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떠올린 오부라은은 감격에 겨운 얼굴로 염구준을 향해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혔다. 그러다가 옆에 있던 손가을을 보고는 물었다.“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분이 바로... 사모님?”꽤 똑똑한 청년이다!“추억을 회상하려고 오늘 찾아온 게 아니야.”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너에게 부탁 하나 할까 하는데 괜찮지?”명색의 전신전, 절대 전신이 ‘부탁’이라고 하고 있다. 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일인가!동시에 밀려오는... 공포!“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제가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깜짝 놀란 오부라은은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님을 위해 힘을 쓸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그러니 마음껏 지시하세요.”무릎을 꿇었다!오부라은의 행동에 모두가 입이 떡 벌어졌다. 손가을마저도 너무 예상 밖이었다. 염구준이 그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공손한 것은 알겠으나 무릎까지 꿇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너무 놀라운 일이다!“방금 말했듯이 사소한 일이야.”염구준은 손사래를 쳤고 보이지 않는 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오부라은을 부축하며 말했다.“약 15분 전에 삼죽문의 주인 딸, 왕서희가 납치되어 황혼대로에 왔는데 아직까지 행방불명이야.”“10분내로 왕서희의 행방을 찾을 수 있겠어?”염 선생이 지시한 것이니 할 수 없어도 반드시 해내야 한다.“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세요.”오부라은은 허리를 굽히고는 몸을 돌려 카지노의 군중들을 향해 소리쳤다.“5분 줄 테니 서희 아가씨의 위치를 파악한다! 빨리 움직여!”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지노에 있던 사람들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빛의 속도로 움직였다. 그들은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가 하면 재빨리 밖으로 뛰쳐나가며 각자 책임진 구역으로 달려갔다.황혼대로는 그들의 구역이다.살아있는 인간을 찾는 데에 기껏해야 3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한편, 라은 카지노에서 약 5 km 떨어진 어느 한 버려진 낡은 맥주 공장 창고.검은 천에 눈이
오정형이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왕서희의 굴곡진 몸매를 훑으며 말했다.“진 도련님한테 연락하고 올 테니, 죽지 않게 적당히 다뤄. 우리도 한참 즐겨야지!”그 말을 끝으로 그는 진서호에게 전화 걸기 위해 창고 밖으로 나갔다.“큭큭!”거구의 남자 일곱 명이 침을 질질 흘리며 왕서희를 향해 다가왔다. 그중 몇몇은 이미 허리띠까지 푼 상태였다.“아가씨, 너무 무서워할 거 없어. 이 오빠가 금방 즐겁게 해줄게!”왕서희는 창고 끝자락에 눈물범벅인 채 몸을 덜덜 떨었다. 남자들이 점차 거리를 좁히며 다가왔다. 하지만 그녀는 손과 발이 묶여 있는 것도 모자라, 입에도 천이 물려 있어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나부터 할게!”“아니, 나부터 해야지! 아까 형님과 먼저 상의한 것도 난데!”“자, 자. 급할 거 없어. 충분히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즐겨보자고! 좀 이따가 형님이 통화 마치고 돌아오면 먼저 좀 맛보게 해주자!”일곱 거한이 서로 앞다투어 왕서희에게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이때, 이성을 유지하고 있던 한 명이 창고 밖에서 통화하고 있던 오정형을 떠올리곤 외쳤다.“형님, 통화 아직 멀었습니까? 형님부터 즐기시라고 자리 남겨뒀습니다!”그 시각 오정형은 아직 한참 통화 중이었다.“진 도련님!”진서호가 전화를 받자마자 오정형은 곧바로 상황을 전하며 굽신거렸다.“왕서희는 무사히 납치했어요. 대외적으로는 염구준이 한 걸로 발표했으니까, 왕종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적은 적으로 무찌른다! 오정형은 진서호의 음모에 따라 왕서희를 납치한 죄명을 모두 염구준에게 뒤집어씌울 준비를 마쳤다. 염구준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삼죽문 전체를 이길 수 없을 터, 그는 해명할 틈도 없이 왕종서와 삼죽문 제자들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진서호는 그 순간이 너무나 기대되었다. 모든 계획이 착착 잘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염구준이 죽었다는 소식만 기다리면 됐다.“잘했어.”진서호가 칭찬과 함께 살기 가득한 표정으로 덧붙였다.“염
