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7화

Penulis: 목련청
지금 강연찬의 마음속은 죄책감과 긴장, 자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혹시라도 남설아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불안하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남설아는 살짝 강연찬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 사람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느껴졌고 그 순간 가슴 한쪽이 찢어질 듯 아팠다. 억울하고 서러움이 복받쳤다.

혼자서 고통과 위험을 감내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강해져야만 했다.

하지만 누군가 다가와 걱정해 주고 안아주는 순간, 간신히 눌러두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마음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이런 감정의 격차에 남설아는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강연찬을 끌어안고 있자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배나은이 떠나던 날, 남설아는 이미 배서준에 대한 모든 사랑과 기대를 내려놨다.

그리고 지금, 어린 시절 좋아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온 이 순간 자신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여전히 헤어날 수 없이 사랑하고 있었고 여전히 그 마음을 제어할 수 없었다.

“울지 마.”

강연찬의 마음은 더더욱 찢어졌다.

남설아의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그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아픔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설아야, 이혼하자. 그 사람은 네가 붙잡을 가치도 없어.”

남설아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배서준은 붙잡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하지만 아직 돌려받아야 할 것들이 남아 있었기에 여기서 멈출 수 없었고 끝까지 가야만 했다.

“선배, 나 지금은 갈 수 없어.”

“내 걸 다 찾아와야 해. 나은이가 그냥 허무하게 죽은 게 되면 안 돼.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

남설아는 눈가가 붉게 물든 채 꼭 참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강연찬을 바라봤다.

상처 입은 토끼처럼 가엾고 순한 눈빛이었다.

강연찬은 원래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그 눈빛을 마주한 순간 모든 결심이 흐트러졌다.

답답한 듯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 진짜 왜 이렇게 고집이 세니. 이제 애까지 있는 사람이 예전보다 더 고집불통이 됐어.”

“원래 난 이런 사람이잖아.”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굿바이 쓰레기   제198화

    “설아 씨, 주원 그룹은 우리 경쟁사야. 그런 경쟁사 사람이랑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건 아무래도 좀 곤란하지 않을까?”서유라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하면서도 마치 다 남설아를 위해서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런 서유라의 모습에 남설아는 씁쓸하게 웃고는 강연찬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그럼 유라 씨는 내 남편이랑 그렇게 가까이 지내는 거 괜찮다고 생각해?”‘남편’이라는 단어에 강연찬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남설아를 바라봤다.눈빛엔 분명한 서운함이 스쳤다.남설아는 그 눈빛을 보며 장난스럽게 윙크를 한번 해 보였다.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강 대표님, 저런 여자 하나 붙잡고 노는 게 재밌어요?”배서준은 냉소를 띤 채 강연찬을 노려보다가 곧 남설아를 향해 시선을 옮기며 날을 세운 말투로 쏘아붙였다.“설마 진짜로 강 대표님이 너한테 관심 있는 줄 아는 거야? 네가 나 배서준의 아내가 아니었으면 강 대표님이 너한테 눈길이나 줬을 것 같아?”“설아가 당신 아내 되기도 전에 난 매일 설아를 봤어요. 아무리 봐도 모자랄 만큼.”강연찬은 망설임 없이 즉시 받아쳤다.애초에 남설아를 먼저 알게 된 건 자기였고 그저 유학을 떠나면서 기회를 놓친 것뿐이다.귀한 사람 데려다 놓고 소중히 여기기는커녕 상처만 주는 배서준 같은 인간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지금부터 내 아내랑 이야기 좀 하려고요. 나가요.”배서준은 문을 열고 노골적으로 쫓아냈다.차가운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 무서울 정도였다.하지만 강연찬은 그런 분위기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오히려 배서준 앞에서 태연하게 남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 먼저 갈게. 맛있는 거 해 올게, 이따가 다시 올게.”“고마워, 선배.”남설아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운 듯한 목소리였다.그 둘 사이의 자연스럽고도 다정한 분위기를 보며 배서준은 속이 뒤틀릴 만큼 질투심이 솟구쳤다.강연찬은 마지막으로 배서준을 향해 손을 한 번 들어 인사했다.“배 대표님, 그럼 아내 분

