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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hor: 노혜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방금 전까지 안하무인이던 장 비서의 눈동자가 공포로 급격히 흔들렸다.

‘뭐야.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 계집애인 줄 알았는데...’

방금 전, 하석훈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그가 한 말이 단순히 장 비서 한 명에게 한 말이 아닌 유강엔터 직원 모두에게 날리는 경고장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기점을 시작으로 유강엔터에는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단 몇 시간만에 절반이 넘는 직원이 해고당하고 여유 넘치던 복도는 해고된 직원들의 애원, 슬픔 그리고 분노의 소리로 가득했다.

대한민국 대기업인 유강그룹, 그리고 그 계열사인 유강엔터의 중간 관리직으로서 다들 나름 사회적으로 지위를 인정받고 자신의 직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던 이들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길거리를 떠도는 양아치처럼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쏟아내고 있었다.

잠시 후 회사에 도착한 육경서는 경비원들에게 끌려나가는 직원들을 보며 입을 떡 버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인맥도, 사업 경험도 없는 강유리라면 원로 직원들에게 제대로 한방 먹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부장급 직원들이 제발 한번만 봐달라고 애원하다 경비원들에게 끌려나가는 꼴이라니.

‘재밌다... 진짜 재밌는 사람이네.’

휴대폰을 꺼낸 육경서는 빠르게 이 광경을 영상으로 남긴 뒤 육시준에게 전송했다.

“우리 형수님 보통 분이 아니시네. 형이 왜 형수님을 마음에 들어하는지 알겠어. 잔인한 면이 아주 많이 닮았어.”

한편 LK그룹 대표 사무실.

동생이 보낸 영상과 문자를 확인한 육시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회사의 기강만 갉아먹던 충치 같은 이사들, 그리고 유강그룹의 친인척들이 분노로 인해 벌개진 얼굴로 회사로 쳐들어가고 있는 모습, 그리고 그들을 막는 경비원들...

“사모님께서 첫 출근 날부터 부장급 이상 관리직들 그리고 이사들 중 절반을 해고하셨다고 합니다. 유강그룹에서 엔터회사는 아예 정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습니다.”

역시 옆에서 영상을 확인한 임강준이 한마디 덧붙였다.

워낙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던 강유라인지라 이번 정리해고 역시 철없는 부잣집 아가씨의 갑질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때 휴대폰을 내려놓은 육시준이 물었다.

“임 비서는 어떻게 생각해?”

갑작스러운 질문에 흠칫하던 임강준이 곧 솔직하게 대답했다.

“썩은 살을 도려내지 않으면 새 살이 돋아날 수 없죠. 깔끔한 처리방법이고 충분히 존경스럽습니다만...”

“다만 뭐?”

“아무런 백 없이 국내 엔터시장에서 살아남으실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비록 육경서라는 톱스타가 지원사격을 나서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금상첨화 정도의 느낌, 정말로 성과를 내려면 유강그룹의 입김에서 벗어나 모든 걸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인력, 자본을 대줄 수 있는 강력한 뒷배가 필요한 게 현실이었다.

차분한 얼굴로 대답한 임강준이 육시준의 눈치를 살짝 살폈다.

‘제대로 대답한 거 맞겠지...?’

한편, 긴 손가락으로 펜을 가지고 놀던 육시준이 피식 웃었다.

“성홍주 대표 그리고 그 와이프에 딸까지 잘 지켜봐. 유리가 하는 일에 방해만 되지 않게 막고... 남은 건 유리가 알아서 하게 해둬.”

오늘 아침 자신만만한 얼굴로 모든 걸 되찾겠다고 말한 강유리다.

‘뭘 어떻게 하려는 건지 내가 똑똑히 지켜보겠어...’

유강엔터.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이사 및 부장들은 안도감을 느낌과 동시에 오늘 갑자기 부임한 낙하산 대표에 대한 불만이 점점 쌓여만 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방송국 PD들과의 인맥 관리, 연예인 스케줄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던 원태영 대표까지 잘라버렸으니 회사의 맥이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다들 생각했다.

“대표님, 원태영 대표가 잘못한 건 사실이지만 지금 해고하시는 건 안 됩니다. 원태영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 오예라도 계약 해지할 거라고 날 뛸 거라고요.”

마침 오예라의 프로필을 넘겨보던 강유리가 피식 웃었다.

“이깟 삼류 연예인도 회사 기둥이라고 떠받들고 있던 겁니까? 그러니까 회사가 이 모양인 겁니다.”

