기 추가된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그럼 우리를 일부러 견제하려는 건가요? 그럼 그냥 프로그램 안 하면 되죠?” 감독은 말문이 막혔다. 사실 첫 번째 시즌에서 육경서가 사고를 당한 이후로 그는 이미 이 두 사람에게 꼼짝 못 하고 있었다. 조건을 협상하든 규칙을 정하든 이 둘이 하겠다고 하면 다행이고 안 하겠다고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판이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그는 포기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두 분 다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어디 가든 꼭 행선지를 알려주시고 제작진 팀에서 두 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점심 먹고 바로 돌아올게요!” 신주리가 대범하게 말했다. ‘점심도 먹고 온다고?’ 하지만 그가 불만을 표현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이미 유유히 그의 앞을 지나쳐 나가버렸다.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감독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강 대표님, 경서 씨랑 주리 씨가 지금 강 대표님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 행선지에 대한 건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감독이 진지하게 말했다. 강유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만약 제가 발설하면요?” 감독은 순간 당황했다. 그는 이런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이건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 아니었나?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 거야? 시청률이 안 오르면 강 대표님에게도 손해 아닌가?’ 감독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이 대형 회사를 설득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다시 말했다. “농담이에요. 발설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4화

    비행기에 오를 때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음 날 새벽이었다. 제작진 팀은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그들을 예약된 호텔로 보냈다. 해변가에 위치한 경치가 아름다운 5성급 호텔이었다.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제작진 팀 정말 큰돈 쓴 거네! 이게 진짜 여행 같아!” “그렇지. 갑작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일정은 꽤 합리적이네!” “응, 또 감사한 건 처음에 우리 주리랑 경서에게 그 사건이 터진 후로 대우가 점점 더 좋아졌다는 거야. 그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얻은 거라니까!” 모두가 웃으며 체크인 절차를 마쳤다. 그때 감독 팀에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내일은 섬으로 갑니다.” 모두들 당황했다. ‘그래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닌가?’ “목적지는 반대편에 있는 작은 관광 섬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관광업이 급성장했습니다. 얼마 전 이 섬의 소유자가 바뀌어서 다시 한번 큰 화제를 일으켰죠.”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신주리는 점점 더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바론 공작이 유리에게 선물한 섬이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육경서는 감탄하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우리 형수를 설득했어요?” 감독 팀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감탄이 이어졌다. [유리 언니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진짜 대규모로 투자한 거네!] [하하하, 유리 언니가 투자한 건 아니야. 그냥 완전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 덕분에 도련님과 미래의 동서가 혜택을 보는 거고!” “나도 섬 주인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유리 언니 우정 출연할지 궁금하다!” 아침 식사 후 모두 방으로 돌아가 시차를 맞추기 위해 잠을 청했다. 카메라는 잠시 쉬어갔다. 신주리는 비행기에서 잠깐 눈을 붙였기에 이제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녀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호텔 방을 몰래 빠져나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3화

    심지어 원피스까지 캐리어 하나에 다 준비해 놨다. “안 믿을지 몰라도 내가 쇼핑 리스트까지 작성했어. 엄마한테도 참고를 부탁했거든! 원피스는 엄마가 골랐어. 안심해, 눈썰미는 진짜 좋아!” 말을 하면서 그는 정말로 쇼핑 리스트를 꺼내서 신주리에게 보여줬다. 신주리는 그 리스트를 보지 않아도 이미 믿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놀랐다. “너 그럼 네 짐은 어쩌고? 얼마나 챙겨왔어?” “짐 하나야. 나중에 필요하면 제작진 팀에 부탁할 거야!” 육경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신주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육경서를 바라보고 있었던 탓인지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던 신주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육경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왜?” 신주리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많아?” 육경서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많은 건 아니야. Y 국에 있는 우리 회사 지사에서 몇 가지 더 준비해 줬거든...” 그가 말을 하다 갑자기 멈칫했다. 불필요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신주리는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네가 제작진 팀에 요청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아?” 육경서는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가 그런 사람 아닌가?” 육경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고백했다. “맞아, 그런 사람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니야! 사실 내가 쓴 목적지는 원래 해변이었어. 이런 건 결국 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잖아.” 신주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는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진태와 소지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진태는 진지하게 소지석에게 도씨 가문의 그 양성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계획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완전히 그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2화