  • 굿바이 쓰레기   제199화

    남설아는 눈앞에 서 있는 배서준을 멍하니 바라봤다.지금 왜 저렇게 어정쩡하게 굴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흉터 안 남게, 제일 좋은 의사 붙여줄게.”마침내 배서준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 남설아는 비웃음만 나왔고 차갑게 말했다.“그 얘기하려고 미안하단 말 꺼낸 거면 정말 안 해도 돼요.”“너...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배서준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남설아를 바라봤다.예전의 뭐든 순순히 따르던 여자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 알 수 없었다.왜 지금의 남설아는 온몸에 가시만 가득한 사람처럼 변해버린 걸까?남설아를 바라보던 배서준의 눈에 불현듯 옛날 모습이 떠올랐다.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던 그 순한 눈동자도 지금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나는 그냥 할아버지가 준 유산 챙겨서 이혼하고 너랑 끝내고 싶을 뿐이에요. 멀리멀리 떠나고 싶은데 그 말 못 알아들어요?”남설아는 조소를 머금은 눈빛으로 쏘아붙였다.사실 처음부터 그녀가 원하는 건 명확했다.문제는 배서준이 그걸 내놓기 싫어했던 것뿐이었다.그 말에 배서준은 차갑게 받아쳤다.“그건 절대 불가능하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돈은 줄게. 딸 잃은 거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 그 정도면 됐지?”“너...!”남설아는 그 말이 믿기지 않았다.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악랄할 줄은 몰랐다.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남설아는 배서준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그러고는 이를 악물고 쏘아붙였다.“지금 그게 사람 입에서 나올 말이에요? 내 딸? 나은이는 그럼 당신한텐 딸도 아니에요? 당신 같은 인간은... 짐승보다도 못해요!”“내 딸을 죽인 게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 같은 인간이 무슨 아빠예요? 자격도 없어요! 아빠 자격도, 사람 자격도 없다고요!”남설아는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얼굴로 소리쳤다.감정을 완전히 터뜨린 것이다.사실 이런 말을 그녀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다.하지만 꾹꾹 눌러 참아왔고 꺼낼 기회조차 없었다.그런데 오늘 배서준의 말은 그 모든 인내를

  • 굿바이 쓰레기   제200화

    “꺼져!”남설아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비명을 질렀다.배서준이 자기 딸을 ‘불량품’이라고 말한 걸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가 배나은을, 자기 딸을 하나의 ‘제품’처럼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미치게 했다.배서준은 뭔가 더 말하려다 남설아의 등에서 피가 번져 나오는 걸 보게 됐다.순간적으로 마음이 약해졌는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머뭇거리며 손을 뻗어 남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이건 내 잘못이 아니란 걸.”그 말을 끝으로 그는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가버렸다.“이 개자식아!”남설아는 비명을 지르며 병실 안의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 던졌다.그 소리에 배서준의 발걸음이 문밖에서 잠시 멈췄고 얼굴엔 불쾌한 기색이 짙게 드리워졌다.그는 이내 찡그린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진짜, 말이 안 통하는 여자야.”배서준에게 있어 세상에서 중요한 건 오직 ‘자신’뿐이었다.다른 사람은 그저 배경일 뿐이었고 심지어 딸이라는 존재조차도 그러했다.게다가 배나은은 애초에 자신이 원해서 생긴 아이도 아니었다.잠시 후, 강연찬이 도시락을 들고 병실에 들어섰다.그러나 안에 펼쳐진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병실은 난장판이었고 남설아는 방 한쪽 구석에 웅크린 채 몸을 잔뜩 말고 있었다.강연찬은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도시락을 내려두고는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갔다.“설아야, 괜찮아?”그녀를 조심스럽게 일으키려던 순간 강연찬의 손에 뭔가 축축한 게 느껴졌다.내려다본 그는 그대로 얼어붙었다.피였다.“설아야, 너... 왜 그래?”강연찬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급히 방의 조명을 켜자 남설아의 등에 피가 번지고 있는 게 보였다.“괜찮아. 그냥 상처가 조금 벌어진 거야.”남설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눈빛엔 깊은 절망이 담겨 있었다.강연찬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는 사이, 남설아는 갑자기 그를 꼭 끌어안았다.그리고 흐느끼며 말했다.“그 사람... 나은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 죄책감조차 없어. 그 사람

  • 굿바이 쓰레기   제201화

    강연찬은 그 눈빛을 마주하자 도무지 거절하는 말을 할 수 없어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약속할게.”그 말을 들은 남설아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곧이어 참기 힘든 고통 때문에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남설아가 쓰러진 모습을 바라보며 강연찬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었고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물었다. 배서준을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강연찬은 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조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우리 계획을 서둘러야겠어요.”“너무 빨라요.”조성우는 침착하게 대답했다.“연찬 씨, 우리는 기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이 전공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덕목이 뭔 줄 잘 알 거 아니에요. 냉정함이 제일 중요해요.”강연찬은 벽에 기대어 선 채 유리창 너머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남설아를 바라봤다.그는 평소엔 결코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남설아와 관련된 일이면 자꾸만 감정이 앞섰다.다행히도 조성우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한 사람이었고 그의 그런 태도가 강연찬에게도 영향을 주었다.강연찬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이를 악문 채 말했다.“배건 그룹, 반드시 하나도 남기지 않고 통째로 삼켜버릴 겁니다.”“그렇게 될 거예요. 다만 지금은 조금 더 인내가 필요해요.”조성우는 여전히 침착했다.“저도 연훈 그룹을 모조리 삼켜버릴 거예요. 같은 생각입니다.”둘이 손을 잡게 된 건 단지 예전에 함께 연수받았던 인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기에 그들의 관계는 더 견고했다.“근데 성우 씨 너무 태평한 거 아니에요?”강연찬은 살짝 불만을 내비쳤다. 자신은 속이 다 타들어 가는데, 왜 조성우는 저렇게 여유로운 건가 싶었다.조성우는 손에 든 만년필을 굴리며 무심하게 말했다.“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 일에 얽혀 있는 것도 아닌데 제가 급할 이유가 없잖아요.”“성우 씨!”강연찬은 분통이 터졌지만 이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됐어요. 그쪽이랑은 말이 안 통해요.”전화를 끊은 뒤, 강연찬은

