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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거물급 인사들은 용준영에게 설호에게 사과하라고 설득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이 의도하는 바는 명확했다. 용준영만 고개를 숙이면 앞으로 그는 지하 세계에서의 위신을 잃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가 이뤄낸 세력들을 흡수하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용준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설호 그 인간 뭐라도 된대요?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것을!”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서로를 번갈아 보았다. 설호한테 종이호랑이라니!

누군가가 조용히 호주머니에서 녹음펜을 더듬었다. 그는 이걸 설호에게 전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이 말 한마디로 용준영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용 대표, 사태가 아직 최악은 아니니까 지금 마음을 돌려도 늦지 않아요.”

또 다른 조직 두목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용 대표 도움을 받은 게 한두 번도 아니고 당연히 이런 일에서는 우리가 나서서 도와야지요. 물론 용 대표는 관대한 분이니 우리의 은정을 저버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어차피 이 바닥에서 서로 자주 부딪치게 될 텐데 용 대표가 성의만 보이면 설호도 사람을 건드리지는 않을 거예요.”

용준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냉소를 지었다.

이 가식적인 인간들은 하나같이 이득만 챙길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가 설호에게 고개를 숙이고 기반이 약해진 그의 사업체를 흡수하는 게 그들이 바라는 결과인 것이다.

“지금 바쁜 사람 불러서 설호한테 사과하라고 설득하시는 겁니까? 그런 거라면 여기서 시간 낭비할 필요 없겠네요. 전 바빠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용준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비웃음을 머금고 그들에게 말했다.

“그렇게 다들 한가하시면 나가서 활동 좀 해요.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꾸 시대 뒤처지는 얘기만 하지 말고!”

말을 마친 그는 쿨하게 자리를 떴다.

“용준영 저 건방진 자식!”

“죽을 날을 받아놓고도 어쩜 저렇게 당당하지?”

“우리가 옛정을 생각해서 업소들을 사들이지 않았으면 자기가 무슨 수로 200억을 마련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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