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경원은 어르신의 이 말을 듣고 음흉한 눈동자를 반짝이며 마음속으로 득의양양했다.의심이 많고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어르신 성격으로는 강미연의 배경을 알고 나서는 형님 편을 들 것 같았다.하지만 그의 예상을 벗어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어르신은 그가 가지고 있는 아무것도 육시준에게 나누어 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육시준 손안에 이미 있던 주식과 육가의 권력자들 사이에서의 명성 말고 아무것도 말이다. 사실 어르신이 이렇게 단호하게 행동하시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강미연의 행동은 너무 위험하다. 복수를 위해서 자신의 인생까지 건 것이나 다름없다.어느새 날이 저물었다.강유리는 외할아버님께 인사를 드리고 육시준과 함께 침실로 돌아갔다.샤워를 마치고 나와 베란다의 리프팅 의자에 앉아 바람을 쐬고, 휴대폰에 시선을 집중하며 한참 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발소리가 들렸다.육시준은 그녀와 같은 잠옷을 입고 다가왔다. 키가 아주 훤칠했다. 그는 천천히 그녀 곁에 와서 앉고는 긴 팔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며 말했다.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강유리는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지금 생긴 일들, 정말 다 작은이모의 계획일까요?""오후에 외할아버님께서 전화해 보셨는데 별일 없다고 하셨어요. 만약 당신 마음이 정 놓이지 않는다면 다시 전화해서 물어봐도 되고요."육시준이 제안했다.그들이 오후에 통화할 때는 양쪽 다 추측으로 밖에 상황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모가 미리 언질을 줄 정도라면 소식이 자신에게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했다는 뜻이다."그런데 이건 너무 위험한 계획이잖아요."강유리는 은근히 걱정됐다.육 회장이 생각한 것들은 강유리도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의 아버지가 정말 그녀를 버리고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면 어떡하지.그럼, 그녀는 또 한 번 남자에게 속아 빈털터리가 되는 셈이다.강유리는 전화로 묻고 싶었지만, 이모가 일전에 급한
헨리 왕자가 즉위하는 것을 대부분의 민중은 지지했다. 모두가 축제 분위기인 와중에 이상한 병이 돌았다는 소식은 사람들의 눈 밖에 났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병은 처음에는 기세가 등등했지만 근원을 잘 억제한 탓에 더 이상 확산할 기미는 없다는 것이다.그저 구실을 찾아 끝내야 하는 것뿐이다.강미연의 계획은 간단하다.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헨리 왕자가 즉위하면 바론 공작의 모든 권리가 돌아오므로 더 이상 조심할 필요도 없어진다.시간이 지나 이 일이 들통난다고 해도 사람들은 이미 개의치 않을 것이다...VIP 병동 안. 덩치가 크고 잘생긴 외국인 남자가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서성거리고 있다.갈색 눈동자에서는 초조함이 가득했다.여자는 침대에 누워 우아하고 하얀 손으로 은 포크를 집어 과일 한 조각을 입에 넣고 만족스럽게 씹었다.그와 전혀 상반된 태도였다.그녀는 그를 지켜보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어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계획대로 돌아가면 된다니까, 나는 앞으로 국내에 머무르는 시간도 많을 텐데 굳이 지금 가지 않아도 상관없다고.""안 돼, 당신은 유리 이모인데 이런 중요한 일에 어떻게 불참할 수 있어?! 가족은 이럴 때 곁에 있어 줘야지! 그리고 또..."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잠시 멈추더니 더 이상 계속하지 않았다.강미연은 이유를 안다. 그는 여전히 그 사고 때문에 자책하고 있다.강민영이 죽자 그는 황급히 돌아갔었고 다시 돌아오니 강미연이 생사를 넘나들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다 그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그는 더 이상 그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그렇지 않으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는 저승에 가서 강민영을 볼 면목이 없을 것이다.그는 잠시 침묵하고 결심한 듯 말했다. "절대 안 돼, 그 자식이랑 우리가 같이 돌아갈 테니 결혼식을 미루라고 말해야겠어."강미연은 포크를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금은 예전과 달라. 이제는 누구도 나한테 함부로 손 쓸 수 없다고.""그래도 안 돼. 당