그 뒤로도 이사들의 조언에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는 강유리의 모습에 다들 혈압이 치솟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하는 대답마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 반박할 거리가 없으니 더 화가 치밀었다.

“대표님께서 지금 국내 시장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네요. 유학하시는 동안에도 영화연출과를 전공하셨다면서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회사 경영과는 전혀 관련없는 학과 아닙니까?”

지난 1년간 오예라를 키우기 위해 들인 홍보 비용이 얼마인데 삼류 연예인이라는 말 한 마디로 그들의 노력을 부정해 버리다니. 화가 날만도 했다.

‘너 따위가 뭘 안다고 여기서 훈계질이야.’

이에 파일을 내려놓은 강유리가 방금 전 불만을 제기한 이사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제가 경험이 부족한 건 사실이죠. 하지만 손해를 보는 프로젝트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투자비용 회수도 힘든 삼류 연예인 한 명과 계약 해지? 그게 뭐요? 그걸로 이 회사의 구린 구석을 전부 제거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할 만한 짓 아닌가요?”

“소속 연예인 하나 없는 엔터회사가 회사입니까? 자꾸 삼류, 삼류 하시는데. 그러는 대표님은 섭외 가능하신 연예인이라도 있습니까?”

드디어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이사가 가식적인 가면을 벗어던진 채 대놓고 강유리에게 화를 내기 시작하고 다른 이사들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듯 몰래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바로 수그러드는 건 너무 재미없잖아.’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만이 직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강유리는 알고 있었고, 그랬기에 이미 만단의 준비를 해둔 상태였다.

“물론이죠.”

“...”

순간 회의실에 정적이 감돌았다.

이때 마침 하석훈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육경서 씨가 도착하셨습니다. 회의실로 모실까요?”

육 씨? 흔치 않은 성씨에 강유리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이때 하석훈이 설명을 이어갔다.

“로코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톱 배우입니다. 아, 얼마 전 찍은 사극드라마로 최연소 연기대상까지 수상했고요.”

쿠궁!

하석훈의 대답에 이사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육경서? 어쩐지... 자신만만하더라니.

게다가 로열 엔터 소속 연예인을 스카우트했단 말이야.