  • 굿바이 쓰레기   제202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저도 생각하는 바가 있습니다.”남설아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부부 관계라는 게 원래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잖아요. 하물며 우리 같은 관계는 더더욱 복잡하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절대 헛되게 고통받진 않을 거예요.”예전 같았으면 남설아는 분명히 반격 같은 건 하지도 못하고 묵묵히 참기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젠 남설아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절대 배서준에게 당하고만 있진 않을 것이다.이 말을 들은 한원준은 남설아가 강한 척을 한다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다는 듯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어쨌든 두 분 부부 사이의 일이니까 제가 뭐라고 더 말하기는 어렵네요. 그래도 팀장님이 자신은 꼭 잘 지켰으면 좋겠어요. 더는 다치지 않도록 말이에요.”한원준은 걱정 가득한 눈으로 남설아를 바라봤다.처음엔 배서준처럼 번듯한 사람이 아내를 때리리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막상 일이 벌어지고 보니 충격이 컸다.“원준 씨, 고마워요. 근데 정말 괜찮아요. 일주일 있으면 퇴원할 수 있대요.”남설아는 옆에 두었던 USB를 들어 한원준에게 건넸다.“돌아가면 팀원들 좀 혼내줘요. 계산이 이게 뭐예요? 여기 안에 있는 오류는 전부 표시해놨어요. 이걸 또 틀리면 진짜 제대로 혼낼 테니까 각오하라고 하세요.”남설아는 말을 하다 보니 점점 더 화가 치밀었다.이 정도 기본적인 계산도 제대로 못 한다니, 제대로 혼을 내야 정신을 차리려나 싶었다.그렇게 열정 넘치는 남설아의 모습을 보며 한원준은 비로소 안도했다. 그는 남설아가 정말 괜찮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웃으며 말했다.“알겠습니다. 팀장님의 말씀 확실히 전달하겠습니다.”이래야 남설아다운 모습이었다.“자, 주말인데 좀 쉬어요. 그리고 원준 씨도 계산이 두 개 틀렸더라고요. 돌아가서 다시 해봐요.”남설아는 무섭게 눈을 부라리며 한원준을 쏘아봤다.역시 남설아는 일 얘기만 나오면 정말 무서웠다.그런 남설아를 뒤로하고 한원준은 몇 마디 더 안부를 건넨 후, 아쉬운 듯 여러

  • 굿바이 쓰레기   제203화

    이런 감정은 남설아에게도 처음이었다. 이 순간 강연찬이 자신을 구원하러 온 천사 같았다.그런 남설아의 철없는 듯하면서도 현실적인 모습에 강연찬은 잠시 어이가 없었다.“겨우 밥 좀 먹는다고 이럴 일인가?”“지금 나한테는 이게 최고예요.”남설아는 망설임 없이 젓가락을 들고 한입 가득 밥을 먹기 시작했다. 확실히 병원 식당의 밥과는 차원이 달랐다.강연찬이 준비해온 병원식은 빛깔도 맛도 훨씬 좋았다. 남설아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오빠, 이거 어디서 포장한 거예요? 너무 맛있어요.”“어느 가게에서 음식을 이렇게 담백하겠어? 내가 직접 만든 거야.”강연찬은 웃으며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 음식을 가득 넣어 볼록한 남설아의 볼을 바라보는 강연찬의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너도 알다시피 난 유학을 하러 갔었잖아. 요리 실력 없었으면 유학 생활하기 힘들지.”그 말을 듣고 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밥을 먹었다. 사실 강연찬이 직접 만들어 준 요리를 먹는 건 처음이었다. 역시나 맛있었다.남설아는 고개를 들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오빠 이 정도 요리 실력이면 유학하면서 인기 많았겠네요.”“내 요리 실력, 너도 만족해?”강연찬이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남설아는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완전 만족이요.”그때, 천기준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안에서 즐겁게 웃으며 식사 중인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자신이 들고 온 도시락이 괜히 부담스럽게 느껴졌다.잠시 망설이던 그는 결국 문을 두드리고 병실 안으로 들어와 남설아에게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대표님이 음식 배달시키셨어요.”그러고는 들고 온 도시락을 책상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남설아의 눈치를 보며 덧붙였다.“지금 제가 여기 오는 게 좀 아닌 것 같다는 거 저도 알아요. 근데 어쩔 수 없었어요. 저는 그냥 월급을 받고 일하는 처지라서요.”요즘같이 험난한 취업 시장에서 천기준은 이 일자리 하나가 너무나 간절했다. 그렇게 눈치 보며 서 있는 천기준을 보자 남설아