강미연과 바론 공작이 동시에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봤다.도희는 말하다 말았다."아니에요, 어차피 이제 곧 알게 될 텐데 미리 말하지 않을래요.""...""좋아, 그럼, 지금은 뭐 하러 온 거지?"강미연이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도희는 소파에 가서 앉았다."그냥 물어보러 왔어요, 상의는 다 하셨나요? 유리 언니 결혼식에 두 분 참석하실 건가요?""..."강미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 서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바론 공작은 한참 동안 정색하고 있더니 말했다. "만약 합리적인 방법이 없다면 우리는 당분간 돌아가지 않을 거야."강미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잘 생각하세요, 유리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당신이 많이 결석할수록 앞으로 참여할 자격도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그 계집애 마음속에는 원래 아버지의 자리가 없다.몇 년 전에 다녀왔을 때 부녀가 잘 지냈었으니 좋은 징조였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런 때에, 그가 신용을 잃고 결석한다면 앞으로 관계가 더 멀어질 수도 있다..."내가 빚진 건 나중에 꼭 갚을 거야. 하지만 내가 빚진 사람은 유리뿐만이 아니야. 나는 반드시 아무도 내 곁을 떠나지 않게 만전을 기해야 돼."그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강미연이 계속 말하려는데 도희가 이런 진지한 분위기를 못 참겠는지 그들의 대화를 끊었다."됐어요, 됐어요, 뜸 들이지 않을게요. 형부가 이런 일이 생길까 봐 미리 해결책을 생각해 놨어요."육시준?"맞다, 네 사돈이 뭐 하는 사람인지 잊은 건 아니지?""..."바론 공작은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바로 그때 키가 아주 큰 흑인 경호원이 들어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곧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들어왔다. 이 병원의 원장이 제일 먼저 들어왔고 그 옆에는 40~50대의 한국인 의사가 있었다.그는 자신을 국제 의료 협회 소속이라고 소개했고, 그들 협회의 고위 회원인 송인국이 강미연의 사례에 굉장히 관심
자신의 물음이 빗나간 걸 눈치채고 한 마디 덧붙였다. “정말 치료할 수 있나요?”한국인은 일련의 전문용어로 설명을 해주었다. 사뭇 진지하고 자신만만하였다. 그리고는 빠르게 수속 진행하고 그날 바로 병원을 옮길 수 있었다. 소식을 들은 왕실은 전용기를 파견하여 강미영을 현지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24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Y 국에 남아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가장 먼저 한국에 상륙하였다. 병원뿐만 아니라 현지 담당자까지 직접 응대에 나섰다. 외교 관계에 관한 일이라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지난번처럼 몰래 방문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소문을 내고 신문에서도 대서특필로 헤드라인을 장식하였다. 주로 한국 의료의 우호 관계를 보여주려 하였다. 바론 공작은 부인을 무사히 보낸 뒤 차분하게 짐을 싸기 시작하였다. 딸을 시집보내는데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반박자 느린 행동은 주위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왔다...육 씨 가문.소식을 들은 육청수는 경멸에 찬 소리로 말했다.“이 송씨가문은 정말 혼인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쓰는군!”육경원도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 바론 공작도 지금 분명히 관계를 끊어내려 하는 것 같아요. 송씨 가문이 그렇게 아첨하더니 이번에는 큰일났네요.”“그래도 능력이 있네. 사람을 데려왔으니, 타지에서 객사하느니 자기 집에서 죽는 게 낫지.”육청수는 냉소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 여자 죽든 살든 이젠 아무 소용이 없는 거 같은데요.” “...”할아버지와 손자는 죽이 맞아 강유리 친정 집안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며 불안했던 마음을 진정시켰다. 육청수는 문득 말을 돌렸다. “결혼 준비는 잘 되고 있어? 고성 그룹 쪽에는 반드시 충분하게 예의를 갖추어 우리의 성의를 믿게 해야 한다.”“장인어른께서 아주 흡족해하십니다. 듣자 하니 강씨 집안 둘째 아가씨도 다시는 고성 그룹에 가서 말썽을 피우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육경원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친딸과 선을 긋더라도 성신영