강유리 대표... 도대체 정체가 뭐야?
Comment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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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시간과 돈을 또 써야하니...답장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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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홍주를 견제하느라 대외적으로는 스타인 엔터와 아무런 관련 없는 듯 보이게 했지만 임천강은 어디까지나 바지사장에 불과했고 회사 실무에 대한 결정은 지금까지 강유리가 내려왔다.바지사장을 임천강으로 내세웠던 이유도 단 한 가지, 남자친구라서, 임천강이라면 그녀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어서였다.하지만 그 신뢰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그녀의 가슴을 난도질하고 있다는 걸 이 뻔뻔한 자식은 알고 있을까?이를 빠득빠득 갈던 강유리는 생각했다.‘경찰서에서 때리는 건 좀 심했나?’‘아니지. 어차피 오늘 안에 나갈 수도 없겠다. 그냥 성격대로 엎어버리고 며칠 구치소로 들어가?’강유리가 벌떡 일어서자 잔뜩 겁 먹은 임천강 역시 뒤로 물러섰다.“뭐... 뭐 하는 짓이야! 지금 밖에 경찰들 쫙 깔렸어. 내 몸에 손끝 하나 대봐. 끝까지 고소해서 너 파산하게 만들 거니까.”하지만 임천강의 협박 따위에 겁 먹을 강유리가 아니었다.이미 분노에 사로잡힌 그 눈동자를 바라보던 임천강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뭐야? 강유리... 원래 이렇게 폭력적인 사람이었나?’이 상황을 어떻게 무마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성홍주의 개인 변호사가 들어왔다.“강유리 씨, 성신영 씨와 임천강 씨는 합의를 원하십니다. 이건 합의 조건이니 확인해 보세요.”그를 쳐다도 보지 않는 강유리를 힐끗 바라보던 변호사가 파일을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사인펜을 건넸다.“대표님께서 설득에 힘써주셨고 임천강 씨와 성신영 씨 역시 너그럽게 용서해 주셔서 이 정도로 끝나는 겁니다. 그러게 왜 사람을 때리셨어요?”하지만 강유리가 캐치한 포인트는 다른 곳에 있었다.“아빠가 중재를 했다고요?”“네.”그제야 합의서를 확인한 강유리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픽 웃었다.방금 전 임천강이 말한 것처럼 육경서 전속 계약을 양보하고 피해보상으로는 자경원 아파트를 넘기는 것이 바로 합의 조건이었다.‘정말 욕심을 숨길 생각이 없으시구만.’“유리야, 사람 마음이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란 거 너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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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봐도 고급스러운 원단의 정장을 입은 우아한 분위기의 육시준이 차가운 눈으로 임천강과 변호사를 훑어보았다.“언제부터 유강그룹 입김이 그렇게 셌지? 경찰까지 뒤흔들 정도로 말이야.”들리는 목소리에 자연스레 시선을 문쪽으로 돌린 강유리의 눈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어? 호스트. 아니지... 내 남편이잖아!’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선 강유리가 훨씬 누그러진 목소리로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일단 다친 데는 없는지 강유리의 얼굴, 몸 구석구석을 훑어본 육시준이 대답했다.“도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삼각관계인지 궁금해서.”그의 말에 뒤를 지키던 임강준이 고개를 숙였다.‘대표님이 보시기 전에 기사 내리려고 했는데... 그건 또 언제 보셨대. 평소 가십 뉴스는 보지도 않으셨으면서...’“삼각관계는 무슨. 내가 2대 1로 싸웠고 이겼어. 그게 끝이야.”강유리가 어깨를 으쓱했다.“그런 것 같네.”임천강의 얼굴에 생긴 멍을 힐끗 바라보던 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갑자기 나타난 낯선 남자의 기분 나쁜 눈빛에 임천강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강한 포스에 기가 눌려 찍 소리도 하지 못하던 그때 변호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실례지만 누구신지...”“강유리 씨 남편되는 사람입니다.”쿠궁!육시준의 대답에 임천강은 강유리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지분 때문에 그냥 대충 혼인신고만 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경찰서까지 찾아온 걸 보면 완전 비즈니스는 아닌 거잖아. 게다가 저 눈빛하며 입은 옷까지... 딱 봐도 평범한 남자는 아닌 것 같은데. 강유리 너 진짜...’“강유리, 너 도대체 나 몰래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야?”‘하, 몰래 추잡한 짓 하고 다닌 게 누군데.’강유리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돌리고 육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합의 보는 걸로 하죠. 나머지는 저희 측 변호사가 알아서 할 겁니다. 그럼 이제 가봐도 되겠습니까?”하지만 육시준의 대화 상대는 임천강과 그 변호사가 아닌 공손한 태도로 뒤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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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9화

    강유리가 잠깐 멍하더니 살짝 고개를 쳐들며 물었다.“왜?”그러자 육시준은 강유리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자기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남은 일정은 별로 끌리지 않아.”강유리의 눈까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다시 고개를 숙였다.솔직히 요 며칠은 주로 집에서 바론 공작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남은 일정에 대해 강유리도 별로 흥미가 없었다.그리고 예측하는 것이 있기에 그 일정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강유리는 육시준이 눈치챘는지를 모르기에 머리로 그의 가슴팍을 가볍게 비비더니 온화하게 물었다.“여보, 내가 요 며칠 라이브에 정신이 팔려서 당신한테 신경 못 썼어.”“맞아. 그래서 어떻게 보상할 거야?”육시준이 대수롭지 않게 묻자 강유리는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보통 때라면 착한 육시준이 그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이해한다고 했을 텐데 보상을 요구했다.“부부 사이에 보상을 얘기하면 서운하지.”강유리는 작은 손을 내저으며 생글생글 웃었다.육시준은 그런 강유리한테 속지 않고 강경하게 말했다. “저번에 내가 긴급회의를 했다고 나한테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어? 그때는 왜 내가 서운해할 거란 생각을 안 했어?”‘이득 앞에서 못 본 체하는 건 바보가 아닌가?’하지만 강유리는 절대 육시준이 쉽게 이득을 보게 하지 않을 것이다.“좋아. 보상해 줄게. 내가 그렇게 억지 부리는 사람이 아니야. 방금 전의 제의 들어줄게.”그 말에 육시준은 미묘한 눈빛으로 강유리를 바라봤다.‘방금 제기한 요구라면 혹시 앞당겨서 귀국하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육시준은 이내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고 항상 다른 사람을 계략에 빠뜨리던 그지만 강유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앞당겨 귀국하자고 한 건 사실 진짜로 귀국하자는 것이 아니고 강유리가 요즘 회사 일과 다른 일에 너무 정신이 팔려 자기한테 소홀한 것 같아 귀띔해 주려 했던 것인데 그녀가 바보인 척하며 그의 제의에 찬성했다. 강유리는 육시준의 놀란 표정을 보고 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8화