왕서희가 울며불며 용서를 구하는 사이, 오정형은 벌써 허리띠를 풀고 욕망 풀 준비를 마쳤다.“고분고분하게 나오지 않겠다면, 거칠게 다뤄질 각오해야할 거야! 거기 너, 이 년 옷 벗겨!”그러자 즉시 거한 중 한 명이 히죽거리며 왕서희의 옷깃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옷이 찢기기 직전, 쾅 하고 귀가 터질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굳게 닫혀 있던 창고문이 폭탄을 맞은 듯 산산조각 났다. 창고 안은 부서진 문 조각들과 먼지들로 뿌옇게 변했다.“이런 젠장!”오정형은 갑작스러운 굉음에 제대로 상황을 확인하지도 못하고 호통쳤다.“감히 이 중요한 순간에 나를 방해하다니! 누구든 상관하지 말고 당장 족쳐라!”그러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이 얼굴을 굳히며 주변에 있던 무기들을 집어 들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깨진 유리병, 어떤 이는 쇠 갈고리, 그것마저 없는 이들은 맨주먹으로 서서히 먼지가 걷히고 있는 창고 입구로 향했다.그런데 이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왕서희 씨, 눈 감으세요.”자욱한 먼지 너머 어딘가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앞으로 벌어질 일은 여자가 보기엔 좀 잔인할 수 있어요.”‘이 목소리의 주인은… 설마 염구준?’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린 오정형은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왕서희를 뒤로 끌어안으며 품고 있던 단도를 그녀의 목에 겨누었다.먼지 때문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오정형은 목소리의 주인이 염구준임을 확신했다. 진서호가 죽도로 증오하는 남자,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 염구준!“염, 염 선생님….”두려움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왕서희는 목에 칼이 겨눠진 상황에도 왠지 모르게 자신은 죽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애써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염구준을 향해 소리쳤다.“두렵지 않아요. 염 선생님이 온 이상, 전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요!”‘그렇다면… 잘됐군.’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창고 안으로 걸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구의 남자들과 맞닥뜨리기 일보 직전, 그의 얼굴엔 일말
아무리 세상이 넓고 강자는 많다고 하지만, 염구준도 그에 해당될 줄이야… 오정형은 그가 인간이 아니라 사신 또는 악마처럼 보였다.“오정형.”염구준이 서서히 오정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에 찰박찰박하고 피 웅덩이가 밟혔다. 하지만 염구준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죽음이 두려운가? 하지만 죽지 않는다고 해서 과연 너에게 평온한 삶이 주어질 것 같으냐? 자, 네가 직접 선택해 봐. 죽음이냐, 아니면 삶이냐.”죽음 아니면 삶, 오정형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만약 여기서 삶을 선택한다면, 차라리 죽음을 바랄 정도로 고통스러운 삶이 주어질 것이라 염구준은 경고하고 있었다.“누, 누, 누가… 겁먹을 줄 알고!”오정형이 몸을 떨며 왕서희의 목을 겨누고 있는 단도를 더 날카롭게 그러쥐었다.“내 손에 인질이 있다는 걸 잊지 마! 이 칼 안 보여? 함부로 움직이면 당장 이년의 목을 그어버릴 거야! 난 절대로 혼자 죽지 않아!”‘혼자 죽지 않겠다라, 가소롭군!’오정형의 협박에도 염구준은 전혀 흔들림이 없이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사느냐 죽느냐, 선택하지 못하겠다면 내가 대신 결정해 주지. 내 선택은….”펑! 염구준은 말을 끝맺지 않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주변의 공기가 진동하며 갑자기 무형의 기운이 폭발했다. 창고 안이 요동치며 동시에 오정형의 양팔이 무언가에 짓이겨진 듯 뭉개졌다.오정형의 팔은 쥐고 있던 단도와 함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지며 허공에 흩뿌려졌다. 하지만 옆에 있던 왕서희에겐 어떠한 타격도 피도 튀기지 않았다.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무형의 장벽이 그녀를 단단히 감싸 안으며 보호했기 때문이다. “안 돼, 안 돼! 아아악!”두 팔이 부서지는 고통과 함께 오정형은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울부짖었다.“염구준, 이 악마 같은 놈아! 어디 죽일 테면 죽여! 난 악귀가 되어서 평생 널 따라다니며 괴롭힐 테니! 진 도련님도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손가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염구준을 부르며 다가왔다. 다행히 그는 무사해 보였다. 하지만 곧 바닥에 흩뿌려진 핏자국들과 바닥에 쓰러져 있는 왕서희를 발견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저분이 왕서희 씨?”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계속 밧줄에 묶인 채로 있어서 몸이 마비되었을 거야.”그리고는 부탁한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덧붙였다.