강유리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의심과 경계에 찬 시선 세 개가 그녀로 향했다. 들어온 사람이 그녀인 걸 알아채고 릴리가 안도하면서 그녀를 반겼다. “언니, 도희를 좀 보세요. 돌아오자마자 나를 괴롭히고 있어요!”“정말! 언니의 이름을 막 부르고!”도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나무랐다.“내가 부른 건 별명인데 뭐!”릴리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대꾸했다. 나이로 따지면 도희는 강유리와 릴리보다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도희는 촌수를 따지며 강유리한테 항상 선배라고 부르게 강요했다. 강유리가 말을 안 들으면 도희는 릴리를 닦달했다. 릴리는 도희와 부당한 거래를 하고 있으며 자주 도희한테서 특수 약품을 구했다. 신세를 지고 그녀의 기에 눌려 릴리는 항상 도희를 언니라고 불러왔다. 언니라는 명칭이 익숙해져 점차 이 둘만의 독특한 생활 패턴이 형성되었다...“됐어. 둘 다 그만해.”강미영은 말다툼을 제지하고 강유리와 육시준을 맞이했다. “너희들 왜 이렇게 빨리 왔니?”강유리는 멍하니 자리에서 아무 말 없이 서있자 육시준이 입을 열었다. “유리가 걱정해서요.”걱정으로 가득 찬 그의 눈과 마주친 강미영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먼저 입을 열어 상황을 설명했다. “이 얼굴 방금 그린 거야! 작은이모 아주 건강해. 아무 문제 없어! 울지마, 눈물을 참아.”강미영이 이렇게 서둘러 설명한 이유는 바로 전에 한번 해프닝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두 시간 전 강미영이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릴리는 다급하게 찾아와 그녀를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했다. 강미영은 화장했다고 말했지만 릴리는 믿지 않았다. 도희가 나서서 진짜라고 증언했지만 릴리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강미영이 할 수 없이 화장을 지우고 건강한 혈색을 띤 얼굴을 보여주자 그제야 릴리는 울음을 그쳤다. 그녀가 겨우 다시 화장하고 두 아이와 잠시 장난을 치는 사이 강유리가 왔던 것이었다. 강유리가 릴리처럼 또 대성통곡을 할까 봐 강미영은 급히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리고 부족한 듯 옆에 두 사람에게 눈짓했다.
그 남자는 책임감 있고 어깨에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는 그 누구도 저버리지 않았다. 다만, 어쩔 수 없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저버렸다. 하지만 바론 공작은 고정남과 달랐다. 그는 생존을 위해서, 가족의 앞날을 위해서 다른 방법이 없었을 뿐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왜요?”강유리는 불쑥 내뱉었다.그처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중요한 순간에 모두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는가?‘그리고 왜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우리는 그저 명의상의 부녀 관계일뿐인데?’강유리는 의혹에 찬 눈빛으로 강미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사실, 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를 잘 알지 못하죠?”강미영은 잠시 멈췄다가 평소처럼 얘기했다.“그이는 너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야. 그가 불길에 뛰어들어 너의 어머니를 구한 것만 봐도 그가 냉혈한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어.”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릴리를 보면서 이어 말했다.“그리고 너도, 그를 믿어야 해. 이유 없이 의심해서는 안 돼.”‘언니는 재미없어. 역시 속이기 쉽지 않네.’라고 혼자 생각에 잠겨있던 릴리는 강미영의 타이름에 얼떨결에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언제쯤 나을 수 있어요? 송 아저씨네가 ‘치료’할 수 있나요?”릴리는 말을 돌렸다. 강미영은 고개를 저으며 한가롭게 소파에 기댄 채 옆에 있는 육시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그러게! 내가 이렇게 온 것도 다 네 언니와 형부가 준비해 줬잖아!”‘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니 너무 좋은걸!’육시준이 그들과 상의하지 않고 그들의 곤경을 수월하고 침착하게 해결한 후 정정당당하게 국내에 데려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릴리는 그가 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반편생을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살기만 해서 이렇게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해준 적이 없었다. ‘지금 이런 기회가 있는데 뭐 하러 아등바등해?’육시준은 그런 그녀의 생각이라도 읽은 듯 귀찮은 내색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시고 모든 건 저한테 맡기세요.”강미영은
