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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강유리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쿠션 하나 집어 들고는 이미 들을 준비를 끝마쳤다.

육시준은 곧이어 고정남 왕년의 업적을 모두 알려주었다.

강유리는 턱을 어루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들어보면 확실히 소문은 소문이네. 성신영이 불쌍해 보이네.”

육시준은 도리어 무덤덤하게 말했다.

“왕관을 쓰려면 무게를 견딜 줄도 알아야지. 걔가 원한 거잖아.”

강유리는 그의 태도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 대체 걔 편을 드는 거야 안 드는 거야?”

“내가 왜 걔 편을 드는데?”

“너 방금 나한테 걔가 혼외 딸이 아니라며 시정했잖아.”

“그건 객관적인 사실이니까.”

“…”

강유리는 인정한다는 듯 눈썹을 약간 치켜올렸다.

확실히 객관 사실이기는 하니까.

하지만 육시준은 흥미가 없는 사실에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아니다. 그것도 그녀가 싫어하는 사람한테…

“네 생각은 어떤데?”

육시준은 도리어 강유리를 물었다.

“무슨 생각?”

“내 말에 동의하는 거야?”

강유리는 끄덕거렸다.

“동의해. 들어보면 확실히 고 씨네 혼외 딸은 아니잖아. 모든 것이 고정남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맞아. 하지만 고 씨네는 자기네들 체면 때문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지.”

“그래서 그저 운수 나쁜 딸더러 이런 누명을 덮으라는 거야?”

강유리는 풉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표정은 약간의 혐오가 들어갔다.

“고정남의 딸로 태어나는 건 진짜 별로네. 그런데 그 여자도 진짜 바보 아니야? 사랑 때문에 눈이 멀어서 뭐가 맞는 건지 모르잖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집안을 맞서나간다고 생각했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가 이미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쌍둥이도 낳았던 거니까.

미련하다.

“바보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적어도 고정남 몰래 딸을 지켰잖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고정남한테 발견되지 않은 걸 보면.”

강유리는 인정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하지 않으니까 다시 똑똑해진 거지.”

“…”

고 씨네 작은 아가씨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발표회는 모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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