“가을아, 넌 일단 왕서희 씨 부축해 나가 있어. 여기는 내가 마무리 지을게.”손가을은 잠시 망설였지만, 바닥에서 발광하는 오정형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지체 없이 창백한 안색의 왕서희를 부축해 창고를 나섰다.이제 창고에는 오정형과 염구준, 그리고 오부라은과 그의 형제들만 남게 되었다.이때, 오부라은이 앞으로 나서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정형을 향해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렸다.“제가 왕 선생님을 대신해, 이 개자식을 밤낮으로 울부짖게 만들겠습니다!”염구준은 오부라은의 태도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오정형을 향해 말했다.“죽음은 사치지. 넌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거야!”그 말을 끝으로 염구준은 오부라은을 향해 가볍게 손짓했다.“저놈의 다리와 허리를 부러뜨려 진씨 가문으로 돌려보내. 그리고 진서호에게 내가 보낸 선물이라고 꼭 전해주고! 절대로 거절할 수 없게 해!”왕서희를 납치하라고 지시하다니, 이건 염구준의 역린을 건드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절대로 진서호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오정형은 그 시작을 알리는 지표였다.오부라은은 망설임 없이 오정형에게 다가가 두 다리와 중심 부위를 으스러뜨렸다. 오정형은 반항할 틈도 없이 고통에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지금 바로 이 쓰레기를 진씨 가문으로 보내!”약 20분 후, 봉황국 동북 교외에 있는 진씨 가문 정문.번호판을 달지 않는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진씨 가문 정문을 지나가며, 쓰레기봉투처럼 보이는 것을 툭 던지고 빠르게 모습을 감췄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경호원은 미처 반
앨리스가 아무리 총명해도 엘 가문의 힘만으로 김웅신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그 얘긴 그만하고 네 얘기나 좀 해봐.”진무석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서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엔 아직도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었다. 진무석의 미간이 사정없이 찌푸려졌다.“앨리스가 주최했던 연회장에서 네가 뺨을 맞았다는 소문이 돌던데, 사실이야? 도대체 누가 감히 널 때려?”그 말에 진서호는 연회장에서 염구준과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아직도 뺨이 얼얼하게 아리는 듯했다. 화가 다시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아버지, 안 그래도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손씨 그룹 규모가 생각했던 보다 더 큰 것 같아요….”“큰일 났습니다!”그런데 이때, 진서호의 말을 자르며 경호원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가주님, 도련님, 오정형이 누군가에게 당해 폐인이 되었습니다. 팔과 다리는 물론 남자의 급소까지 잘린 채 돌아왔습니다!”그 말에 진무석과 진서호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여기요. 여기!”이어서 경호원 세명이 검은색 쓰레기봉투를 헐떡이며 거실에 내려놓았다. 곧이어 버러진 쓰레기봉투 안에서 고약한 악취와 피범벅이 된 살갗이 보였다.동시에 진무석과 진서호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이토록 잔인한 수법이라니, 부자는 등골이 오싹해졌다.오정형은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이대로 병원에 이송된다고 하더라도 살아남기 어려워 보였다. 아니,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폐인이 될 게 뻔했다. 진씨 가문에 폐인이라니, 필요 없는 존재였다. “내다 버려! 알아서 죽게 내버려둬!”진서호가 경멸이 담긴 표정으로 오정형이 담긴 쓰레기봉투를 바라보며 경호원에게 명령했다.“오정형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내가 보낸 사람들은 다 어디 있어?”그 말에 잠시 망설이던 경호 대장이 아래 사람들에게 얼른 오정형을 내보내라고 손짓했다. 그런 다음, 조용히 진서호의 질문에 대답했다.“좀 전에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저택 입구를 지나면서 오정형을 버