  • 굿바이 쓰레기   제204화

    남설아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말했다.“이 일로 화내는 거라면 그럴 가치 없어요. 이런 상황은 예전부터 익숙해졌어요.”바로 그런 익숙함이 강연찬을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는 무심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뺨을 살며시 쓰다듬었다.“많이 힘들었겠다.”“이미 지난 일이에요.”남설아는 그의 손을 살짝 피하며 웃어 보였다.예전의 남설아가 고통스러웠던 건 배서준을 좋아했던 것도 있고 사랑하는 나은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은이도 세상에 없고 배서준에 대한 감정도 이미 바닥나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이제부터 고통받을 사람은 썩어빠진 그들뿐일 것이다.그렇게 억지로 괜찮은 척하는 남설아를 보며 강연찬은 마음이 아파하며 말했다.“그럼 푹 쉬어. 나 먼저 갈게.”“잠시만요. 이따가 나랑 같이 가요. 남도일 씨 보러 가고 싶어요.”남설아는 서둘러 밥을 마저 먹고 반짝이는 눈으로 강연찬을 바라보았다. 원래 가려고 했던 일이었지만 이것저것 겹쳐 미뤄졌던 참이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조용히 다녀오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이다.강연찬은 그 말을 듣자마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안 돼. 너 지금 몸 상태로는 함부로 나돌면 안 돼. 의사도 분명히 말했잖아.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 된다고.”“좀 통증이 느껴지는 것뿐이에요.”남설아는 덤덤하게 웃었다.“피부에 난 상처일 뿐이잖아요. 죽을병 아니잖아요.”이젠 남설아도 더는 예전의 연약한 소녀가 아니었다. 죽지 않을 고통은 그냥 견디면 그만이었다.“남 팀장님은 나중에 가는 게 어때요?”천기준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남설아를 바라봤다. 하지만 남설아의 태도는 단호했다.“내 성격 알잖아요. 지금 데리고 가든지, 아니면 나 혼자 몰래 가든지 둘 중 하나야.”천기준은 이렇게 고집 센 남설아는 처음이었다.그는 배서준 곁에서 오래 일하면서 남설아를 그저 감정 없는 완벽한 로봇처럼 생각하고 있었고 한 번도 그녀에게서 이렇게 뚜렷한 개성과 고집을 느낀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의 남설아는 완

  • 굿바이 쓰레기   제205화

    남설아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눈가가 살짝 붉어졌다.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바로 눈앞에 있는 그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이 각도에서 보면 사실 강연찬의 얼굴은 배서준과 거의 똑같았다. 예전에 배서준을 처음 봤을 때, 첫눈에 바로 빠져들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나 닮은 그 얼굴에 그 누가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그녀의 손길을 느낀 강연찬은 천천히 걷고 있던 발걸음을 더 조심스럽게 옮겼다.“아파?”“네, 아파요.”남설아는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 그녀의 등은 불타오르는 것처럼 아팠고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아픈 건 가슴 한가운데였다.그러더니 갑자기 강연찬의 품속으로 얼굴을 파묻으며 그를 꼭 끌어안았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저 이 소중하고도 드물게 찾아온 평온을 잠시나마 느끼고 싶었다.한편, 천기준은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이 상황에서 자기가 어찌해야 할지 잠시 판단이 서지 않았다.조금 고민하다가 결국 자리에 앉아 배서준이 시킨 도시락을 하나하나 씹어먹었다. 그리고 다 먹은 뒤 천천히 회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오전 내내, 배서준은 정신이 딴 데 팔려있었다. 서유라와 점심을 먹는 중에도 음식 맛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서유라는 예민한 성격이라 그런 그의 변화를 바로 눈치챘다. 그녀는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서준아, 무슨 일이야? 혹시 프로젝트 때문에 그래?”“아니.”배서준은 시선을 옮기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의 차가운 반응에 서유라는 씁쓸했다.요즘 들어 배서준이 자신에게 건네는 말투가 항상 이렇게 냉담하고 무심했다. 이런 변화는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서유라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말했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괜히 입을 놀린 바람에 네가 설아 씨랑 싸우게 됐잖아. 설아 씨 지금 어떤지 모르겠지만 서준아, 이번에는 네가 좀 심했어. 한 번쯤은 보러 가야 해.”배서준은