    육경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욕이라도 할까 봐 아예 전화를 끊어버렸다. 형수를 욕하기라도 하는 날이면 강유리의 뒤끝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더욱 두려운 건 육시준이었다. 화를 못 이겨 육경서는 핸드폰을 소파에 집어 던지고 미친 듯이 머리카락을 헤집더니 바닥에 있는 쿠션과 인형을 발로 차버리고는 다시 풀썩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발길에 채워 저 먼 곳에 불쌍하게 누워있는 인형을 한참이나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이내 주워서는 원래 자리에 예쁘게 놓아줬다. 이건 주리가 선물한 것이기에 절대 이 아이한테 화풀이를 해서는 안 된다. 육경서는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형수가 한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기에 강유리가 주리를 설득해 화해하지 못하게 한 것이고 두 사람이 절친이기에 그녀를 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이렇게 좋은 절친이 있으니 주리는 절대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육경서가 남도 아니고, 아아아아악!강유리가 빨리 도망치라고 했기에 주리가 육경서를 냉랭하게 대한 것이고 전혀 기회를 줄 뜻이 없었으며 오해를 풀고 나서도 화해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하고 이 사실을 받아들인단 말인가?육경서는 털썩 주저앉아 오랫동안 생각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절대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 철없고 진지하지 못한 게 생리적 결함도 아닌데 고치면 되잖아.’육경서는 반드시 주리에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녀가 다시 자기를 신임할 수 있게끔 하리라고 결심했다.다른 한편 강유리는 전화를 끊고 나서 가볍게 미소를 짓더니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육경서가 절대 이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그의 모든 심리 변화와 최종 결정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강유리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무의식 간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깜짝 놀라 흠칫했다. 언제 들어왔는지 육시준이 팔짱을 끼고 베란다 옆 수납장에 기대어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언제 왔어? 부르지 그랬어. 깜짝 놀랐잖아.”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7화

    강유리는 육경서의 목적을 잘 알고 있었고 아마 여론 뒤에 또 모순이 생긴 모양이다. 솔직히 강유리는 두 사람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긴 하지만 육경서가 아직 철들지 못했고 반평생을 도련님으로 살아왔기에 자기가 원하는 것은 당연히 자기 앞에 놓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조금만 모순이 생기거나 좌절을 겪으면 의심하고 심지어 포기해 버리기에 이대로 지속된다면 두 사람 모두 힘들어질 것이고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할 것이다.강유리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먼저 입을 열었다.“도련님한테 비밀을 알려드릴게요.”육경서는 전혀 감흥이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비밀이요?”육경서는 주리와 연관된 것이 아니라면 모든 것에 흥미가 없었지만 형수 말을 거절할 수도 없었다.“주리가 처음 육씨 가문에 왔을 때 어머님이 사실 두 사람을 좋게 보지 않았어요.”강유리가 진지하게 말하자 육경서는 몇 초 동안 침묵하더니 이내 터져버렸다.“이게 다 형수님 탓이잖아요. 엄마. 아빠 앞에서 제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이상한 소리를 해서 남의 집 귀한 딸을 제가 해칠까 봐 그러신 거잖아요.”그러자 강유리는 담담하게 말했다.“이게 왜 이상한 소리예요? 도련님이 저한테 직접 말했잖아요.”“형수님, 미안해요. 지나간 일은 지나가게 해줘요.”“도련님이 얘기를 먼저 꺼냈어요.”강유리가 느릿느릿 말하더니 이내 덧붙여 말했다.“제가 이 말을 하려는 건 어머님 태도 때문에 주리가 그날 기분이 상당히 잡쳐있었어요.”육경서는 이해가 안 가는지 되물었다.“왜요?”강유리는 어이가 없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도련님 생각에는요?”“주리가 승벽심이 강하고 어디를 가든 항상 주목받던 사람인데 어르신들의 사랑을 못 받으니 서운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육경서 말에 강유리는 조용히 눈을 흘겼다.‘여태까지 솔로인 데는 다 이유가 있어. 미련 곰탱이 같으니라고.’오랜 침묵 끝에 육경서가 눈치를 챈 것인지 아니면 자신감이 붙은 건지 담대하게 예측했다.“혹시 저를 위해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6화

