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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강유리? 진짜 돌아온 거야? 망할 놈의 회사 안 지키고 한가하게 쇼핑이나 하는 거야? 쯧쯧, 옷 살 돈은 있고?”

조보아는 조금 놀란 듯했고, 거만하게 강유리를 훑어봤다.

분명히 같은 드레스지만 강유리가 입으니, 마치 주문 제작한 것처럼 잘 어울렸다. 옅은 메이크업과 스타일리시한 귀걸이까지, 여왕이 따로 없었다. 조보아는 그녀와 본인의 착장을 번갈아 보더니 비교당하는 것 같아 얼굴이 뜨거워 났다.

강유리도 조보아를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조보아는 동그랗고 작은 얼굴에 정교하게 화장했고, 손목과 목에는 장신구가 가득 걸려 있었다. 아이템 하나하나 모두 품위가 있었지만 한데 모으면 조금 이상했다.

“옷 스타일이 좀 바뀌었나 봐? 나랑 같은 옷을 고르다니…… 그런데, 아이템 고르는 감각은 수준 미달인데?”

강유리는 잠시 그녀의 착장을 다시 훑어보더니 이어 말했다.

“내가 외국에 있으니까 따라 할 사람이 없었나 봐?”

강유리는 교만하기로 유명했기에 주위의 미움을 샀지만, 그녀의 패션 감각은 누구나 추앙했다. 아무렇게나 걸쳐 입어도 금방 트렌드가 되기 일쑤였고, 조보아도 그녀의 패션을 따라 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조보아가 생각하기에 이 가게의 옷이 좀 우아하고 강유리가 요즘 이런 느낌으로 꾸밀 것 같은 예감에 들어온 것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똑같은 옷을 고르게 될 줄이야! 같은 옷을 고른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누가 더 잘 안 어울리면 지는 게임이었다.

조보아는 찔렸는지 대뜸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누가 널 따라 한대? 난 스타일 좀 바꾸면 안 돼? 유강엔터 연예인들 다 도망갔다며? 다 망하게 생겼는데 옷 살 돈은 있나 봐? 아, 맞다. 너희 아빠가 성신영한테 별장 사줬다며? 공평하게 너한테도 치마 정도는 사줄 수 있겠다.”

“……”

그녀의 말은 강유리의 심기를 건드리기는 했지만 별로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성홍주는 강유리보다 성신영을 훨씬 더 편애했다. 학교에 다닐 때도 성신영은 운전해 주는 기사가 따로 있었고, 강유리는 직접 운전했었다. 파티에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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