    [하하하, 이게 무슨 이상한 조합이야? 어쩐지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하네!] [처음부터 차 안에서 자리싸움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어색하지는 않았겠지.] [우리 지원 언니 한마디로 모든 흐름이 뒤집혔어!] [강미영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우리 지석이를 일부러 피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지석 팬들 너무 이기적이지 마! 누구든 미영 언니에게 다가갈 수 있고 미영 언니는 모두를 거절할 권리가 있어!] 좌석이 정리되고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라이브 방송은 일시적으로 종료되었다. 이런 24시간 라이브 촬영 프로그램에서도 이렇게 잠깐 동안만은 각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강미영은 라이브 방송이 종료된 뒤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왜 한지원이 굳이 자신과 함께 앉으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자신에게 같이 앉자고 했어도 마다하지는 않았겠지만... “미영 언니, 난 저 커플 팬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그러니까 제발 내 최애 커플 깨지지 않게 도와줘!” 한지원은 진지한 얼굴로 이유를 털어놓았다. 강미영은 살짝 멍해지더니 결국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앞으로 네 최애 커플 잘 지켜주도록 할게.” 한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다.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내 최애 커플이 마음 편히 연애할 수 있게 됐어!” 강미영은 눈가를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근데 언제부터 걔네 둘의 팬이 된 거야? 그리고 지금 걔네 둘 관계 꽤 안정적이던데 내가 굳이 뭐 하러 그걸 망치겠어?” 한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영 언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이런 카메라 밖에서의 달달한 순간들이지.” 강미영은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혹시 영감이라도 떠오른 거야?” 한지원은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의 작은 호의 하나가 한 명의 유명 만화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어!” 강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1화

    그는 단지 이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미영에게 그를 좀 더 이해할 기회를 주고 소지석에게는 그가 혼자서만 밀어붙이지 않도록 눈에 띄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 행동을 알아본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 팬들은 그를 오해하거나 비판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서진태는 너무 경계가 없지 않나요? 경쟁하고 싶다 해도 이렇게까지 급하게 해야 하나요? 왜 꼭 같이 앉아야만 하는 거죠?] [맞아요! 강미영 언니는 분명히 불편해 보였고 바로 피해서 조수석에 앉았잖아요!] [좋아한다고 해도 좀 경계를 두고 해야죠.] [근데 소지석 팬들 너무 이중잣대 아니에요? 오빠가 같이 앉고 싶으면 직설적으로 다가가도 ‘멋지다, 드디어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서진태가 다가가면 ‘경계가 없다’고 비판하잖아요?] [맞아요. 서진태는 사실 강미영 언니와 앉고 싶은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죠.] 댓글창은 점점 떠들썩해졌다. 신주리와 육경서의 강미영에 대한 이해도는 완벽했다. 감정상에서 경쟁이 시작되면 그녀는 주저 없이 피할 것이다. 강미영은 감정을 물건처럼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들끼리의 경쟁이나 여성들끼리의 경쟁이 감정을 더 순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런 외적인 압박이 감정을 더 강화시키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사실 그들이 정말 사랑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지는 걸 참지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와 고정남의 관계도 그랬다. 주위에서 반대할수록 더 진지하게 여겨졌던 그 감정이었지만 결국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엉망이 된 감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네가 졌으니까 내 선물 잊지 말고 사 와.” 신주리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육경서는 그 결과를 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번엔 네가 이겼어.” 신주리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번? 그럼 다음에도 나랑 내기할 거야?”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