    바론 공작이 하도 재촉하는 바람에 의료진은 불같이 달려왔고 한바탕 검사를 마친 뒤 아무 문제도 없다는 아주 난처한 결론을 내렸다.“당신들 뭐 하는 사람이야?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아빠가 너무 흥분하셨어요. 단순하게 위장이 불편했을 뿐이에요. 음식 습관이 안 맞을 수도 있잖아요.”강유리는 어이가 없다는 듯 바론 공작을 위안했고 지금은 또 괜찮아진 것 같기도 했다.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강유리의 말에 찬성했다.“맞아요. 그럴 수도...”바론 공작은 그때 비수처럼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쏘아보며 뒷말을 제지했다.‘네 자식이 감히 음식 습관이 안 맞다고 말을 하기만 해 봐. 내 딸이 어떻게 자기 집에서 음식 습관이 안 맞을 수 있어?’얼토당토않은 이유이고 이건 강제로 귀국시키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의사는 그제야 바론 공작의 말뜻을 이해하고 이내 덧붙여 말했다.“아가씨가 이곳에 오신 지 한참 되셨는데 음식 습관 때문에 위장이 불편할 건 같지 않고요. 제가 보기에는 내일 병원에 가셔서 전면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겠어요.”자택에서 검사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환경 제한이 있었다. 의사가 다행히 마지막 말을 하지 않은 덕분에 바론 공작이 비록 불만이 잔뜩 했지만 이내 손을 저으며 가보라고 했다. 강유리는 헛구역질 한번 한 것으로 아빠가 난리법석하는 모습이 우스웠지만 그래도 마음속은 따뜻했다. 사실 강유리는 생리가 일주일이나 미뤄졌기에 무슨 일인지 대충 짐작이 갔지만 전에 한번 해프닝을 겪었던 기억이 있기에 확정된 다음에 말하려고 아무 내색을 내지 않았다.저녁을 먹고 나서 강유리는 도우미를 불러 심부름을 다녀오라고 하자 그녀는 흠칫하더니 이내 두 눈을 반짝이며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강유리는 식지로 입을 막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비밀이야. 바론 공작과 육시준이 알게 하면 안 돼.”도우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빠른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 나갔다. 어둠이 내리자 강유리는 베란다 소파에 앉아 절반 넘게 진행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5화

    어떤 커플이 툭하면 사귀고 툭하면 헤어지고 그런단 말인가? 만일 이번에 톡톡히 혼내주지 않으면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이번 기회에 나쁜 버릇을 고치고 진심을 보여주게 해야 한다.그리고 아직 예능 프로그램이 남았으니 함께 출연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육경서에게 기회를 준 것으로 생각했다.솔직히 절친이 있으면 이런 점이 너무 좋았다. 무슨 일이든 무조건 자기편을 들어주고 자기 뜻대로 따라주며 쓸데없는 생각으로 스스로 괴롭히는 것을 자제하게 해준다.전에 신주리도 마찬가지로 릴리와 신하균이 사귄다고 했을 때 가족애를 버리고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여기까지 생각한 신주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났는지 물었다.“그날 밤 네가 그랬잖아. 신하균과 사귀는 것이 단지 그의 목소리와 얼굴에 반한 것이 아니라 그의 직업 도덕에 반했고 고독한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서라고.”이건 릴리가 신하균과 연애한 뒤 신주리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한 말이다.이 말을 듣고 나서부터 신주리는 두 사람의 연애를 더는 반대하지 않았다.릴리는 말문이 턱 하니 막히더니 부자연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내가 그런 말을 했어?”그러자 신주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분명히 했어.”릴리는 생각하는 척하더니 반박하지 않고 말했다.“맞는 말이잖아. 내가 그때 마음이 약해지는 바람에 지금 운수가 안 좋아.”신주리는 릴리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융통성이 전혀 없고 일밖에 모르는 신하균은 예쁜 말로 여자를 달랠 줄도 모르고 낭만도 모르며 외모 빼면 자랑할 것이라곤 전혀 없으니 운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다른 한편, 강유리는 단체방에서 수다를 떨다 결과를 마저 듣지도 못하고 릴리가 오프해버리는 바람에 심심한 나머지 인터넷에 접속해 실시간 검색어에 관한 기사를 찾아보며 무료함을 달랬다. 그러는 동시에 머리 한쪽 구석으로 이젠 귀국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다.도우미들이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고 요리하는 냄새가 어렴풋이 전해오자 강유리는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4화