Bab terbaru

  • 굿바이 쓰레기   제242화

    “확실해?”“확실하지.”예전 같았으면 남설아는 분명 서유라와 배서준 사이를 몹시 신경 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남설아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더 이상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은 그녀에게 더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들이 생겼기 때문이다.그 말에 송우민 쪽은 한동안 침묵에 빠졌다. 그렇다고 전화를 끊지도 않았다. 전화기 너머로는 그의 숨소리만 조용히 들려올 뿐이었다.그제야 남설아도 자신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음을 깨달았고 약간 민망해진 듯 얼굴을 붉혔다. 그러다 작게 말했다.“사실 안 간다는 게 아니라 지금은 몸이 좀 안 좋아서... 침대에서 못 내려와.”“오기 싫으면 말고!”송우민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지만 곧이어 남설아의 핸드폰엔 주소가 적힌 문자가 도착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송우민은 겉으론 그렇게 쌀쌀맞게 굴어도 사실은 정반대의 사람이란 걸.말은 그렇게 해도 몸은 솔직한 타입이니 말이다.잠시 고민하던 남설아는 결국 침대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갈비뼈 두 대가 부러지긴 했지만 완전히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몰려올 뿐이었다.온몸의 힘을 다 짜내 겨우 도착한 약속 장소는 한 카페였다.송우민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고 휠체어에 앉은 남설아를 보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본 순간 괜히 마음속에 묘한 우쭐함이 피어올랐다.그는 가볍게 웃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안 온다더니?”“우리 민이가 나한테 그렇게 잘해주는데... 어떻게 안 오겠어. 와야지.”“말은 왜 그렇게 많아?”괜히 얼굴이 조금 붉어진 송우민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봤다.사실 몇 번의 대면 끝에 남설아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송우민은 주변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미친놈도, 위험한 사람도 아니었다.그저 세상에 떠밀려 극단으로 몰린 한 명의 젊은 청년일 뿐,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만 하면 그는 분명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 굿바이 쓰레기   제241화

    정애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그대로 성큼 다가가 유라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너희가 왜 오래도록 아이가 없는지 이상하다 했지. 결국 네가 안 낳겠다는 거였구나! 이 못난 것아!”정애리는 이를 악문 채 유라를 노려봤다. 마치 눈앞에 있는 사람이 친딸이 아니라 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너희 사이에 아이 하나만 있었어도 비록 같이 살지 않더라도 적어도 너희만의 끈은 남았을 거야. 그럼 넌 평생 외롭지 않았을 거고 네 동생도 애썼을 필요 없었지. 누나이면서 어떻게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니?”“도현이, 도현이! 엄마 입에서 나오는 건 맨날 도현이뿐이에요. 내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이라도 신경 써본 적 있어요? 내가 죽든 살든 얼마나 힘들게 버텼는지는 전혀 관심도 없었잖아요! 엄마한테 자식은 도현이 하나뿐이고 난 아예 없는 거예요?”서유라는 끝내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여 울부짖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더는 참을 수 없었다.서도현은 두 사람의 끝없는 말다툼을 바라보다 못해 답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엄마, 누나가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잖아요. 그리고 오늘 일은 원래 누나 잘못도 아니에요.”그 말을 들은 서유라는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사실 서유라가 그동안 서도현에게 잘해준 건 가족이라서가 아니었다. 그냥 자신이 좋아서였고 서도현도 진심으로 누나를 아껴줬기 때문이었다. 비록 서도현은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지만 누나를 향한 그 마음만큼은 늘 진실했다.서유라는 서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도현아, 누가 너 때린 거야?”“송우민.”서도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대답했다.“송우민이랑 남설아가 뭔가 수상해. 둘이 좀 친해 보이더라고.”그 이름을 듣는 순간 서유라는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저번에도 돈은 받아놓고 아무 일도 안 하더니 이번엔 아예 내 동생을 건드린 거야? 도대체 이 인간은 무슨 꿍꿍이야?’서유라는 바로 전화를 꺼내 송우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대신 문자로 주소 하나가 왔다.그 주소를 한참

