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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손가을이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평소에도 몸매관리가 잘 되어 있었기에 옷차림만 조금 바꾸고 조금만 꾸미니 본래의 기품이 살아났다.

“정말 예뻐요. 우리 장인어른이 괜히 한눈에 반해서 결혼한 게 아니네요.”

염구준도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찬사를 보냈다.

진숙영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쇼핑이 끝나고 그들은 백화점을 나와 은빛 아파트로 돌아왔다.

한편, 제왕클럽.

들것에 실려서 돌아온 표범은 의식은 없고 숨만 붙어 있는 상태였다. 그의 부하들은 다급히 담당의사에게 연락하고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 장장 한 시간이나 되는 수술 끝에 그는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쪽 팔과 하반신이 마비되어 침대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

머리도 붕대로 칭칭 감고 있는데다가 두 다리 모두 깁스를 한 표점은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사치였다. 극심한 고통에 사내인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베개를 적셨다.

그와 같이 조폭 세계에 몸담은 사람이 이런 사고를 당하면 가진 걸 모두 잃는 것과 다름이 없다. 앞으로 청해시 조폭계에 더 이상 그가 설 자리는 없어진 것이다.

“망할! 도대체 어떤 자식이 감히 나 설호의 동생을 건드려!”

표범의 병상 앞에는 잔뜩 뿔이 난 대머리 한 명이 씩씩거리고 있었다. 외모는 표범과 흡사한데 풍기는 기세와 눈빛은 표범보다 훨씬 압도적이었다.

표범의 부하에게서 연락을 전해들은 설호는 부랴부랴 지방에서 차를 타고 올라왔다.

청해시 같은 소도시에서 감히 자신의 동생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인간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형님, 상대는 용 대표 쪽 사람입니다.”

사실 표범이 청해에서 세력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성도에서 세력을 쥐고 있는 친형 덕분이었다. 설호는 성도 어둠의 세력 중에서도 독보적인 권력을 장악하는 인물로 청해 세력들과는 감히 비교도 되지 않는 존재였다.

“뭐라고? 용준영이?”

상황을 보고받은 설호는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험악하게 인상을 찡그렸다.

“일개 장사치가 감히 내 동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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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준영 녀석이 돈이 궁하긴 궁한가 보구나. 손에 쥔 황금거위까지 다 처분하는 걸 보면.”설호는 모델의 몸을 주물럭거리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용준영, 별거 아니잖아? 결국 내 앞에서 설설 길 거면서!’“용준영도 두렵겠죠. 아마 설호 형님에게 줄 돈을 마련하는 것 같아요!”“당연히 두렵지, 그럼 안 두렵겠어? 설호 그 녀석 우리 나라 국적도 아니잖아. 사람을 죽여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용준영이 최근 들어 세력을 넓히기는 했지만 설호를 건드리면 못 살아남지!”“200억! 아마 용준영도 피똥 좀 싸겠어! 그러게 하필이면 설호 동생을 건드려서는!”청해시 지하세력들은 모두가 용준영의 몰락을 기대하고 있었다. 표범을 쓰러뜨릴 때는 좀 멋져 보였지만 이제 진짜가 나타났으니 당연히 두려울 것이다!200억을 설호에게 주는 건 기본이고 자신이 두들겨 팬 표범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생겼으니 이 얼마나 망신인가!예전에 용준영의 압박에 시달리던 중소기업 사장들이나 조폭 두목들은 이 기회에 용준영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용준영의 경쟁사가 이 사건을 주시한 건 당연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으니 언제든 뿔뿔이 흩어질 그의 산업을 인수하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형님, 용준영 그 녀석 요즘 업소 사업은 거의 다 정리했으니 아마 오늘쯤 형님을 찾아올 것 같네요!”표범의 부하가 아양을 떨며 말했다.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형님, 용준영이 오면 절대 놈을 살려서 내보내지 마세요! 표범 형님 복수를 해야죠!”설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당연한 거고! 돈도 내 거고 그놈 목숨도 내 거야!”성도 지하세력에 몸담은 몇 년 동안 그가 싸움기술만 연마한 건 아니었다.그가 보건대 용준영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2백억이라는 배상금을 물고 나면 아마 자금 운영이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그러면 용준영은 산하의 사업을 하나씩 정리할 수밖에 없을 테고 점점 입지를 잃어가는 건 당연지사!설호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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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78화