한참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진서호가 결심한 듯 어딘가로 연락을 넣었다. 그리고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바로 본론을 꺼냈다.“이번에 좋은 건수가 있는데, 성공하면 이천억 줄게. 어때, 할 수 있겠어?”이천억인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총황션은 내용도 듣지 않고 크게 웃으며 곧바로 수락했다.“당연하죠. 말씀만 하십시오. 사례금이 이천억인데, 무엇이든 못할까요? 안 돼도 되게 해야죠!”진서호와 총황션이 통화하는 그 시기, 염구준은 손가을 등을 데리고 다시 호텔 객실로 돌아왔다. 염구준과 손가을이 머물고 있던 로열 스위트룸은 매우 컸기에 충분히 모든 인원을 수용했다. 손가을은 객실로 돌아오자마자 왕서희를 데리고 욕실로 향했다. 갑작스러운 납치에 매우 놀랐을 텐데, 뜨거운 물에 몸을 불리다 보면 긴장이 조금 풀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염 선생님, 일 처리 잘 끝났습니다.”오부라은이 소파에 앉아 있던 염구준을 향해 살짝 몸을 숙이며 공손히 말했다.“지금쯤 오정형도 죽었겠네요. 진씨 가문에서도 이제 움직이기 시작할 겁니다. 저도 염 선생님에게 더 도움이 되고 싶지만….”봉황호텔은 봉황국 북쪽에 위치해 있어 황혼대로에 속하지 않아 그의 관리 밖에 있었다.봉황국엔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 용하국 출신 사람은 함부로 황혼대로에 들어갈 수 없었고, 황혼대로 쪽 사람도 용하국 사람들이 머무는 북구 지역에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됐다!“규칙이란 사람이 정한 것.”염구준이 골치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뭐 하나만 묻자. 도대체 왜 이렇게 용하국 출신 사람들만 차별하는 거지? 용하국과 무슨 일이 있었어? 넌 황혼대로의 실질적 지배자이니, 이 부분에 대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아?”“염 선생님, 부디 노여움을 풀어주세요. 제가 아무리 담이 크더라도 어떻게 용하국을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금지구역에 대한 건 정말….”지잉...이때, 갑자기 오부라은 상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연락이 온 것 같았다.“염 선생님, 잠시만 실례
전화 너머 총황션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오부라은, 규칙을 어기고 황혼대로에 용하국 사람을 들여보내다니, 이건 같은 황혼대로 사람들한테 반기를 드는 거나 마찬가지! 너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지. 왕서희를 데려와 오늘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거나, 아니면 나랑 직접 대면해! 하지만 나랑 만나게 된다면, 제대로 해명해야 할 거야! 아니면… 각오해!”그 말을 끝으로 총황션은 오부라은의 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젠장, 빌어먹을!”오부라은은 분노가 치솟았지만, 염구준 앞이라 함부로 표출하지 못하고 숨을 들이쉬면서 화를 삭였다.“조급해할 것 없어.”염구준이 오부라은의 표정을 보며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통화했던 일은 잠시 미뤄두고, 일단 용하국 출신 사람 금지하는 구역이 어떻게 생기게 된 건지 말해봐.”이 일은 5년 전에 시작되었다!“제가 봉황국에 정착하게 된 건 5년 전입니다.”오부라은이 분노를 가라앉히며 낮은 목소리로 염구준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그때 용하국 사람들은 지금만큼 강하지 않았죠….”5년 전, 전신전은 설립되었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퍼진 전쟁이 꺼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봉황국은 비교적 전쟁의 영향을 덜 받아 많은 기업의 피난처가 되어주었다. 그런데 봉황국은 13개의 도로, 26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진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구역도 많은데 서로 모두 다른 출신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살다 보니, 자주 충돌이 일어났다. 결국 나라에서 보다 못해 직접 나서 충돌을 억제하며 지금의 남북지역이 생기게 되었다.오부라은은 황혼대로의 지배자가 된 후로, 줄곧 금지구역을 해제해 용하국과 다른 기업들의 교류를 활발히 이뤄지게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총황션과 다른 사람들을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며 금지구역 구도를 유지하려 했다. 그리하여 생기게 된 규칙이었다!총황션은 이 규칙을 명목으로 오부라은에게 왕서희를 내놓으라고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충돌하면 서로 큰 피해가
만능 전당포의 두 사자는 삼도 일행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주위를 한번 더 신중하게 살핀 후에야 제이든의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이 옷들을 입혀.”남자가 몇 벌의 옷을 꺼내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또 나야? 맨날 나만 이런 허드렛일 한다니까.”여자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투덜댔다.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사소한 갈등들이 많기 쉽상이었다.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달래지 않고 오히려 싸늘하게 말했다.“이건 복덩이야. 상부에 넘기기만 하면 최소 천억은 챙길 수 있다고.”이번 거래로 그들은 순수하게 600억을 벌 수 있었다.“알겠어, 바로 갈아입힐게!”이 말을 들은 여자는 눈을 반짝이며 신이 난 듯 움직였다.