    그 기분이 신씨 가문에 도착할 때까지 잘 유지되었고 비록 두근거리고 긴장됐지만 그래도 더없이 기뻤다. 하지만 신주리의 이 한마디 말이 마치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몸이 얼어들었다.‘연기라고 했어...’육경서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몸에 구멍이라도 뚫을 듯이 한참 동안 노려보자 불편함을 느낀 신주리는 두 사람의 운명을 책임진 운전대를 직접 잡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빨간불 앞에 차가 멈추자 신주리는 두 손으로 팔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돌리더니 투덜거렸다.“왜 쏘아보고 그래? 그러다 물기라도 할 것 같아.”육경서는 슬픔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주리야. 나는 우리 두 사람이 오해가 생긴 게 유미나 때문인 줄 알았어.”이 말은 진심이었고 그는 유미나만 해결하면 두 사람이 화해할 줄 알았지만 신주리의 태도로 봐서는 전혀 장난 같지 않았다. 그를 혼내려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신주리는 빨간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네 생각이 틀렸어. 우리 사이의 문제는 다른 사람과 아무 상관이 없어.”솔직히 신주리도 유미나를 미워하기는 했지만 절대 두 사람 사이의 걸림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한 번도 육경서와 그녀 사이를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의 문제는 어떻게 상대를 대하는지의 문제였다. ...여론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오늘 밤 어떤 사람은 상심에 빠졌고 어떤 사람은 수심이 가득했다. 유미나와 매니저는 서로 원망하기에 바빴고 게다가 거액의 배상금까지 떠안게 되어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육경서와 신주리도 아직 화해하지 못했기에 똑같이 수심에 빠져있었다. 신주리는 절대 나 혼자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물귀신 작전을 펼치러 월계만으로 달려가 눈에 띄는 커플만 있으면 헤집어놓을 심산이었다. 릴리 집에 도착해보니 뻔뻔한 친오빠는 그곳에 없었고 릴리 혼자만 절친 단체방에서 수다를 떠느라 여념이 없었다. 화젯거리는 당연히 신주리였다.“핸드폰이 그렇게도 좋아?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떡하니 서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3화

    현재 신주리 실력과 지위는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실이다 보니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지하 주차장에 신씨 가문 차량이 오래전부터 대기하고 있었고 경호원이 기자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서슬이 퍼레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신주리는 매니저와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차를 향해 걸어가자 경호원이 깍듯이 차 문을 열어줬고 허리를 숙여 차에 오르니 불청객 한 명이 앉아 있었다.“넌 왜 여기에 있어?”신주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조수석에 앉아있는 육경서에게 묻자 그는 고개를 돌려 활짝 웃으며 말했다.“기자한테 포위돼 못 빠져나가는 것을 어머님, 아버님이 구해주셨어.”신명진은 고개를 돌려 짜증 섞인 신주리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다 가족인데 모순이 있으면 집에 가서 문 닫아걸고 얘기해.”그러자 한영숙도 한마디 곁들었다.“그래. 이 자식이 평소에는 믿음이 별로 안 갔는데 오늘 결정적인 순간에 너를 위해 서슴없이 나서는 것을 보니 그나마 책임감은 있는 것 같아.”신씨 부모님은 신주리의 열혈 팬이기에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를 수 없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단지 팬에 그쳤고 딸이 실제 상황을 말해주지 않았기에 두 사람이 아직까지 사귀고 있는 줄로 알고 있었다...신주리가 입을 열고 뭐라고 설명하려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대로 입을 다물었고 차는 서서히 신씨 가문 별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전에도 육경서가 신씨 가문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사위 신분으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하필이면 또 이런 특별한 사건이 생긴 시점이라 덜컥 겁이 났다.바로 이때 신주리가 입을 열고 말했다.“두 분은 먼저 들어가서 쉬세요. 저희는 아직 할 일이 있어 나갔다 와야겠어요.”그러자 한영숙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저녁 먹을 시간인데 뭐가 그렇게 바빠?”“회사 여부장님이 좀 만나자고 해서요.”신주리는 대충 아무 핑계를 대면서 두 사람을 차 밖으로 밀어냈다. 합리적인 이유라 부모님이 두 사람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한영숙은 차에서 내리면서 낮은 소리로 중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2화