  • 굿바이 쓰레기   제240화

    “대표님,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위화 그룹 프로젝트입니다. 기술팀은 지금 완전히 중심을 잃었는데 어떻게 하시겠어요?”천기준은 아예 화제를 바꿨다.지금은 이런 사적인 감정싸움이 중요한 게 아니었고 진짜 중요한 건 회사의 일이었다.“기술팀이 그렇게 무너질 팀 아니야. 한원준이 알아서 잘 이끌 거야.”배서준은 무심하게 말했지만 이어지는 말은 또다시 불쑥 감정이 튀어나왔다.“남설아, 진짜 가만히 있는 법이 없지. 병원에 있으면서도 남자 꼬시는 걸 잊질 않네.”말을 하다 보니 배서준은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걸 지켜보던 천기준은 이제야 확실히 알겠다는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진짜 가망 없는 사람이네. 깊은 물에 빠진 아이랑 똑같아.’천기준은 씁쓸하게 웃으며 돌아섰다.이 이상 여기 머물며 괜히 그의 화풀이를 당할 이유는 없었다.“매일 최고급 도시락으로 챙겨. 마치 우리 배씨 집안이 걔 밥도 못 먹여주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되니까.”배서준은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지시했다.천기준은 그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남자 자존심, 그 한 가지 때문이었다.굳이 말로 하지 않고 천기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가장 비싼 프리미엄 도시락 업체 몇 군데를 찾아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한편, 병원에서는 서도현이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눈을 뜨자마자 놀란 기색이 역력해진 그는 곁에 있던 엄마 정애리를 보고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엄마... 으악! 아파!”“이 쓸모없는 놈, 대체 뭘 한 거야! 내가 뭐라고 했어? 남설아한테 본때를 보여주라고 했지! 근데 걔는 멀쩡하고 너만 반쯤 죽어왔잖아! 도대체 할 수 있는 게 뭐야?”서유라는 동생을 보자마자 쏘아붙였다.그녀는 예전부터 동생이 자기 발목만 잡는다고 여겼다.지금 배서준의 마음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서유라는 그 마음을 붙잡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붓고 있는데 이렇게 사소한 일 하나도 못 해내는 동생을 보자 더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겠어.’“이

  • 굿바이 쓰레기   제239화

    강연찬은 남설아가 이렇게 이성적으로 굴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며 처음엔 화가 났다가 이내 안쓰러움이 몰려왔다.그는 알고 있었다. 남설아가 학교 다닐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그녀는 결코 이렇게 맥없는 사람이 아니었다.지금 이렇게 조심스럽고 둥글둥글해진 건 분명 배서준에게 시달리며 오랜 시간 자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강연찬은 코코에 대한 공포를 억지로 참아가며 다가갔다.그러고는 조용히 남설아를 안아 올려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너는 굳이 참고 살 필요 없어. 하고 싶은 거 해. 하고 싶은 대로 살아.”남설아는 순간 당황스러웠다.하지만 알 수 없는 따뜻함과 감동이 가슴을 밀려왔다.그녀는 천천히 강연찬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알아. 해결책은 개요 형태로 정리해뒀어. 돌아가서 보면 될 거야.”“설아야, 지금...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진짜 그것뿐이야?”강연찬은 약간 서운한 얼굴로 남설아를 바라봤다.“지금 하고 싶은 말이 일 얘기밖에 없어?”그 말에 남설아는 강연찬의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사실 다시 그를 만난 순간부터 남설아는 알고 있었다.이 사람 마음속엔 여전히 자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걸.하지만 그걸 안다고 해서 뭘 어쩔 수는 없었다.지금 그녀는 배서준의 아내이자 배나은의 엄마였다.이미 둘은 너무 많은 걸 지나쳐왔고 지금의 자신은 강연찬을 감당할 자격조차 없다.그녀는 차마 그의 눈을 바라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더니 작게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선배, 미안해. 난 자격이 없어.”강연찬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무슨 자격이 없어. 너는 최고야. 언제나 최고였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그런 확신에 찬 말, 그런 진심 어린 인정, 그건 배서준이 단 한 번도 그녀에게 해준 적 없었던 말이었다.남설아는 오랫동안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했고 지금 그 말이 눈앞에 와 있었지만 정작 손을 뻗을 수가 없었다.그저 고개를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말할 뿐이었다.“부탁이야. 날 밀어붙이지 마. 제발.”“그래. 안 밀어붙일게. 기다

  • 굿바이 쓰레기   제238화

    “코코야, 아이구, 엄마 보물,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코코도 남설아를 보자마자 너무 반가운 듯 그녀 곁을 왔다 갔다 하며 몸을 비볐다.입으로는 계속해서 야옹야옹 소리를 내며 애정을 표현했다.강연찬은 한참 떨어진 거리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코코와는 철저히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남설아를 향해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거... 너 탕수육 안 먹을 거야?”그제야 남설아도 생각났다.강연찬이 동물을 무서워한다는 걸.코코를 품에 안은 채 남설아는 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선배, 와서 한 번 만져봐. 코코 진짜 순하고 얌전해.”딱 봐도 요즘 장숙자가 코코를 얼마나 잘 돌봐줬는지 느껴졌다.처음 데려왔을 땐 꾸깃꾸깃한 털 뭉치였는데 지금은 반질반질 살찐 귀요미가 돼 있었다.강연찬은 최대한 코코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도시락을 남설아 맞은편에 조심스럽게 내려놨다.그러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진짜 난 무서워.”“알겠어.”남설아는 아쉬운 듯 눈을 떨궜다.코코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그녀는 자신이 준비해온 USB를 꺼내어 강연찬에게 던져줬다.“선배가 말한 그 보안 허점은 이미 해결했어. 그런데 말이지, 내가 이보다 더 큰 문제를 발견했어. 선배 쪽 설계안 진짜 완벽하긴 해. 근데 비용 조절이나 유지보수는 고려한 거야?”남설아는 도시락을 열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그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정말 수준급이었다. 업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지만 예산이나 사후 관리 측면은 너무 간과한 게 보였다.강연찬도 그 말을 듣고는 순간 멈칫하더니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연히 비용 계산까지 했지. 이 정도 성능을 내려면 이만큼은 써야 해.”“선배 돈 많아?”남설아는 탕수육을 한 입 베어 물며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난 강 회장님이 선배가 밖에서 이런 일 하는 거 되게 싫어하는 거로 아는데? 지원은커녕, 회사 빨리 망해서 집안일 물려받으라고 하시지 않아? 도움은커녕 방해만 안 해도 감지덕