돈의 힘이란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여자는 얼마 걸리지 않아 의식이 없는 제이든의 옷을 다 갈아입혔고, 두 사람은 그렇게 제이든을 데리고 멀리 떠났다.“조심스럽긴한데 방법이 틀렸어.”염구준이 동굴 밖에 나와 밖이 어두운 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들이 방금 전에 옷을 갈아입힌 이유는 제이든이 원래 입고있던 옷에 추적 장치나 도청기가 있을까 봐여서였다.그들이 괜한 걱정을 한 건 아니었다. 염구준이 확실히 제이든에게 추적 장치를 숨겨놨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옷에 숨겨놓지 않고 캡슐에 넣은 다음 제이든이 섭취하도록 했다.추적 장치 덕분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에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놓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동했고, 염구준 역시 멈추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라 30분 남짓을 거쳐 청해시의 지계를 벗어났다.두 사람은 이동중에 어느 정도 가다가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추격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했으나 염구준이 몇 킬로미터 떨어져 따라가기도 했고, 거의 진기를 쓰지 않았기도 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해가 뜨기 직전에 두 사람은 걸음을 늦추고 한 모래 벌판에 들어섰다.‘혹시 여기가 만능 전당포 본거지인가?’염구준은 확신이 서지 않아 장애물
염구준은 그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웃으면서 물었다.그의 새계획에 눈앞의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강호에선 저를 삼도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저를 삼이거나 도라고 부르시면 돼요.”삼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무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삼도야, 내가 지금 네 도움이 좀 필요해.”“일이 끝나면 돈을 넉넉히 챙겨 줄 테니까 이 일은 없던 걸로 하자.”염구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는데,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져 진짜로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이 말을 들은 삼도는 마치 폭풍이 지난 후 무지개를 보는 듯한, 이제는 희망이 보이는듯한 착각이 들었지만, 곧 그것이 환상임을 깨달았다.“염 선생님... 반보천인들의 싸움에 제가 감히 어떻게 끼어들겠습니까?”삼도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야?”그의 대답에 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싸늘하게 되물으며 기운을 다시 내뿜었다.이에 삼도는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염 선생님께서 하시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희 남산사괴가 의리 하나는 알아주거든요.”“그래. 그럼 지금 타겟을 이미 포획했으니 와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해.”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대충 전략을 세운 상태였다.‘지금 당장 못 찾는다면 직접 오게하면 되지.’삼도는 염구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연락을 취했고, 곧 답장이 왔다.[오늘 밤 자정, 소봉산에서 거래. 늦지 않길 바람.]염구준은 답장을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내렸다.“좋아, 가서 기다리자.”“네!”삼도는 대답을 하며 그의 뒤를 따랐으나 속으로는 재수 없다며 한바탕 욕을 했다.사실 제이든과 염구준이 아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그는 멀리하려고 했었다. ‘망설이지 말았어야 했어. 그 잠깐 망설인 게 화근이 돼서 지금 도망도 못 치잖아.’소봉산은 여전히 음산하고 황량해 모험을 즐기는 이들도 기피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흉지일지 몰라도, 염구준에게 있어서 이곳은 길지였다.이곳에서는 그가 해내지 못한 일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전 어제 장필립을 말렸었습니다. 그 놈이 제 말을 듣지 않고 간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저희랑 아무 상관 없습니다.”무리의 우두머리가 연신 빌면서 엮이지 않기 위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염구준이 정말로 화가 나면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게 뻔하니까 말이다.“장필립은 이미 죽었어. 그리고 일어나서 말해.”그의 말을 듣고난 뒤,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장필립이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조직이라는 걸 눈치채서였다.