    유미나 소속사는 반나절이 지나도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들은 애당초 육경서의 인기를 훔칠 생각도, 신주리를 모함할 생각도 없었으며 중요한 건 하라고 시켜도 감히 못 했을 것이다. 소속사 사장은 무수히 쌓인 계약 해지 및 배상 건에 관한 서류와 인터넷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스캔들에 화가 나 책상을 치며 물었다.“당사자는 아직도 연락이 안 돼? 난장판을 만들어놓고 대체 누굴 보고 수습하라는 거야?”“연락됐는데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답니다...”“병원에서 확 죽어버리라고 해.”사장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정신없이 울어대는 핸드폰을 보더니 지친 듯 눈을 감으며 말했다.“더는 못 기다리겠어. 성명 발표해.”유강 엔터와 신씨 가문 중 어느 한 곳도 그가 대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고 중요한 건 육씨 가문에서 아직 입을 열지도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미나와 멍청이 매니저와 관계를 청산하고 사건의 경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모르쇠를 놓는 것밖에 없었다.반 시간도 안 돼 유미나 소속사에서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소속사의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에 대중뿐만 아니라 유미나 매니저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회사를 위해 몇십 년 동안 소처럼 성실하게 일해 온 결과가 바로 오늘의 토사구팽이란 말인가?매니저는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고자 꺼놓았던 핸드폰을 켜더니 연속 걸려 온 두 건의 광고 업체 전화를 끊어버리고 사장에게 연락을 하니 전화기가 꺼진 상태였다. 매니저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몇 년 동안 소속사 연예인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긴 했지만 그때마다 회사는 눈을 감아주고 말없이 지지해주더니 결정적인 순간에 어떻게 이렇게 내동댕이칠 수 있단 말인가?“언니, 어떻게 됐어요? 회사에서 어떻게 처리하래요?”이제 막 정신을 차린 유미나는 모든 희망을 매니저에게 걸고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매니저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싸늘한 눈빛에 온통 혐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01화

    현장 분위기의 열기가 하도 뜨거워 기자들은 발표회가 끝나고 보도하기로 한 내용을 상사와 연락을 취한 뒤 바로 현장에서 라이브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최 측에서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기에 이 일은 날개라도 달린 듯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신주리 신안 그룹 회장 딸#”“#신주리와 육경서야 말로 진정한 소꿉친구#”“#유미나 사기꾼#”“#짝퉁 아가씨와 리얼 아가씨와의 만남#”“#이건 사기와 다른 점이 있을까#”이러한 검색어가 재빠르게 실시간 검색어 랭킹에 진입하더니 검색어 옆에 이내 빨간 상승 화살표가 붙어버렸다. 유미나는 생전 처음 이렇게 큰 상황을 겪었고 처음 이렇게 많은 실시간 검색어를 소유했다. 하지만 그녀는 부정적인 기사로도 신주리를 초월하지 못했고 시종일관 신주리 검색어 하단에 위치했다.“세상에. 그러면 유미나가 여태까지 자작극을 벌였던 거야? 이건 사기와 다를 바와 없잖아. 하마터면 믿을 뻔했어.”“재벌 집 딸 컨셉으로 진짜 재벌 집 딸을 제압하려 했으니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 거나 다름없지, 뭐.”“영상을 보고 나니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갔어. 우리 주리가 드디어 성장했어. 참다가 더는 못 참겠으니 반격하는 법도 배웠어.”“신안 그룹 회장님 너무 멋있어요. 딸을 위해 서슴없이 마이크를 잡았어.”“제가 앞에서 육경서 씨를 쓰레기라고 욕해서 미안해요. 사과할게요. 오늘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맞아요. 제가 경서 오빠 팬인데 저도 오빠가 양다리 걸친 줄로 오해했어요.”“유미나 여우 같은 것이 경서 오빠가 신사란 걸 알고 폭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짓을 벌였어.”“아무리 신사라고 해도 이걸 어떻게 참아요? 현장에서 주먹을 휘두르지 않은 것만 해도 충분히 신사예요.”“여기서 포인트는 경서 오빠가 해명하고 나서야 신주리가 해명했다는 것.”“유미나 팬들 다 어디 갔어? 나와서 계속 떠들어보지 그래?”“...”강력한 증언 앞에서 유미나 팬들은 감히 머리도 내밀지 못했고 혹시라도 연루될까 봐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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