  • 굿바이 쓰레기   제237화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결혼이 아무리 중요해도 지금 상황보단 안 급하잖아?’강연찬은 자포자기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진영을 보고는 슬쩍 웃음을 지었다.그러고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건 걱정 안 해도 돼. 다 계산하고 있어. 이미 이 일은 설아한테 맡겼거든. 오늘 저녁에 밥 가져갈 때쯤이면 좋은 소식 있을 거야.”“뭐라고요?”서진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충격을 받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강 대표님, 지금 본인이 무슨 짓 하고 계신지 아세요? 우린 배건 그룹이랑 경쟁 관계예요! 지금 이건 명백한 회사 기밀 유출이라고요! 저 진짜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어요!”이렇게 심각하게 말하는 서진영을 보며 강연찬은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더니 침착하게 말했다.“그건 걱정 안 해도 돼. 그 사람은 절대 날 배신하지 않아. 우리가 배건 그룹과는 경쟁 관계지만 남설아와는 협력 관계야. 이 정도는 너도 알잖아?”“네가 날 걱정해서 그러는 건 알아. 그리고 설아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어. 근데 그 사람 실력은 진짜 최고야. 싫어한다고 해서 그 사람 능력까지 부정할 순 없잖아? 감정 때문에 일 그르치면 안 되지. 안 그래?”강연찬은 마치 설교하듯 간곡하게 말했다.서진영은 그런 강연찬을 보며 기가 막혔다.‘지금 일에 감정을 끼워 넣는 건 도대체 누군데 그래? 누가 지금 사적인 감정으로 회사를 망치고 있는 건데?’“강 대표님, 정말 그 사람 믿으시는 거예요?”서진영도 결국 진지해졌다. 눈빛은 날카롭고 단호했다.서진영이 보기엔 남설아와 배서준이 아무리 사이가 틀어졌다 해도 결국은 법적으로 부부였다.즉, 이익 공동체란 말이다.그런 상황에서 강연찬의 행동은 말도 안 되게 어리석은 짓이었다.하지만 강연찬의 마음엔 그런 의심조차 없었다.남설아를 향한 그의 믿음은 절대적이었다.“믿어. 그 사람은 날 배신하지 않아.”그 순간, 서진영은 모든 걸 포기한 듯한 눈빛이 되었다.이젠 아무리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그는 자리에서 벌떡

  • 굿바이 쓰레기   제236화

    “서유라 씨가 저보고 개래요. 대표님은 말리지도 않고 오히려 저를 때리려고 했어요.”천기준은 말할수록 억울함이 북받쳤다.명문대 출신에 수년간 배서준을 따라 일해 왔건만 돌아오는 건 모욕뿐이라니, 그것도 제대로 된 사과나 공정한 대우조차 받을 수 없다니.‘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일하는 사람도 사람인데, 감정도 있고, 자존심도 있는데!’“뭐요?”남설아는 그 말을 듣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설마 이런 이유였단 말이야? 진짜로 이 일 때문이었어?’배서준은 지금 서유라한테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였다.이젠 이성이 마비됐는지 자기 옆에서 가장 오래 함께한 사람을 모욕하는 걸 그냥 두고 보질 않나?진짜 머리에 뭐라도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아니, 분명 어딘가 고장이 난 게 틀림없었다.“걱정 마요. 이번 일은 내가 기억해둘게요. 언젠가 꼭 되갚아줄 겁니다.”“지금 당장 회사 최근 5년간의 핵심 자료가 필요해요. 구할 수 있어요?”이미 서로 손을 잡기로 한 이상 남설아는 더는 멋쩍게 굴 필요가 없었다.이젠 파트너이니 필요한 건 당연히 요구할 수 있었다.천기준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구할 수 있어요. 시간이 조금 필요하긴 한데 내일 밤까지 드릴게요.”이렇게 말하고 일어선 천기준은 망설이다가 남설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저 이제부터 설아 씨 편이에요. 그 말은 곧 배 대표님을 배신하겠단 뜻이죠. 모두가 배신자를 어떻게 보는지 저도 잘 알아요. 그리고 설아 씨도 목적 달성하면 절 옆에 두지 않을 거란 거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전 돈이 필요해요. 멀리 떠나서 새 인생 시작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이요.”사실 남설아는 이런 식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더 좋았다.뒤에서 어정쩡하게 기회만 노리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나았다.결국 남설아가 웃으며 말했다.“200억. 일 끝나면 200억 줄게요. 멀리 떠나서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예요.”“감사합니다, 남 대표님!”천기준은 얼굴에 희색이 돌았다.솔직히 처음엔 남설아 성격상 많아야 몇억을