‘이쪽이 그나마 이성적인 건 다행이지만.’“저... 그냥 무릎 꿇고 있겠습니다. 다리가 너무 떨려서 못 일어나겠어요.”우두머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딱 한 가지만 물을게. 누가 너희를 보냈지?”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어보는 동시에 강렬한 기운을 풀어 사람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건...”이 말을 듣고난 후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말할지 말지를 망설였다.쾅!그러나 염구준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그는 기운을 더욱 강하게 풀어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사람들을 짓눌렀다.“염 선생님, 말할 테니 제발 멈춰주세요!”이에 우두머리가 겁에 질려 외쳤다. 그는 지금 뭘 더 숨길 마음이 없었다. 더 이상 말을 안 하면 죽을 게 뻔했다.“잘 생각해 보고 말해. 난 인내심이 많지 않으니까. 아, 그리고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장필립도 도망가려다 죽었거든.”염구준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며 그들에게서 쓸모있는 정보를 들을 수 있길 기대했다. “하아...”우두머리는 한숨을 쉰 뒤, 업계의 도덕성 문제를 뒤로 하고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다. “저희는 만능 전당포에서 임무를 받았습니다.”“임무 내용은 제이든을 반드시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현상금으로는 600억을 내걸었고요.”‘만능 전당포?’염구준은 생소한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조직인데, 어디서 굴러온 놈들이지?’그는 고개를 돌려 제이든을 쳐다보았
“그걸 어떻게 알아요?”제이든이 궁금해서 물었다.“거기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염구준은 설명하지 않았다.대답하면 또 새로운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 뻔했다.차는 질주하여 바로 부두에 도착했다.거기서 일군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염구준은 차에서 내리더니 제이든을 데리고 이동 만두 포차에 갔다.아침에 밥을 먹고 왔는데 여기는 왜 왔는지 제이든은 이해되지 않았다.“사장님, 장사 잘 되네요.”염구준은 만두는 사지 않고 먼저 말을 건넸다.“작은 장사라 많이 벌지 못해요. 대표님 덕에 먹고 살 수 있어요.”사장님은 염구준을 보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마중 나왔다.딱 봐도 손이 큰 손님이 온 것을 눈치챘다.염구준이 봉투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물었다.“하룻밤을 지켜봤는데 뭐라도 나왔어요?”사장님은 웃으면서 봉투를 받고는 안에 얼마 들어있는지 보지도 않았다.“이것이 저놈들의 활동 기록입니다. 30분 전에 목표 인물 한 명이 저한테서 만두 한 박스를 사갔어요.”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고생하셨어요. 일찍 돌아가서 쉬세요.”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서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 모습을 본 제이든은 입을 떡 벌였다.“삼촌의 정보통이 만두 가게 사장이었네요.”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네가 정보통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건 사장님이 신분을 잘 감췄다는 걸 설명해.”청해에서 그의 정보통은 수없이도 많았다.대부분 각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 파트타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하긴 그렇네요.”제이든은 머리를 긁적거렸다.두 사람은 일군들의 거처로 향해 갔다.거처는 이동식 마루방이었다.염구준은 정보에 따라 곧바로 목표를 찾았다.상대방 숙소 앞에 도착한 그는 제이든에게 말했다.“넌 멀리 떨어져 있어. 아니면 다쳐.”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끼익!제이든이 멀리 가자 염구준이 문을 슬며시 밀었
그 사이에 손가을과 염희주가 도착했다.손태석과 진숙영도 뒤를 따라 들어왔다.“제이든, 가더라도 한마디는 하고 가야지. 다들 걱정했잖아.”손태석은 제이든을 보자마자 급히 달려와 몸을 살펴보았다.“죄송해요. 제가 걱정을 끼쳐드렸어요.”제이든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자책했다.아직 어린 아이라 전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은 이해되었다.“무사하면 됐다. 앉아서 밥 먹자. 우리 먹으면서 얘기해보자.”손가을이 나서서 분위기를 수습했다.오늘은 송별 식사를 하는 날이니 제이든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음식들 올려주세요.”염구준이 타이밍 맞게 옆에 있는 종업원에게 말했다.그러자 맛있는 음식들이 줄을 지어서 들어왔다.워낙 식사량이 좋은 사람이 있어서 음식들이 많아도 낭비할 걱정이 없었다.이별을 앞두고 마지막 식사이니 다들 앞다투어 제이든에게 반찬을 짚어주었다.“감사합니다.”