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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차기태가 차 안에 앉아서 뒤돌아보는 아가씨를 보며 살짝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말했다.

“신인을 데리고 오는 것도 모자라서 이런 애를 데려와? 하나도 똑똑해 보이지 않는데?”

강유리는 그를 한 번 쓱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럼 넌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겨서 저번 영화에선 왜 실수했는데?”

차기태가 2년 전에 아주 훌륭한 대본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제자들을 너무 믿었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이었다. 그가 느긋하게 투자자를 고르고 있을 때 헐값으로 대본을 모방하고 또 그의 명성을 빌어 투자받아서 먼저 촬영을 시작했다. 그가 촬영을 시작하려 할 때 영화는 이미 상영되었고 대박이 터졌다. 배우들은 대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그가 함정에 빠졌다는 것도 몰랐다.

“그 말은 꺼내지도 마! 왜 남의 아픈 데를 콕콕 찌르고 난리야? 이 일로 날 협박한 게 한두 번이냐고!”

이것은 차기태의 흑역사였다. 그는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것 같은 얼굴로 소리쳤다.

“너희 연예인한테 한마디 했다고 이렇게까지 말할 일이야? 이렇게까지 악독할 필요가 있냐고! 내가 쟤를 차별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강유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하게 대답했다.

“마음대로 해. 괴롭혀도 돼. 경험 쌓고 좋지.”

차기태가 강유리를 흘겨보면서 소리쳤다.

“독해 빠진 것 같으니라고! 밥이나 사!”

“시간 없어. 저녁에 집에 가서 남편이랑 있어야 해.”

남편이랑 있어야 한다는 말은 진짜가 아니었다. 그녀는 하루 종일 고민했으나 아침에 왜 육시준이 자기를 밀치고 화장실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자기 위치를 모르는 거 아니야? 왜 거절해? 거절해도 내가 거절해야지……’

차기태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아이고! 정말 지독한 사랑이네? 하긴, 조심은 해야겠다. 성신영한테 또 뺏기지 말고. 그때 가서 빌빌 울지나 마!”

그 말을 듣고 강유리는 허리를 굽히고 팔꿈치를 차창에 기댔고, 차기태가 무의식적으로 비키더니 말했다.

“뭐 하는 짓이야?”

강유리는 그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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