    살기를 느낀 설호는 그제야 두려움을 느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다가오지 마… 너, 청해 사람 아니구나!”설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뒤로 뒷걸음질쳤다.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발 한발 천천히 다가갔다. 그가 한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저승사자가 보이는 것 같았다. 겁에 질린 설호가 고함을 질렀다.“아… 안 돼! 죽고 싶지 않아! 너희들 빨리 와서 안 도와주고 뭐 하는 거야?”하지만 조직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설호는 깊은 절망을 느꼈다.염구준이 벌써 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우드득!발차기 한번에 설호의 오른팔이 부러졌다.“악!”설호는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웅크리고 바닥을 굴렀다. 그의 두 눈에 극한의 두려움이 가득했다.“너 같은 인간도 두려운 걸 아는구나.”염구준은 차갑게 비웃으며 다시 발길질을 했다.이번에는 설호의 두 다리가 부러졌다.밖에 있던 부하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솜털이 곤두섰다.도대체 이게 사람인가 싶었다. 표범을 반신불수로 만든 것도 부족해서 설호까지 거의 빈사상태로 만들다니…. 저승사자가 따로 없었다.설호는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절대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그냥 나 죽여! 차라리 죽이라고!”“내 손에 죽고 싶어? 미안하지만 너한텐 그럴 자격이 없어.”“네가 쌓아놓은 업보가 있으니 지금 네 몸 상태를 알면 자연히 사람들이 알아서 널 없애버리려 하겠지.”말을 마친 염구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뒤돌아섰다.푸흡!설호의 입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사지가 부러지고 하얀 셔츠에는 그가 흘린 피가 가득했다. 그는 완전히 무너졌다.어둠의 세계에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놈들은 대부분 체면과 위신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오늘, 염구준은 그가 몇 년을 걸쳐 쌓아 올린 위신을 한 순간에 박살내 버렸다.복수하겠다고 날뛰다가 오히려 상대에게 당했으니 설호는 수치심에 얼굴을 들고 살 수 없었다. 그는 곧 청해에서 모든 발언권을 잃게 될 것이다. 만약 지금 그의 손에 칼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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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물급 인사들은 용준영에게 설호에게 사과하라고 설득하고 있었다.물론 그들이 의도하는 바는 명확했다. 용준영만 고개를 숙이면 앞으로 그는 지하 세계에서의 위신을 잃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가 이뤄낸 세력들을 흡수하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용준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설호 그 인간 뭐라도 된대요?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것을!”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서로를 번갈아 보았다. 설호한테 종이호랑이라니!누군가가 조용히 호주머니에서 녹음펜을 더듬었다. 그는 이걸 설호에게 전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이 말 한마디로 용준영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용 대표, 사태가 아직 최악은 아니니까 지금 마음을 돌려도 늦지 않아요.”또 다른 조직 두목은 이렇게 말했다.“우리가 용 대표 도움을 받은 게 한두 번도 아니고 당연히 이런 일에서는 우리가 나서서 도와야지요. 물론 용 대표는 관대한 분이니 우리의 은정을 저버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사람들이 맞장구를 쳤다.“그래요. 어차피 이 바닥에서 서로 자주 부딪치게 될 텐데 용 대표가 성의만 보이면 설호도 사람을 건드리지는 않을 거예요.”용준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냉소를 지었다.이 가식적인 인간들은 하나같이 이득만 챙길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가 설호에게 고개를 숙이고 기반이 약해진 그의 사업체를 흡수하는 게 그들이 바라는 결과인 것이다.“지금 바쁜 사람 불러서 설호한테 사과하라고 설득하시는 겁니까? 그런 거라면 여기서 시간 낭비할 필요 없겠네요. 전 바빠서 이만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용준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비웃음을 머금고 그들에게 말했다.“그렇게 다들 한가하시면 나가서 활동 좀 해요.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꾸 시대 뒤처지는 얘기만 하지 말고!”말을 마친 그는 쿨하게 자리를 떴다.“용준영 저 건방진 자식!”“죽을 날을 받아놓고도 어쩜 저렇게 당당하지?”“우리가 옛정을 생각해서 업소들을 사들이지 않았으면 자기가 무슨 수로 200억을 마련했겠어요?”