병실 안세 자매가 나간 후 병실 안은 많이 조용해지고 분위기도 한층 더 무거워졌다. 강미영은 앞에 있는 젊은이를 보면서 물었다. “다 안 거야?”“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육시준은 의자에 기댄 채 여유롭게 웃었다. 강미영은 몇 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설명했다. “고정남, 유리의 친 아버지가 아니야. 그건 모두 내가 처음에 고정철에게 심어준 거짓이야...”고정철에게 알려서 강유리가 고 씨 집안의 사생아로 오해하게 하면, 고정철은 어떻게든 그녀의 신분을 숨겨서 고정남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였다. 만약에 고정남에게 들키더라도 방법은 있었다. 친자 확인서는 가짜였다. 다만 강미영은 그들이 폭로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를 이용하여 더 가짜인 사생아를 고 씨 집안에 보냈다. “네. 저도 알고 있고 릴리도 알고 있어요. 릴리는 이미 고정남이랑 대면한 적도 있어요.”그건 완곡한 표현이었다. 두 사람은 대면이 아니라 첨예한 대립이었다. 강미영은 눈썹을 찡그리면서 의아했다. “릴리가 고정남이랑 만났다고? 언제?”조만간 알게 될 일이여서 육시준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 “얼마 전 고성그룹에 놀러 갔었어요.”강미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안 봐도 장면이 눈앞에 선했다. 그녀는 자기 딸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고정남의 그 위선적인 애틋함이 그녀 앞에서 무너졌겠지?’그래서 그런지 그 사람과 구 씨 집안 관계로 고정철에게 알려서 그들을 방해하지 않았다.릴리한테 걸려들었군...“아까 나한테는 아무 얘기도 없었어.”딸의 호들갑스러운 성격에 이렇게 침착하다니 강미영은 믿어지지 않았다. 이 감정은 자신이 혼자서 이 모든 걸 해결할 필요가 없이 누군가가 개입해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 사람이 늘 손이 많이 가던 딸이었다는 점이다. 육시준이 갑자기 물었다.“릴리의 친부가 고정남이라면 유리의 친부는 누구인가요? 그분인가요?”생각에 잠겨있던 강미영은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육시준의 눈빛을 마
”너 얘한테만 말하고 나는 왜 안 알려줬어?”강유리는 갑자기 생각난 듯 도희를 돌아보면 다그쳤다.도희는 서둘러 변명했다.“그럴 리가! 내가 도착했을 때도 아무한테도 알리지 못하게 작은이모가 그랬어.”강유리는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면 넌 왜 그렇게 빨리 왔어?”도희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그러게. 너는 왜 그렇게 빨리 왔어?”백미러를 통해 두 사람의 시선이 릴리에게로 향했다.릴리는 몸을 고쳐 앉으며 눈빛은 어색하게 두 사람의 시선을 피했다. “그게, 미래 남친이 좀 특별한 신분이 있잖아? 엄마가 공항에서 돌아올 때 그 사람들이 중무장하고 모셔 온 거야.”강유리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신한문 씨는 자신이 모셔 온 사람이 미래 장모라는 걸 알아?”강유리의 물음에 릴리는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하였다. “내 생각에 알고 있는 것 같아! 왜냐면 정말 진지하고 꼼꼼했었거든. 나 한문 씨 정장 입은 모습 처음 봤어. 완전 진짜 너무 멋졌어! 목소리보다 더 매력 있었어...”릴리는 처음에 수줍어하다 자신감이 젖어 황홀한 목소리로 떠들었다. 강유리와 도희는 못 볼걸 본 듯 눈을 돌려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릴리는 떠들기를 좋아했고 또 주위 사람들을 쉽게 끌어들였다. 도희는 릴리의 수다에 금방 흥미를 느껴 자기도 모르게 가십거리를 얘기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점점 주제를 벗어났다.강유리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점점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결혼식이 가까워지고 들러리 후보로 도희와 릴리는 시간을 비워두고 자주 JL빌라에 드나들었다. 덕분에 강미영은 며칠 동안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강미영은 매일 인터넷에서 자신의 ‘회복 소식’을 뉴스에서 볼 수 있었다. 강미영의 병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만큼 병원에서도 진행 상황을 제때 외부로 알렸다. 최근에는 한방 치료 방안을 사용하여 ‘효과’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하는 강미영의 안색은 많이 좋아보였다. 강미영은 인터뷰에서 식욕도 많이 돌아오고 가벼운 산책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