감동받은 제이든은 눈물을 글썽이며 애써 참았다.부모가 연락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 손태석 일가는 그에게 따뜻한 정을 주었다.“울지 마라. 여기는 청해이고 우리가 있잖아. 시간 나면 자주 놀러와.”손태석은 주스를 따라주며 다정하게 말했다.“제이든 오빠, 이거 선물이야.”염희주가 선물 박스를 건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일어나 선물을 건넸다.염구준의 가족은 멀리서 온 제이든에게 정말 친절하게 대했다.제이든은 연신 감사 인사를 올렸다.그도 답례하고 싶었지만 가진 돈이 많지 않아서 나중에 만나게 되면 꼭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식사 시간은 생각보다 길어졌다.다들 헤어지기 아쉬워서 저녁 식사는 오후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끝나지 않았다.하지만 헤어지지 않는 연회는 없다고 이렇게 시간을 끄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나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염구준이 맡게 되었다.“배불렀으니 이만 돌아가죠. 내일도 할 일이 있잖아요.”염희주는 학교에 가고 손가을은 회사에 가고 두 노인도 요즘 손씨 그룹에서 도와주고 있어서 바빴다.그들은 아쉬
슥슥!염구준이 오른손가락으로 검결을 가볍게 튕기자 수많은 검기가 발사하며 놈들의 등을 꿰뚫었다.융통성이 전혀 없는 놈들은 죽어도 아쉽지 않았다.“저놈들 누군지 알아?”염구준은 제이든을 보며 물었다.“몰라요. 여기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거예요.”제이든은 고개를 도리도리하면서 말했다.이 사람들을 본 기억이 전혀 없었다.솔직히 말해서 제이든도 얼떨떨했다.상황을 돌이켜보면 그들은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납치하러 온 것 같았다.“가자. 일단 나랑 돌아가서 얘기하자. 그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야.”염구준은 제이든을 끌고 돌아가려고 했다.“저 집에 돌아갈래요. 잡지 마세요!”제이든이 발버둥을 치면서 공항으로 가겠다고 억지를 부렸다.한 달 넘게 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지금 몹시 초조했다.그래서 무조건 돌아가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나랑 같이 가자. 내가 도와줄게. 너 혼자서 집에 갈 수 없어.”염구준은 손을 풀어주며 이해관계를 설명했다.어쨌든 그가 남길 바랬다.제이든은 나이가 어리지만 그래도 선택권은 있으니까.한참을 조용히 있던 제이든이 염구준을 보면서 말했다.“그럼 언제면 도와줄 수 있어요?”너무 오래 걸린다면 기다릴 수 없었다.“지금도 널 도와주고 있거든. 걱정 마. 너한테 거짓말하지 않아.”염구준은 제이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약속했다.“알았어요. 삼촌 믿을게요. 근데 빨리 돌아가야 해요.”제이든은 타협했다.필경 고수가 옆에 있으면 무슨 일을 해도 편리했다.염구준은 부하들을 불러 현장을 수습하고 자리를 떴다.“가자. 가족들이 널 걱정하고 있어. 다음에 말도 없이 떠나지 마. 알겠어?”제이든은 잘못을 알고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이번 사건을 통해 염구준의 추측을 증명해주었다.제이든의 부모도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그는 손씨 그룹에 가지 않고 제이든과 함께 글로리 호텔에 밥 먹으러 갔다.며칠 뒤면 제이든이 귀국해야 하니 그를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아직 가족들이 도착하지 않아 시간이 남았다
“우리가 누군지 알 거 없고, 반항하지 않으면 고통을 덜 받을 거야.”일행에서 앞장선 남자는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그가 손을 뻗어 제이든을 잡으려고 할 때였다.촤아악!제이든은 서늘한 빛이 감도는 비수를 꺼내 기운을 끌어올려 상대방의 손바닥을 향해 찔렀다.최근 신위무관에서 염구준의 관계로 수많은 강자들의 가르침을 받아 적지 않은 무술을 배웠다.예전에 가장 자랑스럽게 여겼던 서양권법은 다시 사용하지 않았다.하지만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다른 손으로 제이든의 손목을 잡고 비수를 빼앗아갔다.“꼬맹이 기운도 있어? 곧 종사 경지를 돌파하겠는데.”평범한 사람에게 있어 제이든은 나이가 어리지만 어른 몇 명을 처리하는 것은 문제없었다.하지만 눈앞의 무술인들을 상대하기에 아직 버거웠다.“이거 놔. 여기 청해야. 우리 구준 삼촌이 너희들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제이든은 제압을 당해도 발버둥치며 벗어나려고 했다.“하하하, 우리 청해에 오자마자 너를 잡으러 왔어. 염구준이 아무리 대단해도 갑자기 나타날 리가 없잖아.”남자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비상한 머리를 자랑스럽게 여겼다.그가 본인에게 탄복해할 때 검정색 그림자가 스치며 염구준이 나타났다.“뒤에서 남을 씹지 마. 그거 나쁜 습관이야.”“구준 삼촌!”구세주가 나타나자 제이든은 활짝 웃으면서 불렀다.“염구준!”제이든을 포위하러 온 다섯 명은 당황했다.하지만 우두머리는 여전히 제이든을 놓아주지 않고 비수를 그의 목에 겨누면서 뒤로 물러섰다.반보천인 고수 앞에서 그들은 저항할 용기가 없었다.남자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어디서 튀어나온 거야?’염구준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녀석을 풀어주고 배후를 얘기해. 그럼 너희들 보내줄게.”염구준은 그들을 쓱 훑어보면서 조건을 제시했다.“움직이지 마. 우리 먼저 보내줘. 아니면 이 녀석을 죽여버릴 거야.”격분한 남자는 비수를 든 손을 벌벌 떨었다.저러다 제이든의 목을 벨 것 같았다.반보천인이라도 염구준을 만나면 죽