  • 군신의 귀환   제80화

    상대는 설호였다! 돌아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반 병신을 만들어 버리다니!도대체 이 도시에 그런 실력을 가진 자가 누가 있지?혼자의 힘으로 표범과 설호 형제를 지옥으로 보낸 자라면 섬뜩할 정도로 무서웠다.설마….“용준영?”각 조직의 수장들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조금 전까지 설호를 종이호랑이라고 비웃었던 용준영이었다.설호가 당한 건 무조건 용준영이랑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한다.“용준영의 부하 중에 저런 고수가 있다니! 정말 잘도 숨겼군요!”한 조직 수장이 갑자기 인상을 쓰며 말했다.“아니, 용준영이 이런 실력을 가졌으면 왜 돈 버는 업체들을 다 우리한테 넘긴 거지?”그 말에 아무도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용준영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조직 폭력배들과의 전쟁을 불사했다. 최근에는 경찰 쪽에서도 별도의 움직임이 없는데 그가 갑자기 검은 사업을 그만뒀다는 건 이 바닥에서 손 털고 성실한 기업인으로 살아가겠다는 의미란 말인가? 그들은 믿기 어려웠다.이때, 차로 이동 중인 용준영에게 문자가 왔다.사실 이미 예측하고 있던 결과이긴 하지만 심장이 벌렁거렸다.너무도 충격적이었다.염 전주는 역시 설호와 동일 선상에서 놓고 얘기할 레벨이 아니었다. 이렇게 빨리 문제를 해결하다니!경외심, 감탄… 이라는 단어밖에는 형용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이사회를 소집할 거야! 바로 준비시켜!”잠시 고민을 끝낸 용준영은 결연한 표정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중대 발표가 있으니 전원 참석하라고 해!”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용운그룹을 손가을에게 넘기기로 했다.인생은 도박이라고 했다.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불과 1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그는 전혀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고 확신했다.염구준은 그에게 다른 일을 맡길 것이다. 염구준에게만 충성한다면 나중에 용운그룹이 아니라 더 큰 업적도 세울 수 있을 것 같았다.한편, 손태진은 사무실에서 이를 갈고 있었다.시공현장의 작업 진행 속도는 굉장히 빨랐다. 초기 준비 단계는 곧 마무리 될 것이고 그전에 손가을을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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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옆에서 관전하고 있기 때문에 주작은 더 빠르게 공격해 몇 분만에 개조 로봇을 부숴버렸다.이런 공격이 몸에 부담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괜찮아?"한편, 설웅은 감정을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로 달려갔다."도련님, 저희를 구하러 오신 겁니까?"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설웅을 본 후 감동에 겨워 그를 에워싸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설웅이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데려온 걸 보니 그들은 최근에 고생한 게 모두 보람차게만 느껴졌다.곧바로 그는 가문의 사람들에게 주작과 백호를 소개해주었고, 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소개를 다 들은 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염구준 등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그저 탐험가라고 하며 이곳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한 뒤 설씨 가문의 주둔지에 머물렀다.진실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설씨 가문의 사람들 중 혹여나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가 고자질을 할까봐서였다. 오랫동안 예속되어 왔으니 그런 사람이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한편, 눈밭에서 풀려난 감독관은 다른 광산까지 미친듯이 달려갔다. "너희 우두머리를 만나야겠으니 빨리 소식을 알려!""백어, 뭘 이렇게 급해해? 도망온 사람처럼 말이야."그를 본 이곳의 감독관이 농담하듯 말했다. 두 광산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평소에 서로 왔다갔다하며 잘 알고 지냈다."백씨 가문의 주둔지에 있던 광산이 침략 당해서 보고해야 해. 너희 우두머리는 어디있지?" 백어는 벌벌 떨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청목 조직은 등급이 삼엄해서 그의 신분으로는 본부와 연락할 수가 없었다."뭐라고?"이 말을 들은 몇몇 감독관들은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크게 놀라했다.남극 빙원에서 감히 청목 조직과 맞서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조직의 사람들을 죽이는 건 더더욱 상상치도 못할 일이었다."얼른 따라와!" 이곳의 감독관은 더 이상 질질 끌지 않고 서둘러 길을 안내했다.이렇게 큰 일을 지체해서는 안되었다.그 후 백어는 우두머리에게 보고했고, 우두머리는 본부에 보고했