  • 굿바이 쓰레기   제235화

    바보도 아닌데 서유라가 천기준의 말에 담긴 냉소와 비아냥을 못 알아챌 리 없었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천 비서님은 그냥 서준이 옆에 붙어 다니는 개일 뿐이잖아요! 근데 감히 나한테 이빨을 드러내요? 일하기 싫어진 모양이죠?”그러자 천기준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무표정하게 대꾸했다.“죄송합니다, 서유라 씨. 저는 배 대표님의 개가 아니라 비서거든요. 개가 좋으시면 대표님께 새로 한 마리 사달라고 하시죠.”서유라는 천기준이 이렇게까지 대들 줄은 꿈에도 몰랐는지라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대로 뺨을 올려쳤다.하지만 천기준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그는 그녀의 손목을 단번에 붙잡고 차갑게 말했다.“서유라 씨, 선은 지키시죠.”그 순간 병실에 들어선 배서준이 이 장면을 보자마자 성큼 다가와 천기준을 가로막았다.그러고는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대표님, 서유라 씨가 제 뺨을 때리려 했습니다.”천기준은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했고 곧 그녀의 손목을 놓으며 덧붙였다.“전 단지 제 몸을 방어했을 뿐입니다. 공격할 생각은 없었습니다.”서유라는 억울함과 분노에 눈이 뒤집힌 채로 배서준에게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서준아, 난 진짜 때리려던 게 아니었어... 하지만 저 사람이 계속 날 모욕했어. 내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왜 모두가 나한테 이래?”천기준은 이런 ‘울고 떼쓰고 매달리는’ 전형적인 서유라의 방식에 익숙했기에 담담하게 받아치듯 말했다.“병원 CCTV는 음성까지 녹음됩니다. 정말 억울하시다면 언제든지 확인하시면 됩니다.”이 말에 서유라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저 배서준 품에 안긴 채 흐느끼는 것 외엔 더 할 말이 없었다.배서준도 바보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굳이 깊이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다.한 명은 자신이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여자, 한 명은 오랜 시간 곁을 지켜온 비서.두 사람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배서준은 천기준의 이마를 살짝 손가락으로

  • 굿바이 쓰레기   제234화

    “비켜!”배서준은 고함을 내질렀고 눈빛은 이미 싸늘하게 돌아서 있었다.하지만 간병인 안경희는 배서준이 누군지도 몰랐기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말했다.“이봐요, 전 제 환자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어요. 나가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습니다.”“아주머니, 괜찮아요. 나가 계세요. 이 사람 제 남편이에요.”‘남편’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 남설아의 말투에선 명백한 비웃음이 묻어났다.그 말을 들은 안경희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남설아를 돌보며 봐왔던 남자는 언제나 강연찬이었고 이 무서운 얼굴의 남자가 남편이었다는 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이렇게 험악하게 구는 남편이라니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걱정스러운 얼굴로 남설아에게 물었다.“정말 경찰 안 불러도 괜찮아요?”“괜찮아요, 나가 계세요.”남설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안경희의 손등을 살며시 눌렀다. 진정시키려는 듯한 동작이었다.안경희는 코웃음을 치고 배서준을 노려보았다.“나 문 앞에 서 있을 거니까 손끝 하나라도 대 봐요, 바로 신고할 테니까! 멀쩡하게 생겨선 아내 때리는 놈이라니, 에잇!”그러고는 어깨로 배서준을 밀치며 씩씩하게 병실 밖으로 나갔다.안경희에게 호되게 당한 배서준의 얼굴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그런 모습을 보며 남설아는 참지 못하고 속으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배서준 같은 사람한테 저런 대접은 평생 처음일 게 분명했다.“서준 씨, 지금 당신 꼴 좀 봐요. 진짜 미친 사람 같아요.”남설아는 몸을 조금 옆으로 틀어 가능한 한 그와 거리를 뒀다.“도대체 뭐 하려는 거예요?”“딱 하나만 묻겠어. 송우민이랑 아는 사이야?”배서준은 이를 악물고 남설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표정 하나하나를 다 읽어내려는 듯 의심과 긴장이 얽혀 있는 눈빛이었다.결혼 후 이렇게까지 그녀를 바라본 건 처음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시선 안에서 다른 감정이 느껴졌다.남설아는 그 눈빛을 마주하며 역겨움을 느껴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모르는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