말이 나온 김에 염구준은 깨끗하게 씻은 연갑을 손가을에게 건넸다.“이건 당신 선물이야. 당신한테 맞을 거 같아서 구매했어.”이 연갑의 주요 재료는 은색 금속이라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이 고급지기만 해서 전혀 무기라고 상상이 가지 않았다.“반짝이 옷 너무 예뻐요.”염희주는 부러운지 연갑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하하하, 네가 어른이 되면 엄마가 물려줄게.”손가을은 연갑을 옆에 두고 계속 아침을 먹었다.말은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웃음속에서 가족들이 즐겁게 아침 식사를 마쳤다.“가자. 아빠가 학교에 데려다줄게.”염구준은 딸의 가방을 챙기며 입구로 나갔다.“구준 씨, 집에서 쉬어. 내가 데려다주면 돼.”손가을은 남편의 손에서 가방을 가져왔다.그가 밤을 새면서 달려온 것을 알고 은근 걱정되었다.그녀는 염구준보다 능력이 부족하지만 아내로서 남편을 존중했다.“아니야. 나…”염구준이 말을 하려다가 손가을과 눈을 마주치고는 바로 말을 바꾸었다.“진짜 졸리네. 그럼 자러 갈게.”방에 돌아온 그는 침대에 눕자마자 쿨쿨 잠들어버렸다.돌이켜보면 3일 동안 8시간밖에 자지 못했다.염구준이 워낙 체력이 강해서 그렇게 버틸 수 있었다.오후까지 꿈나라에 있던 그는 전화 한 통에 잠에서 깼다.휴대폰 액정을 보니 주작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혹시나 중요한 일일까 봐 바로 전화를 받았다.“주상, 리아성전에서 브레인을 데려갔어요. 게다가 거록 존주는 자기들이 죽였다면서 주상의 공로를 전부 빼앗아갔어요. 성조국에서 방금 해외에서 연쇄 사이코패스를 죽였다고 밝혔고요.”주작은 씩씩거리면서 함부로 타인의 공로를 빼앗은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임시 작전팀을 조직할 때 모든 작전은 비밀리에 움직인다고 했으면서 성조국에서 이런 짓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가장 뻔뻔한 놈들은 리아성전이었다.브레인이 잡혔는데도 거록 존주를 제거했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게다가 작전에 참여한 다른 세력들은 무슨 이득을 얻었는지 이 일에 닥치고 나서서 해명하지도
방에 들어간 두 사람은 방안의 상황을 보고 엄숙하게 물었다.“당신 누구야?”말하는 순간에도 가장 빠른 속도로 총을 꺼내 염구준을 겨냥했다.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있으니 총을 쥐어야 안심이 되었다.이렇게 된 이상 염구준은 참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필경 두 사람도 좋은 사람은 같지 않았다.“너희들이 경찰에 가서 자수할 거야, 아니면 내가 보내줄까?”“이놈을 죽여!”한 남자는 바로 염구준을 죽이려고 손가락을 움직였다.그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어도 싼 놈들이었다.쿵!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한 줄기 기운을 발사하자 두 사람은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기절했다.워낙 실력 차이가 커서 핵폭탄을 쏜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그 뒤로 염구준은 경찰을 불러 사후 처리를 맡기고 문화재를 박물관에 전달했다.노교수의 유언을 염구준이 이루었다.그중에서 언급할 가치가 있는 것은 경찰이 잡아간 놈들의 입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아내어 해외에서 활동하는 밀매 조직을 소탕했다.이것은 모두 나중의 일이며 염구준은 참여하지 않았다.모든 일을 마친 후, 그는 만성시에 머물지 않고 그날 밤 비행기로 청해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했을 때 마침 아침 먹을 시간이었다.염구준은 바로 주방에 들어가 가족들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했다.“와, 냄새 좋다. 틀림없이 아빠가 왔을 거야.”염희주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한걸음에 주방으로 달려갔다.며칠 보이지 않던 염구준을 보자마자 달려가 허벅지를 껴안았다.“아빠, 보고 싶었어요. 선물은 사 왔어요?”염구준은 국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당연하지. 먼저 가서 씻어. 이따가 아침 먹을 때 줄게.”“알았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장실로 뛰어갔다.그때 손가을과 두 노인도 주방으로 들어왔다.염구준을 본 그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요리를 끝내고 음식들을 식탁에 올렸는데 왠지 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제이든은 어디 갔어?’손가을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당신이 간 후로 제이든은 신위무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