  • 군신의 귀환   제1800화

    펑! 펑!전신지상 고수의 공격은 강력했다.주작은 마치 썩어빠진 나무를 자르듯 개조 로봇들을 하나씩 물리쳤다.이 실력이라면 고철덩어리도 자를 것 같았다.상대방의 실력을 보고 담당자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개조 로봇에게 명령을 내렸다.“꺽다리. 저년을 죽여!”꺽다리는 최고 병기였다.“접수.”개조 로봇은 무뚝뚝하게 대답하고 주작과 주먹다짐을 벌였다.쿵!쌍방의 실력은 비슷해서 한 번 치고 뒤로 물러났다.전신지상의 개조 로봇이었다.개조 로봇은 잠시 부품들을 재정비하더니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목표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매서운 공격이 다가올 때마다 주작은 피할 수 없어서 끝까지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한동안 쌍방은 치고 박고 해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뭐 하는 거야? 가서 설웅을 죽여.”담당자가 다시 명령을 내렸다.개조 로봇은 맷집이 세고 마모에 강하며 보험도 들어줄 필요가 없어서 좋았지만 딱 한 가지 단점 융통성이 없었다.탁탁!명령이 떨어지자 나머지 개조 로봇들이 설웅을 향해 돌진했다.한 켠에서 주작이 우세를 차지했지만 그를 보호할 여력이 없었다.부릉부릉!위급한 순간, 마침 스노우모빌의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백호가 현장에 나타났다.그는 스노우모빌을 세우기 전에 몸을 날려 개조 로봇을 폐철로 만들었다.또 전신지상의 고수가 나타나자 담당자는 골치가 아팠다.조직에서 전신지상인 로봇을 한 대만 주어서 어떻게 막아내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5분도 안 되어서 개조 로봇들이 모두 부품이 되어 바닥에 흩어졌다.“이봐. 나랑 좀 놀자.”백호가 담당자에게 말을 건넸다.단진 무성의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 싸울만했다.“다들 뛰어!”담장자가 말하는 동시에 부하들이 바로 도망쳤다.“컥!”그런데 얼마 뛰지 못하고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눈앞이 아찔했다.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가슴에 피가 묻은 손바닥이 뚫고 나온 것이다.백호는 손칼 하나로 그를 황천길로 보냈다.휙!그는 손에 묻은 피를 휙휙 털어내고는 다

  • 군신의 귀환   제1799화

    이번에 가족을 구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어야 할 것이다.“우리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어요.”주작이 보고했다.“알았어. 먼저 상황을 살펴보고 있어. 우리도 곧 도착해.”뒤에서 염구준이 지시를 내리고 위치를 파악했다.10 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전속으로 달린다면 금방이면 도착한다.“일단 가서 보자.”주작도 스노우모빌에서 내렸다.두 사람은 눈 위에 엎드려 포복으로 가장 높은 곳으로 기어갔다.그리고 고개를 쏙 내밀어 전방을 살펴봤다.설웅이 말한 주둔지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광산 같았다.그가 집이 맞다고 우기지 않았다면 잘못 왔다고 착각했을 것이다.광활한 광산에서 욕소리가 유난히 똑똑히 들렸다.퍽!“당장 일어나, 아니면 때려죽인다.”“흑흑. 제발 그만하세요. 할아버지가 버티지 못해요.”한 소녀가 노인을 보호하며 애원했다.바닥에 엎드린 노인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방한복이 피에 흠뻑 젖었다.“차라리 잘 됐지. 버티지 못하면 바로 뒷산에 던져.”현장 감독 담당자가 채찍을 흔들며 쏘아붙였다.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소녀는 흐느끼면서 애원했다.퍽!“하하하. 꺼져! 일하는 데 방해하지 마.”담당자는 소녀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미친듯이 웃었다.그래도 소녀는 노인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멀리서 그 장면을 보던 설웅이 이를 갈며 눈물을 글썽이더니 벌떡 일어서서 소리질렀다.“때리지 마! 나한테 덤벼!”얻어 맞던 소녀는 바로 설웅의 친여동생이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작은 욕을 퍼붓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우리 들통났어요. 전방에서 몰려오고 있는데 어떡할까요?”주작이 바로 보고했다.“그럼 싸우는 수밖에 없지.”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백호 가서 지원해. 나머지는 나한테로 와.”전신지상 고수 두 명이 나서면 충분하니 반천인 고수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염구준은 일찍 정체가 드러나는 게 싫어서 모든 사람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설씨 가문 개똥에도 쓸모없는 도련

  • 군신의 귀환   제1798화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 군신의 귀환   제1797화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 군신의 귀환   제1796화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 군신의 귀환   제1795화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 군신의 귀환   제1794화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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